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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아프리카 순방 - 위대한 한걸음인가, 헛발질인가


이탈리아의 경제학자 빌프레도 파레토에 의해 발표된 '파레토의 법칙'은 소득 불평등에 대한 연구로 상위 소득자 20%가 부의 80%를 차지한다고 해서 20:80의 법칙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재미있는 것은 파레토의 법칙이 마케팅 업계에서 더 유명해졌다는 것이다. 20%의 소비자가 80%의 시장 매출을 만드는 현상에 이를 적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가 흔히 듣는 VIP 마케팅, VVIP 마케팅 등은 이 파레토의 법칙에 따라 우선순위가 높은 소비자를 타겟팅하는 방식의 마케팅을 말한다. 수많은 소비자의 니즈를 기업이 모두 만족시킬 수는 없기에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한 결과이다.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이는 '파레토의 법칙' 적용이 업계에 이렇게 빨리 퍼진 걸 보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제대로된 시장 통찰력을 갖기 위해 연구하고 공부하는지 짐작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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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준비생들이 면접을 대비하며 과거의 면접 문제를 뽑아 예상 질의 응답을 준비하다 보면 많이 나오는 문제 중에 하나가 "북극에 냉장고를 팔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다.


면접에서 이런 모순적 질문을 던지는 경우는 문제 자체의 적절성을 근원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가, 문제의 해결방식의 논리성이 있는가를 보기 위함이므로 딱 하나의 정답을 두고 있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이 문제의 답 중 하나는 "북극에 가서 냉장고를 팔 필요는 없다"이기도 하다. 위에서 설명한 파레토의 법칙을 예로 들어 좀 더 구매력 있는 시장으로 회사의 마케팅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낫다라고 답하면 꽤 좋은 답을 했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도 경영 능력이 뛰어난 경영자들은 시장을 잘 분류하고, 회사의 역량을 집중했을 때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는 목표시장을 구분해 내는 통찰력을 갖고 있다.


반면 경영자로 부적합한 사람들은 단순한 영감(?), 혹은 '노오력으로 못할 것은 없다'는 식의 무지한 접근으로 미개척 시장에 위대한 한 발을 내딛겠다는 호승심에 고취된 나머지 자기 자신은 물론 회사의 자원을 마구 쏟아붓고 어떤 결과물도 만들지 못하는 헛발질을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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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10박 12일간 아프리카 3개국과 프랑스 국빈 방문을 마치고 귀국했다.


순방국가와 교역국가의 면면은 굳이 나열하지 않아도 되겠다. 이번 박 대통령의 행보가 경제외교로써의 가치가 크지 않음은 다수가 공감하고 있을 테니 말이다. 위에서 말한 북극에 냉장고 팔기보다 아프리카에 난로를 팔러 나간 세일즈맨에 비유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 12일간의 외교 강행군을 링거를 맞으며 버텼다고 한다. 담당 의사의 소견은 반드시 휴식이 필요한 상황이라 6월 5일 귀국 후 그 다음 날인 현충일 행사 이외는 참여하지 않고 일주일 정도 휴식을 취할 필요가 있다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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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원문 - SBS


지난 해 4월 중남미 국가 순방 이후 고열 증상으로 하필 메르스가 창궐하던 시기에 불필요한 구설수에 올랐던 걸 생각하면, 청와대 보좌진의 대처가 안일하다 질타할 수도 있겠다. 대통령의 건강문제 소식을 두 번째로 듣는 것 아닌가.


국정 현안을 뒤로 두고 떠났던 외유의 길이라는 소리마저 들었던 외교 순방이었는데 돌아오자마자 앓아 누워 또 현업을 미뤄두는 모양새로 와전될 게 뻔한 결과를 낳았기 때문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75세에 대한민국의 15대 대통령으로 취임할 당시 고령의 나이로 건강 상의 문제가 직무 수행에 발목을 잡지 않을까 우려하는 이들도 있었으나 단 한 번도 건강의 문제로 직무를 놓은 적은 없었다.


비교해 보면 갓 환갑 넘은, 요즘으로 치면 젊은(?) 사람이 자기관리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닌가, 대통령이 책임져야 할 다급한 국정 현안은 뒤로 미루고 동정 여론을 얻으려는 것은 아닌가, 하는 매서운 비판도 나올 법하다.


어쨌든 마케터라면, 또 경영자라면, 박근혜 대통령의 최근 잇단 외국 순방이 위대한 한걸음이었을지 아니면 헛발질이었을지 주목해 보기 바란다.


