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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주



'찌라시 한국사'는 재미난 역사적 사건을 대화체로 풀고 썰을 마구 첨가하여 남녀노소 상하좌우 친박반박까지 한국사를 생생하게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한 새 연재입니다.


찌라시만큼 흥미진진하고 쫄깃하여 찌라시인 것이지, 진짜 찌라시와는 무관하니, 맘 편히 즐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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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선조는 광해군을 끊임없이 불안하게 했다. 전폭적인 지지는 고사하고 틈만 나면 세자 교차 의지를 내비쳤다. 광해군은 배다른 동생은 물론 조카들에게까지 자리를 위협받으며, 살얼음판 같은 나날을 보내야 했다.


이런 역경을 거치고 왕위에 오른 그는, 역모나 고변에 대해 역대 어느 왕보다 날카롭게 반응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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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 7년.


20살이 된 능양군은 갑작스럽게 사망한 아버지의 상을 치르고 있었어. 친동생이 역모에 가담하였다는 죄로 삼촌 광해군에게 죽임을 당한 것이 불과 얼마 전이야. 평소에도 말수가 적었지만 너무나 충격적인 일을 겪어서인지 능양군은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자리에 앉아 있었어.

 

아마 이때 아버지와 동생을 생각하며 가슴에 불꽃을 피우지 않았을까? 하지만 복수의 상대는 조선의 15대 임금이자 자신의 삼촌인 광해군이야. 아버지의 장례식 날 역모를 꿈꾸는 20살 청년.


이 집안의 꼬인 실타래는 도대체 어디서 풀어야 할까? 8년 후 인조반정을 통해 조선의 16대 왕이 되는 인조의 탄생 순간으로 돌아가 보자고.

 

1595년 내시가 선조에게 손자 능양군의 출생을 알려와


“전하 감축드리옵니다. 헌데 허벅지에 7개의 사마귀가 있다고 하옵니다.”


선조는 능양군의 출생을 너무나 기뻐하였다고 해.


“그래? 그거 참 기이한 일이로구나. 중국의 한 고조(유방)의 허벅지에 72개의 점이 있었다고 하는데, 이는 장차…….”


말을 내뱉은 선조도 듣고 있던 내시도 당황했어. 왜냐하면 선조에게는 이미 20살 세자 광해군이 있었기 때문이지. 광해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선조는 이런 의도된 실수를 계속적으로 반복하면서 광해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안겨. 광해는 궁궐에서 아이가 출생될 때마다 불안에 떨어야 했던 거야. 배다른 동생에다 조카까지 걱정 해야 할 판이야.

 

우여곡절 끝에 왕이 된 광해군은 재위 기간 동안 무려 210차례에 걸쳐 역모에 대한 친국(임금이 직접 죄인을 심문하는 일)을 했다고 해. 적정자가 아닌 왕의 스트레스 때문이야. 배다른 동생들과 조카들이 내 자리를 노리지 않을까? 친아버지가 조금만 신경을 써 줘서 안정된 왕권을 물려줬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을 떨쳐 버릴 수가 없어. 그렇게 왕권을 강화해 가며 재위 7년이 지난 어느 날 한양 시내에 묘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어.

 

“자네 그 소문 들었는가? 새문안 쪽에 엄청난 왕기가 서려 있다네.”

 

“오잉? 그게 참말인가? 또 어느 집이 풍비박산이 날라고 그러나?”

 

“안 그래도 역모에 대한 고변이 끓이질 않는데 이건 또 먼 소문이래 그래.”

 

“아이고. 정원군 나리 큰일 났구만.”

 

“먼 소리랴?"

 

"​새운안에 정원군 나리 집이 떡 버티고 있자나.”

