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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0. 31. 목요일

독투불패 분노하샘













이 글을 쓰는 목적


조또 모르는 쉐리가 집 지으면서 몰라서 당한 점과 쉽게 돈 털리게 되는 과정을 알림으로써 여러분이 이 같은 일을 당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글의 내용


이 글을 쓰는 현재, 수도권의 외곽에 위치한 마을에 집을 지어 들어와 1년 째 살고 있는 나는 2011년 7월 입주 의향서를 제출한 이후부터 집이 내 마음에 들 정도로 완성이 된 2013년 8월까지의 일화를 써보려고 한다.(2012년 10월 입주)


또 명예훼손 고소가 들어올지도 모르기에 이 글에 나오는 이름/지명/업체명 등은 모두 허구여야 한다. 읽으시는 분들은 모두 허구로 알아주시길 바란다. 안 그러면 또 경찰서 들락거려야되는데, 이거 굉장히 귀찮더라. 이런 표현의 자유 조또 없는 나의 조국,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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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사랑하는 우리 님과~



누구와 어디에서 살 것인가? intro


일단 이런 질문부터 해보자. 나는 왜 집을 지으려고 하는 것이여?

 

1. 아이들이 개구쟁이여서 맘 놓고 좀 뛰게 하려고요.


→ 이런 분들은 아파트 1층도 함 생각해봐라. 정말 맘 놓고 뛸 수 있다. 물론 좀 어둡고 침침하지만. 2층에 뛰는 인간들 있으면 호통치면서 살 권리도 있고, 명절에는 선물도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2. 이웃들과 오순도순 살고 싶어요.


→ 아파트에서도 마음만 먹으면 이웃들과 오순도순 살 수 있다. 다만, 아파트 특성상 정착민보다 유목민들이 많아 정붙일 만하면 전세 기한 다됐다고 가버리고 발령났다고 가버리고 뭐 그런 일이 상대적으로 많기는 하겠다. 문제는, 주택으로 온다고 이웃들과 오순도순이 된다는 보장은 없다는 것. 너님 집 양 쪽에 가스통 할배가 살고 있을 수도 있지. 게다가 아파트와는 다르게 맨날 인사 해야되고 안부 물어오고 꼬치꼬치 물어오면 차라리 아파트가 그리울 걸?

 

아파트든, 주택이든 주변에 나랑 맞는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는 복불복인 것 같아.

 

동네 꼴통 아저씨는 나 같은 빨갱이랑 이웃인게 정말 싫겠지? 뭐 그런 거다.

 

프랑스에서는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서로 암묵적으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만, 정치/경제/종교가 생활에 모두 연관이 되어있는데, 차 떼고 포 떼고 다 떼면 남는 건 연예인(연예인 이야기도 하다보면 정치와 관련되더라.ㅡㅡ) 관련 증권가 찌라시 이야기랑, 육아 이야기(이것도 육아철학이 집집마다 다르니 은근 민감하다.ㅡㅡ;;), 집 이야기(그나마 이게 제일 공통화제다.). 아니면 정말 ‘밥 먹었어요?’ 정도가 되겠다.

 

3. 마당이 있는 집에서 살고 싶어요.


→ 마당이 있는 집에서 한 번 살아봐라. 남자 같은 경우 일주일에 서너 시간은 마당 관리하는데 시간을 투자하게 된다. 좋게 말하면 투자고 싫어하는 사람은 ‘허비’라고 하겠지. 잡초 뽑고, 톱질하고, 못질하고, 화초 물 주고, 손질하고 뭐 이러는 거 좋아하면 한번 살아보시기 바란다. 옛날 부모님들이 왜 마당을 쎄멘바닥(시멘트바닥을 그리 불렀다.)으로 발라버렸는지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

 

요즘, 마당이 있는 집 어쩌고 저쩌고 환상을 막 불어넣고 있는데, 냉정하게 잘 생각해봐. 마당이 있는 대신에 아파트 단지의 대형 놀이터와 근린공원은 없을 공산이 커. 놀이터와 공원이 있는 동네에서 주택 지을 수 있다면 정말로 부르쟈지.

 

4. 우리 아이에게 추억을 남겨주고 싶어요.


→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이 굉장히 섭섭해하겠다. 나도 아파트에서 자랐지만 추억 많다. 썅. 주차장에서 짬뽈하고 놀았던 기억나네.

 

결국, 집을 짓는 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몇 억을 들여 집을 지었으니 몇 억 상당의 행복이 굴러들어오겠지 생각한다면. 말이 된다고 생각하냐, 앙?

