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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1. 22. 금요일

분노하샘













이 글을 쓰는 목적


조또 모르는 쉐리가 집 지으면서 몰라서 당한 점과 쉽게 돈 털리게 되는 과정을 알림으로써 여러분이 이 같은 일을 당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글의 내용


이 글을 쓰는 현재, 수도권의 외곽에 위치한 마을에 집을 지어 들어와 1년 째 살고 있는 나는 2011년 7월 입주 의향서를 제출한 이후부터 집이 내 마음에 들 정도로 완성이 된 2013년 8월까지의 일화를 써보려고 한다.(2012년 10월 입주)


또 명예훼손 고소가 들어올지도 모르기에 이 글에 나오는 이름/지명/업체명 등은 모두 허구여야 한다. 읽으시는 분들은 모두 허구로 알아주시길 바란다. 안 그러면 또 경찰서 들락거려야되는데, 이거 굉장히 귀찮더라. 이런 표현의 자유 조또 없는 나의 조국, 대한민국.




 

 

어서와, 집짓기는 처음이지?

 

내가 설계 상담을 교과서적으로 받아보지를 못해서 설계에 대해 좀 얼렁뚱땅 넘어간 면이 있는 것 같다. 직접 설계를 업으로 하시거나 제대로 설계 상담을 받아서 집을 지어보신 분이 계시면 A/S를 해주시거나, 아니면 직접 글을 하나 써보시면 어떨까 생각한다.


직접 겪어보지는 못했지만, 제대로 상담 받은 사람들 말로는, 정말 건축학개론 이야기에 나오는 한가인과 엄태웅의 대화 같은 그런 상담이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만, 부럽다. 꼭 제대로 된 설계를 하길 바란다. 상식적으로 설계가 엉성한데 그거 보고 집을 제대로 지을 수 있는 것이 가능하기나 하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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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 상담만 한 건 아닌듯


설계가 내 마음에 쏙 들게 안 나온 상태에서 공사를 시작하게 되면 꼭 후회한다는 것만 은 꼭 기억해두자.

 

마빡에 시리즈물로 오르면서 점점 부담감이 커지더니, 급기야 다른 사람 글도 읽고 참고 문헌도 검색해보게 된다. 이.럴.수.가. 나 원래 이런 사람 아닌데. 근데, 그거 하나는 알고 읽기 바란다. 나는 아무리 검색하고 그래도 여전히 건축 조또 모른다.


아무튼, 오늘은 집이 실제로 지어지는 과정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하는데, 먼저 집을 짓는 이상적인 과정의 원론적 내용을(내 집이 우째 지어졌는지도 잘 모르면서 조또 무슨 원론이 있을까만은... 다시 말해 주로 펀 내용 짜집기한 놈들 되겠다.) 보여주고, 내 경우를 들려주려고 한다. 내가 살고 있는 집이, 내 생각에는 그렇게 특수하게 지은 것 같지 않은데, 리플 달린 것 보니 업계 사람들이 보기에는 상당히 희한한 과정으로 지은 것 같아 일반화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여서 그렇다. 사실 집 짓는 과정이야, '중고등학교 기술이나 공업시간에 다들 배웠잖아?'라고 하지만, 사실 나도 여드름 바가지인 시절에 집 짓는 얘기가 웬말이냐 싶었어. 거푸집, 양생 이딴 소리는 개나 주라고, 이걸 왜 배워야되냐는 생각을 갖고 한 귀로 흘려들었기 때문에.


아무튼 시작하자.

 

 

철수의 집짓기


교과서에 나오는 철수가 집을 지었다네.


집짓기에 관련해서 여러 가지 책도 읽고, 이 집 저 집 많이 보고, 땅도 많이 보고, 관련 법도 공부하고, 그랬단다. 자기가 가진 돈에 맞춰서 어떤 집을 지을 것인지도 고민했단다. 그래서 마음에 드는 땅을 구입했단다. 그리고 자상한 건축사를 잘 만나서 영혼의 대화를 나눈 결과 철수 마음에 쏙 들게 철수의 욕망을 고스라니 설계도로 표현해 주었단다.


철수는 눈탱이 안치는 양심적인 시공사를 잘 만나서 자상한 건축사가 그려준 도면에 따라 정확하게 집을 잘 지었단다. 그래서 시공사가 제시한 견적에 맞게 돈을 지불하고 예정했던 시간 안에 공사가 마무리 되어 하자 없는 집에 이사 들어가 행복하게 살았단다네~!



