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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아침부터 여까지 와서 동동 떨고 있나'라는 생각에 어떤 회유와 협박이 들어와도 거두지 않을 것만 같았던 반 총장에 대한 지지가 사라질 뻔했다. 당초 10시에 오겠다던 반 총장은 11시에 왔고, 사람들은 산골짜기의 칼바람을 정통으로 맞으며 각자도생해야 했다. '친구 놈은 알콩달콩한 연애를 하신다꼬 어젯밤 애인과 스키장으로 달려갔던데, 나는 왜 여기에서 유령처럼 배회하는가'라는 불평불만이 솟아나, '반기몬 고고 나발이고 작전상 후퇴하고 전기장판 속에서 누에고치나 되어볼까'하는 충동이 강하게 일 때쯤, 호환마마, 저승사자, 지구온난화보다 무섭다는 프로 원고추심러 죽지않는돌고래 편집장의 원고 독촉이 떠올라 그냥 기다리기로 했다. 툴툴대며 입이 대빨 나오고 있을 무렵, 혼란한 정신을 정화하기 위해 마을 유래비 앞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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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언젠가는 삼신산의 정기가 발동하게 되면 이곳에서 전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칠 수 있는 커다란 사람과 커다란 부자와 커다란 장수가 태어날 것이라는 전설이 오늘날까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이 영험한 땅에서 불순한 생각으로 투덜투덜대고 있던 자신을 반성하며, 마음을 비우고 이 땅의 좋은 정기를 한껏 받아 좋은 일(이를테면 딴지에 글을 쓴다든가)에 써야겠다는 건전한 다짐을 하였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마을은 풍수지리적으로 졸라 짱이란다.


반 총장의 생가는 충북 음성군 원남면에 위치한다. 과연 어떤 이유에서 이곳이 왕이 나올만한 자리라는 말일까. 양 교수는 인근 지리에 대해 "백두대간이 속리산 천왕봉에서 한남 금북정맥을 분맥하여 북진하던 중 음성 큰 산(보덕산)을 주산으로 행치마을과 인근을 자미원국으로 형성하여 대명당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어려우니 쉽게 해석해달라고 요청하자 양 교수는 "뢰천대장의 댓궁은 지천태의 향이 된다"라며 "지천태의 이기 해석은 먼저 갑신생이 귀를 받고 나중에 갑자생의 재를 예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갑신년에 태어난 사람은 정치하는 귀한 몸이 되고, 이후 갑자년에 태어난 사람 중에는 부자가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반 총장이 태어난 해는 1944년 갑신년이다.


일요시사 <생가-선영 풍수로 본 반기문 대권은(링크)


졸라 짱짱 슈퍼짱이다. 아 잠깐, 갑신년과 갑자년이 아닌 사람들은 떡고물 기대하기 힘든건..가?


반기문 마을의 컨텐츠라고는 반기문 생가와 반기문 박물관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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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환영대회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며칠 전 방문했었는데, 그때의 사진들이다. 박물관 안에 들어가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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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런 게 전부다. 빼곡히 적혀있는 포스트잇에는 "반 총장님 사랑합니다", "꼭 대통령이 되어주세요"라는 말이 주를 이뤘고, "정치하지 마세요 대한민국이 너무 썩었습니다"와 "과욕은 금물이다"라는 말도 있었다.


생가 마을에 처음 오신 분들은, 이 박물관을 어떻게 보셨을까? 관람을 마치고 나오는 분들에게 여쭤보았다.


"왜 지어놨는지 모르겠어. 안에 뭐 별 거 없던데?"


"아무래도 박물관 안에 내용들을 보고, 총장님이 자수성가하신 것이 참 대단하다. 역시 참 훌륭한 분이다. 하는 생각을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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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행사에는 늘 그렇듯, '누가 누가 현수막을 더 많이 거나' 내기를 하는 듯, 마을 입구에서부터 행사장까지 쭈욱 현수막이 이어졌다. 개중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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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분도 있었다. 과연 반 총장이 평소 사법시험 폐지에 대해서 생각이라도 한 적이 있을까? 워낙 공사가 '다 망하신' 분이니까, 어쩐지 번지수를 잘못 찾은 것 같은데.


