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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교육 가기 전의 배경


LGU+ CEO 지시인 "업무효율화"에 따라 회사의 많은 파트와 팀들에 변화가 있었. 많은 팀과 파트에 인원 감소가 있었는데 범위는 기존 인원의 50% 수준의 감소였다어떤 파트는 내부 직원의 타부서 이전 배치, 어떤 파트는 협력 업체 완전 배제와 같은 형식으로 50% 절감이 이루어졌거나 혹은 진행 중인 상태.


인력 감소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불만이 많은 상태였다. 50% 감소 적격이라는 통지를 받은 부서 중에 업무효율화 TF팀이 해당 팀의 조직도를 몰랐던 적도 있었으며 해당 부서의 업무 해당 부서에서 서비스하는 내역을 한 번도 사용해 보지 않았던 적도 있었다. 진단은 LG CNS에서 외주의 형태로 진행하고 있었다.


업무효율화의 일환인지 명시적인 관계는 모르겠으나 회사의 팀장 이상 직급들이 2017 초, 도요타의 생산 방식을 배우기 위해 1 2 일본 도요타를 직접 방문하였고 회사 간부들은 해당 교육을 크게 신뢰하고 있었몇 개월 후, 일반 사원들까지 도요타의 낭비제거 현장개선력 향상 과정을 배우기 위하여 읍읍 과장급 이상 전 사원이 1 2일씩 투입, 여러 차에 걸친 교육이 진행 된다.


7월에는 LGU+ 홍보팀으로부터 최고 2080 이익 달성이라는 자축의 홍보성 메일을 받았다. 한편 비슷한 시기에 함께 일했던 협력 업체 직원으로부터 업무효율화 대상으로 TO 없어져 퇴사한다는 연락도 받았다.


교육에 대한 분위기는 사원들 사이에서 매우 좋지 않았다. 이미 동료의 50% 가까운 수치가 이전 배치되거나 퇴사하게 부서도 있었는데낭비제거 현장개선력 향상 과정이라는 타이틀의 교육을 받는 자체가 반가울리 없었다.


'이제 남은 낭비 제거는 우리인가?' 생각하며 교육장으로 떠났다.


  



1) 본교육 시작 전 원장 소개


1 2 교육을 받기 위해 사당 공용 주차장에서 셔틀 버스를 타고 '읍읍' 도착하게 되었다. 좁은 주차장 하나와 건물 하나가 덜렁 있었을 대중교통은 전무했으며 네비게이션상 표기 되는 것으로는 2Km 반경 내에 편의점 하나 없었다. 편의점은 없었지만 축사는 가까이에 있었다. 물론 교육의 장소와 축사의 궁합은 누가 뭐래도 이상적이다편의점보다는 축사다! 나는 준비성이 철저한 관계로 칫솔은 사서 써야지 하고 왔는데 칫솔을 없어 돈도 아끼게 되었다. 그만큼 편의점보다 축사가 가까운 것은 이롭다.


물론 교육시설 내에 편의시설은 탁구 테이블 하나와 개가 있었다시간이 되어 교육 시작 원장이라는 분이 들어와서 간단한 자기소개와 개요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원장 약력을 소개하였는데 육군사관학교 출신, 서울대 학위가 있으며 스탠포드를 나왔다고 한).


질문으로 읍읍이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냐, 라고 교육생들에게 질문한나는 대번에 '하나회, 알자회, 공관병' 떠올랐지만 눈치없이 손 들어 정답을 말해버리면 주변 동료가 혼자서 열심히 한다고 의심할까봐 얌전히 있었다. 나는 얌전히 있어야 하는 사람이었다.


이런 저런 나름의 입장을 듣고 자신의 인맥에 관한 자랑 아닌 자랑 시간이 이어졌다. 김관진 전 장관과 같이 군생활을 하였으며, 송영무 국방부장관과도 생활을 같이 해 본 이력이 있다 한. 송영무 국방부장관에 대한 이야기를 전할 때는 청문회에서 보았듯 말이 많았지만 충직한 사람이랜. 하지만 무슨 말이 많았는지는 알려주지 않았다.