 

“정원군이라면 선조임금께서 가장 아끼던 신성군의 친동생 아녀? 지금 임금님과는 동생 사이이긴 하지만……”


그랬어. 광해의 동생 정원군 즉 능양군(인조)의 아버지 집에 왕기가 서린다는 소문이 한양을 휩쓸고 있었지. 이 소식을 접한 광해군은 특단의 조치를 내려. 정원군의 집을 헐어버리고 궁궐을 짓게 해. 그렇게 새로 지은 궁이 지금의 서울 역사박물관 옆 경희궁이 되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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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정원군의 아들 능창군까지 희생양으로 삼았어. 창졸지간에 집에서 쫓겨나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들을 잃은 정원군은 술로 며칠을 보내다 급작스런 죽음을 맞이해. 이런 과정을 거쳐 20살 능양군 (인조)이 아버지 빈소에 홀로 앉아 있게 된 거야.


자 이제 8년 후 일어날 인조반정을 위해 사람들을 모아야 해. 능양군의 포섭 타켓은 정권에서 멀어진 서인 세력이 우선 이었어. 인조반정에 참가한 주요인물을 간단하게 몇 명만 좀 살펴보고 가자고.

 

<이귀>


• 캐릭터 : 꼴통이나 강직함.

당대의 최고 실세 대북파의 영수 정인홍을 강력하게 비판하다 역풍을 맞고 한직으로 쫓겨남. 문신 출신이지만 임진왜란 때 뛰어난 군사력을 발휘하여 반대파 류성룡으로부터 극찬을 받음.

 

• 사생활의 약점 : 과부인 딸이 남편 친구와 야반도주하여 사대부 세계에서 고개를 못 들고 다님.

이귀는 훗날 인조반정에 아들 2명을 가담시킬 정도로 사활을 걸었고, 56명의 반정공신 중 탑 10에 진입하게 돼. 왕의 경호실장인 훈련도감 대장 이홍립이 이귀의 가담 여부를 확인 후 반정에 가담을 결심했을 정도로 문무 양쪽의 인정을 받고 있었어..


 

<신경진 장군>


• 장점 : DNA가 매우 우수. 아버지가 그 유명한 신립 장군임 능양군과 친인척 관계. 피는 물보다 진하다.

 

• 장점이자 단점 : 사촌 형인 신경희가 술자리에서 한 말로 인해 출세길이 완전히 막힘. 정부 전복 아니면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이라 심리적으로 쫓기고 있음. 사촌 형 신경희는 “내가 직접 뵈니 능창군 (인조의 죽은 동생)의 얼굴이 용상이더라” 라고 했다고 함.



<이서 장군>


인조반정 당일 날 유일한 정규군을 이끌고 오는데 현재 파주에 있는 덕진산성에서 몰래 군사들을 훈련 시키고 있어, 그런데 사생활 문제로 탄핵 위기에 몰려 있어. (과부와 간통을 저지름)


 

조선이란 나라가 위화도 회군 즉 지방병력의 무단 이동으로 인해서 만들어진 나라잖아. 그래서 지방병력의 무단 이동을 엄격히 금지 시켰어. 그런데 이서의 군대는 어떻게 생각보다 자유롭게 이동이 가능했을까?


단 하나의 예외가 있었다고 해. 그건 바로 호랑이를 추격하겠다는 구실이었어. 호환마마가 생명의 지대한 위협을 주던 시절인 이때는 ‘착호군’ 이라고 하여 호랑이만 잡으러 다니는 특수 부대까지 있었다고 해. 상부에는 호랑이를 잡으러 간다고 하고, 그걸 허락한 상부의 우두머리 호랑이 광해를 결국 잡은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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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궁녀 김개시 이야기를 하고 가자. 광해군의 전속비서 김개시는 기록에 의하면 뛰어난 미모와는 거리가 상당히 멀었다고 해.


그런데도 불구하고 탁월한 명석함과 오랜 궁 생활에서 길러진 정치 감각으로 광해군의 수족이 되어 활동을 했다고 해. 당대의 실력자들과 스캔들도 뿌렸고, 후궁들이 광해군과 합방하는 날짜까지 김개시가 정해졌다고 하니 그녀의 영향력이란 어마어마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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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려실기술에 아래와 같은 기록이 있어.


“김상궁이 붓을 들어 마음대로 결정하면 임금도 마음대로 못하였다.”


