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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애플




1. 감각의 제국


혁신없는(?) 아이폰 7 발표에서 애플은 아이폰의 기능을 두 가지로 압축했다. 애플 식의 보는 것과 듣는 것. 애플은 레티나 디스플레이의 예처럼 유독 감각에 의존하여 기능을 마케팅한다. 그 기원은 애플은 이름을 지을 때부터 시작되지 않았나 싶다.


애플이란 회사는 소비전자제품 회사에서는 특이하게 먹는 것을 브랜드로 한 회사다. 애플만큼 회사 이름이 신화가 된 회사가 있을까? 루머들을 열거하면, 전화번호부에서 Atari보다 먼저 나오게 하기 위해 붙인 이름이라는 설, 엘링 튜링의 자살 독사과를 의미한다는 설, 비틀즈를 존경해서 비틀즈 회사이름인 애플레코드를 따라했다는 설, 잡스가 다이어트 식단으로 사과를 좋아해서 명명했다는 설 등이 있다. 2011년 회사명에 대하여 어쨌든 결론이 나긴 했는데, 잡스 전기에서 잡스 왈, 그는 당시 과일만 먹는 편식을 했는데 애플이 주는 늬앙스가 마음에 들었고 무엇보다 전화번호부에서 자기가 다녔였던 Atari보다 먼저 나올 수 있어서 였다고 한다. 회사 이름을 한 사람의 개인적인 감각에 의해 결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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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진아트 믹서기(좌), iMac(1998) (우)


애플(잡스)이 제품 디자인을 그토록 집중하는 건 제품의 기능보다는 ‘감각’에 치중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잡스는 애플 II의 외형을 디자인 할 때 쿠진아트 믹서기에서 영감을 얻었고 iMac은 주방기구처럼 이동하기 쉽게 데스크탑 컴퓨터에서는 이례적으로 손잡이가 달리게 만들었다. 애플은 감각이 머무르는 곳, 먹는 것을 만드는 곳인 주방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와 제품화한 경우가 있었다.


애플은 절대 사람들이 말하는 테크 회사가 아니다. 애플이 목표로 하는 건 감각이 머무르는 가정이고 더 좁혀들어가면 개인이 된다. 애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술’보다는 그들이 제품을 만드는 ‘이유’에 접근해야 한다. 비약이 심하다고 생각하겠지만 필자는 그렇게 생각한다. 감각에 머무르는 곳에서 ‘상품’이 나오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잡스가 없었을 때 지루한 컴퓨터 회사였다가 돌아온 잡스의 표현을 빌자면 핥아먹고 싶은 iMac으로 애플을 다시 감각적인 회사로 돌이켰고 잡스가 떠난 지 5년이 지난 지금, 2016년 아이폰 7을 발표한 애플은 자신만의 성격인 ‘감각’을 고수하고 있다.


애플이 최근 발표한 에어팟은 아이팟과 함께 애플이 선보였던 이어폰(이어버드)의 경우로 보건대, 이어폰의 기능 뿐 아니라 감각에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의도했든 안 했든 에어팟은 상품으로서 이어버드의 배경에서 벗어 날 수 없다. 이번 편은 에어팟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다.




2. 이어폰, 혼자 음악을 즐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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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의 이어폰(베이어, 박킨스)


애플의 에어팟을 이야기 하기 전에, 이어폰의 탄생 배경을 보면 흥미로운 점이 있다. 보통 도구의 발달은 인간의 육체적인 혹은 물리적인 불편함에서 시작된다. 특히 몸에 착용하는 웨어러블 기기는 더욱더 그렇다. 눈이 안 보일 때 안경을 끼고(육체적인 불편), 손목시계는 전쟁 중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물리적인 불편) 활용하는 등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 발명되었다. 하지만 이어폰은 그 시작이 외부에서 오직 음악을 듣기위해 개발된 소니의 워크맨과 비슷한 배경이 있다.


베이어가 이어폰(헤드폰)을 발명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축음기의 소리를 집에서 '혼자서’ 듣고 싶은 욕망 때문이었다. 그는 공개된 장소가 아닌 혼자 집(방)에서 듣는 것을 열망했다. 베이어는 핀란드 출신의 박킨스를 만나 1891년 축음기와 연결하여 들을 수 있는 최초의 이어폰(헤드폰)을 발명하게 된다. 그리고 1901년 현재 익히 알려진 베이어 다이나믹사를 차리게 된다.