이후 열정 리더라는 항목으로 이야기가 이어졌다. '리더는 지식이 반드시 있어야 하는가' 하는 항목이었는데, 대담한 발언이 이어졌다. 대통령이 과연 지식이 충만한가에 대해 우리에게 질문 던졌다.


- 문재인 대통령 : 대통령으로 아직 평가할 시기는 아니니 평가하지 않겠다 했.

- 박근혜 대통령 : 탄핵 되었으니 평가 대상이 아니라 했. (???)

- 이명박, 노무현, 김대중 대통령 : 이분들은 평가 대상이라 평가한다 했는데 학력을 언급하였다. 노무현, 김대중 대통령은 실업계 출신에 학사 출신도 아니라 했. 이명박 대통령은 겨우 고려대를 가게 되었다는 말을 했. 즉, 실업계 출신에 학사도 아니니 지식이 충만한 리더는 아니라고 했. 그래서 지식보다는 열정이 중요하다 했.


내가 아무리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이더라도 기본적으로 아는 건 노무현 대통령이 합격한 사법고시는 고스톱 쳐서 따는 아니라는 건 알고 있다여튼 나는 얌전해야 하는 사람이니 일단 듣기로 했.


설문조사에 따르 가장 존경받는 대한민국의 기업인이 누구인지 아느냐 물었. 그는 바로 정주영 회장이라 했다. 강원도 송정 해수욕장에 있는송정 해변 막국수집에 가면 정주영 회장님 사진이 걸려 있다. 몇 년 거기서 보고 여기서 다시 뵙게 줄은 칫솔과 축사만큼 예측하지 못했다(막국수 맛은 끝내 줍니다 정말로).


그분은 마지막에 기업이 잘 되어야 한다고 했다. 개인의 미래는 기업에게 달려 있다고. 회사의 미래가 개인의 미래인 시절은 90년대 말, IMF 함께 사라진 지 오래 아닌가누가 뭐래도 개인은 개인일 뿐이고 회사가 개인을 구제해 수도 없고, 개인을 회사에 위탁할 수도 없다축사와 개인의 미래를 생각하며 이번 교육이 평탄하지 않을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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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잔반통이 없습니다!"


젊은 강사가 바톤을 터치하여 교육시설 커리큘럼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했다숙소 시설 간단한 소개가 있었는데 빔에 쏘이고 있는 PPT 화면과 우리가 받은 교육 교재에 식당 사용 규칙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을 우리에게 읽어 주었다.


"읍읍 자율배식이며, 잔반통이 없습니다."


직원들은 술렁였다. 다행히 '잔반통이 없습니다'를 굳이 설명해 주지 않아도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채지 못하는 바보는 주변에 아무도 없었다.


102 보충대에도 잔반통은 있었다, 훈련소에도 잔반통은 있다. GOP에도 잔반통은 있고, GP에도 잔반통은 있다. 가 보진 않았지만 남극 세종 기지에도 잔반통은 있을 것이다디스커버리 우주 왕복선 정도 되면 없는 이해 가능하겠지만... 없는 잔반통을 극복하기 위해 하루키식 표현으로 참아 보기로 하였다.


"어째서 잔반통 따위가 없는지 생각을 해보았지만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고 있으니 유난히 귀가 예쁜 그녀가 브라를 풀어 헤치고 바닥에 엎드려 고개만 나에게 말했다. '그것 봐요. 당신은 항상 잔반통을 잊어 버린다니까' 그리고는 말보로를 꺼내어 물고는 불을 붙였다. 사람이란 잔반통으로 곤란한 순간도 있는 것이다."


