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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1. 1. 금요일

춘심애비




 

 








전자담배 가이드 2 - 기계 변천사 : 배터리 


일단 지난 편에서 들어온 질문에 대한 답변부터 가보자.


질문 1 : 아싸아 1빠...춘심이는 잘 있쮸우~~

답변 : 잘 있다. 너무 잘있어서 걱정일 정도.


질문 2 : 아직 커플이에요? [기억이 가물가물...]

답변 : 커플 맞다. 이번엔 안 차일 거다.


질문 3 : 전자담배에서 나는 연기가 간접흡연의 문제는 없는건지 궁금합니다.

답변 : 전자담배를 빨고 나서 내뿜는 연기는 사실상 ‘연기'가 아니기 때문에 담배의 간접흡연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담배연기는 폐에서 걸러지고 나와도 ‘연기'이기 때문에 환기를 시켜 내보내거나, 아주 넓은 공간에서 확산되지 않으면 그 유해성이 그대로 유지된다. 하지만 전자담배는 전편에 얘기했듯, 애초에 그 연기 자체가 유해성이 매우 적은데다가, 환기를 시키지 않아도 증발돼버리기 때문에, 일반 담배의 간접흡연에 비해 그 피해는 사실상 없다고 예상할 수 있다. 물론 이 부분은 아직 연구가 활발하지 않으므로 나중에 다른 결론이 나와도 난 모름. 암튼 상식적인 선에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질문 4 : vg도 부작용이 있음여 매스꺼움 소화불량등이 있습니다.

답변 : 이 부분은 좀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기본적으로 니코틴을 연기 형태로 흡입하는 과정 자체는 위의 소화활동에 방해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설이 있으나 이는 내가 자료를 제대로 안 모아봐서 단언은 못하겠고, 전자담배 액상에 따라 소화불량이나 위산역류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케이스들이 많다. 이것이 VG 때문인지, 향료 때문인지, 전자담배 자체의 문제인지를 확인하려면 다양한 케이스에 대한 실험이 필요한데 아직까지 그러한 자료는 찾아보지 못했다. 개인적인 견해로는, 코리투살을 먹고 소화불량에 걸리지 않았다면 VG의 부작용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암튼 알아서 각자들 조심해야 할 부분이고, VG가 그래서 부작용이 있다는 결론을 내기도, 완벽히 안전하다는 결론을 내기도 좀 애매한 실정이라고 이해하면 되겠다.


질문 5 : 전자담배가 치아에 미치는 영향이 궁금합니다.

답변 : 치과 의사가 필요한 부분이지만, 내가 아는 지식으로만 말하자면, 일반담배에 비하면 영향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겠다. 치아를 변색시키고 치석을 검게 만드는 물질은 타르 등의 다른 화합물질이지 니코틴이 아니다. 니코틴은 용해성이 매우 좋은 물질이라 그런식으로 결정을 이뤄 흡착되지 않는다.



이정도 하고, 이번 시간에는 전자담배 기계의 변천사를 훑어보자.


1. 전자담배의 시초 - 담배느낌 그대로



위 사진을 보면 대략적인 길이, 두께, 색깔 및 질감이 말보로 류의 일반 담배와 아주 닮아있다. 어떤 기술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대략적으로 기존에 있던 무언가를 기반으로 상상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아마도 기존 일반 담배의 형태와 특성을 레퍼런스로 삼을 수 밖에 없었을 게다.


