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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삼촌 추천8 비추천0

2013. 11. 07. 목요일

보리삼촌







애니콜.jpg


1998? 99? 무렵이었을 거다. 고등학생들도 전부 휴대전화를 가지고 다닐 정도로 대중화되기 시작한 게. 약정 기간만 정해두고, 무료로 기계를 나눠 주었기에 휴대전화는 곧장 우리의 일상으로 들어왔다. 당시 우리 반 50명의 아이들 중 90% 이상이 소지를 할 정도로 말이다.


기억나는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다. 당시 한석규와 전지현의 SKT 광고가 처음 나왔을 무렵인데 CF에 전화번호가 노출이 되었다. 바로 전화를 걸어보니 전지현이 지하철 소리가 들리는(?) 시끄러운 곳에서 "여보세요"를 여러 번 외치다가 "아~ 광고 보고 전화 하셨구나?" 하면서 홍보 멘트가 이어지는 자동음성이었다. 


다음 날, 한 친구에게 전지현 전화번호를 알려줬다. 물론 처음에는 안 알려주는 척 하다가 '너니까 가르쳐 주는 거야'라며. 바로 전화를 하라고 했고, 그 친구는 감격에 겨운 표정이었다. 세상 모든 것을 다 얻은 듯한 표정으로 전화번호를 누르더니 이내 수화기에 귀를 대고 집중했다. 곧 들통이 날 장난인 줄 알았는데 그 친구는 잠시 후 바로 전화를 끊어 버렸다. 전지현의 "여보세요"만 듣고 좋아서 흥분해 버린 것이다. "진~~짜!! 전지현이다, 전지현~~!!!" 온몸을 부르르 떨며 흥분함과 동시에 누구에게도 들키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이내 아무렇지 않은 듯 입을 꾹 다무는데 그 표정이 정말 재밌었다.(그렇게 아끼고 아끼더니 다음 날 전화를 걸어 보고서야 눈치를 챘다.)



나의 첫 휴대전화


나의폰.jpg

나의 첫 휴대전화 SPH-A2100 


나는 2001년도에 처음 휴대전화를 장만했다. 2001년 대학에 입학했을 때 과대표가 되었는데 연락이 안 되어서 힘들다는 얘기를 동기들과 선배들에게 하도 들어서였다. 어머니와 손을 잡고 올림픽호텔의 1층에 있는 판매점에 갔었는데 약 22만 원 가량의 거금을 준 것으로 기억한다장혁이 광고하는 것으로 당시의 다른 폰들에 비해 상당히 작고 컴팩트한 모델이었다. 참 편리했던 것 중 하나가 '문자 답장' 기능인데 다른 친구들에 비해 늦게 산 덕택에 내 폰에만 있는, 자랑할 수 있는 기능이었다


당시 문자 한 통의 전송 요금은 30원이었다. 문자도 많이 사용하면 은근히 요금이 부담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최대한 40자(80Byte)를 꽉 채워 보냈다. 이렇게 적었다가 지우기도 하고, 저렇게 적었다가, 다시 고쳐 쓴 다음 전송. 문자 한 통 보내놓고 답을 기다리는 기분이란 편지에 비할 바 아니겠지만, 요즘 주고 받는 카카오톡과는 다른 맛(?)이 있었다.


당시 통신사는 LGT였는데 SKT10초에 21원이라는 것에 비해 10초에 18원이라는 메리트가 있었다. 하지만 타 통신사에 비해서 잘 안 터져서 속이 터지는 사람들이 많았다. “LG 쓱으따라는 말이 참 많이 나돌았지만 나는 꿋꿋이 사용했다. 



발신 번호 표시 서비스(caller-ID service)의 시작

 

같은 해 41일인지, 51일인지 헷갈리지만 어쨌든 봄이었다. 그 날 자연대학 코트에서 농구를 하고 있을 때, 골대 아래에 뒀던 전화가 울리길래 잠시 멈추고 전화를 들었다.


☎전화 왔습니다

류혜정 019-571-3735 


혹시 눈치 챈 분들이 계신지? ! 그렇다. 이전에는 전화기 마크와 함께 전화 왔습니다”만 떴었다.(전화기 마크가 뜬 건 내 전화기만 그랬는지도...) 그 날 처음으로 발신자의 번호와 함께 이름(전화번호부에 등록이 되어 있었으니)이 뜬 것이다.(LGT의 경우인데 타통신사보다 서비스 개시가 빨랐던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농구를 하는 도중에 받았기에 급히 용건만 확인해야 했다. 전화를 받자마자 다짜고짜 다급한 목소리로

 

혜정아!! 왜?!!”

 

“..........???”

 

혜정아?!!”

 

혜정이는 너무 놀랐던 것이다. 지금 생각으로는 이 상황이 이상할 수 있다. 하지만 전화기 액정에 발신자 정보가 뜨지 않던 시기를 떠올려 보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전화를 걸면 대개 받는 사람이 먼저 여보세요?”처럼 받았다는 의사 표시를 한다. 그 후 건 사람이 여보세요? 나 홀짝인데~”처럼 본인이 누구인지를 밝히면서 얘기를 시작한다. 혜정이가 내게 전화를 걸면서 당연히 전화를 받았고, 얘기할 준비가 되어 있다라는 의미를 담은 나의 여보세요?”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 과정을 건너 뛰고, “혜정아 왜?!”라며 용건으로 넘어가니 이 어찌 당황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당황.jpg

이 표정은,,, 오버다.


“보리삼촌 맞나?”

 

, 난데?”

 

...낸지 우째 알았노?”

 

? 그러게? (.....생각 중....) 받을 때 보니까 니 이름이 보이던데?”

 

?! 내 이름이 떴다고?”

 

이 대화 어디서 끊어야 할지 모르겠다. 뎅장여튼 요지는 발신 번호 표시 서비스가 처음 시행된 게 그 시기라는 거다. 114에 바로 전화를 해서 “이거 뭐에요?”라고 물으니 새로 시작한 서비스라며 한두 달은 무료란 답을 들을 수 있었다. 무료가 끝나자마자 곧 ‘2000이라는 거금의 유료 부가서비스가 되어 표준요금제 옆에 착 달라붙었다. 비싸지만 거부할 수 없는 서비스였다.(가~끔은 전화벨이 울릴 때 '누굴까'하는 생각에 설레며 전화를 받았던 그 감정이 그립기도 하다. 아~주 가끔) 



휴대전화 판매를 시작하다


전역을 하고 첫 아르바이트를 한 게 휴대전화 판매였다.(비록 2주지만) 기본급 80만 원 + 영업수당의 조건이었다. 은행 안에 자리를 잡고 매니저에게 배운대로 영업을 시작 했다대기표를 뽑고 기다리는 사람들 곁에 다가가 말을 붙였는데 이 사람들은 어차피 자기 차례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기에 말을 잘 들어준다.

