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블록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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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짓게 된다는 것은 자신을 돌아본다는 이야기와 같습니다. 특히 혼자 살지 않는 공간을 구상하다보면 개개인으로 살아온 삶에 대해서 돌아보게 됩니다. 처음 우리가 짓고 싶었던 집은 어떤 것일까 생각해봤을 때, 사실 없었다는 것을 발견하고 놀랐습니다. 아파트 시공사에서 결정해준 집에 맞게 사는 것 외엔 선택의 여지가 없었으니 생각할 기회조차 없었기 때문입니다.


옷을 구입할 때는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우리들, 그런데 가장 중요한 집에 대해서는 고민할 기회가 없습니다. 우리가 구입할 수 있는 물건 중에 가장 비싼 것이 부동산인데, 그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는 것도 한 번쯤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집을 지으려면 먼저 설계사무소를 찾아야 합니다. 저희는 양평에 있는 설계사무소를 찾았습니다. 그리고 평소에 생각하던 것을 이야기했습니다. 잘 아는 분께서 소개해주셔서 설계의 시작이 크게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설계를 진행하며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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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과 어울리는 집


집은 땅과 어울려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땅과 집이 조화롭지 않기 때문에 밸런스가 깨집니다. 집은 멋진데 풍경과 어울리지 않고 풍경은 멋진데 집이 어색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집과 주변 집의 밸런스 역시 고려해야 하는 요소가 될 수 있겠지요. 


우리가 구입하는 땅의 모양은 어쩌면 네모 반듯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네모가 될 수도 있고 삼각형이 될 수도 있습니다. 가로가 길 수도 있고. 세로가 길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필지의 특성에 맞게 집 모양도 각양각색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땅 모양에 어울리는 집을 짓게 되면. 집 모양이 아파트처럼 직사각형이 아닌 다변형으로 나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집을 지을 때. 고려해야 할 점은 집 모양과 땅 모양이 조화를 이루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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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건축설계소에서 진행할 것인가? 


건축사무소를 결정하는 일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설계는 시공과 함께 예산을 고려해야 되는 작업이기 때문입니다. 그림처럼 쉭쉭 멋지게 그려진 집은 단순히 보았을 때는 좋아 보일 수도 있지만 아쉽게도 시공 예산을 초과하는 집이 되기 쉽습니다. 그래서 건축을 할 때엔 복잡한 구조물을 좋아하는 건축사를 찾을 것인지 아니면 실용적인 디자인을 잘 그리는 사람을 찾을 것인지 결정해야 합니다. 


저희는 물론 건축선에 있어 실용적인 라인을 고민하는 분을 원한다고 밝혔고 좋은 분을 소개받을 수 있었습니다. 선은 최대한 단순하되 우리 생각에 딱 맞는 집으로 그려내기까지 수십 번의 수정을 거치게 됩니다. 보통 설계를 2~3개월을 잡고 시작하지만 저희는 8개월이 걸렸습니다. 


한 번 짓고 나면 후회가 되더라도 부수지 못하고 계속 살아야 하는 게 집입니다. 그래서 당장 급하다는 생각이 들더라도 설계만큼은 서둘러서는 안됩니다.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수정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수정하고 시공에 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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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로 바뀌는 우리 집 모양



설계비는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 


건축 인허가와 관련된 설계만 진행하게 될 경우 원래 있는 도면에서 300만 원대에 진행되는 곳도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유명 건축가는 평당 100만 원을 받기도 하고 총 2000만 원대 전후에 설계를 해주는 곳 등 정말 다양한 가격대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단순히 누구누구가 좋다는 말을 듣고 선택한다고 하더라도 예산이 쉽게 초과될 수 있기 때문에 나에게 맞는 사람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어떤 설계사가 나에게 맞는지는 포트폴리오와 함께 상담을 해보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무료 설계 진행? 


종종 무료로 설계를 진행하는 곳이 있기도 합니다. 큰 회사들 중에서도 이렇게 진행하는 곳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설계와 시공을 함께 진행하는 곳으로 전체 건축비에 설계비가 포함되어 있다고 보시는 것이 맞겠습니다. 만약 번거로운 것을 싫어하는 분들께서는 하우징 회사를 통해서 계약을 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저는 조금 번거로워도 일단 찾고 또 만나보는 편이었습니다. 시간 투자한 만큼 결과는 나온다고 믿기 때문입니다.그래서 설계 따로 시공 따로 진행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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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명이 사는데 50평?


처음 설계 미팅을 할 때. 제가 원하는 집들에 대해서 잔뜩 적어 갔고. 그 정도 되는 집이라면 40평도 넘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AV룸에 사우나 시설 등등. 환상에 부풀어서 이것저것 더하다 보니 집은 50평을 넘을정도로 커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뺄 것은 빼자는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아내와 저는 계속해서 어떤 집에서 살고 싶었는지 우리의 습관이나 삶의 방식은 어떤지 밤새 토론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마 아내와 집에 대해서 이야기한 시간만 헤아려도 수천 시간은 넘을 듯 합니다.


