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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빵 김동희 대표를 만나다 上





“팟빵 사태”

 

팟캐스트 청취자들과 제작자들은 가두리 모델이라고 하고, 팟빵 측은 ‘고도화되어가는 팟캐스트 환경에 발맞춘 불가피한 선택’이라 하는 콘텐츠 독점 논란은 한국어 팟캐스트 환경을 들쑤시는 중이다. 이에 팟빵의 김동희 대표를 직접 만나기로 했다. 기자 측으로는 팟캐스트 <안알남(안물어봐도 알려주는 남얘기)>의 필독(홍대선 작가)과 문화평론가 이동규 대표가, 팟빵에서는 김동희 대표와 박문선 마케팅 팀장, 현숙희 기획팀장이 딴지일보 사옥 벙커1에서 만났다.

 

인터뷰 기사에 기자의 설명으로 따로 추가할 내용은 미리 인터뷰 중에 모두 말했다. 단순한 정리를 제외하면, 인터뷰 중에 발화를 놓친 내용은 추가 텍스트로도 쓰지 않기로 했다. 인터뷰이인 팟빵이 현장에서 반박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이런 이유로 인터뷰어의 말이 유난히 길어졌음에 양해 바란다.

 

(이하 안알남 2인방은 필독과 이동규 대표 모두 ‘안’으로, 팟빵 측은 ‘팟’으로 통일한다. ‘팟’은 모두 김동희 대표의 말이라고 간주하면 된다. 박문선 팀장과 현숙희 팀장은 따로 표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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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에 이어)

 

 : 자 이제, 문제의 6월 27일 공지 독점 논란. 아까 가두리 양식장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면 절충해서 제가 표현하기를 ‘하프 가두리 양식장 선언’으로(웃음) 주제를 넘겨보겠습니다. 이제부터 김동희 대표님께서는 한국수산물 양식협회에 뛰어든 야심가로서 소개를 다시 한 번 드리면서(웃음), 자 약관 변경 공지라는 게 갑자기 떴습니다.

 

먼저 약관의 내용이 무엇인지 독자들이 직관적으로 알 수 있도록. 이런 거 길면 안 읽거든요, 독자들이. 이거 제가 써도 되는데 직접 설명을 부탁드려서 옮기는 게 더 공정하지 않을까요?


 : 6월 27일자 말씀하시는 거죠.


 : 예.

 

 : 6월 27일자. 팟빵이라는 서비스하고 팟호스팅이란 서비스로 분리되어 있던 이 회사 서비스를, 호스팅 서비스를 중단하고 팟빵 서비스로 파일 업로드 기능을 추가해서 통합한다. 요게 요약된 설명이구요. 그래서 서비스 형태는 호스팅에서 나온 RSS를 등록해서 전액 발행하는 팟빵이 아니라요. 유투브처럼 직접 자기 본인 계정에 누구나 비용 없이-이제 여기선 다시는 비용 안 받는 거죠. 호스팅이 아니니까- 가는 거다.

 

자기 계정으로, 청취도 좋지만 방송을 올린 즉시 파일 업로드 되고 팟게스트의 형태를 띄는 체계로 간다. 그동안 호스팅 서비스였기 때문에 타 앱이나 타 플랫폼에서도 들을 수 있는 RSS를 발행했지만 이제는 더 이상 여러 가지 문제로 RSS를 발행하지 못한다. 내부서비스이니까요. 외부에서 발행하는 RSS도 마찬가지고요. RSS를 발행하지도 않고 받아서 방송으로 제공되지도 못한다. 이런 체계로 변경된 거죠.

 

 : 알겠습니다. 그럼 이제 팟빵의 호스팅 서비스를 이용하던 제작자나 청취자들에게는 어떤 제약이 생기는 거죠?

 

 : 일단 저희가 약속하는 배포되는 범위는 팟빵과 애플 팟캐스트로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요. 그 외에 서드팟티 앱(Third Party App : 통상적으로 특정 운영체계 사용자만을 위해 만들어진 앱)이라던가 또는 저희랑 약정되지 않은 중소플랫폼 형태의 앱에 있어서는 송출이 차단됩니다.

 

 : 그렇기 때문에 그것을 가두리라고 하는데, 가두리가 아니라고 말씀을 하시는데요. 팟빵 외 다른 안드로이드계열 팟캐스트 앱에서 자기 음원이 올라오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 다른 (쎈호스팅이 아닌) 외부 호스팅을 사용하시면 거긴 RSS가 발행되는 거니까요. 그런 앱에서 청취할 수 있습니다.


 : 다시 정리하면 팟빵 앱을 자연스럽게 디폴트로 사용하려고 하면 그 무료가 되는 쎈호스팅도 써야 하는 거죠?

 

 : 쎈호스팅이라는 계념이 아예 없는 거죠.


 : 그러니까 팟빵 호스팅을, 내부호스팅을 써야하는 거죠?


 : 호스팅이라고 말하면 안 되는 거죠. 그냥 팟빵은 업로드죠.


 : 그냥 팟빵에 업로드하는 거다.


 : 유튜브에 올릴 때 호스팅을 쓴다고 하지 않잖아요.

 


“팟빵에 한해 더 이상 호스팅은 없다. 업로드다.”

 


 : 팟빵에 업로드를 하면 그러면 애플에는 어떻게?


 : 애플에는 저희가 제한적으로 보냅니다.


 : 제한적으로 보낸다고요?


 : 네. 애플에서만 재생될 수 있게 코드를 넣어서.

 

 : 알겠습니다. 만약에 귀찮으면 귀찮은 거고, 불편이면 불편이고요. 사정에 따라 비용을 감수할 수 없을 수도 있고 감수하기 싫을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팟빵에서 퇴출되면 어떤 방송의 제작자가 그간의 댓글, 이거 청취자들과의 소통의 결과이고 자산인 거잖아요? 이것은 어떻게 보존하실 건가요.


 : 그건 보존되어있죠. 계속. 그 페이지 자체가 없어지진 않으니까요.


 : 그 페이지를 없애지는 않는다.

 

 : 본인이 회원 탈퇴하고 다 삭제하라 요구하기 전까지는 그건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에. 저희가 다른 데 이관해 드릴 수는 없어요. 그런 체제도 아니고 그건 그대로 보존됩니다. 종영된 방송 다 유지되고 있잖아요.

 

 : 대표님께서 가두리가 아니라고 자꾸 말씀하시는데 저는 가두리라고 말씀드리는 거고요. 댓글이 볼모 역할을 하는데 자산이고 뭐고 동시성이 끊겨버리면 가치가 없어져 버리거든요. 잔해지 그건, 자산이 아니라. 댓글이 볼모 역할을 하는 건 사실이거든요.

 

그래서 나갈 수가 있냐 없냐가 아니라요 가두리의 핵심은. 볼모가 가두리의 핵심인 거고. 팟빵이 싫으면 댓글 놔두고 떠나라. 떠나면 된다. 뭐 떠나면 되죠. 거기 들어있는 해설, 설명, 제목. 팟빵 구독자, 그리고 순서대로 업로드한 노동, 앞으로 다른 데서 순서대로 업로드할 미래의 잠재적 노동 그 다음에 구축된 아카이브까지가 다 볼모란 말이에요. 그것을 놓을 것이냐 말 것이냐 선택의 기로에 세우는 것을 보통 가두리라고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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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팟캐스트가 가지고 있는 내재적인 모호한 부분 있잖아요. 자유로운 표현을 많은 곳에서 했으면 좋겠다는 부분이 중요하신 분들도 있고 아닌 분들도 있어요. 그런데 그 분들한테는 수고가 발생했습니다. 그거에 대해서는 죄송하다, 이렇게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좀 이해해주시고. 사실 우리 회사의 로드맵은 아니었어요. 왜 이렇게 됐는지는 따로 스토리가 있는 거죠.

 

 : 발생하지 않았던 수고를 짐 지우는 거. 그것을 보통은 문화적으로 갑질이라고 하는데.


 : 갑질이 아니죠.


 : 아닌가요? 예를 들어서 갑질이라는, 이 말을 인정하면 큰일 나는 것도 아니고요. 팟캐스트의 본질은 지금까지 RSS 였는데 앞으로 팟빵을 이용하는 제작자들의 유로 컨텐츠는 여전히 팟캐스트인가요?

 


위의 설명에서 빠진 팟빵의 정책 변경 공지의 또 다른 핵심은 유료화 모델이다.


