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블록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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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가 거창했던 SBS 특별기획 대선주자 국민면접. 하지만 다소 과하게 예능스러운 컨셉, 역할분담이 애매한 패널들, 뜬금없는 연출과 맥을 끊는 편집 등으로 실망스럽다는 의견이 많았다. 특히, 한때 현재의 집권여당에서 악의적 정치공세의 선봉에 있었던 전여옥이 순진한 민간인 코스프레를 한 부분은 많은 이들의 소화기관 정상작동을 방해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애매한 그 밸런스로 인해 결과적으로 대선주자들이 다른 시사교양 프로그램에서 보여주기 어려운 어떤 면들을 엿볼 수 있었다. 아무래도 사용되는 언어 톤이 비교적 일상적이었어서 각 지원자들의 자연스러운 어법이 어떤지가 드러났다. 또, 질문들이 날카롭고 싶어했지만 결국은 피상적인 수준이었어서, 오히려 지원자들의 인식수준이 어느정도의 깊이인지가 드러났다.

정치인이라면, 특히 대권주자라면 호의적인 시각과 비호의적인 시각이 나뉘기 마련이고, 그에 따라 같은 발언과 행동도 전혀 달리 해석되곤 한다. 이러한 견지에서 이 방송을 통해 찾아낼 수 있었던 각 지원자들의 특징이 자연스레 비교될 수 있었다. 방송 전반적으로 각 인물에 대한 그 비호의적 이미지를 여과없이 거론하고 직접 해명하게 하면서 캐릭터를 보여주는 역할도 수행했다. 또한, 각각 한시간 가량의 시간이 주어진 분량이다보니 이 사람이 실제 대통령이 되면 어떤 느낌일지도 예상해 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아직도 가장 지지하는 한 명을 고르지 못했다. 물론 슈뢰딩거의 유승민은 진작에 제외하고서. 중립적이진 않겠지만 아직 지지대상을 못 고른 입장에서 쓰는 글이라는 사실을 밝힌다.

방송 순서의 역순으로 한번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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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 호의적 시각 : 합리적 보수
- 비호의적 시각 : 비합리적 보수

유승민은 길게 거론하지 않겠다. 방송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 것은 이전 토론 관전기(링크)에서 언급했던 슈뢰딩거의 유승민적 특성이다.

해당 부분만 재차 설명하자면 이렇다. 유승민의 말은 일부분 합리적인 정책을 포함한다. 이를 통해 그에게 호의적인 시각은 그를 합리적 보수로 본다. 하지만 그의 실제 행동, 그러니까 그가 관철해서 성과로써 발현하고 시행된 합리적 정책 결과는 없다. 이유는 당연하다. 그가 몸담은 당내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에게 비호의적인 시각에서 그는 합리성을 가장한, 똑같이 비합리적인 보수다.

그가 진짜로 합리적인지 아닌지는 검증 불가하다. 그가 당을 바꾸지 않기 때문이다. 그간의 행보로 보아 바른정당이라고 다를 건 없어보이고, 그가 속한 당은 그의 주장 중 합리적인 것은 당차원에서 배제한다. 결국 그는 당 내에서 받아들여질 비합리적인 행동을 하거나, 또는 그런 행동에 동조하는 실질적 결과만을 낳는다.

그런 의미에서 새누리당 또는 바른정당 소속의 유승민에게 있어서 합리성이란, 어떻게도 검증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슈뢰딩거의 상자 속 고양이의 생사와 같은 처지다. 현실정치를 현대 물리학과 양자역학, 또는 동양철학이나 서양포스트모더니즘의 경지로 끌어올린 인물.

여기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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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 호의적 시각 : 역시 오해였어
- 비호의적 시각 : 역시 오해가 아니었어

안철수에 대한 비호의적 이미지는 ‘삐졌다’는 말로 상징할 수 있다. 문재인과 민주당에 대한 보상심리. 막상 그는 삐졌다는 평을 처음 본다고 밝혔다. 이 자체로, 비호의적 시각에서 볼 때 심리적 거리가 생긴 채 방송이 시작됐다.