 

혹시 핸드폰 요금 얼마나 나오세요?”

 

“3만 원 정도? 많이 나오면 4만 원요.”

 

고객님 지금 그 정도 요금이면 기계 공짜로 하실 수 있어요. 지금과 똑같이 요금 내시고, 새 기계 쓰세요. 이건 한 달에 35000원 내면 돼요. 그리고 통화도 600분 제공 되거든요.”


핸드폰 요금이란 게 개인의 사용 패턴에 따라서 요금이 다양하게 나온다. 사람마다 다른데다, 한 명이 어떠한 요금제를 선택하느냐에 따라서도 다르게 나온다. 비슷한 사만 원대의 요금이 나오는 두 사람이 있다고 치자. 한 사람은 문자 요금이 비교적 많이 나올 수 있고, 한 사람은 통화 요금이 많이 나올 수 있다. 그리고 한 달 발신 통화량이 300분 가량 되는 두 사람이 있다고 치자. 표준 요금제로 300분을 쓴 사람과 파워 9원 요금제(예전 LGT 요금제로 28,000원 기본 요금에 통화는 10초 당 무조건 9)로 쓴 사람은 요금이 다르게 나온다. ~우 당연한 얘기다. 고로 위의 대화는 엉터리다. 저 말에 휴대 전화를 바꾸는 사람들이 있을까?

 

그런데 말도 안 되게 많다. 평소 내는 요금과 비슷한데 기계를 바꿔준다고 하니, 그리고 600분을 제공한다고 하니 솔깃했나보다. 그런데 이건 엄연히 사기였다. 당시 저 요금제가 무료600’이라는 이름이었는데, 중요한 건 평일 200, 주말 400분해서 600분을 준다는 거다. 물론 판매할 때 저 사실은 얘기하지 않는다. 그 때 폰을 바꾼 사람들은 나중에 깜짝 놀랐을 거다. 표준 요금제로 요일 신경쓰지 않고 일상적으로 썼을 때 나올 4만 원의 통화량을 그대로 적용하면 훨씬 많이 나왔을 테니까.

 

점장에게 저 사실을 있는 그대로 얘기해 줘야 한다고 했지만 점장은 먼저 물어보는 손님이 아니면 굳이 얘기하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 나는 손님들에게 굳이 얘기를 해 줬다. 고로 내게 설명을 듣는 사람들은 휴대전화를 바꿀 이유가 거의 없었다. 나는 영업 실적이 거의 없었고, 얼마 되지 않아 짤...

 

휴대전화 자체에 크게 관심이 없었는데 그래도 영업을 얼마 간 했었다고 요금제에 대해서 조~금 알게 되었다. 현명한 소비자가 되기 위해 내가 어떤 요금제를 쓰면 좋을지 아는 정도로만.

 

표준요금제에 휴일할인과 야간할인 옵션을 붙여 사용을 하니 이전보다 부담 없이 통화를 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문자비도 만만치 않게 나온지라 아예 사촌 동생 명의로 청소년 문자 무제한 요금제로 바꿔 버렸다. 25000원에 약 110분의 통화와 문자 무제한. 그래서 거의 문자로 소통했다.



최고의 요금제와 부가서비스, TTL 지역할인과 T끼리 T내는 요금

 

그러다 어느 날 친구의 요금제를 알게 되었다. 그건 바로 SK텔레콤의 TTL 지역할인. 그게 그렇게 좋아 보이는 거다. 기본료 15,500원에 10초당 18원인데 특정 지역에서는 반값이라 통화료가 10초당 9원이다. 그런데 지역과 상관없이 공휴일도 반값이라 9, 또한 심야시간(00~06)도 반값이라 9, 저녁시간(21~24)16. 특히 지역은 최대 2곳까지 지정할 수 있었다. 물론 추가로 1,500원이 붙긴 했지만.

 

번호 이동(통신사 기준의 용어, 소비자 입장에서는 통신사 이동)의 때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단말기 값이 저렴하게 나오질 않아 결국 기존 번호를 버리고, SKT에  0, 2년 약정의 조건으로 신규 가입을 하였다드디어 TTL 지역할인 요금제를 사용하게 된 것이다.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지역으로 우리 집 앞에 있는 대학교와 우리 학교 두 곳을 지정했다. 이렇게 지정을 하면 대학교 안은 물론이거니와 밖에서까지 할인이 적용 된다. 학교 안에서 할인을 받지 못하는 경우는 없어야 하기에 넉넉하게 기지국을 설치해 놓은 것일텐데 영향을 미치는 거리가 엄청나다. 당시 나의 생활 반경 모든 곳에서 할인이 적용되었다. 가끔씩 벗어난다고 해도 휴일이나 심야 또한 할인을 받으니 통화에 부담이 덜했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요금제 부가서비스 중에 ‘T끼리 T내는 요금이라고 있었다.(지금도 있는지는 모르겠다.) 월 정액 2,500원을 내면 SKT 사용자끼리는 통화 요금이 50% 할인이 되는 것이다. 이것 자체로는 대단하지 않다. 하지만 TTL 지역할인 사용자가 ‘T끼리 T내는 요금을 쓰면? 언빌리버블~!! 10초에 4.5원이다. 대단하지 않다고? 노노! 이건 엄청난 거다. ? 아주 간단하게 말해서 10초당 18원에 비해서 사분의 일이니까. 통화료만을 기준으로 표준 요금제 사용시 10만 원이 나올 때 위의 경우는 25천 원밖에 나오지 않는다. 쉬운 설명을 위해 기본료는 일단 차치하고 얘기했지만 다 포함시켜도 훨~씬 저렴하다. 물론 KT, LGT 사용자에게 전화를 걸면 'T끼리 T내는 요금' 할인은 적용 되지 않지만 SKT의 점유율이 50프로 이상이었으니까 2,500원은 투자할 만했다.

