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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02. 14. 금요일

타데우스 + 아까이 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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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와 독일 실제 유학비를 알려주마 <1>

프랑스와 독일 실제 유학비를 알려주마 <2>





프랑스라는 이름의 파라다이스 <9> + 알고나 까자 <17>

 

= 프랑스와 독일 실제 유학비를 알려주마 <3> 그래서 얼마?

 

 


 

 

 

Previously


이번 편은 프랑스와 독일의 실제 유학비에 대한 마지막 편 되시겠다. 1편에서는 학비와 집세를, 2편에서는 통신비와 에너지 사용료에 대해 알아 보았다. 1편은 그렇다 쳐도 2편에서 워낙 이야기가 무거워지는 바람에 본 필자들의 피로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누적된 바, 여기서는 놀고 먹는 얘기 함 해 보자.


필자들의 어이없는 개드립과 쓸데없는 놀고먹는 이야기엔 관심이 없다면, 기사 하단의 유학비를 실제 비교한 표인 <한프독 대학생 1인당 연간 총 지출>만 보는 것을 추천하는 바이다.


바로 시작한다.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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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게뜨와 와인의 나라 프랑스 vs 호밀빵과 맥주의 나라 독일

 

 

 

Chapter 1. 식비

 

 

1) 장보기

 


독일에서 제일 부자가 누구일 것 같나? BMW, 벤츠, 폴크스바겐, 지멘스, 아님 쌍둥이칼 사장?

 

아니다 아니다.

 

바로 슈퍼마켓 주인인 알브레히트 형제이다. 두 형제가 나란히 독일 갑부 순위 1,2위에 랭크 되어 있다. 그럼 장 보려면 그들이 운영하는 슈퍼마켓 가 줘야 하지 않겠나? 한국인은 삼성제품, 현기차 사는 것이 당연하듯 말이다.

 

알디(ALDI)라는 슈퍼마켓은 독일 전역에서 볼 수 있다. 독일 뿐 아니라 전 세계에 걸쳐서 약 1만여 개의 체인점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장을 보러 갈 때 쉽게 지나칠 수 없는 곳이 바로 알디다. 바로 가격이 싼 것이 그들의 가장 큰 경쟁력이며 크게 떨어지지 않는 퀄리티가 너희 유학생들의 배때지에 기름을 발라 줄 것이다.(사실 퀄리티 부분에선 알디의 많은 상품이 품질 테스트나 가격 경쟁력 분야에서 이미 일반 브랜드를 이긴 경우가 많다.)

 

참고로 알디에서 살 수 있는 거의 모든, 아니 아마도 코카콜라와 몇몇의 초콜릿을 뺀 전 상품이 PB상품 (자체 개발 상품)이다. 대략 알디의 평균 가격은 일반 슈퍼에 비해 1/3수준 이라고 한다. 따라서 초기에 가난한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던 알디는 어느새 독일인들 3/4이 주기적으로 장을 보는 마트로 탈바꿈 했다. 물론 싼 만큼 더 적은 서비스와 직원을 제공한다는 것은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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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덜에게 보여 줄라고 굳이 <알디>까지 가서 장을 봐왔다.

인스턴트 식품이 많은 것은 너덜이 이해해라.

이 정도 장을 본 것이 40,82유로 (59,180원)이다.

 

 

타데우스님, 장 봐 오신 사진 가만 보아하니 맨 파스타만 해 먹나 보다. 너들도 아다시피 여기서 파스타는 한국서 라면이랑 비스무레한 존재라 생각하면 된다. 지금부터 요리 실력을 기르시라. 요리 잘 하는 것도 하나의 경쟁력이다. 아, 거기에 설거지도 게을리 해서는 안 되는 것이 오늘날을 살아가는 남성의 경쟁력을 한층 높여줄 요소라 하겠다.

 

후레쉬 후레쉬를 외치며 만드는 필자의 파스타를 라면에 비유하다니 제나로(요리를 배우자)가 울고 갈 일이다만, 재료의 수급이나 가격 면에서 파스타는 누가 뭐라 해도 명실상부 유럽 제일의 요리임에 틀림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집에서 불란서식 요리를 할 수도 없지 않은가!!

 

프랑스 요리도 사실은 알고 보면 별 거 없더라. 집에서 마음껏 시도해 보시라, 좌절을 맛보게 될 것이다. 참고로 필자는 요리 잘 한다. 양 조절이 좀 안 되는 게 문제긴 하지만.

 

본인도 맛 조절이 좀 안 되는 것만 빼면 요리는 잘한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대형마트로는 너들도 잘 아는 까르푸(Carrefour)를 비롯해 오샹(Auchan), 르끌레르(E.Leclerc) 등이 있다. 참고로 여기서 대형마트란 그 면적이 2.500m² 이상인 경우를 지칭한다. 2010년 기준으로 그 종류만 수십 개고 프랑스 전역에 걸쳐 1,300여 개의 대형마트가 분포해 있다. 대형마트는 보통 시내보다는 약간 외진 곳, 차를 이용해야 갈 수 있거나 땅값이 비교적 싸서 큰 부지를 이용하기에 불편함이 없는 곳에 위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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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근교에 있는 대형 쇼핑센터, 그리고 그 메인으로 까르푸.


참고로 이 곳은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에서 버스를 타도 20분 이상 걸린다.

외곽이라 버스도 아주 그냥 30분에 한 대씩 오고 지랄이다.

필자는 운동하는 셈 치고 자전거 타고 베낭 매고 장 보러 다녔다.

 

 

독일의 타데우스 님이 디자인 구리기 이를 데 없는 알디 타령이나 하고 있을 때 필자가 대형마트 운운하는 이유는 프랑스에는 ‘권장소비자가’라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형마트의 물건 값이 가장 싸다. 그 다음이 중형 슈퍼, 그 다음이 중소형 슈퍼, 그리고는 밤 늦게나 일요일에도 문을 여는, 보통 아랍 상인들이 운영하는 동네 구멍가게 순이다. 매주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서는 동네 장 물가는 일단 제외하도록 하겠다.

 

그러다 보니 보통의 프랑스 가정은 일주일에 한 번 몰아서 대량으로 장을 본다. 차를 타고 대형마트에 가서 필요한 것들을 산처럼 쌓아 구매해 온다. 하지만 사람이 살다 보면 언제나 완벽할 수는 없는 법. 예기치 않게 두루마리 화장지가 떨어졌거나 하면 급한 대로 흐르는 눈물을 삼키며 집 근처에 있는 작은 슈퍼로 고고씽할 수밖에.