본인에 대한 비호의적 이미지들은 대부분 정치적 공세의 결과로 발생한 오해라는 것이 그의 주된 설명이다. 역사의 반복을 막기위해 지난 대선 후보를 양보했고, 기자들의 질문을 잘 받으며, 누구보다 잘 소통한다는 것. 서로 상충되는 말들인 불통과 소통이 주요 키워드에 동시에 등장한 것은, 사실과 정치적 공세가 겹친 증거라고 밝혔다.

호의적 입장에서 듣는다면 맞는 얘기다. 불통이면서 소통을 잘 할 수는 없다. 그런데 한때 소통의 상징이었으니 불통은 정치적 공세로 생긴 이미지라는 말은 설득력있다. 하지만 비호의적 입장에서 보기에, 불통이 사실이고 소통이 본인 지지자들의 정치적 주장이 아니냐는 물음이 생길 수 있다. 즉 비호의적 시각까지 되돌릴 만한 논리는 아니었다.

‘삐지지 않았다’고 말하기에, 시간을 되돌려 대통령을 할 수 있다면 언제를 선택하겠냐는 질문에 ‘참여정부’라는 말을 입에 담으면서, 비호의적 시각에게는 ‘삐진거 맞네’라는 못을 박아버렸다. 그가 말한 이유인, 4차산업 혁명의 기반이 되는 시기였다는 것은 그리 직관적으로 와 닿지 않는다. 본격적인 인터넷 발달은 김대중 집권시기였고 참여정부의 기술육성은 딱히 눈부신 성과까진 아니라 할지라도 주로 욕먹는 분야도 아니다. 결국 비호의적 시각에서 보기에 ‘박지원이 있으니 김대중은 못 까고, 독재 군부 다 건너 뛰고, 결국 또 노무현’이라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물론 이것도 오해일 수 있다. 하지만 오해가 확실하다는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오해를 하더라도 이런 의미가 있다, 는 식의 발언도 없다. 다른 지원자들과 대비되는 부분이다. 다른 지원자들은 ‘그건 오해지만, 사실이라고 쳐도 이런 의미가 있다’까지 준비돼 있었다.

계속되는 아재개그나, 개인사를 얘기하는 부분에서는 오랜만에 그의 인간적인 부분을 드러냈다. 청년들의 멘토 이미지를 지닌 그로서, 그간 다소 무거운 이미지가 덧 씌워져 있던 것을 어느정도 덜어냈다고 하겠다. 다시다난한 5년을 거치면서 말 자체의 어눌함도 많이 줄어든 느낌이었다.

호의적이거나 한때 호의적이었던 이들에게는 어느정도 어필이 되었을 부분이다. 하지만 비호의적인 이들에게는, 여전히 ‘삐진 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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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가 대통령이 된다면,

본인의 주장과는 무관하게, 그가 한 말들을 놓고 보면 통합과 화합에 최적이라는 근거는 찾을 수 없었다. 안보, 경제, 교육에 대한 그의 시각들을 압축하면 ‘이게 맞기 때문입니다’로 정리된다. 그의 평소 언행과 일치한다. 국민이 이걸 원하기 때문에 이렇게 해야한다. 시대가 이렇게 때문에 이렇게 해야한다.

이렇게 되면 논의는 필연적으로 ‘그게 진짜 맞냐’로 이어진다. 국민이 그걸 원하는 게 아닌데? 라든가, 시대가 안 그런데? 라고 전제를 반박하는 순간 그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것이다. 그의 어법은 대체로 가장 첨예한 논쟁 단계를 건너뛰고, 자신이 생각하는 결론을 전제처럼 사용한다. 이러면 그 단계는 건너뛴 게 아니라 결국 다시 시작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되면서 논쟁이 복잡해진다.

