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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01. 10. 금요일

Ath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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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4일 밤. 크리스마스파티는 끝났다. 그녀는 돌아가고 나는 집에 혼자 남았다. 커피 한 잔을 들고 창가에 섰다. 집 앞 교회에는 불빛들이 반짝였고 어린 것들은 뭐가 그리 좋은지 웃고 까불었다. 내가 어렸던 이 날에도 저랬는데...


예수가 누군지 알 리가 없었지만 그날 밤은 늦게까지 길을 서성여야 할 것만 같아서 친구들과 어울렁 더울렁 밤을 헤맸다. 그것이 좋았다. 녹았던 눈이 꽁꽁 얼어 발밑에서 바삭바삭 부서지는 추위였지만 그날 밤의 방황이 즐거웠고 실없이 웃고 떠드는 것이 좋았다. 저놈들도 그것이 즐거울 테지...


초딩 중딩이라도 남녀가 밤에 만나면 어쩐지 즐겁고 실없이 웃음이 나온다는 것을 알 테지... 나는 창가에 서서 지나는 사람과 자동차와 반짝이는 불빛을 풍경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 무엇도 내 마음으로 밀고 들어오지 못하는, 그저 풍경이었다.


가장 높은 산에 올라 온 세상을 내려다보고 있다하더라도 그것은 나에게 아무런 감흥을 불러일으키지 않을 풍경에 불과했으리라. 그녀는 이 세상을 풍경으로 만들어주고 돌아갔다.


다음 날 아침, 전날의 열기가 사그라들지 않은 이불 속에서 뒹굴며 그녀가 남기고 간 향기 몇 줌을 찾아 콧구녕을 움찔거리자 아랫도리가 벌떡거렸다. 그 몽환적인 찰나에 전화벨이 울렸다.


엄마다. 아... 이 타이밍에 엄마가 끼어드는 건 쫌...



"잤냐?"


"아니."


"시간이 몇신디 아직까지 자. 오늘 쉬면 와서 밥 먹고가."


"뭘... 밥 한 끼 먹자고 거기까지가..."


"닭 잡아 놨응게 밥 먹고 가. 엉?!!"


"(어제도 닭 먹었는데...;;;) 어엉... 뭐한다고 닭을 그렇게 잡어싸. 그것들도 추운디 사느라 고생이고만..."


"와~!!"



뚝!!


엄마의 토종닭도 이 아침엔 풍경에 불과하다. 쩝. 토종닭 타령에 겨우겨우 찾아낸 그녀의 향기가 사라졌다.

아.... 벌떡거리던 그놈도 풀이 죽었다. 풍경이었던 엄마가 태풍이 되어 창문을 부수고 쳐들어왔다. 일어나자. 일어나. 비바람 부는데 일어나야지....끙;;


대충 씻고 시골집에 갔더니... 아 글쎄. 엄마가 아궁이에 불을 때 닭을 삶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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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폭 김이 올라오는 솥을 보니 식욕이 당긴다. 그녀는 떠났고 이제 한 달 후에나 볼 수 있다. 떠난 사람 붙잡는 거 아니다. 쩝. 내 눈 앞에 닭을 붙잡아야지. ㅋㅋㅋ;;


엄마는 아궁이에 밑불을 넣고 일어나 장독 하나를 열어 보였다. 꺄 ~ 악. 김장 담을 때 함께 담은 동치미다~ 어헝어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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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몇 년 전부터 동치미를 담지 않았었다. 동치미는 이가 시려 못먹겠다며 먹고 싶으면 니가 담아먹으라는 식이었다. 고향 마을에서 싱건지와 동치미를 가장 맛있게 담을 수 있는 엄마였는데 여름에 싱건지만 맛보는 것은 억울한 일이었다. 


그래서 지난 여름부터 닦달을 했었다. 엄마는 백 번쯤 말해야 실천에 옮기는 대기만성형. 닦달을 해야만 그 맛을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닦달의 대가가 바로 여기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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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는 적당히 잘 익어 있었고 무는 아직 매콤한 맛이 빠지지 않은 상태였다. 서리 맞은 갓을 넉넉히 넣어 국물 맛이 알싸해졌다. 고추도 서리 맞은 것을 넣어 매콤한 맛 뒤에 달달한 맛이 맴돌았다. 국물이 시원하고 알싸해 사이다를 마시는 기분이 들었다.