 

 : 그럼요. 저는 약간 다르게 해석합니다. 애플 팟캐스트들도, 작동되고 있지 않지만, 유료/무료라는 탭이 있고 언제든지 할 수 있도록 대기 상태가 되어있어요. 유, 무료 가지고 팟캐스트들을 구분하고 싶지 않아요.


 : 유, 무료로 팟캐스트가 구분되진 않는다.


 : 아 그럼요. 애플 팟캐스트도 유료, 무료가 있어요.

 

 : 물론입니다. 물론인데 RSS의 접근성, 개방성. RSS라는 게 말하자면 주파수잖아요. 우리가 핸드폰으로 통화를 하는 것과 군대 무전기 쓰는 게 다르잖아요. 군대 딸딸이는 엄밀히 말해서 전화가 아니잖아요. 기본요소인 주파수로써의 기능, RSS가 빠졌는데도 팟캐스트라고 할 수 있는가?

 

 : 그건 정의하는 사람에 따라 다를 거 같아요. 예를 들면 통신망을 통해서 하는 것이 전화고요. 카카오톡이나 데이터를 통해서 하는 것은 전화가 아니냐고 하면 보기에 따라서 다른 거죠. 왜냐하면 서비스는 진화하고 플랫폼은 평생 진화가 되어야 하죠. 처음에 정의되었던 행태에서 벗어나면 본질이 달라졌다고 보는 시각이 있을 수 있겠지만 진화의 측면에서 보면 이것은 맞다고 하는 시각도 있겠죠.

 


“시각의 차이일 뿐이다.”


 

 : 아뇨 전화의 본질은 원거리에서의 대화잖아요. 원거리에서 대화를 할 수 있으면 전화고요. 팟캐스트의 본질, 아까 3대 본질에 동의를 하신 것 중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개방성에 있는 거고 그게 RSS인데요. 그게 차단되면, 예를 들어 원거리 통화가, 거리에 제한이 생기는 순간 전화로서의 요소가 떨어져 나가듯이 팟캐스트에서 RSS의 요소가 사라진다고 하면?

 

 : (그런 식으로) 개방이 전부라고 하면요, 개방이 팟캐스트 본질의 몇 퍼센트냐라고, 제가 거꾸로 물어본다면 몇 퍼센트로 보십니까? 개방성을.


 : 개방성이요? 팟캐스트에서? 저(필독)는 거의 100% 가까이라고 봐요.


 : 그래요?

 

 :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팟캐스트가 라디오방송, 인터넷 라디오 방송이잖아요. 팟캐스트 본질이 라디오고. 개방성, 말하자면 주파수 역할을 하는 것이 RSS피드고요. 주파수라고 하는 것은 어디서든지 잡히면 듣는 거란 말이에요. 예를 들어서 제가 라디오 플레이어를 살 때에는 여기에 주파수의 값이 포함되어 있고 하진 않거든요. LG꺼를 사든 삼성꺼를 사든 공공재로 쓰이는 주파수를 우리가 잡아서 듣는단 말이에요.

 

RSS라고 하는 것이 주파수와 같은 공공재적인, 혹은 오픈된 성격을 가지고 있는 건데 그것이 팟캐스트의 시작이었고 본질인데 그걸 안 하고도 여전히 팟캐스트냐는 질문을 한 거예요.

 

 : 그럼 다른 질문인데 급작스럽게 시작된 것이 아니라 작년 말부터 준비된 사업계획이지만 팟캐스트들이 에피소드마다 유료결제 과금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하겠다는 것이 원래 저희 계획이었고, 그 시기가 맞아서 준비 중인 것을 알고 계실 거예요.


 : 공지에 들어갔죠?


 : 그럼 당연하죠. 제작자한테 이런 것 준비 중이니 유료 에피소드에 대해서 문의하면 언제든지 저희가 수렴해서 하겠다. 근데 제작자가 유료로 결정하면 그 콘텐츠는 팟빵에서밖에 못 나갑니다. 그럴 수밖에 없어요.


 : 아. 유료라는 건 당연히 그렇죠.

 

 : 그게 왜 팟캐스트냐? 라고 다시 물으면 저는 사실은 여전히 팟캐스트라고 보고 싶어요.

 

 : 팟캐스트라는 게 어떤 가치나 철학이 아니라 도구고 음원 배포의 형식에 불과하단 말이죠. 그래서 대표님이 “저희는 사실 팟캐스트 아니죠.”라고 대답해도 아무 상관이 없단 말이에요. 왜냐하면 가치가 아니라 음원 전달 도구로써의 정체성을 묻는 거고. 이게 광의의 팟캐스트라는 말은 좁은 의미에서는 팟캐스트가 아니란 말이거든요. 


 : 그건 동의해요.

 

 : 유료를 해야만 하시겠다고 선언을 하신 건데. 그러면 유료시스템 서비스를 원하는 제작자들에게만 제공하게 해놓으면 되는 거 아닌가요?


 : 그건 맞죠. 그건 저희가 강제할 수 없는 거고요.

 

 : 그렇게 하면 되는데 지금은, 유료화할 생각도 없고 지금까지 무료로 해왔고 앞으로도 무료로 하려고 하는 거의, 우리나라의 거의 모든 팟캐스트 제작자들이 이 공지에 영향을 받게 됐잖아요. 왜 그런 식으로 굳이?


 : 원래는 아까처럼... 제한적으로 동의한 사람들에게만 제한적인 차단과 제한적인 기능이 제공되는 것이 이 생태계에서는 맞아요.


 : 네, 그게 맞고, 더 간단하잖아요?


 : 네 맞아요. 훨씬 낫습니다. 그런데 이건 다시 돌아 와서 올 2월에 진입한 ‘팟티’라는 서비스 때문에 이렇게 됐어요.

 


경쟁 업체 등장.

공지의 내용이 문제임은 인정하나, 그것은 팟빵이 아닌 ‘팟티’라는 타 서비스 때문이라는 것.

 


 : 벅스에서 하는.


 : 벅스에서 제공한 팟티라는 서비스 때문에. 사실은 솔직히 말씀드리면 다른 언론 인터뷰에서도 그렇게 이야기를 했어요.


 

사실이다. 김동희 팟빵 대표는 ‘팟빵 사태’의 원인으로 여러 번 팟티를 지목했었다.

 


 : 이것(팟티) 때문에 조금 저희가 촉박하게 진행을 했고요. 공지나 처리가 부자연스럽고 스텝이 꼬인 면이 없지 않아 있어요. 굳이 이 플랫폼을, 왜 이렇게 이 사단이 나면서까지 (강행)해야 되냐는 질문에 대해서 말씀드리자면 팟티가 굉장히 위협적이었어요.

 

원래 로드맵은 뭐였냐면, 그 XML을 통해 올리실 수 있는 콘텐츠가 딱 정해져 있잖아요? 그것보다 더 리치(rich)하게 가고 싶었고 그런 요구가 있기도 했고요. 예를 들면 콘텐츠를 들으면서 텍스트를 보고...

 

 : 여러 가지 접근성이라던가, 멀티미디어적인 부분이라던가 그런 방향을 말씀하시는 거죠.


 : 훨씬 더 많은 에피소드 정보들을 넣는 거예요.


: 편의성은 추구하되 다소 해비함은 감수하는 그런 쪽으로? 예를 들어 라디오를 들으면서 대본을 본다던가...


 : 예. 할 수 있잖아요. 텍스트 정보 줄 수 있고, 이미지 추가해서 끼울 수 있잖아요. 두 번째가 유료화고요. 세 번째가 제작자가 자기 팟캐스트 방송에 쓸 수 있는 음원 제공 등.


 : 원래 로드맵이 이거였다는 거죠? 유료로 하고 싶은 사람은 유료화 선택해서 가는. 


 : 그렇죠.

 

 : 그런데 갑자기 이렇게 가두리로 나간 이유는 팟티 때문이라는?


 : 거대공룡 IT기업이 일단 시장엔 진입을 했는데 이 사람들이 뭘 어떻게 할까? 해서 밨는데 저희는요, 깜짝 놀랐어요. 그대로 복사한 거예요, 팟빵을. 본인들은 아이튠즈를 복사했다고 얘기했지만 저희 입장은 달라요. 애플은 팟빵의 제작자들이 팟빵에 이어 두 번째로 신고하는 곳이에요. 물론 2012년 때는 아니고요. 2013, 14, 15, 16, 17년 이 당시 기간에는 팟빵은, 저희가 어디서 긁어 오는 게 아니라 대부분의 제작자가 팟빵의 컨텐츠를 올리고 호적신고, 출생신고 하고 두 번째 출생신고가 애플이란 말이죠.

