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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01. 02. 목요일

편집부 홀짝










-프롤로그-


시작은 2013년 9월 어느 날이었다. 딴지일보 수뇌부로 걸려온 한 통의 전화.


“네시삼십삼분 입니다.”


이건 뭘까. 전화 하자 마자 대뜸 시간을 알려주다니. 세 시도 안된 시각에 틀린 시간을 이렇게 당당하게 알려주다니... 수상한 자들이 분명했다.


로고.JPG


이들의 정체는 모바일 게임 개발사로 위장한 코드 네임 ‘네시삼십삼분’이라는 비밀 조직이었다. 며칠 뒤 그들의 본부에 잠입한 필자는 그쪽 요원들과 접선에 성공하였고, 만나자마자 왜 조직 이름을 그렇게 지었느냐고 물어보았지만,


“역시나 기자님도 제일 많이들 물어보시는 질문을 하시네요~”


라고 대답할 뿐이었다. (정작 묻는 말에는 대답을 해주지도 않았다. 고도의 훈련을 받은 요원들임에 틀림없다)


접선 장소에서 그들은 대뜸 지구가 위험에 빠져있다고 말하며, 딴지일보가 앞장서서 작금의 위기 상황을 널리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들이 지구 정복을 꿈꾸는 세력에 대항할 프로그램을 개발 중에 있기 때문에, 그것이 완성될 때까지 조금의 시간만 기다려 달라고 부탁해왔다.


그리고 석 달 뒤 12월, 그자들이 다시 접선을 시도해왔다.


“개발이 완료되었습니다.”


확실히 철두철미한 자들이다. 1차 접선 당시, 그들의 본부는 남부터미널 근방에 있었지만 어느새 삼성동 부근으로 본부를 옮겨놓고 새로운 접선 장소를 알려주었던 것이다.


2차 접선에서 ‘본부장’이라는 코드네임을 사용하는 자는 매우 무표정한 얼굴로 우리에게 위기에 빠진 지구를 지키기 위한 프로그램의 개발을 완료했다고 말하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역시나 게임 개발사로 위장한 조직답게 해당 프로그램 또한 모바일 게임으로 위장했다고 한다. ‘이제는 딴지일보가 나서야 할 때’라고 힘주어 말하는 코드네임 본부장의 말에는 아무런 억양과 감정조차 묻어있지 않았다.(역시나 대단한 자다)


‘도대체 지구가 왜 위험에 빠져있단 말이며, 당신들이 위험에 빠진 지구를 어떻게 지키겠다는 거냐’라는 필자의 물음에 그들은 그저

 

“지구가 어떻게 위험에 빠져있는 지는 구체적으로 말해줄 수 없다. 다만 우리가 게임으로 위장하여 개발한 <1994 로봇킹 for Kakao>를 많은 사람이 플레이 하게 될수록 우리에게 많은 자금이 조달될 것이며, 그 자금을 기반으로 사람들이 눈치채지도 못할 정도로 은밀하게 위험을 해결할 것이다.”


라고 대답할 뿐이었다.


그들의 완벽한 위장전술 앞에 그저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방금 코드네임 본부장의 말은 겉으로 보면 ‘우리가 만든 모바일 게임을 너희가 잘 홍보해서 게임이 흥행한다면 우리 회사는 돈을 많이 벌게 되어 짱짱 좋은 거임’이라고 들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말에서는 지구가 위기에 처했다거나 자신들이 비밀 요원이라는 어떤 실마리도 찾을 수 없다. 상대의 위장 전술을 정확하게 간파해내는 필자의 기지와 병신력순발력에 절로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그들은 우리에게 비밀 작전을 수행하기 위한 활동비를 지급할 것이라 약속했다. 물론 이 또한 외부에는 ‘광고비’로 위장될 것이었다.


그땐 몰랐다. 이것이 더 큰 음모의 시작이었다는 것을...


그로부터 약 3주 뒤. 현재 대민족정론지 딴지일보 수뇌부는 무력화되고 있다. 얼마 전 정동대첩 당시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사라진 철도노조 지도부의 행방을 두고 격론을 벌여 분열 위기를 가까스로 넘겼던 딴지일보 수뇌부(링크된 기사 참조)에 더 큰 위기가 닥친 것이다.


이 모든 것의 시작은 바로 비밀 집단 '네시삼십삼분'이 우리에게 비밀리에 넘겨준 프로그램명 <1994 로봇킹 for Kakao>이었다. 이미 IOS와 안드로이드 등 모든 스마트폰 운영체제가 해킹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없는 마당에 더 이상 비밀 프로그램을 보안 위협 없이 넘겨 받기란 불가능한 일이다. 네시삼십삼분은 정예 비밀 조직답게 이를 간파하고 우리에게 프로그램 전달 방법을 문자 메시지로 하달했다.


“구글플레이와 앱스토어에 올려놓았습니다. 다운로드 받으세요”


구글플레이.jpg


그 후, 딴지일보는 급속도로 마비 되기 시작했다.