이런 김개시의 배신은 충격적인 결말을 가져오는데, 잠시만 기다려줘.

 

여기서 잠깐 인조반정을 즈음하여 그 당시 조정의 분위기를 살펴볼 필요가 반드시 있어.


광해군은 폐위되기 6년 전부터 무려 11차례나 훈련도감 대장을 교체했어. 훈련도감 대장이란 청와대 경호실장이야. 신하들을 믿을 수 없었던 거지. 신하들과 결정적으로 크게 대립을 하는 사건이 일어나고 이 사건 후 그는 완전히 고립돼. 훗날 보면 그의 판단이 옳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사건이 어떤 사건인지 살펴보자고.

 

1618년 5월 명나라에서 사신이 와. Why? 조선군의 파병을 요청해.


누르하치의 후 금과 싸우기 위해서야. 이때 왕 말고 대신들도 국제정세에 조금만 관심이 있었더라면……

 

“전하, 지금 우리 사람 아주 위기 상황이라 해. 얼마나 급하면 우리 황제가 조선 같은 작고 힘없는 나라에게 도움을 청하겠냐 해! “

 

이에 광해군은 제대로 된 실리 외교를 펼쳐.


“이 보시오. 명 사신. 당신 말이 백 번 지당한 말씀이오. 우리 같이 힘없는 나라의 군사가 가 봐야 얼마나 큰 도움이 되겠소? 그리고 우리는 왜란을 겪은 지 30년도 안 되었소. 명나라에서 조선에 파병을 해 주셔야 할 판에 우리가 무슨 군사 원조를 해 드린단 말이오."


이런 식으로 파병을 완곡하게 거절했는데, 명나라 사진이 토라져서 자리에서 물러나자 신하들이 난리 법석을 떨어.


“전하 선친께서 임진왜란 후 말씀하시기를 조선을 멸망의 위기에서 구한 건 이순신도 아니요, 그렇다고 의병들도 아닌 명나라 때문이다. 조선은 나라를 다시 세운 즉 재조지은의 은혜를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고 하셨습니다. 조선이 무너져도 명나라를 살려야 합니다.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선조가 저런 말을 했다고 해. 놀랍지?


임란 후 이순신 장군과 의병대장들의 국민적 성원이 하늘을 찌르자 이 인기를 잡고 왕권을 강화하기 위해서였어. 심지어 의병대장들을 참수시킨 건 다들 알고 있지? 독립 후 독립투사들을 홀대하는 건 이때부터 내려오는 유구한 전통인 건가?

 

이제 광해군의 사이다 발언을 들어보자고.


“경들은 도대체 국경을 가 보거나 국제정세를 조금이라도 살펴보고 지껄이는 거요? 지금의 대세는 누르하치요. 지도상에서 곧 없어질 명나라를 위해서 누르하치와 맞서자는 말이요? 전쟁터에는 경들이 나갈 것이오? 파병은 절대 안 되오. 의주 쪽에 병력을 대기만 시켜 놓고 국경을 넘지 않으면 명나라 후 금 모두에게 욕을 먹지 않을 것이오.  더 이상은 절대 양보할 수 없소.“

 

광해군의 외교정책을 폐기시켜 버린 인조와 그 대신들 때문에 병자호란을 맞게 되고 수많은 백성들이 죽어 나갈 때 저 대신들은 어디에 있었쓰까? 자신들의 주둥이로 내뱉은 말을 지키기 위해 모든 걸 버리고 전쟁터로 나가쓰까?


이건 나중에 따져 물어볼 일이고, 인조 측에서는 이제 뜸이 들었다고 생각을 했는지 D-day를 잡기 위해 적진 깊숙이 사람을 들여 보내는데....

