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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06. 12. 금요일

편집부 좌린











오뉴월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는데 아침마다 목이 아프고 기침을 한지 6일 째 되고 있다.


약국에서 종합감기약을 사 먹었지만 잘 듣지 않아서 병원 처방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는 어제 삼성서울병원 취재를 갔다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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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사무실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병원이 서울대병원.

35번 째 메르스 확진환자가 격리치료를 받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5.9% 밖에 되지 않는 공공병원이기도 하다.

가정의학과로 바로 갈까 했지만 아무래도 모두에게 확실히 해두는 편이 좋을 것같아 본관으로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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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관 입구 맞은편에 격리진료실이 설치되어 있다.


"중동호흡기증후군

의심환자

진료구역"

이라고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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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요원에게 증상 및 삼성병원 방문 사실을 알리니 진료방법을 안내해 주었다.

빨간색 바탕에 "의심환자진료구역"이라고 적힌 컨네이너 박스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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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잘 닦고 진료소로 들어가 2번 방에서 기다리면 전화가 올 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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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 방 내부에는 몇 가지 소독용품과 진단용품 그리고 전화기가 있었다. 

이곳이 혼자서 검사를 진행하는 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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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가 전화를 걸어와 체온계를 소독하여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체온을 재는 동안 간단한 질문을 받고 체온을 알려주니 응급실의 담당의사로부터 다시 전화가 왔다. 

속 지시를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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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면 목이 아프고 기침을 하며,

며칠 전부터는 머리가 아프고 일상생활이 불편할 정도여서 처방을 받고 싶었다.

하지만 어제 삼성병원 방문 사실이 있기 때문에 메르스 진료센터를 먼저 들른 거"라는 설명을 했다.

담당의는 여행 경력과 자세한 증상을 더 묻고는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또는 일반 병원을 방문하여 처방을 받을 것을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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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에는 A4용지로


환자 진료구역은 실내살균 장치 음압 배기시설이 가동되고 있습니다.” 라고 적혀있고 


오른 쪽엔 객담 채취방법에 대한 설명이다.

 

가래는 채취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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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독용품과 청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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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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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온계를 다시 닦고 원래 자리에 둔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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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상 지시 받은 대로 손을 닦고 진료실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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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없고 보안요원만 들어오는줄 알았더니 간호사가 와서 쪽지 하나를 건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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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지에는 

“이 환자분은 메르스 환자 발생병원을 방문, 진료, 입원한 병력이 없거나 임상적 증상이 합당하지 않아, 

중동호흡기증후군 의심환자 사례 정의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환자의 증상에 대해 일반 진료를 진행하고 

귀가시켜주시기 바랍니다” 라고 적혀 있다. 



쪽지를 가지고 가정의학과에서 처방을 받을 수 있었다. 진찰을 하던 의사가 얘기하기를 환자 수가 평소 대비 절반 가량 줄어 예약 없이도 즉시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기침을 하는 나와 함께 함께 점심을 먹었던 편집부 기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이 사진들을 메신저로 보내자 죽지않는돌고래 부편집장이 곧바로 스케치 후속기사를 써 낼 것을 종용했다. 그래서 집에 가던 발걸음을 돌려 다시 사무실에서 노트북을 열었다.


삼성서울병원으로 취재를 간 것은 6월 10일, 메르스가 의심되어 검사를 받은 오늘은 6월 11일, 방영당국은 내일인 12일이 메르스의 확산세를 가늠할 중대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했지만 새로운 감염경로가 계속 추가되고 있어 국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코가 지끈지끈하고 머리가 아프다.


이제 진짜로 퇴근한다.






좌린

트위터 : @zwarin


편집 : 딴지일보 홀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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