이런 형태의 전자담배는 매우 초기부터 존재했고, 현재까지도 남아있다. 그도 그럴 것이, 대충 길거리나 흡연장소에서 이상하게 생긴 기계를 물고 빠는 거 보다야 위화감이 적을테니까 말이다. 초기에는 이러한 전자담배를 패키지로 구성하여 판매했으나, 요즘에는 제조 단가를 절감해서 1회용으로도 많이 판매한다. 미국 등에서는 주유소나 편의점에서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출처 : 에바코몰


이 사진을 보면 이런 형태의 전자담배의 기계적 구성을 볼 수 있다. 지난편에 말했듯이, 거의 모든 전자담배는 배터리-무화기-카트리지로 구성된다. 이 초기 형태 전자담배도 예외는 아니다. 과거 패키지로 판매했던 상품들은 배터리가 여러 개 있거나, 혹은 충전이 가능한 배터리였고, 요즘 판매되는 1회용 기기들은 배터리부터 카트리지까지 모두 1회용인 셈이다. 배터리 충전도, 액상 충전도 불가능하다. 그리고 이러한 형태의 전자담배는, 카트리지에 액상이 적셔져있는 솜이 들어있기 마련인데, 이 방식은 액상 사용이 비효율적이다. 카트리지 안에 있는 액상을 마지막 한 방울까지 알뜰하게 쓸 수가 없다는 의미.


장단점을 정리하면서 넘어가겠다.


장점

- 시각적인 위화감이 적다.(요즘 제품들은 얼핏 보면 그냥 진짜 담배같다.)

- 가볍고, 작다.

- 1회용 제품은 가격이 담배 1~2갑 정도 수준인데, 피울 수 있는 양도 그 정도라서 가격적으로 나쁘지 않다.(단, 미국 담배 가격은 1갑에 4~5천 원 내외라는 점을 염두하자. 국내 기준으로는 좀 비싼 거임)


단점

- 저렴한 무화기이기 때문에 연기량이 적어, 일반 담배에 비해 답답한 느낌이 있는 편이다.

- 액상을 내맘대로 바꿀 수가 없다.(단, 애초에 판매할 때 여러가지 향으로 판매하긴 한다. 중간에 못바꾼단 얘기)

- 액상 활용이 비효율적이다.



2. 보급화의 시작 - 510의 등장


출처 : 잔티월드


갑작스레 510이라는 숫자는 뭐냐는 분덜도 계실 거고, 사진을 보고 친숙함을 느낄 분덜도 계시리라 생각한다. 어떤 분덜은 저 괴상한 물체는 뭐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다.


극초기의 전자담배는 열거했던 단점들로 인해, 장기간 사용하기가 힘들었다는 단점이 있고, 한 가지 덧붙이면 초기 제품들은 액상을 따로 사서 충전하는게 아니라, 액상이 머금어져있는 카트리지 자체를 꽤 비싼 값에 팔았기 때문에 일반 담배에 비해 비싼 감이 있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기기의 표준이 슬슬 태동한다.


이 기계는 배터리와 무화기를 나사형태로 조립하는 방식이다. 그 나사의 생김새에 따라 510류, 808류 등의 표준이 발생했고, 이 표준들은 최근 대체로 510류로 취합되는 추세이다. 근본적인 차이는 없고, 그저 나사의 규격이 다를 뿐이다.


배터리와 무화기를 조립하기 때문에, 다양한 모양의 배터리와 다양한 모양의 무화기가 개발될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된다. 그리고 사용자는 맘에 드는 배터리와 맘에 드는 무화기를 조합할 수 있었다. 전자담배는 다른 전자/전기 기기에 비해 가격이 꽤나 중요하기 때문에(일반 담배보다 비싸면 아무도 안 살테니) 최신 배터리 기술이 집약되기엔 무리가 있으므로, 일반적으로 용량이 클 수록 배터리 크기도 커진다. 이 때문에 너무 큰 기기를 들고 빠는 게 쪽팔린 분덜은 용량이 작고 크기도 작은 배터리를 선택하게 됐다. 반대로, 신나게 피고 있는데 배터리가 없어 금단현상을 경험하는 분덜은 쪽팔림은 둘째치고 용량이 큰 배터리를 선택하고 말이다.


무화기 또한, 수없이 다양한 무화기들이 만들어지고 또 잊혀지고를 반복하고 있는 중이다. 어떤 사람은 성능이 떨어지더라도 저렴한 걸 선택하고, 어떤 사람은 돈을 좀 쓰더라도 연기 빵빵하게 나오고 고장 안 나는 걸 선택하고 말이다. 이러한 배터리+무화기 조립 형태는 현재까지 대세를 이루고 있으니, 배터리와 무화기를 따로 살펴보자.