 

? 대개 할인은 중복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말이 안된다고? 중복 할인이 된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SKT에서 된다고 했었기에 그렇게 사용을 했다. 당시 교내·외에서 여러 가지 활동을 할 때였는데,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발신 통화량이 월 30시간 이상이었지만 요금은 다른 이들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에이징


1.jpg


통신사·제조사의 정책에 따라 3G 단말기가 쏟아져 나올 때가 있었다. 사용하던 전화기가 망가질 위기에 처해 새로운 단말기를 물색했다. 나는 디자인, 제조사, 크기, 성능 등 여러 가지 항목 중 가격이 제일 우선이었다. 저렴한 것. 통신사를 옮겨야 저렴하지만 SKT를 사용하고 싶었다. 그대로 SKT를 이용하려니 단말기 가격이 부담스러웠다.(타 통신사의 고객을 한 명 빼앗아 오면 +2의 효과가 있다. 그래서 보조금을 많이 지급한다. 신규 가입은 +1의 효과, 기존 고객이 기기 변경을 하는 건 0이다. 잡은 물고기라 별 신경 안 쓴다. 그래서 기기 변경은 단말기 값이 대개 비싸다.) 그래서 택한 게 일명 에이징이라 불리는 방법이었다.(이 용어는 나중에 알았다.) 일단 신규 가입을 한 다음, 기존에 내가 갖고 있던 단말기와 번호를 맞교환 한다. 그리고 신 번호가 들어간(구 정보가 들어 있는) 단말기를 해지한다.

 

A 단말기의 번호는 010-9999-0120, 2011101일 가입.(기존 정보가 담긴)

B 단말기의 번호는 111-1111-1111, 20131031일 가입.(신규 가입)        

 

BA의 번호 맞교환, 따라서

 

A 단말기의 번호는 111-1111-1111, 2011101일 가입.(기존 정보가 담긴)

B 단말기의 번호는 010-9999-0120, 20131031일 가입.(신규 가입)        

 

번호만 바뀌었을 뿐이다. 여기서 A 단말기의 번호를 해지 한다. 그럼 남는 건 B. 번호는 원래 쓰던 것이면서 신규 가입할 때의 계약 내용이 담긴 B. 이렇게 하는 건 010-9999-0120 번호가 필요했던 것이니까. 이게 바로 에이징이다. 쉽게 말해 내가 쓰던 번호만 그대로 당겨 오는 신규 가입이다.(전화번호 중 가운데 네자리는 통신사마다 할당이 되어있는데, 기존 번호가 신규 가입하려는 통신사의 번호여야 에이징이 가능하다.)  

 

이렇게 에이징으로 새 단말기를 마련했다. 그런데 오잉? 분명 전화를 걸 때 “TTL 지역 할인입니다.”라는 멘트가 나와야 하는 곳인데 나오질 않았다. 114 누나들에게 전화해서 물어봐도 모를 뿐이었다. 여러 곳에서 통화를 하여 보니 할인 범위가 좁아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일부러든 아니든 어쨌든 3G2G보다 할인 범위가 줄어든 게 분명했다. 관련 내용을 검색해 보니 이 주제의 논문을 찾을 수 있었고, 심각한(?) 범위 차이를 볼 수 있었다. 그래서 2G 단말기를 다시 사용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20101225일에 휴대폰을 분실하기 전까지 와인폰1(원조 효도폰)을 사용했다. 하지만 그 이후로는 스마트 세계로 넘어올 수밖에 없었다. 2G 단말기의 가격이 너~무 비쌌던 것이다. 하긴 통신사나 제조사의 입장에서 생각을 하면 당연한 정책이었다.



스마트하게 바라보자. 대리점과 판매점

 

잘 모르는데 아는 척 한다는 지적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이실직고하건대, 사실 잘 모른다. 업계 종사자 출신도 아니다. 다만 알뜰하게 살려다 보니, 그리고 그냥 잡다하게 호기심이 많아서 이것 저것 물어보다보니 알게된 것일 뿐이다. 틀린 내용이 있으면 누군가 바로 알려주길 바라며 얘기 이어간다. 


다니다 보면 엄~청 많은 휴대폰 가게들을 볼 수 있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다 다르다.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간판을 볼 때 하나의 통신사 이름만 걸린 곳이 있고, 모든 통신사의 이름이 다 걸린 곳이 있다. 이건 명확히 다르다.


올레 대리점.JPG

대리점의 예


이런 간판이 달린 곳은 대리점이다대리점은 한 곳의 통신사와 계약된 곳이다. 고로 티월드 대리점은 SKT, 올레 대리점은 KT, 유플러스 대리점은 LGT 개통만 가능하다. 다음 판매점을 보자.

 

판매점.JPG

판매점의 예

 

SK telecom, SHOW, 나무에 가렸지만 LGT로 추정되는 위치까지 셋 다 보이지? 이건 판매점이다. 그러면 문제.


판매점2.JPG

이건 판매점일까? 대리점일까? 


답은 판매점. 구분은 쉽다. 티월드 간판 때문에 속을 수 있는데 자세히 보면 통신 3사 마크가 다 그려져 있다. 그럼 판매점이랑 대리점은 어떻게 다를까? 큰 차이 중 하나가 전산 업무를 할 수 있느냐다. 명의 변경이나 요금 수납, 신규 가입 등의 업무를 처리하려면 전산 시스템에 접속을 해야 한다. 대리점은 이것이 가능한데 판매점은 불가능하다.

 

1. 죽돌이가 티월드 딴지 대리점에 가서 요금 수납을 했다.    

2. 꾸물이 티월드 딴지 대리점에 가서 명의 변경을 했다.       

3. 홀짝이 티월드 딴지 대리점에 가서 갤럭시4 LTE-A를 샀다.

 

딴지 대리점은 SKT의 요금 수납 업무를 대행하여 일정 금액의 수수료를 받는다. 그리고 명의 변경 업무 처리에 따른 수수료 또한 받는다. 그리고 신규 가입자 홀짝을 유치함으로써 앞으로 홀짝이 내는 월 요금의 8%를 꾸준히 받는다.(생각해 보라. 이게 가입자만 많으면 어마어마하다.) 게다가 휴대전화 단말기 판매에 따른 수익도 있다.(자세한 얘기는 나중에 다시 하겠다.)

 

이제 판매점으로 가 보자.