 

그러니까 어떤 신고적인 오리지널리티를 보면 팟빵인데 벅스 입장에서는 애플에서 긁어왔고 팟캐스트란 RSS로 대변되는 공유정신이고 내가 긁어오는 게 무슨 문제가 있느냐라는 입장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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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적인 오리지널리티’라는 말이 걸렸다. 콘텐츠는 제작자들의 재산이다. 콘텐츠 주소를 먼저 등록한 곳이 일정 지분이나 특정 권리를 주장할 수 있을까? 팟빵은 그렇다는 입장이다. 그리고 앞서 ‘쎈호스팅을 통해 팟캐스트에 기여해왔다’는 논지가 이에 동원되었다.

 


 : 팟티 입장은 그랬다는 거죠?


 : 네.


 : 팟티의 입장이 틀렸나요?


 : 틀렸습니다.


 : 어떻게 틀렸죠?

 

 : 왜냐면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팟캐스트 캐쳐 앱(Catcher App)을 만드는 거예요. 플레이되는 기능을 충실하게 한 다음에 구독자에게 RSS를 등록하게 해줬어야 돼요. 맞죠? (그런데 팟티는) 구독자 플러스 한 다음에 자기가 긁어온 주소를 넣는 거야.


 : 아. 그건 리더잖아요.

 

 : 리더죠. 리더의 기능. 콘텐츠 파일의 주소지로서, XML을 싹 정리해 놓고 있는 거는 지금 전 세계에 애플하고 팟빵 밖에 없어요. 정말입니다. 아주 옛날에 저희가 흠결이 없는 건 아니고요.

 

 : 그런 면에서 저희가 말씀드린 게, 팟빵이 초기에는 지금의 팟티처럼 하셨잖아요.


 : 맞습니다. 맞는데 또 약간 다른 게 뭐냐면요. 팟티는 애플이 됐건 팟빵이 됐건 로봇 같은 거를 눌러서 지속적으로 신규방송이 뭐가 생겼는지 쫘악 자동 긁어가는, 이렇게 진행하는 방식이에요.

 

 : 방식이 다르다?


 : 다르죠. 기술적으로 좀 다릅니다. 그런 체계를 걸어놓고... 아이티 쪽에서는 이렇게 기술적으로 딱 브릿지를 걸어놓고 빨아가는 것은 빨대를 꽂아서 빨아가는 건데, 수기와 대량복제와의 차이라고 저는 봐요.

 


“손으로 긁어 간 것과 기계를 통해 대량으로 긁어 가는 것은 다르다.”

 


 : 아까 <그알싫>은 지금도 그렇고, 팟빵은 사업 초기에 시장에 진입하면서 그런 식으로 RSS를 뽑아 갔는데 사실 이거 유저들이 별 차이가 없게 느끼는 것인데요.

 

 : 그건 비교하면 안 되죠. 정말 그건 비교하면 안 되는데.


 : 그 부분을 설명을 하셔야 해요.

 

 : 팟빵은 그 당시 나꼼수 나올 때 처음 시작할 때 2, 30개 정도의 팟캐스트가 있었고 그렇게 모아서 시작을 했어요. 일단 대한민국 최초로. 그렇게 해서 팟빵의 가치는 없는 거냐, ‘2, 30개도 어쨌든 가져온 것은 가져온 거 아니냐?’고 하면, 이건 잘못된 질문이고요.

 

팟빵의 가치는 5년 동안 호스팅을 운영하면서, 긁어온 20개로 시작했지만 지금 대부분의, 만 개의 팟캐스트가 자발적으로 올라온, 팟빵에 등록된 만개의 자발적인 링크 덩어리, 이게 팟빵의 가치예요.

 

팟티는 어떻게 했냐면 우리하고 팟티하고 다른 게 이렇게 5년의 총합을 딱 빨대 꽂아서 한 번에 스크랩 해가듯이 쫙 긁어서 등록했어요. “너희도 처음에 수기로 30개 올려놨잖아?” 이런 식으로 팟티하고 비교하는 것은 제가 볼 때에는 아주 부적절한...

 

 : 팟빵측은 사업자니까 그럴 수 있는데 그게 30개든 1000개든 10000개든, RSS는 결국 그런(공유의) 의미로 배포되는 것이니까 그건 상관이 없지 않느냐는 게 일반적인 입장이거든요. 그 30개와 10000개의 유저들이나 개별 제작자들에게는 차이가 없거든요.

 

 : 예예. 그런데 저희가 팟티하고는 분쟁이 가능해요. 이게 암묵적인 RSS의 철학이예요. 개인한테 구독을 허용한 거지 기업끼리 이러는 것은...

 

 : 알겠습니다. 그럼 애초에 나꼼수는 왜?

 

지금 논리 구조가 똑같아요. <팟빵에서 처음 긁어간 2, 30개는 중요하지 않고 나중에 만 개를 키웠는데 그러기까지의 고생을 팟티가 가져간다.>와, <똑같이 딴지는 나꼼수 기획하고 만들고 월급 밀리고 서버비 대는데 그걸 그대로 팟빵이 가져가 성공했다.>

 

 : 그것은 논리구조로 그렇게 볼 수 있어도. 가치구조에서는 분명히 다른 것이고.

 

 : 같아요. 그리고 팟빵 때문에 한국어 팟캐스트 시장이 방송이 만 개가 넘는 지금까지 왔다? 그거는 모르는 거예요. 팟빵이 한국의 팟캐스트 시장을 팽창을 독려했을 수도 있고 아니면 저하시켰을 수도 있어요. 그것은 모르는 거예요. 제일 중요한 것은 결과. 결과는 뭐냐면 현제 팟빵이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에요.

 

 : 그런데 팟티는 처음에는 (팟빵을) 싹 긁어다가 꾸몄고, 리뉴얼 된 것은 팟빵에 올라오면 올라오는 대로 딱딱딱 끌어갔죠. 자동으로, 사람이 한 일은 아니에요, 분명한 건.


 : 아니 뭐 사람이 하든 기계가 하든 가져갔다는 점은 같아요.


 : 기계가 한 거와 사람이 한 거를 같다고 하는 건 저는 사실 동의 못해요.


 : 네?


 : 동의 못합니다. 사람이 하는 것과 기계가 하는 것.


 : 기분 차이 문제 아닌가요?


 : 그런가요?

 


자꾸만 반복되는 좋은 기업과 나쁜 기업, 혹은 덜 나쁜 기업과 더 나쁜 기업의 구도.

여기에서 정작 제작자와 청취자는 빠져 있다.

 


 : 저희가 질문지를 작성하면서 인터뷰했던 제작자, 유저들의 온도들을 대변해서 말씀드리면 지금 이게 사업자들 생각이라는 거죠. (사업자인) 자기들만 생각하는.


 : 사업자 싸움이었어요, 원래는. 그게 변질되어서 조금 이렇게... 청취자나 제작자들한테 미안한 마음 있는 것은 당연하고요. 사업자싸움에서 저희가 굉장한 위협을 느꼈습니다.

 

 : 위협을 느끼신 것은 알겠고, 팟티 얘기를 해보면 얘네는 자기네들이 자체방송이 총 1200개라고 되어있는 거예요.


 : 완전 잘못 나건 거죠.


 : 완전 잘못 나간 거죠. 오바가 맞고.


 : 그거 과대광고에 소송할 수 있는 거예요.


 : 거기 들어가 보니 팟캐스트 방송들 스킨에 자기들 자체방송인 양 특유의 ‘P'자 도장이 찍혀있더라고요? 이것들이 왜 이러나 싶었는데. 근데 화를 낼 것은 제작자들이고요. 팟빵과는 본질적으로 상관이 없는 문제거든요.

 

 : 그래서 저희가 팟티에 처음 요청했던 게 뭐냐면 “제작자들에 동의를 받아라.”

 


그렇다. 제작자들과의 문제다. 그런데,

 


 : 지금 팟빵은 팟티에 대해서 자사가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씀을 하고 계시기 때문에 요게 쟁점화가 되는 거예요. 그럼 거대자본을 상대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다고 하면 거대자본은 잘못된 건가요?


 : 거대자본이 잘못됐다고 보진 않고요.


 : 그렇죠?