이번 아프리카 순방에는 경제사절단 규모로는 두 번째로 많은 166개 기업, 169명의 어마어마한 마케팅 자원이 투입된 희대의 마케팅 실험이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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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성과 연봉제 도입 논란 - 결국 경영 문제다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호봉제 임금체계가 선진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제도로 우리만 변화와 동떨어진 갈라파고스에 있는 듯 구태의연한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어 조속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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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원문 - 한국일보


진화론을 완성한 찰스 다윈이 갈라파고스 제도에서 인류의 과학. 사상적 한계를 뛰어넘는 관찰과 통찰을 보였다면,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그저 선진국 뒤태만 열심히 쫓는 우리 관료들의 한계를 이 비유를 통해 보여준 것은 아닌지. 씁쓸하다.


우리나라에서 배운 사람들이 쓰는 현학적 비유는 암기의 힘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해력으로 발효 과정을 거친 지혜로운 말을 보기 어려운데 경제부총리의 언사에서 또 한 번 확인했지 않나 싶다.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의 60%가 성과연봉제 도입을 마치며 공공기관 성과연봉제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성과연봉제의 도입은 공공기관의 효율성 강화가 그 목적이며, 그 속내는 공공기관의 노동자들을 개인 성과에 따른 차등적 보수 지급으로 대우하면 죽어라 열심히 일할 테고 결국에는 공공기관이 고효율의 조직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으리란 안일한 믿음에 근거하고 있다.


이와 유사한 대기업의 인사 시스템에서 개인의 성과를 위해 구두 발주를 해 중소기업을 죽여 버리고, 판매 실적을 키우기 위해 다단계 판매까지 서슴지 않는 부작용이 나타난 바 있다. 정부는 국민연금공단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이와 유사한 일이 일어날 수 있을 거란 생각은 해보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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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를 내포하는 단어는 아마도 '혐오'일 것이다.


정부가 국민 간 분열을 조장하고 그 분열에서 나온 혐오를 민심으로 치환하여 정국을 운영하는 비열한 술수가 공공기관 성과연봉제에서도 보이고 있다. 철밥통, 신의 직장 운운하며 공공기관의 노동자들을 놀고먹는 세금도둑쯤으로 만들어 버리면 열심히 일한 사람한테 더 많은 급여를 주고 일 못 하는 놈은 내보내겠다는 말에 고개를 주억거리지 않을 수 없으니 말이다.


이 성과연봉제가 상대평가를 통해 조직에 있는 누군가는 반드시 저성과자의 낙인이 찍히고 국가의 녹을 먹고 일하는 자로써의 소명의식은 생각할 틈도 없이 일터가 경쟁의 지옥으로 변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반론이 있다. 여기에 "그간 잘 먹고 살았으니 이제 지들도 우리처럼 고생 좀 해봐야 해"라고 답할 사람들은 무수히 준비되었을 것이다.


공공기관 비효율성의 문제점은 기실 경영의 문제라 할 수 있다. 이번 성과연봉제 도입처럼 현행의 노동법을 무시하고 '까라면 까'식의 비민주적 경영방식이 공공기관 운영 효율을 근본적으로 저해하고 있다.


공공기관의 채용공고를 보면 알 수 있지만 높은 학력과 수준 높은 외국어 실력까지 인재 소리를 듣는 사람들에게만 열린 등용문이지 싶은데, 왜 그 좋은 인력들이 공공기관만 들어가면 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할까?


기관 경영을 위한 의사결정의 구조 자체가 임원과 소관, 부처장관 그리고 청와대의 지시와 판단에 기대고 있다 보니 국민과 나라를 위해 맡은 바 소임을 다하겠다는 기본적인 소명의식은 온데간데없게 되고 허둥지둥 현안을 처리하기 급급해지는 탓이다.


공공기관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은 이제 성과연봉제를 하면 결국 누가 윗선에 더 줄을 잘 대느냐가 관건이 아니겠냐고 평가의 공정성에 대한 우려를 제시한다. 이런 반응은 그간 기관운영이 얼마나 비민주적이었는지 반증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최근 서울시는 '노동존중특별시 서울 2016' 이라는 제목의 노동정책을 발표했다. 그 내용 중 '근로자 이사 제도'는 눈여겨볼 만하다.


이 근로자 이사 제도는 서울시가 투자하고 출연한 기관에서 적어도 올해 10월까지는 도입하겠다고 하는데, 노동자 대표가 경영상의 주요 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민주적인 경영절차를 정착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그간 TV로만 보아오던 독일이나 선진국의 사례를 서울시에서 볼 수 있게 될 거라 생각하니 감회가 새롭다.


이번 공공기관 성rhk연봉제가 유일호 경제부총리의 역설대로 선진국에는 없는 낡은 제도의 개혁이라면 이미 많은 선진국들이 채택하고 있고, 서울시에서도 준비를 마치 노동자의 경영 참여를 통한 공공기관 경영 효율성의 재고 또한 즉시 시행하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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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단통법 위반 혐의 조사 거부 - 고삐 풀린 자본


LG유플러스가 방송통신위원회의 단통법(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위반 혐의 관련 조사를 거부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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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원문 - 연합뉴스


거부의 이유는 조사 일주일 전 사전 통보해야 하는 현행법을 되레 방통위가 지키지 않고 권력을 남용한다는 것이다. 또한 조사를 거부한 것이 아니라 조사 내역을 소상히 알려주면 사전에 준비를 해두기 위함이라 항변했다고 한다.