이는 정치적 대립에 활용되기 용이한 형태다. 예컨대 그의 교육정책이 정치적 반대 의견에 부딪힌다면, 그 근저의 교육에 대한 철학이나 기조부터 부딪혀야 한다. 본인은 정치적 공세와 흔들기를 싫어한다지만, 흔들기 정말 좋은 어법이다.

안철수가 보여준 모습들에는 이런 대립에 대한 대응 전략이나 대응 원칙이 없다. 물론 있는데 안 보여줬을 수도 있고, 보여줬는데 편집됐을 수도 있다. 하지만 다른 지원자들은 어느정도라도 그 전략과 원칙에 대한 힌트가 있었다는 사실과는 확실히 대조된다.

보여준 바만 따르자면, 대통령 안철수는 여론과 야당에 많이 휘둘릴 것처럼 보인다. 그런 휘둘림에 버텨내는 모습을, 본인은 보여 왔다고 주장하지만 박지원과의 관계만 봐도 꼭 그렇게 볼 수는 없는게 사실. 이에 대한 대응이 앞으로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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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 호의적 시각 : 꽤 부드러워진 사이다
- 비호의적 시각 : 감춰지지 않는 모난 구석

이재명의 비호의적 이미지는 한결 같다. 쌈닭, 감정제어불능 등등. 이에 대한 그의 준비가 엿보이는 방송이었다. 공격적인 패널의 지적에 ‘옳은 말씀입니다’로 시작하는 변화. 상대를 긍정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논리를 전개해 결국 본인의 주장과 이어지는 부분으로 연결시키는 방식은, 일단 상대를 부정하고 보는 지난 토론의 모습과 달랐다.

한마디로 하자면 ‘바로 그렇기 때문에’ 전략. 이건 그냥 그렇게 한다고 되는 건 아니다. 실제로 그런 논리성이 내재된 주장이어야 가능하다. 예컨대, 기본소득보다 일자리 창출이 중요하지 않냐는 질문에 ‘바로 그렇기 때문에 기본소득이 필요하다’는 말을 할 수 있는 것은, 기본소득 - 지역 분산형 소비 활성화 - 시장 활성화 - 노동수요증가로 이어지는 논리가 실제로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또 한가지 전략은, 쿨한 인정을 통한 다른 맥락으로의 돌파다. 단골소재인 가정사 문제에 대해, 과격성을 인정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이런 식으로까지 하는데 측근 비리가 가당키나 하겠냐’는 맥락으로 옮겨간다. 많이 싸우고 다니는 건 맞지만 그만큼 불법과 기득권 횡포는 참을 수 없다는 식.

이어서 그는 캐릭터를 끊임없이 명확히 드러낸다. 노동부장관 한상균 언급이 대표적이다. 이렇게 간단히 요약하는 것 만으로도 그의 관점이나 태도가 한번에 와 닿는다. 기본소득, 가상의 독도 일본 점령에 대한 대응 등 다양한 부분에서 그의 관점이 매우 함축적으로 전달된다.

호의적 시각에서 본다면 맘에 쏙 들법한 모습이다. 여전히 시원하고, 밍숭맹숭 애매하지 않게 색깔이 드러나면서, 어느정도는 부드러워졌으니 말이다. 비호의적 시각에서 본다면 어쨌든 맘에 안 들고,다. 애초에 싫은 모습은 그대로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 맘에 안 드는 모습의 이유는 설명이 된다. 즉, 말이 안 되니까 싫은 게 아니라 말은 되는데 그게 싫은 게 된다. 이 둘은 다르다. 이 부분은 좋은 성과다. 하지만 결국 표를 주고 안 주고의 결론은 같겠다. 이 부분이 그의 한계라면 한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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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이 대통령이 된다면

매우 적극적으로 국정에 참여하는 대통령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 전형적인 똑부형 관리자, 똑똑하고 부지런한 유형이다. 매우 많은 사안의 구체적인 내용들을 숙지하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엉성하게 돌아가는 꼴을 볼 수 없는 사람이다. 많은 부분을 직접 검토하고 지시하는 대통령이 예상된다.