이어폰의 발명에서 인간의 불편함은 다른 도구와 사뭇 다르다. 인간의 듣지 못하는 육체적인 장애가 불편한 것이 아니라, 인간이 만들어낸 음악이라는 컨텐츠를 혼자서 즐길 수 없다는 것이 불편해서 이어폰이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듣는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발명된 전자식 보청기는 미국의 밀러 리즈 허친슨이 1901년에 발명하였는데 독일의 베이어(베이어 다이나믹 회사의 창업자)가 발명한 최초의 상용 이어폰은 1891년 발명으로, 이는 전자식 보청기 보다 무려 10년이 빠르다.


이런 배경 탓인지 이어폰 만큼 가격차가 극심한 제품도 드물 것이다. 항공기에서 나눠주는 몇 천원 짜리부터 1천 만원이 넘는 제품까지 가격 뿐 아니라 디자인, 성능의 스펙트럼이 매우 넓다. 그 이유는 이어폰의 용도가 육체적(물리적)인 불편함 보다는 음악을 즐기는 데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이어폰은 컨텐츠화 된 전자기기이다. 이어폰의 발전은 LP, 카셋트테잎, CD로 이어지는 미디어의 발전과 궤를 같이한다. 집에서 혼자 듣는 것에서 발전하여 거리에서 혼자 듣는 방향으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이는 음악을 즐기기 위해서다. 이어폰의 발명과 컴퓨터의 발명은 상당히 차이가 있다. 비약해서 말해 컴퓨터는 ‘업무’에서부터 시작됐다면 이어폰은 ‘놀이’에서 부터 시작됐다.


컴퓨터를 사용한다는 건 자연스러운 행동이 아니다. 사용하는 데 있어 신체 제약이 많은 도구다. 모니터를 눈에서 뗄 수 없고 무엇인가 결과를 모니터로 출력하려면 입력장치로 직접 계속 명령해야 한다. 아무리 즐기기 위한 게임이 발달했다하여도 컴퓨터는 업무의 영역에 있지 놀이의 영역에 둘 수 없다. 2차대전 당시 암호해독, 탄도 미사일 측정 등 군사적 목적이 없었으면 컴퓨터가 지금처럼 발전할 수 있었을까?


이어폰은 다른 용도보다 음악을 듣는 행위에 최적화 되어있다. 뉴스를 듣는 등 다른 행동을 수반한다 하여도 홀로 듣는 행위는 ‘업무’ 범주 보다는 ‘놀이’ 범주에 두어야 한다.




3. 아이팟 이어버드(Earbuds)의 상징 흰색!


2001년 아이팟이 세상에 나왔을 때 대부분 이어폰 선 색은 검은색이 주류였다. 애플은 1세대 아이팟의 전면을 흰색 소재로 제작했는데 아이팟의 이어폰인 이어버드를 자연스럽게 흰색으로 만들게 된다. 이는 단순히 아이팟 본체 색깔을 맞추기 위한 것이다. 그 전에 발표했던 애플의 포터블 장치에서 파워 아답터를 흰색으로 깔맞춤한 것과 다를 게 없다. 이어버드가 흰색인 것은 애플이 미래의 트랜드를 예측해서 나온 제품이 절대 아니었다.


하지만 이어버드의 흰색은 패션의 상징이 된다. 흰색 이어폰 = 아이팟 = 패션 아이템이라는 공식이 만들어 진 것이다. 흰색 이어폰은 전세계적인 광풍이 된다. 애플의 단순한 깔맞춤은 엄청난 운을 불러왔고 아이팟은 이어버드와 함께 패션 아이템으로 등극하게 된다. 애플은 이를 명확히 인지했고 그것을 실루엣 광고 등으로 적극 활용하게 된다. 흰색 이어버드는 흰색 아이팟에서 탄생했지만 아이팟이 아이폰에게 왕좌를 내준 이후도 계속 흰색을 고집하고 있다. 물론 2016년 탄생한 에어팟도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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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루엣 광고는 흰색 이어버드였기에 가능했다.


흰색 이어버드는 포터블 역사 뿐 아니라 이어폰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음악을 듣는 것에서 음악을 보여주는 것으로 확산된 것이다. 다시 말해 이어폰이 듣는 즐거움에서 보는 즐거움까지 확대된 것이다.