 

1. 너부리가 벙커 판매점에 요금 수납을 하러 갔다.                                            

2. 나이나이가 벙커 판매점에 명의 변경을 하러 갔다.                                         

3. 하비가 벙커 판매점에 가서 폰을 바꾸려 한다.(기존 통신사는 KT, 모델은 베가R3)

 

너부리는 판매점 주인에게 대리점으로 가라는 안내를 받을 것이다. 나이나이 또한 마찬가지다. 얘기를 하였다시피 판매점은 전산을 다루지 못해서 요금 수납이나 명의 변경 업무를 할 수 없다. 고로 이런 일들로는 돈을 벌지 못한다


그럼 하비는? 하비는 베가 아이언을 갖고 싶어 한다. SKT로 통신사를 옮겨 가입하는 것이 저렴하니까 통신사 이동(번호 이동)을 해야 하는데 판매점은 전산 업무를 할 수 없기에 개통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계약이 된 딴지 대리점에 전화를 걸어 개통을 요청한다. 그러면 딴지 대리점에서 개통을 대신 해 준다. 전산상으로 하비는 딴지 대리점의 가입자가 되고, 역시 하비가 내는 월 요금의 8%를 티월드 딴지 대리점이 SKT로부터 받는다. 대리점은 가입자를 유치하면 유치할수록 돈을 많이 벌 수 있기에 판매점들과 계약을 한다.

 

그럼 너부리 보내, 나이나이 보내, 하비가 쓴 요금의 8%는 딴지 대리점이 먹어, 벙커 판매점은 뭐 먹고 살지? 판매점은 휴대전화 단말기를 팔아서 마진을 남긴다.


대리점은 통신사 한 곳과 계약을 맺는 데 반하여 판매점은 통신 3사의 모든 대리점과 계약을 맺을 수 있다. 어쨌든 많은 단말기를 팔아야 많이 벌 것 아닌가? 고객이 어떤 통신사의 단말기를 선택하든 해당 대리점에 정보를 보내 개통 요청을 하면 된다. 판매점은 단말기 팔아 마진을 남겨서 좋고, 대리점은 자기들이 직접 노력하지 않아도 월 요금의 8%를 얻을 수 있는 가입자를 유치하니 서로 좋은 것이다.



판매점의 생존법

 

매일 혹은 하루에도 여러 번 각 대리점에는 윗선에서 내려오는 정책표가 있다. 단가표라고도 한다. 각 모델에 따라 그리고 신규 가입이냐, 번호 이동 가입이냐, 기변 가입이냐에 따라 금액이 다른데 어쨌든 각 단말기의 가격과 여러 정책 내용이 담겨 있는 표다. 판매점은 각 대리점에서 단가표를 받는다.


우와.JPG

SKT 20131031일 단가표 (단위 : 만 원)


예를 들어 티월드 딴지 대리점에서 벙커 판매점에 준 이런 내용의 단가표가 있다고 치자. 이 때 벙커 판매점에서 손님에게 번호이동으로 A 단말기를 0원에 팔면(KTLGT 고객이 통신사를 바꿔 SKT로 넘어오는 경우를 말한다. 이 단가표는 SKT 것이라고 가정 했으니) 판매점은 아무런 마진이 없다. 그럼 번호이동으로 C 단말기를 0원에 팔면 어떻게 될까? 30만 원 남기는 거다. (물론 마이너스로 팔고, 차액 만큼만 남길 수도 있겠다. 10만 원을 현금 지급하고, 20만 원을 남긴다거나)


같은 이치로 B 모델을 신규 가입자에게 22만 원에 팔면? 판매자에겐 아무 것도 남지가 않는다. 대리점이야 업무 대행 수수료나 요금 수수료 같은 게 있지만 판매점은 단말기 팔아서 돈을 버는 수밖에 없으니 어떻게든 단말기에서 마진을 남겨야 한다. 손님에게 번호이동 조건으로 D 단말기를 100만 원에 팔면? 64만 원이 남는 거다. OK? OK!


단말기 판매로만 마진을 남겨야 하는 판매점의 특성상 점주들은 손님이 들어올 때 눈치껏 어떤 부류의 손님인지 파악을 한 다음, 말로는 위해주는 듯 하지만 머릿속으로는 얘를 어떻게 뽈가먹을까?’란 생각을 할 가능성이 많다. '이 모델은 어떻고, 저 모델은 얼마며, 이건 뭐가 좋구나'하는 등의 대화를 주고받는 사이에 고객의 성향을 캐치하면서 머리를 굴린다. 단가표에 적힌 금액보다 얼마를 더 남긴다던가 하는 계산이 빠르다


어머니 세대와 같이 휴대전화 단말기에 대해 잘 모르는 고객층이 판매점에 들러서 요즘 뭐가 잘 나가요?”라고 물으면 몇 가지를 추천해 준다. 그런데 그게 실제 인기 모델이어서 추천하기보다는 마진이 많이 남는 것을 추천해 줄 가능성이 많다. 예를 들면 마이너스 정책이 심하게 실려 있는 모델이라든지 말이다.


우연히 이런 상황을 본 적이 있다. 고객의 인기 모델 추천 요구를 듣고는 딱 보고 모를 것 같으니 마진이 많이 남는 걸로 3개를 보여주더라. 대리점 사장님이었다. 즉, 대리점도 이런 식으로 마진을 남길 수 있다는 거다. 하지만 판매점은 오로지 이것만이 살 길인데 반하여 대리점은 다른 방식으로도 수익을 남길 수 있으니 상대적으로 목매진 않는다.(저 점장은 돈 욕심이 있었다. 우후훗) 대리점이든 판매점이든 어디서 누구를 통해 새로 개통하든 본인이 확실히 안다면 호갱(호구 고객)이 되는 일이 없는 건 분명하다.



할부 원금과 사례 분석  


이제 위에 있던 단가표의 숫자들에 대해서 얘기를 해 보겠다. 나는 저걸 기계값이라고 불렀는데 전문 용어로 할부 원금이라고 한다. 생각 외로 이 곳, 딴지그룹 내에서도 본인이 어떤 조건으로 계약했고, 기계값이 얼마나 되는지 물어도 잘 모르는 사람이 많았다. 비슷하다. 일상적으로 만나는 사람들 물어보면 특정 요금제를 특정 기간 사용하는 조건으로 공짜라고 얘기하는 경우가 많다. 2년 약정, 3년 할부로 계약이 되어 있는데 3년 할부는 전혀 모르고 있거나, 3년 할부를 3년 약정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도 있고


할부 원금을 모른다는 건 너님이 산 휴대전화의 가격을 모른다는 거다. 가만히 생각해 보자. 이거 말이 안되는 거다? 너님이 돈을 주고 산 물건 가격이 얼만지 모른다는 거니까. 노트북 얼마 주고 샀는지 알잖아? 지금 쓰고 있는 안경은? 가방은? 손목 시계는? 스킨레스 3000? 던힐은? 아까 먹은 자갈치는? 다 알잖아... 그런데 휴대전화 단말기 가격은 왜 모르시냐고요...