영희의 집짓기


교과서에 나오는 영희는 철수랑은 좀 다르게 지었단다.


영희 역시 집 짓기에 관련해서 여러 가지 책도 읽고, 이 집 저 집 많이 보고, 땅도 많이 보고, 관련 법도 공부하고, 그러려고 했지만 천성이 게을러 준비는 못했단다.


그랬는데, 천사건설에서 타운하우스를 만든단다. 영희 마음에 드는 땅에 마음에 드는 구조의 집을 영희가 감당할 수 있는 가격에 분양한단다. 영희는 그저 계약서만 쓰고 돈만 지불하면 설계도/감리도/시공도/인허가도 모두 시행사인 천사건설에서 다 해준단다.


영희는 눈탱이 안치는 양심적인 시행사를 만나서 계약서상의 정해진 날짜에 맞춰서 돈을 따박따박 지불했더니, 영희가 분양사무실에서 모형으로 보았던 마을이 실제로 만들어져있었단다. 그래서 예정했던 시간 안에 공사가 마무리 되어 하자 없는 마을에 들어가 행복하게 살았단다네~!

 


나의 집짓기


영희처럼 설계 다 된 동네에 돈만 내고 아무 고민없이 들어가려던 나는 땅주인의 사업방향이 살짝 엇나가면서 철수처럼 집을 짓게 생겼어. 문제는 철수처럼 공부가 하기 싫어 영희처럼 지으려던 내가 갑자기 철수처럼 짓게 생겼으니, 건축 조또 모르는 놈이 삽질 건축을 시작할 수 밖에. 물론, 거기에서 ‘스톱’을 외치고 계약금 받아서 나간 사람들도 많으니, ‘못 먹어도 고!’를 외친 내가 밥탱이라고 봐야할 수도 있겠다. 아무튼, 그렇게 조금 빠르게 설계가 끝나고 이제 공사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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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뜻대로 되는 일이 있나 어디...


 

1. 민원 공화국


설계가 제대로 됐다면 이제 집만 지으면 되겠지. 그런데 의외의 복병이 기다리고 있지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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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보이는 밭이 우리 마을이 생길 자리이고, 보시다시피 마을 옆에는 300여 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있어.


그런데, 아파트 입주자 회의에서 공사를 허가하지 말아달라고 구청에 지속적으로 민원을 넣었다지 뭐야.


이유는 뭐 그래.


- 공사차량의 소음으로 시끄러울 수도 있고

공사차량의 비산먼지가 날아올 수도 있고

- 공사차량 때문에 아이들이 위험할 수도 있고


그렇다네.


뭐, 틀린 말은 아니지. 공사차량이 저 아파트 입구를 왔다 갔다하게 되니까 나 같아도 좋지는 않을 것 같더라고. 막상 공사하려는 입장에서는 아파트 안으로 관통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국가 소유의 도로를 지나가겠다는 건데 이게 민원의 소지가 있는 것인지 억울해 하고 뭐 그런 상황.


문제는 그렇게 민원이 들어가니, 착공신고를 해도 구청에서는 섣불리 허가를 못 내주겠다는 거야. 아파트 입주자 회의에서는 돈을 원했다고 해. 이를테면 마을 발전 기금 뭐 그런거.


나중에 알고 보니, 어지간한 공사를 하다보면 공사장 주변 사람들과 마찰이 생기는 경우가 아주 그냥 일상다반사인 것 같더라고. 금전적 보상을 원하는 경우도 많고.


사실, 평화롭고 조용하게 잘 살고 있었는데, 갑자기 몇 달 동안 뚝딱거리고 톱소리나고 트럭 지나다니고 이러면 좋을 사람이 어디 있겠어?


그런 불편함을 자본으로 환산해서 보상해주기를 바라는데, 문제는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생각하는 자본 환산치가 다르다는 데에 있겠지.


아무튼, 입주자회의에서 돈을 요구했을 때 이래저래 짱구를 굴려보니, 공사지연으로 인한 손해보다 금전적 배상이 더 용이했던 모양인지, 토지주가 ‘콜’을 외쳤더랬어. 돈도 많지. 내가 듣기로 한 5천 불렀다고 들었는데. 그럴 돈 있으면 나 좀 주지.


