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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 총선을 3주 앞둔 2016년 3월 22일, 국민의당이 당 로고를 변경한다.


새 로고는 디자인회사인 브랜드호텔이 제작했다. 브랜드호텔은 2009년 숙명여대 디자인 동아리에서 출발해 2012년 법인으로 전환한 대학벤처기업으로 숙명여대 창업보육센터에 사무실이 있다. 초기에는 창립멤버들의 지도교수이자 제일기획 아트디렉터 출신 김기영 교수가 따온 산학협력 프로젝트로 먹고 살았지만 허니버터칩과 이마트 노브랜드의 포장지 디자인을 맡으며 유명세를 탔다.


그런데, 국민의당은 로고를 만든 지 두 달도 안 된 데다 후보들이 기존 로고가 새겨진 명함과 선거용 점퍼로 선거운동 중이었다. 이 때문에 후보들은 명함과 점퍼를 새로 제작해야 했다...


브랜드호텔은 김기영 교수와 가까운 국민의당 김영환 인재영입위원장의 추천으로 로고송, 슬로건 제작 등 국민의당 홍보 전반을 맡게 됐다. 브랜드호텔 김수민 공동대표가 선거대책위원회 홍보위원장에 임명됐고 국민의당 왕주현 총괄본부장은 김수민 공동대표, 김기영 교수, 카피라이터 김 모 씨로 선거 홍보 TF(태스크포스)팀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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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민 청년대표

(이미지 출처 - 국민의당)


다음날, 국민의당은 김수민 홍보위원장을 청년대표로 비례대표 후보 7번에 밀실 깜짝 공천한다. 당시 국민의당은 비례 6번까지 당선 안정권, 8번까지는 당선 가능권이란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공천을 신청한 적도, 공천심사를 받은 적도 없기 때문에 당규 위반이다. 공교롭게도 왕주현 총괄본부장이 비례대표후보추천위원이었다.


김수민 후보의 아버지인 김현배 도시개발 대표는 새누리당 충북도당 부위원장으로 14대 국회에서 민자당(현 새누리당) 비례대표를 지낸 바 있다.


총선에서 국민의당은 녹색 돌풍을 일으켰고 1986년생(29세)인 김수민 후보는 20대 국회 최연소 의원에 사상 최연소 비례대표가 됐다. 하지만 총선 직후, 국민의당 내부에서 선거홍보업체 입찰에 대한 불만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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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컴

(이미지 출처 : JTBC 영상 갈무리)


국민의당은 브랜드호텔의 소개로 TV 광고 대행사인 <세미콜론>과 11억 2000만 원의 광고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대행사 없이 직접 광고를 한 것과 대조적이다.


국민의당은 비례대표 공보물 인쇄를 위해 견적서조차 내지 않은 <비컴>과 계약했다. 비컴은 공동사무실에서 알바생을 나눠 쓰는 1인 업체지만 대표가 왕주현 사무부총장의 친구다. ^오^


하지만 국민의당 지도부는 해당 행위라며 불만 세력 색출에 나섰다. 결국 선관위가 불만 세력의 제보를 받고 조사에 착수했는데 이상한 점이 발견된다. 국민의당 홍보를 총괄한 브랜드호텔이 세미콜론과 비컴에게 오히려 하청을 받은 것이다. 갑이 을에게 하청을 받는 괴랄한 상황이다.


브랜드호텔은 왕주현 사무부총장의 지시로 비컴과 하청계약을 맺었으며 비컴이 국민의당으로부터 계약금 2억 원을 받자마자 1억 1000만 원을 브랜드호텔에 입금한 사실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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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주현 사무부총장

(이미지 출처 - 노컷뉴스)


총선 후, 김수민 의원이 세미콜론 대표에게 '1억 원을 주셔야 한다'는 문자를 보내자 5월 3일, 세미콜론은 6820만 원을 브랜드호텔에 입금했다. 한도액이 6000만 원인 법인 체크카드도 카피라이터 김 씨에게 줬지만 선관위 조사가 시작되자 잽싸게 돌려줬다. 


브랜드호텔로 입금된 돈은 회사 운영비로 사용됐을 뿐, 국민의당으로 전달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선관위는 세미콜론과 비컴에 브랜드호텔과 맺은 계약서를 요구했으나 세금계산서만 있지 계약서는 없었다...


왕주현 사무부총장은 '당과 상관 없는 일로 하라'고 지시했고 세미콜론 대표가 '마침 맥주 광고를 진행 중이니 이걸로 계약서를 쓸까요?'라는 문자를 보내자 그는 '굿굿'이라고 답장했다고 한다.