집을 짓는 일은 자신을 되돌아보는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따라서 그 집 모양도 달라집니다. 반대로 이미 지어진 아파트라면 내 모습과 상관없이 내가 그곳에 맞춰서 생활을 해야 합니다. 어떤 것이 더 좋은 생활인지는 모르겠지만 저희는 저희 라이프 스타일을 되돌아보며 설계를 계속 해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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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사무소에서 초안으로 보여준 3D 스케치업.




집은 잠 만 자는 곳?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이벤트를 겪습니다. 그런 이벤트는 특별한 날에만 일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언젠부터인가 이벤트의 주인공이었던 '집'은 쏙 빠져버린 시대를 살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저와 아내는 집을 설계하며 집에서 일어날 일들을 생각했습니다. 먼저 돌잔치를 집에서 하고 싶었습니다. 낯선 음식점에서 할 것이 아니라 아이가 태어나고 자라날 공간에서 축하를 해준다면 더욱 뜻깊을 것 같았습니다.


아파트가 유행하면서 집은 잠을 자거나 쉬기엔 최적의 장소가 되었습니다. 출퇴근이 편리한 위치에 자동차를 타고 지하주차장으로 한 번에 들어가서 엘리베이터로 한 번에 집 문 앞까지 이동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정말 마법 같은 일입니다. 우리는 모든 과정을 생략하고 최적의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삶에 결과만 있다면 그 안의 스토리는 빠지게 됩니다. 과정이 곧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것을 빠뜨리고 이야기를 만들기보다 결과를 만드는 삶을 살겠다니, 그럴 수는 없었습니다. 저는 삶 속에서 집과 함께 많은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집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 자체가 이벤트인, 기록할 가치가 있는 것들로 만들어 나가고 싶은 것이지요. 물론, 설계를 해본답시고 아파트와 같은 평면을 그리는 제 수준으로는 역시 한계가 있었습니다.설계 사무소를 방문하면서 본격적으로 삶을 되돌아보기 시작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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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우리집이라고? 헐... 

그러나 딱 우리 수준은 이랬습니다. 이것도 며칠 고민한 그림이었습니다.


1층 집은 2층 집에 비해서 시공비가 줄어듭니다. 하지만 어릴 적 집이 2층 집이었기에 그 추억을 되살리고자 2층 집으로 만들기로 합니다. 집 안에서 여러 추억들이 방물 방울 생길 때 좀 더 입체적인 느낌을 주고 싶었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만화 같은 집이 되면 시공의 어려움과 함께 하자 등이 예상되므로, 저는 이것까지 생각해서 효율과 입체감의 밸런스를 추구하기로 했습니다.


사무소의 설계도면을 볼 때마다 뭔가는 마음에 드는데 뭔가는 마음에 들지 않는 상황이 계속 벌어졌습니다. 일본 주택의 책들을 보면서 일본 집처럼 동선을 만들어 보기도 했다가 남쪽으로 향해 만들어진 계단을 보고 남향 창을 내기 위해 다시 북쪽으로 계단을 옮기는 등. '처음부터 다시'의 반복에 우리 부부는 지치기 시작했습니다. 설계가 이렇게 어려운지 몰랐기 때문입니다.




집이란 무엇일까


값이 오르면 팔 수 있는 투자하기 좋은 곳, 학원가가 많아서 교육하기 좋은 곳. 쇼핑몰이 다양하게 있어 소비하기 좋은 곳 등. 좋은 아파트의 조건들을 놓고 보면 대부분 편리함과 물질적 축복만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물질만이 집에 행복을 가져다줄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물질을 위해 개성 대신 모두 다 똑같은 평면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정말 집이란 것은 물질적 가치만으로 환산해야 하고 나만의 평면적 가치는 창조될 수 없는 것인지 궁금했습니다. 




인생은 일장일단


'오랜 세월을 겪어보니 인생은 일장일단'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은 한 가지를 얻으면 한 가지를 내주어야 합니다. 그에 반에 우리가 생각하는 아파트는 너무 완벽합니다. 우리는 우리만의 감성을 담보로 모든 것을 물질적인 삶에 걸 수밖에 없습니다. 90% 이상이 아파트에 살고 있는 상황에서 나만의 설계를 한다는 것은 특이한 이야기처럼 들립니다. 그러나 시도한다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설계를 하면 할수록 집에 대한 생각은 명확해지기도 하고 흐려지기도 했습니다. 한 공간을 여러 가지로 활용할 아이디어를 넣기도 했다가 평형을 늘렸다가 줄였다가, 이것저것을 반복합니다. 그리고 이미 지어진 집들을 보면서 아이디어를 계속 참고합니다. 집에 대한 이야기를 완성하기 위해 밤낮으로 고민해보기도 합니다. 


