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기사 추천 기사 연재 기사 마빡 리스트






Interlude

PS1 이 발매한 지 6년. 또다시 콘솔 시장은 치열한 경쟁에 돌입하기 시작했다. 엉뚱하게 소니에 밀린 세가는 남들보다 2년 앞선 '드림캐스트'로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어 2년 뒤 소니는 하위 호환과 DVD이라는 강점을 정면에 내세워 PS2를 발매하기 시작했다. 닌텐도 역시 PS2 출시 이듬해 독자적인 규격을 쓰는 '게임 큐브'를 발매했다. 이번에도 과거 소니처럼 새로운 강자가 출현하게 된다.


첫 콘솔 시장에 주역이었던 바다 건너 미국에서는 'XBOX'라는 당시 압도적인 성능의 콘솔을 MS에서 출시하면서 콘솔 시장에 불을 붙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불은 최대 화력을 내기 전에 금방 사그라들고 만다. 2년간 확고히 시장을 잡지 못한 '드림캐스트', PS2보다 1년이나 늦었으며 또다시 독자적인 규격과 본사 게임 외에 다른 신선한 느낌을 주지 못한 '게임큐브', 역시 1년이나 늦은 'XBOX'는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기는 했지만 확장성 없이 딱 거기서 멈춰 버리고 말았다. 결국, 이런 상황과 많은 요소가 합쳐 소니는 콘솔 왕좌를 지키게 된다. (참고: 콘솔 판매량은 곧 게임 개발사에 있어 시장 점유율과 같다.)




5. DVD


Final Fantasy X


Ff10_logo.jpeg

출시년도 : 2001년

대응기종 : PS2, PS3(Re, 한글), Ps Vita(Re, 한글), PS4(Re, 한글), PC

EX프로듀서 : 사카구치 히로노부

프로듀서 : 키타세 요시노리

디렉터 : 토리야마 모토무, 나카자토 히사요시, 츠치다 토시로

캐릭터 디자인 : 노무라 테츠야 

일러스트 : 아마노 요시타카

시나리오 : 노지마 카즈시게

음악 : 아마노 요시타카, 빈와 마사시, 나카노 준야


줄거리 :

많은 사람이 찬란한 문명을 발전시키며 사는 세계 '스피라'. 그 세계에 잠들지 않는 화려한 도시 '자나르칸드'. 이 도시의 '블리츠 볼' 스타 '티더'는 곧 있을 경기를 위해 집을 나서기 시작한다. 그는 스타라는 수식어 뒤에 큰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 아픔의 중심에는 그의 아버지가 있었다. 그의 아버지는 자나르칸드 최고의 블리츠 볼 슈퍼 스타 '젝트'였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그의 실종은 많은 것을 바꿔 놓게 되었다. 특히 홀로 맞이한 어머니의 죽음은 아버지에 대한 원망으로 바뀌게 되었다.


팬들의 성원을 뒤로 한 채, 경기장으로 들어서는 '티더'. 화려한 조명과 환호 속에 어느덧 블리츠 경기는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한편 경기장 밖에서 알 수 없는 거대한 해일이 몰려오고 그 안에 있는 무언가는 도시를 향해 무차별 공격을 하기 시작한다. 파괴된 블리츠 볼 경기장 잔해 속에 다행히 살아남은 '티더'. 곧 그를 오랫동안 지켜봐 준 '아론'과 함께 이 혼란 속을 피하기 시작한다. '아론'은 이 사태가 '신'이라 불리는 존재 때문이라고 알려준다. 도통 이해가 안 되는 말에 혼란스럽기만 한 '티더'. 곧 그들 눈앞에 도시 전체가 이상한 곳으로 빨려 들어가는 현상이 발생한다. 위기에 처한 순간 '아론'은 이상한 말을 또 남기고 그 둘은 알 수 없는 곳으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한다.


소개 :

PS2 발매와 함께 신작을 발표한 'F.F 10'은 팬들에게 있어 가장 큰 관심사이자 PS2 구매 이유가 되고 있었다. 더욱이 10편 발매 전까지 폭발적인 인기를 끄는 게임이 없는 상태였다. 자연스럽게 그 공백은 친숙한 게임이자 기기 성능을 잘 살리는 스퀘어에게 기대감이 모아질 수 밖에 없었다. 결과는 대성공. 9편으로 인한 하향세 전망을 일소에 날린 작품이 되어버렸다. 거기에 PS1 시절처럼 PS2에서도 콘솔 판매량을 높여주는 큰 역할을 하게 된다.


10편은 7편 만큼이나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인터네셔널 버전 부활, 최초 후속작 존재, 최초 페이셜 캡쳐 사용, 시리즈 최초 유명 배우 얼굴 사용, 콘솔 시리즈 최초 한국 정식발매, 시리즈 최초 국내 가수 작업 참여, 후속작 국내 최초 한글화 발매 등 하나하나 다 나열하고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것을 담고 있다. 새로운 기기 변화와 함께 새로운 면모를 많이 가져다준 작품 10편. 지금부터 본론으로 넘어가 제대로 디벼보기로 하겠다. 일단 간단하게 축약해 보면.


1. Facial Capture 그리고 음성

2. 미친 영상미와 확 바뀐 게임 구도

3. 인터판과 최초 후속작 그리고 한글화

4. CTB와 스피어 반

5. 안녕


역시나 큰 변화를 첫 시작부터 보여준다. 'To Zanarkand'라는 10편의 명곡이자 인기곡을 시작으로 전작들과 비교불허인 인물 묘사를 선보인다. 이어지는 나지막한 나레이션. 시리즈 최초 캐릭터 음성 지원이 시작된 것이다. 첫 시작이 CG 영상으로 시작된 전작과 다르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런 점을 보면 'F.F'의 첫 화면 연출은 어떤 의도로 만들어지는지 알 수 있다.



음성 말고 첫 화면에서 가장 초점이 맞춰진 것은 뭘까? 바로 얼굴 움직임이 아닌가 싶다. 눈동자가 선명하게 움직이고 입술과 턱이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모습은 이전에서 맛볼 수 없는 게임 속 감정 표현이었다. 이런 얼굴 표현을 담아내기 위해 또다시 새로운 기술이 사용 되었다. 바로 '페이셜 캡쳐'(Facial Capture)다.


