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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죽는 날까지 벗어 버리고 싶어도 벗지 못하는 멍에 중에 하나가 외로움입니다. 이 멍에는 있는지 없는지 싶지만 어느 순간 실체를 드러내고 자신의 무게를 과시하는데, 그 끔찍한 중압감은 내가 왜 이놈의 정체를 몰랐을까 싶을 정도로 깊은 절망을 안겨줍니다.


경영을 얘기하다가 왜 갑자기 외로움을 얘기하나 싶을까 하실 분도 있는데 오늘의 주제인 폐업은 외로운 사장님들에게 드리는 위로를 전제로 하고 있다 보니 입을 떼자마자 외로움을 얘기했네요.


누구 하나 남지 않고 어느 누구도 곁에 있어주지 않을 때 홀로 외로운 마지막 결정을 내려야 하는 폐업, 이때 조금이나마 나은 결정이 자기 자신의 생명을 살리고 한 가정을 지킬 수 있습니다만 고통에 몸부림치는 당사자는 제대로 된 사고를 할 여력이 없습니다. 어쩌면 그 어느 때보다 폐업의 시점에 더 많은 주변의 격려와 도움이 필요할 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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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리 사회는 타인의 실패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창업하지 말라니까”, “비즈니스 모델이 잘못되었어.”, “시장분석이 잘못됐었어.”라고 한 마디 던지고 지나가는 사람들은 저 사장이 매일 밤 잠자리에 들 때마다 깨어나지 않기를 바랄 정도로 극심한 고통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내는지 모릅니다. 어떤 사람은 라면이라도 사 먹으면서 버티라고 용기를 내라고 격려하기도 하지만 쌀 알 한 톨 없이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면 두세 시간도 안 돼 배고픔이 찾아옵니다. 다 안 해본 바 아닌데 이런저런 지적을 하는 사람들의 헛소리에 자신이 무능하고 나태한 실패자로 낙인찍는 것 같아 더 사람들이 원망스럽고 사회가 싫습니다.


이때 내릴 수 있는 결정과 판단은 잘못되기 쉽습니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최상의 방법을 찾아야 하는 책임이 끝까지 사장에게는 남아 있습니다. 조금만 더 힘을 내세요.


기업은 여러 가지 이유로 문을 닫게 됩니다. 그러나 모든 원인이 기업가에게 있지 않습니다. 극심한 소비침체, 정부 기업지원 정책의 난맥, 사회와 시민의 기업과 노동에 대한 인식... ... 기업의 폐업에는 우리 사회의 문제점과 크고 작은 악재들이 잘 버무려져 있습니다. 스스로를 자책하고 반성하는 것은 폐업이라는 과정을 잘 치러낸 후 해도 됩니다. 지금 절망에 빠져 포기해버리면 더 큰 후회만 남을 뿐입니다.


이 사회는 실패를 얘기하기 두려워합니다. 고도의 성장과 경제발전에서 실패는 입에 담으면 안 되는 금기였죠. 그러다 보니 폐업의 순간에 실패의 과정을 겪었던 선배 기업가나 지원기관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선배 기업가들은 이미 실패라는 낙인을 숨기고 살아가야 하기에 큰 소리로 자기 의견을 말할 수 없습니다. 정부의 많은 지원책은 당장의 경기부양과 성장에 눈이 멀어 쓰러진 이를 부축할 생각 없이 앞만 보고 달릴 뿐이니까요.


혹시 오늘 이 글을 통해 폐업의 단계를 슬기롭게 헤쳐 나가는 분이 단 한 분이라도 있다면 저는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습니다. 오늘은 경영의 기술보다는 멘탈의 영역으로 글이 흘러가겠지만 그간 많은 경영전문가들이 도외시 했던 분야다 보니 다른 방향을 잡았음을 사전에 양해를 구하며 시작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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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더 이상 빚을 내지 않는다


폐업의 시점에 대부분의 사장님들은 더 이상 사업에 가망이 없다는 걸 압니다. 하지만 이 상황이 악성 채무가 가장 많이 생기는 시점인데요. 지금껏 어떻게든 버텨왔는데 이번만 넘기면 좋아지지 않을까, 이제와 사업을 접으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싶은 생각에 질 낮은 악성채무가 될 자금을 스스로 끌어 들이는 시점이 바로 사업의 실패 직전입니다. 사업 실패 후 재기가 어려운 가장 큰 이유가 바로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부채 입니다.