 

그래서 주택이든 아파트든 ‘누구와 어디에’가 중요한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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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와 어디에서 살 것인가? - 누구와?


괜히 가서 낙동강 오리알 되면 ‘아~ 아파트가 좋았었구나!’ 할 거다. 인간관계가 제로인 상태가 마이너스인 상태보다는 훨씬 편하니까.


알고 봐서 나쁠 사람도 없지만, 가~끔씩은 나랑 정말 안 맞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그 가~끔이 좀 자주 있지. 딴지스들이야 할 말은 하고 사는 스타일이니까 괜찮겠지만, 착하게만 살아오신 분들은 맨날 맨날 정신적/물질적으로 털리고 살 수도 있으니까 주의해야겠지?

 

그러니까 처음부터 나랑 죽이 잘 맞는 사람이랑 같이 추진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아, 응?


집 짓는 커뮤니티에 보면 학교 선배랑 바로 옆집에 지어서 즐겁게 지내는 집, 부모님과 한 동네에 지어서 살고 있는 집, 친구들끼리 지어서 지내는 집, 뭐 이런 저런 이야기가 나오더라고. 나도 친구들/주변사람들/가족들 중심으로 집 지을 사람을 찾아봤어.

 

친구들은 학교 졸업하고 결혼하고 취직하고 하면서 죄다 뿔뿔이 흩어져서 모이는 것은 거의 불가능. 물리적인 거리를 극복할 수가 없어.

 

직장 동료들은 주택이 좋을 것 같기는 한데, 본인은 싫다는 완곡한 거절이 주류였어. 쇼핑센터가 먼 것도 그렇고, 애들이 사교육의 중심에서 멀어지는 것이 두렵고. 나는 뒤쳐져도 상관없는데, 우리 애는 뒤처지면 안 되잖아 왜. 같은 이유로 나는 일부러 사교육 중심에서 멀어지려고 하는데. 이건 뭐 어떻게 설득이 힘들어. 나중에 내 멱살 잡고 나 때문에 우리 애 성적이 이 모양이라 그러면, 너 님 유전자가 원래 형편 없었다고 말하기는 뭐시기 하잖아?

 

가족들(그러니까 확장개념의 가족 말야, 알지? 울 엄니, 누님 등등)도 뭐 비슷한 이유로 싫다더라고. 싫은 것을 떠나서 오히려 막 나를 설득해. 왜 돈 들여서 더 구석으로 겨 들어가냐. 거기 가면 집 값이 오르겄냐. 주택은 환급성이 떨어진다. 나중에 이사갈 때 안 팔리면 어쩔래? 애 학원은 우째 보낼거냐. 그 돈이면 아파트를 구입해라. 등등. 다시 말해 이야기 꺼냈다가 본전도 못 찾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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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라구? 엉?

 

마음이 맞는 사람은 돈이 없고, 돈이 많은 사람은 마음이 안 맞고 뭐 그렇더라. 지금 생각하면, 그 때 만약 누군가 끌어들여서 같이 진행했으면 집 짓는 과정에서 나는 이미 원망의 대상이 됐을 것 같기는 하다.

 

결국 내가 아는 사람들과 집을 짓자는 생각은 석 달 만에 접었어.

 

결국 아내와 나는 그냥 우리 부부 단독으로 추진해보려고 그랬어. 인터넷의 주택 관련 카페에 가입해서 혹시 같이 지을 우리 또래가 있나 병행하면서 말이야. 이 당시에는 이미, ‘마음이 맞는 사람’의 범주가 확장돼서 친구나 지인이 아니라도 그냥 ‘집 지을 마음’만 맞으면 누구라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어.

 

차타고 30~4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시골 마을의 폐가나 농가 주택 구경도 하러 가고 그랬어. 그런데, 시골 마을에 가보니...


마을 중심에는 마을회관과 놀이터가 있고 그 주변으로 가가호호가 1차선 가량의 도로 주변으로 늘어서 있고 그 집들 주변은 논과 밭이 있는 형태가 대부분이더구만.


그런데, 마을 회관 앞 평상에 바글바글 걸터앉으신 어르신들을 보고 있으니까 도저히 마음의 준비가 안 되더라.

