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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09. 26. 목요일

타데우스













아마 중 2 때로 기억한다. 아는 사람은 알만한 그리고 내 또래의 소위 말하는 강북 스타일 패션을 추구했던 사람들은 기억할 그 패션, 나팔바지. 90년대 후반에 강북에서 고등학교를 다녔던 이들은 아마 이 패션을 기억할 것이다. 또래들아 반갑다.

 

그 이후 약 1-2년의 차이를 두고 적어도 강북에서는 그 유행이 변해갔다. 나팔바지 → 쫄바지 → 쫄바지에 버버리코트에 일수가방을 옆구리에 → 쫄바지에 쫄니트에 뾰족구두 이스트팩 거북이 등껍질 식으로 말이다. 그래, 본인이 패션에 눈을 뜨고 본격적으로 엄마의 뜻을 어기며(엄마는 이러한 본인의 패션을 동네 창피하다며 극렬 반대하셨음) 주체적으로 옷을 입었던 시기가 아마 이쯤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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읭? (흔한 힙합 비둘기 형님)

 

당시 필자의 완소 아이뎀은 파란색 일자바지를 잘라서 옆 면에 검은색 천을 덧대어 나팔바지로 만든 면바지에 '292513-storm'의 티셔츠, 거기에 더해서 사딕 구두를 신고서 뿌듯한 마음에 동네를 활보하였던 기억이 난다. 


아... 진심 쪽팔리다. 


필자가 후까시 시리즈를 시작할 때 본 글은 벙커원 미팅의 후기였다. 당시 후기에는 남여 진영간의 극렬한 반응을 불러일으켰던 주제가 하나 있었으니, 바로 남자들이 너무 막 입고 나왔다는 것이었다. 


양쪽 다 생각하는 바가 있으니 누구의 말이 맞다, 틀리다 하는 가치 판단은 집어치우고 너님들이 기억해야 할 점은 '기왕이면 다홍치마' 아니겠는가. 그래 기왕이면 잘 입고 잘 꾸미고 나가는 게 미팅의 전제조건 아닌가? 문제는 어떻게 꾸며야 잘 꾸미는 것인지를 모른다는 것이 바로 그 딜레마다. 


그럼 또 어디가서 후까시나 잡을 수 있게 복식사(?)에 대해서 살포시 디벼보고 넘어가자. 


<미술감상편>을 읽어본 이들은 기억 할 것이다. 서양의 수많은 미술사 연대기의 복잡다난함을. 패션 역시 똑같다. 시대의 정신을 담고 있는 것은 패션이나 미술이나 뭐 매 한가지 아니겠나. 하지만 '옷'이라는 것은 미술품과는 달리 인간의 삶에 꼭 필요한 것 아니겠는가. 따라서 좀 더 명확한 목적성을 띄고 있다. 


인류가 옷을 언제부터 입었는 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약간씩 있지만 아담과 이브가 선악과를 먹은 후 갑자기 서로가 쪽팔려서 빤스를 입기 시작 했다는 썰을 제외하면 대략 호모사피언스까지는 옷을 입지 않고 털로 몸을 보호 했으므로 인류는 그 이후 약 5만에서 10만 년 전부터 옷을 입어 온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호모 사피엔스의 삶을 온몸으로 행하며, 자신의 xx를 덜렁덜렁하며 술 쳐먹고 워싱턴의 호텔을 활보하는 자랑스러운 한국인도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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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 호모 사피엔스?


옷의 초기 발생 원인은 대략 보호설, 장식설, 정숙설 등이 있는데. 이는 시대와 문화권 마다 서로 다른 형태를 띄기 때문에 어느 한가지로 통일할 순 없다. 


보호설이라 하면 대부분 추위와 더위 또는 짐승이나 곤충으로부터 자신의 신체를 보호하기 위해서 의복을 입기 시작했다는 설이다. 일반적으로 의복 착용의 동기라 하면 보호설이 가장 대표적으로 나오는 것이 사실이지만 여기에도 예외는 있다. 페고 인디언이라고 불리우는 남아메리카 남쪽에 살던 사람들은, 추위가 와도 옷을 입지 않고 바다표범의 기름을 몸에 바름으로써 추위로부터 신체를 보호했다고 한다.