과하게 담아 없이 남기지 말고 먹어라는 표현을 곱게 축약하면잔반통이 없습니다. 표현할 있는 모양이다(식사 시간에 잔반통을 찾았는데 다행히도 아예 없진 않았다. 점심시간에 있는 돼지고기 반찬이 나왔는데 뼈까지 먹으란 법은 없는 모양이었다보통 식판을 반납하기 전에 잔반통이 있기 마련인데 잔반통은 식판 반납 장소 뒷편에 웅크리고 있었다.)

 



3) 가족사


1차 교육 진행 배속된 팀에 자기소개하는 시간이 있었다. 자기소개 항목에는 놀랍게도 가족사 항목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나의 가족사를 2017년에 자기소개 시간에 하게 줄은 꿈에도 몰랐다. 시작되고 분위기가 마뜩치 않았는데 다행히도 나름 젊은 축의 직장인들이라 그런지 '가족사' 항목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판매되고 있는 뽕짝 메들리 카세트 테잎 만큼이나 다들 관심이 없었다. 가볍게 이름과 부서 정도만 이야기하고 마무리가 되었다.


("엄하신 아버지와 인자하신 어머니, 말썽쟁이 동생..."으로 시작하는 이야기를 누구도 하지 않아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1 교육은 간단히 서로에게 인사하는 정도의 시간이었다.



4) 본교육의 시작


점심 이후 본교육이 시작 되었는데 새로운 강사는 본인이 읍읍 대표라고 소개 하였다. 원장도 있고 대표도 있다병설 유치원이 달린 시설도 아닌데 일단 2명의 장이 있었다. 본교육의 목적은 도요타의 낭비제거 혁신을 배워 업무에 적용하여 일류 기업이 되는 것이라 하였다. 그리고 강의 시작은 마법의 질문과 함께 시작 되었다.


"여러분 여기에 왔습니까?"


대한민국 군대를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질문이 마법의 질문인지 알고 있을 것이다(이미 잔반통으로 혼미해진 상태였기에 집중이 되진 않았지만 나름 의문이 많이 들거나 심각하게 여겨지는 내용들이 있었다. 자세한 교육 내용은 지적 자산일 있으니 많은 부분을 나열할 없고 문제라고 느낀 부분을 기억해 볼까 한다).



5) 도요타의 위기와 극복 강의


교육은 도요타 위기 시절부터 시작되었다도요타는 1949년에 파산위기를 맞고 포드를 추월하기 위해 생산성을 8 증가시켜 위기에서 벗어났다고 하였다. 강사는 8배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 어떠한 낭비제거 노력을 하였는지 정말 성실히 강의해 주었다.


생산 공정에 있어 많은 부분을 시스템화 하려고 하였던 흔적이 보였으며 절대 없을 같은 생산성 8 달성이 참으로 위대하게 보이는 순간이었다하지만 1949년이라는 연도가 너무나도 귀에 선명하게 들어왔다그리고 생산성을 8 올리고 비용을 절감하고 해서, 어디다 차를 것일까? 생산에 대한 이야기는 많았지만 판매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


Know-Where 시대가 아닌가? 인터넷이 되는 곳이면 언제든 확인할 있고 검증할 있는 시대다. 쉬는 시간에 스마트폰을 들고 바로 검색을 시작하였다. 1949년은 너무나 당연하게도 2 대전과 한국이 걸릴 밖에 없는 연도다.


'도요타 역사', '도요타 한국전쟁'을 검색했다(검색 결과 : 도요타는 2 대전에 군용 트럭을 납품하였고 패전으로 커다란 타격을 입었다한국전쟁이 터지고 미국이 도요타로부터 군용 트럭을 납품받기로 하여 위기에서 벗어나게 되었다검색 결과 역시나 조금 놀랐다. 시작부터 밑장 빼기인가?


물론 도요타는 수익을 많이 남기고 제조 프로세스를 독자적으로 구축한 훌륭한 회사임은 부정할 없다. 하지만 한국인인 우리가 중요한 역사적 사실을 배제당하고 신화적 이야기를 듣고 있어야 하는 상황은 그다지 신뢰가 가는 상황은 아니었다콩나물을 먹지 않으면 키가 크지 않아!! 라고 엄마가 꾸짖어도 이젠 속지 않을 나이라서 그런지 역사적 사실을 배제한 이야기를 100% 신뢰 않고 있다는 것에 꽤나 어른이 기분이었다.