4. 블루투스 무선 이어폰, 한계와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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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투스 이어폰, 충전은 번거롭다


애플은 에어팟을 왜 내놓았을까? 외신에서는 에어팟이 애플와치를 잇는 제2의 웨어러블 플랫폼이라는 등 다소 거창하지만 수긍할 만한 언급을 했다. 맞는 말이긴 하지만 필자 생각에 에어팟이 나온 배경은 단순히 아이폰 7에서 아날로그 잭을 없앤 것에 기인한다고 본다.


왜 애플은 아날로그 잭을 삭제했을까? 커져버린 카메라 센서 때문일까? 홈버튼 탭틱엔진을 위해? 틀린말은 아니지만 그건 적절한 대답이 아니다. 애플은 상품을 판매하는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소비전자 기업이다. 애플이 무선 이어폰 시장에 뛰어든 건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미 블루투스 이어폰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블루투스 무선 이어폰은 유선 이어폰에 비해 단점이 많다.


- 음질 : 유선과 비교해 나쁘다. Apt-X 코덱 등 많은 개선이 이루어졌지만 무손실 전송인 유선에 비할바 아니다.

- 사용성 : 주기적으로 충전해야 한다. 충전이 버릇이 되어도 귀찮은 건 사실이다.

- 연결설정 : 페어링이 번거롭다. 블루투스에서 가장 짜증나는 것이 기기 연결(페어링)이다. 페어링하기 위해 버튼을 길게 눌러야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기타 등등 유선 이어폰보다 뒤진다. 블루투스 이어폰은 어쩌면 선이 없다는 점이 유일한 장점일지 모른다. (물론 과장하여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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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다나와 통계자료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블루투스 무선 이어폰을 구매하게 되었다. 선이 없는 유일한 장점 하나로 2014년 이후 50% 이상이 블루투스 이어폰을 구매하기에 이른다.대다수의 구매는 통화만이 아닌 스테레오 음악을 듣기 위해 블루투스 이어폰을 구매했다는 것은 기존의 유선 이어폰을 대체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블루투스의 여러 단점에도 불구하고 이를 상쇄할 선이 주는 물리적인 불편함이 분명 존재한다는 것이다. 애플은 이 시장을 절대 무시할 수 없었다. 아무리 패션 악세사리 회사 Beats를 인수 했다지만 Beats에서 나온 상품들은 음질의 호불호를 떠나서 타사 제품과 비교하여 블루투스 이어폰에서 차별성이 별로 없었다.


우리가 애플에 대한 오해가 있는데 애플은 새로운 제품을 내놓는 회사가 아니다. 오히려 다른 회사에서 내놓은 제품을 아주 잘 가다듬어 트랜드화 하는 데 능숙한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한 회사다. 나쁘게 말해 돈버는 데에 뛰어난 전략을 가지고 있는 회사다. 2001년 돌아온 잡스시대, 아이팟 이후의 애플이 이점에서 극명해졌다.


*(거듭 언급할 테지만) 실리콘밸리야 말로 최초의 기술을 선보인 경우가 드물다. 인텔, 구글, 애플, 페이스북, 테슬라 모터스 등 세계적인 IT 회사의 탄생지이지만 컴퓨터, OS, 스마트폰, 인터넷 등 IT 기술에서 실리콘밸리가 최초로 발명한 건 없다시피하다. 실리콘밸리가 가장 잘하는 건 돈 되는 IT 상품을 말끔하게 만드는 것이다. 기술을 돈으로 치환하는 데 가장 재빠른 곳이 실리콘 밸리다.


이는 필자가 애플은 돈만 밝힌다고 까고 싶어 언급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소비상품화는 2000년대 이후 애플이 세계적으로 발전하게 되는 근간에서 말하는 것이다. 누구나 편하게 쓸 수 있게 상품화 하는 것, 다시 말해 누구나 즐기는 상품으로 만드는 것이 IT 기술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처절하게 보여준 것이 애플이다. 이는 지금 실리콘밸리의 철학이기도 하다.




5. 에어팟의 의미, 블루투스 무선을 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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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작다면 잘 어울릴지도... 


에어팟은 애플이 무선이어폰이 갖는 의미를 다시 정의한 제품이다. 물리적인 불편함으로 블루투스 무선 이어폰은 나름의 시장을 확보했다. 하지만 애플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건 즐기기 위한 소비상품이다. 선을 제외하고도 무선이어폰이 유선 이어폰 보다 편해야한다는 것, 그래서 애플이 에어팟에 내세운 키워드는 Wieless(선이 없이), effortless(노력없이), Magical(경이로운)이다.


