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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이야기 – 카카오, 대리운전 시장에 뛰어들다


이번에 쓰는 글은 날짜가 늦어졌습니다. 저의 부족한 글들이 기사가 되어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한편으로는 몇몇 댓글에 속이 시끄러워져 이 글을 계속 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제 멘탈이 쿠크다스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어쨌든 맷집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닌가 봅니다. 댓글 달아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정확한 날짜는 모르지만 작년 6월부터 카카오드라이버 서비스가 시작된 것으로 압니다. 대리운전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가 준비되어야 합니다. 먼저 고객을 모집해야 하고 대리기사가 준비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중간의 거간꾼 역할이 필요합니다. 사무실(전방)입니다. 그곳은 고객의 콜을 받아, 요금을 협상하고, 고객의 정보(위치와 연락처)를 기사들에게 전달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렇게 고객의 콜이 시장에 나오면, 먼저 잡은 기사가 해당 콜을 수행하고 돈을 받게 됩니다.


카카오는 획기적(?)인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마지막 세 번째의 과정을 생략해버린 것입니다. 사무실이나 상담원이 없어도 되는 방식입니다. 고객이 앱을 통해 직접 콜을 올리고 그것이 곧장 기사들에게 제공되는 겁니다. 요금 결정은 미터기와 확정요금제로, 결제는 카카오앱 카드결제로 해결해 버렸습니다.


자연히 사무실이 필요 없게 되었고, 다만 카카오 운영센터에서 이런저런 민원이나 분쟁건 등의 상담 역할만 하게 되었습니다. 나름 획기적인 방식 아닌가요? 이것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카카오는 대리기사들에게 월보험료나 일비, 프로그램 사용료 등 단 한 푼의 돈도 받지 않겠다고 공언했고 실제 그렇게 했습니다. 단지 수행된 콜의 수수료 20%만 받겠다는 조건이었습니다.


카카오의 기사모집에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든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기존에 대리기사 일을 하던 이들도 그렇지만, 고정지출 없이 아무 때나 일을 할 수 있다는 소식에 수많은 민간인(?)들도 투잡을 해보겠다며, 카카오드라이버의 면접장으로 몰려들었습니다. 그중에는 저도 포함돼 있습니다.


그동안 전방들의 이런저런 횡포에 시달리던 기사들이 쌍수를 들어 환영한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로x의 경우 매달 고정적으로 나가는 돈만 해도 15~20만 원에, 전방의 갑질에 스트레스를 받던 기사들이라 그같은 반응은 당연한 거지요. 전방이라는 곳이 손님들에게서 매출을 통해 돈을 벌려 하기보다, 기사들의 수익에서 손쉽게 빼앗아가려는 식의 영업을 해왔으니 말입니다. 물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닐 거라 생각합니다.


전방에서는 싸게 올려야 손님이 많아지니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이 양해한다 쳐도, 기사들만 많이 뽑아 보험료나 일비, 사용료 등으로 수익을 늘리는 건 정말 아니지 말입니다. 콜 수는 그대로인데 기사만 늘리는 겁니다. 새벽 이슬 맞는 앵벌이 노릇도 서러운데 이건 아니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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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드라이버의 시장 진입 소식에 철퇴를 맞은 듯한 충격을 받은 곳은 당연히 기존의 전방들, 즉 대부분의 로x업체들입니다. 그들의 입장에서는 하루아침에 자신들의 나와바리(죄송합니다. 짧게 확 들어오는 표현을 찾다 보니)를 잃고 쫒겨나게 생겼으니 말입니다. (그들의 걱정이 한낱 기우였다는 사실을 곧 알게 됩니다)


위기감을 느낀 수많은 로x업체들은 똘똘 뭉칩니다. 그들은 조직적으로 연대해 카카오의 대리시장 진입을 저지하려 했습니다. 당시 그들이 가장 많이 했던 이야기는, “골목상권에 대기업이 뛰어든다”는 것과 “대기업이 구멍가게들을 죽이려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과연 그들의 말이 사실일까요? 기사들 입장에서는 어처구니가 없지요. 소가 웃을 얘기고 동네 구멍가게들이 기가 막힐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카카오의 진입 이후에도 기존의 업체들은 끈질기고 고약하게 저항합니다. 카카오에 가입한 기사들을 내쫒는다거나, 매일 숙제콜(하루 2~3콜)을 소화해야 자동배차를 해주는 등의 대책(?)으로 맞섭니다. 카카오 콜을 탈 기회를 원천봉쇄하자는 겁니다.