Benedict-Cumberbatch-in-Hobbit-Motion-Capture-Suit-as-Smaug.jpg


단순히 감정만을 묘사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음성 연기와 함께 표현되는 자연스러운 표정 변화를 위해서는 필수요소로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 페이셜 캡쳐에는 번거로운 점이 하나 있었다. 그건 언어마다 다른 사람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10편이 좋은 예이다. 10편은 얼굴 모션 배우, 음성 연기 배우, 주인공 얼굴 모델 등이 다 따로다. 거기다 음성은 영어, 일본어로 제각각 녹음 되었다. 이런 통일성 없는 문제로 인해 음성과 입 모양이 조금씩 따로 노는 어색한 장면을 보인다. 


'F.F'의 강점이자 특기인 영상미는 말 그대로 미친 영상미를 보여준다. 기기가 한층 발전된 점을 이용해서 풍부한 색감, 세밀한 묘사와 표현력으로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첫 시작 부분의 CG 영상도 뛰어나지만, 개인적으로 혹은 대중적으로 10편을 가장 잘 표현한 것은 죽은 자를 이계(異界)로 전송하는 장면이 아닌가 싶다.


(리마스터 화면이지만 화면 시간이 딱 알맞게 잘려있어 썼다)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많은 시리즈 중에 가장 동양적인 혹은 일본 다운 분위기와 표현이 많은 작품이다.


'F.F'나 10편을 안 해보신 분이라면 갑자기 뜬금없겠지만, 여자 주인공을 보면 누군가 떠오르지 않을까 싶다. 한 때 한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자랑하시던 분. 단발의 화신. 바로 '히로스에 료코'가 여자 주인공의 모델이다. 남자 쪽은 관심이 없어서 누군지 모른다... 지금도.


바로.jpg


바뀐 것은 이것만이 아니다. 이제 언급할 변화는 팬들 사이 극심한 논쟁으로 번지게 된 계기로 생각하는 부분이자 이 게임의 특징이라 본다. 바로 월드맵 형태가 없어진 것이다.


42-PSOGL2_164.jpg

(이런 형태가 없어졌다는 말)


10편은 구간과 구간을 바로 이동하는 모습으로 구조가 짜여있다. 더욱이 캐릭터를 포함 큼직한 비율로 제작된 모습에 비해 공간 자체는 매우 작은 느낌이 든다. 거기다 실제 한 공간 속에서 이동할 수 있는 곳도 매우 제약돼 있다.


FFX_Besaid_Wild.png


마치 레일 위만을 걷는 듯한 진행 방식은 3D 세상이면서도 갇힌 듯한 답답함을 준다. 소위 '일자식 진행'이 더 집중되어 보이는 구조가 된 것이다. 쉽게 풀이하자면 세상을 모험하고 지역을 탐색한다는 느낌이 이전보다 없거나 대폭 줄어들었다고 느껴지는 것이다. 한술 더 떠 던전 탐험은 따로 없다시피 한다. 이 게임 구조 자체가 월드맵이면서 동시에 던전인 것이다. 다행히 비공정 부분은 삭제되지 않고 남아 있었다. 그렇다고 이전처럼 월드 맵을 자유로히 날아다니는 표현은 없었다. 사용 방식은 각 지역 세이브 포인트를 중심으로 순간 이동하는 방식이다. 이런 부분이 논쟁의 불을 붙이게 된다.


하지만 이런 부분을 비판하기 앞서 이해해야 할 것이 있다는 주장이 있다. (앞서 초창기 작품들을 설명 할 때 일본식 RPG 탄생에 관해 이야기 한 적이 있는데) 기술력으로 시작해서 전통으로 남은 부분은 이제 개성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과, 그다음으로는 'F.F' 시리즈 전통이란 지점. 표현 방법이 달라지기는 했지만, 진행 방식과 구조는 크게 다른 것이 없다. 다시 말해 비공정을 얻기 전과 후가 항상 같기 때문이다. 다만 강제성의 크기가 큰지 작은지의 소소한 차이가 있을 뿐이다.


사실 이런 부분은 10편 이전부터 있었다. 하지만 10편을 기점으로 논쟁이 크게 시작된 것은 몸으로 체감 되는 부분의 차이가 아닌가 싶다. 쉽게 말하면 자유롭게 넓은 곳을 돌아다닐 수 있다는 느낌의 유무 정도로 표현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10편은 시나리오의 핵심이자 목적이 분명하게 정해져 있는 '소환사 여행'을 충실히 구현했다. 제작진도 이전보다 더 이야기 중심의 게임이라고 했었다. 이 시점으로 보자면 10편은 오히려 군더더기 없이 잘 만든 게임이라고 역설할 수 있다.


이런 논쟁 부분에 있어서는 따로 분량을 할애해야 할 정도로 크게 이야기를 다뤄야 하지만 이쯤 넘어가는 것으로 하고 시간이 한참 지난 요즘은 JRPG 라 불리는 장르로 파생되었기 때문에 이전보다 많이 진정되지 않았나 싶다. 즉, 개인 선택은 취향이고 게임은 제작사 스타일로 받아들이면 좋을 것 같다. 이전에 남긴 글에도 설명했듯. 각자 접한 환경(대체로 나이와 처음 접한 RPG 게임)이 다 달라서 게임을 보는 시각이 천차만별이라는 점, 다시 한번 언급을 하고 싶다.