점점 얌전을 유지하기가 힘들어지고 있었지만 어른이 되었다는 사실에 참을 있었다.



6) 압도적인 1!! 그리고 골프와 홈런왕


강사는 강의 도중 1등이 되는 것을 매우 강조했다. 이런 류의 강의에서 1등에 대한 강조는 당연한 것이겠지만 이어지는 비유는 난이도가 상당했다. 압도적 1등이 되어야 한다 했. 1등을 제외하고 의미는 없다고 했.


도요타의 매출은 압도적 1등이라 했. 매출 막대 그래프를 보여주었다. 그래프에는 도요타, 폭스바겐, 벤츠, GM 등의 매출이 기록되어 있었다. 그래프를 유심히 보고 있자니 역시나... 돈이 많아 벤츠 타는 사람들이 부러웠다. 많이 벌면 벤츠를 타리라!


비유가 스포츠계로 넘어가면서 심해졌다. 스포츠에서 1등을 제외하고는 아무 것도 아니라 했. 시카고 컵스는 100년간 아무 것도 아니었나 하고 싶었지만 얌전해야 했으므로 듣고 있었다. 하긴, 나도 롯데 팬인데 2000 이후 17 동안 야구 보면서 것이라고는 "!!!!~,  아이고 빙신~" 이 말 밖에  것 같은데...  했나 싶긴 하다만 그래도 그것이 아무 것도 아닌 아니다.


강사는 계속해서 골프 상금이 얼마인지 알고 있냐는 질문을 교육생에게 했. 골프 선수와 1 우승 상금이 얼마인지를 줄줄 나열했고, 나머지 등수들은 남은 상금을 나누어 먹기 때문에 1 말고는 의미가 없다 했끊임없는 노력을 하여 반드시 1 목표를 세우고 1등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했다.


"야구에도 홈런왕 있잖아요. 끊임없이 노력해 홈런왕이 저기 이름이 '김승엽'"


그리고 연고없는 김승엽씨와 함께 가장 충격적인 교육이 다가오고 있었다.

 



7) Morale Up 훈련


오후 늦게 Morale Up 훈련이라는 것이 시작되었다이게 가장 충격적이었으며 정말 축사 따위는 비교할 없을만큼 강력했다간단한 설명으로는, 사기 증대를 위한 훈련이라는 것이었다.


교육에 앞서 동영상을 하나 보여 주겠다 했. 동영상은 일본의 초등학교 교실의 모습이며 선생님의 구호에 맞추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아이들의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언제 찍었는지 가늠하기 힘든 저화질의 동영상이 시작되고 교실에서 여선생이 모두 기립해 있는 학생들에게 무엇인가 하게끔 소리를 크게 질렀다. 그러자 어린 학생들은 일제히 큰소리를 내지르며 응답하고, 각자에 맞는 상당히 빠른 율동을 시작했다. 선생님이 무엇인가 크게 내지르면 반드시 거기에 맞춰 일사 분란하게 큰소리를 내지르며 응답하고 서서 율동을 계속하였다.


율동은 상당히 빨라 내가 봐온 어린이들의 무용과는 사뭇 달랐다. 몇 번이고 큰소리를 주고 받더니 아이들은 마지막이 되어서는 일제히 아이에게 달려가서 축하한다고 큰 소리를 내질렀다. 보고 적지 않은 충격에 빠졌다. 그것은 내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아이들의 모습이 아니었다.


동영상에 의해 혼돈에 빠진 사이 PPT 다음으로 넘어갔다. 대충 인사하는 사람 모양이 그려져 있고, 이해하기 힘든 문구로 동작을 설명하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우리가 받은 교재와 PPT 동일하게 적혀 있었으며 내용은 정확하게 다음과 같다.