 

장식설이라 함은 원시인들을 보면서 만들어낸 학설일 가능성이 크다. 일반적으로 원시인들을 보면 주요 부위를 가리지 않는 사람들은 있어도 몸에 장식이 없는 사람은 드물다. 즉, 의복 자체가 원래부터 보호의 목적 보다는 장식의 목적에서 유래되었다고 생각하는 학설이다. 이 장식이라는 것은 단지 아름다움을 나타내는 장식뿐 아니라 부적 등의 의미가 있는 토테미즘, 자신의 능력을 과시할 수 있는 상징성 등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정숙설은 뭐... 신체의 주요한 부위를 가리는 것인데. 이에 대해서는 오히려 신체가 오래 노출되면 그 부위에 대한 성적 관심이 사라지므로 그 부분을 감춰서 관심을 집중시키고 성적 매력을 유발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설이 있다. 뭐 정숙설에 대해서 저게 맞는지 아닌지는, 신체가 오래 노출된 상태를 장기간 시각적으로 경험한 마사오님에게 물어보시라. 


(하지만 아직도 이러한 보호설, 장식설, 정숙설 따위를 온몸으로 거부하며 자신의 xx를 덜렁덜렁하며 술 쳐먹고 워싱턴의 호텔을 활보하는 자랑스러운 한국인도 있다고 한다)


메슬로우의 욕구이론에 따르면 초기의 이러한 기본적인 생존의 의미로써 의복 착용 욕구가 충족된 후에는 의복을 통한 신분상징 욕구가 표출된다고 하며, 원시시대에 자신의 우월성과 용맹성을 과시하기 위해서 동물의 뼈나 이빨 가죽 등으로 신체를 장식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겠다. 현대 사회에서는 이런 욕구가 경제력과 사회적 위치를 과시하기 위해 고가 명품을 착용하여 타인과 다른 계층으로부터 자신을 구분 하고자 하는 방법으로 표출된다. 


즉, 호모 윤 그렙쿠스는 자신의 경제력과 사회적 위치를 과시하기 위해 또 타인과 다른 계층으로부터 자신을 구분하기 위해 옷을 벗고 호텔방에 있었던 것이니 너님들이 이해하자. 


또한 모두가 알다시피 의복은 날씨와 문화와 굉장히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기 때문에 초기의 의복 스타일은 날씨에 따라 끈의 형태(아프리카 등의 더운지방) 부터 체형형이라고 지칭되는 현대의 의복과 비슷한 유형까지 다양한 형태로 발전되어왔다. 


그 중 복식사의 발전과정에 있는 여러 의복 중에서 현대에도 아직 입을 수 있고 재정 형편에 따라 몇몇의 딴지스들은 구입할 수 있는 형태의 옷들부터 몇가지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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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집트 풍의 옷이다. 크리스찬 디올의 04년 봄/여름 신상 되시겠다. 

벙커원 미팅 참가 시 너님의 부와 재력을 맘껏 뽐낼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미팅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갈 때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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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허전하다고 느낄 때는 이러한 비잔틴 양식의 모자를 써 줘도 좋지 않을까? 

머리 뒤에서 후광이 나오는 듯한 효과로 미팅에서 너님에 대한 집중력은 두 배가 될 것이다. 

구입을 원한다면 Jean Louis Scherrer 05 S/S 컬렉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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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은 지금까지의 외로운 삶을 온 몸으로 나타낼수 있는 중세의 도미니칸 수도원 풍의 복장이다. 

여성에게 외로움을 어필해라!! 

Juun J 09-10 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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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추워질 걸 대비하여 목에 하나 두르고 나갈 땐 르네상스 북부유럽 스톼일로 러프칼라를... 

Gareth Pugh 09 S/S


여자 옷 같다고 너무 실망들 하지 마시라 결국 역사적으로 보면 남자도 치마 같은 것을 입고 산 기간이 훨씬 길지 않은가. 게다가 요즘은 남녀 구분이 없는 유니섹스 시대 아닌가. 좀 더 열린 맘으로 패션을 대하자. 


에헴 에헴. 개드립이 좀 길었다. 아무튼 말하고 싶은 바는 패션은 자신감이라는 것이다. 자신이 여지껏 입어보지 않았던 새로운 핏이나 색 스타일에 대해서 처음에는 조금 거부감? 혹은 이질감을 느끼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드레스 다운 보다는 드레스 업을 하라는 유명한 패션 관련자의 말도있다.(누구인지는 까먹었다. ㅡ.ㅡ)

 

그럼 여기서 이제 너님이 패션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도 없는, 말 그대로 엄마가 사다 주는 옷만 입어왔던 사람이라 치고 이제부터 좀 멋쟁이가 되고 싶은데 어찌 시작할 지 그 방법을 모르는 사람이라 가정하고 얘기하겠다. 