(1) 음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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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Mastered for iTunes로 AAC의 진보를 이뤘다


애플은 아이폰에는 라이센스 때문인지 블루투스에 최적화된(블루투스를 위해 태어난) 코덱인 apt-X를 도입하지 않았다. 물론 애플은 블루투스 표준 코덱 중 하나가 된 AAC(Advanced Audio Codec)를 iTunes Music Store(2003)에서부터 적극적으로 밀고 있다. MP3에 비해 음질이 뛰어나다고 하지만 블루투스 환경에서 전송속도가 빠르지 않는 등 대부분의 블루투스 헤드셋 회사들에서는 AAC 보다는 블루투스에 보다 최적화된 apt-X를 도입하고 있다.


애플이 apt-X보다 AAC를 미는 이유는 애플이 이미 엄청난 투자를 했기 때문이다. 애플은 자사 최대의 플랫폼인 Apple Music(iTunes)을 공고히 하기 위해 AAC 음원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켜 왔다.


그 중하나가 바로 Mastered for iTunes이다. Mastered for iTunes의 개념은 기존의 음원 판매 사이트 차별화 전략이다. 기존 음원 판매 사이트는 음반 회사에서 CD를 가져와 손실 음원(MP3, AAC)으로 압축하여 판매한다. 이는 음질 측면에서 상당한 손실이다. CD는 원음에 가깝지만 원음은 아니다. CD는 원음에 비해 최소 1/4 정도의 정보량만 가지고 있다. 정보량 뿐 아니라 CD로 마스터링하는 과정에서 CD만을 위해 음질을 개선(?)하는데 이는 원음을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것이다. (Loudness War 참조) 즉, 대부분의 음원사이트는 CD에 맞게 튜닝한 음원을 다시 MP3로 압축한 파일을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애플은 이런 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원음을 가져와 AAC로 마스터링 했는데 이것이 바로 Mastered for iTunes이다.


애플은 AAC에 사활을 걸었고 엄청난 성공을 거두웠다. AAC를 개선함으로써 무손실 음원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잃지 않도록 하고 있다. 애플은 에어팟의 기본 음원 코덱으로 AAC를 넣은 것은 당연하다. 애플식의 음질 개선이 바로 AAC 코덱이다.


(2) 사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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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 모양이 치실 케이스와 비슷하다 비난을 받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말해 한 제품이 다른 제품을 연상시킨다는 건 각인효과는 확실하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에어팟 케이스는 직관적으로 배터리 팩인 것을 알 수 있다. 이 케이스 덕분에 24시간 재생이 가능하다. 블루투스의 불편한 점은 잦은 충전에 있다. 또한 충전하기 위해 이어폰 포트에 USB 케이블을 직접 꽂아야한다.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케이스 이자 충전어댑터 역할을 동시에 한다는 점에서 사용성이 나쁘지 않다. 이 케이스의 보다 놀라운 점은 기기 연결에 있다.


(3) 연결 설정


블루투스 이어폰 연결은 상당히 짜증난다. 기기마다 페어링을 따로 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페어링을 한 번 하면 연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다른 기기에서 접근하려면 기존의 연결을 끊어야 새로운 기기에 연결 할 수 있다. 최근 페어링에 대한 기술이 많이 발전했지만 블루투스 페어링은 직관적이지 않다. 설명서 없이 연결하기 쉽지 않다. 물론 페어링 방법이 대게 비슷하기에 이후에 다른 기기에 접속하는 것이 어렵지 않지만 번거로운 건 어쩔 수 없다.


애플은 블루투스보다 음질면에서 월등한 무선 전송기술, 'AirTunes'라는 기술을 2004년에 발표했다. AirTunes로 기기간 연결을 위해서는 공통의 WiFi 영역 안에 있어야 한다.(무선 인터넷을 공유기로 사용한다면 같은 영역에 있게 된다) 물론 AirTunes를 지원하는 스피커에서 주소설정하는 것이 번거롭긴 했다. AirTunes는 추후 2010년 영상 및 음성 전송 규격인 'AirPlay'로 재탄생하게 된다. AirPlay로 발전하고 나서 공통의 WiFi 영역과 관계없이 기기간 직접 연결(peer to peer connections)하는 기술이 나오게 된다. 페어링에 있어서 상당한 발전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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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필자 집의 Airplay 환경


하지만 애플은 에어팟에 자신의 전매특허 기술인 AirPlay을 적용하지 않았다. 여러 이유가 있었겠지만 AirPlay에서 저전력이 어려웠을 것으로 생각된다. 블루투스의 경우 4.0 이후 저전력 기술인 LE(Low Energy)가 발전하여 상당한 전력효율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AirPlay의 경우 영상 전송기술을 포함하다 보니 저전력 보다는 고성능에 보다 집중하게 되었고 그 결과 아이폰, 아이패드 뿐 아니라 맥에서까지 무선으로 영상을 전송되도록 하였다.