딴지일보의 부편집장 ‘죽지않는돌고래’ 기자는 프로그램을 실행시키자 마자 “와 이 게임 진짜 병맛 같다~”며 게임에 빠져들었다. 80년대 풍 일러스트와 게임 BGM에 중독된 것이 틀림없다.


시작화면.jpg


편집부 신입 기자 ‘나이나이’는 카카오톡 친구 40명을 추천하면 받을 수 있는 ‘라키시스’ 로봇 때문에 자신의 인간 관계를 저울질하고 있다. 안 그래도 친구가 별로 없는 ‘나이나이’ 기자는 몇 명의 친구를 더 잃을지도 모르는 위험에 처해 있다. 이에 대해 그녀는 '어차피 친구는 다시 사귀면 그만'이라며 쿨하게 반응했다는 후문이다. 왜 친구가 별로 없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렇게 딴지일보 수뇌부가 한 명씩 게임에 미쳐빠져들어 가면서 업무에 차질이 빚어지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수뇌부 내에서 로봇킹 점수를 두고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는 탓이다.


평소 딴지일보 내에서 가장 시크하기로 소문난 ‘꾸물’ 기자는 점수 경쟁으로 신경전을 벌이는 다른 수뇌부원들을 두고 “그깟 게임 따위...”라고 비웃으며 유유히 퇴근하였으나 다음날 붉게 충혈된 눈으로 출근하여 수뇌부를 충격에 빠뜨렸다. 꾸물 기자는 하룻밤 사이에 5만점을 달성하며 단숨에 순위를 3위까지 올려놓은 것이다.


한편 딴지일보 너부리 편집장이 화면이 더 넓은 아이패드로 게임을 플레이하자 이를 지켜보던 ‘보리삼촌’ 기자가 “화면이 넓으면 더 미세한 컨트롤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미쳐 몰랐다”고 통탄하며 바로 아이패드를 주문하기 위해 인터넷을 뒤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보고 있던 수뇌부 사진기자 ‘좌린’은 “아이패드를 살 돈이면 블루칩이 몇 갠데...”라는 말을 남긴 채 담배를 입에 물고 사무실을 나갔다고 전해진다.


블루칩.jpg


게임 점수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던 어느 날 필자는 회의실 소파에 짱박힌 채 게임 플레이에 열중하고 있는 수뇌부원 한 명을 만나 인터뷰를 시도하였다. 신상보호 원칙에 따라 모자이크 처리를 하였음을 밝혀둔다.



홀짝 : 지금 근무시간 아닌가? 왜 여기서 계속 게임질인가?


모너자클이볼크러 : 니가 알 바 아니지 않나? 지구가 우주기계 악마군단 때문에 위험에 빠져있는데 그깟 편집이 무슨 대수냐? 안 그래도 기분 심란하니까 자꾸 말시키지 마라.


홀짝 : 기분이 왜 심란한가?


모너자클이볼크러 : 아내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설유리’를 사달라고 했다가 선물은 못 받고 욕만 먹었기 때문이다.


파일럿 구입.jpg


홀짝 : 지금 나이가 몇 살인데 게임 캐릭터를 선물해달라고 조른 거냐? 제정신인가?


너클볼러 : 설유리의 자석 기능을 모욕하지 마라. 그리고 죽고 싶은 거냐? 왜 모자이크 안 씌우냐.


홀짝 : 아, 미안하다. 깜빡했다. 아무튼, 다 큰 어른이 이런 게임에 빠져있는 걸 보니 좀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모너자클이볼크러 : 어린시절 TV로 봤던 로봇만화에 대한 향수가 있다. 어른들에게도 어린 시절의 추억은 있는 거 아니냐.


홀짝 : 괜히 아름답게 포장하지 마라. 어쨌든 ‘현재’ 너님의 모습은 로봇게임에 빠진 덕후 아저씨일 뿐이다.


모너자클이볼크러 : 그럼 니가 나보다 로봇킹 점수가 훨씬 높은 건 어떻게 설명할 거냐?


홀짝 : ...... 시간 내줘서 고맙다. 이만 인터뷰를 마치겠다.


모너자클이볼크러 : 아 죽었다 젠장! 두고보자 우주기계 악마군단!



1.JPG



게임에 빠진 직원들로 인해 이미 업무 마비에 빠진 수뇌부에 이제는 내부 분열 조짐 마저 보이고 있다. 열심히 노가다플레이해서 한 푼 두 푼 모은 게임 코인을 어디에 먼저 투자해야 할 것인가를 두고 수뇌부가 '로봇개발 우선파'와 '무기개발 우선파'로 갈라져 격론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로봇개발 우선파'의 수장 '꾸물' 기자는 벌어들이는 코인으로 새로운 부품을 먼저 개발해야 로봇의 HP와 필살기 사용횟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코인 벌이에 유용하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게다가 '모름지기 보기에 아름다운 로봇이 싸우기에도 더 좋은 법'이라며 '악당들이 주인공에게 언제나 지는 이유는 못 생겼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로봇개발.jpg



이상한 조합.png

여성스러운 굴곡의 상체에 울퉁불퉁한 근육질 하체를 조합시킬 수도 있다.(흉물스럽다!)