 

뭐 귀찮게 대형마트까지 가고 그래?

 

완전 같은 물건인데 심하면 2배 이상 가격 차이 난다. 멀리 건너와서 돈 갉아 먹어가며 생활하고 있다면 100원 , 200원에 손을 벌벌 떨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

 

독일에도 물론 대형 쇼핑센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동네마다 세세하게 분포한 알디, 리들(LIDL), 에데카(Edeka) 등의 중형 슈퍼마켓 체인점과 가격이나 물품의 종류는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굳이 힘들게 시외까지 대형마트를 찾아 떠돌아 다닐 필요가 없다.

 

프랑스에서 리들은 질 떨어지는 물품들을 굉장히 싸게 파는 걸로 유명하다. 그래서 거기서 장을 볼 때는 조심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더랬다. 자칫 잘못 고르면 탈 난다고... 필자는 거기서 장을 본 적은 없다만. 약간 고개가 갸웃거려지고 독일의 “도이치 칼리테”에 엄청난 의심이 가해지는 시점이 아닐 수 없다 하겠다. 아니면 타데우스 님은 주부 본능을 탑재하지 않은 상남자인가?

 

그럼 독일과 프랑스 한국의 주요 식품 가격을 한번 비교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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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프독 주요 식품 가격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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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위: 원

  출처: 주요 식품 가격은 링크 참고

  * 한국의 돼지고기 소고기는 한국의 이마트와 비교한 것임

  ** 프랑스의 돼지고기 소고기 가격은 2013년 기준, 출처: 프랑스 통계청


한프독 주요 식료품별 가격 비교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개인소득이 우리의 두 배가 넘는 나라보다 한국의 식품 가격이 엇비슷하거나 더 비싸다. 이거 나만 이상하게 느끼는 거야?

 

물가 안정 대책 항상 나오잖아? 그 결과냐 이게?

 

이 결과엔 솔직히 본인도 많이 놀랐다. 막연히 한국 물가가 훨씬 쌀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다. 물론 여기서 모든 상품을 비교해 본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놀랍다. 김밥만 싸다고 장땡이 아니었던 거다.

 

그 싼 김밥 전부 우리 엄마들의 싼 인건비로 만들어진 가격 아닌가. 유럽은 사람 손 닿는 건 다 비싸다. 손에 금덩이를 발라 놨나 보다.

 

동감한다. 그 금덩이 바른 손으로 인사 안 하면 안 한다고 손님한테 막 호통치면서 저리 가서 기다리라 그런다. 백화점에서 진상부리면 위로금은 커녕 쫓아 내고 블랙리스트에 올린다. 서비스도 구리고 뭐 만들어 주는 것도 엄청 느리다. 한국의 속도에 적응되어 있다면 유럽에서는 그냥 정줄을 놓고 음악이나 들어라. 그게 수명연장의 꿈을 이루는 길이다.

 

음악 말고 ‘아부나이 니홍고? 어떠냐 ..

 

뜬금없이 아부나이 타령은.. 그럼 난 요팟시..쩝

 

여튼 배가 불러도 한참 부른 이것들을 함 이해해 보고자 이 시점에서 한국과 프랑스, 독일의 연평균소득 비교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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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위: 달러                                                                           

출처: OECD                                                                        

 

2012년 한프독 연평균 소득 비교



타데우스 님 한국을 너무 과소평가하셨다. 프랑스와 독일의 연평균 소득의 경우에는 한국보다 두 배까지 차이 나지는 않는다. 이게 다 MB의 4대강 정책으로 일자리가 창출된 덕이다. 요즘에 또 어디 가셨는지 꼬리 감추고 계신 도덕적으로 완벽한 MB 전 각하 만쉐! 연소득 3천만 원이 안 되어 평균을 깎아 먹는 무리들은 너들의 무능이나 지탄하라.

 

그래, 내 한국을 너무 과소평가한 감이 없지 않다. 그래도 말쌈에서 지기 싫어 바득 바득 우겨보자면 저 도표에 나오지 않은 소득불평등 수치를 빼고 얘기하는 듯 하구나. 제라드드빠르디외를 세금 더 내라고 들들 볶다가 러시아로 쫓아낸 친노종북스러운 프랑스에서 말이다.

 

말은 바로 하자. 지가 나간 거지 가라고 한 적은 없다. 이쯤에서 <리베라시옹>의 명언을 다시 한 번 인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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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져, 이 부자 머저리 새끼야!

 

사실 머저리 새끼는 필요 없어도 부자는 필요할텐데...

 

 

2) 외식비

 

 

외식을 일주일에 얼마나 하느냐가 관건 되시겠다. 그냥 톡 까놓고 말하겠다. 웬만하면 도시락 싸 갖고 다녀라. 1~2천 원 짜리 메뉴 여기엔 없다. 비교적 싸다는 샌드위치 하나도 3~5유로는 기본이다. 프랑스에서 나름 제대로 된 식사를 한다 치면 한 사람당 대강 15유로 정도를 생각하면 될 것. 더 궁금한 점은 필자의 이전 글을 참고하시라.

 


학생식당


집 밖에서 음식을 사 먹는 것이 비싼 만큼 주머니 가벼운 학생들이 가장 부담 없이 한 끼를 때울 수 있는 곳은 학생 식당을 1순위로 들 수 있겠다. 여행자도 학생 식당을 이용할 수 있으니 관광을 하다 근처에 대학이 있다면 점심 한 끼 정도는 시도해 볼 만하다. 물론 가격은 학생요금보다 조금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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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학생식당의 흔한 점심식사 풍경

 

 

파리 기숙사의 학생 식당 메뉴는 학생은 3.15유로(4천5백 원), 방문자는 6유로(9천 원) 되시겠다. 일례로 필자가 수업 다니는 프랑스 중학교에서는 강사인 관계로 점심값으로 5유로(7천5백 원)를 낸다. 전채에서부터 디저트까지 나름 다 갖추어져 있다.