3. 배터리의 진화



이게 가장 일반적인 510류 배터리와 충전기이다. 앞부분에 LED 빛이 나는게 배터리, 그게 낑궈져있고 USB가 한쪽 끝에 있는 게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USB방식 충전기. 대부분의 전자담배 애호가들은 현재 저런 모양의 충전기를 사용한다. 정확히는 충전기가 아니라 어댑터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충전기는 510류 배터리가 보급되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요즘 시대에 앵간한 인간들은 다들 스마트폰을 쓰고, 그러므로 대부분 USB충전기를 갖고 있기 때문에, 굳이 충전기를 따로 구매할 필요 없이, 저 USB 어댑터만 사면 손쉽게 충전을 할 수 있었기 때문.


저러한 배터리의 기본 형태는, 하우징 내부에 졸라 허접한 배터리가 낑궈져있고, 아주 허접한 기판이 붙어있어서 버튼부와 충전부를 제어한다. 저 버튼을 누르면 전류를 보내고, 누르지 않으면 전류를 보내지 않는다. 그러므로 전자담배를 피울 때는 저 버튼을 누르고서 흡입해야만 연기가 나오게 되는 것.


위에서 말했듯, 저 배터리는 아주 정직하게, 크기와 용량이 대체로 비례한다. 초심자 열분덜을 위해 단도직입적으로 설명하자면, 기본 용량을 650mAh로 보면 된다. 650이면 빡세게 피우면 하루를 못 피우는 양. 초기의 스마트폰을 생각하면 된다. 아침에 나가서 계속 신나게 쓰면 오후 쯤에 방전되는 정도.


그래서 점차 900mAh가 대세를 이룬다. 이정도 용량이면 거의 하루를 꽉 채워서 쓰거나, 저녁나절에 방전이 된다. 헤비유저들은 이 마저도 부족하기 때문에 1100이나 1300, 1500 등을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1100이 넘어가면 아예 두께 자체가 두꺼워진다.


위 그림을 보면 1100까지는 길이가 길어지다가, 1300, 1500은 두께가 두꺼워짐을 알 수 있다.


사실상 배터리에 대해서는, 이게 거의 전부다. 배리에이션이 다양해지기가 힘들어서, 보통은 색깔을 다양하게 하거나, 디자인을 조금씩 바꾸는 등의 차별화 전략을 만든다. 그러다보니 아주 디테일하고 단순한 기능들을 조금씩 추가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예를 들면 ‘잠금 기능'이 있다. 요즘 나오는 510류 배터리는 대부분 버튼을 5회 연타하면 전원을 아예 off시킨다. off상태에서는 버튼을 눌러도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주머니에 넣거나 가방에 넣었을 때, 다른 물체에 눌려서 방전돼버리는 일을 방지한다.


또 10초간 누르면 자동 off시키는 기능도 종종 보인다. 이 역시, 다른 물체에 눌리거나, 초보 사용자가 존나게 오래 눌렀을 때 방전되거나 기기가 과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편의 기능이다.


초기에는 이런 단순한 기능들만 붙다가, 요즘은 나름 진지한 기능들이 적용되기 시작한다. 어떤 기기들은 배터리 잔량을 LED전구로 표시하거나, 아예 간단한 패널을 통해 숫자로 보여주기도 한다. 더 진지한 기능으로는 전압을 조절하는 기능이 있는데, 이 전압 조절은 좀 어려우니 다음 시간에 따로 설명하겠다.


글타면, 이번 편을 보고 바로 질러버릴 수도 있을만한 독자덜을 위해, 구매를 고려할만한 최신 기술을 몇 개만 보여주겠다.


