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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주인공인 이병태 교수께서 "젊은 세대들의 빈정거림과 무지에 화가 난다" 하셨으니, 개념도 지식도 없는 나는 음슴체로 하겠음.

 

사실대로 고백하자면, 나는 “내가 왕년에 말이야..” 류의 꼰대글을 읽을 때면, 명치를 존나 쎄게 맞으면 저런 소리 못 할 텐데.. 하고 불경한 생각을 하곤 했음. 불경한 소리라 하는 이유는 이병태 교수의 글을 읽고 생각을 고쳐먹었기 때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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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물과 애환의 이병태 교수 글 원문(링크)

 


이 명문을 어느 중년 교수의 인정투쟁 정도로 생각했다면 경기도 오산임. 만약 그런 글이었음 짠한 마음에 페북 알계정 몇 개 만들어서 좋아요 눌러주고 끝났을 것임. 글 전반에 흐르는 오만한 자신감을 보셈. 이런 건 자기 삶의 단 한 순간, 1분 1초도 부끄럽지 않아야 가능한 것임.

 

이병태 교수는 그런 사람임. 함부로 꼰대라고 욕하지 마셈. 누구 한 번 뜨겁게 가르쳐 본적 있음? 그는 인생을 발톱 때만큼도 모르는 젊은 사람들에게 산업화 시대를 알려주고 회초리 쳐서 계몽시키고자 하는 참 교육자임. 괜히 교수가 아님.


 

'이 땅에 헬조선이라고 할 때, 이 땅이 살만한 정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욕할 때 한번이라도 당신의 조부모와 부모를 바라보고 그런 이야기를 해 주기 바랍니다.'

 

1)지금 헬조선과 2)옛날에 힘들었다는 별개의 논의를 뒤섞고 있지만 그게 중요한 건 아님. 왜냐면 우리 교수님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내가 왕년에 말이야' 이기 때문임.


방점은 ‘내가'임.


 

사람들은 내가 미국가서 박사하고 KAIST교수하고 반기업 정서에 대응하니까 무척 금수저인줄 아는 가 보다.

나는 위에 적은 일들을 직접 경험했고 보고 자랐기 때문에 당신들처럼 그런 배부른 소리를 못할 뿐이다.

 

그래서 여기서 부터가 본론의 시작이라고 보면 됨. 갑자기 존댓말에서 반말로 바뀐 것 같지만 그런 배려 따위는 음슴. 새파랗게 젊은 놈들한테 인생의 고귀한 경험을 나눠주시는데 반말 존댓말을 따질 타이밍임? 여기서 읽어야 할 메시지는 ‘미국 박사', ‘카이스트 교수' 임.

 


나는 부모 모두 무학의 농부의 아들이고, 그 것도 땅 한평 없던 소작농의 아들로 자랐다. 중학교 때까지 등잔과 호롱불로 공부했다.

 

중학교때부터 LED 스텐드에서 공부했지만 카이스트는 근처도 못 가본 나는 호롱불이 레알 지리는 포인트라 느꼈음. 님들 호롱불 본 적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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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생김. 태조 왕건에서 본 거 같은데 이걸로 중학교 때까지 공부했다 하심. 호롱불 미만 잡.


우리 아빠도 어렸을 적엔 반딧불이 모아서 책 읽었다고 했는데, 아빠는 카이스트 못 갔으니 무효임. 카이스트 미만 잡. 일단 토 달 생각하지 말고 교수님 말씀을 경청해 보셈.

 


나는 돈 한푼도 없이 결혼했고 집없는 설움을 겪으며 신혼 초에 치솟는 전세값 때문에 서울을 전전하며 살았다.

나는 회사에 취업해서 주 6일을 근무하던 때에 입사 첫해에 크리스마스 날 단 하루 쉬어 보았다. 공장 창고의 재고를 맞추려고 퇴근 안하고 팬티만 입고 냉방도 안되는 높다란 창고 위를 기어 올라 부품을 세면서 생산을 정상화하려 애썼다.