문제는, ‘콜’을 외친 것에 대해 입주자 회의에서 ‘받고 5천 더!!!'를 외쳤다는 것. 이 말은 땅주인이 한 말이라 사실 관계는 정확하지 않음을 밝힌다. 저 쪽 말은 들어본 적이 엄서. 땅주인 말에 따르면, 저쪽에서는 꼬우면 뒈지시든가를 외쳤다고 그래. 그리고 땅주인은 정말 꼬와서 뒈져버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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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입주하고 나서 그 아파트 주민들과 이야기도 몇 번 해봤는데, 입주자회의라는 곳이 일부 영감님들이 장악하고 마음대로 하는 곳이라 일반 주민들의 의견과는 많이 달랐다고 미안해하더라. 아무튼, 그 때는 아파트 입구에 ‘공사하려는 악마놈들아! 네놈들 지나갈 길은 1차선 시멘트길이니라’ 이런 살벌한 문구가 걸리기도 했었어.


실제로, 그러고는 아파트 앞의 2차선 길을 놔두고 1차선 시멘트길로 우회해서 아슬아슬 덤프트럭이 다니는 걸로하고 구청에서 착공허가가 나왔어.


덕분에 몇 달 정도 공사 시작 지점이 늦어져 버렸어. 원래는 춘삼월에 시작해서 장마전에 완공/입주 이런 계획이었걸랑. 그 계획이 물 건너 간 거지. 유월에 시작해서 구월에 입주하자고 계획이 또 바뀌었네? 참고로 9월이면, 내가 원래 입주하려던 시점에서 이미 반 년이나 넘게 밀려있던 시점일 예정인 거야. 전세 기한(가까스로 연기) / 대출 계획(신용대출로 버티기) / 직장 이동 문제(직장은 이미 이사할 집 근처로 옮겨놨는데...ㅜㅜ) / 아이 어린이집(9월에 가면 누가 자리 비워뒀다가 어서오세요 하나?) 이런 것들이 연동으로 마구 밀려가면서 정신이 하나도 엄써.


그렇게 우여곡절을 겪고 드디어 토목공사의 첫 삽을 뜨게 되었어. 밭을 정리하고 마을 형태를 만들고 도로 닦고, 상하수도 관 매설하고, 뭐 그런 작업. 예상할 수 있다시피 2차선 도로를 두고 시멘트 외길로 다니자니 공사가 빠르게 진행되기는 힘들었겠지.


알다시피 토목공사가 끝나면, 다시말해 도로도 연결되고, 상하수도도 매설되고 집터도 반듯하게 닦이고, 전선도 들어오고 이러고 나면 그 위에 집을 지어야되는 것 아니겠어? 심시티를 생각해봐. 전기랑 수도관이랑 도로를 설치해놔야 집이 들어서잖아 왜.


그런데, 민원관계로 토목공사자체가 몇 달 미뤄지고 보니, 건물 올릴 타이밍인데 아직 상하수도관도 안 묻혀있는 아스트랄한 상황이 펼쳐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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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태의 땅에다가 집을 지을 줄 알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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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태에서 공사하게 될 줄이야.

 

입주 예정시기가 예상치 못하게 막 미뤄지자, 사람들이 곤란해졌어. 더 이상의 이탈자가 나올까봐 토목공사와 건축공사를 동시에 진행하게 된 것은 이 때 였나봐.


이렇게 해서 한 편에서는 상하수도관 박고, 전선 깔고 이러면서 마을 형태를 만들어가고, 또 한 편에서는 집을 뚝딱뚝딱 지어가고 뭐 그렇게 됐어.


2. 운명의 선택. 시공사 선정


사실, 나의 경우는 좀 특이해서 토목공사하는 업체와 건축공사하는 업체가 달랐지만, 철수처럼 개인적으로 집을 짓게되면 시공사가 토목공사/건축공사 다 하게 될거야.


어쨌거나 저쨌거나, 시공사를 잘못 만나면 그 집은 완전히 좋게 됐다고 봐도 무방하겠지.


내 생각에는 어떤 시공사 만날지는 그냥 ‘운명이다’라고 말하고 싶지만, 건축협회에서 말하는 시공사 선택시 유의사항을 혹시라도 모르니 한 번 보자.