 : 이것은 결국 상생에 관련된 문제예요.


 : 상생이요?

 

 : 상생. 그러니까 거긴 상장회사잖아요? 삼성물산이 미역을 수입하던 말던 그게 무슨 상관이야. 하지만 우리가 그런 걸 비난할 수 있다고 한다면, 덩치에 맞는 책임에 맞는 사업을 하자는 뜻이고 그게 전체적으로 우리 사회가 굉장히 원하는 부분이잖아요?

 

그런데 팟빵이 크리에이터와 5년 동안 같이 만들었던 만개의 콘텐츠를 그대로 복사해서 똑같은 것을 하겠다고 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이것은 좀 너무 체급에 안 맞는 일 아니냐? 본인들이 음원 서비스를 한다고 하면 음악과 연결된 새로운 장을 만들어서 오디오 플랫폼 시장 만들던지 해야 되는데, 결국은 팟빵이 만들어 놓은 거 그대로 가져오겠다는 얘기잖아요.

 


“팟빵이 크리에이터와 5년 동안 같이 만들었던 만개의 콘텐츠”

제작자는 같은 내용을 다르게 말할 것이다. “팟팡이 독점하는 시장 환경에서 제작자가 청취자와 함께 만들어온 건텐츠” 정도로.

 


 : 이거는 관점의 차이예요. 두 가지를 말씀드릴게요. 팟빵의 사관에서는 제작자들과 함께 5년을 이만큼 해왔다, 팟빵 덕에. 그렇지만 제작자들 입장에서는 제작자들이 이렇게 해 왔는데 숟가락을 얹는 데 성공한, 마침 그 자리에 있어서 독점적 지위를 차지하는 데 성공한 것이 팟빵이에요. 이 입장은 둘 다 틀리고 둘 다 맞아요. 그렇기 때문에 감정 문제라는 거죠.

 

 : 그건 감정문제가 아니에요. 이건 법률적으로 소송 바로 직전에 있는 논의인데... 만약 제작자가 소송 걸면 팟티가 져요.


 : 그러니까 팟빵은 제작자가 아니라는 거죠.


 : 네 제작자 마음인데 거기에 소송 걸 제작자는 없겠죠. 왜냐하면 많이 모이면 좋으니까...

 


김동희 대표는 팟빵과 제작자를 한 편으로, 팟티는 적군으로 설정하고 말하기를 반복했다.

 


 : 저는 그 범위적인 문제를 어떻게 다루고 계신지 디테일을 들어 봤으면 하거든요. 왜냐하면 이 부분이 서로 간 인식의 차이에 대해 냉정하게 디테일을 밝혀볼 수 있는 지점이거든요. 지금 너무 뭉뚱그려서 말씀을 하시니까 저희가 해결이 안 돼요. 30개와 만개의 차이는 유저들에게는 아무런 관계가 없어요.

 

 : 그러니까 여기에도 해석의 여지가 있는 게 (팟빵의) 상당한 투자와 노력이라는 게...

 

 : 제가 말씀드린 게 그거예요.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해석되는 여지에 있어서 크리에이터들의 의사가 어느 정도까지인가? 이게 미국 법정, 미드라고 쳐보자고요. 법정에서 크리에이터 중에 하나를 불러요. 판사가 묻습니다 “투자나 노력의 차원에 있어 팟빵이 기여했다고 생각하는가?” 그러면 대답은 “그건 내가 기여한 거지, 팟빵은 그저 사업자일 뿐이다. 나랑 관계없다.”라고 얘기했을 때 어떻게 말씀하실 거냐는 거죠.

 

 : 아까 처음에 딴지가 처음에 월 몇 천만 원 정도의 비용을 부었다고 하지만 지금 저희가 호스팅 유지하기 위해서 누적 결속이 십몇억이 넘어요.


 : 아, 호스팅이요.

 


또 논거로 등장하는 호스팅 비용.


 

 : 네, 그럼요. 지금 옛날 나꼼수 트래픽은 비교도 안돼요.


 : 그러니까 질문 하나 드릴게요. 쎈호스팅과 팟빵이 같은 회사였지만 다른 업체였잖아요.


 : 아니 같은 회사였어요.


 : 아니 같은 회사지만 예를 들어 네이버와 벅스는 같은 회사지만...


 : 아 서비스가 달랐다?

 

 : 예를 들어, 물론 그러신 분은 잘 안계시지만 쎈호스팅을 쓰면서 팟빵을 안 쓰고 애플만 돌리겠다는... 근데 그건 본인 마음이잖아요. 그게 다를 때 오는 인지의 차이라고 전 생각이 들거든요. 애초에 지금 팟빵으로 다 통합됐잖아요. 7월 이후의 모습을 보자구요. 하나의 체계로 유튜브처럼 되는 건데 그게 만약 2012, 13년 나꼼수였을 때부터 그런 모습이었다면 아마 이 분쟁은 없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이 대목에서 집요해지기로 했다.

 


 : 사실적으로 두 서비스가 호스팅 서비스와 플랫폼이 다르니까 당연이 도메인 두 개 같이 나가는 거고.


 : 그럼요. 다른 서비스니까. 지금 세 번째인가요 네 번째인가요? 반복적으로 이런 결정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 말씀하신 게 쎈호스팅 서버 비용이었어요. 그러면 애초에 호스팅 서비스를 굳이 왜 하셨습니까?

 

 : 왜요? 지금 그걸 되게 폄하하시는데,


 : 폄하하는 게 아니에요.


 : “그게 무슨 의미가 있죠?”라는 것이 사운드 클라우드가 저희 호스팅 서비스를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는 뜻으로 들리는데 저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 쎈호스팅이라고 하는 것은 비즈니스고요. 서비스고 사업이고요. 적자가 발생했는데 “자 너희를 위해서 우리가 사업을 하다 적자가 발생했으니 이제는 너희도 같이 고생을 해보자”라고 하는 건데요. 그 사업적 결정 과정에 제작자는 없었고요.

 

제가 사운드 클라우드 얘기를 드린 이유는 굳이 다른 길이 있었단 말이에요. (시장에 나온 이상)이걸 써도 되고 저걸 써도 돼요. “내가 비용을 지금까지 매몰했는데, 지금까지는 고백을 안 했는데 이제 와서 얘기하는 거야. 6월 27일 공지를 좀 이해해 달라구.” 이게 순서가 맞나요?

 

 : 그건 저희가 벅스한테 얘기한 건데 상당한 노력과 공으로 비용이 그렇게 투입됐고 그래서 팟캐스트 환경에 저희가 기여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는 거죠, 법원에서.

 


두 기업의 구도에 천착하는 인터뷰이를, 보다 의식적으로 제작자와 사기업의 관계로 당겨올 수밖에 없었다.

 


 : 예를 들어 팟캐스트 환경을 길의 넓이라고 가정을 해보겠습니다. 상당한 노력과 기여로 이 길을 팟빵이 어느 정도는 개척을 했다. 이것은 ‘팟빵 사관’이고요. 제작자 사관에서는-솔직히 제 생각입니다- 이렇습니다.

 

길은 제작과 청취가 많아지면 확장되고 줄어들면 좁아지는 겁니다. 누가 개척한 것을 누가 빨대를 꽂고 뺏네 마네 하는 사업이 아니라요. 그것은 두 업체끼리 알아서 하시고. 이것(팟빵과 팟티 사이의 분쟁)은 그 길의 목 좋은 매점 자리를 두고 벌어진 싸움이잖아요.

 

 : 좀 다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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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실상 가두리 양식장이란 말도 틀린 게 인터넷에 누가 점유한 해역이란 게 있나요? 팟빵은 그물이 쳐 있는 양식장 소유주가 아니에요. 통합플랫폼 기능이라고 하는 서비스가 되었던지 다른 서비스가 되었던지, 소유한 영토라는 게 없어요.

 

팟빵은 그물 자체예요. 팟티는 새로 등장한 낚싯대고요.

 

그런데 그물이 낚싯대한테 너 불법적이다, 혹은 다른 곳에서 밝히셨던 대로 너 무임승차다, 라고 하는 것은요. 여기서 속된 말 좀 쓰겠습니다. 여기가 내 나와바리라고 하시는 건데요, 그러면 ‘여기 있는 물고기는 내꺼’라는 얘기밖에 안 되거든요. 물고기들 입장에서는 황당한 얘기죠. 그러니까 매점 자리 싸움을, 낚싯대와 그물싸움을 하면 되는데요. ‘내가 이렇게 하니 너희들이 6월 27일 공지를 감수해라’라고 하는 게 제작자와 청취자들이 느끼는 결과예요.

