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08. 20. 화요일

독투불패 셀러킴

헐. 자그만치 댓글이 네개씩이나 달렸다. 놀랐다. 급 기분이 좋아져서 만일 제끼고 메모장을 열었다.

일단은 변명질. 저 오골거리는 닉넴은 양해드린다. 딴지에 글을 쓸일이 있을거라고는 생각 못했다. 더 딴지 사려면 회원가입을 해야 하는데, 당시에 걍 귀찮아서 아무 닉넴이나 넣었다. 막상 글을 싸지르려다 보니 닉넴이 맘에 걸리는거다. 중성적 매력이 돋보이는, 쩜두개(..), 밥알(oo), 그냥 이런 녀석들을 사용하고 싶었다. 그런데 말이다. 아무리 애를 써도 닉넴 변경 씩이나 가능한 시스템이 아니더라. 딴지 홈피는.

결국 포기. 그래서 걍 간다. 반 팔십에, 쪽팔린다... ㅠㅠ 쿨럭.

두 번째는 이 글을 쓴 목적이다.

학교 생활의 스펙타클 판타지 호러 로맨스 액션 애로... 기대 마라. 걍 무미건조 하다. 재미난 에피도 없다. 그리고 난 다른 딴지 이빨들처럼, 한 개도 안 재미난 얘기로 약을 팔 필력따윈 없다. 그런 주제에 왜 이글을 쓰려 했을까?

일단, 마빡에 오른 7급공뭔세계를 보면서 영감을 얻었다. 7급 공뭔 이야기랑 같이, 공뭔 딱가리 서포트하는 비정규직 일상도 같이 들어가면 구색이 괞찮을까? 뭐 그런 아이디어가 떠올랐단 말이다.

더 중요한 이유는, 나도 이런 일자리가 있는지 몰랐는데, 우리편들에게 좀 널리 널리 퍼졌으면 하는 맘 때문이다. 학교 뿐 아니라, 다른 공공기관도 비정규직을 뽑는다더라. 나는 거기는 어떻게 들어가는지 모른다. 아는 사람 있으면 썰좀 풀어라. 나는 여러 공공기관 중 학교 뚫기밖에 모른다. 그리고 이건 어디까지나 나의 개인적 체험이므로, 다른 사람도 가능할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이 이야기를 통해서 다양한 일자리 얻기 아이디어를 얻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찌되었든 여기도 공공기관은 공공기관이다. 그리고 지역교육청에도 비정규직 학교회계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이 분들은 주로 장학사들을 보좌한다. 그러니까 말이다. 공직사회에는 꼭 공뭔 아니라도 다양한 직종들이 존재한단 말이다. 이미 알고들 있었냐? 난 몰랐다.

작년 선거 멘붕 이후에, 더더더더 고민한 게 있다. 우리편이 여기 저기 많이 출몰 해야겠구나... 보수적인 공뭔사회에도 우리편이 많아야 겠구나... 뭐 그런 생각 말이다. 그런데 어느 세월에 공뭔시험봐서 들어가냐. 솔까 실력 안 되지 않냐.

그렇다면 이런 방법도 있다... 는 말씀이다. 물론, 처우는 기대 마라. 내가 여기에서 받는 월급. 민간기업에 있었을때의 2/3 수준도 안 된다. 그런데 말이다. 나는 대기업같은 훌륭한 곳에 있어본 적이 없어서, 울나라 중소기업이 얼마나 힘든지 잘 안다. 아무리 월급 많이 받으면 뭐하냐. 회사가 그 월급을 줄 수 있는 형편인가를 고민해야 하는데. 아니냐?

나도 민간기업 다닐 때는, 말만 무슨 무슨 감투 쓰고, 월급 얼마였지, 매년 연봉 협상 때마다 고민했었다. 과연 나는 이 연봉 받을만큼 회사를 위해 기여 했나. 아 정말이지 이거 기분 되게 드럽다. 내가 사장도 아닌데 회사의 생사를 걱정 해야하냔 말이다.

지금은 적게 받지만, 좋다. 사람, 맘편한 게 최고다. 친애하는 강신주 '무려' 철학박사가 그러지 않았냐. 직장은 최소 생계비 계산 하고, 최대한 노닥거릴 수 있으면 장땡이라고. 200% 공감한다. 쥐뿔만큼 받는 월급이지만 최소 생계비를 훌쩍 넘겼고, 다른 여러분들이 싸워주신 덕분에 교육실무직원들 처우 개선비도 점차 올라간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4시 반 칼퇴!!다. 이보다 더 매력적인 직장 봤냐?? 덕분에 4시 반 이후의 삶은 온전히 나의 것이다. 찔끔 찔끔 프리랜서 짓을 하는 나에게 널럴한 저녁시간이 있다는 건 참 고마운 일이다. 더군다나 행정실무사는 비공뭔이기 때문에 공뭔 겸직 근무 조항에도 걸리지 않는다. 물론 눈치껏 해야한다. 원칙적으로는 행정실무사가 다른 영리활동을 하려면 학교장 승낙을 받아야 하거든. 

