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기사 추천 기사 연재 기사 마빡 리스트






1.

당나라 시대 지방관직을 지내던 홍표준이라는 이가 춘궁기 관할 지역 아동들에게 지급된 구휼미를 빼돌리다 발각돼 고향으로 도망가던 길에 쓴 시. 까닭 모를 원망과 도망자의 피로가 가득하며 각운도 채 맞지 않아 화급히 쓴 시임을 짐작케 한다 여기서 그리운 동료란 먼저 비슷한 일을 하다가 석고대죄하고 쫓겨난 육세훈이라는 이를 일컫는 듯하다.


따뜻한 난로란 그가 안온하게 살던 공관을 의미하는 것 같으며 칼이란 진짜 칼이라기보다는 그가 즐기던 격구채로 해석된다. 원래 표준은 소작농의 자제로 입신출세하여 자신이 서민의 마음을 안다 자처하던 이로서 백성들의 원성이 더욱 컸던 것으로 보인다.


公俯下路臥野地 (공부하로와야지)

공직에서 내려오는 길 들판에 눕는다네

培債優露吾陵可 (배채우로오능가)
빚은 늘고 근심에 젖으니 이쯤이 내 무덤인가

家難萬憎鳴荷面 (가난만증명하면)
집안 어려움은 그득하고 증오의 울부짖음 얼굴을 때리니

旣來夜粘心走馬 (기래야점심주마)
이미 와버린 밤 젖은 마음으로 말을 달리네

望割爐憮刀之事 (망할노무도지사)
바라노니 따뜻한 난로를 나누고 칼을 달래는 일

掩魔深境繆怯告(엄마심경무겁고)
삿된 맘 깊숙이 숨기고 겁일랑 얽어매고 고하나니

脹皮解書慕態寮 (창피해서모태요)
창자 가죽 풀어 쓴다 그리운 동료 모습이여

鴉離雲多求膝疲 (아이운다구슬피)
갈가마귀 떠나고 구름은 많아 무릎의 피로를 달랠 뿐



2.
대장정 때 주은래 휘하의 어느 이름없는 홍군이 남긴 한시. 작자는 전투 중 장렬히 전사했다고 알려져 왔으나 사실은 본인의 시의 결연한 기세와는 달리 홍군의 규율을 어기고 민가의 어린아이 찐빵을 뺏아먹다가 즉결처분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기도 했다. 더구나 그는 어릴 적 물로 배를 채운 기억을 내세우며 가난의 한을 늘어놓았던 바, 동료들의 배신감은 더욱 컸다고 생존자들은 증언한다.

그러나 그 시만큼은 한때 결연했던 그의 풍모를 짐작케 한다.

紅儁漂湖露茨席 (홍준표호로자석)
붉은 영웅들 호수 위를 떠돌며 이슬 방석 가시나무 자리네

淚耐輔隣開業瑞 (누내보인개업서)
눈물을 참고 동지를 보살피니 상서로워라 일을 엶이여

餓無限態癩腫僰 (아무한태나종북) 
굶주림은 한이 없고 모양은 부스럼난 오랑캐이나

抵鍎貸駕離馬攫 (저돌대가리마확) 
창을 막고 수레를 빌려 말을 잡아채러 떠나리라


174896696.jpg
*본 이미지는 본문과 그 어떠한 연관도 없습니다. 정말입니다. 




산하

편집 : 꾸물

Profile
딴지일보 공식 계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