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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12월 30일 JTBC 정치부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국빈 방문’에 대해 잠시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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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정치부회의>

42분부터 나온다

 

지난 기사에서 언급했던, 헤어와 메이크업을 위해 촬영용 조명을 이용한 것, 전자레인지를 구입하게 해 호텔 방에서 음식을 해 먹은 것, 청와대 행정관과 일부 동행인들이 스위트룸을 사용한 것 이외에도 비상식적인 일은 많았다.

 

추가로 언급하자면, 청와대는 “대통령의 머리 손질과 메이크업을 위해서 반드시 등받이가 낮은 의자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호텔방에는 이미 화장대와 의자가 있었지만 대통령이 원하는 것과 맞지 않아 의자만 별도로 구매했다. 대사관을 통해 영국 현지에서 구매한 의자는 시가로 50만 원이 넘는 고가였다. 물론 이 의자도 딱 한 번 사용했다.

 

문제는 이와 같은 형식의 비상식적이고 일방적인 처사가 의전과 관련된 것뿐 아니라 행사를 진행할 때도 동일하게 나타났다는 거다. 아래 기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의 국빈방문을 비교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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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다른 부분은 각설하고 동포간담회 부분을 다뤄보겠다.

 

재외동포간담회는 타국에서 국익을 위해 힘쓰는 재외국민과 우리 동포의 노고를 치하하고 격려·위로하기 위한 행사다. 하지만 위 기사에서 묘사했던 것처럼, 런던 시내 중심에 있는 고급 호텔에서 치러진, 잘 짜인 각본대로 진행된 보여주기 식 행사에 불과했다.

 

질문할 사람과 질의내용, 대통령의 답이 모두 정해져 있었다. 제3자에게는 자유롭게 질의응답을 하는 것처럼 보였겠지만 내막은 그렇지 않았다. 사회자는 이미 정해진 순서대로 정해진 위치에 앉아 있는 사람에게 발표할 기회를 주었고, 대통령은 수첩을 꺼내 ‘열과 성의를 다해(?)’ 답을 읽어 내려갔다. 그렇게 대통령과 행사 진행자(사회자), 그리고 3명의 질문자가 혼연일체가 된 간담회는 순조롭게(?) 마무리되었다.

 

간담회에서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을 거라 기대했던 이들에겐 애초부터 기회조차 없었던 거다. 아무리 손을 들고 의사를 전하려고 해도 소용없었다. 국빈방문이 마무리 된 후에 여러 교민들이 “왜 먼저 손을 들었던 사람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느냐”고 민원을 보내왔지만, 사실대로 말하기에 너무나도 민망했다. 그건 누구를 위한 간담회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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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기자회견을 보고 있노라니, 3년 전에 있었던 재외동포간담회가 떠오른다. 기자들을 불러 놓고 정작 취재는 못하게 하던 기자회견엔, 잘 짜인 각본이라도 있는 듯 했다. 자연스러움을 연기하고 있는 느낌이랄까. 보도된 장면에서는 마치 대통령과 기자들이 마주서서 대화를 하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했지만 자연스러움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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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에게 휴대전화와 노트북, 녹음기 등을 지참하지 못하게 하고 촬영 또한 금지했던 이 기자회견은 누구를 위한 기자회견이었을까? 현재 보도되는 영상은 청와대에서 촬영·배포한 것이라고 한다. 속기록과 촬영된 영상들이 제공되기는 하지만, 기자회견에서 제대로 된 취재를 하지 못하게 하는 일방적인 소통방식이 또 다시 뭇매를 맞고 있다.

 

새해 첫 날, 신년 인사를 하기에도 께름칙한 요즘이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들을 전면 부인하며 한 해를 시작했다. “퇴진 날짜를 정해 달라”, “수사받겠다.”던 담화문은 탄핵을 피하기 위한 권모술수였다는 걸 스스로 입증해 보인 것이다. 씁쓸한 단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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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의 정석이라 일컫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뇌리를 스친다.

 

 

허핑턴포스트(Huffingtonpost Korea)에서 게재한 위 동영상의 주인공은 1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7명의 기자들에게 질문 및 추가 질의를 받았던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다. 단순 비교가 어렵다는 것은 잘 알지만,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도 제한 없이 자유롭게 묻고 답할 수 있는, 알 권리를 가진 이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가 제공되는, 시대에 걸 맞는 민주주의를 기대하는 것은, 어쩌면 무리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대한민국은 이렇게 또 한 해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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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RYAN

 

편집: 딴지일보 챙타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