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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하는 BL 상식


BL(Boys Love)

남자와 남자가 사랑하는 이야기, 를 담은 만화(애니), 소설, 게임, 드라마CD 등을 아울러 이르는 말.


공(功)

성관계 등에서 ‘공격’을 하는 역할


수(受)
공의 반대말. ‘수비’ 역할


커플링(Couple-ling)
공과 수를 한 번에 나타내는 관계식(?). 공을 왼쪽에, 수를 오른쪽에 놓고 그 사이에 곱하기를 넣는다(조로X상디). 반대로 쓰면 ‘리버스(공과 수가 바뀌는 것)’가 되므로 주의할 것. 세상에 리버스가 가능한 것은 강백호와 서태웅 빼곤 없으니 연 끊기기 싫으면 상대방의 취향에 반하는 행동은 하지 않도록 한다.


썸넬.jpe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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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로 일본어를 배우겠다, 는 대담무쌍함에 숨겨진 맹점을 덮는다고 덮었는데 대단히 많은 사람이 눈치 챈 모양이다. 혹시 일본어는 거들 뿐이고 근무시간에 합법적으로 BL을 보려고 수작을 피우는 거 아니냐는 지탄을 좀 받았다. ...이거 참 사람들의 눈치가 우디르급이라는 걸 알게 된 좋은 기회였다.


오덕의 기본 덕목은 친구가 없고 사람들로 하여금 나를 피하게 만드는 것이라 아무리 내가 근무시간에 BL을 본다해도 “너 뭐하는 짓이냐”고 묻지 않겠지만, 아니 그보다 나랑 말하고 싶어 하지 않아 하지만...


아, 암튼 아무도 놀라울 만큼 관심을 주지 않았지만 최대한 합법적인 월급 노략질을 위해 결심했다. 엄청난 공부변명, 아, 아니 공부계획서를 만들기로 했다. 조별과제 할 때 가장 말 많은 놈이 가장 아무 일도 안 하듯 엄청난 선빵으로 질리게 하기...?


일본챙.jpg  BL 볼 때만 세상 진지한 사람



고심 끝에 JPT 문제를 해체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1편(링크)에서 장황하게 늘어놓았던 ‘BL로 일본어 공부하기’를 줄이자면 이렇다.


① 번역 안 된, 날 것의 일본BL로 일본어를 읽고 듣는다.

- 공부가 되겠지?


② 일본어가 늘었는지 어쨌는지는 JPT 시험으로 판단한다.


③ 공부 시작 전 JPT 점수는 595점으로, ‘중급’ 수준.

- 객관식에 특화된 한국형 시험쟁이라 점수가 뻥튀기되었다.


왜 '일본어가 늘었는지 어쨌는지'를 JPT로 평가하는 지에 대해선 크게 설명하지 않겠다. JPT는 매달 있는데 반해 JLPT(일본어능력자격시험)은 1년에 두 번 밖에 없고, 그걸 두고 도박을 할 순 없었다고 밖엔...


암튼 JPT 공부를 하기로 한 거 어떻게 구성되어있는지부터 알아보기로 하겠읍니다(침착). 문제 형태나 구성이 토익과 아주 유사하기 때문에(JPT와 토익 둘 다 주최사가 YBM) '토익 공부해봤음 다 아는 문제'라고 퉁치고 넘어갈까 했는데, 세상엔 토익 한 번 봐보지 않은 사람도 있다고 한다(!). 1X학번으로선 매우 유감


JPT는 청해(듣기)와 독해로 나뉘어 있으며, 각각 4개의 파트(문제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청해

45분, 495점(만점), 100문제
Part 1. 사진묘사 / Part 2. 질의응답 / Part 3. 회화문 / Part 4. 설명문


독해

50분, 495점(만점), 100문제
Part 5. 정답찾기 / Part 6. 오문정정 / Part 7. 공란메우기 / Part 8. 독해


총 95분, 990점(만점), 200문제


이렇게만 설명하면 JPT의 'J'도 알지 못할 테니 예시문제를 준비했다. 저작권 문제로 인해 임의로 만든 문제들이니 이렇게 시험이 나올 거라는 무서운 상상은 집어넣으셔도 된다. 