태생이 남들 한테 굽신굽신 못하고 말 주변도 없는데 영감님들 할매들하고 무슨 말을 하면서 지내야 되나 싶기도 하고. 솔직히 꽃보다 할배의 막내 백일섭 영감님과 비슷한 나이의 우리 엄니하고도 대화가 안 되는데, 거기 앉아 계시는 분들은 이순재 영감님보다도 더 나이가 들어 보이더라는 말씀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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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뭐 이런 식이지


이런 말 하면 영감님들 할매들이 날 죽이고 싶겠지만 그땐 그런 생각이 들었어. 내 생각에 그 동네에 이사 가면 우리 부부는 거의 동물원 원숭이처럼 어르신들의 관심거리+구경거리+이야기거리+안주거리가 될 것 같은 말도 안  되는 나이브한 생각이 들었지. 지금 생각해도 참 내가 못났었어. 슬쩍 돌아본 풍경으로 이런 생각을 하고 말이지.

 

변명을 하자면, 내가 알고 있는 어떤 분이 전원주택으로 이사를 갔는데 동네에 8집 중, 본인만 좌파/무교. 나머지 7집은 완벽하게, 완전히, 더 할 나위도 없이 모든 면에서 정반대인 사람들이란다. 아파트에선 나 말고 7집이 그러든 말든 별 상관없다. (아닌가? 최빠따가 살면 빠따들고 내려오려나...) 근데 주택은 안 그렇다. 차라리 모르는 편이 나았을 사람들 주변에 둘어 싸여 산다는 것. 그것 참 상생과 화합의 수련장이 되겠다. 죽을 때 사리도 한 가마니 나올지 모르겠네.


이런 이야기를 듣고 동네를 돌아보니 생각의 방향이 그랬었나봐. 뭐, 그 동네들과는 인연이 아니었나보다고 생각하고 넘어가자.

 

그러다가 주택 관련 커뮤니티에서 단독주택 마을을 만든다는 광고를 보게 됐어. 내가 사는 아파트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만들어진다고 하더라고.

 

이사 짝꿍을 찾고 있던 나에게는 아주 반가운 소식이었어. 새로 만드는 마을이니 들어오는 사람들도 어지간하면 30~40대 일 것 같고, 그러면 애들도 우리 애랑 또래가 잘 맞을 것 같고, 그러면 애들끼리 잘 놀게 될 것 같고, 그러면 어렸을 적 골목놀이 문화가 되살아날 것 같기도 하고, 왠지 새로 만들어지는 곳에 오는 사람이면 보수적인 사람은 그런 결단 못 내릴 것 같고, 그러면 수구꼴통보다는 좌파빨갱이가 더 많을 것 같고, 그러면 이웃들과도 이야기가 잘 통할 것 같은 그런 어이없는 긍정적 생각의 고리가 형성되었어. 설명회에 가보니, 다들 고만고만한 또래에 아이들 연령도 비슷하고, 그만하면 됐다 싶더라고. 그러면서 그 쪽으로 마음을 정하게 되더라고.


그렇게 나는 ‘누구와’라는 과제를 처리했어. 기대했던 좌파빨갱이는 나밖에 없었지만, 그럭저럭 잘 어울려 지내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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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 없이 놀러오세요~

 

누구와 어디에서 살 것인가? - 어디에?

 

어디에 집을 지을 것인가? 이것도 참 골치 아픈 문제다. 엄마 아빠가 재단을 하나 물려줬든가, 커다란 빌딩이라도 하나 물려줘서 불로소득으로 평생 먹고 살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직장에서의 거리도 따져 봐야 되고. 장소에 따라 땅 값이 다르니, 내가 가진 총알에 가늠도 해봐야겠지?

 

부동산 전문가는 두 가지 조건을 만족시키라고 이야기 하더라.

 

1. 최대 대출 한계는 1억.


맹박가카께서 맨날 조 단위로 말아드시니 일반 백셩도 억 단위는 이제 우습게 생각되는 시대야. 근데 1억대출이면 4%이자로 계산하면 이자로만 1년에 400만 원을 지불해야 되. 300만 원짜리 월급쟁이라면 12개월 일하고 1.5개월치 월급은 은행에 갖다 바쳐야 된다는 말이겠지? 그러면 가정 경제가 아주 팍팍해지겠지? 그래도 십시일반으로 어째 저째 운영은 되겠지만 이자만 내다가 관 뚜껑 닫게 되면 곤란하겠지? 원금도 갚아야 되고. 애들도 크는데.

얼마 이상 대출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그냥 포기한다는 마음의 기준을 만들어 놓아야 될 것이야. 그 기준은 최대 대출 1억. 그 이하면 더 좋고.

 

2. 최대 출퇴근 시간은 30분.


전에 TV 보니까 직장 코 앞에서 살다가 1시간 30분 지하철 타고 가야되는 시골로 집 지어서 간 사람이 있던데. 와그라노. 우짤라고 그라노.