 


직후, 인터뷰 강도가 너무 센 것 아니냐는 팟빵 측과 잠시 대화가 있었다.

 


 : 지금의 논란이 있는 것은 아무래도 유저와, 흔히 말하는 크리에이터들의 의문이거든요. 가두리도 그들의 표현인 거고. 공지가 너무 일방적이다, 너무 억압적이다, 라는 게 그들의 입장인데. 저희도 대표님 인터뷰들을 읽어보면 팟빵의 입장은 서술은 되어 있는데요. 유저 입장에서 ‘그걸 왜 우리가 이해해야 되냐’라는 지점에서 누락된 부분이 너무 많아요.

 

사업의 자유, 수익을 추구할 자유는 당연히 팟빵에 부여되어 있는데 보통은 서비스를 소개 할때에는 ‘이렇게 하게 됐습니다. 불편을 드리게 됐습니다’라고 할 때는 모든 회사가 접근법이 굉장히 개방적이고 부드러워요.

 

그런데 팟빵이 공지를 터뜨린 방식은 주차장 공지 모델이거든요. 몇 시간 이상 넘어가면 견인하겠다는 느낌이란 말이에요. 독촉적이에요. 자 시간은 우리가 정했어. 왜냐하면 우리는 말할 수 없는 사정이 있으니까. 그때까지 떠나던지 말든지. 기한은 7월이야. 솔직히 그걸 보고 불쾌하지 않으면 이상해요. 그걸 보고 가두리라고 말하지 않을 사람은 없고 갑질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사람은 없어요.

 

여기서 말씀하시는 것도 팟빵의 사정이잖아요. ‘우리가 이만큼 힘들었다. 우리가 이만큼 노력했고 지분도 있다’는 것이잖아요.

 

 : 네.

 

 : 애초에 제작자, 청취자들의 입장과 팟빵측의 입장이 다르다니까요.

 

 : 그 당시 2012년 13년, 12년도에 월 만 원에 트래픽 무제한이라는 건 정말 모험이고 그걸 지켜냈어요. 이거는 작다고 할 수는 없을 거예요. 그것 때문에 누적결손이 십 몇 억원으로 되어있고요. 그렇지만 저희가 외형적으로 프로답게 하지 못했다는 것을 많이 느껴요. 이제는 정말 대형 기업이나 대형 플랫폼이 하는 것처럼 좀 더 프로페셔널해야하겠구나, 하는 것은 정말 많이 느껴요...

 

그것(호스팅) 말고도 저희가 지원했던 부분은, 초창기에 (제작자들과) 같이 고생했던 게, 와보셨는지 모르겠지만 스튜디오를 만들어 놓고 시간당 오천 원씩 받고 했던 부분. 그거 사실은 어마어마한 적자였어요. 왜냐하면 그때 당시만 하더라도 녹음시설이나 스튜디오 비용이 시간당 오만 원, 칠만 원 굉장히 비쌌기 때문에 저희 이용하시는 분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그건 수익 사업으로 했던 것이 절대 아닙니다.

 

 : 스튜디오의 가격대를 결정하는 3요소가, 아시겠지만 위치, 시설, 시설 관리거든요. 팟빵 스튜디오 위치는 안 좋고요. 시설 관리는 알바가 없어서 그런지 굉장히 관리가 안 되어 있었어요. 가성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요.

 

 : 네.

 

 : 그러니까 적자나 가난 같은 지금까지의 고생을 굉장히 강조를 하셨는데, 적자나 가난은 그 자체로 그 도덕적 가치가 아니거든요. 당위하고 상관이 없어요.

 

 : 그것 때문에 약관 변경한 것이 아니에요. 다시 강조하지만 그건(유저들의 불만과 비용은) 당연이 저희가 감수해야 하는 거고. 플랫폼사업자는 감수한 이상의 수익모델을 만들어야만 해요. 그죠? 그래서 그것을 저희가 한번 제작자들한테 한번 강요하고 그랬다는 것이 아니라. 역시 이것은 공룡 아이티 사업자 하고의 경쟁 관계에 대해 너희가 무엇을 알고 있냐? 하는 논리에서 나온 부분이죠.

 


팟빵이 강조하는 ‘거대자본의 부도덕성’에 대해서는 확실한 정리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 제작자들의 입장에서는 팟빵이 거대자본이거든요. 공룡이 되거든요.


 : 팟빵이 무슨 거대자본이에요. 무슨 공룡이에요?

 

 : 공룡이에요. 팟빵이 예를 들어서, 영화에 나오는 펜트하우스 악의 제국에서 까만 양복 입고 “우후후후...”하는 사람들이 아니라요. 실질적으로 필드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고 이런 일방적인 공지에 의해서 팟캐스트 시장에 평지풍파가 일어나고 사람들이 전전긍긍하게 되면 그게 공룡이죠.


 : 그런 부분에선 공룡일지도 모르겠네요.

 


김동희 대표는 인터뷰 초입에서 팟빵은 플랫폼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호스팅 서비스가 자꾸만 개입된다. 팟빵이라는 회사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지 않으면, 사안에 따라 편리하게 해석될 여지를 느꼈다. 이제부터는 호스팅 서비스 이야기를 의도적으로 쟁점화하기 시작했다.

 


 : 그리고 이런 쟁점이 있습니다. 컨텐츠는 제작자들의 것이고 엄밀하게 말하면 팟빵에 모여 있는 것은 아니죠. 호스팅 자꾸 말씀하시는데 서비스는 분리되어있는 거니까, 포털과 호스팅은요. 컨텐츠가 팟빵에 모여 있는 것처럼 보이도록 노출되어 있는 거고요. 말하자면 쎈호스팅은 하나의 서비스이기 때문에...

 

 : 그것은 그렇게 말하시면 안돼요.


 : 어떻게 그렇죠?


 : 쎈호스팅을 자꾸 분리해서 생각하시는데 그건 같은 서비스이고요.

 

 : 같은 서비스라고 하셔도 상관이 없어요 여기서. 팟티가 팟빵의 방송을 가져가고 그래서 무임승차라고 하면 제작자들 입장에선 황당해요. 팟티가 실수를 했다고 하면 제작자들한테 했죠. 팟빵에는 안했거든요.

 

 : 그건 맞는데 저희가 팟티 쪽에 얘기했던 것은 오디오 콘텐츠 시장에 오려면 본인의 캐릭터에 맞게 새로운 컨텐츠를 만들어서 진입해주시는 것이 좋겠다고 얘기를 했고.


 :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서 진입을 하라고요?


 : 네이버 오디오클립처럼.


 : 왜 그래야만 하는 의무가 팟티측에 있죠?


 : 저희하고 벅스하고의 문제예요.


 : 그러니까 이 공지하고 상관이 없는 거죠 본질적으론?


 : 상관없어요. 아 결국 이게 협상이 안 돼가지고 저희가 약간 무리수를 뒀다는 거죠.

 


인터뷰가 목표로 하는 내용의 얼개는 다 나왔다. 여기서 팟빵의 올해 4월 공지 사건으로 넘어간다. 이 사건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자세한 내용은 인터뷰 내용을 보면 알 수 있다.


 

 : 그 공지(4월 공지)를 올린 것에 있어서...

 

 : 4월 약관. (팟티가) 팟빵처럼 모든 걸 만들어 놓고 거기서 재생이 되면 팟빵이 모든 비용(호스팅 서버비)를 내야 하는 거예요. 그래서 저희가 4월에 약관을 고쳐서 제휴되지 않은 플랫폼에는 음원을 내보내지 않겠다고 했던 것이 4월 약관이에요.

 

 : 지난 4월에, 4월 20일부터 새로운 약관이 시행된다는 통보가 쎈호스팅 사용자들 대상으로 떴어요. 그런데 이걸 일일이 메일을 보내셨나요?


 : 아. 그럼요.

 

 : 메일이 갔나요? 이게 쎈호스팅 접속하면 나오는 특정 페이지 있죠. 거기에 원래 팝업으로 떠 있었는데 사람들이 이것을 발견을 못하고 있다가 어떤 사람이 팝업을 우연히 본 거에요. 쎈호스팅 확인하러 갔다가 이거 뭐지 싶어서, 그분이 이것을 이미지 저장을 해가지고 이게 많은 사람한테는 아니지만 한 바퀴 돌았어요, 제작자들 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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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내용이 이런 것이었습니다. 팟빵이 쎈호스팅, 즉 자사 호스팅 사용자 대상으로 호스팅의 범위를 제한한다는 거였어요. 그런데 어떤 사용자가 미래에 추가될 약관을 미리 알고 이용계약을 합니까. 이걸 팝업창으로 알게 됐다는 게... 그게.