에어팟은 기존의 블루투스의 문제점인 페어링을 AirPlay보다 더 훌륭하게 해결하였다. 아이폰 등 기기 옆에서 케이스를 열면 간단히 페어링되고 AppleID에 등록된 다른 기기들도 동시에 모두 페어링 된다. 아이폰 듣다가 옆에 있는 맥에서 듣고 싶어 근처로 가면 바로 연결되는 것이다.(필자가 매우 기대하는 기능이다) AppleID를 통한 다기기 연결은 AirPlay의 연결보다 진일보한 것이다. 이 기능 하나만으로 타사의 블루투스 이어폰과 명확한 차별성을 가진다고 본다. 물론 애플만의 생태계에 머문다는 점은 비난 받을 테지만 말이다.


(4) 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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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의 탭으로 시리를 작동한다


애플은 기능을 쉽게 늘리지 않는다. 입버릇 처럼 ‘No’를 자랑하고 있다. 기능을 늘리는 것보다 기능을 삭제하는 데 오히려 집중한다. 하지만 애플은 장기적으로 통용할 기술이면 모든기기에 적용한다. 매끄러운 상호연결(Connectivity)을 위해서, 아이폰에서 했던 작업을 맥에서 연속적으로 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모든 정보를 클라우드로 연동 시키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시리는 이제 애플의 모든 플랫폼, iOS, MacOS, TVOS, WatchOS에 적용되었고 AirPod에 기본기능으로 들어갔다. Siri 작동방식은 두번 두드리도록 하여 매우 간편하다. 


올해 6월 Siri는 무려 5년만에 API를 공개했다. API공개로 서드파티 앱 개발자들이 Siri기능을 쓸 수 있게 되었다. Siri를 통하여 애플은 애플식으로 AI 기술을 보다 광범위하게 접근하려고 한다. 에어팟에서 Siri 접근으로 향후 애플이 AI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시간은 걸릴테지만.


(5) 디자인? 등등


디자인에 대해서는 아래 영상과 사진을 보면! 정말 나와봐야 알겠다. 사진에 있는 기자 얼굴 크기가 필자와 비슷해보여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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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mes Martin/CNET


2001년 처음 선보인 흰색 이어버드는 패션 아이템이 되었다. 애플이 이번에 전략적으로 밀고 있는 색상은 제트 블랙임에도 이어폰 만큼은 흰색을 고집했다. 패션아이템인 이어버드의 직계라는 것을 공고히 하려는 듯. 위 사진을 보면 검은색으로 하면 어떨까 궁금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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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1세대에 발표한 블루투스 모노 이어폰


애플은 1세대 아이폰 발표 때 모노 이어폰을 검정색으로 내놓은 적이 있으니 필자 같은 대두를 위해서라도 검은색으로 하나 내주길 기대해 본다.




6. 에어팟, 애플식의 듣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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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rPods의 기술, 기능들

W1칩이 궁금하다


아이폰 7에서 아날로그 잭을 삭제하여 불러온 파장은 막대하다. 삭제함으로써 불러온 불편함을 상쇄하도록 만든 제품이 에어팟임에는 분명하다. 애플은 자사 상품을 만들 때 사람의 감각에 우선시 했다. 애플에게 에어팟은 어떤 의미일까? 소비자에게 선이 주는 물리적인 불편함을 없애고 즐거움 또한 선사하는 것. 다시 말해 이어폰의 근본적인 역할인 훌륭한 음질로 즐겁게 음악을 듣게 하고, 밖에서 충분히 오래 들을 수 있게 하고, 기기를 연결하는 데 있어 불편함이 없게 하는 것. 더하여 siri 기능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에어팟은 애플만의  방식으로 애플식의 듣기를 위해 만들어진 소비 상품이다. 애플식의 즐김이 어느정도 통용될지는 미지수 이지만 1세대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에게 상당한 주목을 받을 것 같다. 단, 가격은 빼고 말이다.



다음편은 아이폰 7+ 듀얼카메라를 다루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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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딴지일보 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