 

비록 한국과 같은 밀크커피는 없지만 에스프레소가 나오는 커피자판기 가격은 대강 40센트.(580원) 파리 시내 커피값이 대략 2유로(2900원) 내외임을 감안하면 학생에 대해서는 분명 특별대우가 있다. 따라서 학생식당 가격은 프랑스나 독일이나 3~5유로(4천5백 원~7천5백 원)로 비슷비슷하다 하겠다.

 

 

케밥/햄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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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부담 없이 빠르게 한 끼를 때우기 위한 곳으로 김밥천국이 있다면 독일에는 케밥집이 있다. 이 아랍인들의 요리인 케밥은 독일에 넘쳐나는 터키인들로 인해 그 수가 엄청 많다. 예전에 한 터키인이 “베를린엔 케밥집이 이스탄불 보다도 많다”라는 싱거운 농담을 했을 정도니 그 수가 얼추 짐작이 가리라 믿는다.

 

프랑스도 마찬가지다. 독일과 다른 점이라면 프랑스의 케밥집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터키인은 아니라는 것. 대부분 이전에 프랑스 식민지였던 북아프리카의 3국, 그러니까 모로코, 알제리, 튀니지 출신들의 비중이 더 크다.

 

그런데 이 케밥이 몇 해 전에 비위생적인 고기를 사용한다며 ‘썩은 고기’ 논란을 몰고 왔다. 그 이후 그들의 위생관념이 조금 나아졌는지는 모르겠으나 일반적으로 싸게 먹을 수 있는 케밥집과 중국식당들의 위생 문제는 항상 심각한 사회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프랑스에서도 비슷한 실정이다. 이와 같은 위생 문제 때문인지 혹은 필자만 그리 느끼는 건지 모르겠지만 10년 전에 비해 케밥보다는 맥도날드에 가서 햄버거 먹는 사람들이 훨씬 많아진 것 같다. 실제로 지난 1997년 프랑스인들의 외면으로 장사를 접은 버거왕이 2013년 파리에 매장을 다시 오픈했다. 그동안 프랑스인들도 많이 변했는지 와퍼 하나 맛보겠다고 30분 동안 줄을 서서 기다리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앵겔이 울고 갈 프랑스라 하지만 그 프랑스마저도 요즘은 이리 변해가는 추세다.

 

대표적으로 반미종북 빨갱이가 많은 프랑스와 독일이라지만 저런 미국 브랜드에 환장하는 건 어디나 예외가 없나 보다. 이 곳에도 얼마 전 던킨 도너츠가 문을 열었을 때, 필자는 독일에 도너츠 못 먹고 뒈진 지박령이 붙은 줄 알았다. 뭔 줄이 참 ~~~~~~~~~~~~~~ 길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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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푼 마음으로 버거킹님을 줄서서 기다리는 파리지앵들의 모습

 


여튼 필자도 가장 마지막으로 먹은 케밥은 4년 전 터키 이스탄불에서 먹은 것. 타데우스 님이 케밥 이야기를 꺼내셨으니 올드스쿨인 것 같긴 하지만 나님은 레이디니까 매너 있게 타인의 취향을 존중하는 바 굳이 가격을 비교해 보자면 케밥 가격도 프랑나 독일이나 3~5유로 (4천5백 원~7천5백 원)로 도찐개찐.

 

아까이 소라 님이 하도 징징대니 그래, 햄버거 얘기도 잠깐 하고 넘어가 보자. 평균소득도 비슷한 유럽 이웃나라인지라 대표적 정크푸드인 맥도날드도 가격이 거기서 거기다. 다만 독일은 맥도날드 가격이 가게마다 조금씩 다르다. 물론 몇 센트 차이지만 그 이유는 필자도 자세히 모르겠다. 아무튼 대표적인 백맥세트 가격이 6유로(대략 9,000원) 정도 한다.

 

프랑스는 6.7유로.(9천7백 원)

 

 

타데우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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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에는 좀 그래도 아주 건강 하다구 ~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독일의 먹거리 중 하나가 있다면 바로 독일식 샌드위치다. 독일 특유의 각종 건강빵(통밀, 호밀, 각종 씨앗 등등)에 햄과 치즈를 넣은 빵을 입천장 다 까지도록 열심히 먹다 보면 독일의 퍽퍽하고 까끌까끌한 건강 빵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될 것이다.

 

여기서 포인트는 먹다 보면’ 되시겠다. 프랑스도 바게트 빵을 기본으로 한 샌드위치가 많다. 먹다 보면 입천장이 까진다. 섬세한 필자의 입 속 환경에는 맞지 않으니 레이디는 패스해 주시겠다. 참고로 프랑스 샌드위치 가격은 대강 2~5유로(3000~7500원)로 다양한 듯.


파리의 바게트에 입 천장이 까진다며 투덜댈 정도라면 아마도 독일의 일명 ‘돌빵'들을 먹다간 입안이 남아나지 않겠구나. 경험에 미루어 볼 때 인간의 입 천장은 단련된다. 하지만 그도 싫다면 빵을 뒤집어 먹으면 너님의 소중한 입천장이 뽀송뽀송하게 보호될 것이다.

 

파리로 마실 나온 한국 관광객 중에는 “파리는 바게트지!” 하며 한 손에 길다란 바게트를 들고 입으로 뜯어 먹으며 거리를 활보하시는 분 많더라. 뭐, 음식을 어떻게 먹든 그거야 자기가 알아서 하실 문제이긴 하지만 이 것이 프랑스인들에게는 나름 충격적인 광경으로 비추어지는 것을 아시는지..

 

너들도 아는 것처럼 프랑스에서는 바게트가 매 식사에 항상 빠지지 않고 곁들여져 나온다. 한국에서 밥과 같은 개념은 아니다. 따라서 바게트는 대개 한 사람의 몫이 아니며 식사 준비를 위해 빵집에서 바게트를 사 들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배가 고파져도 이를 손으로 조금씩 뜯어 먹기는 할 지언정 바게트 빵을 입으로 베어 물어 먹지는 않는다.

 

뭐 먹는 방법까지 잔소리를 하고 그러냐. 입으로 뜯어먹든 발로 뜯어먹든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되는 거 아닌가 마~ 그래 생각한다.