뭐니뭐니 해도 가장 큰 대응책은 카카오보다 더더더 싼 요금으로 맞서는 것이었지요. 그 중간에서 죽어나는 것은 당연히 기사들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싼 대리가격이 더 내려가는 상황이 됩니다. 죽을 맛입니다.


결과적으로 카카오는 아직까지 대리시장을 장악하지 못했습니다. 잘은 모르지만 제 짐작에 15%(?) 정도밖에 차지하지 못했다고 봅니다. 혹은 그 이하로 봅니다. 어쩌면 10%? 당연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카카오의 콜 수가 로x에 비해 현저하게 적다는 겁니다. 왜 그럴까요? 로x 이용객에 비해 카카오는 연령대가 상대적으로 낮은 편입니다. 아무래도 스마트폰의 앱을 사용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전화로 대리를 부르는 경우가 아직은 더 자연스러운 분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로x 요금이 쌉니다. 카카오의 진입을 막느라 대부분의 업체들이 저가 경쟁을 한 결과입니다. 물론 같은 업체들끼리도 늘 가격 경쟁을 하고요. 다시 말하지만 죽어나는 것은 기사들입니다. 싸구려 콜을 일컫는 소위 ‘똥콜’이 여기저기 지천입니다. 그렇다면 고객들에게는 이익이 될까요? 과연 그럴까요?


대리요금의 실제적 인하와 이른바 양아기사 사이에는 꽤나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저는 봅니다. 그들의 행위를 옹호하거나 합리화하려는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하지만 요금이 인하되면서 갈수록 양아기사들의 행태가 많이 벌어지고 그것이 큰 문제가 되고 있지 않나, 그리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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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대리기사 수가 얼마나 될까요? 10만? 20만? 30만? 많은 분들이 20만 명 정도가 활동하는 것으로 짐작하더군요. 적지 않은 숫자입니다. 그렇다면 카카오 기사들의 수는 얼마나 될까요? 아마도 20만 명의 절반 이상일 겁니다. 제 생각엔 75%인 15만쯤?(그냥 제 단순한 짐작입니다. 실제 숫자와 크게 차이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카카오 기사들의 대부분은 서울이나 부산 등의 대도시에서 주로 활동합니다.


단순무식하게 말해보겠습니다. 앞에 이야기했듯 15% 혹은 그 이하인 카카오의 콜 수를, 75%(다시 말하지만 정확한 숫자 아닙니다)의 기사들이 서로 잡으려고 경쟁하면 어떻게 될까요? 그렇습니다. 콜을 잡기가 힘들어집니다. 실제 카카오만 사용하는(카카오 원플이라 합니다) 제 입장에서 제가 운행할 만한 콜을 잡는 일은 매우 어렵습니다.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나 마찬가지입니다.


어떻게든 콜을 잡고 수행하게 되면 그 뒤에 ‘우선배정’이라고 해서 이후 한 시간 동안 콜을 조금 수월하게 잡는 시간이 있지만, 카카오 원플로 첫 콜을 잡는 일은 정말 어렵습니다. 제 경우에 20시 30분쯤에 일을 시작하러 종로쪽으로 나갑니다. 이른바 핫한 콜밭지역인 종로에서도, 첫 콜을 22시 이전에 잡는 경우는 꽤나 상쾌한 출발에 속합니다. 한 시간 안에 첫 콜을 잡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제가 일에 서툴러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카카오의 첫 콜은 정말이지 쉽지 않습니다. 첫 콜 이후는 조금 낫습니다. ‘우선배정’은 열심히 일하는 기사에게 1시간 동안 어드벤티지를 주겠다는 시스템입니다. 여러 명의 기사들이 있을 때 해당 기사에게 콜이 먼저 공개되는 겁니다. 아마 1초쯤 차이가 날 겁니다. 카카오에서는 엄청난 시간입니다. '우선 배정'은 나름 합리적인 시스템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저는 콜의 내용을 완벽하게 확인하고 잡은 기억이 거의 없습니다. 카카오는 폰이 울린다 싶으면 무조건 눌러야 합니다. 확인할 시간은 없습니다. 무조건 누릅니다. 그래봐야 대부분은 다른 기사들이 먼저 채간 이후입니다. 그런 식으로 수십 차례 손가락으로 다다다다 누르다 보면 운 좋게 한번 정도 콜이 잡힙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런 식으로 내 의도와는 전혀 상관 없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잡은 콜은 내 입맛(?)에 맞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어쩌면 그래서 저 같은 초짜한테 잡힌 건지도 모릅니다. 출발지가 너무 멀다거나, 도착지가 매우 꺼려지는 곳이라거나, 요금이 터무니없거나(확정요금의 경우) 등등의 이유가 가장 흔합니다.