이에 반해 '무기개발 우선파'의 수장 '죽지않는 돌고래' 부편집장은 '내가 하루 종일 블로그를 뒤지며 찾아낸 최종 공략에 의하면 일단 메인 무기와 보조 무기의 레벨을 올리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며 '어린 시절에는 무조건 전과에 나온 답이 정답인 것처럼 인터넷 공략에 나온 말이 무조건 정답이다'라는 논리로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2.JPG


고성과 욕설이 오가는 상황이 밤새 이어지면서 딴지일보 수뇌부는 업무마비와 조직 분열이라는 진퇴양난의 위기에 빠지게 되었다. 양 쪽 모두 자신의 주장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더욱 게임에 열중하면서 사태가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었던 것이다.


다행히 딴지일보 수뇌부의 '현자'라 불리우는 '좌린'의 한마디로 사태는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어차피 뭘 먼저 개발하든 현질 앞에 장사 없다."


-에필로그-


새해를 맞은 지금, 딴지일보 수뇌부는 여전히 폐허와 같은 상태에 빠져있다. 게임오버가 될 때 마다 간간히 들리는 비명 소리와, 복고풍 게임 주제가를 흥얼 거리는 소리, 그리고 필살기를 시전 할 때의 고함 소리만이 침묵을 깰 뿐이다. 


그 와중에 원래는 하나 밖에 달려있지 않는 보조 무기를 딴지 라디오 PD인 '하비'가 두 개 달고 나타나자 '보리삼촌' 기자가 그 방법을 물었고, 이에 '하비'가 '블루칩 1,100원 질렀어요'라고 대답하자 '보리삼촌'이 경쟁에서 비겁하게 현질을 했느냐며 멱살잡이를 하기도 했다.


아비규환이 된 지금. 나는 석 달 전, 네시삼십삼분이 우리에게 전화를 걸어오던 때를 기억해 냈다. 지구가 위험하다며 우리에게 접근한 그들의 의도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본다. 


정말 지구는 위기에 빠져있었던 걸까? (ㅂㅅ아 그럴리가 없잖아!)

저들이 진짜 우리에게 원하는 건 무엇이었을까? (광고비를 왜 줬겠냐!)


고심 끝에 필자는 이런 결론에 도달했다. 이건 비밀 조직 네시삼십삼분이 딴지일보 적대 세력의 사주를 받아 <1994 로봇킹 for Kakao>이라는 게임으로 조직을 마비시키기 위한 음모였다고... 만약 이것이 음모가 아니라면 딴지일보 수뇌부 일동이 모두 '로봇 게임을 좋아하는 그저 그런 덕후 어른'이라는 말인데, 그건 너무 확률이 떨어지는 가설이다. 그보다는 이것이 음모라는 가정이 훨씬 설득력(?)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내가 지금 이 기사를 읽고 있는 너님들에게 진짜로 하고 싶은 말이 뭐냐고???


아이콘.png


이 게임 졸라 재밌다!!! 같이 하자!!!







 


이벤트 예고 및 용사 모집


모바일 게임 <1994 로봇킹 for Kakao>의 출시를 맞아,

딴지일보는 게임을 즐기는 딴지스들을 위한

이벤트를 기획하였다.


딴지일보의 금번 이벤트는 내일(1월 3일)부터 진행될 예정이며,

자세한 사항은 딴지일보의

공식 트위터 계정을 확인하기 바란다.

(@ddanzis)


이벤트의 진행과 더불어,

우리와 함께 우주기계 악마군단에 맞서

지구를 지켜낼 용사들을 모집하고 있는 바,


관심있는 용자들께서는

구글플레이앱스토어에서 <1994 로봇킹 for Kakao> 다운받아 우리와 함께 싸워주길 바란다.


아울러, 현재 본 기사를 모바일 기기로 구독하고 계신 분덜은

아래의 링크를 누지르면,

바로 다운로드 페이지로 넘어갈 것이다.


[로봇킹 for Kakao 다운받기]


 


 


첫 번째 이벤트가 시작된다!!!


열분덜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1994 로봇킹 for Kakao>의 첫 번째 이벤트가 

1월 3일(금) 오후 네시삼십삼분에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이벤트의 주인공은 

딴지일보 편집부의 '꾸물' 팀장이며,

자세한 내용은 네시삼십삼분에 

딴지일보 공식 트위터를 확인하시라. (@ddanzis)

이벤트 당첨자에게는 

강추위에도 지구를 지키기 위해 싸울 수 있는 

필수아이템 <딴지후끈발열내복>이 지급될 예정이니,


용자들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


 thumb_3.jpg



 











편집부 홀짝

트위터 : @holjjak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