그런 국정이 여론이나 정치세력의 반대에 부딪혔을 때, 이 때에 대한 예상이 문제다. 그의 원칙은 확실하다. 불법, 특히 권력을 배경으로 한 불법은 철저히 배제한다는 것. 잘만 된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은 원칙이지만 문제는 ‘권력’의 정의에서 비롯된다.

판교 철거민에 대해 이재명은 ‘철거민을 빙자해서 불법과 특혜를 강자의 방식으로 요구’했다고 정의한다. 개인적으로 동의하는 것은 차치하고, 문제는 일반 여론이 그러한 사실관계에 입각한 논리적 단호함을 한결같이 지닐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 논리적 단호함을 갖지 않은 사람에게는, 철거민이라는 통상적 약자계층이 불법 특혜를 요구하는 강자로 바뀌는 그 전환에 대한 우려가 더 크게 다가올 수 있다.

이미 우리는, 이 나라의 대중들 중에 그런 논리적 단호함이 없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잘 알고 있다. 하야한 이승만, 암살당한 박정희, 백담사에 들어간 전두환을 불쌍해하는 수많은 사람들. 희대의 범죄자도 인간적인 모습을 조금만 보여주면 금새 마음을 녹이는 그 사람들. 그 사람들이 보기에 저러한 단호함은, ‘혹시 내가 약자 입장일 때 나를 강자라고 덮어씌우는거 아니야?’라는 우려를 야기할 수 있다.

이재명은 삼성 이재용의 구속에 반대하는 일반여론에 대한 질문에, 다소 헛다리를 짚는다. 패널의 질문은 ‘그런 순진한 일반인들의 여론’에 대한 대응이었으나 이재명은 잠시동안 ‘그건 일반 여론이 아니라 재벌세력의 주장’이라는 취지의 반박을 하다가, 패널의 설명이 추가되고 나서야 본의를 이해하고 ‘대화와 합의’로 답변했다. 최종 정답은 옳게 갔지만, 중간에 있었던 잠깐의 오해구간은 ‘이재용을 옹호하는 일반여론을 재벌세력의 주장이라고 단정하는 건 아닐까’라는 우려로 이어질 수 있었다.

그 우려는 ‘대통령 이재명이 엉뚱한 곳에 칼을 휘두르진 않을까’라는 우려로 연결된다. 이번 방송에서는 그 우려마저 감성적으로 종식시키진 못했다. 남은 숙제는 바로 이 부분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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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 호의적 시각 : 소신과 확장성의 공존을 증명하다
- 비호의적 시각 : 핀트가 어긋난 확장성 전략

어느덧 2위 주자가 된 안희정. 비호의적 시각에서의 이슈인 시대교체론, 대연정, 촛불집회의 메시지를 ‘싸우지 말라’로 보는 해석, 모두 일맥상통하게 ‘그래서 결국 새누리도 끌어 안을 거야?’로 정리된다. 이 의구심은, 어쨌든 민주당 경선을 거쳐야하는 그에게 있어 코 앞에 당면한 현안이다.

여기서 호의와 비호의를 나누는 근원은, 그의 과거 행보에서 드러나는 정체성이 얼마만큼 보존 됐다고 보느냐에 따른다. 그의 운동권 경력은 강도가 세다. 그만큼 ‘설마 안희정이 새누리를 진짜 끌어 안겠냐’는 신뢰가 있을 수 있고, 이런 신뢰가 호의를 이끈다. 하지만 우리에겐 김문수로 대표되는, 수많은 그 반례들이 있다. 그러므로 그의 운동권 경력과 새누리를 끌어안는 결과는 양립 가능하다고 볼 수도 있다. 이 경우 비호의로 이어진다.

