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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이 대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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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진정한 대륙의 실수라 불릴만한 개인용 촬영 드론의 끝판 왕, DJI Mavic Pro


몇년 전까지만 해도 뭔가를 하늘에 띄운다는 건 RC 덕후들의 이야기였고, 드론이라는 단어 자체도 생소했다. 심지어 드론을 이용해서 항공 촬영을 한다는 건, 전문 촬영 기사들의 영역이고 뭔가 일반인들과는 거리감이 있는 이야기였다. 드론이라 하면 사람들이 저그의 유닛을 떠올리던게 불과 몇년 전인데 이제 드론이라는 물건은 초등학생들도 아는 물건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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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할배에 등장한 촬영용 드론

대중에게 드론이라는 물건의 존재와 용도가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건 이 즈음 아니었나 싶다.


뭐 좀 돈 좀 될것 같다 하면 어디든지 뛰어 오르시는 S모 기업도 2015년도 차세대 먹거리 산업 중 하나로 드론을 꼽을 정도이니 뭐 말 다했다고 보면 된다. 게다가 드론 기술도 엄청나게 발달해서, 지금은 하늘을 나는 단순한 물건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공중에 떠 있는 카메라라거나, 작은 로보트에 더 가까워졌다. 비행 기능을 이용하기는 하되, 비행 외적인 요소가 점점 더 중심이 되는 거다. 좋은 현상이다.


그런데 수 많은 드론 관련 영상을 보면서, 뭔지 모를 갈증을 느껴본 사람이 나 말고도 있나 싶다.


뭔가 안정적으로 하늘을 날기는 하는데, 재미는 없는 것 같고. 똑똑한 기능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 같기는 한데, 하늘을 난다는 기본 개념에 대해서 조금 덜 충실한 느낌. 마치, 카메라가 화질에 있어서 어느 정도의 정점에 달하니 잡다한 기능이나 편의성, 빠른 초점 등으로 승부를 건다거나. 자동차가 달린다는 원초적인 기능에서 기술적 포화 상태에 달하니 자동 주차나 내부 인테리어 등, 잡다한 것에서 승부를 거는 듯한 느낌.


그런 느낌이 한번이라도 들어본 사람이 있다면, 


RC 헬리콥터를 한번 살펴보는건 어떨까?


예를 들면 이런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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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gn Trex 500급 기체에 헬리콥터의 로망이라고 할 수 있는 에어울프 동체를 씌운 녀석이다.

어떻게 나는지 보고 싶다면 아래로.




물론 위 동영상에 나온 기체는 RC 헬기의 거의 끝판왕까지 가야 하는 터빈 엔진을 장착한 기체이고, 저 수준까지 가려면 적지 않은 노력과 시행 착오가 필요하다. 하지만, 최근 브러쉬리스 모터와 배터리 기술의 발달로 인하여 일부러 진짜 헬리콥터를 완벽하게 재현해 내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면(위 동영상처럼) 웬만한 비행은 모터로 충분히 가능하다. RC 헬기에 대한 진입장벽은 십수년전에 비하면 대폭 낮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RC 헬기가 어려운 이유는, 헬기라는 것이 인간이 만든 탈 것 중에서는 우주왕복선 제외하고 가장 조종하기 어려운 물건이라는 것과, 제대로 된 RC 헬기들은 진짜 헬기와 완벽하게 동일한 원리에 의해서 비행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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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콥터가 오죽 어려우면 이런 짤도 돌아다닌다.

로켓보다 더 어렵다는.


게다가 한두번의 실수를 하더라도 크게 망가지지 않는 다른 RC 장비들. 자동차라던가 보트에 비하면, 이건 한 번 추락은 바로 고장이고 다시 날릴 수 있을 때까지는 부품 수급과 수리에 걸리는 긴 인고의 시간을 거쳐야 한다. 실제로 RC 헬기를 취미로 하는 헬리콥터 파일럿에게 물어본 적이 있는데, RC 헬기가 진짜 헬기보다 더 날리기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 헬리콥터는 그 자체가 무게가 있어서 그리 민감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사람이 느낄 수 있는 감각. 중력가속도의 느낌이라거나 눈에 보이는 비주얼, 그리고 다양한 계기판으로부터 접수되는 정보들을 토대로 나는 반면, RC 헬기는 오로지 조종자가 멀리서 관찰하는 시각에 의존해야 하니 더 어렵다는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RC 헬기가 가지고 있는 매력은,


딴 거 없다. 간지다.


취미로 하는 거. 간지로 살고 간지로 죽는 거 아닌가.


RC 헬기 조금만 하면 드론은 애들 장난감이라는 걸 금방 알게 된다.


게다가 헬기는 로터의 관성을 이용해서 드론이 할 수 없는 짓(?)들을 할 수 있다.



중력과 관성의 법칙을 간단히 무시해 버리는 듯한 비행

게다가 맨 마지막에는 착륙하기 전에 엔진을 꺼버리고 로터의 관성만으로 착륙하는 

autorotation이라는 기술을 보여준다.


자, 뭔가 피가 끓어 오르는데, 뭘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는 사람이 있는가. 혹시나 있다면 한번 여기에 가이드를 시작해 볼까 한다.


필자의 내공 또한 길다고는 할 수 없으나, 본격적으로 날린 지는 한 5년 정도 되었고, 이제 헬기 쫌 날린다, 싶은 느낌이 드는 수준이다. 다만 발생 가능한 모든 종류의 크래쉬는 다 겪어봐서, 이제는 구라 조금 섞어서 파이프와 널판지만 있으면 전자 부품과 서보 달아서 공중에 하나 만들어 띄울 수 있는 정도까지 도달했다고 본다. 여기까지 오느라 겪은 시행착오들만 정리해서 누군가에게 알려줘도 다른 누군가의 시간과 돈을 상당히 절약해 줄 수 있을 것이라 본다.



궁금하다는 리플이나 추천 스무개만 달리면 연재 시작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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