 

한 번이라도 가난배틀을 해본 사람은 알 거임. 처음에는, 나 용돈 30만 원이야. 졸라 적어. 응? 나는 25만 원인데 그게 뭐가 적냐, 로 시작해서, 나는 자취하잖아 임마, 나는 토익 학원비 내가 내잖아, 우리 아빠는 주식했어, 우리 작은 할아버지는 노름으로 선산 날려 먹었어, 하는 비통한 집안 역사가 나오고 나서야 이야기가 끝난다는 것을.

 

이 교수님 역시 마찬가지임. 너네는 그 산업화 시대를 안 살아봤으니 고생은 ㅈ도 모른다고 주장하려다 보니, 과거에 겪었던 고생, 고생, 개고생을 다 끌어오게 되었음. 결국 혼자만 간직하고 싶었던 팬티 바람 이야기까지 하게 된 것임. 살신성인 오지는 각 ㅇㅈ?

 


그렇게 살아 왔기에, 무책임한 노조가 망가뜨리는 회사를 보와왔기에, 우리보다 잘사는 것으로 알았던 많은 나라들이 꼬꾸라지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그리고 미국과 일본이 어떻게 잘 사는 사회인지 보았기 때문에 나는 당신들처럼 아프다고 못하고 힐링해야 한다고 응석을 부리지 못한다.

 

키야. '왔기에, 보아왔기에, 때문에, 때문에'로 감정 점층시키는 거 봤음? 이런 게 명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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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어이쿠. 감동에 부르르 떨다가 이상한 사진이 올라가 버렸음 ;; 


위 말씀의 포인트는 '이런 나도 감히 응석 부리지 못하는데 너네가!'임. 작년에 태극기 집회에서 많이 들었던 내 청춘을 다 바쳐서 만든 나라인데 빨갱이가!! 랑 비슷한 맥락으로 보면 됨. 우리 교수님 애국자!


눈치챘을지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내내 나는 이렇게 빡세게 살았다! 만 나왔지, 청년 세대의 어려움은 언급한 게 없음. 지금 청년 세대가 단군이래 최초로 부모보다 못 사는 세대, 유치원에 입학할 때부터 상대적 박탈감에 허덕이는 세대, 부동산 무임승차를 할 수 없는 세대
라는 사실은 중요치 않음. 9급 공무원 경쟁률이 얼만지 앎? 이런 질문도 무쓸모임.  3천만 원 학자금 빚지고 취업 안 되도 겨울엔 따숩고 여름엔 시원한 도서관에서 LED 조명아래 공부했으면 호롱불 앞에서 아닥하는 게 진리임.


물론 교수님이 그때가 힘든지 지금이 힘든지 모두 경험해 본 것은 아님. 그냥 카이스트 교수님일 뿐이지, 맨 프럼 어스가 아님. 어떤 것이 더 빡센 것인지 알 수 없음에도 이처럼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는 게 우리 교수님의 스웨거.

 


제발 응석부리고 빈정거릴 시간에 공부하고 너른 세상을 보라. 우리 사회가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 이유를 알뜰하게 공부하고 나서 비난해도 늦지 않다.

사람 값이 싸다고 투덜 대기 전에 누구 한번 월급 줘보고 그런 철없는 소리를 하고, 월급 보다 더 가치있는 직원이라고 증명해라. 그런 직원 찾으려고 기업주들은 눈에 불을 켜고 찾는다.

나는 당신들의 그 빈정거림과 무지에 화가 난다. 그러니 나보다 더 고생하고 생존자체를 위해 발버둥처야만 했던 나의 앞세대, 내 부모님 세대는 오죽하겠나? 당신들이 아프다고 할 때, 나는 그 유약하고 철없음에 화가 머리 끝까지 난다.

 

인용이 좀 길었음. 우리 교수님의 분노가 그대로 전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랬으니 양해 부탁함. 중요한 건 우리 교수님이 화가 머리 끝까지 나셨다는 것임. 작은 하마도 건들면 ㅈ되는데, 교수님이 화나시면 어떠겠음? 우리 다 ㅈ되는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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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지금 "옛날에 똥 같은 세상이었으면 지금도 똥 같아야 하나요?" 같은 질문을 생각했다면 넣어두는 게 좋음. 어설프게 그런 질문 했다간 아주 ㅈ되는 수가 있음. 다시 말하지면 교수님을 어설프게 인정투쟁이나 벌이는 꼰대라 생각했다면 경기도 오산면 오산리임. 호롱불로 공부해서 카이스트 교수가 된 전지적 호롱불시점에서 볼 때, 너네들 불만은 철없는 투정에 응석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는 것임.


