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기사 추천 기사 연재 기사 마빡 리스트






새해가 밝았다. 그에 맞게 돗자리깔고 새해 경제를 전망해 보려 하는데, 어차피 맞지도 않을 거 전망 자체보다는 거기에 얽힌 이슈들을 같이 이해하고, 고민해 보았으면 한다. 이번 글에선 세계 경제를 다뤄보고, 기회가 닿으면 다음에(이라고 쓰고, 시간이되면...) 한국 경제를 예상하는 글을 써 보겠다.


HT1tAM_FqFdXXagOFbX3.jpg


현재로썬 올해 경제를 예측해 보라고 하면, 나는 “불안하게 긍정적”이라고 전망하겠다. 나만 꼭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니고, 경제학자라든지 유명한 투자자들이 이미 비슷한류의 발언을 내놓았다. 이 모순적인 것 같은 문장에는 두 가지 함의가 있다.


첫째, 굳이 긍정과 부정 중에 하나를 택일 하라면, 그래도 긍정에 가깝다는것과,


둘째, 그럼에도 긍정으로 보고 넘어가기엔 불안한 뇌관들이 너무 많다라는 점이다.


먼저 첫번째. 긍정에 가깝다라는 전망에는, 세계 경제를 이끄는 미국의 경제가 지금으로썬 꽤나 긍정적이라는 점이 있다. 트럼프 X 공화당 다수(상, 하원 모두 다수를 이루었다)의 콜라보는 현재로썬 기대가 많이 되는 조합으로, 법인세 인하, 인프라 투자, 투자고용 촉진, 규제완화와 같은 친기업적인 경제 정책들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 된다. 이러한 정책들이 장기적으로 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는 알수없으나,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경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스팀팩 같은 효과를 예상할 수 있다.


이를 반증하듯, 경기심리와 미래경제를 예측하는 주식의 가격은 계속 상승하고 있다. 미국 S&P와 같은 지수는 이미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고, 이에 힘입어 다른나라의 주요 주식시장지수 역시 힘차게 2017년을 시작하고 있다. 세계경제의 선두에 있는 미국경제가 호황이라는 것은 분명 세계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고무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RTR3A3UF.jpg


그럼 두번째, 이런 전망을 긍정적으로 단정짓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인가?


가장 큰 이유는, 지금의 긍정들은 사실 거의 대부분 막연한 전망과 당선인 트럼프의 발언에만 기인했다라는 점이다. 정치는 엄연한 현실이고, 트럼프가 수많은 공약들을 그 현실속에서 다 지킨다라는 건 매우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이다. 밖으로는 민주당과 협의를 해야하며, 안으로는 재정적자를 걱정하는 공화당 의원들을 설득하고, 함께 절충안을 모색해야하는 것이 정치이다. 이명박, 박근혜 때 한국경제가 안 좋았던 것이, 공약이 부족해서가 아니지않은가.


분명히 트럼프의 질주는 언젠가 현실의 벽에 부딪힐 것이고, 이런 벽에 부딪혔을 때 정치인 트럼프가 이를 잘 넘어갈지에 대해선 검증이 전혀 이뤄진 바가 없다.


또한, 미국 외 상황이 너무 좋지 않다. 지난해, 상반기 내내 중국경제는 경착륙 위협에 시달렸고, 하반기에는 브렉시트를 비롯, 이탈리아 은행 부실문제, 도이치방크 위기 등을 겪으며 유럽이 휘청거렸다. 3위의 경제대국 일본 역시 아베노믹스가 흔들렸고, 떠오르는 세계경제의 신형엔진인 인도는 화폐개혁 이후 혼란스럽다.


이들 중 어느하나도 아직까지 2008년수준의 경제 위기를 겪지않은점은 분명 다행이나, 이후 상황이 별로 나아지지않은 것 또한 사실이다. 그자체로 폭발하는 폭탄은 아닐지언정, 다른곳에서 경제위기가 발생한다면 언제든 같이폭발할 수 있는 장작 같은 위험성이있다.