10편부터 왜 논쟁이 유독 심해졌는가에 대한 것은 바로 정식발매라는 점이 있기 때문이다. PS2가 한국에서 정식발매 된다는 것은 일본 문물에 대한 개방과 크게 관련된 부분으로 이야기가 연결된다. (일단 이 부분도 따로 기회가 되면 다뤄 보도록 하겠다) PS2 정발과 함께 인터내셔널 버전을 가지고 국내에 첫 정발을 하게 되면서 사람들은 이 게임을 더 많이 즐기게 되었다.


scek20030418_2.jpg


참고로 이 현상은 PS3, PS4 때도 똑같이 발생했다. 즉, 구매력을 갖춘 사람들이(직장인) 게임의 유명세를 기억하고 정식발매 된 게임을 뒤늦게 하는 것과 같다. 이런 현상은 게임뿐만 아니라 여러 부분에서 나타나게 되는데 이 지점이 '키덜트'라는 용어가 탄생하는 데에 일조했다고 생각한다. PS2 때와 지금 PS4 때의 홍보도 좋은 예이다. 더욱이 콘솔 게임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핵심 세대가 구매력을 갖추게 되었을 때가 PS3 시점과 거의 일치한다. 그시절 나온 13의 판매량이 게임의 질적 유무와 상관없이 엄청난 판매량를 올렸다는 사실을 보면 10편과 역시 맥을 같이 한다고 설명할 수 있다. 물론 사회적 상황과 분위기도 한 몫을 한다.


43142_80201_1350.jpg

(나이와 상관없이 혼자가 아닌 이상 언제나 게임은 사기 힘들다)


당연한 말이지만 정식발매 되기 전 그 공백 사이에도 'F.F' 팬들은 많이 즐기고 있었던 상태였다. 팬으로서 다행인 것은 단발성으로 멈추지 않고 지금까지 꾸준하게 정식발매가 이어진다는 점. 정식발매라는 점에서 10편은 기념비적인 작품인 건 확실하다.


PS2_final_fantasy_x.jpg


거기다 충격적이면서 더 기념비적인 사건은, 시리즈 최초 후속작 발매, 그리고 시리즈 최초 한글화가 되었다는 점이다. 기념비적인 것과는 다르게 10편 골수 팬들에게는 굉장히 흑역사 같은 부분이다. 그래도 이 발매 덕분에 10편도 혹시나 하는 기대를 했다. 물론 한글화가 되었다. 10년이 지나서...


120784710.png


FFX-2logo.jpg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언급하기 어렵지만 딱 하나만 언급하자면 전편과 대조적인 분위기가 한 몫을 한다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후속편의 분위기와 주인공의 태도는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언제까지 우울하고 답답하게 있는 것보다 밖으로 나가 기분을 전환하는 게 오히려 건강에 좋다고 생각한다.


ffx-2_battle71.jpg


10-2에 대해 잠깐 언급하자면 갈 때까지 간 ATB 와 '드레스 체인지' 정도를 간단히 언급할 수 있다. 마치 액션 게임 같은 요소가 가미 된 ATB는 예전에 사용되었던 기술 대기 시간을 적용 시켰다. 거기다 ATB Bar는 쓰는 기술에 따라 길이가 달라진다. 예를 들면 밑에 사진에 '퀵 트리거'를 쓰면 유우나의 다음 행동을 위한 ATB Bar가 위에 사진처럼 늘어난다. 매우 간단한 행동을 하면 반대로 줄어들기도 한다.


 08.jpg


드레스 체인지 시스템은 한 마디로 실시간 잡체인지 시스템이라 보면 된다. 셋팅 된 드레스를, 즉 직업을 실시간으로 바꿔 가며 사용하는 것이다. 10편과 10-2 편은 PS3, vita, 4로 둘 다 한글로 리마스터가 되었다.


120784710.png


다시 본편으로 돌아와, 본편의 시스템인 'CTB'와 '스피어 반' 시스템을 디벼 보겠다. ATB가 아니고 CTB?, 오타인가 하실 수 있다. 오타는 아니고 배틀 시스템이 4편 이후로 오랜만에 바뀌어 적용된 첫 작품이다. CTB에 대한 반응은 전반적으로 좋은 편이었다. CTB는 Count Time Battle의 약자이다. 요약하면 캐릭터마다 민첩성을 반영한 선착순 방식이다.


FFX_Battle.png


극단적으로 일반 턴제와 다른 점이 있다면 행동 명령과 함께 즉시 행동을 이행한다는 점. 보조 마법이나 기타 큰 기술 사용에 있어 지연 효과가 발생, 순서가 즉시 계산되고 변동된다는 점이다. 행동 순서는 오른쪽의 아이콘으로 바로 알 수 있다. 이게 다다. 즉 굉장히 직관적인 배틀 시스템이라 익히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또 평소 전투에는 크게 문제가 없지만, 굉장히 강력한 적이랑 싸울 때는 상당한 전략이 필요하게 된다. 즉 하나하나 행동을 계산하면서 해야 한다는 말이다. 마치 카드 게임하는 느낌이랄까?


전투방식과 함께 가장 큰 변화를 보여주는 부분이 2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소환수 시스템이다. 오로지 여자 주인공만 사용할 수 있다. 원하는 소환수를 부르면 기존의 동료들은 화면 밖으로 피하고 오직 여자 주인공과 소환수만 전투에 참여한다. 그 다음 개별 동료처럼 조종해서 싸우는 방식이다. 전투 안에서 언제든 불러낼 수도 있고 다시 돌려보낼 수도 있다. 또한, 일반 동료처럼 소환수도 성장시킬 수 있다.


IMG_1342.jpg

(출처: 틀림없이)


아, 8편까지 있었던 리미트 브레이크 시스템이 '오버 드라이브'라는 단어로 바뀌어 존재한다. 독특한 점은 소환수에도 이 오버 드라이브가 있다. 7편의 사용 방법과 유사하고 사용에는 강제성이 없다. 원하는 대로 가능하다. 또 다른 점이 하나 있다. 그건 오버 드라이브를 모으기 위한 여러 방식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IMG_1344.jpg

(출처: 틀림없이)


두번째, 실시간 동료 교체 시스템. 쉽게 말해 전투 속에서 실시간으로 동료를 교체하며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역시나 사용에는 제한이 없고 로딩도 없다. 거기다 10편의 전투 로딩이 0초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정도로 빠르다. 중요한 점은 레벨을 올리기 위해서는 어떤 행동이라도 꼭 해야 한다는 점이다. ATB가 아닌데도 10편의 전투 흐름 자체는 상당히 빠르게 느껴진다. 한 줄로 정리하면 레슬링의 테그 매치 시스템이라 생각하면 된다.


