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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에서 가카와 가카의 충실한 직원들을 위해 구매한 의약품이 온 천하에 까발려졌다. 청와대의 주요 관심사는 미용과 성 기능 강화에 있는 듯하니, 가카를 추종하는 약 4,900만 신민들이 이제 앞다투어 그 품목들을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애를 쓸 것이다. 그러나 통탄스럽게도, 해당 의약품들은 의사의 처방이 없으면 구매할 수 없단다.


딴지의 공식 트위터, 불철주야 오직 청와대만 팔로잉하며 오매불망 바라보았거늘, 가카가 몸소 사용하시는 의약품들을 판매할 수 없다니. 또 딴게이들은 처방 없인 구할 수 없다니 안타까움이 뭉게뭉게 무냐무냐 피어오른다. 그 주사만 있으면 나도 가카의 피부를 닮을 수 있을 텐데! 그 약만 있으면 나도...!!(므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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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joins.com/article/20912554


다행스럽게도 이미 딴지마켓엔 다양한 피부미용 화장품이 입점해 있다. 다만 본 필레기, 스킨로션을 바르는 것도 귀찮아하여 평생을 달 표면에 비할 만한 크레이터들을 낯짝에 새기고 산 지 십수 년이 지났기에 화장품의 기능과 성분에 대해선 아무리 읽어도 '이게 글자여 그림이여' 혼란스러움이 밀려오는 것은 물론, 씰데없이 의심은 많아 월드컵과 올림픽의 주기만큼이나 아주 가끔씩 다가오는 챠밍한 여성들의 사근사근함에도 덜컥 겁을 내며 쪼르르 도망가버리는, 신사의 여유라고는 한 치도 가지고 있지 않아 "화장품 광고는 곧 다단계 상품들과 다를 바 없다! 그런 것에 속을까 보냐!" 라는 신조를 지켜왔기에, 비록 자나 깨나 가카생각 밖에 안 하는 본 필레기도 화장품이라 하면 조금은 망설여지는 것이다. 그렇다. 세간의 화장품들은 무슨 "드라마틱한 변화"니, "신귀족주의 남성화장품"이니 요상하고 괴상한 문구들이 많아서 어릴 적 동네 구석에서 구경한 야바위꾼을 볼 때처럼 정신이 혼미해진다. 영 믿을 수가 없다.


그러나 단언컨대, 나같이 의심 많은 소인배들도 갑자기 대인의 풍모를 보이며 기꺼이 지갑을 열게 할 카피가 떠올랐으니, 그것이 "김어준도 변신시키는 화장품"이다. 평소 딴지마켓 요원들이 몸소 체험하고 세심히 공들여 써 놓은 검증기사에 거짓부렁이 있다고는 눈곱만큼도 생각하진 않으나, 그것과는 별개로 작성자들의 피부를 눈으로 볼 수 없으니 일말의 아쉬움이 남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김 총수라 하면, 매주 파파이스로 얼굴을 내비친 지 어언 몇 년째, 이제는 전 국민이 이름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공인이 되었고, 전 국민의 반쯤은 한 번이라도 그의 얼굴을 봤을 테니 정말로 아주 좋은 실험대상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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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파이스에서의 김 총수는 때때로 본인이 광고하면서도 상품을 믿지 못하여 "이거 구라 아니야?"라며 딴지마켓 요원들이 애써 입점시킨 노고에 뒷통수를 때렸던 바, 아마존을 뛰어넘을 호기를 맞은 이때, 그 한 몸 바칠 필요가 있다. 마땅히 그래야만 한다. 스르륵 사태를 겪으며 "물 들어올 때 노 젓자"와 "명랑사회 구현"이 얼마나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있는지 몸소 체험했을 딴지이니, 도래한 사세 확장의 절호의 찬스를 그냥 넘겨보내서는 아니 된다. 다만 김 총수의 평소 행실, 본인은 쿨하다고 보일지 모르지만, 외부인이 보기엔 그냥 만사 졸라 귀찮아하는 그 행실로 볼 때 매일 매일 화장품을 바르고 그 변화를 체크하는 것을 기대하기에는 우려스러움이 먼저 드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본 필레기 조심스레 제안하는바, 당장 하루 기사를 쉬는 한이 있더라도 편집부와 마켓 요원들이 총출동, 크레인을 부르지 않으면 도저히 옮길 수 없어 보이는 그 육중한 몸을 긴급체포하여 편집부 회의실에 감금하고 주 1회 파파이스 진행을 위한 외출만 시키며 화장품 테스트를 시행하기 바란다. 일각에서는 김 총수의 피부가 의외로 뽀송뽀송하다는 주장도 제기되지만 그럴 리가 없다. 희대의 불온도서 <김어준 평전>에서 '그는 과하게 육식과 흡연, 여성 망사 스타킹에 탐닉하는 위인이다.'라 고발한 것처럼(문제의 불온서적이지만 이 고발만큼은 JTBC에 보내는 찬사를 나눌 수 있다), 왕성한 육식과 흡연을 자랑하는 이의 피부가 좋을 수는 없다. 그럴 수는 없는 것이다. 진정 그렇다면 이 땅에 정의는 어디 있는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계기임이 분명하다.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딴지마켓 요원들이 각고의 노력을 들여 입점시키고 이미 절찬리에 판매 중인 상품들이, 김 총수에게 '사용되어지는' 비극적 희생을 치름으로써 오히려 역효과가 나지는 않을까 하는 것이다. 모두가 예상하는 바와 같이 이 실험은 필경 김 총수에게도, 딴지마켓에게도, 화장품 회사에게도 회사의 존망, 아니 졷망을 건 실험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하기만 한다면, 4,900만 가카의 추종자는 물론이거니와 전 세계에 퍼져있는 해외동포 및 김 총수에게 고소 고발장을 날린 사람들마저도 어쩔 수 없이 그 효험에 놀라 구매할 것임이 분명하다.