① 합리적인 공사비를 제시하는 업체를 선택하라. 란다.


그런데 문제는, 조또 모르는 내가 업체가 제시하는 공사비가 합리적인지 아닌지 어떻게 알겠어? 여러 업체에 견적을 받아서 그 중에서 제일 합리적인 것 같은 견적을 받아보고 결정하게 되겠지. 문제는 내가 뽑은 ‘합리적인 견적’이 정답일지 아닐지는 까보기 전에는 모르는 거잖아? 그러다보니, 제시한 견적 중에 제일 저렴한 놈을 고르게 되겠고, 종국에 눈탱이 테크를 타는 거지.


자. 몇 개 업체에서 견적 상담을 했어.


A 업체 : 평당 550만 원은 받아야되는데, 내 이번은 특별히 500만 원에 하려고 한다. 환율이 높아져서 수입단가가 올라가서 자재비가 자꾸 오르는 실정이다만, 우리나라 단독주택 문화 활성화를 위해 평당 500을 고수하려고 한다. (견적가 1.5억)


B 업체 : 설계도를 분석한 결과 자재비가 XXXX만원, 인건비가 XXXX만원, 업체이윤이 XXXX만원, 부가세가 XXXX만원. 이래서 총 XXX만 원입니다. 상세 내역은 여기에. (견적가 1.2억)


C 업체 : 남들은 평당 500정도 불렀겠지만, 나는 당당하게 평당 550만 원을 제시하는 바이다. 다른 놈들은 다 사기꾼이다. 내가 몸통이다. 평당 50만 더 써라. 그러면 정말 멋지게 지어줄 수 있다. 내 명예를 건다. 그 이하로는 인건비도 안나와. 힘들어, 힘들어. 그 이하로는 난 안 할래. 못 해. (견적가 1.65억)


이러면 댁들은 어느 업체를 고를 것인가?


내 경우에는 제시된 견적 중에 제일 저렴한 놈은 왠지 나중에 눈탱이 치는 놈일 것 같아서 A업체를 골랐어. 그래서 돈은 좀 더 들더라도 제대로 지어줄 것 같은 시공사와 계약을 했지. 그 결과.


이 글을 쓰고 있어.


결과적으로보면, B업체와 진행했던 우리 동네의 다른 집들, 얼렁뚱땅 건설하고는 망하고 사장이 잠적한 상태야. A업체의 경우는 온 돈 다 받아먹고는 얼렁뚱땅 지어놓고 망했다고 사장이 잠적한 상태야. C업체는 아무도 같이 진행을 안하고 버림 받았어. 나중에 보니 C업체가 제일 잘 짓는 것 같더라. 돈은 돈대로 어느 업체와 진행하든 C업체가 제시한 금액에 버금가는 돈이 들었고. 그렇다고 견적 제일 쎄게 부르는 시공사랑 계약하라고 말해주기에는 키보드를 잡은 손이 좀 후달리네.


② 주택시공에 대한 풍부한 시공경력을 갖는 업체를 선택하라. 란다.


아무래도 시공경력이 많은 업체가 그렇지 않은 업체보다 잘 지을 수 있겠지? 그리고 눈탱이를 자주 치는 시공사는 결국 경쟁의 원리에 따라서 시장에서 도태될 것이고. 그러다보니 오랜 세월동안 같은 이름으로 시공을 해온 업체가 있다면 새로 생긴 시공사 보다는 믿을 수 있을 확률이 조금은 높다고 볼 수도 있겠지. 시장에서 검증되었다고 퉁칠 수도 있을테니까 말이야.


문제는, 시공경력이 많은 업체가 그렇게 많지 않다는 데에 있겠어. 아시다시피, 대형건설사의 아파트 위주의 주택문화가 우리나라를 지배한 지가 좀 됐지. 그 동안 단독주택 시공업자들은 타임캡슐속에 냉동인간 상태로 들어 있었겠어?


내 경우에는, 이쪽 바닥에서는 가장 시공경력이 많다는 시공업체를 선택했어. 말로는, 목조주택 분야에서는 권위자라고, 다른 업체에서도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조언을 구할 정도의 선구적인 업체라고 그러더라고. 그 결과.