 

 : 굉장히 딱딱해 보이지만 이런 절차를 따르게 되어있어요. 원래.


 : 원래 그런 건가요?


 : 이 외에는 방법이 없어요.

 

 : 사용자들은 그런 식의 공지 이전에 있었던 원래 계약사항을 믿고 계약했는데.

 

 : 신규 가입된 계약자들은 변경된 약관으로 계약을 하는 거니까 문제없고요. 기존약관에 계약하신 분들은, 서비스가 불리해지는 부분이기 때문에 30일 동안 고지하고 동의를 받아야지만 돼요. 서비스가 크게 불리해지지 않으면 게시만 하고 있다가 며칠 지나면 그냥 약관변경 되는 거예요. 그런데 고객이 반드시 알아야 되면 동의절차를 반드시 밟게 되어 있어요. 그래서 그 때 동의절차가 들어갔어요.

 

 : 동의를 안 하면?


 : 동의하지 않는다? 동의하지 않으면 서비스가 자동 해지되는 거죠. 그게 매몰차 보이는데 그 방법밖에 없어요. 저도 되게 이상해요, 이게.

 

 : 이게 온도차입니다. 공지의 대상이 된 사람들에게는 매몰 찬 게 아니라 폭력적인 겁니다. 쎈호스팅, 자사 호스팅 사용자 대상으로 이미 가두리 시도가 있었던 건데.

 

 : 다른 거 아무것도 아니고 팟티 대상이었어요. 협상 실패하고, 거기서 RSS 긁어다 쓰니까. 무조건 가져가겠다는 식으로 나왔기 때문에 팟티를 끊어야 될 명분을 저희가 얻어야 했고요.

 

 : 콘텐츠의 게재범위를 콘텐츠의 주인이 아니라 서비스 업체가 정한다는 게 저작권침해의 요소도 있는 데다가, 다름 아닌 본인 회사 서버사용자에게-이때는 유료였잖아요- 통제를 가한다는 점에서 더 나가는 거죠. 절차 말씀하셨지만 사람들은 그 팝업창 그것도 누구 하나가 이미지 저장한 것으로 봤어요.

 

그러고 나서 며칠 동안 ‘이게 뭐지?’하고 있는데 또 팝업창이 사라지고 한 일주일 만에 약관에 스윽 들어가 있는 거애요. 그걸 보고 다들 화가 났죠. 특히 이런 항목.

 

“...팟빵 및 회사의 제휴 서비스에 외에 서비스상에 게재되는 경우 회사는 별도 통지 없이 해당서비스에 대한 컨텐츠에 게재를 차단할 수 있습니다.” 이때는 거의 뭐 사람들 반응이 ‘이 사람들이 막장으로 갔구나.’

 

그러면 또 필연적인 질문이 다시 한 번 도출되는데 지금까지 팟빵은 아이튠즈에 등록 발행되는 팟캐스트를 가져와 게재했고 또 팟빵에 올라가는 것은 애플에도 결과적으로는 올라갔단 말입니다. 그러면 나오는 질문이 “팟빵과 애플은 서로 제휴했는가?”

 

 : 제휴한 거 없습니다.

 

 : 사람들이 느끼기에는 분명이 팟빵이 애플하고 제휴 안 했을 거 같거든요.

 

 : 선의의 해석이 세련되지 못했는데 팟티가 현재 있고 제2, 제3의 팟티가 나올 수 있겠다. 그거예요 딱. 그 목적이고 나머지는 건들고 싶지도 않고 건들면 일이예요. 딱 이건데 그것을 그렇게 표현하는 것은 마치 취조당하는 거 같은...

 


호스팅 서비스는 과연 팟빵에게 무엇인가? 팟빵 측은 인터뷰 내내 호스팅 서비스의 가치를 강조하는 데 굉장한 공을 들였지만 정확한 정체성은 아직 모호했다. 알고 싶었다.


 

 : 유저입장에서는 호스팅은 호스팅 회사, 팟빵은 플랫폼이거든요. 달라요.

 

 : 어떤 분은 두 회사가 합병됐다고 얘기하시는 분도 계시더라고요. 팟빵이 인수했다고.


 : 둘을 다르게 생각해요. 같은 네이버 산하의 서비스라고 해도 네이버 블로그 쓰면, ‘나는 그냥 블로그를 쓰는 사람이다’라고 생각을 하죠. 만약에 블로그 내용을 누가 긁어 가면 당연히 화가 나겠죠. 그거랑 같은 거니까. 호스팅이라면 내가 내 돈 내고 쓰는 건데 그거(거기 올려 놓은 내용)가 어디로 끌려간다, 이게 무자비한 건지 아닌지는 사용자 자신이 판단하는 거잖아요?


제2, 제3의 팟티가 나타날까봐 제한을 하겠다는 것은 호스팅을 쓰는 유저입장에서는 ‘어, 내가 이 사람한테 올렸더니 이 사람 자기가 싹 끌어안고 야 이거 내가 알아서 줄 건 주고 내가 알아서 할 거야.’하는 걸로 보이는 거죠. 보일 뿐만이 아니라 그거예요.

 

 : 그거예요. 사실 그거에요. 그런데 무리가 있었어요 사실은. 결국은 저희가 철회했잖아요. 아 이건 욕심이었고, 안 되는구나 해서 저희가 철회를 했어요.

 

 : 철회가 아니라, 저희가 느끼기에는 철회라기보다는 (오히려) 좀 더 확장된 버전이 돼서 나타난 게 6월 27일 공지죠.

 

 : 철회를 한 거고요. 더 문제가 있기 전에 용기를 내서 “없던 걸로 하겠습니다.” 하는 게 맞겠다고 판단한 게 하나고.

 

두 번째는 이 약관.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저희가 독과점이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약관을 그렇게 생각하시잖아요. 약관을 보시는 분도 계시고 안보는 분도 계시더라고요. 어쨌든 상당수 인원이 동의를 하셨을 거 아니에요? 그래서 이걸 가지고 저희가 벅스 팟티에 대해 (콘텐츠를) 차단했었단 말이죠.

 

그런데 차단이 안 먹히는 거예요. 굉장히 성가신 거죠. 그 기업의 의지가 보이는 거예요. 속된말로 양아치 아니냐... 들어오지 못하게 딱 막아 놓으면 우회해서 들어오고, 완전 해킹하는 수준으로 들어오는데. 효과적으로 막을라고 하면 다 막아야 해요. 이거 막을 수가 없구나... 그래서 풀었어요.

 

 : 그래서 아까 굳이 비정하게 그물과 낚싯대라는 표현을 쓴 거예요. 그물과 낚싯대가 싸울 때 각자의 이익을 위해서 싸우는 거잖아요. 제작자들도 각자 이익을 위해서 팟캐스트 제작을 하고 청취자들도 자기의 재미를 위해서 듣는 거고요. 팟빵도 수익을 추구하는 사업자이고 팟티도 마찬가지고요. 그물과 낚싯대가 싸우는데 “얘들아 나에게 힘을 줘” 이러면서 물고기를 확 가둬버리면 물고기는 “너네 왜 그러니?”하죠.

 

그때 팟빵 측의 논리가 호스팅 비용 같은 말씀을 하셨다는 거죠. 그래서 집요하게 물어봤던 거예요. 그리고 4월 공지 다음에 이 약관의 존재를 아는 사람들끼리 ‘공론화를 시켜 말어?’ 하고 열 받아 있었어요 사실.

 

그러다가 약관이 슥 사라졌습니다. 이상하잖아요, 제작자들 입장에서는. 뭐가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하는 것도 없고 연기처럼 사라졌고요. 분명히 아는 사람들은 있는데 존재하지 않았던 사실처럼 되어 버렸어요.

 

 : 그래서 다 철회한 거예요. (팟티를) 막을 수가 없구나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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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 문제가 되는) 이번 공지가 사실 같은 취지의 공지예요. 똑같은 가두리인데, ‘호스팅 서비스의 유료 부분을 무료로 바꾸고 팟빵과 쎈호스팅 두 서비스를 하나로 통합한다.’ 요 딱 두 가지 내용 바꿔서 다시 올라왔단 말이에요. 그리고 아예 팟빵 첫 페이지에 선전포고 식으로 돼 있는데 팟빵이 지향하는 결과는 4월 공지의 복사판이잖아요. 그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던 겁니까?