아, 그전에 가격정보를 요약하자면, 용량이 1000정도 되면 배터리가 3~4만 원 정도 한다. 용량이 적으면 싸지고 용량이 커지면 비싸진다. 그리고 잡다한 기능이 부가되면 당연히 비싸진다. 



1) 패스스루 배터리



패스스루라 함은, 들어오는 전원을 그대로 내보낸다는 뜻이다. 기존 배터리의 충전 어댑터를 다시 보면 알겠지만, 무화기에 조립되는 부분과 충전기에 조립되는 부분이 같은 부분이다. 그러므로 충전과 동시에 사용을 하는 것이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배터리 2개를 들고 다닌다.


그래서 이런 패스스루가 나왔다. 이건 충전기에 꼽으면 바로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배터리 잔량에 대해서 고민할 필요가 없다. 집이나 사무실에 있는 경우 충전기에 꽂으면 무한정 계속 피울 수 있으니 말이다. 형태에 따라 패스스루로만 쓸 수 있는 배터리가 있고, 미니USB나 마이크로USB 단자를 달아서, 평소에는 들고다니면서 쓰고, 충전기가 있으면 케이블을 연결해서 패스스루로 쓸 수 있는 제품들도 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쓰면서, 마이크로USB 단자가 달린 패스스루 배터리를 쓴다면, 별도로 케이블을 구매할 필요가 없으니 졸라 편할 거다.


이러한 패스스루의 장점은 한 가지 더 있다. 보통 전자담배 배터리는 앞서 말한대로 원가 절감이 중요하므로 그닥 고급 배터리를 쓰지 않기 때문에 완충시 전압이 점차 떨어져 방전 직전에는 0.5V 내외로 전압이 떨어진다. 전압이 떨어지면 무화기의 작동에도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배터리의 전력 잔여량에 따라 연기 발생량이 달라지고, 심한 경우 무화기의 수명을 단축시킨다.


패스스루는 배터리에서 전원을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충전기에서 직접 전원을 공급받기 때문에 아무래도 전압이 일정하다. 그래서 전자담배 사용자가 일정한 연기의 양과 질을 즐길 수 있게 해준다는 장점도 있다.


가격대는, 패스스루만 되는 경우(배터리 자체가 내장되지 않은 경우) 2만 원 정도이며, 배터리도 있고 패스스루까지 되는 경우는, 같은 용량의 배터리와 가격이 비슷하거나 몇 천 원~만 원 정도 비싸다.



2) 독(Dock) 충전기형 배터리



사진에서 보다시피, 충전독이 제공되는 배터리이다. 눈치빠른 분덜은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하시겠고, 사용 해본 분덜은 모두 공감하시겠지만, 대부분의 전자담배는 원기둥형이기 때문에 책상 위에 올려두면 막 굴러다닌다. 그래서 세워두자니 일반적으로 폭이 좁아 잘못하면 넘어지기 일쑤다. 충전독은 이러한 문제와 충전의 불편함을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고안된 대안이다.


기존의 배터리는 무화기와 연결하는 나사부분에 전류를 내보내는 회로와 충전회로를 모두 배치했던 데 반해, 이런 배터리들은 배터리의 반대쪽 끝에도 충전회로를 배치한다. 그래서 충전독에 꼽는 것 만으로 배터리 충전이 가능하다.


생각하기에 따라, ‘안 피울 때는 충전기 연결해놓고 피울 때만 무화기에 꼽고 쓰면 되는 거 아님?’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건 매우 당돌한 생각이다. 510류는 모두 나사형태로 조립되기 때문에 돌려서 빼고 돌려서 끼우는 과정이 필요하고, 이 과정은 수시로 행하기엔 아주 매우 심각하게 귀찮다. 조립상태를 유지한 채 독에 올려두기만 하면 충전이 되는 것과 그 편의성 면에서 비교하기가 어렵다.