IMG_1341.jpg

(출처: 틀림없이)


이전부터 지적한 낮은 난이도는 서브 퀘스트 같은 훈련장으로 대체되었다. 참고로 인터내셔널 판에는 훈련장과 별도로 더 극악한 것이 있어서 함부로 다른 지역을 돌아다닐 수 없다. 공략 없이 혼자 게임을 파보겠다면 정말 쉽다는 소리 못할 정도로 어렵다.


다음은 캐릭터 성장 시스템 '스피어 반'이다. 이전 7편 마테리아 시스템의 가칭 명이다. 본격적으로 설명하기 전에 재미있는 부분이 제작 단계에서 또 나온다. 12편에서 사용될 성장 시스템 기초가 10편의 스피어 반 시스템을 만들 때 탄생하게 된다는 것.


54E3F3384B6B920008.jpg


일단 스피어 반(Sphere Grid)은 단어 그대로이다. 그림을 보면 바로 눈치를 채신 분도 있겠지만 보드게임과 비슷하다. 아주 간단하게 설명하면 첫 번째로 전투를 통해 스피어 레벨을 올려야 한다. 이 스피어 레벨은 스피어 반의 이동 수를 나타낸다. 즉 레벨 1이 있으면 한 칸, 레벨 2면 두 칸을 소비하면서 이동할 수 있다. 다 소비되면 당연히 레벨이 0이 된다. 몇 칸을 이동하든 사용자 마음. 단 뒤로 가기 위해서는 조금 다른 방법과 계산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캐릭터를 이동하면 칸마다 어떤 능력치가 담겨 있는지 쓰여있다. 이때 그 능력치에 대한 스피어 아이템을 쓰면 캐릭터 능력치가 올려지거나 관련 기술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중요한 점은 현재 있는 곳을 중심으로 앞, 뒤 칸을 전부 개방할 수 있다.


54E3F3384B52C2001A.jpg


정리하자면 사진을 기준으로 지금 '티더'가 있는 칸은 '좀비 어택'을 습득하는 칸이다. 그 중심으로 11시 방향은 MP, 나머지 방향은 방어력을 올려주는 칸이다. 즉 '티더'를 중심으로 총 4개의 능력치를 개방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 능력을 개방하기 위해서는 각 필요한 스피어 아이템만 있으면 된다.


시스템 부분을 하나 더 언급하자면, 7편부터 삭제되었던 전투 중 무기 교체 시스템이 부활했다. 단, 9편에서 보여 준 전통적인 무기 체계는 삭제되고 7편과 똑같은 방식으로 돌아갔다. 7편과 다른 점은 무기와 방어구에 능력치가 없다는 점이다. 10편의 장신구 체계는 공격력이나 방어력이 아닌 어빌리티 존재 여부만 있다. 이 부분도 극명하게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이다.


maxresdefault.jpg


위 사진을 예로 들면 '생츄어리'라는 방패이고 이 방패에는 자동으로 민첩성 향상 마법, 부활 아이템, 물리 방어력 향상 마법을 활성화 시켜주고 마지막에 상태 이상 방어를 해주는 능력이 활성화 되는 방패이다. 무기도 같은 방식이다. 저 칸의 수와 내용은 제각각이다. 사용자가 개조도 가능하다. 참고로 캐릭터마다 궁극의 무기는 존재한다.


다음으로 'F.F'의 상징인 음악 이야기를 빼면 역시 섭섭해진다. 10편의 음악은 화룡점정이라 할 수 있다. 게임의 주제와 화면 속 분위기에 마침표를 찍듯 그 어울림이 굉장하다. 단순히 어울림만으로 끝나지 않고 곡 자체도 인기를 엄청 얻었다. 특히 앞서 이야기한 'To Zanarkant'는 피아노 연주곡으로도 큰 사랑을 받았다. 개인적으로 10편 Piano collections 앨범은 좋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8편에 이어 10편도 보컬 곡이 있다. 제목은 '素敵だね'(suteki da ne)이다. 음악이 흘러나오는 구성은 8편과 유사하지만, 비교가 다를 정도로 화려하다. 처음으로 곡이 흘러나오는 장면은 마치 뮤직비디오 한 편을 보여주는 듯하다.



음악 부분에서 가장 특이한 점이 있다. 그건 한국말로 녹음 된 번안곡이 정식발매 판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제목은 '얼마나 좋을까', 가수는 이수영 씨다. 정식발매 되기 2개월 전 한국에서 우에마츠 선생과 이수영 씨가 같이 작업을 하고 바로 인터뷰를 한 것이 있다. 이 인터뷰를 보면 번안 된 가사의 어색한 문제와 이수영 씨의 게임에 대한 이해가 좀 부족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급하게 이뤄진 것인지 중간에 제대로 준비를 못 한 것인지 이수영 씨의 개인적인 문제는 아닌 것 같았다.


ffs07.jpg

(출처: 루리웹 인터뷰 기사)


여하튼 게임은 한글화가 안 됐지만 노래는 한국어로 나오는 특이한 구성이 정식발매 판 10편의 특징 아닌가 싶다. 


마지막으로 시리즈 내에서 가장 큰 인기 요소 중 하나이자 7편과 더불어 최고의 자리를 두고 싸우는 부분이 있다. 게임 속 시나리오가 바로 그 부분이다. 시나리오 원안을 작성한 노지마 씨는 예전 자신이 다녔던 해외여행의 느낌을 그대로 써내려 갔다고 했다. 특히 주인공의 초, 중반 모습은 여행 속 자신의 모습을 빗대어 반영했다고 한다. 어떤 부분이 그렇게 인기가 좋았는지는 말하기 어렵다. 다만 스포일러 대신 이런 말을 하면 어떤가 싶다. 드라마 '도깨비' 엔딩을 10편처럼 했다면 어땠을까?


Ffx-yuna-big.jpg


굉장한 호불호와 논쟁을 가져다준 파이널 판타지 10편. 분명 많은 사람의 선택을 받았고, 엄청난 성공도 함께 이뤘다. 새로운 시대와 함께 새로운 시도, 새로운 재미를 준 10편. 단순히 게임이라고 하기에는 흥미로운 부분이 참 많은 작품이다. 예를 하나 들면, 종교의 위선을 표현하는 부분이 대표적이지 않나 싶다. 이렇듯 한번은 곱씹어볼 만한 이야기가 곳곳에 숨어있는 10편. 아, 약간은 사족이지만 게임 속 상징인 특이한 인사법은 8편의 어떤 캐릭터 전투 승리포즈를 가져다 사용한 것이다.