 

​온 나라에서 혼자만 현실을 직시한 외로운 남자 광해군은 예조판서에게 서신을 보내라고 해. 서신의 수신지는 명나라가 아닌 누르하치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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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예조판서가 사직을 해 버려. 오랑캐에게 우호의 뜻을 나타내는 서신을 쓰느니 관직을 버리겠다는 거지. 광해군은 다른 자를 시켰으나 이 자들이 잇달아 사직. 사직. 사직. 그리고는 매일마다 몰려와 광해군에게 직언이랍시고 명나라를 버리면 안 된다고 소리 소리를 질러대. 다수결의 병폐란……

 

머 광해군의 정치적 상황이 대충이랬어. 내가 왕이고 1+1=2 인 걸 아닌데 신하들이 3이라고 생떼를 쓰면 기분이 어떨까?


고립무원에 빠져 스트레스 수치가 절정에 달해 있던 광해군에게 김자점이 찾아와. 바로 인조반정 D-day를 잡기 위한 1차 작업이야.


“주상전하 요즘 전라도에서 가장 핫 하다는 소리꾼이 얼마 전 상경을 하였기에 제가 초빙을 하였습니다. 요즘 전하 용안에 수심이 가득하신데 소리 한 가락 들으시면서 근심을 덜어내시는 게 어떠신지요?”

 

“그래요? 마침 잘 됐소. 나도 힐링이 필요하던 차인데 알아서 잘 준비하세요. 장소는 내가 제공하리다.”

 

“성은이 망극 하옵니다. 그러면 음력 3월12일(인조반정 당일) 로 세팅하도록 하겠습니다.”

 

자 이제 모든 준비가 끝났어. 반정 세력은 서울 서대문구 세검정에 밤 10시까지 모이기로 했어. 그런데 이서의 병력 700여 명이 아직 도착을 못 했는데, 먼저 기다리고 있는 나머지 600명의 병력이 어딘가 많이 허술해 보여.


무리 속으로 들어가 이들의 대화를 살짝 엿들어 보자고.


“자네는 오늘 먼 일 때문에 여기 모인 건지 아는감?”

 

“머여? 이 답답한 양반아. 시방 먼 일을 하는지도 모르고 여길 왔다는 겨?”

 

“아니 난 그저 국가적으로다가 굉장히 중한 일을 하는디 내 힘이 필요하다고 하니 온 거지, 거기다 헤헤 돈도 두둑하게 챙겨주고. 나처럼 온 사람이 한 둘이 아닌디! 너무 타박 말어.”


이거 참 돈 받고 어디 나오고 그게 나라를 구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먼가 자꾸 오버랩이 되는 건 나뿐인 건가? 독자분들 중에도 먼가 웃픈 상황이란 걸 느낀 분 들이 있으실 거야.

 

자 다시 이야기로 돌아와서 사람은 필요한데, 구할 때는 없으니 여기저기서 막 끌어온 거야.


인조반정의 주요인물들이 거느리는 집안의 하인들과 길거리에서 힘 깨나 쓴다는 사람들을 돈으로 매수한 오합지졸 그 자체였어. 한 마디로 정규 군사훈련을 전혀 받지 못한 자들이야. 이런 자들로 역모를 꾸민다는 것도 대단하지만 이런 자들에게 당한 것이 참 역사의 아이러니. 물론 궁궐 경비를 책임지는 훈련도감 대장 이홍립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었지만 말이야.

 

이제 호랑이를 잡겠다고 자기 관할지를 벗어나 약속장소 합류한 이서는 기가 찼어.


‘아이고. 이 것들 데리고 왕을 잡으러 가겠다? 내 병력 없으면 큰일 날 뻔 했구만.’


그래도 반정의 주역들은 어디서 본 것은 있는지 홍제천에서 칼을 씻으면서 전의를 다졌다고 해. 이것이 세검정 이름의 유래가 되었다는데….

 

지각하는 지휘관에 한성에서 야밤에 불 다 밝히고 웅성거리며 대열도 정리되지 않은 용역들. 여기에 역모에 대한 고변이 광해군에게 직접 보고까지 되었어. 역모가 성공하기가 더 어려운 상황이야.


그런데 역사란 어떤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하는 걸까? 상궁 김개시가 나서서 광해군의 두 눈을 완전히 가려.