솔직히 한국에서라면 바게트를 입으로 베어 먹든 한 입에 다 우겨 넣어 먹든 생크림을 발라 먹든 겨자에 찍어 먹든 내 알 바 아니다. 다만 프랑스의 거리에서 바게트를 그리 먹는다면 타인에게 문화적 충격과 경악을 선사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거다. 마치 한국에서 밥을 손으로 퍼 먹는 외국인 관광객을 보는 것처럼. 역시 나는 정말이지 너무나 친절하다. 다시 한 번 나는 레이디.

 

뭐 그래, 그렇다 치자.

 

그리고 외형적으로 봤을 때, 독일의 여러가지 것들이 프랑스에 비해 떨어지는 것은 내 가슴을 부여잡고 인정해 주기로 하겠다. 하지만 전임가카가… 아니 독일이 좋아하는 실용주의 노선에 비추어 봤을 때 싸고 건강하고 맛까지 잡은 저들 건강빵은 단연 독일 최고의 음식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도대체 보기에 투박한 것이 오히려 건강에 좋다는 고정관념은 어디에서 온 것인지 모르겠다.

 

일단 프랑스에서는 “예쁜 음식이 맛도 좋다”라는 것이 정설.

 

그럼 이단 독일에선 “예쁜 것은 쓸데없이 비싸다”라는 것이 정설.

 

그럼 삼단 요즘 한국에선 “예쁜 것도 경쟁력이다”라는 게 정설.

 

아래 사진은 프랑스에서 인기를 끄는 TV 프로그램 중 하나인 <탑셰프(Top Chef)>에서 후보자가 만들어 낸 요리 중 하나. 최고의 요리사를 뽑는 이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프랑스인들이 음식에 있어서 어떤 부분을 중요시하는지 잘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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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별 거 아닌 순무 샐러드다.

보통 저 작고 길쭉한 빨간 순무를 소금에 찍어 버터와 함께 먹는다.

 

 

저렇게 이쁘다늬? 하면서 보니 우와, 무려 무와 풀떼기와 소금과 후추라니! 입에 넣기도 전에 뱃속에서 “고기! 고기!”를 외치는 느낌이 든다. 인간은 원래 잡식성 아닌가! 고기 어디 갔어?

 

아니, 독일은 전채의 개념이 없는 것인가? 사진 속 순무 샐러드는 다름 아니라 본격적 식사 전에 입맛을 돋구어 주는 역할을 하는 에피타이저. 나치의 땅은 밟지 않겠다며 유럽 곳곳을 다니면서도 독일은 아직 한 번도 가 보지 않은 필자다. 솔직히 독일 남자가 프랑스 남자보다 잘 생긴 듯하여 언젠가 꼭 한 번 가 보리라 마음 먹었는데… 독일의 식도락이 저 모냥이라면 생각을 다시 해 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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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생긴 독일 남자의 전채는 이거닷! 맥주와 소세지!

 

 

근데 사진 안에는 잘 생긴 독일 남자가 없다는 게 함정…

 

원래 그런 건 너님 꿈 속에만 있다는 것도 함정...

 

ㅠ.ㅜ

 

 

아까이 소라 추천


프랑스의 값 싸고 맛나는 외식 메뉴로 추천할 만한 거로는 크레프(Crepe) 정도가 있겠다. 북쪽의 브르타뉴(Bretagne) 지역의 명물로 지금은 프랑스 전역에서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있다. 메밀로 만든 얇은 전에 햄과 계란, 버섯 등등을 넣어 함께 구운 음식. 물가 비싸다는 파리에서도 8~9유로(만 2천 원 정도)면 해결할 수 있다.

 

메밀로 만들어 칼로리도 많이 높지 않고, 식감도 가벼워 몸매에 신경 쓰는 파리지엔느들에게 인기 만점이기는 하나, 고기에 목숨 거는 타데우스 님이나 총수같은 육식성 인간은 그리 선호하지 않은 가능성이 농후하니 이 점은 알아 두시라. 참고로 소화가 엄청 빨리 된다는 장점인 동시에 단점도 있다.

 

필자가 경험해 본 바로는 고기와 계란, 치즈가 듬뿍 들어간 저 크레프는 육식성 인간에게도 정말 강하게 추천할 수 있는 종목 중 하나라고 보여진다. 실제로 집에서 해 먹는 것도 어렵지 않은 음식이니 한번 도전!!

 

참! 연세대 앞에 브르타뉴 지방 출신 프랑스인이 직접 요리하고 운영하는 크레프 식당이 있었다. 가격은 좀 비쌌지만 맛은 괜찮았는데 아직도 건재한지 급 궁금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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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프와 찰떡궁합은 역시 브르타뉴의 시드르(Cidre, 필자 주: 사과주)

 

 

3) 술 - 맥주와 와인

 


자, 예쁜 것은 쓸데없이 비싸니 싼 서민음식 하나 더 알아보자.

 

독일 하면 맥주 얘기를 빼고 갈 수 없다. 일단 독일의 맥주 싸다. 참 싸다. 그러니 많이 먹고 배 나와라~ 일단 슈퍼에서 일반적으로 파는 맥주 500ml 병맥주를 기준으로 보자. 저렴한 맥주는 19센트(275원), 비싼 맥주는 일반적으로 89센트(1290원)다.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한가. 독일 전역의 맥주 종류도 약 4000종이라고 한다. 즐겨라~

 

슈퍼에 가서 맥주 종류가 너무 많아 걱정이라면 딴지에 들어와 맥주 전문가 Anyone님의 글을 참고 하는 센스도 발휘하자.

 

아쉽게도 독일은 한국처럼 안주문화가 잘 발달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굳이 하나 꼽자면 단연 소세지를 빼 놓고 갈 수 없다. 수 많은 주당들을 울고 웃게 만든 빵에 바른 소세지가 그 중 단연 최고가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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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부르스트 (Mettwurst)

 

 

한국에도 이태원에 오스트리아인이 하는 독일식 소시지 가게가 있는 걸로 안다. 가서 빵에 발라먹을 메트부르스트 하나 달라고 해서 위와 같은 간단한 안주를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독일식 돼지고기 육회라고나 할까?

 

잘 구워진 빵 위에 저 부르스트를 넉넉하게 치덕치덕 발라주고 후추도 후추후추 뿌려준 후, 잘게 썬 양파를 살짝 올려주면 끝. 시원 쌉싸름한 맥주 한잔과 저놈 한입… 신선이 따로 없다.