1) 청해(듣기)


Part 1. 사진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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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シャワーを浴びている (샤워를 하고 있다)
(B) 服を洗濯している (옷을 세탁하고 있다)
(C) お尻にあいさつをしている (엉덩이에 인사를 하고 있다)
(D) 手を洗っている (손을 씻고 있다)


시험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사진묘사' 파트다. 들려주는 4개의 문장 중 그림과 가장 어울리는 것을 고르면 된다. 사람이 나오는 문제에선 '하고 있다'라는 현재진행형을 사용하니 유의하자. 위의 문제도 나름 손을 씻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습니까...?


혹시나 해서 말하지만 남자가 왜 손을 씻고 있는지는 묻지 않는 게 좋겠다. 왠지 한 사람이 더 있는 것 같다는 느낌도 집어넣자. 절대 회색 머리 남자(회사 선배. 수)가 검은 머리 남자(후배. 공)에게 화장실에서 몸으로 위로 받고 난 뒤 "미안하다, 오늘 일은 제발 잊어줘"라고 하는 장면은 아니다. 절대 엘리트인데다 테스토스테론 뿜뿜이지만, 밤엔 남자 없음 못 사는 수가 "아픈 쪽이 좋다"고 하거나 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Part 2. 질의응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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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じゃあ, これから部屋に行ってもいいかな...
그럼, 지금부터 방에 가도 될까나...


(A) 水着を着て来ればOKだよ (수영복을 입고 온다면 좋아)
(B) お, 俺, テストあるから... (나, 시험 있으니까... (무리다))
(C) 必ず実現させたい (반드시 실현시키고 싶어)
(D) あのホテルで待ってるの? (그 호텔에서 기다리고 있어?)


파트2는 들려준 문장에 대한 답으로 가장 올바른 문장을 고르시오, 라는 유형으로 토익의 파트2와 매우 유사하다(파트1도 토익 판박이지만). 가끔 문제를 꼬려고 문장만 보면 오답이지만 말투나 뉘앙스로 정답을 만들기도 한다. 예시문제도 뉘앙스를 감안해야 (B)가 정답이란 걸 알 수 있다(수영복을 입고 온다면 정답으로 처리하겠다).


EX)

Q: 네가 좋아. 너는 어때?


(A) 재산은 많이 모아두었어

(B) 내가 신장이 좀 필요한데 너는 술담배를 하지 않지

(C) 엉덩이로 가는 놈 따위...

(D) 수갑 쪽이 좋아


여기서도 답은 (C)로, 글자로만 보면 답과 거리가 멀어보이지만 뉘앙스로 따져서 정답이다. 엉덩이로 가는 놈 따위 싫지만 '왠지 너는 좋다'던가 '그럼에도 너에게 끌리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어'등 뒤에 말이 생략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유추해서 답을 찾아야 하는 경우도 있어 만만한 파트는 아니다.


난이도와 별개로 문제 패턴이 단조롭기 때문에 뒤로 갈수록 눈이 감기는 파트이기도 하다(난이도는 오르는데 말이지). 토익이든 JPT든 이 파트에서 한 번도 안 졸아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졸아본 사람은 없다...!


Part 3. 회화문


팟3.jpg


男1: 本気だってわかってもらいました? (진심이란 거 알아주신 거죠?)
男2: わかった. だから誰がくるかわかんね場所ではやめろ. 見られて困るのはそっちなんだからな.
(알겠어. 그러니까 누가 올지 모르는 장소에서는 하지마. 보여지면 곤란한 건 그쪽이니까.)
男1: 優しいんですね. やっぱりあなたは素敵な人だ.
(다정하시네요. 역시 당신은 멋진 사람이에요.)