알싸한 국물을 여러 번 떠 마시다 보니 영화 <사이더 하우스>가 떠올랐다. <사이더 하우스>를 보면 40년대 미국에서 사과로 사이다를 만드는 과정이 얼핏얼핏 눈에 들어온다. 사과를 발효시켜 탄산음료를 만드는 과정이 영화에 나오는데 초기 사이다의 맛은 이 동치미 국물의 맛과 비슷하지 않았을까 상상해 보았다. 지금은 탄산수에 설탕이나 물엿을 엄청나게 넣고 사과향을 첨가하는 것 뿐인데 초기 사이다 제조 방식으로 사이다를 만들면 단맛은 적고 사과향이 그윽한 알싸한 사이다가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상상해 보았다.


그렇게 사이다의 맛을 상상해 보았지만 사이다 따위 동치미국물의 알싸하고 시원한 맛을 따라잡지 못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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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일 쯤 더 지나면 무도 상큼하게 맛이 들 것으로 보였다. 1주일이라... 나는 그녀를 생각하며 시간을 계산하고 있었다. 동치미가 한 달 후까지 셔지지 않고 잘 견뎌 주려나... 이런 팔불출이 어디 있단 말인가. 고생해서 동치미를 만든 엄마를 앞에 두고 그런 불효스러운 꿍꿍이를 일삼다니. 이런 쳐 죽일 화상을 보았는가!!


엄마가 동치미를 "얼마나 줄까"라고 묻길래 가장 큰 통에 담아 달라고 했다. 쳐죽일... 그녀가 오면 먹이고 돌아가는 길엔 손에 들려 보내야 할 것 아닌가. 쿨럭;;;


동치미를 구경하는 사이 닭은 뜸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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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닭을 먹자. 잘 삶아진 닭은 국간장을 찍어 먹어야 맛이 좋다. 어려서부터의 식성이라 그런지 소금이나 진간장을 찍으면 맛이 없다. 양념 안한 국간장이 닭백숙엔 가장 잘 어울린다.


시원한 동치미와 쫄깃한 닭백숙을 배터지게 먹었다. 엄마와 둘이 배터지게 먹어도 반 마리 밖에 먹지 못했다. 그만큼 닭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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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삶은 닭 반 마리와 동치미 한 통을 내 손에 들려주셨다. 내 머릿속에는 온통 이것들을 어떻게 잘 보관해 그녀에게 먹일 수 있을까만 궁리하고 있었다.


엄마. 미안해. 자식 키워봐야 아무 소용없어;;;


집에 돌아와 재빨리 냉장고로 향했다. 냉장실 온도를 2도로 조절하고 동치미를 밀폐용기에 옮겨 담아 냉장고에 넣었다. 삶은 닭은 우선 냉동시키기로 결정했다. 동치미와 닭의 조합. 생치침채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생치침채에 대한 이야기는 김치 편에서 잠깐 이야기 했었다. 생치는 꿩고기를 말하는데 꿩을 삶아 고기를 발라내고 국물에 뜬 기름을 걷어낸 뒤 동치미 국물과 함께 섞어 메밀국수를 말아 먹는 음식이다. 꿩대신 닭을, 메밀국수 대신 소면을 이용해 생치침채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토종닭이 실해 꿩고기보다 쫄깃하고 감칠맛이 풍부하다 못해 넘쳐날 지경이었다. 오랫동안 불을 때 끓여낸 닭이라 국물도 매우 진해 동치미 국물과 섞으면 깊은 맛을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문제는 동치미가 한 달을 기다려 줄 수 있느냐 였다.


며칠 후 그녀가 보낸 이메일 한 통이 도착해 있었다.


"며칠 후 광주로 출장 예정. 업무 마치고 오후에 만날까~~~??"라는 내용의, 눈알을 빼내서 쪽쪽 빨다가 꼭꼭 씹어 먹고 싶을 만큼 사랑스러운 편지가 도착해 있었다. 이게 웬 떡이냐? 떡? 음.... 떡.