당초 10시에 온다던 반 총장은, 11시에 온다고 변경 공지를 했다. 아침 7시부터 나와 준비하는 사람들도 있다던데. 게다가 9시 30분부터 이어진 식전행사로 풍물, 스포츠댄스 등이 이어졌는데, 추워 죽갔는데 저분들은 왜 저래야 하고, 사람들은 왜 보고 있어야 하는지 고문이 따로 없었다. 삼삼오오 모인 사람들은 칠순이 넘은 반 총장의 건강을 걱정하거나, 언론 지면에 오르내리는 여러 검증 보도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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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반 총장의 차량이 도착했다. 반 총장은 먼저, 선친의 묘소를 찾아뵙기 위해 올라갔고, 기자단과 사람들은 주최 측의 안내대로 사당 앞에서 준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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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과 환영인파들이 만든 줄에는, 근처에서 따로 놀던 아이들까지 차출해갔다. 그러고 보니, 인천공항에서 기자회견 할 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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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어디...? 난 누구...?"라는 표정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백인 남자아이'를 대놓고 서게 했던데, 반 총장님은 아무래도 아이들을 무척이나 사랑하시는 갑다. 알아서 밑에 사람들이 차출해오는 것을 보면.


아무튼, 기자단과 사람들은 20분 넘게 내려오지 않는 반 총장을 기다리며 떨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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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 앞에서는 이시종 충북지사도 일반인이었다. 충남지사는 반기문 스나이퍼로 나섰던데, 충북지사는 반기문 동아줄을 잡기로 한 걸까. 얼마 전에는 30분간 문재인과 담화를 했다는 기사도 봤는데. 충북지사 입장에서는 이래도 땡큐 저래도 땡큐인 대선 상황이라 하겠다.


그런데, 반 총장이 다른 길을 통해 행사장으로 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사람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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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르 행사장으로 몰려가야만 하는 혼선을 빚었다. 이럴 거면 왜 아이들을 차출해서 줄 세워뒀나. 동시에 터져 나온 다른 기자들의 "아이씨!". 불경한 말을 내뱉는 사람들을 보고 어쩐지 기분이 즐거워졌다. 취재진과 환영인파에게 혼선을 주는 반기문 측근 인사들의 진행은 입국 때부터 시작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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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귀국… 인천공항 입국·회견장소 놓고 취재진 혼선(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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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환영인파 앞에 반기문 총장 부부가 인사를 했다. 으음, 진짜로 포켓몬이라면 캡슐에 담아 세상에 내놓지 않은 채 나만 갖고 있고 싶다...


주최측은 여러 번에 걸쳐 "대통령 반기문 등을 연호하는 행위는 선거법에 저촉될 수 있습니다"라는 주의방송을 주었기에, 그런 연호는 나오지 않았다. 참석한 시민들께 '대선후보 반기문'에 관련된 질문을 던졌으나, 돌아온 대답은


"우리는 그냥 총장님 돌아오시는 행사에 반가워서 나온 거에요"


"앞으로의 일은 두고 봐야 되지 뭐. 아직 정치하시겠다는 말씀도 안 하셨고."


주최 측과 참가자들의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태도는, 음성뿐 아니라 충주에서 이어진 귀국환영대회에서 더 두드러졌다.


여러 지역 정치인들도 당연히 참석을 했다. 이시종 충북지사를 비롯, 이필용 음성군수, 경대수 국회의원이 차례로 축사를 했다.


이시종 지사는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기여하시고 금의환향하신 것을 감사드린다. 국민과 (충북)도민께 꿈과 희망을 주셨다. 특히 기를 살려주셨다"며, 본인이 "해외에 나갔을 때 처음엔 시큰둥하다가, 반기문 고향의 도지사라고 소개하면 갑자기 반응이 180도 달라진다"며, 그 덕에 어깨가 으쓱해졌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얘기 듣는 내내, 얼어있던 입이 헤 벌어지며 웃음이 자꾸 나왔다. 자꾸 실소가 터져 나와 받아 적는 수첩에 글씨가 괴발새발이 되었다. 경호원이 째려봐서 어쩔 수 없이 입을 다물었지만, 웃긴 걸 어떡해. 우리 반 총장님은 이제 퇴임하셨는데, 앞으론 해외 나가시면 시큰둥한 반응만 접하시려나. 이 지사는 "오늘 준비를 많이 했는데, 선거법 때문에 더 말을 못한다"며, 사실상 선거운동이나 다름없는 말로 마무리했다.