딴지 요원들에게 '늙으면 왜 죽어야 하는가'라는 놀림을 받은 김 총수는 진지하게 이 제안을 받아보길 바란다. 노회찬 의원에게 이중 굴욕을 선사한 배우 유연석 씨에게, 환골탈태한 피부로 리벤지를 선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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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딴지마켓에 시급히 입점해야 할 상품이 있다.


딴게이들에게는 이미 '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의 땅', '황금의 엘도라도',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으로 알려진 'ㅎㄷㅎㄷ 매점'에는 유감스럽게도 성 기능을 향상시켜주는 약이 없다. 작금의 현실을 잠시 상기하자면, 남녀를 구분하지 않고 자신의 19금 시스템에 대한 고민이 한 두 가지쯤 있으나, 어디에 털어놓기 남사스러워 병원에 가는 것도 매우 조심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듣자 하니 일부의 사람들은 성인용품점에서 검증되지도 않은 약들을 구매하기 위해 007 작전을 방불케 하는 행보를 보이기도 한단다. 심히 유감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본인은 아니다) 좀 더 검증된, 합법적인 약물을 복용할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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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한 연유로 합법적이고 검증받은 약품의 입점 필요성이 충분히 설명되는 바, 이제 남은 것은 '누가 검증할 것인가?'다. 분명 자유게시판에서 자원봉사자를 받으면 사회적 지위나 체면은 헌신쩍처럼 내던지고 몸소 '즐기는 자' 모드로 자원할 딴게이들이 한둘이 아닐 것임은 추측할 수 있으나, 앞서 말한 것처럼 나 같은 소인배들은 좀 더 확실한 검증을 위해 믿을만한 사람이 필요하다. 누구인가, 이 대업을 이룰 자여. 몸소 가카의 뒤를 따를 자여.


심히 고민에 빠질 때 즈음 며칠 전 읽은 한 줄의 명문장이 떠올랐으니, 죽지않는돌고래 부편집장의 블로그에서 읽은 "오직 이성과의 합일을 위한 극단적 쾌락의 추구로 얻어진 여분의 재능"이란 문구다. (링크) 죽돌 기자가 이 호화롭고 사치스러운 문장으로 묘사하는 대상은, 딴게이들이 목 빠져 기다리고 있는 <초한쟁패> 연재의 주인공, '필독'이다.


비록 본 필레기 필독의 얼굴을 한 번도 본 적 없고 말 한마디 나눠본 바도 없지만, 이런 호화로운 수식어를 가진 인물의 풍모가 위대하지 않을 수는 없다는 확신이 든다. 남자란 생물은 본디 서로 경쟁 관계인 바, 또 한 명의 수컷인 죽돌 기자가 인정했다는 것은 태산같이 믿을 만한 수식어이자 신사끼리의 약속인 것이다. 그러므로 이 프로젝트를 담당할 인물로 적격이라 보인다.