Q: 二番目の男の人は何を要求していますか.
(두번째 남자는 무엇을 요구하고 있습니까)


(A) 今すぐ家に帰ること (지금 당장 집에 가는 것)
(B) 相手を料理すること (상대방을 요리하는 것)
(C) 顔から汗が流れること (얼굴에서 땀이 흐르는 것)
(D) こんな所では触れないこと (이런 장소에서는 만지지 않는 것)


역시 토익의 파트3과 유사하다. 다만 대화 하나에 문제가 세 개씩 딸린 토익과 달리 친절하게도 대화 하나에 문제도 하나다. 모든 수준을 사람을 아우르는 시험이다 보니 난이도는 가면 갈수록 불친절 그 자체지만 말이다(속담이나 관용어 같은 게 나오면 주먹으로 책상을 내리치고 싶어지는 것이다).


내 기준 파트2보단 쉽지만(적어도 잠은 안 오니까), 전통적으로 함정이 많이 나오는 파트라 대화를 한 번 놓치면 미끄러지기가 쉽다. 팁을 주자면 대화에서 나온 단어가 선택지에서 그대로 들린다면 93.4% 오답이다(파트2도 해당). 대화에서 "나 어제 하얀색 수영복 샀어"라는 말이 나온다고 하면, 선택지에선 "하얀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이 좋아" "수영복 가게 점원하고 사귄다"와 같이 오답을 판다. (비슷하게 들리는 단어를 써서(ex) 과자-가장 함정을 파기도 한다)


반면 대화문과 정답인 선택지 (D)에선 '장소'라는 뜻으로 각각 '場所(바쇼)'와 '所(도코로)'를 썼다. 이처럼 같은 뜻이라고 해도 일부러 다른 단어를 쓰니 아무쪼록 한 문장도 놓치지 않게 처음부터 끝까지 대화를 잘 듣는 게 좋겠다. 그러니까 그걸 어떻게 듣는 거냐고 묻는다면, 사과하겠다. 나도 잘 모른다. 얏빠리 우주의 힘을 빌리는 수밖엔...


Part 4. 설명문


독해의 "Part 8. 독해"와 매우 유사하기 때문에 (듣기와 읽기의 차이일 뿐) 밑에서 다루겠다. 문제 만드는 게 힘들어서 그런 건 맞구...



2) 독해


Part 5. 정답찾기


어휘능력을 보는 파트다. 단어는 무궁무진하기에 찍신+운이 들려야 풀 수 있다. 하여 JLPT 시험에선 전적으로 운에 맡긴다. 나만 그럴 수도 있구?


해당 파트만 유형이 세네 가지지만, 가장 많이 나오는 두 가지만 다루겠다.


- 한자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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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先輩がえっちな人だってバレちゃいますね.
선배가 엣치-한 사람이란 거 들켜 버리겠네요.


(A) せんぱい (센빠이)
(B) せっくす (섹쿠스)
(C) かんぱい (간빠이)
(D) せんべい (센베이)


독해 파트에서 처음 만나는 문제로, 예시처럼 줄 친 부분의 한자를 읽거나, 반대로 '이 히라가나를 한자로 뭐라고 쓸까요?'를 맞춰야 할 때도 있다. 참고로 '선배'는 '센빠이'라고 읽으며(고로 답은 (A)), '엣치-한 선배'는 파트1 예시문제에서 만났던 그 선배입니다.
*엣치(エッチ): 음란하거나 야하다는 뜻(형용사처럼 쓸 경우) / 섹스 그 자체를 뜻하기도(명사로 쓸 때)


-같은 뜻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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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え, 座隣だけじゃなくて部屋も同室なの?!
(옆자리일 뿐만 아니라 방도 똑같잖아?!)