그래서 이 시기에는 의지와 희망을 내려놓고 명료한 산술로 판단해야 합니다. 현금화 할 수 있는 모두 재산의 총계와 현재 부채의 총계를 비교했을 때 부채가 더 많다면 사업을 접을 준비를 해야 합니다.


혹시나 하는 희망에 기대는 것이 인지상정이겠지만 갑작스런 대형주문을 수주하더라도 폐업의 시기, 악화된 자금 사정에서는 지금의 재고와 자금으로 소화할 수 없기에 또 빚을 내야 하는 상황입니다. 어찌어찌 큰 매출을 내도 결국 남는 건 없습니다약해질 대로 약해진 기업에게 한 방이라는 건 없습니다. 이걸 인정하지 못하면 폐업의 시기는 늦춰지고 재기의 기회는 더 멀어지게 됩니다.


무엇보다 폐업을 결정한 후에는 현재 내 빚이 얼마나 되는지부터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쉽지 않은 일이죠. 인간이라면 누구나 덮어놓고 보고 싶지 않습니다. 메스로 자신의 배를 가르고 내장의 위치를 확인하는 기분이 들 정도로 괴로울지도 모릅니다은행에서 빌린 돈 뿐 아니라 거래처에 못 준 원재료 대금, 직원들에게 못 준 월급, 밀린 4대보험빠짐없이 정리해야 합니다.


그리고 현재의 자산(재산) 중 즉시 현금화가 가능한 것들을 집계하세요예금, 적금, 보험, 펀드, 사무실 임대 보증금과 같은 것들이 여기에 해당됩니다컴퓨터, 가구, 가전제품과 사무집기 등은 즉시 현금화도 어렵고 원래 가치의 10%도 챙기기 어려우니 따로 정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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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채무의 정리


이제 빚의 규모와 현금화 가능한 자산이 모두 집계되었습니다. 물론 빚을 갚을 만큼 충분한 현금화는 불가능 하겠지만 우선순위를 정해 채무를 갚아야 합니다이때 가족, 특히 배우자가 연대보증을 서고 있는 빚이 있다면 최우선 순위로 갚아야 합니다실패 후 재기를 시도하기 위해서는 가족들의 도움만큼 중요한 밑천은 없습니다.


사업 실패 후 배우자와 함께 빚더미에 오르는 최악의 상황은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실패의 충격을 최대한 나 자신이 짊어지고 배우자만이라도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가능한 상태여야 가정이 무너지지 않습니다. 아름다운 말을 모아 놓은 책에는 여럿이 고통을 나누면 반감된다는 말도 있지만 현실의 채무는 그렇지 않습니다. 사업 실패 후 나눠진 금전적, 정신적 고통이 다툼의 원인이 되고 가정이 파괴되는 경우는 수를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사업의 악화로 폐업을 결정하는 시기에는 여러 종류의 빚이 있는 상태입니다. 은행, 정부, 거래처 미지급 대금 등등 그리고 금액도 제 각각이죠. 이때는 작은 금액부터 갚으십시오. 10곳의 채무가 있을 때 큰 금액 하나를 갚으면 9곳이 남지만, 작은 금액들을 먼저 갚으면 4개가 남습니다. 작은 빚을 먼저 갚는 이유는 채권 관련 협상을 해야 할 대상을 줄이는 것이기에 효율적이고, 심리적으로는 내가 여러 곳의 빚을 갚았다는 자신감도 생깁니다.