 

갑자기 맥주 이야기가 나오니 프랑스에 있는 필자, 그냥 넘어갈 수가 없다. 그렇다, 프랑스 하면 와인을 빼 놓을 수 없겠다. 다만 와인에 대해서 글을 쓰기 시작하면 주절주절 너무 길어지므로 그냥 산뜻하게 한국과 비교되는 와인 가격이나 함 짚어 볼란다. 그리고 요즘 한국에 산재한 와인 전문가들은 무섭다.

 

너들도 잘 아는 것처럼 한국에서는 와인 가격이 너무 비싸다. 프랑스에서 1유로(1,450원)면 사는 와인이 한국에선 1~2만 원에 팔린다. 관세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와인이라는 소비재가 가지는 왠지 럭셔리하고 로맨틱할 것만 같은 이미지 때문에 어느 선 이상의 가격을 유지하는 듯 하다. 따지고 보면 와인도 그냥 다른 나라의 술일 뿐인데 그 위에 각종 이미지가 덧씌워지고 많은 사람들이 그에 호응하면서 특별한 어떤 것으로 둔갑했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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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와인 가격이 한국만 같다면 아마 프랑스 가정은 파산이 났어도 벌써 났을 것.

 

 

프랑스인에게 있어 와인은 식생활과 떼어 놓을 수 없는 문화의 중요한 한 자락이다. 식전에는 가벼운 로제 한 잔, 식사 중에는 그 날의 메뉴에 따라 레드 혹은 화이트 와인을 곁들인다. 좋은 일이 있을 때는 샴페인이 등장한다. 일상 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기 때문에 이런 와인 가격은 당연히 싸다. 너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엄청나게 비싼 와인들도 물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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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비싼 와인 1위, 리쉬부르 그랑크뤼.

한 병당 평균 12,300유로에 거래되었다. 한화로 17,835,000원에 달하는 금액.

 

 

필자, 소싯적에 한국 내 프랑스 와인 수입 관련해서 통역하고 돌아다니면서 맛나고 비싼 와인 많이도 얻어 먹고 다녔다. 한국에서 한 병에 백만 원을 호가하는 와인도 그냥 가격에만 놀라고 맛도 잘 모르고 그냥 잘 마시고 몇 병 얻어 오고 그랬다. 그 때는 통 크게 주변 친구들도 나눠주고 그랬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인터넷에서 팔아 유학비에 보탤 걸 그랬다.

 

딴지의 지면을 빌려 깨알 같은 자기자랑을 하는구나. 부러워서 그러는 거 절대 아니다.

 

여튼 보통 집에서 매일 마시는 와인은 웬만해선 한 병에 10유로를 넘지 않는다. 맛이나 가격 면에서 가장 무난하다고 필자 혼자서 생각하는 무통 카데(Mouton Cadet)의 경우, 빈티지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화이트의 평균 가격이 프랑스 내에서는 8.2유로(11,800원), 한국에서는 3~4만 원.

 

화이트 와인 하면 또 독일 아니냐. 거 별 차이도 없는 비싼 프랑스 와인 말고 독일의 라인, 마인, 모젤 지역의 와인 한번 마셔봐.

 

훗~ 감히 프랑스의 와인에 도전하는 거냐? 별 차이가 없다니 타데우스 님의 혓바닥은 독일의 돌빵에 너무 단련되어 프랑스의 섬세한 와인을 받아들이기엔 너무 투박해졌나 보다. 게다가 와인이 발달한 프랑스는 꼬냑도 있다. 너덜은 이런거 없잖아.

 

쳇.. 슈납스라고 들어는 봤능가?

 

쿠엥트로(Cointreau)라고 오렌지 술 마셔봤나?

 

예거마이스터….

 

샴페인~

 

잠깐 우리 지금 유학비 얘기 하던 거 아니었음?

 

응?

 

 

Chapter 2. 교통비

 


하하 여기서 다시 한번 프랑스의 콧대를 발리킥으로 날려줄 수 있다니 기분이 좋구나.

 

이미 1편의 학비 부분에 적은 것처럼 독일은 대학생의 교통비가 학비에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학생증을 보여주면 버스 지하철 기차를 최소한 자신의 도시 최대 자신이 살고 있는 주 내에서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각 주 혹은 도시 별로 이 가격도 차이가 있지만, 이미 학비에 포함하여 냈기 때문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찬양하라!

 

그 나이에도 학생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엄청난 할인을 받고 있다니… 진심으로 부럽다. 좋겠다. 이건 절대로 일말의 비아냥도 들어가 있지 않음을 밝힌다. 그리고 사실 독일은 학비에 포함되어 있다며 구구절절 썰을 풀지 않아도 되는 것이 더욱이나 부럽다.

 

젠장.

 

밀려오는 귀차니즘에도 불구하고 너들을 위해 이 필자, 살신성인하는 곧고 바른 마음가짐으로 프랑스의 교통비에 대해 몇 자 적겠다. 우선 지역에 따라 교통비 다르다. 따라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파리의 대중교통만 두고 이야기 해 보고자 한다. 티켓을 끊어 다닐 수도 있기는 하나 여기서는 유학생을 염두에 두고 있으므로 티켓 얘기는 안 할란다. 그냥 대강 한 번에 2유로(3천 원) 정도 하는 것 같다. 독일은 교통비 아예 쓰지도 않는데 나도 귀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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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지역의 교통카드, 나비고.

사진과 이름이 붙어 있어 다른 사람은 못 쓴다.

 

 

한국의 교통카드가 환승 할인은 있으나 내가 타고 돌아다니는 만큼 돈을 내야 한다면 프랑스의 교통카드는 정액제다. 일주일, 한 달, 일 년 단위로 충전할 수 있는데 당연히 후자가 가장 싸게 먹힌다. 또한 자신이 다니는 곳의 교통존을 선택하여 충전하면 된다. 예를 들어 필자처럼 파리 시내에 사는 경우에는 1-2존용으로 충전하면 되겠다. 좋은 점은 이걸 한 번 충전해 두면 하루 종일 지하철이나 버스만 타고 돌아다녀도 붙는 추가요금이 없다는 것과, 주말이 되면 이 교통존 개념이 사라져 추가요금 없이 아무 데나 돌아다닐 수 있다는 것 정도 되겠다.