나는 이 글을 쓰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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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몇 천만 원 단위로 왔다리 갔다리 하는 일이니만큼, 시공사가 예전에 시공한 건물을 답사하고 그 집 주인의 의견을 한 번쯤 물어보는 것은 돌다리도 두들겨보는 아주 현명한 행동이 아닐까 싶다.


③ 공사현장과 인접지에 위치한 시공업체를 선택하라. 란다.


이것은 정말 진리라고 생각한다. 참고로, 경기도가 공사장인데, 시공업체가 데려오는 사람은 죄다 목포나 그 인근사람들. 왔다갔다 기름값에, 잤다하면 숙박비에, 일하시는 분들도 힘들고 보는 사람도 힘들고. 인건비 상승하는 거야 시공사 사장 사정이니 내가 이래라 저래라 할 것은 아니지만, AS라도 받을라치면, 목포에 계신 분들이 경기도까지 언제 행차라도 해주시나.


집도 사람이 만드는 것이다보니 하자도 있을 수 있고, 실수도 있을 수 있다. 그런데, AS가 제대로 안 되면 그건 정말 괴롭다. 물론, 썩을 놈들은 가까이 있으면서도 안 오겠지만. 아무리 멀리 있는 놈들도 돈만 주면 총알같이 달려 오지만. 기본적으로는 가까운 것이 좋다고. 똑같이 돈주면 가까운 놈이 더 빨리 오니깐.


④ 중규모 이상의 시공업체를 선택하라. 란다. 


잘 찾아봐라. 아마 없을 거다. 알다시피 중규모 이상의 시공업체는 집 한 채씩 지을 생각이 별로 엄서요~


⑤ 경영자의 인격과 성실을 점검하라. 란다.


사람 좋게 생겨가지고 호탕하면서 두루뭉실하게 일처리를 하는 시공사 사장과 싸가지는 좀 없어 보이고 돈만 밝힐 것 같이 생겼는데 칼 같이 정확하게 일처리할 것 같은 시공사 사장이 있다면, 당신의 선택은?


결과는 까봐야 안다. 경영자의 인격과 성실을 점검하기란 쉽지가 않으니, 거의 첫인상으로 판단하게 되지 않겠어?


자 이렇게 해서 심사숙고 끝에 시공사를 선정했다고 치자. 포커에서 10, J, Q, K 다음에 뽑은 시공사라는 카드가 에이스일지, 아니면 뒈질 4일지는 완성된 집에서 사계절은 보내봐야 알 수 있다.


결국 나는 또 시공사 선정을 우째 하든 결국은 로또다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최선의 시공사를 고르는 것보다 최악의 시공사를 피하는 것 정도가 시공사 선정의 핵심이지 싶다.



2-1 직영 시공


시공사한테 호갱님이 되고 나자 이런 생각이 들었다. 다음 번에 혹시 집 지으면 시공사 없이 내가 목수아저씨들 직접 고용해서 임금 안 때 먹고 제대로 지어야 되겠다. 물론, 공사 과정에 어떤 어떤 업체를 어떤 순서로 불러야될까에 대해서 모른다면 이 방법은 곤란하겠지. 이웃분들 중에는 공사 도중에 시공사가 도산하면서 셀프직영시공으로 갈아타셨던 분이 계신다.


존경한다. 나라면 못 했을거다.



3. 시공 계약서 작성


똥일지 된장일지는 찍어 먹어봐야 알겠지만, 일단 시공사를 선정했다면, 이제 계약서를 쓰고 서로 도장 꽝꽝 찍고 계약금 계좌이체까지 슝슝하고나면 이제 빼도 박도 못한다. 다행이 찍어봐서 된장이면 다행인데, 똥이면...


그래서 계약서를 똑바로 잘 써둬야된다. 시공사에서 출력해오는 계약서에 ‘여기 찍으시고, 여기 찍으시고’ 이럴 때 읽어보지도 않고 인감도장 훌렁 찍으면 아주 맛탱이가 가는 것이야.


자, 그럼 내가 땅을 치고 후회한 시공사와의 계약서 오류나 이야기를 해줄테니 빠뜨리지 말고 이런 조항을 확실히 넣도록 해. 딴지스 중에는 읽고 나서 나보고 병신, 이런 거 빠뜨리냐 등신아 이럴 사람도 많겠지만, 나 같은 등신이 또 있을지 모르니까 등신짓 예방차원에서 올린다.



내가 빠뜨린 등신 짓


- 총 공사비를 확실하게 적어 놓을 것.