패스스루 방식과 비교하자면 이 충전독 방식의 배터리는 두드러지는 단점을 지닌다. 그 단점은 바로, ‘비싸다’는 점. 그도 그럴 것이 패스스루 배터리는 그냥 배터리만 사는 거지만, 충전독 방식은 전용 배터리와 충전기를 같이 사야하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충전독 방식을 구매고려대상에서 아예 제외할 필요는 없다. 전자담배 시장은 아직 안정화되지 않은, 그러니까 매우 역동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시장이다. 그래서 원가가 동일한데도 유통 경로나 제조사의 배짱에 따라 가격 차이가 심하다. 아무 기능도 없는 배터리를 눈탱이 맞아서 구매하는 경우보다는, 충전독 배터리를 저렴하게 구매하는 편이 더 쌀 수도 있다는 얘기.


암튼 가격대는 같은 용량의 충전독 없는 일반 배터리보다 1.5~2배 가량된다.



3) MOD 배터리


출처 : ecigarettereviewed.com


이 기상천외한 건 뭔가 싶으실거다. 전자담배의 최전방에는 MOD라는 문화가 있다. 아마도 modify의 mod를 따왔을 것 같은 이 네이밍은, 전자담배의 모든 부품들을 사용자가 꼴리는대로 조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부품들만 구매해서 DIY식으로 조합하는 걸 의미했는데, 이 의미가 확장되고 있어 뭐라 딱잘라 정의하기가 어렵다. 암튼 그냥 ‘고급자용 부품들'이라고 보면 되겠다.


MOD 무화기는 다음에 설명하도록 하고, 이번엔 배터리만 보자. MOD 배터리의 가장 큰 특징은, 배터리 하우징과 배터리가 구분되어 구성된다는 점이다. 무슨말이냐고?


출처 : digitaltrend.com


수염난 아저씨가 들고 있는 졸라 큰 전자담배는 결국 위 사진과 같이 구성되는 셈이다. 어딘가를 열면 그 안에 위와 같은 건전지가 들어간다. 즉, 일반적으로 이해하자면 MOD배터리는 위와 같이, 별도의 건전지를 넣어서 쓰는 배터리라고 볼 수 있겠다.


이와 같은 MOD 배터리가 발생한 이유는 대충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우선 기존 배터리들은 물리적인 배터리가 일체형으로 돼있어서, 배터리 수명이 다하면 통채로 버려야 한다. 하지만 MOD배터리는 배터리 수명이 다하면 안에 들어가는 건전지만 새로 사면 된다. 불필요하게 버튼부, 하우징부, 회로부에 대한 비용이 절감되므로 일체형 배터리를 새로 사는 것 보다 훨 싸게 먹힌다.


또, 안에 들어가는 건전지를 직렬로 몇 개 넣느냐에 따라 전압이나 용량을 원하는대로 조절하기 용이하다. 안에 들어가는 MOD용 건전지는 여려개의 규격이 있긴 하지만, 이 규격은 사이즈에 대한 것이고 전압이나 용량이 매우 다양하게 출시된다. 그러므로 하우징만 사면 전압과 용량은 내 맘대로 구성할 수 있다. 이는, 여러개의 무화기를 쓰려는 사람에게 아주 유리하다.


그리고 이런 MOD 배터리는 디자인이 매우 다양하며, DIY식으로 디자인을 바꾸기에도 용이하다. 수많은 잉여 매니아들은 위의 수염아저씨처럼 별에 별 모양을 다 만들고, 실제로 나무로 만든 하우징, 도자기로 만든 하우징 등등 매우 아티스틱한 상상의 나래들이 펼쳐진다.


이 MOD 배터리들의 가장 큰 특징은 대체로 ‘비싸다’는 점이다. MOD배터리들은 대부분 소량생산되어 매니아층만을 노리기 때문에 모양이나 성능에 많은 신경을 쓰고 가격을 비싸게 책정한다. 일반적으로 아무 기능 없는 하우징은 3~4만 원 정도인데, 아무 기능이 없으면 사실상 이걸 살 필요가 없다는 게 중론이다. 일반적으로 좀 쓸만하다는 MOD배터리는 하우징이 8만 원 정도 이상. 비싼건 20~30만 원까지 올라간다. 그렇게 비싼 애들은 아주 고급스러운 전기제어 기술이 들어가거나, 예술작품 수준의 디자인이 들어간 경우.