 

나이가 많아 교통비 학생 할인을 못 받는 필자가 한 달에 교통카드 충전으로 내는 돈은 2014년 2월 현재 67.1유로(9만 7천300원). 작년에는 65.1유로였는데 이것들이 2유로씩이나 별 말도 없이 그냥 올렸다. 아주 매년 1월 1일은 무료로 애용하게 해 주고서는 참 연례행사로 잘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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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지역의 교통존

 

이것은 파리 지도가 아니다. 이른바 일 드 프랑스(Ile de France)라고 파리를 포함하는 지역.

지도에 적혀있는 숫자는 각 지역이 몇 존에 해당하는지를 보여준다. 

파리는 1존, 파리 근처의 교외 지역은 2존, 파리에서 점차 멀어져 갈수록 

그 숫자가 올라가고 당연히 멀리 갈수록 가격이 높아진다.

 


엄청난 돈은 아니지만 충분히 부담이 될 수 있는 가격이기에 사실 보면 돈 안 내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파리지앵들, 꽤 많다. 검표원한테 걸리고 아니고는 사실 복불복이기도 하고 안 걸리면 장땡이니까. 사실 특별한 때를 제외하고는 검표원이 그리 많지는 않다. 하지만 그러다 보니 필자처럼 꼬박꼬박 교통카드 충전해 다니는 사람들은 피해를 꽤 입는다.

 

카드를 대거나 티켓을 넣지 않는 이상에는 입구를 뛰어 넘을 수밖에 없는 바, 가끔… 아니 꽤 자주 정상적으로 지하철역에 들어가는 사람 뒤에 딱 붙어 함께 무임승차를 하는 것들이 꼭 있다. 내가 여성이라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내 뒤에 몸을 밀착하여 거친 숨소리를 머리카락에 뿜어내는 것들은 꼭 남자시키더라. 처음에는 놀라서 막 소리도 지르고 했는데 지금은 기분은 나쁘지만 니 인생이 불쌍하다 그러고 만다. 그렇다고 서울 지하철 2호선에서 날 만지는 변태는 아니잖아.

 

좋은 거 알려줘서 땡큐~

 

아니 이 냥반이 정말 되게 외로운가 보다. 독일에 있는 딴지 애독자들은 타데우스 님하 좀 구제해 달라. 이 필자는 다만 바램이 있다면… 무임승차 시도해도 좋으니까 몰래 뒤에 붙어 들어오지 말고 걍 입장 좀 같이 하자고 물어봐 줬으면 좋겠다.

 

그러고 보면 파리의 지하철을 이용해 본 결과 개찰구 바로 옆에 직원이 떡하니 표를 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쌩까고 둘둘씩 짝지어 보기 민망한 자세로 지하철을 통과하는 것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던 기억이 난다. 다시 생각해 봐도 지하철 표를 끊어주는 직원이 그런 행위에 대해 말도 안하고 멀뚱히 쳐다 보고만 있다는 것이 참…….

 

표 파는 사람들은 표 파는 게 일이다. 사람들이 무임승차를 하는지 아닌지를 검사하는 것은 그들의 일이 아니다. 따라서 표 파는 직원이 거기까지 신경 쓸 필요가 없는 것. 봐라, 이게 고용창출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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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팔고 질문에만 대답해 주면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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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서 무임승차 걸러내는 것은 다른 사람이 할 일

 

 

너님이 만 26세 미만의 학생이라면 교통비 걱정은 일단 조금 접어도 된다. 독일이 한 학기에 190유로씩 1년에 380유로를 교통비로 낸다고 했던 것 같은데, 파리의 경우 1-2존 연간권이 323유로(47만 원)가량이다. 다 독일은 380유로를 내면 같은 주를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다 했으니 1-5존으로 계산하면 700유로(102만 원)로 두 배 정도 차이가 난다는 건 좌절. 다만 위에서 미리 말한 대로 주말에는 교통존 개념이 없어지니 실질적으로 내는 돈은 뭐, 독일이랑 큰 차이가 나지는 않을 수도 있겠다...라고 생각하겠다.

 

후훗… 어디 함부로 비교 하려고. 독일에서 차비라는 이름으로 학교에 내는 돈은 각 주마다 혹은 각 도시마다 많은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베를린처럼 같은 주를 전부 돌아다닐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할 경우 학기마다 184유로(26만 6,800원)을 지불하고 뮌헨처럼 도시내의 교통만 이용할 경우 59유로(8만 5,500원)을 지불한다. 즉 학생의 교통비는 각 주의 정책에 따라 다르게 책정된다는 ‘지 멋대로 하는 지방자치 스톼일’ 이라 해두자.

 

아직 독일을 안 와본 예비 유학생 혹은 관광객을 위해 필자도 독일의 대중교통 시스템에 대해서 슬며시 한 발 걸치고 가볼까 한다. 일단 독일에는 그 흔한 개찰구가 없다. 지하철을 탈 때에도 버스를 탈 때에도 그냥 뚜벅 뚜벅 걸어가서 타면 된다. 표는 당연히 끊어야 하지만 굳이 차표를 무식하게 큰 도르레가 달린 기계에 넣거나 검사를 받고 탈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지하철 입구도 그냥 지나가고 버스 역시 뒷문으로 타도 된다. 그럼 표를 안 끊고 그냥 막 타는 사람이 많을 거 아니냐. 그래서 가끔 표를 검사하는 사람들이 지하철 내부에서 ‘표 보여주세요’하며 검사를 한다. 물론 이 사람들도 자주 보이지는 않지만 너님이 표를 안 끊은 날은 꼭 검사를 한다는 점을 기억해라. 게다가 지하철 문이 닫히기 전까지 일반 승객으로 위장하고 있으니 ‘눈치를 보다가 유니폼을 입은 사람만 피하면 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은 결과적으로 너님의 지갑만 가볍게 할 뿐이다.

 

무임승차를 했을 경우 40유로(약 6만원)의 벌금을 물게 되니 ‘검사하는 사람이 없네’라며 그냥 탔다가는 좋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니 차 표는 꼭 끊는 게 좋다. 괜히 영어도 독일어도 못 하는 척 해봐야 씨알도 안 먹힌다. 실제로 표 검사없이 지하철을 이용하는 독일의 경우 검표원이 들이닥쳐 검사를 해도 무임승차로 걸리는 사람은 별로 없다. 이게 뭐 선진국의 시민의식이라는 식의 오바할 필요는 없다. 그만큼 표 검사를 자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니 말이다.