대부분 기업들이 큰 규모의 융자를 받은 경우는 대부분 정부보증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정부보증의 경우에는 개인회생보다 더 나은 수준의 상환기회를 줍니다. 꾸준히 갚아 나가면서 채무상환계획을 제출하면 그간 부담스러울 정도로 쌓인 이자도 없애줍니다하지만 사인 간의 거래에서는 적은 금액의 채무라도 이런 배려는 없습니다. 따라서 작은 금액의 채무들을 없애고, 사인 간의 거래에서 발생한 채무를 먼저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채무의 정리 단계에서 꽤 많은 기업인들이 잘못된 판단을 내리는 것 중에 하나가 재산을 숨기고 빚을 갚지 않는 사해행위를 하는 겁니다. 당연히 위법행위이고 자신이 재기할 수 있는 인간적 관계라는 자산을 포기하는 행동입니다. 자신이 갖고 있는 재산을 모두 동원해서 성실히 채무를 상환하기 위한 노력이 확인되었을 때 사기죄가 성립되는 경우는 없습니다. 하지만 사해행위를 하는 사람들은 많은 송사에 휘말리고 하루아침에 사업가에서 범죄자의 낙인이 찍힙니다. 채권자들의 시선을 피해 1천만 원을 빼놓든 5천만 원을 빼놓든 어차피 폐업 이후 그 돈은 눈 녹듯 사라집니다. 제대로 된 폐업의 과정에서 반드시 배제해야 할 것은 욕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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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자산의 매각


간혹 야반도주를 선택하는 기업을 봅니다. 사업실패는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데 해결의 방안이 전혀 떠오르지 않고 결국은 두려움에 사로잡혀 하는 행동인데요. 차라리 그 행동력(?)으로 사업장의 자산을 미리미리 정리해서 최대한 채무를 갚고 몇 푼이나마 건져야 합니다. 


사업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사장님들이 잘못 알고 자산을 계산하는 것 중에 하나가 사무실을 임대할 때 낸 보증금이 있으니 그간 밀린 월세는 보증금에서 공제하면 된다는 생각인데요. 계약서를 살펴보시면 알겠지만 기한의 이익 상실이라는 조항이 있습니다. 건물주가 사무실을 빌려줄 때 2년 계약을 했는데 임차인이 임대기간 만료 전에 나가게 되면 예상한 이익의 손실이 발생했으니 그것을 보상해 달라는 것입니다. 마치 은행에서 대출을 받고 상환일 이전에 갚으면 조기 상환 수수료를 내는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사업장을 폐쇄하기 전에는 사전에 미리 건물주에게 알리고 보증금에서 밀린 월세, 수수료 등등을 정확히 정리해야 합니다


기업이 사업을 영위하다 보면 재고 이외에도 사무집기, 컴퓨터 등 많은 유형 자산이 생기고 불어나게 되죠. 그런데 미리 폐업의 준비를 하지 않고 사무실을 빼기로 한 날로부터 얼마 안 남기고 자산을 정리하려면 결국은 고물상에 일괄 매매하는 것 외에는 처분이 쉽지 않습니다. 이때는 자산의 가치나 감가상각 같은 합리적 계산은 없습니다. 말 그대로 급한 건 당신이지 내가 아니라는 식으로 인수를 거부하거나 실사 단계에서 적은 금액을 부르고 간 후 다시 전화해 몇 프로 올린 금액을 제시하는 농간에 울화통이 터질 뿐입니다.


우선 재고자산 중 산업일반에서 흔히 사용할 수 있는 것이라면, 미리미리 동종업계를 통해 매각해야 합니다. 컴퓨터나 가전제품 등은 충분한 시간을 갖고 중고판매점 등을 통해 판매해서 고철 값 이상은 받아야겠죠.