37069848_-_30_12_2015_-_20.52.20_-_new_151230_2015_global_economy_tien-page-001.jpg


여기에 더불어 작년부터 본격화된 반세계화의 흐름은, 올해 더욱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 영국국민이 브렉시트를 선택하고, 미국국민이 트럼프를 선택했다고, 당장 이들이 큰 피해를 입진 않았다. 이는 다른나라에서도 세계화에 반대하고, 자국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정치세력이 득세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하며, 이러한 목소리가 각국에서 점점 높아질수록 무역마찰이 빈번해질 것이다.


모든 나라가 자국의 산업을 우선시할 때 보호무역이 발생하고, 이에대한 보복성 관세가 실시되면서 무역 전쟁이 시작될수있다. 이미 트럼프당선 이후 G2인 미국과 중국간의 무역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두 거인간의 힘싸움의 불똥은 이들과의 수출에 크게 의지하는 한국이나 베트남으로 옮겨가, 이들 국가들의  화폐가치를 폭락시킨 바 있다.


종합하면, 올해 세계경제를 트럼프랠리(트럼프 당선에 의한 일시적 경기상승)로 단정짓기엔 그 실체가 아직 명확하지 않고, 대외적인 악재 또한 산적해 있으며, 무역갈등의 불씨마저 남아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위협속에서도 긍정으로 결론내리는 데에는, 아직까지는 경제위기로 발전되는 명확한 시나리오가 잘 보이지않는다는 점이다. 경제위기라는 건 결국 금융자산의 가격들이 일시에 급속히 하락하여 시장에 패닉이 도래하는 상태를 의미하는데, 전제조건으로 버블이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2008년도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 직전의 미국에는 부실대출의 남발과, 이로인한 부동산시장에 버블이 형성되어 있었다.


그러나 현재로써는, 트럼프가 집권한 데에 따른 약간의 상승이 있었을지언정, 버블이라고 부를정도로 자산가격들이 크게 상승하진 않았다. 오히려, 2010년도 중반이후부터 매년 되풀이되는 경제위기설 때문에 이미 웬만한 악재들은 까발려질대로 까발려졌고, (대표적으로, 중국경제 경착륙설이 그러했다) 그럴 때마다 시장은 조정, 즉 하락하며, 거품을 없애왔다.


ppgfcwjajlsl6tzyhntn.gif


다시말해 2008년 경제위기 이후 세계경제는 그동안 거의 매년 위기설을 겪으며 단기 악재때문에 휘청거렸으나, 한 번도 완전히 넘어지진 않았고 위태위태 하면서도 한 해를 매번 넘겨왔다. 한 번도 낙관론 속에 버블이 형성될 여유가 없었고, 그렇기 때문에 경제위기에 준하는, 폭락을 할 만한 여건이 아직 덜 조성되었다는 것이다.


결국 올해도 세계경제는, 위협적인 상황들은 많이 겪겠지만, 아주 결정적인 위기만은 간신히 모면하며 무사히 넘기지 않을까 예상, 아니 기대를 걸어본다. 거시적 경제상황의 급변으로 많은 사람들의 일상이 갑작스런 고통을 받지 않기를.




추신

이렇게만 적고 보니, 사실 한국경제의 상황과는 동떨어진 부분이 많다. 이는 어디까지나 세계경제에 관한 전망으로, 사실 개인적으로는 한국경제에 불안한 점이 많다. 위에서 언급된 악재들의 중첩된 압박을 겪고있고(예를들어,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와 중국의 사드보복등으로 양쪽에서 싸다구를 동시에 맞고있는 유니크한 국가이다), 국내정치상황 악화와 가계대출폭탄 등으로 중진국인 주제에 미국이나 세계평균보다 낮은 경제성장률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한번 한국에 관한 글을 써 보고자 한다.






씻퐈


편집 : 꾸물

Prof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