예를 들어, 출발지가 2~3킬로쯤 떨어진 곳이라면 너무 먼 곳입니다. 달려가기도 힘들고 택시 타기는 부담스럽습니다. 그리고 도착지가, 사람도 별로 살지 않고 유흥가와는 전혀 동떨어진, 이를테면 강남구 세곡동 같은 곳이 그렇습니다. 나오는 택시비만 수억 깨지지요.(세곡동 주민들께 죄송합니다) 마지막이 요금이네요. 확정요금.


종로에서 콜을 잡았는데 인천까지 요금이 15,000원에 올라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터무니 없는 가격이지요. 이게 바로 확정요금으로 고객이 기사들을 우롱하는 건데요, 그 부분은 다음회에서 이야기하겠습니다. 확정요금, 이거 사람 잡는 겁니다. 아무튼 앞의 세 가지 이유들 때문에 기껏 잡은 콜을 다시 뱉어내야(취소) 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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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보면 시간은 자꾸 흘러가고 첫 콜 잡기는 하세월이 되는 거지요. 분명한 건, 카카오의 경우 대부분 콜을 눈으로 보고 판단하고서는 못 잡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경험이 쌓이면 0.1~0.5초 사이에 떴다 사라져 버리는 콜을 손가락이 어느 정도 알아서 판단합니다. 하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지요.


원플은 일단 무조건 잡고 보는 거지요. 그러다 보면 생각도 못했던 곳을 밤새워 다니며 하루짜리 밤여행을 하게 됩니다. 하기야 대리운전이 다 그렇지요. 다만 여행지(?)의 불확실성에 있어서 카카오는 독보적입니다.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으니까요.


카카오의 등장은 볼 만했습니다. 고객들을 모으기 위해 공짜쿠폰과 할인쿠폰을 마구마구 뿌려댔고, 기사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운행료 외에 수당을 더 얹어주는 여러 가지 행사를 성대하게 했습니다. 참, TV 광고를 빼먹을 뻔했네요. 그렇게 요란뻑적하게 등장했던 카카오는, 그러나 앞의 이유들 때문에 시장 장악에 실패했습니다.


그리고 처음에 카카오를 막기 위해 갖은 방법을 총동원했던 로x는 오히려 카카오의 덕을 보게 됩니다. 카카오 원플로 일을 시작한 수많은 기사들이, 저조한 매출과 힘든 육체적 고생 끝에 결국, 로x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오죽하면 기사들 사이에서는 카카오를 로x대리기사 양성소 혹은 카카오사관학교로 부르기도 합니다.


아직까지는 대리기사 일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로x프로그램을 써야 한다는 게 이 바닥의 중론입니다. 물론 카카오 원플로도 열심히 잘하시는 분들이 있지만, 몹시 드물지 않나 생각합니다.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찌 되었든, 결국 대리시장의 파이 크기는 그대로인데 업자만 늘어난 셈이 되었지요.


대리기사들에게 많은 환영을 받았던 카카오지만, 또한 많은 기사들이 카카오가 대리시장을 완전히 장악하기 바랐지만, 아직은 많이 아쉬운 상태입니다. 대리기사들이 하는 밤여행의 고달픔이 그리 나아지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카카오 때문에 더 힘들어졌다는 분들도 많습니다. 아무래도 경쟁이 더 심해진 건 사실이니까요.