(A) 悲しくて離れてしまうね (슬프게도 떨어져버리네)
(B) これからは部屋でもできるじゃん! (이제부터는 방에서도 할 수 있어)
(C) それはよかった. 仲良くしよう (그거 잘됐다. 사이좋게 지내자)
(D) いつか机の上でやるか (조만간 책상 위에서 할까)


파트2에서 '대답을 어떻게 해야 하냐'라고 물었다면 여기선 '내가 뭐라고 말했게'를 묻는다. 답은 (B)로, (B)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해도 나에게 돌을 던져선 안 된다. 원래 골골대는 타입이겠다, 한 번 드러누운 것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배상금을 요구할 것이라고 나는 예고했다.


혹시 (D)가 아니냐고 묻는다면, 배운 사람이다.


Part 6. 오문정정


조금 귀찮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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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先輩, どう(A)してほしい(B)かちゃんと言(C)てくだ(D)さい


'오문정정'은 말 그대로 문장 중 틀린 부분을 정정하는 파트로, 선택지 중 문법적으로 틀린 부분을 찾는 것이다. 여기선 '言て'가 아니라 '言って'라고 써야 하므로 (C)가 틀렸다.

*원형인 言う(이우, 말하다)의 'て형'은 '言って'이므로


先輩, どうしてほしいかちゃんと言ってください.
선배, (내가)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는지 제대로 말해주세요.


이게 완벽한 문장으로, 이상하게 들린다면 정말정말 나쁜 사람이니 상종하지 않겠다. 선배한테 원하는 걸 제대로 말하라고 요구할 수도 있어야 완벽한 선후배 간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궁금해할 사람이 있을 것 같아 말하는데 이 선배도 예의 그 선배가 맞다. '이것으로(이것이 무엇인지는 불문에 부치겠다) 메챠쿠챠(엉망)가 되어버리는' 걸 기대하는 그 선배가 맞는 것이다('가장 깊은 곳까지 너의 것을 갖고 싶다'고도 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나쁘게 들으면 불손한 사람이다. 는 나야나


Part 7. 공란메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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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逃げないでこっち(______)


(A) 逃げないでこっち(向いて) (도망치지 말고 여기 봐)
(B) 逃げないでこっち(遊んで) (도망치지 말고 여기 놀아)
(C) 逃げないでこっち(入れて) (도망치지 말고 여기 넣어)
(D) 逃げないでこっち(脱いで) (도망치지 말고 여기 벗어)


시험 짬밥 좀 먹은 사람은 알겠지만 비어 있는 부분에 가장 알맞은 단어를 넣는 문제다. 예시문제는 동사 부분에 구멍이 뚫려있지만, 실제에선 형용사, 명사, 부사, 접속사 등 출제자 마음대로 뚫는다. 토익에도 비슷한 문제가 있었던 것 같은데 여기서 독해점수를 왕창 까먹었던지라 가볍게 모른 척 하겠다.


정답은 (A)로, 굳이 설명하자면 침대 위에서 공이 수한테 고백하는 상황인데(둘 다 옷은 입고 있다), 수가 안 듣고 도망가려고 하니까(침대 위에서) 공이 도망가지 말라고 하고 있다. 코너에 몰린 수는... 여기서부턴 언젠간 쓸 BL웹소설에서 보여드리겠다. 무조건 연하공으로 진짜 언젠간 쓸 거다.


'(C)入れて(넣어)'도 충분히 말이 되고 매력적인 문장이지만, 화자가 공이 아닌 수가 되어버리기 때문에 정답일 수가 없다. 몇 번이고 말하지만 신은 리버스를 멸하신다. 과감하게 오답처리하도록 한다. (리얼리티가 부족해서도 탈락이다. (C)와 같은 상황에선 좀 더 다급하지 않겠냐고)


Part 8. 독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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真木信二(まきしんじ. 32), この歳にしてようやく... 

初めての恋人ができました! やったー!

初恋人の佐山(さやま)は二十歳の現役大学生で

なんと12歳も年下である. 更に言うと超ノンケである. 