마무리로 이 게임을 이렇게 한 줄로 설명하면 어떤가 싶다. 신을 만나면 신을 죽여라.



Good Bye


10편은 분명한 성공을 가져다주었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그렇지 못한 게임이었다. CG 영상을 제작하면서 게임과 다른 무언가를 꿈꾼 사카구치 히로노부는 하와이 지부를 기점으로 다른 무언가를 하기 시작했다. 그 일은 파이널 판타지라는 타이틀을 걸고 Full CG 영화를 제작하는 것이었다. 이 계획은 7편의 성공과 함께 시작되었다. 영화에 대한 집중은 가장 중요한 게임 부분까지 지장을 줄 정도로 일이 커지고 있었다. 사상 첫 시도라는 관심과 기존 게임 팬들의 관심이 합쳐져 기대감은 높았다. 01년 드디어 결과물이 세상에 나왔다. 반응은 재앙이라 불릴 정도로 처참했다. 따지고 보면 시작 단계부터 내부 사정까지 군데군데 문제가 산재해 있었다. 거기다 영화 자체의 문제도 너무 컸었다.


W147279802839783241.jpg


결국, 이 모든 여파는 누군가의 책임을 불러오게 되었다. 그 책임 한가운데는 사카구치 히로노부가 있었다. 'F.F'를 탄생시킨 그는 이 영화의 실패를 계기로 자신의 청춘을 받친 그곳을 곧 떠나게 된다. (부모님과 함께 이 시대의 기술력을 보자고 하면서 같이 봤다가 핀잔만 들었다. 영화를 보면 절대 자지 않는 가족이지만 이 영화는 극장 안에서 다 졸았다)


이후 그는 하와이로 가서 '미스트 워커'라는 회사를 차리게 되고 XBOX360을 통해 '블루 드래곤', '로스트 오딧세이'를 출시하게 된다. 재미 유무를 떠나 사카구치 팬들의 필수 아이템 중 하나이다. 두 게임 다 한글화가 되었다. 특히 '로스트 오딧세이'는 음성까지 현지화했다. 재미있는 것은 영어, 일어, 한국어 음성과 모든 자막을 대 때려 넣었다. 실시간으로 비교해가며 청취할 수 있게 만든 작품.


1990951_1.jpg


다른 특징으로 블루 드래곤은 토리야마 아키라와 함께, 로스트 오딧세이는 슬램덩크의 이노우에 타케히코가 참여한 작품이다. 그리고 두 게임에는 우에마츠 노부오 음악이 흘러 나오는 점도 주목 할만한 부분이다.


LO-Poster%2520copy%281%29.jpg


'F.F'를 대표하는 또 다른 인물 우에마츠 노부오도 얼마 지나지 않아 회사를 정리하고 독립을 한다. 이후 회사 대 회사로 계약 관계를 맺고 'F.F' 작업에 참여한다.


그리고 회사 스퀘어는 많은 문제가 쌓이고 쌓인 끝에 03년 드래곤 퀘스트의 에닉스와 합병을 하게 되고 '스퀘어 에닉스'라는 이름으로 바뀐다.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당시에는 매우 큰 이슈 중 하나였다.


square-enix-logo.jpg




Final Fantasy XI


2-FFXI-Logo.jpg

출시 : 2003년

발매기종 : PS2, XBOX360, PC


소개 : 

최초 'F.F' 온라인 MMORPG 작품. 그리고 최초 XBOX용으로도 제작된 작품. 서두에 남겨놓았듯, 온라인 작품은 넘기도록 하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제가 직접 해보지를 못했습니다.




Final Fantasy XII


12._final_fantasy_xii.jpg

출시년도 : 2006년

대응기종 : PS2, PS4(Re 예정)

프로듀서 : 아키토시 카와주

디렉터 : 히로유키 이토, 히로시 미나가와

캐릭터 디자인 : 아키히코 요시다

일러스트 : 아마노 요시타카

시나리오 : 다이스케 와타나베, 미와 쇼다

원안 : 야스미 마츠노

음악 : 히토시 사키모토, 우에마츠 노부오(보컬 주제곡)


줄거리 :

발렌디아 대륙, 오다리아 대륙, 케르온 대륙, 총 3개의 대륙으로 이뤄진 세계 '이바리스'. 이 세계에는 '흄'이라 불리는 인간 종족을 포함 다양한 모습의 종족들이 함께 또는 독자적인 문명을 키우며 살고 있었다. 점점 커지는 문명은 곧 도시라는 형태가 되어가고 도시는 점차 국가 형태를 이뤄가고 있었다. 대륙 곳곳에 세워진 도시 국가는 이내 충돌을 일으키고 혼란의 시기가 도래하게 된다. 문명과 문명의 충돌 또는 각자의 생각과 욕망을 관철하기 위해. 혼란의 시기가 계속되던 어느 날, 발렌디아 대륙에 어떤 한 사람이 세계 통일을 위한 전쟁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그는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알 수 없는 힘을 쓰며 압도적으로 전장을 이겨나갔다. 자신이 살던 대륙을 시작으로 이바리스 전 대륙을 통일하기에 이르는 그는 연방 국가를 선언하고 왕의 자리에 올라선다. 그의 이름은 '레이스 월' 훗날 전설로 구전되는 '패왕 레이스 월'이다.


오랜 세월이 지나 연방은 그 힘을 다하게 된다. 연방으로서 끝은 다시 한번 혼란의 시기를 도래하기에 이른다. 그중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두 국가가 태어난다. 오다리아 대륙의 '로자리아' 제국과 발렌디아 대륙의 '아르케디안' 제국이다. 주변국을 무력 흡수 통일하면서 세를 불리던 제국은 '이바리스'의 패권을 두고 다툼이 심화되기 시작한다. 한편, 어느 날 두 제국 사이에 있는 소국 '다르마스카'의 왕녀 '아쉐'와 '나브라디아'의 왕자 '라슬러'의 결혼식이 성대하게 치러지고 있었다. 이 결혼은 두 국가의 결속을 높이는 것과 함께 사랑의 결실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 행복도 잠시 점차 두 나라를 향한 제국의 그림자가 서서히 드리우기 시작하는데...