 

경대수 의원은 “세계평화와 인류번영, 큰 업적을 남기셨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대한민국이 북한의 핵 위협을 받고 있다. 한·미·일·중에 둘러싸여 국제안보와 경제분야 모두 위기다. 이럴 때 총장님의 경험과 경륜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총장님이 지구촌 곳곳을 다니면서 쌓아온 소중한 식견과 경험이 필요한 때다. 총장님이 어느 길을 가든 같이 하겠다” 했다. 반 총장님의 심복이 되고자 하는 간절함이 느껴졌다. “총장님의 자산과 경험이 조국 대한민국을 살리는 쪽으로 쓰여지기를 기도하겠다. 반 총장이 조국에 헌신하시길 기원하겠다.” 라는 말에선, "출마해!!!! 빼애액!!!!!!!!"으로 들렸다.


아, 반 총장 곁에 서려면 국회의원이나, 위 사진의 학생들처럼 최소 서울대 합격 타이틀은 있어야 하니, 서럽다. 음성군수와 사회자는 위 사진의 학생이 서울대에 붙었다며 3~4차례나 강조했다. 으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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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사 좀 빨리해. 추워...'>


대부분 지역민이 참석했던 음성의 귀국환영대회에서는 특별히 눈에 튀는 참석자는 없었다. 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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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통일산악회'라는, 순수한 친목모임이라는 단체에서 관광버스 3대를 대절해서 오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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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역주민께서는 '유순택 팬클럽' 패딩을 입으셨다. 좌중을 휘어잡는 포-쓰가 워낙 강려크해서, 필레기의 셔터는 퇴장하는 반기문보다 이 분을 자꾸 찍게 되었다. 지역에서 유 여사님의 인망이 매우 두텁다는 후문을 들었다. 어쩌면 유 여사께서 육영수 여사 정도의 지위에 올라설지도 모르겠다는 희망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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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행사가 종료되고 사회자가 식후공연을 소개했지만, 반기문과 함께 사람들이 퇴장해버림으로써, 단 두 명의 관객을 상대로 노래해야 하는 상황이 생겼다. 이분들을 그냥 '반기문 퇴장 브금'용으로 쓰려했다면, 차라리 그냥 AR을 틀지... 쓸쓸한 객석을 보고 있자니, 어차피 기자들 틈바구니에서 부비부비하고 있을 반기문은 제끼고 노래나 좀 듣다가 충주로 넘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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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맘 때 쯤이면 슬슬, 설 연휴를 맞이해 "고향 방문을 환영합니다." 라는, 귀성객들을 환영하는 현수막이 걸리는데, 1주일 전부터 충주 곳곳마다 이런 현수막이 쫘악 깔렸다. 행사 주최 측에는 지역의 오피니언 리더들이 총출동했다. 행사 준비 과정에서 불법 현수막이라는 지적이 들어와 시청에서 한 차례 철거했다가, 다시 설치가 되는 해프닝을 빚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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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에 입장하니, 지역 봉사자들이 태극기를 나눠주고 있었다. 완전 띠-용이었다. 생각도 못 했다. 왜 하필이면 태극기일까, 주최 측의 의도는 주의 방송에서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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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 행사는 시민 여러분들께서 직접 주최하신 '순수한' 환영행사인 만큼, 어떠한 정치적인 메세지나 선동을 자제하여 주시길 거듭 부탁드립니다. 특히 '대통령 반기문' 같은 구호는 선거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점 알려드리며, 혹시라도 반 총장님이 입장하실 때 그런 발언을 하시는 분은 경호원들에 의해 퇴장되실 수 있다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연호는 안 되지만, 박수나 여러분들께 나눠드린 태극기를 흔드는 것은 괜찮습니다. 이따가 반기문 총장님이 입장하실 때, 여러분들의 환영하는 마음을 태극기에 담아 흔들어 맞아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이 방송을 귀에 딱지가 얹을 정도로, 세뇌 수준으로 반복하는 통에 머리가 지끈지끈 아팠다. 주최 측의 분위기는 시민들에게도 퍼져, 인터뷰에 응하는 분들도 조심스러운 반응을 내비쳤다.


"정치도 아직 시작하신 분이 아닌데, 아직 뭐라고 하기엔 좀 그렇네요"


"이런 말씀 드리긴 좀 그렇지만, 좀 '대가 약하다.' 그렇게 보여서, 정치판에서 검증을 잘 마칠 수 있을지 걱정이 됩니다."


"지역 사람들은 반 총장님이 대선 출마 안 하시고 그냥 다른 일 하셨으면 하는 말도 많아요. 다치실까 봐."


반 총장님을 지지하시냐는 질문에는 모호한 대답이 많았다.


"아니 뭐 우리 충주사람들이야 다 반기문 존경하긴 하지. 그런데 지지는 두고 봐야 하지 않겠어요?"

