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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무언가를 선택할 때 고민을 합니다. 땅을 선택할 때도 그렇습니다. 선택에 따라서 삶에 큰 변화가 오니까요. 좋은 땅을 고르면 인생의 시너지가 생기고 맞지 않는 땅을 고르면 후회가 따릅니다.


땅은 쉽게 거래되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쉽게 구입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구입한 후 짧게는 수 개월, 길게는 수십 년 동안 아무도 구입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절대 신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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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의 땅고르기


좋은 주택을 짓기 위해서는 좋은 땅을 골라야 합니다. 아무리 외장 마감이 좋고 인테리어가 훌륭한 집이라고 하더라도 나가버리고 싶은 집이 되어버릴 수 있으니까요.


사람마다 선호도가 다르기 때문에 땅을 살 땐 많은 정보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땅을 구입하기 전에 조사를 하는 분들이 잘 없습니다. 조바심을 내서 바로바로 구입을 하곤 합니다. 거래에 있어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그 땅의 정보를 잘 알아야 합니다.


교육, 병원, 쇼핑, 교통, 레저, 귀촌‧귀농 환경 등 수많은 것들을 나열해도 땅을 고르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땅을 구입할 때 어떤 걸 기준으로 보면 좋을지 알려드립니다.


- 좋은 교통


필지는 교통에 의해서 가격이 결정됩니다. 교통이 좋아야 쇼핑, 병원, 교육 등이 몰리니까요. 가격이 저렴하다고 해서 교통이 불편한 곳을 선택하기보다는, 필지가 작더라도 교통이 좋은 곳을 선택하세요.


- 귀촌‧귀농 환경


귀촌은 생활터전을 시골로 옮기는 것이고. 귀농은 농업을 위해서 시골로 이주하는 것입니다. 귀농의 경우 실패를 했을 때의 경제적 손실이 크므로 철저히 준비를 해야 합니다. 필지의 위치에 따라 지원금이 있는지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 주택단지 혹은 개별필지


주택단지는 10세대~30세대 정도가 모여사는 곳입니다. 마을에 생기기도 하고 마을과 떨어져서 생기기도 합니다. 토박이들과 잘 지낼 수 있는 사교력이 있는 분들은 마을에 가까운 곳에, 그렇지 않으신 분들은 새로 만들어지는 전원주택 단지가 좋습니다.


개별필지는 주변에 주택이 없는 곳을 이야기하는데요. 혼자 사는 것을 좋아하는 분들께 추천해드리지만, 도시에서 살던 분이 그곳을 선택할 경우 이사를 생각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 평당 가격


평당 얼마가 적당한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어디까지나 거래에 따른 가격입니다. 평당 100만 원이 넘던 땅이 갑자기 60만 원이 되기도 하고, 30만 원 하던 땅이 100만 원이 되기도 합니다.


- 그 외


토목공사가 어느 정도 필요한지도 봐야 합니다. 임야는 ‘토목공사비 별도’로 팔리기도 합니다. 공사비용이 적지 않기 때문에 이 역시 구입 전에 확인해야 합니다.


혐오시설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땅에서 반경 2km 전후를 걸어 다니면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 역시 지금 구입한 땅을 몇 개월에 걸쳐서 걸어다닌 뒤 구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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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 설계는 꼭 필요할까?


집을 짓기로 결정했으면, 가장 먼저 설계를 하라고 말씀드립니다. 개인이 사는 집은 인허가용 설계도면만 필요하기 때문에 개인이 집을 그려서 올리는 경우도 많습니다만, 세세한 설계도면이 없으면 공사를 하면서 후회를 할 수 있습니다. 가장 과감한 투자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집을 지어본 경험이 전무한 상황에서 설계를 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죠. 건축사가 그리는 설계도면에는 노하우와 철학이 있기도 하고요.


집을 짓다 보면 자신에 대해 돌아보게 됩니다. 생활습관은 어떤지, 어떤 스타일의 집을 원하는지, 꼭 만들고 싶었던 공간은 어떤 것이었는지 등 건축사와 상담할 때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되죠. 그에 따라 설계가 들어가니까요. 3D로 미리 부수고 다시 짓는 과정도 수차례 해볼 수 있습니다. 짓고 나서 후회하기보다는 설계 과정에서 최대한 많이 시행착오를 겪는 게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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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란 무엇인가?