소개 :

너무나 아까운 게임. 딱 이 문장 하나만으로도 12편에 대한 소개는 끝이라고 할 수 있다. 12편은 03년도에 대대적인 제작 발표회를 한다. 이때 퇴사한 사카구치 히로노부가 깜짝 출연해 축사하기도 했다. 'F.F'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사카구치의 등장만으로 기대감이 높은 게임이었다. 12편의 발매일은 04년 여름으로 발표하고 행사는 마무리가 되었다.


발매일은 지켜지지 않았다. 발매일이 미뤄지기 여러 번. 결국 프로듀서 야스미 마츠노는 이 일에서 손 떼기에 이른다. 표면적인 이유는 건강상의 문제였다. 다행히 제작은 계속됐고 06년 드디어 12편은 세상에 나오게 된다.


제작 단계부터 기존과는 전혀 다른 노선의 12편은 PS2를 쥐어짜다 못해 즙을 내는 수준의 표현력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물론 개인 취향으로 인한 호불호는 언제나 전통이기에 존재했다.


게임을 클리어할 시간이 되자 큰 불만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가장 큰 불만은 이야기가 반 토막이라는 이유였다. 쉽게 말해 기승전결 할 때 승과 전 사이에서 갑자기 게임이 허겁지겁 끝나 버리는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 많은 사람은 메인 프로듀서이자 이 게임의 모든 원안을 만든 야스미 마츠노가 그만두는 것을 계기로 제대로 마무리 짓지 못한 것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12편 축사를 했던 사카구치가 프로듀서 마츠노의 하차를 두고 12편을 공식 보이콧 선언한 것이다. 이것을 두고 혹시 건강이 아닌 내부 문제가 아닐까 하는 추측도 생겼다.


게임도 자세히 살펴보면 초반까지는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중반부터 순간순간 개연성이 부족한 전개나 갑자기 확 건너뛰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다. 더욱이 주인공 중 한 명은 어느 시점에서 조연으로 존재감이 떨어지고 이야기 중심에서 겉돌기 시작한다. 즉 이야기 전개에서 뭔가 헤매고 있지 않았나 생각해 볼 수 있는 문제이다. 긴 발매 연기도 마찬가지다. 그러다 가장 핵심 인물이 빠져 버리니 급작스럽게 일이 꼬여가는 것은 당연하고 그동안 쏟아부은 시간과 돈을 생각하자면 발매를 안 할 수도 없는 상황일 거라 짐작이 된다. 그래서 12편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 게임을 거론할 때 항상 안타까운 게임이라고 한다. 스토리만 잘 마무리했어도 명작이라고 말이다.


사견으로 시나리오 팀도 문제가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시나리오와 이벤트 인터뷰를 조합해 보면 애초에 처음과 끝부분은 완성돼 있었다고 했다. 문제는 그 중간 연결이었다. 만약 예정대로 2장의 dvd 용량으로 채워 나왔다면 이야기 속에 나오는 지역도 다 담겨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게임 속 지도도 세계 지도 한 가운데 일부분이다. 발매 시기도 그렇게 좋지 않았다. 주변 상황은 9편 상황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그 이유는 콘솔 시대가 또다시 변화를 맞고 있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몇 개월 후에 'XBOX360'으로 발매한 성인등급 TPS 게임 '기어스 오브 워' 때문에 관심도 오래가지 못했다.


12편에 대해 대표적인 부분을 나열하자면.


1. PS2로 대단하다.

2. ADB 와 Gambit 시스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전체적인 디자인이 다르다는 것이다. 겉모습 뿐만 아니라 음악 부분도 전부 달라졌다. PS1 때 언급한 '베이그란트 스토리'의 프로듀서 야스미 마츠노와 디자이너 '요시다 아키히코'가 중심이기 때문이다. 혹 언급 안 했다고 하실 분이 있을 것 같다. '파이널 판타지 택틱스'도 같은 사람들이 디자인한 작품이다.


images.jpg


이전과 다르게 게임 속에 표현되는 세상도 아주 다르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터키를 중심으로 여러 사막 지역의 나라를 모티브로 삼았기 때문이다. 실제 제작진들이 탐사를 다녀올 정도로 묘사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한다. 한편으로는 스타워즈에서 영향을 크게 받은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현대적인 느낌은 없지만, SF 요소는 듬뿍 담긴 것과 '타투인'과 같은 사막 느낌 등이 그런 게 아닌가 싶다. 분명한 것은 전형적인 판타지 세계관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큰 호응을 받았다는 것이다.


final-fantasy-xii-20040614103828375.jpg


PS2의 성능을 생각해 봤을 때 12편은 정말 제작진들을 쥐어짜다 못해 PS2 뼛속까지 쪽쪽 빨아 만든 걸로 생각한다. 단순히 그래픽을 떠나 전체 구성을 봤을 때 하는 소리이다. PS1 때 언급했던 '베이그란 스토리' 제작도 같은 말을 한 적이 있다. PS1이 보여 줄 수 있는 풀 폴리곤 그래픽을 쥐어짠 게임이라고 말이다.


같은 제작자들 손에서 만든 12편도 마찬가지이다. 03년도 제작발표회에서도 미리 강조한 풀 폴리곤 그래픽에 세세한 텍스쳐를 입혀 캐릭터 느낌을 풍성하게 보여준다. 거기다 카메라도 고정이 아니어서 더 놀랍다. 관련 이야기 하나로, 옷들의 길이가 짧다는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여 주인공 치마는 갈수록 짧아져 지금의 모습이 되었는데 그 이유는 메모리를 아끼려고 그렇게 했다고 한다.


Final-Fantasy-XII-The-Zodiac-Age_Ashe.jpg

8_ll0ji.jpg


10편처럼 공간이 좁지도 않다. 마을이라고 해도 돌아다닐 곳이 상당히 넓고 크게 조성이 되어 있다. 그렇다고 뭔가 없다거나 공간이 비어 보이지도 않는다. 화면 전체가 꽉 차게 건물과 사람이 들어서 있다.