 

가족을 위해 가장이 희생한다는 것이 정말 숭고하고 아름다운 미담사례랍시고 TV에 나왔겠지만, 좀 웃기는 얘기 아냐? 거꾸로 이야기해보자, 가족 구성원 중 누군가가 힘들고 괴로운데 가족 전체가 행복해질 수 있겠냐? 공기 좋고 물 좋은 곳에 살면 뭐하냐, 아빠가 첫차 타고 가서 막차타고 오는데.

 

(가카버전)내가 3년 남짓 하루에 지하철 왕복 4시간 타고 학교 다녀봐~서 아는데 거 졸라 쉽습니다. 완전 구라고, 4년 째에 결국 학교 앞에 방 얻었다. 학교 앞에 방 얻으니까 알바자리도 생겨서 용돈도 벌고 없던 여친도 생기더라. 좋더라.

 

대략 건물 평수에 600만 원 곱해서 대략 건물과 그에 따른 부가적인 돈을 대충 계산 해놓고 나머지는 거의가 땅값이니 잘 계산해서 절대 내가 마련할 수 있는 돈 보다 1억이 넘는 곳은 넘보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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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본격적으로 집 짓는 장소의 몇 가지 요소를 보자.

 

① 기존의 마을에 편입 vs 새로운 마을 만들기


-기존마을에 편입 : 여러분은 마을의 새 구성원이 되었다. 마을의 여러 가지 불문율이나 분위기를 파악하고 사람들과 즐겁게 잘 지내면 되겠다. 기존 마을에 편입하면 기존에 형성되어있는 인간 관계에 여러분들이 비집고 들어가야 된다는 것을 의미하니까 기존 마을에 따라 분위기가 다 다르니, 섣불리 판단하지 말고 분위기를 잘 살펴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그 마을에 '홍 반장'에 해당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과 잘 지내면 좋은 일이 많겠지? 그런데 그 홍 반장이 너님과 반대성향의 인간이라면 그 마을은 피하는 편이 좋겠지?


이사 오고 나서 떡도 돌리고 집들이도 하고, 아무튼 열라 힘든 시간을 보낼 것이 뻔하다. 개인적으로 우리의 이런 문화는 좀 바꿔야되지 않나 싶다. 이사하고 짐 옮기고 정리 전이라 집도 엉망인데, 잘 부탁드린다며 굽신굽신 떡까지 돌려야되다니, 이사 오는 게 무슨 죄냐?


지구 반대편의 어느 마을에서는 누가 이사온다 그러면 마을 사람들이 힘을 합쳐서 집을 지어서 선물해준다는데, 떡 안 돌리면 싸가지 없는 사람 소리 듣는 건 좀 아니라고 본다.


새로운 사회에 편입되는 그 불안함.(훈련소 나와서 자대 배치받았을 때를 떠올려봐라. 딱 그 심정일걸?) 그 불안함을 기존의 사회 구성원들이 따뜻한 마음으로 환영해줘서 불식시켜주고 사회로 받아주는 그런 문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아는 사람이 기존 마을에 이사 들어갔는데, 동네에서 뭐라 그랬단다. 이유는, 남들은 다 기름으로 난방하는데 왜 연탄 보일러 돌리냐고. 뭐 그런 일이 벌어지는 거다.


계약하기 전에, 이 마을에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는지도 좀 알아봐라. 너님이랑 안 맞는 사람들만 모여사는 마을에 들어앉았다가는 미네랄도 가스도 없는 섬에 내려앉은 커멘드센터 꼴이 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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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새 때문에 외로워진 가가멜


아파트는 그런 면에서, 환영도 없지만 텃새도 없기에 텃새 있는 기존 마을보다는 낫다고 본다. 아파트도 아파트 나름이겠지만. 아무튼, 기존 마을에 들어가는 건 그런 거라고 본다.

 

-새로운 마을 형성 : 여러분은 마을의 개척자가 되었다. 마을에는 아무것도 없다. 황량한 땅에는 아직도 공사폐자재가 널부러져 있고, 공사차량이 아직도 들락거리며, 마을이 완전히 형성되기 전까지는 기약할 수 없는 공사현장 인근에서 거주하게 될 거다.

 

사람 사는 데가 다 그렇지만, 사람이 많다보면 의견이 다르고, 서로의 욕망과 이해관계가 다르다보니 의견대립이 생기기 마련이다. 누군가는 양보를 해야 결론이 나는 치킨게임의 양상으로 가다보면 이웃이 아니라 웬수인 상황도 생기게 마련이다. 수직적 관계가 은연중 형성되어버리면 ‘보자보자하니, 내가 니 시다바리가?’ 이런 상황도 생기게 될 수 있다. 오해와 이해가 난무하는, 뭐 그런 곳이 되겠다. 일정 시간 동안 마을에 어느 정도 질서가 잡히기까지 이런 카오스와 아노미의 곤죽상태가 펼쳐질 것이다.