시대교체론은 새누리와 민주당의 대립 시대에서 대화와 타협의 시대로 가자는 내용, 대연정은 야합이나 무조건적 포용이 아니라 뜻이 맞을 경우의 가능성에 대한 언급이었다는 설명이다. 결국 이 모두는 ‘싸우지 말라’로 귀결된다. 이 부분이 안희정의 핵심인 셈이다. 싸우는 게 아니라 타협하는 정치.

호의적 시각에서 보자면 백번 옳은 얘기다. 비호의적 입장에서 보자면 너무 나이브한 얘기다. 싸우기 위해 존재하는 세력과는 대화하기 어렵다. 야권 지지자 입장에서 지난 20년은, 싸우자고 덤비는 놈들과 싸운 시대다. 그 상대가 그대로라면 안싸우는 방법은 어느정도 내주는 방법 밖에 없어보이는 것이다. 이것이 비호의적 입장의 사고흐름이다.

안희정은 분명 이런 사고흐름을 모를 리 없다. 그래서 바로 그 부분, 촛불집회의 민심에서 ‘싸우지 말라’라는, 다소 엉뚱하다면 엉뚱한 메시지를 읽어내는 그 배경에 대한 부분을 어떻게 답변하느냐가 핵심이다. 싸우는 시대의 중심이 결국 만들어낸 사단에 대항하여 싸우러 나온 시민들에게서, 어떻게 그런 메시지를 도출했는가.

그 과정은 꽤 호흡이 긴 논리로 연결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촛불집회의 원인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이 사태의 원인은 정당정치의 불능상태. 정당정치가 안 된 원인은 노선이나 정책적 대립이 아닌 대립을 위한 대립이 이어졌기 때문. 그 대립을 위한 대립이 결국 싸우는 시대이고, 이 싸우는 시대를 끝내자는 게 결국 촛불집회의 민심. 안희정의 답변은 이렇게 요약된다.

각각의 연결고리는 맞는 말이다. 하지만 처음과 끝을 잇는 순간은 다소 점프가 과하다. 촛불집회가 남긴 교훈을 열거하자면 ‘더이상 싸움을 위한 싸움은 그만’ 정도로 하나 넣을 수 있긴 하지만 이게 ‘촛불집회 민심의 2개 메시지’ 중 하나로 들어가는 건 다소 과하다. 오히려 이렇게 무리한 시도를 보인 것 자체가, 본인 포지션의 일관성을 지키기 위한 일환으로 비춰질 수 있고, 이렇게 되면 비호의적 시각은 오히려 굳어진다.

필요한 건, 무작정 싸우려고 덤비기 전문가 세력을 대상으로, 적당히 들어주는 것을 제외하고서 도대체 무슨 수로 안 싸울 것인지, 그리고 끝끝내 싸우려고만 들 때는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대답이다. 이 대답은 방송 중에는 찾을 수 없었다.

이 부분에 대한 메시지가 끝끝내 명료하게 제시되지 않는다면 보수여론으로의 확장은 가능할지라도 비호의적 시각을 돌리는 데에는 한계에 부딪힐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제시가 된다면, 또 한번의 안희정 바람을 예상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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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이 대통령이 된다면

대통령 안희정의 모습은 ‘지방분권체제’라는 확고한 색깔을 지닌다. 그는 순진하리만치 민주주의의 기본적인 분립 분권체제를 존중하고 있고, 뿐만 아니라 서울 중심의 국가구조의 개편까지 목표로 한다. 행정수도 이전과는 또 다른 차원의 얘기이기 때문에, 여태껏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모습일 것이라는 건 확실해 보인다.