만약 이렇게 고민해서 설계가 완성된다면?


누군가 설계도면을 보면서 콕 집어서 질문을 했을 때 눈 감고도 그 공간을 그렇게 만든 이유에 대해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TV에서 요즘 어린이들에게 집에 대해서 그려보라고 하니 모두 아파트를 그리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네모난 아파트에 여기저기 CCTV만 잔뜩 있는 공간이 집이라고 그리는 아이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스토리가 있는 집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 집이라고 이야기할만한 특이한 외관도 필요하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어릴 적 우리가 그렸던 굴뚝 있는 집은 요즘 아이들은 실제로 본 일이 많지 않기 때문에 그림을 그려도 아파트를 그리는 시대가 되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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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처음부터 다시'를 계속 외쳤지만

설계를 맡은 우현배 소장님은 꿋꿋하게 완성해주셨습니다.




유지관리는 부지런해야만 한다


설계를 하다 보면 고민되는 또 한 가지가 유지관리입니다. 주택은 분명 몇 년에 한 번씩 관리해야 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최대한 관리의 손길이 덜 필요하도록 고려하면서 집을 설계했습니다. 그러면서 문득 떠오른 것은 아파트 경비 아저씨와 청소 등을 해주시는 분들에 대한 고마움입니다. 따지고 보면 우리의 편의는 스스로가 해야 할 일을 그분들에게 맡긴 덕분에 가능했을 뿐입니다. 


군대에 있을 당시 구형 막사였기 때문에 부대원이 주말마다 막사를 관리했던 기억이 납니다. 철저한 청소는 물론이고 모기장부터 시작해서 빨래건조대, 비닐하우스, 정화조 청소 등등 정말 할 일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재밌는 사실은 그런 일들이 생각보다는 그렇게 많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인원도 인원이지만 전부대원이 하루 종일 하는 것은 정말 어쩌다 한 번이고 순서를 정해서 하는 일이 더 많았습니다. 대신 몸으로 움직이는 일이 많아서 생활은 더욱 활력적입니다. 노곤함에 낮잠도 잘잡니다. 밖에서 일을 하기 때문에 햇빛을 쬐므로 우울감도 사라집니다. 따로 돈 내고 운동할 필요 없이 그게 그냥 운동이 됩니다. 그렇게 며칠에 한 번 몸을 움직여주면 해결되는 일들이 많았습니다. 


원래 집이란 존재는 관리가 필요합니다. 원래 그렇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고 감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파트의 일을 관리인들 몫이라 여기던 생각에서 '우리 집이니 우리가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말이죠.




해가 뜨면 일어나고 해가 지면 잠을 자고


아파트 주변은 정말 밝고 사람도 많이 다닙니다. 그 덕분에 안전해졌고 새벽까지 즐길 거리도 많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편리함은 왠지 오늘날 우리가 쓰는 스마트폰을 닮아 있습니다. 밤낮으로 울리는 메신저 소리와 같지요. 저는 그래서 스마트폰을 무음으로 할 때가 많이 있습니다. 중요한 순간, 방해받지 않고 싶은 생각이 들 때마다 그렇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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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의 전원주택이 들어설 곳은 밤이 되면 어둑어둑해집니다. 말 그대로, 정말 밤처럼 어둡습니다. 아파트처럼 화려한 주변시설은 없습니다. 그래서 편의점 야식은 포기하고 자야 합니다. 대신 잠은 더 많이 잘 수 있어서 기분이 좋을 것 같습니다. 잠을 미루도록 유혹하는 것도 없으니 그냥 일찍 자는 것이지요. 그런다면 아침에 일어날 때 무거운 몸도 아닐 것입니다. 해가 뜨면 자연히 일어나는 생활이 기대됩니다. 


설계 과정에서는 누구나 많은 꿈을 꾸게 됩니다. 어떤 꿈은 현실이 될 수도 있고 그저 꿈에서 그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꿈같은 이야기를 설계에 반영해나가는 과정이 있기 때문에 스토리가 나옵니다. 누가 정해준 것이 아니라 아내와 제가 모두 정하게 됩니다. 살다 보면 일부 불편한 부분도 나올 수 있습니다. 그것 역시 스토리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실패한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더욱 강한 인상을 주게 될 것이고 우리 가족들에게 이야기로 회자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그것으로 만족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 기사


프롤로그. 집을 짓기로 하다

1. 결혼 후 들었던 의문

2. 신도시 vs 전원주택, 선택은?

3. 한국의 대표 전원주택지 Top4 비교





양평김한량


편집 : 딴지일보 퍼그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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