なのに, 会ったその日から謎の猛アピールをしてきた. 

佐山曰く'初めて一目惚れ'したらしい. 

佐山の顔はジャニ系でモロタイプだし, 俺年下好きだし, 

人懐こくて素直で (①_____)彼氏くんだ.

でも! 佐山とのお付き合いには3つの問題がある.


마키 신지(32), 이 나이에 겨우... 첫 연인이 생겼습니다! 해냈다-!

첫 연인인 사야마는 20살의 현역 대학생이고 무려 12살이나 연하다. 덧붙여 말하면 완전 논케(게이가 아닌 사람. 스트레이트)이다. 그럼에도 만났던 그 날부터 의문의 맹어필을 해왔다. 사야마에 따르면 '첫눈에 반했다'는 것 같다.

사야마의 얼굴은 쟈니스(일본의 아이돌 소속사) 계열이라 조온나 타입이지, 나 연하 좋아하지, (사야마는) 붙임성 좋고 순수해서 ____ 남자친구다.

하지만! 사야마와 사귀는데 있어 3개의 문제가 있다.



Q1. 真木信二はどんな人ですか? (마키 신지는 어떤 사람입니까?)


(A) ゲイダーが優れてる人 (게이더가 뛰어난 사람) 
*게이더: 게이를 판별하는 능력
(B) 乳首だけでもイける人 (you-do 만으로도 갈 수 있는 사람)
(C) 水着を愛する人 (수영복을 사랑하는 사람)
(D) 初めて恋人ができた人 (처음 연인이 생긴 사람)


Q2. ①に入る最も適当な言葉はどれですか? (1에 들어갈 가장 적당한 단어는 무엇입니까?)


(A) 可愛い (귀여운)
(B) 変な性癖の (이상한 성벽을 지닌)
(C) ヤンデレの (얀데레의)
(D) ドM (무척 매저키스트)


Q3. 本文の內容に合っているものを選びなさい. (본문의 내용과 맞는 것을 고르시오)


(A) 彼氏自慢をしている (남친 자랑을 하고 있다)
(B) 問題の一つは'イキたいけどイけない'ことだ (문제 중 하나는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것이다) 
(C) 真木信二は佐山の水着姿で妄想ばかりしている (사야마의 수영복 차림으로 망상만 하고 있다)

(D) チェンタクも年下の男が好きだ (챙타쿠도 연하남이 좋다)


꼭 JPT가 아니더라도 언제 어디서든 볼 수 있는 '독해'파트로, 듣기와 읽기라는 차이 빼고는 파트4와 매우 유사하다. 보통 첫 문장은 어렵지 않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읽다가 욕으로 끝을 맺는다는 특징이 있다. 또 딸린 문제들이 본문 내용 묻기, 괄호 안에 알맞은 것 넣기, 등장인물 등 거시적인 부분과 미시적인 부분을 마구 넘나들어서 빡치게 만든다는 특징도 있다. 길이도 예시문제라서 짧을 뿐 실제로는 세 배쯤 된다(파트4는 예시 정도의 길이).


본문을 다 이해하고 풀어야지, 라고 생각하다간 시간도 점수도 잃을 수 있으므로 문제 푸는 얍시비(문단의 첫문장만 읽는다, '그러나' '그래도' 뒤만 읽는다 등)를 배우는 게 좋은데, 의외로 편법으로 쉽게 풀리는 게 약간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시간 모자랄 때 최고). 물론 나는 그런 거 모르므로 독해를 풀 땐 항상 입에 걸레를 물고 있다. 평상시에도 물고 있지 않느냐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대답하겠다.



굉장히 헛수고 같긴 하지만 JPT의 문제구성을 알려주는 것뿐 아니라 예시문제까지 만들었으니 이제는 BL을 봐도 될 타이밍같지만, 한 치 앞도 못 보는 내가 지난 편에서 헛소리를 해놨다는 걸 알았다. 