다음에는 카카오의 요금 방식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예상요금과 확정요금이라는 것입니다. 카카오에서는 나름 야심차게 내놓은 시스템이지만, 현장의 기사들이 가장 큰 불만을 갖는 부분입니다. 마지막으로 몇몇분이 달아주신 댓글에 대해 답글을 달아볼까 합니다.


각자의 입장이 다른 만큼 서로의 이야기를 해보는 게 좋겠다 싶어서입니다. 개별적으로 답글을 다는 것보다, 이 글에서 함께 언급하는 것이, 좀더 많은 분들께 이해를 구할 수 있겠다 싶어서 가져왔습니다. 서비스 이용자와 서비스 제공자의 이야기들이니 재미있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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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 분명히 평균보다 만원 더 불러서 빨리 콜 받고 가는데 호구다 싶었는지 추가금에 팁에 옹창 요구하던 기사. 바로 대리사무실에 전화 때려서 중간에 내리고 돈 안 냄. 실랑이야 있었지만 시간이 돈인 건 너 뿐이다. 2. 운전 X같이 하는 기사. 시내에서 120으로 달림. 바로 차 세우라 함. 3. 친구 차가 하나는 렉스턴 하나는 모닝인데 여럿이 모여서 두 대 부름. 렉스턴 기사는 정중하고 모닝 기사는 껄렁. "친구분들인데 체급차가 많이 나시나 봐요?ㅋㅋ" 이럼. "밤에 남의 차 운전해 푼돈 벌면서 차 크기는 또 보이나 봐요?" 해주자 아닥. 4. 기사가 옴. 가다가 대리사무소에서 전화가 옴. 기사가 차를 잘못 탔다 함. 어??? 근데 집앞 4분 거리 도착. 이미 다 왔으니 일단 가시고 돈은 더 드리겠다 하였으나 차를 돌리더니 출발장소로 가기 시작. 어???? 차 세우라고 소리를 질러도 무시. 경찰 부른다고 하자 결국 차 세움. 도로 가서 차 세우고 가던가 그냥 가던가 고르라고 했는데 돈 안 받고 걸어감. 개황당. 이상 기억나는 대리기사 때문에 빡친 경험. 잘 쓸 일은 없으나 친절하고 운전 조심스레 하시는 분 만나면 말 안 해도 3-5천원 더 쥐어드림.


답글 – 1, 2번은 기사가 잘못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솔직히 평균보다 만 원을 더 주는데 추가요금에 팁까지 요구하는 기사는 들은 적도 없고 상상이 잘 가지 않습니다. 시내에서 120킬로를 밟는 것도 본 적은 없구요. 3번은 판단 보류하겠습니다. 4번은 무엇인가 착오가 있었겠지만, 목적지에 거의 다 가서 다시 출발지로 가다가, 차를 세우고 돈 한 푼 받지 않고 떠난 해당 기사분의 이야기도 들어보고 싶네요. 팁 부분은 감사합니다.



댓글 - 대리기사들이 은근히 거지근성을 갖고 있지요. 도착지가 번화가 코앞이면 대리요금을 좀 깎아줄 건가요?? 그럴 마음이 추호도 없으면서 약간 동떨어진 곳에 가면 추가요금을 바라는지...


답글 – 거지근성이라구요? ㅎㅎ. 님은 혹시 월급장이신가요? 업무가 좀 한가한 달에는 월급을 덜 받으시나요? 무슨 말씀을 하시고 싶은 건지 알겠지만 적절한 비유 같지는 않습니다.



댓글 - 다른 건 공감하는데 5번(목적지가 산 꼭대기(?)인 고객)은 고객잘못도 아니고 그냥 대리기사가 감수하셔야 할 듯... 그런데 사는 분이 아주 많은 것도 아니고 그냥 일진이 좀 안 좋은거라고 생각해야지 어떻게 고객행선지가 매번 대리기사들이 선호하는 곳으로만 갈 수 있습니까??