세미콜론은 브랜드호텔이 맥주 홍보를 기획해 준 것처럼 허위 계약서를 작성해 선관위에 제출했다. 근데 들켰다... 굿굿


선관위는 왕주현 사무부총장이 비컴 대표에게 공보물 인쇄비용을 부풀려 2억 원을 리베이트해 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파악했다. 실제로 국민의당은 8쪽 분량의 공보물 제작을 비컴과 21억 원에 계약했는데 정의당이 계약한 12쪽에 20억 9000만 원보다도 많다. 결국 국민의당은 5억 1000만 원을 보전받지 못했다...


6월 8일, 선관위는 '박선숙 의원의 지시로 왕주현 사무부총장과 김수민 의원이 비컴, 세미콜론으로부터 2억 3820만 원의 리베이트를 받았다'며 김수민 의원, 박선숙 의원, 왕주현 사무부총장, 비컴 대표, 세미콜론 대표를 검찰에 고발했다. 선거비는 세금으로 보전해 주기 때문에 혐의가 사실일 경우 허위 보전청구에 해당한다.


한 가지 의문점은 광고대행사인 세미콜론이 브랜드호텔에 지불한 6820만 원의 성격이다. 보통 리베이트는 10만 원 단위로 끊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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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열심히 설명 중인 이상돈 최고위원
(이미지 출처 - 뉴시스)


공교롭게도 브랜드호텔은 광고제작사에 7260만 원을 지불하고 국민의당 총선 TV 광고를 만들었으나 애플 광고를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폐기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브랜드호텔이 날린 광고비를 세미콜론이 보전해 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민의당은 이상돈 최고위원을 단장으로 변호인단 진상조사단을 꾸려 진상 파악에 나섰으나 달랑 세미콜론 대표만 면담한 뒤 '리베이트는 없었다'고 결론지었다. 이상돈 최고위원은 '홍보 TF팀은 브랜드호텔 소속이므로 돈을 받은 것은 국민의당과 무관하다'며 '검찰이 기소한다면 검찰을 탄핵해야 할 것'이라고 호통쳤다. 


하지만, 홍보 TF팀에는 국민의당 홍보위원장이자 비례대표 후보인 김수민 의원도 있었다. 그는 '브랜드호텔은 젊은이들이 만든 회사로 제가 느끼기에는 원대한 음모를 꾸밀 만하지 않다'며 '세미콜론, 비컴은 나이 서른 된 사람들이 운영하는 곳이고 계약서 없이 신의관계로 일했다'라고 해명해 부랄을 탁! 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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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에 출석한 청년대표 김수민 의원

(이미지 출처 - 연합뉴스)


박주선 최고위원은 '내부자 고발 때문에 리베이트 의혹이 생긴 거라면 엄정 대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2014년 내부 고발자 보호를 위한 '공익신고자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한 바 있다... 한 당직자는 '당 지도부가 입조심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말했고 다른 당직자도 '당이 리베이트 제보 소문의 진앙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김수민 의원의 부친은 '딸이 마녀사냥을 당하고 있다'며 '29살 짜리가 어떻게 마녀가 되나. 백설공주이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박선숙 의원과 백설공주는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고 왕주현 사무부총장은 장렬히 구속됐다.


김수민 의원 측은 "왕주현 사무부총장이 '국민의당이 TV 광고를 자체 제작한 것처럼 신고해 허위 계약서를 썼다'고 말했다"며 "당 관계자들이 '세미콜론으로부터 받은 돈은 소개 수수료였다고 말하라'고 조언했다"고 주장했다.


왕주현 사무부총장은 박선숙 의원에게 돈 문제를 모두 보고했다고 진술한 반면, 박선숙 의원은 '일부 당직자들의 일탈'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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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를 발표하는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

(이미지 출처 - 노컷V 영상 갈무리)


하지만, 국민의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300만 원 이상의 계약은 사무총장의 결재가 있어야 한다고 한다. 당시 사무총장은 왕주현 사무부총장의 직속상관이었던 박선숙 의원이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김수민 의원이 검찰에 출석해 리베이트가 없었다고 말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국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튼튼한 안보다'라고 일침했다. 그는 리베이트 의혹에 대해 세 번이나 사과하며 버텼지만 여론이 악화되자 '책임을 통감한다'며 천정배 공동대표와 동반사퇴한다. 천정배 날벼락


국민의당은 박지원 원내대표를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하고 비대위 체제로 전환했다. 그는 '안철수 전 대표가 당을 완전히 떠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실질적 리더 역할을 하리라 본다'고 말했다.


총선 당시 국민의당은 '바지사장 김종인 대표와 오너사장 문재인 의원의 나눠먹기 막장 비례대표 공천에 국민은 분노하고 있다'란 논평을 낸 바 있다. 따라서,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바지사장 되겠다.


다음 편에 계속.





문화병론가 고성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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