 

네가 지금 사용하는 휴대전화의 할부 원금을 만 원 단위까지 모른다면 아래 글을 따라 읽어 본다


"나는, (두 박자 쉬고, 자책하는 심정으로)호갱 후보군입니다."




, 이제 사례를 통해 분석하여 보자. 지인인 영수(가명)에게 물었다. (영수가 누군지 알게 되는 이가 있더라도 모른 척 해 달라.)

 

할부 원금 얼마야?”

 

“그건 잘 모르겠는데, 이거 누나의 절친이 해줬어. 폰 가게(판매점) 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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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수의 SKT 가입정보


즉각 영수의 티월드 정보를 같이 조회해 봤다. 일단 가입정보를 봤는데 여기서 알 수 있는 건 개통모델, 가입일자, 개통대리점 등이다. 모델은 갤럭시S3 LTE, 가입일자는 2012년 9월 14일. 이거 기억해 두자.

 

잠깐 복습 들어간다. 영수가 개통한 대리점은 어디일까? '강남블루골드'야. 영수는 판매점을 운영하는 친구 누나의 가게에 가서 새로 샀고, 그 판매점은 강남블루골드의 전산망으로 개통이 된 거다. 그래서 전산상으로 영수는 '강남블루골드'의 가입자가 된다. 아까 판매점과 대리점의 차이를 '전산 업무 가능 여부'로 구분 했었는데, 정확히 얘기하면 '위탁 판매 계약' 관계다. 판매점은 대리점의 기계를 대신 팔아주면서(회선을 새로 개통해 주면서) 단말기 차익 만을 남기는 거다. (즉, 판매점의 단말기들은 자기네들 것이 아니라 거래하는 대리점이나 거래처 소유의 물건이다.)


제 영수 월 요금의 8%를 강남블루골드 대리점이 매달 갖고 간다. 언제까지? 영수가 지금 회선을 없앨 때까지 계~속. 회선을 없앤다? 잠시 샛길로 빠져서 부가 설명을 하면, 회선을 없앤다는 건 해지를 뜻한다. 번호이동이라는 게 결국은 기존 회선을 해지하면서, 새로운 회선을 만드는 거다. 기기변경 또한 마찬가지로 기존 회선을 해지하면서 새로운 회선을 만드는 거다. 새로운 대리점과 계약을 맺는다고 생각하면 쉽다. 통신사를 옮기는 경우엔 번호이동, 동일 통신사면 기기변경이 되는 거다.(여기서의 '기변'은 '번호이동'처럼 제도로서의 '기기변경'을 말하는 것이니 단순히 공기계를 바꾸는 것과 헷갈리지 말 것.)


다시 돌아와서, SKT와 계약을 맺은 대리점이 많~이 있으니 ‘강남블루골드’처럼 각 대리점마다 이름이 있다. (SK 계열사에서 관리하는 대리점이 두 개가 있는데 하나는 SK PS&Marketing의 블루골드, SK 네트웍스의 광장) 간판을 보면 Tworld가 크게 적혀 있고, 작은 글씨로 대리점 이름이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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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측 하단에 적혀 있는 '하이원' 대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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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CJ텔레콤


복습은 끝. 가입 정보는 확인했고, 이제 단말기 할부정보를 보자.


단말기 할부정보.JPG

단말기 할부정보


단말기 할부 예상정보1.JPG단말기 할부 예상정보 2.JPG

단말기 할부 예상정보


영수의 단말기 할부 예상정보를 보면 ‘할부 원금과 할부 이자를 더한 총 할부 청구금액이 584,604원인데 이게 곧 기계값이다이건 위약금 개념이 아니다. 내가 계약을 맺는 순간 이 금액은 무조건 지불해야 할 비용인 거다. 즉, 영수의 기계값은 584,604원이고, 36개월 할부 납부 조건이다.(일반적으로 '할부 원금'이라 얘기하는 것이 정확히는 명세서 상의 총 할부 청구금액’이다. 하지만 소제목에 적었듯이 이 글에서는 '할부 원금'으로 통칭한다.) 


요금 항목별 상세내역을 살펴 보자.


요금 항목별 상세내역.jpg

요금 항목별 상세내역

 

빨간색 박스 안에 단말기할부금이라고 적혀 있는 항목이 보인다. 저렇게 기계값이 매달 나간다. 그리고 이 요금 항목별 상세내역에서 잘 봐야 할 것은 ‘LTE플러스할인’이다. 기억해 두자.

 

아, 혹시 아래에 있는 LTE 문자할인과 요금제 통화할인은 뭘까? 이건 요금제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사용은 했지만 청구되지 않고 있는(그래서 할인이라는;) 음성 통화와 문자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26,963원이라는 거다. 따로 청구되는 게 아니니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할인 받는다고 생각할 필요도 없다.


어쨌든 영수가 산 갤럭시S3 LTE 할부금은 584,604원이다. 그런데 갤럭시S3 LTE 모델의 출고가가 약 99만 원이니 영수는 비교적 저렴하게 잘 산 거다. 

 

여기에 호응한 너님은 다시 따라 얘기하여 본다.

 

나는 확실한 호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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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가입일자를 기억하자고 얘기를 했었다. 가입일자는 2012914일이고, 갤럭시S3 LTE 모델의 출시일은 201279일이다.(따지지 말자, 대충 비슷할 거니깐) 갤S3 LTE 출시 이후에는 잠시나마 출고가 비스무리한 가격으로 팔렸다. 하지만 97, 8일을 기점으로는 갤럭시S3 9월 대란이 터진다. 그 때 할부 원금이 17만 원까지 떨어졌다. 한동안 떠들썩했기에 기억나는 사람들 분명히 있을 거다. 나도 형의 휴대 전화를 바꿔 주었기에 분명히 기억이 난다. 그런데 그 시기에 갤S3 LTE 모델을 영수 누나의 친구(이하 A양)는 영수한테 58만 원에 판 것이다.

 

게다가 이걸 36개월로 나눠 내게끔 해 놓았다. A양은 영수가 내는 월 금액이 부담스러울까봐 36개월로 나눠 내게끔 해준 것이다.(가 절대 아니다. 그런 마음씨면 할부 원금을 저렴하게 해주지 그랬어! A누나, 대체 왜 그런거야?! ?)