 

 : 일단 저희도 항의가 들어오고, 문제를 삼는 분이 있다는 것을 인식했기 때문에... 이걸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저 경쟁상대(팟티)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이걸 따져봤고요.

 

결과적으로 나온 방법은 기술적으로 어디 어디만 막는 게 아니라, 다 막은 상태에서 (호스팅비 무료, 유료 서비스 등을 제작자들에게) 제안하는 방법이 훨씬 더 났다는 거죠. 어떤 가치를 만들어야 되잖아요. 저희 판단에는 위협적인 경쟁 서비스도 사전에 제압할 필요성도 있었고 그래서 서비스를 통합해서 가는 것도...

 

 : 청취자들이 아쉬워하는 게 신규 경쟁자를 제압하는 방식이 왜 이런 식이냐는 거죠. 사람들에게 사실은 굴욕감을 강요하는 거거든요. “우리가 권력을 이렇게 행사하는데, 팟빵 밖에 나가서는 살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꿇어라.”는 건데 이것보다 훨씬 더 좋은 방법이 있단 말이에요.

 

예를 들어 “더 잘하겠습니다.”라고 하든지 아니면 “팟빵 앱의 기술표준을 몇 날 며칠까지 바꾸겠습니다.”라는 공지를 띄워도 사람들은 ‘아 얘네 일 한다.’고 느껴요. 근데 이 해결방식이 지금 가두리까지 왔고요.

 


“경쟁업체를 제압하기 위해 팟캐스트 시장에 존재하는 제작자들을 선제적으로 가둔다.”

당연히 이런저런 문제가 딸려온다.


 

 : 지금 남는 문제가... 더 이상은 팟캐스트 방송도 아니고 팟캐스트 관련 업체가 아니라는 걸 인정하시는 방법이 있고요. RSS가 차단된 음원 콘텐츠는 팟캐스트가 아니라고 할 수 있는 거니까요. 건빵도 빵은 아니잖아요. 8월부터는 팟캐스트 시장의 일원이 아니지 않느냐? 이 질문이 남았습니다. 

 

 : 저희가 사실은 홈페이지를 보면 팟캐스트라는 단어를 다 뺏습니다. 다 보시면 약관이나 홈피, 아직 앱은 좀 남았는데요, PC로 보시면 팟캐스트라는 단어를 가능한 다 찾아서 뺏어요. 방송으로 대체가 되어 있어요. 왜냐하면 그게 최소한 예의라고 생각을 해서 그렇게 해놨고요. 그래도 사람들은 팟캐스트라고 얘기를 할 거예요.

 


김동희 대표는 아까는 분명 팟빵이 제공하게 될 음원 콘텐츠도 팟캐스트라고 힘주어 말했다.

 


 : 기존에 있었던 팟캐스트 제작자들을 대상으로 가두리를 해서 이제부터 팟캐스트가 아닐 수도 있으니 팟캐스트라는 용어를 빼겠다고 하면 그게 문제에요. 새로 유치하는 게 아니잖아요. 문피아는 작가가 처음부터 가두리 유료라는 걸 알고 글을 쓰기 시작하는데요. 이 경우는 기존에 있는 것들을 가두리 해서 그 정체성을 바꾸겠다는 게 본질적인 문제인 거죠.

 

그게 본질적인 문제고, 8월부터는 팟빵이 팟캐스트의 일원인가? 이것도 문제가 되는 거죠. 팟티는 팟캐스트 시장의 일원이고 팟빵은 아니라면, 팟티가 뭘 하든 팟빵이 무슨 상관이냐? 여기까지 얘기가 도출돼요.

 

 : 엄밀하게 그런 의미에서의 팟캐스트가 아닌 건 맞습니다.

 

 : 직썰 만화를 보면 리쌍. 개리랑 길, 그리고 싸이. 이 만화를 보면 되게 재미있는 게 연예인 건물주들을 되게 악마적으로 묘사를 했어요. 사실 이 사람들 철저한 합법적 권리를 누리고 있는 거잖아요. 다만 합법이라고 해서 갑질이 아닌 건 아닌데요. 직썰과 팟빵 오리지널을 보면 다른 어떤 매체보다도 갑질에 비판적이었어요.

 

 : 직썰은 자회사예요.


 : 아니 지금 말고 그때도 자회사였나요?


 : 처음부터 주식회사 바른생활에서 하는... 팟빵하고는 관계없습니다.

 


인터뷰 초입에는 직썰이 팟빵의 자회사였다고 했다. 그러나 본격적인 주제가 아니므로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중요한 것은 팟빵의 스탠스이며, 왜 제작자들과 청취자들이 이에 불편함을 느끼는지에 대한 양측(인터뷰어와 팟빵, 더 나아가서는 팟캐스트 참여자들과 팟빵)의 합의다.

 


 : 알겠습니다. 그 예를 드린 이유는 이런 얘기를 하려고요... 그러니까 사업적 판단을 하신 거예요. 그럴 수 있어요. 그리고 이게 갑질이든 합법이든 비합법이든 뭐든, 할 수 있는 건 할 수 있는 것도 맞아요. 근데 거기에 이상하게 윤리가 개입해요. 팟티는 나빠서 안 되고 팟빵은 (착해서) 되는 것처럼 자꾸 말씀하시는데 결국은 스탠스를 정하셔야 해요.

 

말하자면 “갑질이다, 갑질 맞는데 니들이 어쩔 거냐? 내가 돈 벌겠다는데. 내가 잘할게 대신. 운이 좋아서 내가 이 자리를 차지했다고 생각을 하든 내가 잘나서 이렇게 된 거든 우리 팟빵이 지금 짱 먹고 있으니까 따라오시던가 마시던가.” 이런 식으로 말할 수도 있어요. 사람들이 영화에 나오는 악역을 싫어하지 않는 이유가 확신범이기 때문에 그래요.

 

그렇지 않으면 지금까지 표방해오시던 대로 사회정의를 추구할 수도 있고요. 왜냐하면 팟빵은 제가 알기로 선악의 구분이 굉장히 확고한 집단이었어요. 진보, 정의, 사회적 가치 이런 목소리를 냈어요. 그 모습처럼 비록 손해를 보더라도 욕은 먹지 않겠다고 판단하실 수도 있고요.

 

“지금은 우리가 사업적 판단으로 그럴 수 있는 거 아닙니까?” 이런 사업적 논리랑요. “사실 우리 노력한 거 있는데 나쁜 팟티 쟤네가...” 하는 이런 도덕적 논리. 이것들을, 지금 양손에 떡을 쥐고 계신 상태인 거예요.

 

그럼 어떻게 되냐면, 팟빵 측에 갑질을 당하는 제작자 입장에서는 ‘팟빵의 순수한 진정성’을 인정해야만 하는 감정노동까지 강요당하는 거죠. 이건 권력 행사를 넘어서 권력 남용으로 느껴져요. 왜냐하면 모욕적이기 때문에.

 

양손에 떡을 쥐고 계신 것 중에 하나를 버리고 하나를 취하시는 게 좋을 거예요, 아마. “내가 철저하게 사업자로 판단했다.”고 할 때는 우리가 지금까지 어떤 고생을 했고, 팟티 쟤네가 나쁘고 하는 그런 말은 할 필요가 없는 거고요.

 

제작자들한테 “아, 우리가 지금까지 함께 왔는데, 우리가 제작자들하고 그래도 정이 있는데.”이렇게 가실 거면 지금 내놓은 공지가 있었으면 안 되는 거예요. 그런데 지금은 다 가지려고... 지금까지 다른 데서 하신 인터뷰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양손의 떡입니다.

 

 : 뭐,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인터뷰어의 혀가 긴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독자들의 양해를 바란다. 이미 밝혔다시피 공정성을 위해 기자가 별도로 삽입하는 설명이나 판단은 최대한 자제하려고 했다. 인터뷰이의 녹취를 도마 위에 올려놓고 주관의 칼을 대기보다는, 기자의 판단을 인터뷰 현장에서 미리 꺼내놓는 편이 올바르다고 생각했다.

 

구성상 인터뷰는 여기서 끝나는 것이 맞겠으나, 마지막으로 팟빵의 호스팅 서비스 건을 완전히 이해하고 싶었다.