 

참고로 프랑스의 무임승차 벌금은 45유로(6만 5천 원). 하지만 독일과 달리 누구한테 걸리느냐에 따라 다르긴 한데 영어도 프랑스어도 못 하는 척 하면 대개는 먹힌다. 독일은 참으로 인간미 없기도 하다. 살다보면 그럴 수도 있지 뭘 그리 팍팍하게 하나 하나 다 꼬투리 잡고 그러나. 피곤해서 살기 참 힘들겠다.

 

실제로 눈 멀뚱멀뚱 뜨고 한국어로 솰라솰라 했더니 넘어갔다는 이야기 많이 들었다. 아니면 죽어라 뛰어서 지하철역 출구 밖으로 도망가라. 표 버렸다 하면 갸들도 할 말 없다. 그리고 요즘에는 검표원이 어디에 있다 이런 것도 막 트위터 이런 데에 다 있고 해서 웬만하면 잘 안 걸린다.

 

10년 전 필자가 딱 한 번 무임승차를 한 적이 있었는데, 검표원이 들어오는 거라. 어린 마음에 심장이 쫄깃해 지고 박동수가 증가하기 시작하는데 천만다행으로 내 바로 앞에 있던 여자가 도망을 가더라. 모든 검표원이 일제히 그 여자를 향해 전력질주했고 그 덕분에 나는 무사히 상황을 모면할 수 있었다.

 

설마 딱 한 번이라고? 데헷?

 

역시 호랑이한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사는 거다. 그리고 딱 한 번 맞...을 거다. 기억이 안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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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끝내기 좀 아쉬우니 기차비 이야기를 잠깐만 해 보겠다. 한국과 비교해 프랑스의 기차비, 비싸다. 예를 들어 파리에서 리용까지 TGV 2등석을 타고 간다 치자. 날마다, 또한 시간마다 가격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대강 70유로 정도 나온다. 십만 원이 넘는 가격이다. 하지만 만 27세까지는 최고 6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가까운 기차역에 증명사진과 신분증을 들고 가면 일 년에 50유로를 내면 카드를 만들어 준다. 카드 없이도 만 25세까지는 반값.

 

정말이지 나이 먹어 여전히 학생인 필자는 서럽다.

 

나이 먹어 서러우면 독일로 와라. ^^

 

독일철도에 대해서는 이미 이전 어딘가에 한번 써 놨으므로 스킵하도록 하겠다. 다만 프랑스와 마찬가지로 할인 혜택이 있는 연간기차카드는 나이와 상관없이 만들 수 있다. 왜 프랑스는 맨날 나이로 사람을 차별하고 그러냐! 서럽게 ..

 

아무튼 많은 학생들이 비싼 기차가 아닌 카풀을 이용하고 있다. 범죄가 별로 없고(?) 서로 서로 믿는 신용사회(?)인 독일에선 모르는 사람과 함께 차를 타고 여행을 해 보는 것도 좋은 경험!

 



그래서 늬들이 말하는 유학비가 얼만데?


 

 

드디어 프랑스와 독일의 유학비 시리즈를 마무리 할 때가 왔다. 교통비 얘기하다가 손가락에 관절염이 걸릴 지경이므로 잠시 바통을 타데우스님께로 넘겨 본다.

 

레이디 퍼스트는 또 어디다 갖다 팔아 먹었나. 처음 마음가짐 그대로 프랑스부터 함 풀어봐라.

 

아 정말 레이디로서의 삶은 너무나 피곤하다. 하지만 경로우대사상을 최대한 발휘하여 마무리까지 엘레건트하게 본인이 시작해 보도록 하겠다.

 


1. 프랑스

 


프랑스전국학생연합(UNEF, L'Union Nationale des Etudiants de France)에 따르면 2013년, 장학금 못 받는 주제에 파리 시내에 살기까지 하는 석사과정생 한 달 지출금액이 평균 1,293유로(187만 원)이라 한다. 여기서 주택보조금 230유로 가량이 빠지면 실질적으로 나가는 돈은 한 달에 1,063유로.(154만 원) 물론 이 중 절반 이상은 주거비로 줄줄 새 나간다. 지방에 있는 대학생들도 있고 기숙사에 사는 이들도 있으니 주거비(400~700유로)를 제외한 한 달 생활비는 대강 300~500유로 정도라고 생각하면 얼추 맞을 것 같다. 물론 생활비 중에서는 식비의 비중이 가장 크다.

 

이걸 기준으로 이제껏 살펴본 학비와 주거비, 생활비를 내 보면 일 년에 들어가는 유학비가 얼추 나온다. 대강 한국 돈으로 총 1천7백만 원 정도가 든다. 물론 여기에는 살 곳을 구하는 데에 드는 각종 고생과 수고, 체류증을 얻기 위해 겪어야 할 온갖 고난과 수모, 타국에서 겪게 되는 불안함과 외로움, 그리고 그에 따라 가끔 수반되는 우울함 등은 계산되어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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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1년 유학비는 얼추 이 정도다.

 

 

2. 독일

 

 

사회학에서 낸 통계자료를 보자면 독일 대학생 1인당 들어가는 돈은 매달 평균 570유로(82만 6500원)에서 최대 1000유로(145만 원)라고 한다. 그래 넉넉하게 최대치로 계산해 보기로 하자. 가장 비싼 뮌헨이나 쾰른에서 치대에 다니고 스스로 자동차를 끌고 기숙사가 아닌 혼자 사는 원룸에서 넉넉하게 옷도 사 입고 음식에도 신경 쓰고 살다 보면 저 정도가 나온다고 한다. 그렇게 했을 때 매달 지출이 150만 원가량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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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1년 유학비는 얼추 이 정도다.

 

 

그래서 독일에서 1년동안 공부하는 데에 들어가는 돈은 대략 천사백만 원 정도 된다.

 

더하여, 생활비 세부 항목까지 살펴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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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최저 생활비와 최대 생활비의 각 항목은 더 높아질 수도 혹은 아주 드물게 더 낮아 질 수 있다

 


3. 한국

 

 

대미는 한국으로 장식하고자 한다. 알바천국에 따르면 아래 표와 같은 결과가 나온다. 또한 이 생활비 조사에서 나타난 또 하나의 특징은 뚜렷한 양극화 현상이라고 한다. 그러니 너들의 대학생활을 떠올리며 대략 그러려니 하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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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학생이 1년에 평균적으로 쓰는 돈은 천육백만 원가량.

