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일 1월 25일
재클린 케네디가 나오지 않는 장면은 단 한 장면도 없는 이 영화는, 하지만 재클린 케네디의 전기 영화가 아니다.
이 영화는 본질적으로 존. F. 케네디(그는 영화 내내 거의 프레임의 외곽에서 떠돈다)의 죽음과 부재에 대한 영화이자, 그가 그의 ‘성채’였던 백악관을 떠난 과정 및 방식에 대한 영화다. 즉, 이 영화에서 재클린 케네디의 역할은 어디까지나 그 과정의 목격자이고 관찰자이고 대리인이고 대변인이고 집행자이며, 이것이 (여러 곁가지 치장들에도 불구하고) 영화 속 재클린 케네디가 JFK의 유령 또는 그림자로밖에 보이지 않는 이유다.
그리고 그것은 한 여성의 이름을 앞세워 그녀를 이야기하는 방식 중 가장 부당한 방식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
< 재키 > 적정 관람료 (9000원 기준) | |
인상 440원 | 재클린 케네디를 재현하는 나탈리 포트만 연기 구경 : 100원 그녀의 의상/헤어/악세사리 등 ‘재키 룩’도 구경 : 50원 더불어, 그 당시 백악관도 실컷 구경 : 30원 그것을 재현해낸 미술 : 30원 그리고 당시 기록화면(주로 흑백TV화면)을 재현한 기술 : 20원 케네디 암살의 디테일을 들여다보는 또 하나의 시점 : 80원 ‘무대 뒤’에서의 재클린 케네디에 대한 소정의 묘사 : 50원 빌리 커드럽, 피터 사스가드, 그레타 거윅, 존 캐롤 린치 등 신뢰감 높은 배우들의 존재감 및 연기 : 80원 하지만 결론은 나탈리 포트만에 의한, 나탈리 포트만을 위한, 나탈리 포트만의 영화 : 0원 |
인하 -1150원 |
기본적으로 이 영화의 중심을 이루는 사건/시간/공간적 초점이 누구에 맞춰져 있는가를 생각할 때, 이 영화는 분명 ‘재키’에 대한 영화가 아니다 : -120원 아닌 게 아니라, 이 영화에서의 백악관은 대통령 집무공간이 아니라, 흡사 팡테옹처럼 묘사되고 있음 : -0원 그 분위기를 내내 유지하는 무거운 현악 스코어 : -30원 그러면서도 애써 ‘재키’에 대한 영화이려 하는 모순 : -150원 그 핵심은 ‘재키’를 줄곧 뒤따르며 클로우즈업 하고 있는 화면구성 : -0원 하지만 클로우즈업이 곧 내면의 풍경이 되는 것은 아님 : -120원 만일 내면의 풍경이라 해도, 그 안에 담긴 것은 결국 ‘요절한 비운의 왕’ JFK에 대한 달콤쌉싸름한 추억’ : -150원 80 그 관점을 정리하는, 뮤지컬 ‘랜슬롯’ 주제가에 얹어진 ‘재키’의 모습은 (‘빛나는 순간’이라는 그 부르짖음에도 불구하고)처량하다 못해 기괴하기까지 하다 : -100원 결국 ‘재키’를 기억하고 정리하는 방식 역시, JFK의 장례식 및 인터뷰를 통해서 : -80원 하여 이 영화만이 발견한 ‘인간 재키’는 없음 : -200원 대신 ‘가장 아이코닉했던 미국의 퍼스트레이디’로서의 이미지만을 붙들고 고정시키려는 의지 뿐 : -200원 |
적정관람료 : 9000원 + 440원 - 1150원 = 829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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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원
편집 : 챙타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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