그녀는 출장 중 받은 업무 스트레스와 추위로 기진맥진해 나를 찾아 올 테지. 가여운 것. 내 우선 너의 피로와 추위를 달래줄 닭죽을 맥여 기운을 차리게 한 연후에 나의 뺨과 엉덩이를 후려갈기고 싶을 만큼 맛있는 생치침채를 만들어 먹이리라. 그래야만 너의 손바닥이 찰지게 내 뺨과 볼기짝을 후려치지 않겠느냐. 허허허헛;;


그녀의 출장일 아침에 얼려두었던 닭백숙을 해동 시켜 국물 위에 뜬 기름을 걷어 냈다. 국물의 기름을 걷어 낼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차갑게 식히는 것이다. 차갑게 식히면 기름이 굳어져 걷어내기가 편리하다. 기름을 걷어낸 닭은 살을 발라냈다.


그녀는 닭껍질을 못 먹는다. 껍질은 따로 모야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 혼자 있을 때 뼈와 껍질을 우려 무국을 끓여 먹을 요량이었다.


생치챔채로 만들 닭고기는 굵직굵직하게 찢어 두고 닭죽을 끓일 닭고기는 잘게 찢어두었다. 닭죽을 끓일 곡식으로 찹쌀, 기장, 녹두를 선택했다. 찹쌀과 기장은 불리고 녹두는 삶아 두었다.


생치침채를 만들 육수는 면포에 깨끗이 거른 닭 국물에 동치미 국물을 부어 합했다. 동치미 국물과 닭 국물의 비율은 2:1로 했는데 닭 국물이 진하지 않으면 1:1로 하는 것이 좋다.


도토리가루가 있어 묵도 쑤었다. 그녀는 묵이나 두부같은 담백한 음식을 좋아한다. 데헤~


퇴근을 하고 집에 돌아와 죽을 끓였다. 닭 국물에 찹쌀과 기장, 녹두를 넣고 끓이기 시작했다. 팔팔 끓어오르기 시작할 무렵 찢어둔 닭고기를 넣고 끓였다. 쌀이 불고 녹두가 부풀어 오른다. 죽이 끓는 모습은 튀김이 튀겨지는 모습 만큼 신나고 웃음이 난다. 


뭐 그리 우스울 것도 없겠지만 지금 이 순간 웃음이 나지 않는 것이 무에 있을라구. 봉숭아씨앗이라도 터지면 숨이 멎을 만큼 웃음이 터져 나올지 모른다.


다 끓인 닭죽에 부추를 올리면 맛이 좋았을 테지만 집에 파만 있었다.파를 잘게 다져 죽에 넣고 불을 껐다. 소금으로 약하게 간을 하고 뚜껑을 덮었다.


그녀가 전주에 도착했다는 연락이 왔다. 그녀를 마중 나갔다. 동구 밖이 있다면 멀리서 그녀가 오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을 테지만 이 도시란 곳은 동구 밖이 없다. 이 아름다운 만남에서 도시란, 낭만 10%롤 깎아 먹는다. 그래도... 그녀의 따뜻한 손을 잡고 그녀의 눈을 바라보니 웃음이 절로 난다.



"잘 지냈어요?"


"잘 지냈어요."


"자주 보네."


"그르게. 자주보니 좋네."



해가 저물어 추위가 엄습한다. 그녀의 어깨를 두 팔로 둘러 싸매고 집 안으로 들어왔다. 어서 그녀에게 따끈한 닭죽을 먹이자. 닭죽에 김장김치와 동치미, 간장, 마늘쫑 장아찌, 김가루를 반찬으로 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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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따끈한 닭죽을 오물오물 맛있게 먹는다. 간장도 올려 먹고 김장김치와 김가루도 올려 먹는다. 동치미 국물을 마시며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당신이 만든거에요?"


"아... 아니;;; 엄마가..."


"역시...."


"동치미 맛있죠? 동치미를 이용한 다음 메뉴가 기다리고 있는데..."


"정말? 죽이 다가 아냐?"


"오늘의 메인 메뉴는 따로 있다네~"



(손바닥이 짱짱하게 장전될 걸~~~캬캬캬캬캬 음흉음흉)


소면을 삶고 배추와 무, 갓, 고추를 썰어 그릇에 담고 냉장고에 있던 육수를 꺼냈다. 삶은 소면을 차가운 물에 헹구고 빡빡 주물러 미끈한 물을 빼냈다. 삶은 소면은 최대한 빠르게 차가운 물에 식혀주는 것이 쫄깃한 맛을 내는 핵심이다. 아무리 맛없는 소면이라도 차가운 물에 재빨리 식혀주고 미끈한 물을 꾹꾹 짜내면 중간 이상의 쫄깃한 맛을 낼 수 있다.