선창자 : - 일어서기 위한 준비 동작

             기 - !! 소리가 들리도록 재봉선 옆을 힘차게 친다.

선창자 : - 허리는 45 유지한다.

   : 혁신하겠습니다!! - 극한의 목소리로!!

선창자 : !!


어떤 동작을 설명하는 것인지 가늠하기 힘들었다. 시범을 보이겠다 하더니 젊은 강사  명을 투입시켰다. 젊은 총각이 시범을 보이겠다며 앉은 상태에서 소리지르기 시작했다.


"전체 ~ 기립~~~"


여기까지만 들었는데 완전히 일본 스타일이었다. 고함 소리만으로 어찌 아느냐 하겠지만 한국에서는 고함을 지르게 이렇게 말한다. "우렁차게!" 즉, 복식호흡으로 우렁찬 목소리를 주문한다그래서 한국 군대에서 "우렁차게, 힘차게"라는 단어는 무진장 쓰지만 "극한으로"라는 단어는 쓰지 않는다. 젊은 총각은 얼굴을 떨며 완전히 악쓰는 소리로 내질렀다. 소리가 어떤 형태인지는 덕후들은 것이다. 


(그것이 무엇인지 가늠이 안된다면 기타노 다케시의 영화에서 야쿠자가 야쿠자에게 화를 내는 장면이나, 바람의 검심 영화에서 칼잡이들이 화를 내는 장면을 보면 대번에 이해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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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장면을 찾을 수 없어 애니메이션으로 대신합니다


소리를 지르고는 총각은 벌떡 일어나서 양팔을 벌린 다음에 손바닥을 바지 옆을 세차게 내려 치면서 차렷 자세를 취했다. 장면을 보고 여태 쌓이던 누적 데미지가 결국 크리티컬 데미지로 터지는 순간이었다아, 이것은 완전히 일본식이다. 거기에 상체만 살짝 굽히는 인사라니!!! 분명 이것은 일본의 것이다. 어딘가에서 보았다. 장면은 어디선가 본 장면이다!! 머리를 세차게 굴렸다.


덕력을 빨리 끌어올리자 장면과 분명히 비슷한 영상이 있었다생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사이 젊은 총각이 단체로 시켰다. 우리는 단체로 일어나서 인사를 한번 하게 되었는데 단체로 하는 행동을 보고 맥콜의 탄산이 터지듯 영상이 기억이 났다!!


그것은 엽문이었다. 엽문 1편에서 엽문 형님이 일본군 병사 10명과 대결하는 장면이 있다. 대결 직전 일본군 병사 10명이 엽문 형님에게 인사를 하는데 인사 형태가 우리가 파닥대고 있는 자세와 너무나도 똑같았다. (쉬는 시간에 영상을 찾아 다시 보았는데 역시나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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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탈적으로 데미지를 입었다하지만 우리 강사들이 친절히 마무리 일격을 가했다한 명, 한 명 앞으로 불러내서 선창자로 시키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고는 다른 한 명을 지목해서는 강의실 앞에 세웠다. 세운 한 명에게 지켜보라고 하면서 못한 사람들을 공개적으로 지적하게 했으며, 해당 인원이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공개적으로 질의했다(다시 한 번 말씀드리자면 이것은 나이 먹을 대로 먹은 대기업 직장인들을 상대로 한 교육현장입니다).


두둥!!!! 일본식 차렷 자세와 인사, 그리고 동료가 동료를 감시하고 고발하는 시스템!!! 내가 느끼기에는 읍읍에서 식민지 체험으 변하는 순간이었다. 광복의 기분을 생동감 있게 느끼게 해주려는 이벤트인가?


강사는 강의 자신이 교육한 인원이 9만 명이 넘는다 하였다. 아니, 그렇다면 9만 명한테 일제 강점기 체험을 선사한 것이란 말인가삼성, 엘지, 현대, 포스코 수 많은 회사를 교육했다 했는데 우리나라 재벌기업들 전부 여기서 체험한 것이란 말인가!!!