답글 – 맞는 말씀입니다. 고객 잘못이라고 한 적은 없는 것 같고요. 다만, 그랬으면 좋겠다는 제 마음은 변함이 없습니다. 솔직히 그런 곳은 매우 많습니다. 쉽게 설명해 마을버스가 아니면 교통편이 없는 곳은 거의 다 해당된다고 봅니다.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내린 뒤 걷기에는 너무 멀거나 힘든 곳은 대부분 마을버스를 이용하지 않습니까? 주로 산동네지요. 기사들도 새벽시간에 그런 길들을 걷는 게 쉽지 않다는 이야기입니다. 그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물론 허비되는 시간일 테구요. 꼭 받아야 한다는 게 아니고 알아서 조금씩 챙겨주시면 좋겠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저는 그렇게 쓴 것 같습니다.



댓글 - 5번은 뭡니까? 본인이 가기 싫은 곳에 사는 사람들은 진상인가요? 대리기사들이 회사와 합의해서 가기 힘든 곳의 요금을 올리거나 다른 대책을 마련할 문제이지 그런곳에 사는 사람을 진상으로 몰아가는 건 말이 안 됩니다. 그리고 나머지 부분 중에서도 일부는 투덜거리기만 할 문제가 아니라 어느 정도는 감수해야 할 문제입니다. 다른 업종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다들 그정도는 감수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세상은 넓고 진상은 많기 때문이죠. 글쓴이에게서도 약간 진상의 향기가 느껴집니다. 무조건 투덜거리지만 말고, 서로 조심하고 배려하고 이해하면 좋을듯 합니다.


답글 – 먼저, 진상이라고 한 적은 없습니다. 요금을 올리거나 다른 대책을 말씀하시는데요. 실제 제가 말한 그런 지역들은 예전에는 요금 책정단계에서 5천 원 정도 더 받았었다고 하더군요. 그러던 게 경쟁이 점점 심해지다 보니 오히려 더 가격 하락한 측면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택시는 차량이 이동하는 일이지만 대리운전은 걸어서 움직이는 일이다 보니, 기사들 입장에서 아무래도 좀 속상한 측면이 있습니다. 그리고 님 말씀대로 대부분 감수해가며 일합니다. 그리고 저는 투덜대기 위해 이 글을 쓰지는 않았습니다.



댓글 - 내가 대리 때문에 빡친 경우 1.가다가 기름이 없을듯 해서 중간에 보이는 주유소에서 기름 넣고 감. 대리기사가 그 이유로 5천 원 더 달라고 함. 주유소 찾아 돌아간 것도 아닌데. 차라리 팁을 달라고 하면 줄 것을. 기분 상당히 안 좋았음. 2.카카오대리. 내가 찍은 목적지보다 1키로 정도 전에 세우려고 해서 목적지까지 가달라고 요구하니, 마지못해 가서는 내리면서 이런식으로 대리 이용하지 말라나? 내가 첨부터 찍은 목적지까지 가는 게 무슨 잘못?


답글 – 1번 같은 경우는 저도 몇 번 겪었습니다. 기름이 아슬아슬한 경우는 오히려 제가 더 다급하게 주유소를 찾게 되더군요. 어떤 분들은 싼 주유소에서 일부러 기름을 채우기 위해 (가는 길이라며) 가자고 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럴 때면 그다지 좋은 기분은 안 들더군요. 님께서 어떤 경우였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차라리 팁을 달라고 하면 줄 것을...” 같은 말은 차라리 안 하셨으면 좋았을 것을... 2번의 경우에는 다소 오해의 소지가 있습니다. 사무실이나 고객이 주소를 정확히 입력하면 좋은데, 대충 근처의 랜드마크(?)만 표기했을 경우 종종 일어나는 일입니다. 예를 들어 미아동이라 했을 때 미아역이나 미아삼거리역 인근을 예상하고 간 기사에게 삼양동이나 빨랫골을 가자고 하면 상황이 좀 거시기할 수 있겠지요. 사무실도 문제입니다. 정확한 위치를 밝히면 기사들이 잘 안 잡을까봐 일부러 대충 올리는 경우도 있다 들었습니다. 자신들은 매출만 올리고 갈등은 기사와 고객들의 몫이라는 거겠지요. 어찌 되었든 제가 대신 사과드리겠습니다. 꾸벅.