자산 중에는 무형의 자산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특허가 있습니다. 특허의 경우 관납료를 내지 못하면 기술의 독점적 권리는 사라지죠. 변리사 등을 통해 매각을 진행하되 끝내 거래가 되지 않으면 출원비용 정도만 건지겠다는 생각으로 가격을 낮춰야 합니다. 여기서 조심할 점은 혹시 정부지원금과 연관된 특허기술이라면 기술보증기금 등에 회사의 경영이 어려워 불가피하게 매각을 한다는 사전 통보를 해서 사해행위로 오인 받거나 정부기관의 규정 상 문제가 되는 일이 없는지 살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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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익숙한 이들과의 이별


직원 급여가 밀리는 시점 또한 폐업의 결정 적기일 수 있습니다. 직원 입장에서 급여가 밀린다는 것은 간신히 이어가던 생활의 파탄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생산만 돌려서 팔면 된다, 어렵더라도 인내해 달라는 말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하지만 회사가 마지막까지 몰렸다는 것은 어떤 직원도 바로 이해합니다. 이때 최대한 급여와 퇴직금을 지급해서 내보내야 폐업 이후 겪게 될 수많은 송사의 수가 줄어듭니다.


행여 폐업의 시기까지도 직원들 중에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면, 혹시라도 충성스런 직원이 또는 마땅히 갈 곳을 찾지 못해 남아 있는 직원들이 있다면, 회사의 사정을 다시 한 번 설명하고 내보내야 합니다미련을 내려놓지 못해, 그간 쌓아온 사람 사이의 정이 회사를 나서지도 못하고, 자기 돈이라도 보태서 위기를 벗어나 보자고 하는 직원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고마운 마음만 받고 이별해야 합니다.


사업을 이끌면서 돈이며 시간이며 모든 것을 잃었다고 생각했는데 무엇보다 사람을 얻었으니 얼마나 다행입니까침몰하는 배에는 선장 한 명만 남으면 됩니다. 따르고 도와주는 직원을 옆에 두고 의논도 하고 싶고 기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겠지만 내보내야 합니다.


제대로 사업을 이끈 사장이라면 분명 그에게는 직원이 아닌 동지가 생겼을 수 있습니다이 동지가 살아남아야 재기를 꿈꿀 수 있습니다. 자산을 정리하며 남은 얼마의 돈이라도 쥐어주고 그간의 노고와 충심에 감사의 말을 더해 떠나보내십시오실패자로 낙인찍힌 후 오해와 불신 속에서 그간 전화번호부를 가득 채웠던 인맥은 빠르게 소멸됩니다. 그러나 이런 동지들이 있다면 취업도 재창업도 가능하고 재기의 시간도 앞당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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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두렵고 무서운 일들이 반드시 일어나지는 않는다


기업이 망한다는 건 사장 개인이 망한다는 것과 같은 뜻입니다. 법인사업자라면 대표이사는 문제없지 않나 싶겠지만 기업의 대표는 법인의 채무에 연대보증을 서게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사업에 실패하는 경우 기업체의 채무와 사장 개인의 채무까지 모두 책임져야 합니다. 회사로 집으로 내용증명과 등기우편물이 쇄도합니다. 신용카드 회사에서는 가택 방문 예고 경고장을 보내오고 법원에서는 정부보증기금이 제기한 민사재판에 참여하라 하죠.


이 시기에 누구라도 부동심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결국 자포자기 하게 됩니다영화에서 봤던, 드라마에서 봤던 실패한 사업가의 처참한 모습만 떠오르고 우편물은 열어보지 도 않습니다포기하지 마십시오. 당신이 두려워하고 무서워하는 모든 일들이 다 일어나지는 않습니다.


신용카드 회사에 전화해서 사업이 어려워져서 분납을 하겠다고 말하면 되고, 보증기금이 제시한 민사재판은 이자율 조정이 다입니다. 심지어 빚을 갚아가다가 되려 배드뱅크에 전화해 이자 감면을 요구하는 능숙한(?) 자신을 보게 될 겁니다.