다행히 이번 교육 기수는 식민 체험 교육에는 관심이 별로 없어 그런지 슬렁슬렁 진행했다. 어떤 이들은 '일사분란하게 팔을 움직인다!!'라는 느낌이 아니라, 달려 있어서 그냥 펄럭거리는 깃대의 깃발처럼 허우적거렸다.


어떤 이는 소리를 지르지 않자 강사가 " 극한으로, 극한으로 지르세요" 했지만 지르지 않았다. 어쩌면 사람은 당장 다음날 소개팅이 있어 목소리가 매우 소중하 때문이리라. 소개팅 상대에게 "'전체 기립' 때문에 목소리가 이상해졌습니다."라고 일일이 설명하는 것은 여간 곤란한 일이 아닐 없다.


민주주의 제도가 정착된 광경이었다근처에 있던 다른 동료는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우와~ 텐노 헤이카 반자이! 한다면 완벽할 했네"


강사가 마음에 들었는지 우리를 나무라기 시작했다. 이것을 대충 하면 일류 기업이 없다고 했다이것만 열심히 해도 일류 기업은 있다고 했. 자기는 분명히 안다고 했. 우리처럼 한다면 일류는 아니라고 했다. 애널리스트가 이렇게 쉽게 있는 것인지 처음 알게 되었다나도 금방 애널리스트가 있을 같은 순간이었다.


잘 한 회사 사람들을 보여주겠다며 또 다른 동영상을 틀었다. 10 안으로 구성된 단체 사람들이 정말 열심히 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일본인들인가 보다 싶었다. 강사는 삼성 직원들이라 했. 원래는 8시간 저렇게 한다고 한다. 역시나 대한민국에서 삼성맨이 되는 쉽지 않은 모양이다. 하지만 삼성맨이 아니라서 저렇게 해도 되니 안도감이 느껴졌다우리가 돈이 없는 거지 가오가 없는 아니잖아?





8) 웅진 코웨이


어찌 되었든 강사의 교육은 계속되었다. 읍읍의 교육을 받은 기업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보여주는 시간이었다. 은근히 강사의 수임료도 자랑하였다. 한 번 강의에 2천만원을 받았던 이력, 강의해 주고 호텔 숙박도 제공받았었다는 이야기 등, 여러가지 말도 해주었다. Morale Up 되다 못해 파괴되는 느낌이었지만 강사는 분명 벤츠를 있을 것만 같아 부러웠다.


성장한 기업 설명에 웅진도 설명 대상으로 삼았다. PPT 화면에는 웅진 코웨이의 생산성 증대 도표가 표기되어 있었다. 2016년의 도표가 공란으로 되어 있었다.


교육생 누군가가 이야기했다.


"웅진 코웨이 저거 니켈 파동 일으킨 기업 아니냐?" 교육생의 발언은 무례했고 무시당했다. 역시나 발표나 발언을 때는 손을 번쩍 후에 이야기해야 한다. 그래야 무시당하지 않는다. 하지만 교육생이 말하는 느낌이 그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예림이!! 봐봐~ 사쿠라여?" 다행히 아무도 바둑판과 해머를 가지고 오지 않았기 때문에 마음을 쓸어 내렸다어찌 되었든 코웨이는 생산성도 개선되면서 우연치 않게 니켈도 함께 가지게 모양이었다.



9) 치맥 파티와 조식


저녁 9시에 1일차 교육이 마무리 되고 다음 일정인 치맥 파티를 위해 모두들 식당으로 가게 되었다. 식당에서 조별로 앉아 진행되었다. (한 개 조는 8명으로 구성된다앉아서 기다리니 치킨과 맥주가 놓여졌는데 테이블당 치킨 2박스(2마리 치킨) 1.5L 음료 페트 그리고 1인당 맥주 , 팀당 소주 병이 주어졌다. 8명에 소주가 병이라 누군가는 소주 잔을 포기해야만 했다.