근데 뭐. 티 나게만 안하면 된다. 그래서 난 걍, 말 안하고 살짝 살짝 다른 일 한단 말이다.(작년에 한 눈새가 티나게 다른 일 하다 개박살난 적 있다. 쯧쯧..)

길게 얘기 했는데 요지는, 우리 편이 공직사회에 많이 진출할 수 있도록 내가 아는 나름의 정보를 흘리는 것. 이 글이 목적 되시겠다. 나의 경우 작년 대선 때는 완고한 행정실장님(5급 사무관... 후덜덜)에게 슬쩍 <안철수의 생각>을 선물 드렸다.(그 누구만 아니면 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그리고 대선 토론회 때, 다른 공뭔분들이 왈가 왈부 할 때 슈렉 고양이 눈빛(나는 아무것도 몰라요)으로 이렇게 말했다.

"저는 정치는 어려워서 잘 모르겠는데요, 

그래도 문후보가 잘생긴 것 같아요.(뜬금없고 느닷없는 미모 드립..ㅋㅋ)"

이게 여자 공뭔들에게는 은근히 먹혔다. "그래 그래, 내가 봐도 스타일 괜찮더라." 뭐 이런 의견들이 나왔다는 거지. 내 덕은 아니겠지만 어쨌든 작년 선거 때, 울 사무실에는 전원 그분이 아닌 내가 좋아하는 분을 찍으셨단다. 레미제라블 영화 나왔을 때는 "휴잭맨 연기 너무 잘한데요. 꼭 한번 보셔요." 이런 식으로 약을 팔아서 사무실 직원중 2/3가 시청해 주셨다.

이번에도 "요즘 영화 잼나는 거 많이 나오던데 뭐 볼까?"라고 물어보시는 과장님께 은근슬쩍 설국열차 추천해드렸다. 그랬더니 너도 나도 이번 주말에 설국열차를 보겠다고. 왼손은 거들기만 하듯 "배경이 얼음이래요. 시원할것 같은데요?"라고 말씀 드렸다.

설국열차는 신자유주의 시대의 계급간의 갈등을 상징... 얼씨구, 절씨구 이런 골치아픈말 할 필요 있냐? 보고 나서 지들이 느끼면 그만, 안느끼면 병맛인 거지. 걍 보게만 하면 된다. 보게만. 이 사람들은 봉준호감독이 누군지도 모른다. 그런 거 관심도 없다. "액션이 엄청 잼날 것 같아요, 여름에 보기 딱이잖아요"

이 정도면 충분하단 말이다.

이렇게 슬쩍 슬쩍 건드려 줄 우리편들이, 여기 저기에 많이 있어야 이 나라도 새나라의 어린이가 되지 않겠냐? 그러니까 우리도 여기 저기 많이 좀 진출 하자. 나 말고도, 이런 팁 있는 사람들 노하우 공유좀 하자. 부탁이다.

길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고 덧글 네 개는 안쓰던 글도 쓰게 한다.

오늘은 이쯤... 에서 마치려 하다가 마지막으로 재미 없지만, 중요한 정보 하나 정리하고 끝내겠다. 질문도 있었고 이것부터 시작하는 게 맞겠다' 싶었다.

학교회계직원, 행정실무사, 교육실무직원. 다 같은 말이라고 지난 시간에 이미 알렸다. 오늘은 교육실무직원의 직종에 대해 정리하고 다음엔 교육실무직원 중 행정보조, 즉 행정실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을 말씀 드리겠다. 일단 글 가장 하단의 표를 봐라. 교육청에서 정리한 교육실무직원 직종 표이다.

학교에서 근무하는 비공뭔 근로자의 종류는 저렇게 많다. 물론 한 학교에 저 사람들이 다 있지 않다. 내가 처음 근무했던 A중학교에는 사서 선생님이 계셨는데 지금 근무하는 고등학교에는 없다. 현재 근무하는 고등학교는 실업계와 인문계가 모두 있는 기숙형 고등학교라서 정말이지 고맙게도(!) 학교근무에서 일어날 모든 케이스를 만날 수 있다.

행정보조, 교무보조, 사감, 영양사, 청소원, 체육코치, 조리실무원, 특수교육보조원, 영어회화강사... 이 학교에는 서로 다른 직종의 행정실무사들이 바글바글 하다. 나도 나이 먹을만큼 먹었고 학교 댕길만큼 댕겼지만 딱가리 서포트 인생이 쪽팔리고 싫다면 그건 뭐 어쩔 수 없다. 그렇지만 보다시피 저렇게 많은 직종들이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지역교육청 홈페이지, 채용공고란을 수시로 들락달락 거리시길 바란다.

다음 편에서는 행정실에 근무하는 행정실무사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에 대해 알아보겠다. 점심시간이 다가 와서,
이만 끝.

셀러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