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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도 대장암에 대한 글을 몇번 올렸지만 2016년 기준, 대한민국이 대장암 발병 1위 국가가 되었습니다. 헬조선이 1위 하는 항목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음 ㄷㄷㄷ


이는 생활 습관(식습관 등)의 서구화에 의한 대장암 자체가 증가한 것 뿐만 아니라 대장내시경 등을 많이 시행하게 되면서 진단율이 증가한 것도 하나의 요인이기도 합니다.


대장암의 증상에 대해 궁금하시는 분들이 많아 간단히 설명을 해보고자 합니다. 대장암은 다른 고형암과 마찬가지로 암이 진행된 정도에 따라 증상이 다소 차이를 보이는데 생기는 위치에 따라 증상이 달라지는 특징을 보입니다.


cancer - 복사본.jpg


대장암은 크게 우측 암과 좌측 암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우측은 여성에게 많고 암에 관여하는 유전자 등의 차이가 난다는 점이 있지만 이에 대한 설명은 생략합니다.


대장암을 우측 암과 좌측 암으로 나누는 이유 중 하나는 부위에 따라 증상이 약간 차이가 나기 때문입니다.


colon - 복사본.jpeg


대부분 생물 시간에 배워서 알다시피 대장의 주 역할은 수분을 흡수하는 것입니다. 소장에서 대장으로 막 도착한 변은 물똥 형태를 보이는데 아래로 내려오는 동안 물이 흡수되면서 단단해지게 됩니다.


그래서 좌측에 암이 생기게 되면 크기가 크더라도 변이 잘 통과해서 폐쇄 증상은 잘 발생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암이 상당히 커짐에 따라 출혈 등에 의한 빈혈이 발생하고 소화불량 등의 증상을 곧잘 유발합니다.


의대 다닐 때 우측 결장암의 증상은 MAD, 좌측 결장암은 BOB으로 암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합쳐서 미친 밥 ㄷㄷㄷ 


우측 암의 경우

Mass(종괴) : 암이 많이 커져서 종괴가 손으로 만져 지는 경우가 생깁니다

Anemia(빈혈) : 암에서 출혈이 있으면서 빈혈을 일으킵니다

Diarrhea(설사) : 암에 의해 설사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좌측 암의 경우

Bleeding(출혈) : 단단한 변이 암 표면을 긁으면서 출혈을 일으킵니다 

Obstruction(폐쇄) : 덩어리 암이 좁아진 암 병변을 통과하기 어렵기 때문에 폐쇄 증상이 발생합니다 

Bowel habbit change(배변 습관 변동) : 소화불량 등의 배변 습관의 변화가 발생합니다


물론 우측 결장암의 경우도 부위에 따라 폐쇄 증상이나 출혈 등이 나타날 수 있고, 좌측 결장암의 경우도 빈혈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 밖에 임파선 침범 등에 의한 복통, 체중 감소, 피로감, 전이에 따르는 복수나 간수치 상승 등 고형암에서 보이는 공통적인 증상 역시 보일 수 있겠죠.


각각의 케이스를 예로 들어 설명 해보겠습니다.


A-colon.jpg


3개월 전부터 설사가 있었던 환자로 검진 내시경을 시행하게 되었습니다.


설사는 흔한 증상인 데다 증상이 간헐적으로 발생해서 딱히 대장암의 전조 증상이라 생각은 못했겠지만. 대장내시경 당시 우측 결장에 10cm 이상의 거대한 암이 위치해 있었습니다. (가운데 거대한 게 변이 아니라 암입니다) 암이 대장 내경의 대부분을 막고 있었지만 우측 결장은 변이 물똥 상태라 저 좁은 틈을 따라 여유있게 빠져 나왔던 것이죠.


당시 환자의 빈혈 수치는 Hb 6.9, 남자의 정상 Hb 수치가 13이니 오랜 시간 동안 피가 줄줄 새고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그나마 아래쪽 이었다면 피가 묻어 나오거나 변기를 붉게 물들였겠지만, 위쪽이라 피가 변이랑 섞여서 쉽게 인지하지 못했을 겁니다.


예를 들면, 떡 반죽에 고추장을 부으면 핑크색 떡가래가 나오겠지만 막 뽑아져 나오는 떡가래에 고추장을 부으면 흰색 떡가래에 고추장을 부은 형태가 되겠죠.


아마 저정도면 암이 생긴지 10년 이상 되었을 겁니다 ㄷㄷㄷ


직장암.jpg


1년전 부터 항문 출혈이 있어 대장내시경을 시행했고 직장암으로 진단 받은 환자입니다.


변이 단단해지면 저정도의 암에서는 출혈이 쉽게 발생할 것 같지만 의외로 암이 꽤 진행된 후에야 항문 출혈이 발생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그래도 좌측 결장암이 우측 결장암에 비해서는 비슷하게 진행했을 때 좀 더 조기에 진단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만 항문의 출혈을 단지 선홍색 출혈이란 이유로 치핵이나 치열이라고 셀프 진단해서 진단 시기를 본인이 놓치게 만드는 경우도 있죠.


중요한 것은, 대부분의 암은 전형적인 증상이 발생하면 이미 꽤 진행해 있다는 사실입니다. 암을 키워서 시장에 내다 팔게 아니라면 암을 가급적 일찍 발견하는 게 좋겠죠. 왜냐면, 암을 일찍 발견 할수록 치료법이 간단해지고 생존율이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가급적 증상이 없을 때 미리 미리 암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한 겁니다.

 

mortality.jpg


암을 조기 진단 할수록 생존율이 높다는 것은 익히 아는 사실이죠. 암을 조기에 진단 할수록 치료 방법 역시 상대적으로 간편해지게 됩니다.

 

CIS.jpg


이 환자는 검진 내시경에서 용종절제술을 시행했고 조직검사 상에서 상피내암이 진단 되었습니다.


암 환자 중에는 이처럼 초기에 진단 되어 5분도 안걸리는 용종절제술로 치료가 완료된 환자도 있고, 꽤 진행된 후에 진단 되어 복강경 또는 개복 수술을 받고 수개월 간의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도 있을 겁니다.


무증상일 때 검진 내시경을 받느냐 vs 증상이 생겨서 내시경을 받느냐 이것이 이런 차이를 낸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듯. 여러번 강조했지만, 췌장암 같이 진단도 어렵고 진단 되도 치료하기 쉽지 않은 암에 걸려 죽는 것에 비하면, 조기 진단이나 치료가 매우 쉬운 대장암 같은 암에 걸려 죽으면 좀 더 억울하지 않을까 합니다.


30 중반에 대장암 환자도 경험했던지라 몇 살 때부터 대장내시경을 받아야 하는지 정답은 없겠지만, 아주 드문 경우를 제외하면 40세 이상이면 대장내시경을 한번쯤 받아보는 게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히 남자, 음주, 비만, 당뇨, 대장암 가족력, 육식 등 대장암의 빈도를 증가시킨다고 알려진 대표적인 요인들이 많이 해당된 분들은 더더욱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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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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