"토익의 배경이 '회사'인 것처럼, JPT 문제들의 배경이 어디인지를 유심히 봐야 한다. 일반문학도 그렇지만, BL 또한 배경이 다양하다(보통 'ㅇㅇ물'로 명명해 분류한다). (중략)


이 중 JPT에 나오는 배경과 똑같은 배경의 BL을 보는 식이다. JPT 또한 토익처럼 '회사'를 배경으로 한 문제가 많다면 리맨물을 조온나게 본다."


아... JPT 문제의 배경... 그걸 안 했네... 1도 안 건드렸네...


그러니까 JPT 문제 유형을 설명하려고 집 앞 스타벅스에서 "쟤 오타쿠 아니야;;?" 이런 눈길을 받아도 아랑곳 않고 BL만화 봐가면서 예시문제를 만든 게 다 헛수고였다 뭐 이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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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오타쿠인 걸 부정할 순 없는 것이다



시험에선 하등 쓸모없을 정량분석을 써먹어보고 싶어


놀라울 정도로 쓸데없는 짓을 하는 바람에 '선배는 엣치한 사람'이라는 것 밖에 남은 게 없는 가운데,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JPT 문제의 배경'을 파악할 차례인지도 모른다. 아니, 이미 했어야지 맞겠는 걸...


여기서 말하는 문제의 '배경'은 등장하는 장소, 인물(직업/관계), 사물, 상황을 포함한다. 대다수의 문제가 회사 얘기이긴 하지만, 회사에서도 단순한 업무부터 구조조정까지 주제가 무궁무진하다. 또 얘기하고 있는 장소는 회사인지 몰라도 주제는 다른 경우(탕비실에서 만나서 '오늘 저녁 뭐 먹을래'라고 말할 수도 있는 거고)도 있고, 회사와 전혀 관련 없는 문제도 다수 있다.


때문에 세분화해서 구분하지 않으면 리맨물(샐러리맨물)만 조온나게 볼 테고, 일본 회사에는 잘생긴 사람만 다니는 건가(BL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잘생긴 얼굴 / 큰 그것 / 재력이므로)라는 망상만 키우다가 일본에 취업해볼까 하는 헛된 꿈만 꿀 것이다. 결국 현실세계와는 지금보다 더 멀어지겠지? 하핫.


그럼 문제들에 등장하는 배경은 어떻게 판단 혹은 구별하느냐, 그리고 어떤 배경이 얼마나 나왔는지는 어떻게 아느냐, 하면 갑자기 '정량분석'이 등장한다. 정량분석은 간단하게 말해 '내용'을 수치로 환산하는 분석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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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같은 문제가 있다고 치자(대충 파트1 그림이라고 하는 것으로 하고). 여기서 배경(장소, 인물, 사물, 상황을 포함하는)이 되는 것들엔,


학교(장소), 체육시간(상황), 학생(인물 중 직업), 체육복(사물)


이 있다. 우선 이걸 적어두고 다음 그림을 보겠다. 이것도 파트1 그림이라고 하는 것으로 치는 것은 절대 귀찮아서가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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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장소), 수업시간(상황), 학생(인물 중 직업), 교복(사물)


여기선 이 정도 '배경'을 파악할 수 있는데, 방금의 체육시간 사진과 '학교' '학생' '수업시간(체육시간 포괄)'이 겹친다. 이 때,


학교(2) / 학생(2) / 수업시간(2)


등으로 등장한 횟수만큼 숫자를 매기는 것이다. 이렇게 내용(그림)을 수치(카운팅하는 것)로 환산하는 것이기 때문에 내멋대로 정량분석이라고 부르겠다. (뭔말인지 모르겠다면 그냥 스루하는 게 좋겠다. 사실 1도 중요하지 않다. 나도 빨리 BL이 보고 싶은데 변명거리가 없으니 이거저거 끌어다 쓰는 것 뿐이다. 리맨물이라고 해도 회사에서 뽀뽀하고 집에 가서 또 하고 데이트한답시고 레스토랑에서도 또 뽀뽀하는데 그게 무슨 상관이람?)