 

 

위 항목에서 의문이 드는 것이 생활비 항목이다. 외식비를 제외하면 그리 싸지 않은 한국에서의 삶이 생활비가 유럽에 비해 적게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대학생들이 아껴 살고 있다는 이야기 되겠다. 그러니 대학생들이 흥청망청 돈을 쓴다느니 하는 태클 걸기 없기!

 

자, 이제 1년에 한국과 프랑스, 독일 세 나라에서 공부하는 데에 드는 돈을 함 비교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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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프독 대학생 1인당 연간 총 지출

 


그래프의 숫자가 너무 높아 눈이 돌아갈 지경이다. 그래, 우린 스팩을 위해 저런 돈을 내가며 부모님 등골의 골수까지 쪽쪽 빨아먹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한국이 연평균 소득 면에서 프랑스와 독일의 절반보다 조금 더 나은 정도임에도 불구하고 고등교육에 드는 비용이 비등비등하다는 사실.

 

문제는 더 이상 소득 수준이 아니다. 바로 의식 수준이 문제다.

 

 


진짜 나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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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장장 세 편에 걸쳐서 프랑스, 독일 그리고 한국의 대학 생활 전반에 관해 ‘갱제’적인 관점에서 디벼 보았다. 살펴본 것처럼 프랑스와 독일 뿐 아니라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이 대학생들에겐 엄청난 혜택을 주어가며 이 사회의 초년생인 그들을 짓밟히지 않고 살아가도록 경제적으로 도와준다. 게다가 여러 분야에서 생활비도 한국에 비해 싼 맛이 있다. 플러스 대학생만 누릴 수 있는 드럽게 많은 혜택까지.

 

우리 한국에선 간단하게 한마디 한다.

 

“그럼 열심히 공부해서 장학금 받음 되잖음?”

 

아싸 ~ 참 아스트랄 하구나.

 

실제로 대학생의 연간 총 지출 중 등록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크다는 것을 살펴본 바 등록금 얘기 좀 하자. 반값등록금 이슈가 어딘가로 쏙 들어가 버린 지금 어찌 보면 죽은 자식 고추 만지는 거나 다름 없는 얘기일 지는 모르겠으나 말 나온 김에 좀 해 보자.

 

사실 따지고 보면 대학의 등록금을 부담하는 것은 거의 부모. 가정 형편이 어려운 경우 자식들은 은행에 빚을 지며 사회생활을 시작도 하기 전에 빚쟁이가 되는 것이다. 그런 연유로 부모들은 자식들에게 또 미안해 해야 하고….

 

이거 너무 불공평하다.

 

그런데 부모들은 불만을 토로하지 않는다. 아파트 값 떨어진다고 싸우는 거의 반의 반만이라도 화내주면 과연 대학의 등록금이 지금 이 지경까지 왔을까?

 

대학 등록금 혹은 대학생들의 경제적인 삶 대부분은 부모에 의해 좌지우지된다. 그런 부모들은 저 높은 금액을 온 몸으로 감당한다. 그러면서 그동안 자식을 위해 충분한 경제적 준비를 못한 스스로를 자책한다. 정말 자식들에게 부모로부터 뭘 배우라고 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지금의 30대 40대 50대가 다음 세대를 위해 싸우지 않으면 그 고통은 다시 나에게도 내 자식에게 돌아오는 것 아니냐 .. 어차피 인생 돌고 도는 건데…

 

그러다 보니 많은 부모들이 자식의 유학을 생각한다. 특히 유럽은 지들이 세금 내서 남의 나라 애들까지 교육 시켜 준다고 하니 더 매력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실제로 하나 하나 따져 보면 유럽의 경우 한국에서 대학 생활하는 것보다 돈이 훨씬 더 많이 나가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식민지 시기부터 시작하여 한국전쟁을 거치며 점점 강화된 친미적 사회 분위기는 학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우울증에 탈모까지 와 가며 차마 말로 하지 못하는 고생을 해서 한국에 돌아와도 미국파가 아닌 이상 외면당하는 박사들도 셀 수 없이 많다.

 

그러니 유학 보낸다고 금의환향할 거라는 것은 그저 너들의 환상에 다름 아니라는 말씀.

 

그니까 결국 한국의 등록금이나 깎으라고 시위하는 게 더 빠르단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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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학을 오겠다고? 그럼 어서와 방가워~

 

 

 

 


참   고

 

http://fr.wikipedia.org/wiki/Hypermarch%C3%A9#Les_hypermarch.C3.A9s_en_France

http://www.carrefour.fr/magasin

http://www.levesinet.fr/le_vesinet/menu_haut/le_vesinet_pratique/marches_et_brocantes

http://stats.oecd.org/Index.aspx?DataSetCode=MIN2AVE&Lang=fr

http://www.transilien.com/static/tarifs/imagine-r

http://unef.fr/wp-content/uploads/2013/08/Co%C3%BBt-de-la-vie-%C3%A9tudiante-20131.pdf

http://www.quiestlemoinscher.com/

http://www.journaldunet.com/patrimoine/art-de-vivre/vin-le-plus-cher-du-monde.shtml

http://www.kajawine.kr/shop/item.php?it_id=1231899089

http://avis-vin.lefigaro.fr/vins-champagne/bordeaux/medoc/bordeaux/d30304-mouton-cadet

http://www.insee.fr/

 

http://www.zeit.de/video/2014-02/3139716593001/betonklotz-frankfurter-universitaetsturm-gesprengt

http://de.wikipedia.org/wiki/Aldi

http://www.e-politik.de/lesen/artikel/2006/warum-aldi-und-co-so-billig-sind/

http://kiaora-newzealand-2012.blogspot.de/2012_11_01_archive.html

http://www.studis-online.de/StudInfo/Studienfinanzierung/kosten.php

http://www.kpi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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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너 언론 분석 특집 관련기사>


[알고나 까자 - 언론과의 싸움(독일) <1>]

[알고나 까자 - 언론과의 싸움(독일) <2>]

[프랑스 언론의 스펙트럼 <1>]

[프랑스 언론의 스펙트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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