 


 : 저희가 계속 질문하면서 느끼셨을 거예요. 호스팅의 존재에 대해서요. 힘들면 호스팅을 안하고 팟빵 서비스만 유지하면 되거든요. 중간에 호스팅 서비스를 놓으시면 기존 고객의 콘텐츠를 사운드 클라우드 같은 다른 데 이관해주시는 방법도 있고요.

 

결국 팟빵은 순위와 댓글로 유지되는 게 핵심이고 거기에 강한 강점이 있으니까, 플랫폼만의 경쟁력으로 갈 수 있었을 거라 저(안알남 이동규 대표)는 생각을 해요. 그런데 지금 말씀드리는 호스팅이란 부분을 놓지 않으시려다 보니까 거기서 추가비용이 발생하고 트래픽이 발생하고 외부업체(팟티)의 개입에 의해서 힘들어지고...

 

사실 놔버리면 그만이거든요. 문제는 거기서(호스팅을 놓지 않으셨다는 것은) 사업적 판단을 하신 거잖아요.

 

 : 그 결정을 놓을 수는 없었어요.

 

 : 그건 팟빵 측의 (사업적) 판단이라는 거죠.

 

저희 유저들이야 월 일이 만 원 수준이라고 치지만 팟빵에서는 엄청 큰돈이잖아요. 그럼 왜 놔버려도 되는 걸 붙잡고 있었느냐. 유저들에게는 사운드 클라우드 가도 되는 문제인데 굳이 팟빵이 호스팅 서비스를 유지한 채로 있다가, (팟티와 같은) 외부의 공격이 왔을 때 (무기로 사용하는 것이) 제가 보기엔 호스팅 서비스 자체의 핵심이거든요.

 

지금 호스팅 이슈는, 이걸 누가 쥐고 있느냐에 문제인데요. 호스팅을 쥐겠다는 것은 팟빵의 의지 때문인 거고, 그 쥐겠다는 건 호스팅 안에 담겨있는 콘텐츠를 쥐겠다는 이야기인 거고. 그런데 그 콘텐츠를 쏜 사람은 누구냐? 제작자들이라는 거죠.

 

이것(콘텐츠)은 만든 내 것인데 왜 당신들끼리, 사업자들끼리 호스팅을 두고 벌이는 주도권싸움에서 우리가 코너에 몰려야 되고 불편을 감수해야 하나? 이 질문으로 다시 돌아와요.

 

그 질문을 돌파하기 위한 방법으로 “그럼 이제부터 무료에요”라고 하신 건데. 지금까지 발생한 (제작자들의) 자산을 (팟빵의) 자산으로 삼아서 가두리 하는 데 있어서 설명이 안 되는 문제가 있어요. 팟티를 딱 한 마디로 정리하면 프리라이더(무임승차자)로 지금 보신다고.

 

 : 네.

 

 : 무임승차라는 단어 자체가 도덕적 비난이 들어가 있어요. 그런데 RSS가 처음부터 프리라이딩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이고 오픈소스거든요.


 : 오픈소스하곤 좀 달라요.

 

 : 다르죠. 원래 저작권이 하버드에 있잖아요. 하버드대학이 저작권을 가지고 있지만 현재 저작권을 행사하지 않고 있죠. 그러니까 오프소스 성격이 RSS의 핵심요소인 것이 맞죠.

 

팟빵이 광고 붙이고 했잖습니까 제작자들 콘텐츠에? 그럼 하버드 대학에 무임승차하는 것도 될 수가 있겠으며, 도덕적 비난을 할 거면, 프리라이딩이 존재한다면, 업체끼리 제작자들의 창작과 비용에 무임승차하는 티켓을 두고 싸우는 거죠.

 

 : 제작자와 다른 청취자한테는 전혀 중요하지 않겠지만 사업자끼리의 룰에 있어서 팟티는 잘못하고 있다는 얘기를 드립니다. 그 부분에서는 팟티도 (어느 정도) 인정을 했어요.

 


또다시, 제작자와 청취자가 어찌할 수 없는 ‘팟티의 잘못’

 


 : 그것은 (어디까지나) 팟티와 팟빵의 싸움이고요. 싸움의 결과로 팟티는 제작자들한테 좀 더 편리한 업체가 되거나 불편한 도구가 되거나 하겠죠. 팟캐스트라는 건 그냥 도구잖아요. 어떤 사람들 눈에는 다른 사람들이 ‘팟캐스트의 순수성에 집착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는데 사실 도구에 무슨 사상이 있을 리가 없단 말이에요.

 

도구는 순수성 대신 유용성으로 존재하는 것이고요. 네이버, 얘네 문제 많고 지난 정권에 실검 순위 조작 의혹 있었지 않습니까? 이거 만약에 사실로 밝혀지면 욕해야지요. 네이버 블로그에서 욕할 수 있습니다. 내가 네이버 비판해도 네이버 블로그 편하게 쓰고 그러거든요. 도덕적 당위와 이런 거(도구의 쓰임새)는 분리되어 있어요.

 


팟빵은 팟티에, <안알남>은 팟빵에 이번 사태의 책임을 묻는 공회전은 여기서 종료하기로 했다. 판단을 독자들의 몫으로 남기기 위해 여기에 기자의 결론은 남기지 않겠다.

 

한편 마지막까지 털지 못한 이슈에 대해 끝까지 집요해지기로 작정했다. 팟빵은 지금껏 밝혀온 대로 팟캐스트 환경 발전을 위해, 제작자들에게 호스팅 서비스를 선의로 제공했는가?

 


 : 호스팅을 왜 접지 않으셨는지?

 

 : 팟빵이 한국에서 애플 팟캐스트를 완전히 제압할 수 있었던 이유는 호스팅과 플랫폼이 결합 되어서였던 게 사실이었고 전 세계적으로 이거 두 개를 하는 나라가 거의 없어요.

 

 : 자, 그런 사업적 결과가 있었다.

 

 : 사업적으로 이 두 가지가 뭐 하나 버릴 수 없는, 이건 욕심이 아니고 어떤 고난이 됐더라도 이 두 가지가 합쳐진 상태로 가야지 팟빵의 미래가 있는 거다...

 

 : 그러니까 비용은 매몰되고 죽겠는데, 그 매몰되는 비용만큼이나 계속해서 드러나 보이는 결과는 있었다. 알겠습니다. 그건 사업적인...

 

 : 사업적입니다. 호스팅이 또 왜 중요하냐면 지금 저희가 광고를 막 붙이고 그러니까 우리 쪽에 파일이 있어야 광고시스템이 결합돼서 들어가요. 그렇지 않으면 통제할 수가 없어요. 만약에 미국처럼 수백 군데 (호스팅 서비스가 있고 거기 콘텐츠가 분산되어) 있으면 광고모델 붙이기 되게 어려워요. 그런데 내가 파일을 갖고 있으면 이 파일에서 약관에 동의한 상태에서 이 온라인 광고시스템이 저절로 돌아가요.

 

 : 그래서.


 : 이걸 그래서 놓칠 수가 없었어요. ...광고라는 게 실적이 나고 있는데 이게 한국에서 가능한 이유가 지금 파일이 다 일관되게 딱 팟빵에 있기 때문에 이 사업이 가능해요. 이게 분산돼 있으면, 사운드 클라우드에 가 있으면 못해요. 그건 수익화가 안 돼요.

 


결국은 사업적 판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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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로도 인터뷰는 40여 분간 이어졌다. 그러나 이후의 내용은 팟빵 측에서 오프더레코드로 여기고 이야기를 나누었을 여지가 있기에 싣지 않기로 했다.

 

최대한 인터뷰 현장에서 기록된 내용만 정리하려 노력했음과 판단도 결론도 독자의 몫임을 다시 한 번 밝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질문만은 필연적으로 도출된다. : 업체들의 사업적 판단에 의해 선택의 기로에 내몰린 팟캐스트 제작자들은 어떡해야 하는가? 팟캐스트의 미래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에 있을 것이다.

 

총 5시간 가까이 진행된 인터뷰인 만큼 내용 모두를 전달하고 싶어도 필요한 만큼은 줄이고 정돈할 수밖에 없었음을 양해 바란다. 또한 필요할 경우 <안알남>과 <딴지일보>는 녹취파일 전체를 공개할 수 있음을 공지한다.

 

 



안알남

기사정리 : 필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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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딴지일보 coc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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