인터넷을 보면 그 수많은 패션 블로그와 패션 피플들이 남겨놓은 족적 때문에 뭐가 유행인지 어떤 스타일이 이쁜지도 알기조차 힘들 때가 많다. 


일단 명품에 대한 얘기는 집어 치우자. 뭐 살기도 팍팍한데 백화점 가면 옷 값 엄청 나지 않나. 재봉틀이 나온 지도 이미 오래 되었고 대량생산이 불가능한 것도 아닌데 그놈의 소위 명품이라 하는 사치품들은 왜 그렇게 비싼 것 인지 나도 모르겠다. 아무튼 사람들의 허영심을 사고 파는 그런 마케팅을 일단 제외하고, 그럼 싼 옷이 장땡인가에 대해서 생각해 봐야 한다.

 

대부분의 싼 브랜드는 저임금 국가에 공장을 세우고 대량생산을 한다. 대량생산이 이뤄지면서 패스트패션이라는 명목 하에 다양한 옷을 계절에 따라 무지막지하게 찍어낸다. 이러한 패스트패션을 이끄는 브랜드를 우리는 소위 SPA 브랜드라고 한다. 대표적으로 H&M, UNICLO, ZARA 등의 브랜드 되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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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브랜드도 역시 마찬가지로 명품족들 혹은 슬로우 패션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비판을 받는다. 대표적으로 환경파괴를 야기한다고 하겠다. 모두가 알다시피 직물을 염색하는 일은 환경파괴를 야기할 뿐 아니라 저임금의 개발 도상국에서 그 나라 어린이들은 입지도 못하는 옷을 하루종일 만들게 하는 이런 비도덕적인 일들 말이다.


대표적으로 옷을 못 입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가는 곳이 동대문 혹은 위의 SPA 브랜드 매장인데, 가서 한 벌 훅 뽑고 입다가, 입다가, 입다가... 낡으면 다시 가서 또 한 벌 훅 뽑고... 뭐 그런 것 아니겠나. 그러다가 갑자기 <무한도전> 보고 오호라 유재석 옷 멋진데 이러고 가서 비슷한 옷 사고... 뭐 너님들이나 나나 거기서 거기 아니겠는가. 


아... 그럼 뭘 사서 입어야 하나. 뭐 대충 알아서들 판단하시라. 재정 능력이 허락하는 한도 내에서 말이다. 아무튼 진정한 패션피플들은 저 사이(명품과 값싼 브랜드) 어디쯤에서 자신의 개성을 살려주는 옷을 골라입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벙커원 미팅 가는데 호모 윤 그랩쿠스처럼 사회정의를 위해 알몸으로 돌아다니는 희생들은 하지 마시라. 


이런 패션 이야기가 나올 때 마다 자주 등장하는 인물이 있다. 다들 알다시피 얼마 전에 작고하신 잡스옹이다. 그의 패션은 디자인에 대한 그의 철학을 동시에 보여주며, 그의 패션 마저 하나의 잡스표 아이콘으로 만들지 않았는가. 이세이미야케의 검은색 터틀넥에 리바이스 청바지, 뉴발란스 운동화 다들 알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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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디자인은 더 이상 뺄 것이 없는 상태라며 'simple is best'를 외치는 애플의 조나단 아이브 같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잡스도 지독한 단순함의 미학을 추구하였으며 그의 옷에 관해서도 굉장히 까다로웠음은 두 말 해 무엇하랴. 


그래 너님들이 추구해야 할 지점이 저 정도 되시겠다. 집에 있는 옷 아무거나 주워 입은 것도 아니되 그렇다고 과도하게 멋을 위한 멋을 내는 것이 아닌 바로 저 지점. 


자신의 정체성을 패션을 통해 드러내는 것, 그리고 그에 대하여 한 번쯤은 고민해 본 흔적이 있는 바로 그러한 옷차림. 그렇담 너님도 당당히 패션피플의 하나가 될 수 있는 것 아니겠나. 그러한 것을 우리는 이른바 스타일이라고 부르지 않는가. 자신만의 개성이 살아 있는 스타일. 


자 그럼 옷 잘 입고 다음 번 벙커원 미팅 성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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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에 후까시들 빡 주고 나가시라!! 


p.s 옷을 입는데 무슨 공식, 공식, 공식을 괜히 사이트 뒤져가며 찾아 볼 필요는 없다. 어차피 사러 가면 매장 직원들도 그 정도는 다 알고 있다. 다만 아줌마 직원분이 골라주는 튀는 의상은 조금 자제하자. 









타데우스


편집 : 홀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