요즘 사드 때문에 중국이 어쩌고 미국이 어쩌고 외교안보가 어쩌고 하는데, 우리 교수님 관점에서는 다 유약하고 철없는 소리임. 제대로 외세 위협 받아봤음? 운요호 실제로 봤음? 강화도 조약 앎? 그런 것도 안 겪어봤으면서 외교가 힘드네 어쩌네 응석부리면 안됨 ㅇㅇ


우리 교수님 말씀에 따르면 트럼프도 별 거 없음. 한미 FTA 재협상? 한국이 오픈 안 한다고 미국이 욕하면 훈계 해주면 됨. 너네 흥선대원군 알아? 흥선대원군도 안 겪어봤으면서 FTA를 논해? 자동차 팔아주는 것도 감사하게 여겨.. 이거 뜨라. 


 

당신들이 누리는 그 모든 것들, 스타벅스 커피, 스타크래프트 게임, 해외 배낭여행, 그 어떤 것들도 당신들이 이룬 것은 없다.

 

이런 상상도 해봤음. 쇼미더머니에 홍서범 선생이 나오셔서 원조 부심을 부리는 것임. “니네가 누리는 붐뱁이든 트랩이든 내가 김삿갓~ 김삿갓~ 안 했으면 없다.” 상상만으로도 아찔한 장면임. 악마의 편집으로 악명 높은 엠넷도 지려서 무편집으로 내보낼 것임.


스타벅스 커피 마신다고 어쩌고 저쩌고 하고 해외여행으로 욕하는 게 언제적이냐.. 싶겠지만 꺼진 불도 다시보라 했음. 우리 교수님께선 이미 사회적 논쟁이 끝나 생활이 된 이슈도 거침없이 다루심. 


요지는 간단함. 착각하지 말라는 거임. 먹는 것, 보는 것, 듣는 것, 입는 것 어느 것 하나 니가 한 게 아니니 희희낙락하지 말라는 거임. 스타크래프트 하면서 계산기 만든 사람한테 감사해본 사람 있음? 우리가 그러니까 안 되는 거임. 사회적으로는 지금의 대한민국을 구성하는 요소 요소는 물론, 문명 사회를 이룩하게 만든 조상님들께 감사할 줄 알아야 함. 개인적으로는 미토콘드리아의 활기찬 꼬리짓부터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임.


 

사기꾼들이 이 나라 밖에는 어디 천국이 있는 것처럼 거짓을 전파할 때 설마 저런 소리에 속을까하며 미리 막지 못한 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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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통계를 만든 OECD라는 사기꾼 단체는 이제 빼박임. march 한국이 헬조선인 것처럼 우리를 속여왔기 때문임. 기왕 교수님께서 OECD를 저격한 김에, 우리 철없는 얼라들을 대신해 직접 사기꾼 단체인 OECD를 고발해 줬으면 좋겠음. 



나는 이 명문이 페북에 갇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함. 이런 글이야말로 널리 널리 퍼져서 홍익인간의 가치를 실현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봄.


예컨대 이런 것임. 광화문 사거리에서 교수님이 이 명문을 낭독함. 모두가 교수님 성함을 알 수 있도록 커다란 명함을 붙여드리고, 멀리서도 이 행사를 알 수 있도록 커다란 현수막도 달고 하는 것임. 분명 우리 역사에 길이 남을 장면이 될 것이라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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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 사진이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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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그래 이거임.


기미독립 선언처럼 헬조선이라는 패배주의적 역사 인식에서 벗어나 우리를 개안시킨 감동적인 장면이 탄생하지 않겠음? 만약 그런 날이 온다면 내가 책임지고 철없는 급식이들 10명을 모아서 참석할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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