 

왜 그랬을까? 월 요금이 적게 나와야 싼 것처럼 보이니까 그런 것일까? 월 요금에 단말기할부금이 포함되어 있으니, 월 할부금이 적으면 월 요금 합계도 더 적을 테니까? 일정 부분 맞는 얘기다. 58만 원을 36개월로 나누는 것과 24개월로 나누는 것은 확실히 월 할부금이 다르다. (더 정확히는 아마 A양은 공짜 논리를 설명하기 위해 월 단말기 할부금과 LTE스폰서할인의 금액을 맞춘 것일 게다. 이는 폰팔이들의 흔한 수법이기도 하다. 뒤에 다시 설명한다.)


58만 원을 24개월로 나누면 단말기할부금만 월 24,000원 이상이다. 36개월로 나누면 아까 '단말기 할부 예상정보'에서 봤듯이 약 16,000원 정도다. 월 8,000원 정도 차이가 난다. (당시 갤S3 LTE를 17만 원에 샀다면 24개월 할부시 7,000원이고, 36개월은 월 4,700원 정도다.)


근데 월 얼마~’ 이런 거 다 필요 없다. 그냥 기계값17만 원인 거고, 58만 원인 거다. 너님이 편의점에서 산 불닭볶음면이 1,400원이고, 담배 The One이 2,500원 하듯이 그냥 그 가격을 주고 산 거다.


그럼 A양이 이렇게 높은 가격에 판 이유는? 위에 얘기했다. 마진 남기는 거다. 아. 물론 그 날의 단가표에는 해당 조건이 58만 원이었을 수도 있다.(있지만, 영수의 사례는 시기상 그런 조건이었을 가능성은 없다! 갤럭시S3 17 대란은, 잠깐 떴다가 사라졌던 다른 스팟성 정책과는 다르게, 상당히 길었거든.) 그럼 시기를 저울질하다 좀 저렴할 때 해주던가. 그냥 호갱 된 거다.


이렇게 지인이 무섭다. 지인은 당사자가 얼만큼 모르는지 정확히 안다. 그만큼 뽈가먹는 거다. 한 커뮤니티에 보면 아버지가 자신의 친구한테 해야 한다며 가족의 휴대전화를 바꿔야 할 때마다 친구에게 맡겨서 가족 전체가 호갱이 된 일화도 있다. 네 대 바꾸면서 최소 200만 원이나 더 주고 산 거다. 이런 일? 주위에 생각보다 많다.


비슷한 이야기가 있다. 작년 9월 갤럭시S3 대란이 일어났을 때의 글이다. (원글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띄어쓰기 등의 교열은 전혀 하지 않았다.) 

 

9월 대란이 터지기 시작한


97..


갤럭시 S3가 인터넷에서 27만부터 시작해서


토요일에는 가이드라인이 17만원까지 내려가는 진정한 대란이 터지고


그 다음주에 친구들이 개통안된 갤럭시S3를 들고 제 주변에 오더라구요.


월요일...화요일...에 연달아서 제친구들중에 5명가까이가 갤럭시S3를 장만했습니다.


인터넷에서 샀나 해서 친구들에게 물어봤더니


매장에서 핸드폰가격 40~50만원대 주고 샀다고 합니다.(가장 비싼애는 60..ㄷㄷ)


매장입구의 '갤럭시S3 대란'등의 문구보고 혹해서 샀다고 합니다.


저도 갤럭시S3 샀다고 했더니


애들이 왜 네는 없냐? 하니까 제가 인터넷에서 주고 샀다고하니.


애들이 코웃음을 치더라구요 ㅋㅋㅋ

' 인터넷은 중고품 사기다, 왜 인터넷에서사냐? 매장이 바로 코앞인데 사서고생이네 ㅋㅋ'등등..


그래서 제가 핸드폰 할부금 17만원을 말해주니(친구들은 할부금 개념을 몰라서 그냥 핸드폰가격이라고

했음.)


코웃음치던 미소가 싹 사라지더라구요.


월 요금 마이너스라고하니 'ㅋㅋㅋㅋ 대박이다'하고..ㅋㅋㅋ


대란이라는 문구로 사람을 낚는 폰팔이들도 있더군요..


불쌍한 친구들이 였지만....(속으론 이들덕에 폰을 싸게주고 사는거라 생각해서 감사히 여기기도 했지요.)


..산건 어쩔 수 없으니.”

출처 : 뽐뿌


너님 상황은 어떠한지 통신사 홈페이지 들어가서 확인해 보길 바란다. 그 전에 '할부 원금' 즉, 네 폰의 가격이 얼만지 모른다면 깔끔하게 잠재적 호갱임을 인정하자. 안 당하려면 잘 알아야 한다. 무엇을? 할부 원금을. 새 단말기를 구입할 때엔 이 할부 원금을 꼭 확인하자.



폰팔이들이 호갱 님을 낚는 법 


그럼 질 나쁜 폰팔이들이 어떻게 얘기를 하는지 보자. 


"고객님(호갱님)~ 이거 공짜에요, 고객님(호갱님)~ 이거 얼만데 월 얼마씩 할인 되어서 이거 그냥 드리는 거에요."


여기서 할인되는 '월 얼마'가 바로 'LTE스폰서할인'이다. 아까 기억하자고 했지? 이 할인은 그 폰팔이들이 해주는 게 아니라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기본 할인이다. 통신사에 입장에서도 2G -> 3G -> LTE 이렇게 환경이 변하면서 자기네들이 시설에 투자하는 만큼 수요가 빨리 빨리 따라와 줘야 하니깐 얼른 얼른 넘어오라고 할인을 해주는 거다.(라고 생각하는데 난 너님들과 같은 일반인일 뿐 전문가가 아니니, 더 잘 아는 분은 태클 말고 친절히 알려주시길ㅜ)


'LTE스폰서할인'은 LTE 요금제에 따라 할인 금액이 다르다. 몇 가지 예를 들면

 

LTE 42 요금제 : 10,500원 할인

LTE 52 요금제 : 13,500원 할인

LTE 62 요금제 : 16,000원 할인


이러한데, 보다시피 할인 금액은 요금제마다 다르다. 뿐만 아니라 통신사마다 차이도 있다.


예를 들어 우찬이가 할부 원금이 0원인 단말기를 62요금제로 사용한다고 치자. 그럼 기본료 62,000원에서 16,000원 까고 시작하는 거다. 월 요금이 46,000원인 셈이다.(이 글에서 부가세는 차치한다.) 이 얼마나 좋은가?