다만 이미 위대하기 그지없는 인물에게 또 하나의 위대함을 선사하면 무슨 효과가 있나. 그런 합리적인 의문이 들던 차, '이 아이템이 흥할 필살기는 교차검증 뿐이다'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 우리는 늘 타인과 비교를 하고 산다. 시험 성적도 비교, 끌고 다니는 차도 비교, 목욕탕에서 힐끗거리며 비교. 본 필레기는 항상 연전연패하는 쪽에 속하지만, 가뭄에 콩 나듯 승리할 때도 있다. 흔치 않는, 덧없는 승리에 도취할 때만큼은 청와대의 고관대작이 부럽지 않다. 가카와의 외계어 대화도 이길 수 있을 것 같은 근거 없는 자신감이 충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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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 프로젝트에 적격인 인물이 한 명 더 있다. 평소 벙커깊수키 보다 소개 글을 더 재밌어하며 하라는 일은 안 하고 훔쳐 읽던 기억을 끄집어내 떠올린 한 문장이다. 죽돌 부편집장의 벙커깊수키 통합 9호 '편견 특집' 소개 글에서의 이 문장, "여자 요원들이 고자라고 놀려도 잘 참고(참고로 전 고자가 아닙니다)" (링크)


사실상 고백에 가까운 이 문장의 매력에 감정을 이입하여 동화되는 바람에, 속듯이 넘어가 벙커깊수키 9호를 충동 구매한 딴게이도 분명 있을 것이리라 추측하는 가운데, 적절한 명성과 사회적 지위와 신뢰도, 적절한 신체상태와 시스템을 가진 표본대상이 무려 부편집장이라는 사실이야말로 딴지가 드디어 민족정론지로서의 과업을 완수할 기회가 확실히 다가오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으로 보인다.


본 필레기, 사업적인 감각은 쥐뿔도 없지만, 벙커에서 커피 10억 잔을 파는 것보다 '청와대 쓰나미가 몰려올 때 노 젓기' 프로젝트 대성공이 TV조선을 인수할 수 있는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방법이라는 확신이 매우 강렬하게 들었다. 진짜 강렬하게. 머리 털 나고 처음 빨간 비디오를 볼 때처럼이나 강렬하게 말이다. 이미 위대한 자를 기준으로, 범인이 어디까지 위대해질 수 있는지 시시각각 라이브로 볼 수 있는 기회. 어떤가? 기자님들, 끌리시지 않는가.


여기에 희소식이 하나 더해진다. 퇴사한 것으로만 알려졌던 꾸물이 사실은 신진 불온서적과 희귀 엽색 자료 수집의 특명을 받고 일본으로 특파된 것이라는 소문이 암암리에 돌고 있는 바(편집부 주: 꾸물은 일본에서 계속 일하는 중입니다. 일본 특파원으로 갔으나 일본어를 못한다는 소소한 단점이 있어서 현지에서 공부 중입니다), 성진국 현지에서만 구할 수 있는 특급상품들과의 비교도 가능하니, 이 프로젝트는 그야말로 성공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이런 느낌이 팍팍 온다. 우주가 굳이 돕지 않아도 해가 동쪽에서 뜨듯, 김 총수가 고기를 먹듯, 가카가 곧 퇴진하듯 이것은 자연의 이치에 닿는다 감히 말 할 수 있다.


아무쪼록 초지일관 청와대만 바라보던 그 마음, 김 총수와 딴지 요원들이 행동으로 보여주길 바란다. 수 많은 딴게이들이 그 뒤를 따를 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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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이명박, 박근혜 씨 팔로미





빵꾼


편집 : 꾸물

Profile
조선사 교양서를 쓰고 있는, 딴지가 배출한 또 하나의 잉여 작가
딴지의 조선사, 문화재, 불교, 축구 파트를 맡고 있슴다.
이 네 개 파트의 미래가 어둡다는 거지요.

『시시콜콜한 조선의 편지들』
『시시콜콜한 조선의 일기들』
『시시콜콜 조선복지실록』
『시시콜콜 조선부동산실록』 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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