이런 식으로 시험 1회분 200개(청해+독해)의 문제에서 배경을 뽑아낸다. (JPT 측이 저작권 문제로 출제된 문제를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JPT 모의고사 문제집-정확하겐 답안지-을 기반으로 했다. 최대한 학원계를 믿자)


분류2.jpg

원래 모의고사 2회분(400문제)을 분석하려고 했었지만 BL로 JPT 공부를 하는 것보다 JPT 그 자체를 분석하게 될 거 같아서 말았다. 사실은 이걸 하다 보면 현타가 와서 도무지 2회 분을 할 수가 없었다


분류3.jpg
정량분석의 진짜 힘은 노가다에서 나온다ㅠ_ㅠ


문제지가 아닌 답안지를 열심히 보면서 200개의 문제를 분석하다보면, 놀랍진 않지만 이런 결과가 나온다.


(언급된 횟수)

3회: TV / 핸드폰 / 문 / 민감 / 한잔 / 쫑파티 / 여행 / 뒷담 / 방 / 잡화점 / 역 / 딸 / 아저씨 / 대학생
4회: 신발 / 옷 / 책상 / 아픔 / 도쿄 / 길거리 / 사장 / 부장
5회: 책 / 운동 / 계약 / 아버지
6회 이상: 위로(7) / 사무실(8) / 회사(10) / 일(12)


예상대로 회사와 관련된 것들이 압도적으로 많다아버지는 왜.... 아니, 생각보다 회사에 대한 것들이 더더 많았다. 사무실, 회사, 일, 사장, 부장...


아... 정량분석이고 뭐고 JPT도 토익이랑 비슷하니 조온나게 리맨물만 보면 된다는 결론이다. 앞에서 이런 거 BL을 보기 위한 핑계라며 1도 중요하지 않다고 했지만, 중요하지 않다고 화가 안 나는 건 아니다. 특히 노가다한 걸 생각하면 부들부들...


200개 문제 해체하고 있을 시간에 BL을 읽었다면 하버드대학교 BL학과를 졸업해서 귀축공으로 졸업논문까지 썼을 텐데 시간이 참으로 아까워서 눈물이 나고 말았다. 대체 위에 나온 저것들로 무엇을 할 수 있나. 끽해야 BL웹소설 하나 만들어내는 정도일 것이다.


동료의 전근 쫑파티로 한잔 한 뒤 도쿄의 길거리를 헤매이는데 사무실에 있어야 할 부장님이 왠 대학생 같은 놈하고 역에서 먼 으슥한 곳으로 가는 걸 봐버렸다? 아니 딸도 있는 이혼남 아저씨(라고 하지만 30대 후반~40대 초반이어야하며 매우 잘생겨야 함. 벌써 부장인 건 능력이 좋아 승진이 빠른 거임)가 뭐하는 건가 싶어서 따라가니 러브호텔 문을 열고 들어가는 게 아닌가? 다음날 회사에서 일을 하는데도 자꾸 생각이 나서 슬쩍 부장님 책상에 가서 '어제 호텔 가는 거 봤다'고 운을 띄웠는데? 책 같은 걸로 얻어맞을 각오도 하고 있었는데? 난데없이 회사의 하꼬방으로 데려가 원하는 건 다 해주겠다며 옷을...?!