댓글 - 대리기사도 취객 상대하느라 나름고충이 있겠죠! 대리기사들 택시기사한테 요금 깎고 그것이 당연하다는 듯! 생각해 보셨는지? 부산에선 대리새끼라 부릅니다!


답글 – 택시기사들한테 요금을 깎는다는 건, 혹시 택틀(택시 셔틀)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아니면 그냥 대리기사들이 택시비를 깎는다는 이야긴가요? 택틀은 곧 글을 쓸 맘을 먹고 있습니다. 그리고 몰랐네요. 부산에서는 대리새끼라 부르는 줄.



댓글 - 연재해주시는 글, 감사히 잘 읽고 있습니다. 오늘 올리신 글은, 대리운전을 자주 이용하는 저로서는 많은 생각과 반성을 하게 하네요. 다행히도 1번~9번 중, 3을 빼면 아직 시전해 보지 않아서 내심 다행이다 싶습니다(젊은 시절에 두어 번 꽐라가 되어 본의 아닌 민폐를 드렸으나, 이후로는 알람을 맞추고 승차하여 알흠다운 손님 행세를 하고 있습니다). 아! 쓰시지 않은 10번에 해당하는 걸까요! -_-


저는 주로 "노원구 공릉동 -> 마포구 상암동" 구간을 이용합니다. 회사 영업팀에서 추천해준 대리운전(삼X기사) 단골인데, 불금 황금시간대나 대목이 아닌 이상 근 3년 2만원입니다. 목적지가 상암동이라 기사님들도 빨리 콜을 잡으시는 것 같고, 하지만 차키를 넘겨 드리고 동선을 간단히 추천드리면 기사님 중 열에 다섯은, "어? 거기는 상암동 아닌데요? 거기는 고양시라 5천원 더 주셔야 되는데요?"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 다섯 중에 넷은 가는 내내 투덜투덜 + 위의 대사 무한 반복합니다. 나머지 열에 다섯은 "아! 끝 단지에 사시네요. 거리가 좀 되는군요"라고 하십니다.


전자의 경우 제가 터득한 노하우를 시전해 드립니다. "분명히 회사에서 상암동 **단지라고 말씀드렸을 텐데요? 그리고 거기 상암동 맞습니다" 하고 쌩깝니다. 그래도 투덜투덜하시는 분이 계시면 대리회사로 스피커 폰으로 전화합니다. "콜 할 때 **단지라고 얘기 안하셨나요?" 그러면 "아뇨? 말씀드렸고 문자도 그렇게 갔어요. 왜요?"하는 대답과 함께 기사님은 (순간) 데꿀멍. 후자와 같이 "생각 보다 거리가 좀 있네요"라거나(솔직히 상암동이라고 하면 대부분 DMC를 떠올리실 겁니다) "네 알겠습니다"하고 하시는 분들께는 저도 미안한 마음입니다(근데 왜!) 단지 입구에 상암동 번화가(?)로 가는 마을버스가 12시까지 있습니다. 배차간격 5분, 이동 시간 5분. 해서 이런 기사님이라도 12시 전에 도착하면 "감사합니다. 집이 거지 같은데 있어서 이동간 번거롭게 해드려 죄송합니다"하고 인사 드리고 헤어집니다. 하지만 12시 넘어서 도착하게 되면, 택시비 하시라고 5천원 꼭 더 드립니다.