 

그러다가 카리스마적인 리더가 나타나 스스로 '홍 반장'을 자처하여 마을 분위기를 이끌어갈 수도 있을 것이고, 모두가 참여의식을 갖고 끝장토론을 통한 만장일치 중심의 직접민주주의 사회를 구축할 수도 있을 거다.

 

반상회 불참금 5000원 문틈으로 통장에게 내밀고 문 쾅 닫던 여러분들은, 코딱지만한 마을을 운영하는데에 맨날 회의회의회의, 회의의 연속이라는 직접민주주의의 이 지루하고 느리며 비효율적인 것 같은 상황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누군가에게 내 권한을 위임할 것인가? 아니면, 내가 직접 총대를 지고 뛰어다닐 것인가?

 

어느 사회가 그렇듯 유토피아는 없다. 슬기롭게 해결하지 못하면 인간관계가 틀어지게 되니 서로서로 인간에 대한 예의를 갖고 조심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깨진 쪽박은 다시 붙이기 힘드니까.

 

② 시골 vs 도시

 

시골 : 동네 사람들 대부분은 영감님과 할매들이고, 여러분들은 그 동네 새댁이 된다. 삼사십 어린 것들이 손주 내지 증손주뻘 되는 애기들 데리고 오면 엄청 귀엽겠지. 여러분들은 여러분들 아버지, 혹은 할부지 나이 되시는 분들에게 싹싹하고 예의바른 애기가 되면 문제 없이 지낼 수 있겠다. 농사 짓는 법도 알려주시고, 거두어들인 농작물도 나눠주시겠다.


취미로 밭도 쬐금 일구면서 가정경제에 보탬이될 수도 있겠고, 유기농 채소를 아이들에게 퍼먹일 수도 있으며, 아이들이 자연을 벗삼아 크는 것도 지켜볼 수 있겠다.


반면, 보통 시골은 교통이 안 좋아 출퇴근 시간이 늘어나는 점을 감안해야하고, 어지간한 도시에 도시가스나 지역난방이 들어와 있는 것에 반해, 시골에서는 주로 LPG나 백등유, 화목난로 등을 사용한다. 단가가 도시가스나 지역난방 보다 비싸서 겨울에 금전적인 부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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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수도가 많이 계발되어 연결된 곳이 많지만, 지하수를 사용하는 곳도 많으므로 잘 살펴보는 것이 좋겠지.


아이들이 학생이라면, 시골 학교는 대부분 시설이 훌륭한 편이고, 도시처럼 바글바글 거리는 학교가 아니라는 점도 고려해볼만하다. 사교육의 열기가 도시보다 비교적 덜 치열하다는 점에서 아이가 받는 스트레스의 양도 상대적으로 적기를 기대해볼 수 있겠다.

 

TIP : 여기서 잠시 팁.


혹시 시골에 집을 짓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시골의 폐가나 농가주택을 구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 싶어. 폐가라 함은 일단 집이 있던 자리니까 집터가 있어. 집터가 있다는 말은 수도랑 전기랑 기타 등등이 연결돼있거나 적어도 지하수라도 뚫어놨다는 말이겠지? 그러면 응? 인입비가 굳었네, 응? 거기다가 논이나 밭이나 임야를 집터로 만들면 계발부담금이라는 돈을 관청에다가 지불해야 되는데, 이 돈도 만만치 않아. 폐가나 농가주택 모두 땅의 용도를 변경할 필요가 없어. 집만 증축허가나 재건축허가를 받아서 다시 지으면 논/밭/임야에 맨땅에 헤딩하는 것보다는 수월하다고 해. 인간 친화력이 강해서 어떤 사람 사이에서든 잘 녹아들어갈 수 있다면 이 방법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도시 : 도시에 땅을 사면 천문학적인 돈이 사라진다는 것 정도를 알아두시고. 도시는 그냥 도시다. 돈이 남아돌고 시골이 싫으면 한 번 도시에다가 지어보자.



누구와 어디에 지을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다. 마빡에 올랐다고 주변 사람들 한테 자랑하고 썼더니 쓸데 없이 길어지는 감이 없지 않네. 


그럼, 다음편에는 설계에 대해 이야기해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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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투불패 분노하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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