그리고 2 동안 강의실 화이트보드 지우는 교육생에게는 소주 2병을 추가로 주는 엄청난 혜택이 제공되었다술을 거의 마시지 않아 다음날은 상당히 개운했다. 아침밥을 먹기 위해 식당에 내려갔는데 여름이라 그런지 식당 창문들이 열려 있었다. 여름의 기운이 물씬 느껴졌지만 주변 축사의 향기도 물씬 느껴졌다축사 향기와 함께 밥을 먹으려 고개를 드니 식당 면에 커다란 일출 사진이 걸려 있었다. 북해도의 일출이라는 사진이었다. 참으로 일본이 많은 곳이었다.



10) 현대 자동차와 편의점


재고와 물품의 배달의 측면에서도 도요타는 혁신을 가져왔다고 했. 도요타 공장의 항공 사진을 우리에게 보여주며 도요타는 재고가 없다고 했. 우리도 재고가 없어야 된다고 하면서 재고 개념에 혁신을 가져와야 한다고 했재고를 없애라는 강의에 SW 개발 부서에 있는 동료가 무척이나 곤란해 하고 있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여기에 모인 교육생의 부서는 SW 개발, 디자인, 마케팅, 영업, 영상제작 하는 부서들이었고 우리 회사는 거의 그런 부서였다재고가 있는 부서의 동료가 있었으면 단단히 필기해 두라고 잘난 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해 매우 아쉬웠다.


이어 도요타에 다녀오고 나서 현대자동차 공장을 방문해 재고를 보면 참으로 답답하고 갑갑하다고 했. 현대자동차 공장은 방문한 유경험자가 갑갑하다고 하니, 참고하여 공조기를 틀든 시원한 물을 준비하든 방편을 마련하면 괜찮지 않을까 한다.


배달 측면에서도 도요타는 혁신을 추구했다고 했우리 주변에 그와 같은 배달 혁신의 사례가 있다고 했. 그것은 편의점이었. 시민들이 언제든 물건을 있게끔 했 때문에 혁신의 대상이란다분명히 편의점은 나로서는 정말 편한 시설이다. 하지만 혁신의 장소가 어째서 여기 2Km 반경 내에는 없는지 궁금했다그러한 혁신으로 인해 편의점이 떼돈을 번다고 했. 정확히 떼돈을 번다고 발언 했. 우리 동네에 그렇게 핫 플레이스가 많은지 처음 알게 되는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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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기타


2일째 되는 교육은 첫날 교육들보다 충격적이었지만 그래도 신선한 상황들이 많았다. 너무 많아 일일이 기록하면 언제 끝날지 모르니 몇몇 사건만 간단히 기술하여 본다.


- Foxconn 돈을 벌지 못한다.

현재처럼 생산만 해서는 돈을 번다고 했. 실제로 폭스콘은 돈을 번다고 했ODM 자처하고 나선 기업이 생산만 한다고 비난을 당하면 궈타이밍 회장이 속상해 하지 않을까?


- Network Connect 공짜다.

역시나 연구 개발로는 안 된다 한다. 창조에 대한 이야기가 어찌 나오나 싶었지만 역시나 나왔다. 발상의 전환을 가져오고 Network를 통해 개발하고... 드디어 페이스북의 이야기까지 Network Connect 공짜니 공짜를 활용하라고 했. Morale 터져 오르는 순간이었다.


- Apple Connect 판매했고, 삼성은 그러지 못했다.

판매 대수에 비해 삼성보다 Apple 돈을 많이 벌어 들인다는 도표를 보여주었다갤럭시 S3 호조를 누릴 한창 언급되던 지난 추억의 자료를 다시 보나 싶었다. 진행되니 위에서 언급한 Connect Apple 판매를 했고 삼성은 그러지 못했다 했. 무슨 소린지 감도 왔지만 삼성은 여태까지 연아폰만 아닐 것이고 그럼 Android 사용법을 모른다는 것일까 하는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 순간이었다.