그릇에 소면을 담고 동치미 야채와 닭고기를 고명으로 올렸다. 그 위에 육수를 부어 그녀 앞에 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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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들고 이런 말하기 참 민망하지만... 흠흠. 내가 지금까지 먹어본 모든 국수를 통틀어 가장 맛있었다. 냉면, 콩국수, 짬뽕, 짜장면, 파스타 등 모든 면류를 전부 떠올려 봐도 이보다 맛있었던 면 음식은 없었다고 확신한다.


닭 국물의 진한 감칠맛과 톡 쏘는 상큼한 동치미 국물이 어우러져 최고의 육수가 되었다. 고명으로 올린 배추와 무, 갓이 아삭하게 씹히는 맛이 일품이었고 쫄깃한 닭고기에 달콤하고 매콤한 고추를 올려 먹는 맛도 그만이었다.


그녀의 감탄이 이어졌고, 나 또한 감탄사를 연발하며 여러 번 국수를 더해 먹었다. 이 국수의 맛은 엄마의 손끝에서 나온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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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고마워. 엄마 덕에 상큼하고 뜨거운 밤 보낼 수 있었엉~ 어헝~~


조촐한 밥상이었지만 깊이가 있는 음식에 배와 가슴 모두 든든해졌다. 아무리 깊이 있는 음식을 먹어도 사랑은 달콤함에서 시작되는 것 아니던가? 그녀를 위한, 아니, 오늘밤을 위한 마지막 음식은 과일 도반야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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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과일이라곤 사과와 바나나, 깐스메 복숭아 뿐. 그러나 이것만으로도 충분하여라. 우선 도반에 버터를 바르고 과일을 얹어 오븐에 굽기 시작했다.


과일이 익는 동안 사과쨈에 해바라기유와 유자, 물을 넣고 끓여 걸죽하게 만들었다. 과일이 익었다 싶었을 때 호두를 올리고 끓여 놓았던 사과쨈을 끼얹고 가스불 위에 올려 사과쨈이 지글지글 졸아들게 만들었다. 토핑으로 굴러다니던 올리브 몇 알을 썰어 올렸다.


그녀는 평소 과일을 먹지 않는 어른스러운 식성을 가지고 있지만 과일야끼는 맛있다며 오물오물 잘 먹었다. 그 오물거리는 입을 확! 빨아먹고 싶어서 한 번 빨아 먹었다. 오우~ 달다. 달어.


따끈따끈하게 익은 상큼하고 달콤한 과일과 고소한 호두의 맛이 어우러졌으니 이제 나를 가로막을 것 그 무엇이 있으랴. 찰진 손바닥만 꿈꾸고 있었는데 그녀는 손톱을 치켜세웠다. 하악하악. 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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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시피




동치미


재료 (크기와 분량이 일정하지 않으므로 수량은 표기하지 않겠음.)

무, 배추, 갓, 쪽파, 대파, 배, 고추, 마늘, 생강, 소금, 물.


요리법

무는 껍질과 잎을 제거하지 않고 깨끗이 씻어만 준다. 배추는 소금에 2~3시간 절여 쓴물만 빼낸다. (김장김치를 담을 때에는 하루를 절여 둔다.)


항아리에 불을 씌워 잡균을 제거하거나 알코올로 닦아 항아리 내부를 깨끗이 한다. 무를 물에 굴려 물을 묻힌 뒤 소금에 굴려 소금이 다닥다닥 묻게 해서 항아리에 담는다. 무와 배추를 켜켜히 담고 그 사이사이에 파, 배, 갓, 고추를 넣는다.


마늘과 생강은 베주머니에 담아 중간 즈음에 꽂아 준다. 깨끗한 물에 소금을 짭짤하게 타 항아리에 부어준다. 야채 위에 무거운 돌을 얹어 물에 잠기게 한 후 뚜껑을 덮어 시원한 곳에 보관한다.


뱀빨


무 껍질을 벗기고 동치미를 담으면 오래 두었을 때 군둥내가 난다. 뭐든. 응. 뭐든 껍질을 벗길 때는 고민하고 결정해야 하는 거야. 뭐가 어떻게 사랑받을지 모르는 거라...그런 거지. 암만. 그런거야.


온도는 영하 2도에서 영상 5도 사이를 유지해야 한다. 더 낮으면 얼어서 무에 구멍이 생기고 높으면 시어지고 군둥내가 난다.