 

"선거 그런 거 우린 몰라요. 우린 그냥 고향 분이 큰일 하고 오신다고 해서, 반가워서 온 거지 뭐."


주최 측이 가장 공을 들였던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반기문 입장 타임이었다. 사회자는 수차례나, "반기문 총장이 입장할 때 태극기를 흔들어달라"는 요청을 했고, 반 총장님이 드디어 도착했다는 소식이 들리자 어린이 합창단의 '나의 살던 고향은' 합창과 함께 사람들의 태극기 환영식이 이어졌다. 그런데, 온다던 반 총장은 입구에서 막혀 10분이 넘도록 들어오지 않았고, 노래는 이미 한 곡을 다 돌아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으며, 사람들의 태극기도 점차 힘이 빠졌다. 사회자는 시간을 벌기 위해 아까 했던 말을 또 반복할 수밖에 없었다. "도대체 언제 오는 거야?"라는 웅성거림이 들릴 때쯤, 반기문이 등장했다.



이거 할라꼬 그렇게 들들 볶았던 것이다. 아휴, 이런 거 안 해도 반 총장에 대한 존경심은 저절로 솟을텐데.


그렇지만, 필레기의 짧은 생각이었던 것 같다. 행사가 끝난 뒤에는 "반기문! 반기문!"을 연호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들렸고, 모호한 태도를 취했던 시민들의 반응도 조금 격해져서


"아, 당연히 지지해야지. 오늘 하신 말씀 들어보니, 지금 우리 한국에 필요한 분이 맞는 것 같은데."


"아예 그냥 당을 차리셨으면 좋겠어. 다른 당에 가면 또 늙은 놈들이 쫓아내거나 그럴까 봐 겁나"


"박정희 대통령 믿고 그 딸래미 뽑았는데, 알고 보니 초등학교 4학년짜리 수준을 뽑아서 화가 나더라고. 이제는 국내 말고 좀 세계적으로도 검증이 되신 반 총장 같은 분이 하셔야 하지 않겠어요?"


이런 의견이 더 자주 들렸다. 물론, 개개인의 의견을 취한 것이므로 전체적으로 확 바뀌었다고 말할 수는 없고, '이런 답을 주시는 분들이 더 많아졌다.' 라고 쓰는 것이 정확할 것 같다.


반나절 정도를 반기문과 함께 보낸 느낌을 정리하자면, 당연히 우리 반 총장님의 의지가 아니시고 그를 돕는 사람들의 실수이겠지만, 반기문 이외의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너무 부족했다. '순수한 환영대회'를 그림 좋게 만들려고 한 노력은 엿볼 수 있었지만, 어르신들 모셔다 놓고 10분이나 태극기를 흔들게 하거나, 기자들 기다리게 해놓고 홀라당 다른 곳으로 가버린다거나 하는, 크고 작은 장면들이 종종 있었다.


또, 반기문을 '지지할' 사람들은 아직 수면 아래에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고향 사람들도 이런 환영 대회에 나오는 것이 조심스럽다면, 전국의 유권자들은 지금 어떤 스탠스를 취하고 있을까. '거목 반기문'이 호된 비판을 맞은 뒤로, 반기문의 고향에서는 그를 우상화하려는 시도를 극도로 경계하고, 지지자들도 조심스러워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 '표를 주는 사람들은 수면 아래에 있다가, 선거날 나와 후다닥 찍고 가지 않을까' 하는 느낌적인 느낌이 본 필레기가 강하게 느낀 것이랄까.


그렇지만, 한계도 보였다. 사실상의 선거운동이나 다름없었던 두 차례의 반기문 환영대회. 이날, 수 시간을 기다린 사람들에게 반기문이 한 말은 새로울 것이 없었다. 반기문 관련 이야기를 동네 어른들부터 귀에 달고 산 나머지, 파블로프의 개처럼 "반기문이 뭐라고?"란 동네 아재의 질문에 "지지~에~지지~"라고 답하는, 본 필레기같은 무조건 반사적인 '지지~자'가 아니라도, 식상하게 들렸다. 고향이라서 그 정도로 때웠다면, 다른 동네에 갔을 때는 어떤 얘기를 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희망)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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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 오들오들 떨었더니 먼가 몸보신을 해야 할 것 같아, 귀가하는 길에 간을 도려내는 심정으로 지갑을 털어 장어를 먹었다.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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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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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지의 조선사, 문화재, 불교, 축구 파트를 맡고 있슴다.
이 네 개 파트의 미래가 어둡다는 거지요.

『시시콜콜한 조선의 편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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