하우징 안에 들어가는 건전지는 1알에 몇 천 원에서 2만 원 정도 한다.


생각하기에 따라, 이게 엄청 비싸보여도, 배터리 수명이란게 몇 달~1년 정도이기 때문에 분명 교체를 해야할 시기가 오게 되고, 하우징의 회로가 망가지지만 않으면 건전지 알만 바꾸면 오래 쓸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보면 그리 비싼건 아니다. 게다가 건전지 알을 여러개 사두고, 알카라인 충전지 충전하듯 쓰면 관리가 용이하기 때문에 아주 본격적으로 전자담배에 빠져든 사람이라면 결국엔 MOD로 오기 마련. 나중에 또 얘기하겠지만 MOD 무화기는 또 다른 세계라서 오타쿠 기질이 있는 사람이라면 결국에 한번은 관심을 갖게 될게다.



5. 마무리


이제 정리해보자.


진짜 담배처럼 생긴 전자담배는, 가벼운 마음으로 써볼 사람들이 1회용을 구매해보는 정도만 하자. 저걸 패키지로 사는 건 결국엔 돈을 버리는 일이다. 국내에는 1회용을 팔지 않으므로 결국 해외 거주자들에게 해당하는 얘기가 되겠다.


그 외에는 기본적으로 510류 배터리만 염두하면 된다. 이걸 기본으로 패스스루나 충전독을 쓸지 안쓸지, MOD까지 가볼지 말지만 고민하면 된다. 일단 시험삼아 사본다면 첨부터 복잡한 MOD를 사는 것 보다는 아주 기본적인 510류 배터리를 하나 사보길 권장한다. 쓰다보면 본인의 성격에 어떤 기능들이 더 필요한지 감이 올거고, 그 감을 찾는 데 까지 2~3만 원 정도를 수업료로 냈다고 보면 되겠다. 이미 전자담배를 좀 써봤고, 뭔가 아쉬움을 느끼고 있다면 MOD를 파볼 필요가 있겠다.


하지만,


사실 전자담배의 핵심은 배터리가 아니라 무화기이다.


그러므로 아무리 맘이 급하더라도, 일단 다음편에 무화기의 변천사를 훑기 전까지는,


아무도 지르지 마!


역시 다양한 질문은 댓글로 남겨주시라.


끝.



P.S.


언론들이 딴지 독투를 모니터링이라도 하는 양, 몇몇 언론에서 전자담배의 유해성과 관련된 보도가 나왔길래, 이에 대한 단상을 정리한다. 일단 기사링크는 다음과 같다.


10.JPG

SBS뉴스 전자담배는 괜찮다?…검사 결과 발암물질 '폴폴'

http://news.sbs.co.kr/section_news/news_read.jsp?news_id=N1002058538


전자담배의 유해성에 대해서는 국내외에서 끊임없이 의문이 제기된다. 그도 그럴 것이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방식의 제품이 나오고, 이들에 대해 국가기관의 인증 및 검증을 시행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있지 않기 때문이다. 즉, 제도가 기술의 발전 속도를 못 따라가고 있는 상황이고, 그러므로 '이미 출시된' 제품에 대한 검증이 사후에 이뤄질 수 밖에 없는 구조 탓이다.


그렇게 한 가지 기술에 대해 문제가 발견되면, 또 다른 제품이 이미 나와있을 수도, 혹은 곧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다.


또한 너무나도 많은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는데, 검증기관에서 이 모든 제품을 전부 구매해서 검사할 수가 없기 때문에 그 검증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간에, 그게 내가 쓰고 있는 전자담배에도 해당되는 얘긴지 아닌지 알 수가 없다.