- 8시간과 화장실

도요타에서는 아주 사소한 시간까지 낭비하지 않는다 했. 심지어는 8시간 동안 화장실도 가지 않고 일한다고 한다. 심지어는도요타 맨은 집에서 화장실 때도 근무시간에 맞춰 가는 연습을 합니다!” 라고 설명도 해주었다. 맙소사...



12) 진행되지 않은 강의, 되어서도 안 되는 강의


교재에 '기술의 이해(소통을 통한 가치 만들기)'라는 챕터가 있었다. 교육 당시 해당 챕터는 강의되지 않았다. 다만 배포된 교재에 해당 내용이 있었다. 소제목이소통을 통한 가치 만들기인데 사실은 제목과 내용은 의미가 없어 보인다.


찬찬히 혼자 읽어 보았는데 실질적으로 Morale 만큼 황당한 부분이기도 했다결국엔 맥락이 노조와 상승하는 임금에 대한 비난이었다. 도요타와 현대자동차의 임금 상승률이 기록되어 있고 노조 파업을 비판하는 신문들이 스크랩 되어 있었다. 어째 신문사들도 다들 거기서 거기인 신문사였다.


그리고는 당당히 이렇게 적혀 있었다.


눈앞의 이익 / 자신들만의 이익에 빠져서 국제적이고 장기적인 경쟁에서 한국이 매우 불리해 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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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자는 말인가? 해당 멘트에 반하는, 원하는 말을 적었다가는 X 소리를 들을 있어서 적지 않고 뒀지 참으로 실소 나오는 문구였다그리고미국 GM, 포드 근로자의 때늦은 후회라는 기사 스크랩과 파산한 디트로이트 시의 사진이 교재에 실려 있었다. 한국, 중국 공장들이 해외로 이전한다는 위기감 있는 신문 내용도 스크랩 되어 있었다굉장했다. 디트로이트가 임금과 파업 때문에 파산했다는 사실을 믿기 보다는 차라리 로보캅의 OCP 때문에 망했다는 것이 설득력 있어 보였다.


자동화 되는 산업과 배나 3국의 노동력과 물가의 추구는 운영진들의 눈앞의 이익 추구가 아니란 말인가? 일자리를 지키는데에는 아주 간단한 방법이 있다. 노동자가 베트남 현지 노동자보다 적게 받으면 자연스레 해결이 되는 거다.  결국 아디다스처럼 스마트 팩토리를 설립하게 된다면 어쩔 없지만 말이다.


해당 챕터의 교육이 진행된다면 주변에 많은 얌전한 사람들이 엄한 사람이 것으로 예상했는데 다행히 해당 챕터 교육은 진행되지 않았다.



13) 집으로의 복귀


모든 교육과정을 마치고 집으로 복귀했다. 별로 없는데 상당히 배가 고프고 피곤했다. 집사람도 피곤한지 뭔 시켜먹자 했. 음식을 고르는 짬에 받았던 교재를 보여 주니 선풍기 앞에 앉아 발가락을 꼼지락 거리면서 교재를 조용히 읽어 보고는 크게 말을 하지 않았다. Morale Up 동작을 일어나서 한 번 보여주었다. “우리 이런 거 배웠어~” 봐도 역시나 말이 없었고치킨 말고 다른 먹어치킨은 별로야라고 했.


고개를 끄덕이며 음식 배달 책자를 뒤적거리고 있으니 집사람이 교재를 덮으며 조용히 말했다.


여기 회사 오래 다니기 그렇네. 족발도 괜찮아~”


여러모로 Morale up되는 그런 1 2 이었다.




P.S. 대기업 교육현장 내부고발의 모든 책임은 죽지않는돌고래 편집장이 지기로 하고 넘기는 원고니 판사님,  모릅니다. 고소, 고발은 딴지로!   







돼뇨르따


편집 : 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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