“집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수천 번 하며, 3년이란 시간 동안 집이 저에게 얼마나 소중한 공간인지 깨달았습니다. 저는 삶을 충분히 영위하고, 밖에 나가서 세상을 향해 뜻을 펼치기 위한 에너지 저장고 같은 집을 원합니다. 공간이 여유롭길 바랐습니다. 집이 좁으면 모든 공간을 효율로만 따지게 되죠. 아파트에는 효율적인 공간이 많았지만 개방감이 절제되어 있었습니다. 이전의 좁았던 아파트와는 다른, 개방감이 있는 집을 원했습니다.


가족 간의 독립과 소통이 끊임없이 이뤄질 수 있게 설계했습니다. 설계는 가족 간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그만큼 삶에서 집에 대한 고민은 삶을 결정짓는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 들어가고 싶은 집


집에 들어가기 싫어서 밤까지 밖에 있었던 적이 있습니다. 집에 가기 위해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길과 차갑게 느껴지는 현관문에 ‘아파트는 편리하지만 왠지 살아 있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수억 원 짜리임에도 불구하고 만족도가 매우 낮았습니다.


들어가고 싶은 집이 되기 위해서는 집안의 분위기가 중요합니다. 부모님의 사이가 좋지 않다면 자녀들은 집에 재미를 느낄 수 없을 것입니다. 가족들과 단절을 느끼는 아버지 역시 집이 익숙하지 않을 겁니다. 때문에 이 집에서 살아갈 가족들을 위한 분위기도 고려했습니다. 대화, 활동, 여유 등을 누릴 수 있도록 만들 것입니다.


- 삶을 회복하는 집


좋은 자재를 사용해서 정직하게 지었음에도 아파트에 비해 비용이 훨씬 저렴한 집, 가족 구성원 모두의 의견이 반영된 집, 삶이 회복되는 집을 만드는 것은 정성스러운 음식을 준비하는 것과 같습니다. 쉽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패스트푸드나 냉동식품은 당장의 끼니를 때울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일상이 된다면 건강을 누리기가 힘듭니다. 마찬가지로 삶이 회복되는 집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방향으로든 밸런스가 맞아야 합니다.


무리한 대출을 받는다면 가정에 부담이 되는 것은 물론 대출금을 갚기 위해 더 많은 시간 일할 수밖에 없겠죠. 형편에 맞는 집과 땅을 선택한다면 무리해서 일을 하지 않아도 되므로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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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도전의 가치


귀촌, 귀농, 집짓기. 이 모든 것은 어렵게만 느껴집니다.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사소한 것도 공부해야만 하죠. 돈을 들이면 쉽게 처리할 수 있겠지만. 낭비되는 비용이 수천만 원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집을 짓기 위해 많은 자료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건축시장은 모든 것이 빨리빨리 위주라, 아파트를 구입할 때도 빌라를 알아볼 때도, 어떤 자재가 어떻게 쓰였는지를 알 길이 없었습니다. 제대로 시공했는가도 구입자는 알 수 없었습니다. 판매를 하는 측에서도 그냥 좋다는 이야기를 할 뿐, 제 질문에 제대로 답을 해주지 않았습니다. 


집이라는 개념이 좀 더 삶에 초점으로 잡혀 있는 곳으로 가야만 했습니다. 해외에서 집과 관련된 정보는 물론 우리가 집을 충분히 볼 수 있는 곳을 돌아다녀보기로 했고, 주택 공부를 위해 일본에 다녀왔습니다(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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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짓는 게 처음이니 당연히 미숙할 것입니다만, 차근차근 해나가다 보면 언젠가 결실을 볼 수 있습니다. 처음 하는 일은 삶에 활력을 주고, 삶을 크게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되곤 하니까요.





지난 기사


프롤로그. 집을 짓기로 하다

1. 결혼 후 들었던 의문

2. 신도시 vs 전원주택, 선택은?

3. 한국의 대표 전원주택지 Top4 비교

4. 집을 설계하며 나를 돌아보다

5. 좋은 주택 설계사의 조건과 설계 비용

6. 설계 공부도 할 겸 떠나본 일본 주택 투어

7. 주택 설계를 위해 스케치업을 배워보았다.

8. 건축비는 평당 얼마가 들까? 어떻게 절약할 수 있을까?

9. 주택을 짓는 3가지 방법

10. 전원주택 시공 계약 전에 알아야 할 것들

11. 건축비용을 아끼는 견적서 읽는 법 上

12. 건축비용을 아끼는 견적서 읽는 법 下






양평김한량


편집 : 딴지일보 챙타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