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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되면 많은 분들이 바닷가를 찾아 회를 즐기게 됩니다. 저도 날것 참 좋아하는데요. AV-8B 해리魚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날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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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날것을 탈 때, 아니, 먹을 때에는 한 가지 주의해야 하는 질환이 있습니다. 바로 비브리오 패혈증입니다.

 

패혈증은 영어로 sepsis. 세균이 혈액 내에 존재하는 균혈증(bacteremia)과 세균에 의한 전신반응(SIRS)이 함께 있는 경우를 의미합니다.

 

즉 세균이 몸에 들어와서 증식을 하면서 열 또는 저체온증, 빈맥, 호흡수 증가, 백혈구 증가 등의 전신반응을 유발한 상태로 적절한 의학적 처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대부분 사망하게 됩니다. 물론 치료를 해도 사망하는 경우 또한 흔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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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브리오균은 Vibrio cholerae, Vibrio parahemolyticus, Vibrio vulnificus의 세 가지 균주가 있는데 비브리오 패혈증은 이 셋 중에서 마지막, vibrio vulnificus에 의해 유발됩니다. (앞의 두 가지 균은 주로 위장염 증상을 일으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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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원문 - 제민일보


얼마전 제주권 뉴스면을 떠들석하게 장식했던 성산읍 소재 식당의 집단 식중독 역시 비브리오 균에 의한 것이었는데 아마 Vibrio cholerae, Vibrio parahemolyticus가 원인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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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원문 - 제민일보


위 기사에서 다뤄진 사건은 식중독 자체 뿐만 아니라 사건 당시 제주시 보건 공무원들이 보고를 받고도 골프를 쳐서 더 문제가 됐었습니다. 


다른 세균 얘기는 여기까지 하고 아래부터는 패혈증의 원인, vibrio vulnificus을 비브리오 균이라 통칭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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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브리오 균은 온도와 밀접한 영향을 가지는 균으로 18도 이상이 되면 증식을 하게 되며 바닷물 온도가 상승하는 여름철에 바닷물과 어패류에 증식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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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원문 - 일요신문


6월 들어 육지에서도 비브리오균이 검출되었다는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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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실제 비브리오 패혈증 환자 역시 5월부터 12월, 특히 7월에서 10월 사이 집중적으로 발생합니다. 

 

비브리오균이 체내에 들어오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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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가 있는 상태에서 해수욕장에 가서 물놀이를 할 때 일어날 수 있는 상처 감염의 경우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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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브리오 균이 있는 해산물을 섭취해서 감염되는 경우입니다.

 

비브리오 균이 건강한 사람의 몸에 침입하면 면역 작용에 의해 균이 제거되겠지만 면역기능이 저하된 환자에서는 균이 제거되지 못하고 증식을 해서 패혈증에 이르게 되는 것입니다.

 

간경화, 만성 알코올 중독 등의 만성 간질환이 있는 환자와 혈색소증(hemochromatosis), 스테로이드 등의 면역억제제와 항암제를 투여 받는 환자와 당뇨, 만성신부전, 혈액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에게서 주로 발생합니다. 건강한 사람에게서 비브리오 패혈증의 발병은 거의 없는 편입니다.

 

비브리오 균에 감염되면 대개 1~2일의 잠복기를 거쳐 세 가지 타입으로 발병합니다

 

첫 번째는 vibrio cholerae, vibrio parahemolyticus와 같이 위장염만 일으키는 경우,

 

두 번째는 봉와직염과 비슷한 연부조직 감염,

 

세 번째가 패혈증입니다.

 

첫 번째와 세 번째는 주로 해산물을 섭취해서 생기게 되고 두 번째는 주로 상처 감염을 통해 발생하는데 잠복기는 12시간 정도로 짧은 편입니다. 기저 질환이 없는 경우라면 항생제, 외과적 치료로 대부분 치료됩니다

 

패혈증의 경우 구토, 복통, 설사 등의 소화기계 증상과 무력감, 고열, 오한 등의 전신 증상을 비롯해 1/3의 환자에게서 저혈압이 발생한다고 하며 3/4의 환자에게서 특징적인 피부 병변이 발생하게 된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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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브리오 패혈증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피부 병변입니다.

 

비브리오 패혈증이 발생하면 가급적 빨리 항생제 치료를 하고 피부 병변에 대한 소독 및 제거(debridement)를 하면서 패혈증에 의한 장기 부전 증상이 발생하면 그에 맞는 처치를 해주게 됩니다. 그럼에도 사망율이 50%에 이르는 무서운 질환이죠. 치료하지 않으면 거의 100% 사망이라 무엇보다 중요한게 예방입니다

 

비브리오균은 염분을 좋아하는 호염성 균이기 때문에 민물에서는 생존하지 못합니다. 어패류는 흐르는 수돗물에 30초 이상 깨끗하게 씻고 횟감용 칼과 도마는 따로 사용하고 사용한 조리기구는 뜨거운 물로 세척해주며 조리 전후에는 손을 깨끗이 씻고 장갑이나 앞치마도 청결을 유지해야 합니다. 또한 비브리오균은 85도 이상에서는 죽기 때문에 생선을 익혀 먹는다면 안심할 수 있습니다.




세줄 요약

 

1. 비브리오 패혈증의 계절이 시작되었습니다  


2. 기저질환이 없는 경우는 거의 발생하지 않지만 간 경화 등 면역저하자에서 발생 가능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3. 치료보다는 예방이 중요합니다. 수돗물로 잘 씻어 먹고 익혀 먹는 게 필요합니다.



P.S. 


제 환자들 중에 간 경화 환자들이 많은데 6월부터 10월까지는 절대 회는 입에도 대지 말라고 신신당부 하고 있습니다


간 경화 환자들 중에 알코올성 간 경화가 많아서 술 먹고 회 한점 먹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겠지만 어쩌겠습니까. 회 한점에 목숨을 걸 순 없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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