앞서 말씀하신 꼴불견 4와 5의 반대 케이스입니다(산동네는 아니니 5는 좀 거리가 있겠군요) 번화가에서 10분 거리에 사는 게, 이런 소리를 들어야 할 잘못은 아니지 않을까 싶네요. 이런 점은 좀 고쳐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비매너 대리기사님보다 비매너(라고 부르기도 아까운) 이용객이 많아 쓰고 나서도 뻘쭘합니다. 대리기사님들 뵈면, 아버지 같은 분, 삼촌 같은 분, 친구 같은 분, 동생 같은 분들입니다. 저부터 앞으로 더욱 기사님들께 깍듯이 대해야 겠습니다. 좋은 기사 또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답글 – 먼저 감사하다는 말씀 먼저 드리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님께서 말씀하신 도착지 논란은 그럴 소지가 제법 있겠다는 생각이네요. 저부터도 상암동이라고 하면 당장 DMC부터 떠올리니까요. 그곳은 또 기사들에게 제법 인기있는 도착지거든요. 불쾌하셨던 적이 있었다면 제가 대신 사과드리겠습니다. 따뜻한 배려의 말씀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댓글 - 대리를 자주 이용하는 사람으로서 과속이나 신호위반 단속 카메라 앞에서 위반 하는 기사분들이요. 출퇴근길 같이 자주 가는 길이라면 카메라가 어떤 차선을 체크하고 그게 일정기간 정해져 있다는 사실은 잘 아는데, 그렇다고 언제 바뀔지 모를 단속차선을 기사분이 안다고 맘대로 밟고 달릴 때가 종종 있었네요. 개인적인 경험이겠지만 웃긴 게, 아무말 없이 갈 경우에는 기사분이 안 그래요. 꼭 어떤 이유로 대화를 시작해서 내가 출퇴근길이라서 이 길을 잘 안다라는 뉘앙스를 풍기게 되면 위반을 하더라능;; 대체 이게 무슨 심리인지 모르겠더라구요.


또 하나는 요근래 기사분들 사이에서도 말 많이 나오는 킥보드 타고 다니는 기사분들. 기사분들끼리도 말이 나오는 게 콜 잘 안 뜨는 한적한 곳은 얼마 이하로는 가지 말자고 입 맞췄는데 킥보드 타고 다니시는 분들이 그거 무시하고 가격 다운시켜서 서로 사이가 안좋다라고 알고 있는데요. 그건 그분들끼리의 내용이니 뭐라 할 말이 없구, 단지 1. 제발 킥보드 싣겠다고 맘대로 트렁크 열지 말았으면 해요. 운전자에게 먼저 물어볼 수 있는 거잖아요. 2.트렁크 맘대로 여는 게 낫지 아니 왜 뒷좌석 시트 위에 킥보드를 올려두는 거래요? 대체 무슨 매너인지 알 수가 없음. 킥보드 타시는 기사님들 요즘 정말 많이 늘어났는데 제발 탑승전 킥보드를 좀 실어야 겠는데 어디에 둘까요? 라고 정중하게 한번 물어볼 수 있는 예의를 갖추셨음 하네요.


답글 – 먼저 대신 사과 드리겠습니다. 드리고 싶은 말씀은, 신호위반이나 과속으로 인한 딱지는 기사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 중 하나입니다. 벌금이 고스란히 기사한테서 나가기 때문이지요. 시간 절약을 위해 자동차전용도로, 안전한(?) 지점에서 조금 밟는 정도는 있겠지만 글쎄요. 앞으로 또 그런 경우가 있으면 주의를 주시거나 사무실에 전화하시기 바랍니다. 님께서 말한 그런 기사들은 욕 먹어 쌉니다.


또 한 가지 킥보드의 경우. 킥보드는 요금과는 상관 없습니다. 다만 킥보드가 있으면 오지든 어디든 빠른 속도로 이동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요. 그것은 타 기사들에 비해 더 넓은 영업적 바운더리를 갖게 되는 걸 의미합니다. 당연히 매출에 도움이 되겠지요. 앞에 말씀하신 가격 때문에 사이가 안 좋다는 건 좀 아닌 것 같고요. 퀵보드 기사들을 보는 다른 기사들의 시선이 좀 복잡하기는 합니다. 빠르고 덜 걸으니 부러운 면도 있지만 그보다 더 큰 건 다칠까봐 아슬아슬하다는 점이죠. 이름도 모르고 처음 보는 사람이지만 새벽 이슬 맞으며 같은 고생을 하는 처지인지라 솔직히 걱정이 됩니다. 실제 많이 죽기도 하고 크게 다친 사람도 여럿이라 들었습니다. 1, 2번의 경우 지적하시고 콜을 취소하셔도 됩니다. 진심입니다.



다음 글에서 뵙겠습니다. 읽으시는 분들이 재미가 있을지 저 혼자 중얼거리고 있는 건지, 그게 제일 걱정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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