만약 우찬이가 할부 원금이 48만 원인 단말기를 24개월 할부로 산다면?(물론 요금제는 62로 동일) 기본료 62,000 - 스폰서 할인 16,000 + 기계값 20,000 해서 월 부담금이 66,000원이다.


한 번 더!


62 요금제를 24개월 쓰면 단말기 공짜에요라는 말에 대해 호갱님들은 ‘62 요금제는 월 62,000 원만 내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최신폰을 공짜로 샀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정확히는 '월 단말기할부금'에서 'LTE스폰서할인'이 빠지기 때문에 62,000원만 내게 되는 거다. 


그러니 진짜 공짜폰인, 할부 원금이 0원인 단말기라면 62,000원에서 16000원(LTE스폰서할인)이 빠지니까 월 46,000원만 내는 게 맞다. (아까 말했다시피 LTE스폰서할인은 통신사에서 기본으로 해주는 거다.)



(62,000원 - 46,000원) * 24개월(2년 할부) = 384,000원



이 경우엔 결국 기계값으로 384,000원을 내는 거다. 아까 영수의 할부금 58만 원을 36개월로 나눴을 때 월 할부금이 약 16,000원 정도 나왔었다. 영수는 62요금제 였는데(16,000원 할인이 되는 요금제) A양이 일부러 이렇게 맞춘 거다. 기계값 얼만데, 월 얼마 할인이 되어서, 공! 짜!


그러니까 휴대전화 살 때는 할부 원금을 꼭 확인해야 한다. 그게 바로 가격이다. 그 기계의 가격.(반복해서 얘기한다고 화내지 말자 -.- 그만큼 중요하다는 거다.)



할인반환금 제도(위약금 3)


말이 나온 김에 이 LTE스폰서할인에 대해서 조금 더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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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요금제 중 일부


모두다 올레 35(LTE) 요금제를 선택 하게 되면 월 7,000원 할인을 해 준다. 요금제가 올라갈수록 할인 폭이 더 커진다. 이게 폰팔이들이 해주는 거 아니라고 분명 말했다? 물론 위 표는 2년 약정 기준이기에 1년 약정으로 하면 할인 금액이 위 표에 적힌 것에서 딱 반이라고 보면 된다.(1년 약정 되냐고? 된다. 선택 사항이다. 말을 안해줘서 그렇다.) 그런데? 중간에 해지하면 '할인반환금'을 물린다. '할인반환금'은 쉽게 말해 위약금이다. 정확히는 '요금'에 대한 위약금.


예를 들겠다. 예전엔 '2년 약정에 위약금 20만 원' 이런 식이었다. 1년 후에 회선을 없애버리면? 위약금을 10만 원 물어야 했다. 일명 '위약금 1'이다. '약정'에 대한 위약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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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수의 약정 할인 지원정보


위 표는 아까 영수의 단말기 할부정보 볼 때 한 번 나왔던 거다. T약정할부지원이 바로 '위약금 2'. '위약금 2'는 할부 원금이 있는 폰에 대해 개통 시 선할인 해준 금액에 대한 위약금으로 '단말'에 대한 위약금이다. 표를 보면 총 할부지원 금액이 0원이다. 총 할부지원 금액이 없기 때문에 단말에 대한 위약금은 없다.

 

세 번째가 '할인반환금 제도'라 불리는 '위약금 3'이다. '위약금 3'은 말했다시피 요금에 대한 위약금인데, 위약금 1, 2나 지금의 할인반환금 제도나 사용하다가 중도 해지하면 돈을 물어야 하는 건 같다. 그런데 물게 되는 방법이 '위약금 3'은 조금 다르다.

 

2년 약정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중도 해지하는 타이밍을 다섯 구간으로 나눠 보자. ~6개월, ~12개월, ~16개월, ~20개월, ~24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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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할인반환금 산정율


영수가 62요금제(16,000원을 할인)를 쓰다가 6개월 뒤 해지하면 뱉는 금액이 96,000원이다. 12개월 뒤 해지하면 153,600원, 16개월 뒤 해지하면 176,000원, 20개월은 166,400원, 24개월은 140,800원. 그 이후는 0원.


예전의 위약금 1, 2는 휴대전화의 사용 기간이 길어질수록 위약금이 줄어드는데 반하여 할인반환금은 꼭 그렇진 않다는 게 차이점이다. 예를 들어 10개월 후 해지하면 6개월치는 100% 토하고, 4개월치는 60%만 토하는 거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바꿀 가능성이 높은 타이밍(분실이 됐든 파손이 됐든 간에)에 할인반환금이 제일 많다.


62말고 만약 34와 같은 낮은 요금제를 쓰면? 할인반환금은 더 적다. 애당초 할인 받은 금액이 적으니까. 표준요금제를 쓴다면? 할인반환금은 없다. 이름이 'LTE스폰서할인'이다. LTE 요금제를 쓸 때 할인을 해주는 것이고, 이걸 다시 반환하라는 것이니 표준요금제는 해당사항이 없다.(스마트폰으로도 표준요금제 쓸 수 있다. 안 적으려다가 혹시나 해서 적는다. 새 단말기를 구입하면서 계약할 때 약속한 요금제 의무 유지 기간만 지나면 바꿀 수 있다. 명확히는 요금제 의무 유지 기간도 무시하고 언제든 바꿀 수 있다. 하지만 개통 할 때 대개 조건이 걸려 있다. 그 조건을 어기면 대리점 또는 판매점에 피해가 갈 거다. 일정 금액을 아마 뱉어 내거나, 원래 받기로 했던 인센티브를 못 받거나. 약속은 지키자잉~. 또는 공기계로 처음부터 표준요금제를 써도 된다.)