또, 분권을 존중하는 면이나 싸우지 않으려는 면 등을 볼 때, 정부가 국회에 이래라저래라 하거나, 청와대가 야당을 비난하는 류의 행동은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입법 사법 행정을 분리하고 본인은 행정의 수장을 맡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그렇다면, 어쩌면 안희정 대통령은 매우 적극적으로 소극적인 모습을 갖는 양면성을 지닌 대통령일지도 모른다. 중앙정부 이외에는 각 기관과 단체의 힘을 실어주려 노력할 것이기 때문이다.

언뜻 구체적인 모습은 상상이 잘 안 되는 그림이다. 그는 무슨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이에 대해서도 앞으로 밝혀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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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 호의적 시각 : 업그레이드된 대세
- 비호의적 시각 : 아직도 답답한 그저 착한사람

야권 지지자 중에 진심으로 문재인의 이념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 그에 대한 색깔론은 말 그대로 정치공세다. 그동안 그냥 무시하는 것에 가까웠던 그의 대응은, 최근 방송들을 통해 어느정도 충분히 설명되고 있다.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부터가 오보였는지를 비교적 정돈된 상태로 제시했다.

호의적 시각에서 문재인은 매우 안정적이다. 말이 느리지만 공허한 수사를 남발하진 않는다. 치명적인 흠결을 찾기 어렵다. 말을 바꾼다는 평에 대해서는 문재인 스스로 상황에 대한 설명이나 오해에 대한 설명을 덧붙이려 하는 모습을 보였다. 예를 들어 탄핵에 대한 의견은, 정치인 주도가 아니라 국민 여론 주도의 탄핵이 옳다는 논리를 설명했고, 영입인사들이 떠나가는 문제는 원칙이라는 키워드로 설명했다. 호의적 지지자들에겐 매우 수긍이 되는 내용이었다.

비호의적 입장에서 보기엔 아직 명료한 느낌이 부족하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언급이 적기 때문이다. 문재인은 원칙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많은 사안에 대해 그 원칙을 먼저 설명한다. 방송이라는 한정된 시간 속에서 많은 경우 그 원칙의 설명이 전부가 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원칙이라는 건 늘 지켜지는게 아니라 때때로 위협받고 유연하게 변용될 수 있는 고매한 것이다. 그것만으로는 전부의 대답을 삼을 수 없다.

결국 문재인에 대한 호불호는 이 ‘원칙’을 얼마나 믿느냐에 따라 갈린다. 문재인 본인은 그 누구보다 원칙을 존중하는 사람이다. 원칙 존중 순의를 매기자면 문재인이 국내 1위라고 치고, 그 이하 대략 이천몇백만등 까지는 문재인에게 호의적인 반면, 그 아래는 비호의적인 구도라고 하겠다. 그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 원칙 존중 태도를 좋아하는 것이고, 비호의적인 사람은 그 원칙 존중 태도가 답답한 그림이다.

이런 견지에서 보자면 방송에서 보인 그의 답변은 매우 일관적이다. 재난 상황에는 메뉴얼이라는 우선 원칙이 필요하다는 말로 시작한다. 본인에 대한 다른 자랑은 안하지만 원칙을 지켜온 삶은 강조한다. 시국을 평할 때에도 원칙이 무너졌다는 말이 사용된다.

호불호를 떠나서, 이 말에 반대할 사람은 없다. 원칙이 지켜지는 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고, 현 시국은 원칙이 무너져서 발생했음이 자명하다. 본인이 원칙을 세우는 데에 뛰어난 인물이라는 말도 억지스럽거나 일방적인 주장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문제는, 앞서 말했듯 비호의적인 시각에서 볼 때 원칙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원칙을 어기는 자들이 있고 그에 대한 처벌의 원칙마저 어겨질 때 어떻게 대응하는가는 원칙과 다른 문제다. 또, 어떤 원칙 자체가 절대적이지 않은 외교나 경제 사인은 원칙이라는 이외의 많은 설명이 필요하다.