글구 동치미는 손에 묻은 세균으로도 맛을 버릴 수 있다. 동치미를 꺼낼 때는 깨끗하게 손을 씻고 꺼내시라.



생치침채


재료

동치미, 삶은 꿩고기와 국물, 메밀면.


요리법

꿩고기는 껍질을 벗겨내고 살코기만 고명으로 올릴 만큼 준비한다.


꿩을 삶은 국물은 식혀 기름을 걷어내고 동치미 국물과 섞는다. 꿩 국물과 동치미 국물의 비율은 1:1로 하는 것이 좋지만 감칠맛이 깊어지면 느끼해 질 수 있으니 1:2 혹은 1:3 정도의 비율도 좋다.


메밀면은 끓는 물에 삶아 차가운 물에 씻어 물을 꽉 짜낸다. 동치미 야채는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고명으로 준비한다. 메밀면, 야채, 꿩고기 순으로 그릇에 담고 육수를 담아 식탁에 올린다.


뱀빨


앞에서 말 했듯이 꿩 대신 닭도 좋고 메밀면 대신 밀가루 소면도 좋다. 칡면도 좋고 감자나 고구마 전분으로 만든 면도 좋다.


생치침채 맛의 근본은 동치미에 있다.



과일도반야끼


재료

바나나, 사과, 딸기, 블루베리, 오렌지, 자몽 등 좋아하는 과일, 호두, 땅콩, 아몬드 등 좋아하는 견과류, 과일쨈 1T (딸기쨈, 사과쨈, 파인애플쨈 등 좋아하는 쨈), 버터1t, 올리브유 혹은 해바라기씨유 등 집에 있는 맛난 기름 1T.


요리법

낮은 뚝배기를 뜨겁게 달궈 버터를 바르고 좋아하는 과일을 올려 180도로 예열된 오븐에 넣고 10분 간 굽는다. 달군 냄비에 해바라기씨유를 넣고 과일쨈을 볶듯이 익혀준다. 여기에 물 3T를 넣고 뭉근한 불에 졸여준다.


과일이 적당히 익으면 소스를 끼얹고 견과류를 얹어준다. 뚝배기를 강한 불에 올려 소스가 자글자글 끓을 때까지 가열한다. 뚜껑을 덮어 식탁에 올린다.


뱀빨


노부마츠히사의 과일 도반야끼를 응용한 것이다. 집에 있는 과일과 견과류, 쨈을 활용해 만들 수 있는 간편한 디저트이다.


나는 소스를 만들 때 사과 쨈을 사용했고 유자가 남아 있어 유자즙과 유자껍질을 넣어 만들었다. 고소한 맛을 더할 견과류가 호두밖에 없어 해바라기씨유를 사용했다. 올리브도 냉장고에 굴러 댕겨 썰어 넣었다.


이 디저트는 형편 되는대로 만들면 된다. 지겨워서 냉장고에 방치해 둔 딸기쨈이 있다면 고걸 활용하면 되고 땅콩이 방바닥에 굴러다니면 덥석 집어넣으시라. 올리브유나 해바라기씨유가 없다면 들기름이나 참기름은 어떠헌고??


과일을 이렇게 익히면 매우 달콤하고 따뜻한데다 상큼한 맛을 유지하고 있어 애무가 필요 없이 곧장. 다이렉트로. 응? National Express! 응?


즐밤들 하시라구~~^^






주말을 틈타 요리 편 2회 까지 후닥닥 올립니다. 아직 식재료 편이 끝나지 않았습니다. 곡물에 관한 식재료 편이 3회가 더 남았습니다. 2주 동안 식재료 편을 마저 올리고 2주 후에 요리 편 3회 이어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noyes님이 지적하신 pollo a la cerveza의 발음표기에 대해 AS하고 넘어갑니다.


noyes-

「닭을 뜻하는 'pollo'의 발음은 '뽀요'

스페인어에서 L 두개 들어가면 'y' 발음이 나.」


“앗! 뜨거라” 하고 유투브를 찾아 봤더니(링크) 거기 나온 아자씨가 "뽀요라쎄르베싸"라고 말 하더군요. 'a'는 묵음에 가까운 모양입니다.


나의 가방끈은 지적질과 유투브에 있다. 마, 그래 생각합니다. ;;;









Athom


편집 : 보리삼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