도리어 다 포기하는 마음에 놓아버렸던 별 것 아닌 것들이 미래에 나를 괴롭힐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여권 갱신, 운전면허 갱신, 자동차 보험 가입 같은 것들을 포기하면 활동에 제약이 생기고 취업에서 문제가 됩니다회사와 집에서 사용하던 전화, 팩스 등 통신 해지를 하지 않고 있다가는 나중에는 불어난 비용에 감당하기 어려워집니다. 귀찮고 하기 싫어도 저금통을 깨서라도 체납금을 정리해 두십시오. 기껏 부채를 없앤다고 해 놓고서 소소한 미납금 정리를 안 해서 불편을 자초할 필요는 없습니다.


절대 포기하지 마십시오. 내 사정이 어려움을 사실대로 얘기하고 도움을 청하면 자동차보험회사 직원은 최저가 보험을 짜주고, 은행에서는 신용불량 상태에서도 사용가능한 직불카드 형태의 복지카드도 알려줍니다. 하지만 아무 말하지 않고 도피하면 당신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도 해줄 수 있는 게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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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폐업 이후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과 책임을 다해 사업을 정리했다면, 당신에게 적의를 가진 사람은 없습니다. 이제는 나 자신에게 갖고 있는 적의를 지워야 합니다. 그때 내가 좀 더 근면 했다면, 불필요한 투자를 고집하지 않았다면, 빚을 내지 않았다면 이라는 자책 속에 시간을 허비하지 말아야 합니다. 불필요한 패배감과 막연한 불안은 새로운 시작을 막는 장애물입니다.


경찰서에 가서 범죄경력조회서를 받아 보세요. 당신이 사업에 실패했다고 범죄자라고 나오지 않습니다. 비록 신용등급은 떨어졌지만 은행에서 새 계좌를 못 만드는 것도 아니고 신용카드는 안 되더라도 직불카드를 쓰는 데는 문제없습니다. 할부거래가 제한되어 조금 불편할 뿐이지만 새로운 핸드폰을 만들 때는 현금 일시불로 기계를 살 수 있는 특혜(?)도 생깁니다. 신용등급이 낮다고 해서 취직할 때 신용보증보험에서 보증서를 떼 주지 않는 경우도 없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많은 것을 해결해 준다는 걸 믿을 필요가 있습니다. 폐업은 비록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아픈 기억이겠지만 자책감과 패배감은 시간이 갈수록 옅어집니다. ()은 기업가들에 망각이라는 선물을 줬습니다. 다시 한 번 잘 살아가라고 말이죠어느 순간 당신은 사업하다가 망했다는 농담마저도 자연스럽게 하는 자신을 보게 될 겁니다.


그리고 꼭 기억할 것은 당신은 꽤 쓸 만한 사람이라는 겁니다법조인은 아니지만 사업체를 경영하기 위해 세법, 노동법 등 여러 법에 관심을 기울였고, 노사 관계, 기업 간 협력, 소비자에 대한 이해 속에서 고민하고 공부했던 시간들은 인문학자 못지않은 인간에 대한 통찰을 갖게 해주었습니다무엇보다도 당신은 보통의 사람들이 경험하지 못한 실패를 제대로 경험한 사람입니다그 경험이 앞으로의 인생은 물론 당신의 가족과 주변에 요긴하게 쓰일 겁니다.


누구나 사업에 실패할 수 있고, 폐업은 기업이 있는 한 창업자가 있는 한 없어지지 않을 겁니다. 실패의 과정에서 의연하게 모든 책임을 다한 기업가는 우리 사회의 소중한 자산입니다. 절대 당신은 실패자가 아닙니다. 용기 있게 도전했던 사람일 뿐입니다성공이라는 것이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실패도 계속 지속되지 않습니다. 한 순간의 영광과 찰나의 고통에 얽매이지 않을 통찰을 얻은 당신에게 더 많은 기회가 찾아올 것입니다.


진심으로 건투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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