그러한 고로, 앞으로 수없이 보게될 이런 류의 기사를 판독하는 방법을 내 나름대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실험 및 검증 과정이 얼마나 구체적이었는지를 보시라. 설명이 없으면, 판단은 일단 유보하면 된다.


위 기사의 경우 마치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무슨무슨 물질이 더 많은듯 표현돼있는데, 담배는 1개비로 정확히 양이 표기된 반면 전자담배는 몇 밀리리터의 액상을 무화시킨 것인지에 대한 표기가 없다. 더욱이, 어떤 액상을 어떤 무화기로 실험했는지도 정확치 않다.(다음편에 말하겠지만, 영상에 나오는 무화기는 실제로 다소 위험할 가능성이 높은 구조이다.)


막말로, 일반담배 1개비와 비교한 양이 전자담배 액상 한 통 전체인지, 한 모금인지, 담배 1개비를 빨 때 필요한 흡입량을 정확히 동일하게 적용한 것인지 전혀 설명이 없다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위해서라면 이 자료는 기각하는 것이 옳다.


둘째. 그래서 일반담배에 비해 얼마나 나쁘고 얼마나 덜 나쁘다는 것인지가 중요하다. 


위 기사는 이 부분이 얼버무려져있는데, 인터뷰한 아저씨의 말을 들여다보면, 일반담배보다는 독성물질의 양이 '적다'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다. 생각해보자. 일반담배는 동네 편의점에서도, 섬마을 쩜빵에서도 판다. 그 얘기는 '전자담배가 실제로 위험하다 한들, 그렇게 아무데서나 사고 피울 수 있는 일반담배보다는 덜 위험하다'는 얘기다.


저 논리가 통하려면, 일반담배에 비해 전자담배가 명백히 무분별하게 사용되며, 유통판매 및 사용에 통제가 안 된다는 전제가 성립돼야한다. '조금 덜 위험하지만 훨씬 통제가 안된다. 그러므로 결론적으로 위험하다'는 논리여야지, '조금 덜 위험한데, 상대적인 양이 아니라 절대적인 양이 중요하므로 위험하다'면 일반담배는 애초에 판매금지유해식품이 됐어야 옳기 때문.


저런 투의 행간이 존재한 이유는 아마도, 전자담배는 '실내에서도, 금연구역에서도 피울 수 있다'는 '인상'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자담배는 명백히 성인만 구매할 수 있고, 니코틴 액상에 책정되는 세금의 비율도 매우 높은 편이다. 즉, 일반 담배에 비해 '통제'가 약하다고 볼 수 있는 지점은 오로지 '금연구역에서 피울 수 있냐 없냐'는 문제 뿐이다.


이렇게 되면 위 보도의 결론은 '전자담배도 금연구역에서는 금지돼야한다'고 나야 옳다. 하지만 보도의 뉘앙스는 분명 '전자담배의 유해성' 그자체만을 향해있다. 흡연가의 입장에서 보자면 '담배 끊으려고 전자담배로 가려고 했는데, 그러지 말아야지'라는 결론을 내고 싶어하는 의도가 느껴진다는게다. 즉, 앞서 밝혀진 정보와 그 결론이 서로 논리적으로 상응하지 않는다.


정리하자면, 믿을만한 검증은 이렇게 이뤄져야한다.


<시장 점유율이 XX.XX%로 가장 높은 XX사의 니코틴 액상 18mg 제품을, 역시 시장점유율이 XX.XX% 로 가장 높은 XX사의 XXX무화기에 담아 실험했다. 담배 1개비를 피우는데 평균적으로 XX리터의 공기 흡입이 필요함을 전제로, 같은 양의 공기를 흡입하는 조건으로 30회 반복실험하여 평균을 낸 결과 담배 1개비에 비해 전자담배는 각 유해물질별로 이러이러한 차이를 보였다.>


이런 류로 검증된 결과가 아니면, 일단은 양쪽을 다 의심하길 바란다.


진짜 끝.






춘심애비

트위터 : @miiruu


편집 : 홀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