그의 확실한 자산은 다른 지원자들에 비해 자기 자신을 알리는 데에 자원을 쏟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동시에, 정치판에 오래 묵은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신선한 이미지로 쇄신할 필요성도 거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은 달라진 모습이 필요하다. 문재인의 원칙이 뭔지는 알겠다. 그 답답한 느낌의 원인은 원칙 이외의 다른 모습을 아직 잘 모르겠기 때문이다. 원칙을 지키는 착한 사람 그 이외의 색깔은, 이번 방송에서도 충분히 드러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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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이 대통령이 된다면

문재인의 정책방향이나 기조는 ‘정상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것으로 정리된다. 정상적인 경쟁이 가능한 시장 환경, 정상적인 협의가 가능한 정치환경 등. 그의 원칙주의와 상응하는 모습이다. 원칙을 바로 세우는 것이, 대통령 문재인의 사명이다.

그런면에서 대통령 문재인은 작지만 큰 변화를, 또는 크지만 작은 변화를 만들어내려 할 것이다. 작다는 것은 변화의 너비다. 각 분야의 원칙과 질서 이외에 더 구체적인 부분이나 또는 더 구조적인 부분은 대체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예컨대 재벌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경영구조를 정상화하는 것이지 재벌 해체를 말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 처럼 말이다. 크다는 것은 말하자면 난이도, 또는 파급력이다. 원칙을 재정비하여 세우는 건 하다못해 4인가정 내에서도 어려운 일이고, 결국 해낼 경우 장기적인 파급력은 매우 크다.

그렇다면 그 반대를 원하는 이들에겐 역시 답답할 수 있겠다. 원칙보다는 구조 자체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구조 내에서의 원칙은 공허하다. 동시에, 원칙 자체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존재할 것이다. 특히 경제 분야에 있어 기성세대들은 자신들이 체득한 현실적인 전략을 확고한 원칙으로 대체하는 데에 반감이 클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결국, 문재인의 작지만 큰, 또는 크지만 작은 개혁은, 분명 어느정도 급진성을 덜어내어 정치적 확장성을 표방하긴 하지만, 실제로 구현하기에는 똑같이 어려울 것이다. 대통령이 된 이후에도 지금까지 겪어온 양쪽에서의 정치적 공세가 예상되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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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본 원고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다시금 느낀 건, 예년에 비해 모든 주자들이 확고한 색깔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누구 하나 그저 그렇게 묻히는 사람이 없고, 어느 정도 방향성도 구분된다. 게다가 지지율도, 대체로 문재인 대세 속에서 안희정, 이재명 등이 구글 검색어 트렌트에서 두각을 보여 존재감을 늘려간다. 상황이 이러한지라 각 주자의 지지자들 간 신경전도 점차 달아오른다.

여기에 하루가 다르게 여러가지 일들이 터진다. 헌재의 3월 판결설이 대두된 지금, 이번 주말부터 대선주자들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민주당 경선도 이제 눈앞으로 다가왔다. 이 방송까지는 기본적인 캐릭터나 포지션을 보여주는 정도였다면, 이제부터 대선 정국의 온도는 급상승할 것이다. 

그와 동시에 염두에 둬야하는 건, 지금은 IMF 시기와 비견될 수 있는 위기상황이라는 것이다. 경제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사회 여러 분야가 비정상적으로 휘청거린다. 속된말로, 차기 정부가 치워야 할 이번 정부의 똥은 극악할 정도로 양도 많고 질적으로도 더럽다.

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지지자들이 기존 정치문화에 젖어 상대 지지자들과 감정적인 갈등을 벌이는 모습은 그 이전에 비해 그 비용이 크다. 좋은 대선주자들이다. 어쩌면 세 달도 남지 않은 시간, 지지자들 간의 싸움보다는 후보에 대한 요구와 질문에 열을 올리는 모습을 만들어보자.





춘심애비

트위터: @miiruu


편집 : 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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