12편 구성에 특이한 부분이 하나 있다. 그건 CG 영상이 이전보다 적다는 것이다. 이건 의도적인 부분이다. 최대한 실제 게임 영상을 통해 이벤트 장면을 보여주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고 한다. 그렇다고 CG 영상이 나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오히려 실사 영화 같은 느낌의 '핸드헬드' 카메라 기법까지 보여줄 정도로 굉장한 영상미를 보여준다.


(참고: 영상 속 결혼식이 열리고 전쟁으로 넘어가는 부분엔 1개월이란 시차가 있다)


2편부터 시작된 스타워즈 오마쥬는 12편에서 극대화되기 시작한다. 특히 99년도에 개봉한 스타워즈 1편의 모습도 많이 보인다. 스타워즈 팬인 필자도 처음 12편 CG 영상 등을 볼 때, 어? 하는 부분이 많았다. 보기에 따라 어떤 구성과 묘사는 표절 아닌가 생각했다. 스타워즈 팬이라면 게임을 하는 내내 스타워즈 냄새가 진하게 날 거라 생각한다. 다시 말하지만 분위기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털복숭이 츄바카는 토끼 귀를 가진... 여기까지.


이 게임의 핵심이자 가장 큰 특징은 'ADB'라 불리는 전투 시스템이다. ADB는 'Active Dimension Battle'의 약자이다. 쉽게 말해 따로 전투 화면 전환이 없는 ATB 전투라고 생각하면 된다. 애초 기획 단계에서 심리스(Seamless)전투를 염두에 두고 제작이 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투 공간이 되는 지역은 마치 오픈 월드 또는 MMORPG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이다. 10편 처럼 월드맵 화면은 따로 없다. 굉장히 멀리 있는 지역으로 가야 한다면 좀 지루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이동해야 한다. 그 말은 이전보다 필드가 크다는 이야기다. 기획 의도도 맵을 보지 않으면 여기가 어딘지 모를 정도로 광활하게 표현했다고 한다.


Crash_site.jpg


이동 수단은 많지 않다. 비공정은 그냥 이벤트용이다. 비행기 공항이 존재하기도 하는데 이것도 특정 지역만 이동한다. 가장 쓸만한 것은 워프 크리스탈이다. 약간의 제약과 조건이 필요하지만 가장 좋은 이동 수단이다.


Southgate.png


12편은 바다를 건너거나 항공편을 통해서만 갈 수 있는 특정 지역이 아니면 어디든 뛰어갈 수 있다. 다만 지역마다 몬스터의 강함이 달라서 무턱대고 가면 안 된다. 이런 부류의 게임을 해보신 분은 알겠지만 12편에서도 몬스터 잘못 만나면 정말 똥꼬 빠지게 도망친다는 것을 알려주는 작품이다. 다행인 부분은 PS2 성능 한계로 일정 구역을 넘어가면 쫓지 않는다.


Bagoly.jpg


다시 전투로 돌아와, 화면이 따로 전환 되지 않는 ATB 배틀일 뿐 기본 개념은 같다. 다만 편의성을 위해 모든 마법은 광역으로 이뤄진다. 사거리 개념도 제대로 표현된다. 사거리가 긴 총이나 활 같은 것은 선수를 먼저 칠 수도 있다. 거기다 장거리 무기에 국한되지만 치고 빠지고 하면서 전혀 피해를 보지 않는 전투도 가능하다.


또 전투가 어려운 유저를 위해 Wait 모드가 준비되어 있다. Wait 모드는 어떤 선택을 하려고 커맨드를 누르는 순간 게임 전체가 사진처럼 순간 멈추게 된다. 실시간이기 때문에 난이도 차이가 크게 느껴지는 모드다. 모드 하나에 난이도가 크게 차이 나는 이유는 커맨드가 개별 창으로 돼 있기 때문이다. 키보드나 마우스로 바로바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기존 방식과 똑같이 구성돼 있어서 선택하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정말 Active 모드로 조금만 어려운 적을 만나면 손이 엄청 바쁜 모습을 볼 수 있다.


Ixtab.jpg


사진을 보고 눈치채신 분도 있겠지만 몇 가지 부분이 과거로 돌아갔다. 일단 전투 인원이 4인 체계로 부활했다. 다만 마지막 4명째는 NPC 참전용이다. 조작은 가능하다. 조작 인원은 10편과 마찬가지로 언제든 교체할 수 있다. 또 하나, 8편에서 보인 동료 표현도 부활했다. 다만 8편과 반대로 마을에서는 1인 체계로 바뀐다.


Tournesol-equiped.jpg


9편 처럼 장신구 종류가 다양해졌다. 당연히 무기도 다양하며 방어구도 다양하다. 이 말은 무기를 찾기 위한 여정과 탐색의 재미가 생겼다는 말이다. 물론 게임 기획의도 때문에 등장률 100%인 것도 있고 0. X%인 것도 있다. 이런 방식의 노가다를 좋아하시는 분이면 반길 요소. 여기서 가장 독특한 점이자 매력적인 점은 무기마다 캐릭터의 동작이 따로 준비되어 있다는 것. 예를 들면 활을 사용하는 모습과 칼과 방패를 든 모습 등이 다 다르다는 말이다. 방어구는 과거처럼 경, 중장비에 차별을 두었다. 참고로 화면에서 표시되는 것은 무기와 방패만이다.


52899_2.jpg


52899_9.jpg

(출처: 루리웹 라이니스 회원님 사진)


여기서 뭔가 이상한 점을 느끼거나 궁금한 것이 하나 생길 수 있다. NPC까지 4명 전부를 실시간으로 조정하면서 게임을 하는 것에 대한 의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가능은 하다. 그렇지만 아무리 빨라도 5대 맞을 동안 한 동작 하나 결정할까 정도? 이런 식이면 3명이든 4명이든 몬스터 한 마리 잡는데도 진이 빠져버릴 거다. 이런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12편의 핵심 시스템 'Gambits' 시스템이 제공된다.