“전하 늘상 있어왔던 일이옵니다. 오늘은 그냥 즐기십시오. 내일 아침 날이 밝으면 제가 진상을 조사하겠습니다.”

 

김자점이 광해군을 취하게 하기 위해 작정하고 준비한 연회에다 평소 철석같이 믿고 있던 김개시의 보고에 광해군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말았어. 궁궐에 불이 난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내시의 등에 업혀 궁 밖으로 도망을 쳤다고 해.


인조반정 성공에 결정적 공헌을 한 김개시는 셀프 반전 드라마를 시현하는데, 반전은 바로 거사 당일 날 참수 되었어. (어디서 고소한 참기름 냄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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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꾀에 자기가 빠졌다고 볼 수 있지. 줄을 너무 자주 갈아타고 자신의 처세술을 맹신하다 보니 인조 측에서는 믿을 만한 사람이라고 느껴지진 않았을 거야.

 

자 이제 반정이 성공했으니 뒷 수습을 해야겠지.

 

‘폐모살제”


어머니를 폐위시킨 죄를 물어 광해군을 몰아낸다는 명분을 실행하기 위해 TF팀이 모였어.


“거 예전기록부터 싹 뒤져서 폐모살제에 동의 한 인간들은 모조리 죽여 버립시다. 어차피 명분 싸움이고 이 기회에 반대파 싸 그리 제거해 버리죠.”

 

평소 과묵하여 하루 종일 한 마디도 하지 않은 날도 있던 인조가 한 마디를 던져.


“다 죽일 필요는 없다. 적당한 선에서 멈춰라”

 

“아닙니다. 전하. 제가 손에 피를 묻히겠습니다. 이번 기회에 그냥 싹.”


“어허! 그만 하래도.”

 

인조가 갑자기 고성을 지르며 회의실을 빠져 나가자 옆에 다른 대신이 한 마디를 해.


“대감은 그 오바 때문에 언제가 큰 화를 입을 것이오. 주상전하가 그만 하라면 그만 하면 될 것을.우리 인조 임금께서도 능양군 시절에 폐모살제에 서명을 하셨어요. 지금 대감 말씀 대로라면 우리 새 임금도 죽이자는 말씀 이신데 그 참 적당히 좀 하시지. “

 

“오잉? 아니 자기가 소신을 가지가 찬성했던 일을 잘 못 됐다고 손바닥 뒤집듯이 뒤집고 반정을 일으킨다? 이거 너무 말이 앞뒤가 안 맞는데?”

 

“거 입 조심 하시오. 정치란 것이 다 그런 거 아니오. 어흠. 우리끼리 다 허물도 덮어주고 못 본 체하고 그런 거지. 어차피 백성들은 그런 거 신경 안 써요.”

 

“그래도. 자신한테 쪽 팔리지 않소?”

 

“쪽? 양심?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 아직도 그런 거 가지고 있소?”


우리는 투표로 저런 인간들을 걸러내야 할 의무가 있어. 가면을 쓴 정치인들을 가려낼 매의 눈을 기르도록 해보자고.

 

광해군은 어찌 되었냐고?


그 후로 18년 동안의 유배 기간을 꿋꿋이 견뎠다고 해.


나중에는 노복들이 영감이라고 놀리기 까지 했다고 하는데, 어딜 가나 그런 인간들이 있지. 안타깝지만 왕으로서 재위 기간이 15년인데 유배 기간이 18년이야. 광해군의 실리외교가 있었다면 병자호란으로 생떼 같은 우리 백성들이 죽을 일도 없었고, 화냥년이란 가슴 절절이 아픈 역사도 없지 않았을까?

 

작전명이 광해 제거인데 왜 바로 죽이지 않았냐고?


인조의 부인이 간곡히 부탁을 했다고 해.


“세상 일 모릅니다. 우리도 누군가의 손에 의해 내쳐질지 모릅니다. 지금 광해군을 살려 두면 만일의 생길 불행에 작은 보험이 될 것입니다.”

 

인조 부인의 말처럼 인생 짧지만 세상 일 모릅니다. 정치 하시는 분들 새겨들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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