이 뒤는 언젠간 쓸 BL웹소설에서 보여드리겠다. 공보다 조건 좋은 수(엘리트라던가 몸이 좋다던가)가 밤에는 민감해지는 게 요즘 BL 트렌드 중 하나이니, 트렌드도 반영해가며 열심히 쓸 것이다. 그러니까 언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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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모토 사리'의 <그의 초조함과 사랑에 관해>
약간 이런 느낌으로 생각해봤는데, 뭔가 출판해도 되겠다 싶으면 연락주십쇼


일단 리맨물BL을 열심히 보는 걸로 결론을 내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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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배틀호모로 끝을 내야 할 것 같은 압박감이 들어버리는 것을...
*배틀호모: 남자 둘이 치고 박고 싸우면서도 달달할 땐 또 끝장내주는 BL물


원래 무슨 BL을 볼 건지까지 소개하고 가려고 했지만, 이거 도무지 힘이 들어서 안 되겠다. 아무래도 창작을 너무 많이 한 탓인 것 같은데 BL로 일본어 공부하는 것보다 웹소설 작가로 데뷔하는 게 먼저일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다. 그렇게 되면 수입이 더 늘어날 테니 지금보다 더 열심히 BL을 사모으는 것으로 하겠다.

 

 

Tip. 어디 가서 BL 좀 아는 척 하기: 최근 BL 트렌드


어떤 분야에 대해 아는 척 하는 방법에는 여러 개가 있지만 그 중 하나는 '해당 업계의 트렌드에 내가 민감해'가 아닐까 싶다. 그런 느낌으로 BL 좀 아는 척 하시라고 BL 트렌드를 정리하기로 한다.


- 수가 you-do만으로 가버렷 -> 수가 덩치 큰 남자(근육계, 운동계 등)가 경우 더 잘 먹힘

- 덩치 작은 공 X 덩치 큰 수(떡대수) -> 미인공 X 대형견(같이 크고 순진한) 을매나 좋게요?

- 남자다운 / 엘리트인 그 사람 알고 보니 민감 체질


요즘 BL업계에서도 '갭모에(≒반전매력)'가 먹히는지, 겉으로 완벽한 남자(엘리트 등) 가 엄청 민감하다던가 하는, '보기만 해서는 알 수 없는' 것들이 많을수록 잘 팔린다. 중요한 건 외관만 봤을 땐 공이 수보다 작거나 약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큰 남자X큰 남자 조합이 더 인기가 많(은 것으로 보이)지만 내가 공이 수보다 더 예쁘고 작은 걸 좋아하니 그게 짱인 것으로 한다. 암튼 짱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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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야한 사람>
위에서 계속 등장한 후배(검은머리)X선배(갈색머리). 벌써 겨론이다... 벌써 백년해로다...


다른 트렌드에는,


- 여장하는 게 좋지만 남자를 안는 것도 좋아(여장공) -> 공이 긴머리 가발을 벗을 때가 묘미라능
- 남자관계 복잡한 남자애와의 즐거운 몸 장난

- 양아치 같은 애 알고보니 순정파☆


등이 있다. 별로 좋아하는 주제는 아니지만 또 있으면 보게 되는 것이 사람 마음이고, 맨날 더운 밥만 먹을 수도 없는 게 사람 입맛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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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의 러브 얼라이언스> / <못된 아이지만 사랑해>


마지막이자 꾸준히 옳은 것엔 수인물과 오메가버스가 있다.

*수인물: 동물인간과 사랑하는 얘기. 동물->사람->동물로 변하는 수인물이 있는가 하면 미녀와 야수의 야수처럼 얼굴은 동물인데 몸은 사람인 수인물도 있다.

*오메가버스: 오메가, 알파, 베타로 이루어진 세계관(버스). 성별에 상관없이 오메가면 임신할 수 있다. 알파(오메가를 임신시킬 수 있음), 오메가(임신가능), 베타(일반 사람) / 알파X오메가가 제일 많지만 알파X알파, 알파X베타, 베타X오메가 등의 조합도 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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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mnant(レムナント)> / <다녀왔어, 어서와>
‘수인(동물인간)’과 ‘오메가버스(임신이 되는 세계관)’도 꾸준히 옳은 것이다.


물론 BL is 뭔들ㅇㅇ



P.S: 제가 아직 타가메 겐고로는 조금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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