 

이 할인반환금 제도는 작년 11월 이후에 생겼는데 그 전에 개통을 했던 사람은 해당사항 없다. 예를 들면 작년 9월에 갤럭시S3를 샀던 사람 중에서, 개통 당시 위약금 1, 2도 없었다면(작년 9월에 개통할 때 난 없었음.) 단말기를 바꾸고 싶은 사람은 억지로 들고 있을 필요가 없는 거다. 그런데 간혹 꼭 2년 채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아직도 예전 위약금 1, 2 때의 생각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개통 시에 확인을 잘 하거나 고객센터에 확인을 하자.) 그리고 하나 더, 많은 이들이 위약금으로 착각하는 할부 원금이 부담스러운 것일 수 있다. , 기계값을 싸게 산 사람은 단말기를 바꾸는 데에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다. 폰팔이들의 "2년 채우셔야 해요" 이 말은 애당초 자기들의 논리가 '단말기 할부금 - LTE스폰서할인 = 공짜폰' 논리를 내세우니깐 그렇게 말하는 것이다. (대리점은 자기네 고객이 회선을 오래 유지할수록 좋기도 하고)


그러면 회선 하나를 개통하자마자 바로 바꿀 수도 있을까? 이건 요금제를 일정 기간동안 의무적으로 유지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되지만 안 되는 거다. 그래서 '회선 최소 유지 기간'이란 게 있다. 예를 들자면 '회선 최소 93일 유지, 그 안에 해지·번이·기변·명변 시 출고가 환수'와 같은 조건을 판매자가 붙인다. 회선 최소 유지 기간은 93일, 123일, 6개월 등 판매자마다 제시하는 기준이 다르다. 잘 확인하고 그 기간 만큼은 회선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자. 그 이후에는 없애든지 말든지. 안해주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정확한 프로세스는 나도 잘 모른다. 아마 그 업자에게 피해가 갈 거다. 그러니까 판매자가 '출고가 환수' 같은 조건을 붙이겠지? "너님, 내가 요구한 조건 안 지켜주면 나 피해 보니까, 너님한테서 출고가 만큼 받아 낼거임" 요금제 일정 기간 유지, 부가서비스 유지 이런 것들도 마찬가지다. 피해란 결국 돈이고.


글이 많이 길어졌는데 어쨌든 할부 원금은 꼭 확인하기다?! 하나 더, 가능하면 보다 저렴할 때 구입하자.(가격이 어떠하든 최신 출시 모델을 당장 갖고 싶은 사람 및 가격에 구애 받지 않을 정도의 재력 소유자는 해당사항 없음.) 여태 '기계값(할부 원금)' 자체를 모르고 있었으니 싸게 사니 마니 할 것도 없었던 것이고, 이제는 가격을 아니까 이왕이면 저렴할 때 사라는 거다. 이게... 타이밍이 있다. 



단말기 가격은 움직이는 거야


단말기 가격을 지켜 보면 재밌는 것이 있다. 전기밥솥과 비교를 해 볼까? 가전제품 매장에 가서 전기밥솥을 보면 가격대가 성능에 따라서 다양하다. 하지만 동일제품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격이 급격하게 변하진 않는다. 조금 떨어질 수는 있지만. 가격 뿐 아니라 대부분의 물건이 다 그러하다. 천만 원으로 출시된 신차가 출시한 지 5개월 지났다고 이백만 원, 삼백만 원 하는 걸 본 적이 있나?

 

예를 들자. 여기 아반떼 쿠페가 두 대 있다. 같은 모델이고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 그런데 하나는 이천만 원이고, 하나는 천이백만 원이다. 너님이라면 무엇을 살래? 나라면 천이백만 원 주고 산다. 일반적으로 누구든 답은 동일할 거라 본다.


조금 다르게 얘기할까? ‘아반떼 쿠페가 이번엔 한 대 있다. 오늘은 이천만 원, 내일은 천만 원, 그 다음 날은 천팔백만 원, 그 다음 날은 천오백만 원이다. 그럼 언제 살래? 당연히 천만 원 일 때 사야지하지만 실제 상황이라면 아반떼 쿠페 가격의 변동이 이렇게 심하지 않다. 하지만 휴대전화는 가격 변동의 주기가 매우 짧고, 폭은 매우 크다. 마치 주식 시장처럼.


출고가가 백만 원 상당한 휴대전화 단말기들도 몇 달 지남에 따라(짧게는 출시되자마자 곧, 브랜드마다 차이는 존재하지만) 가격이 훅훅 내려갈 수 있다. 물론 다시 올라가기도 한다. 불규칙적인 주기로 오르락내리락 반복한다. 오늘 아침 9시에 6만 원 하던 단말기가 13시가 지나서는 45만 원이 될 수도 있다. 보통 시즌에 따라 가이드 정책이 있고, 순간적으로 정책이 실려서 스팟이 뜨기도 한다. 그 때! 사면 할부 원금이 특히 저렴하다.(지난 달엔 갤S4의 할부 원금이 0원인 적도 있었다. 물론 요금제가 75이긴 했지만 그래도 대박!) 그러기 위해선 주식시장 살피듯이 보는 거다. -.-


이제 막바지다. 너님이 새로 휴대전화를 개통할 때 확인해야 할 내용들을 간략하게 짚어볼까 한다.




새로운 단말기 살 때(신규 회선 개통 할 때) 확인할 것들



1. 할부 원금 확인 -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제일 중요하다. 물건의 가격!이다. 슈퍼가서 물건 살 때 "얼마에요?" 묻는 거랑 같은 이치. 


2. 요금제 의무 유지 기간 - 스팟성으로 가끔 LTE35 요금제 한 달 유지 또는 세 달 유지가 뜨기도 하지만, 요즘은 67, 69 요금제 유지가 많다. 의무 유지 기간을 정확히 확인한 다음 그 기간만 지나면 본인의 사용 패턴에 맞는 요금제로 바꾸면 되겠다.


3. 가입비, 유심비 납부 여부 및 부가서비스 가입 확인 - 가입비와 유심비가 청구되는지,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부가서비스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셋 다 없으면 제일 좋다. 있으면 그냥 하든지, 없는 곳을 찾아서 하든지 그건 본인의 선택 사항이다. 가입비는 통신사마다 금액이 다르다. 그리고 유심카드는 꼭 사지 않아도 된다. 본인이 갖고 있는 공유심이 있다면 초기화해서 사용할 수 있다.(초기화는 대리점에서 가능하다.) 부가서비스는 무엇이 들어가는지, 언제 해지하면 되는지 확인을 해서 필요하지 않을 때가 되면 즉시 해지를 하자.


4. 회선 유지 기간 - 아까 말했지만 회선을 필수적으로 유지해줘야 하는 기간이다. 요금제 의무 유지 기간과 헷갈리지 말자.




잡설로 시작했는데 글이 길어졌다. 그래도 제목은 안 바꾼다. TAG까지 읽어보길 바람. 끄읏.



아!, 마지막으로 할 말이 하나 있다!!









"베가야~ 아프지마 ㅜㅜ"






p.s. 글을 읽고 혹시나 기분이 상한 (양심적인)판매·대리점주 님이 계시다면 사과 말씀 드립니다. 한 점주 님이 쓴 글을 읽어본 적이 있는데 입장이 이해가 되더군요. 관련 글을 보내주시면 적극 참고 하겠습니다.






베가빠 보리삼촌

bori3cho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