과도한 판매수수료 지원, 법인을 대상으로 만 할인 판매 가능한 휴대폰을 개인에게 판매한 행위 등에 대한 혐의가 있다는 게 이미 신문 등을 통해 알려진 상황인데 꽤나 궁색한 변명인 것 같다. 공권력을 우습게 알고 이런 행태를 보일 땐 엄벌에 처할 일이나 현행 법제상으로는 조사 거부에 대한 벌금이 5천만 원 수준이라 하니 이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늘어놓으며 대중에게 잊혀질 시간을 버는 기만전술이 통하는지도 모르겠다.


LG유플러스는 불과 얼마 전 다단계를 통한 휴대폰 판매를 하다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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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원문 - 연합뉴스


LG유플러스의 다단계 판매채널들은 구형 폰을 고가의 요금으로 가입시키는 등의 부도덕한 상행위를 했는데, 자신들은 합법적인 네트워크 마케팅 회사라고 사람들을 안심시켰다고 한다.


다단계 형태의 상행위가 워낙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치다 보니 당연히 정부는 이를 규제할 수 있는 법을 만들어놓고 있다. 대한민국 회사라면 이 법의 적용을 피해갈 수 없음에도 버젓이 '합법'이라고 사기를 치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또한 피라미드 형태의 판매수수료 수입 구조가 피라미드의 아래에 있는 하위 직급자들은 돈 한 푼 만져보기 힘든 것임이 알려져 있다보니 일부러 피라미드니 다단계 같은 부정적 어감의 단어를 쓰지 않고 '네트워크 마케팅'이라는 용어로 사람들을 기만한 듯도 보인다. 이 또한 괘씸한 일이다.


최근 몇 달 사이에 이런 굵직굵직한 문제를 일으킨 LG유플러스이나 어쩐 일인지 언론을 통해 큰 이슈가 되지는 않았다. 하긴 중앙일보 기사 중에는 이번 방통위의 조사가 방통위 회의에 참석했던 LG유플러스 직원이 두고 간 수첩에 적힌 방통위에 대한 험담 때문에 갑자기 일어났다는 얼토당토 않은 소문까지 전하고 있으니 LG의 언론사 관리 능력은 꽤 뛰어나 보인다.


LG유플러스가 반발하는 이유는 4월27일 방통위 회의에 참가한 LG유플러스 측 직원이 놓고 온 수첩 때문에 밉보여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수첩 안에는 ‘방통위 직권 남용에 대한 내부 검토’라는 말이 적혀 있었다는 것이다. 


-중앙일보 기사 'LG유플러스-방통위, 단통법 놓고 신경전' 중


예전부터 대동강 물도 팔아먹는 게 장사치라고 했다. 조선 시대 신분의 계급 중 상인의 위치가 제일 아래를 차지한 것도 어쩌면 장사꾼이 부도덕해지기 쉬움을 경계하다 의도치 않게 생겨난 혐오였을지 모른다. 고리대금업을 했던 유대인들 또한 타민족의 혐오 속에 아픈 역사를 겪기까지 했다.


그러나 과거와 달리 현대의 국가들은 법을 통해 고삐 풀린 자본이 날뛰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특히 독점과 과점(소수의 판매자가 시장을 장악하는 행위)에 대해서 엄격한 관리를 한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과거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인터넷 익스플로러 끼워 팔기 등에 대한 제재, 우리나라의 경우는 SK텔레콤의 시장점유율이 커질 때 가입 영업을 중지시킨 사례 등이 이러한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동작하였기에 생겨난 일들이다.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지만 LG유플러스는 국내에 몇 없는 이동통신사업자 중에 하나로 만약 이런 그릇된 상행위에 대해 감독 당국이 손을 놔버린다면 수많은 국민들이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부디 최근의 사태들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바란다.


소비자들 또한 은밀하고 영악하게 이루어지는 위법행위 등을 발견한다면 즉시 감독기관에 신고해야 한다. 귀찮아서, 그래도 대기업인데 알아서 잘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하다 보면 이 고삐 풀린 자본의 뿔에 누가 치받힐지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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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벌기 위해 내 딸이 쾌쾌한 카펫 냄새가 나는 어두운 방에 들어가 뭇 남성들 앞에서 속옷을 벗어야 하고, 내 아들이 팔 다리 쯤이야 날아가는 게 대수롭지 않은 위험 속에서 일해야 돈을 벌 수 있는 세상이 되길 원하는 부모가 있을 리 없다.


하지만 부도덕하고 몰염치한 자본이 판치는 세상에서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고 눈 감고 귀를 닫고 산다면 결국 만나게 될 미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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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딴지일보 퍼그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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