02.jpg


이 겜빗 시스템은 강제성이 없다. 심지어 실시간 전투에서도 On. off가 가능하다. 겜빗 시스템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개개인에게 설정해 두는 명령어 체계이다. 오래전부터 액션 RPG 게임들에서 볼 수 있는 동료 행동에 대한 설정을 좀 더 세분해서 만든 시스템이라 보면 된다. 물론 서양의 RPG 게임에서도 영향을 받은 시스템이다. 가장 대표가 되는 게임이 '발더스 게이트'. 즉, 한 명 이상을 직접 조정하기 어려운 팀 파티 체계에서 필수요소로 쓰는 것과 같다.


위 사진을 보면 기본 체계는 3가지라 보면 된다. 행동 순서-목표-목적 순이다. 맨 위의 것을 예로 들면 '1순위로 동료 누구에게나 레이즈(되살리는 마법) 사용'이다. 동료 중 빈사 상태가 오면 하던 행동을 멈추고 1순위로 레이즈 마법을 건다. 2순위는 동료 중 HP가 70% 미만이 되면 회복 마법이 실행된다. 물론 명령어는 꼼꼼하게 준비되어 있다. 70% 미만과 70% 이하가 따로 있을 정도이다.


다만 제약이 있다면, 초기 주어지는 명령어 외의 것은 구매해야 한다. 마을마다 겜빗 상점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 외에 보물처럼 구할 수도 있다.


얼추 이렇게 살펴보면 굉장히 좋은 시스템으로 보일 수 있다. 문제는 모든 캐릭터의 겜빗 설정을 ON 했을 때이다. 크게 바꿀 필요 없을 만큼 겜빗을 설정해 놓으면 딱히 전투에 손을 댈 필요 없이 자동으로 전투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하나 직접 조작할 게 있다면 데미지를받지 않기 위해 사거리 조절하는 정도? 다시 말하자면 긴장감이 떨어질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런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필자는 Active 모드를 기본으로 하고 직접 조정하는 리더의 겜빗을 off 한다. 이렇게만 해놔도 강적을 만나는 순간 손이 엄청 바쁘게 된다. 실시간으로 어렵다고 느껴지면 Wait로 바꾸면 된다. 단점으로는 셋팅을 상황에 맞게 일일이 바꿔줘야 한다. 무슨 소리냐면 어느 지역과 상황에 맞는 겜빗 셋팅이 있다고 하면 소위 말해 프리셋 기능이 없어 일일이 다 바꿔줘야 한다는 말이다.


무기는 어떨까. 아무 제약 없이 장비를 교체 사용할 수 있는 건가? 당연히 아니다. 약간의 필요조건이 뒤따른다. 그건 12편의 성장 시스템인 '라이센스' 시스템이다. 말 그대로 사용권을 얻는 시스템이다. 기본 형식은 10편의 '스피어 반'과 같다고 보면 된다. 다만 다른 점은 부수적인 것까지 라이센스 시스템으로 얻는 방식이다. 이 시스템은 10편 초기 기획안에서 나온 시스템이다. 그걸 기록 해 뒀다가 12편에서 정립한 것이다. 그래서 비슷한 형식을 가지고 있다.


FF12 Image 8.jpg


라이센스에는 장신구, 능력치 up, 보조 능력 up, 마법, 소환수, 기술 정도로 구성이 되어 있다. 개방하는 방법은 전투를 통해 LP, 즉 라이센스 포인트를 모아 보드 위에서 사용하면 끝이다. 10편과 마찬가지로 상하좌우 인접한 곳을 개방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의 끝은 모든 캐릭터를 만능으로 만든다는 점이 있다. 그런 이유로 인터네셔널 버전에서는 직업 선택을 넣어 능력이 겹치지 않게 했다. 이름 밑에 직업이 표시되고 각 직업에 따른 라이센스 보드가 생성된다. 참고로 둘 중 뭐가 좋다고 하기는 어렵다. 장단점도 존재하고 게임을 하는 사람의 선호 방식도 다르기 때문이다.


FFXII_Complete_Knight.png


음악에서도 작업자가 교체됐다. 'F.F' 상징 중 하나인 우에마츠 선생은 'Kiss me good bye'라는 엔딩 곡만 작업 했다. 우에마츠 선생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보컬 곡이라고 하지만 'F.F' 시리즈 중 인지도가 낮지 않나 생각한다. 기존 스타일과도 좀 차별화돼 있고 뭔가 12편하고는 잘 안 맞는 음악 같기도 하다.


angela-aki-kiss-me-goodbye.jpg


그 외에 12편의 음악은 전체적으로 나쁘지는 않았다. 다만 계속 강, 강, 강, 연속인 긴장감 높은 음악은 금방 피로하게 만드는 것 아닌가 싶다.


그 외에 12편은 즐길 거리가 많은 작품이다. 다소 반복적인 행동이라 아쉬운 몬스터 현상금 사냥, 숨겨진 장신구 찾기, 숨겨진 소환수 얻기 등 전부 하는데도 엄청 시간이 걸릴 양이 들어있다. 이런 것을 보면 제대로 완성 되었다면 어땠을까 싶다.


hunts.jpg


참 우여곡절이 많은 12편 소개는 이렇게 끝이다. 12편의 호불호는 둘째 치고 프로젝트 구성부터 6년이라는 시간이 걸려 만들어진 게임이 미완성이라는 것은 참 안타까운 부분이다. 전형적인 탐험형 RPG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12편은 더욱 아쉽게 느껴졌을 거다. 이렇게 깔끔한 마무리를 못 보여준 12편을 끝으로 PS2 시대 'F.F'는 막을 내린다.






관련 기사


슈퍼로봇대전 25주년 기념작 한글화 기념

파이널 판타지 XV, 10년의 기다림 그리고 프롤로그

파이널 판타지(Final Fantasy) 이야기 1 - I, II, III편과 2D 시대(8bit)

파이널 판타지(Final Fantasy) 이야기 2 - IV, V, VI편과 2D 시대(16bit)

파이널 판타지(Final Fantasy) 이야기 3 - VII~IX편과 3D 시대






틀림없이 


편집 : 꾸물

Prof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