어처구니 없게도, 우리집 시공계약서를 보니, 총 공사비 항목이 읎네?


- 집이 완성되었다는 것의 기준.

집 건물이 다 지어진 경우? 인테리어 완성? 마당까지 완성? 도배 완성? 집주인이 들어와 사는 날? 이거 기준이 엉성하면 업자들이 ‘집 다 지었으니 돈 주세요.’이런다. 집주인이 볼 때에는 한참 멀었는데.


- 집 완성시키는 기한

언제까지 집 지어줄거니? 그 날까지는 하늘이 두 쪽이 나도 지어줄거니?


- 기한까지 완성 못 시키면 하루에 얼마씩 토해낼래?

법적인 %도 있더라. 하루 0.22%인가? 좀 야박해 보여도 꼭 넣도록 해. 완성되고 나서도 집주인이 돈을 못 지불하면 하루에 얼마씩 더 줄래?도 함께 적어놓으면 좀 균형 있어 보여.


- AS 기간이 1년이면 그 기간이 끝날 때까지 몇%는 미지급하는 걸로.

500~1000만 원 정도는 AS기간 끝 날 때까지 묶어놓도록 해. 싫다 그러면 하자보증보험 5000만 원짜리 끊고 시작하자고 하든가. 설정비가 150만 원 정도 들어가. 하자보증보험은 시공사에서 AS 안 해주고 쌩깐다고 하면 보험회사에서 돈을 5000만 원까지 물어주는 건축관련 보험이야.


- AS 해달라고 그러는데 안 오면 정말 서글퍼. 입주하고 5개월 정도 지났는데 지붕에서 물이 샌다고 치자. 이거 고쳐야 되잖아. 그런데 시공사가 전화를 쌩 까거나 바빠서 내일모레글피4일후 다음 달 이런 식으로 나오면 혈압 올라. 그냥 미지급 금액에서 AS 비용으로 사용하고 영수증 첨부해서 잔금에서 까는 것이 방법일 것이야. 물론, 약속과 신뢰의 우리 대통령가카대왕대비마마같은 시공사를 만난다면 상관없겠지.


- 하청업체에 제때에 대금을 지급할 것. 나는 이 조항 생각도 못했는데, 집 짓다가 정말 후회했어. 물론, 하청업체와 시공사는 자기들끼리의 갑을관계에 따라 움직이고 형님아우하는 사이들인 경우도 많고 그렇지만, 돈 앞에 형님아우가 어딨어? 시공사가 건물주인한테 돈 받아서 하청업체 안 주고 자꾸 꾸물럭 거리면 실질적으로 너님들 집 지어주는 하청업자들이 한을 품은 상태에서 작업을 하게 되. 생각해봐, 한을 품고 죽은 쇠고기를 먹어도 사람에게 전달된다는데 집 짓는 사람들이 한을 품고 집을 지으면 제대로 집이 지어 지겠어? 이상하게도 나는 돈을 줬는데, 현장에서 일하시는 진짜 노동자분들은 돈을 못 받았다며 화가나있으시니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인 거지. 그저 통닭에 맥주로 이야기 들어드리고 화 풀어드리는 수밖에 없겠지. 그러니까 미리 이런 조항을 넣도록 해봐. 하청업체에서 제때 대금을 못 받았다면서 하청업체-시공사간의 계약을 성실히 이행하지 않았음을 증명할 경우 계약해제하고 직영공사로 전환하거나 다른 시공사와 공사를 진행하겠다는 정도이면 시공사 사장이 충분히 알아들을 거야.


건축협회홈페이지나 표준도급계약서를 검색해서 다운받아서 작성하는 것도 방법도 있겠어.


사람 사는 세상, 사람이 사람의 말을 믿고 사람답게 일하고 사람답게 거래가 되면 좋겠지만, 돈이 사람을 거짓말쟁이로 만드니 서글픈 세상이다. 무슨 일이 생기면 말로 한 건 다 소용없다는 점은 액자로 만들어서 걸어놓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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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포기하면 편해...



4. 드디어 공사 시작


드디어 공사 시작이다. 힘들다. 다음에 계속...





참고 인터넷 블로그


http://blog.daum.net/sschul1/85

http://blog.daum.net/skj9408/105











분노하샘


편집 : 홀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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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관자는 가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