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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니 세월호였다. 어쩌다 딴지일보에 글을 쓰게 되었는지 생각해보니, 세월호의 영향이 가장 컸다. 어처구니 없이 희생당한 아이들.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은 가슴 한 켠에 점점 쌓여만 갔다. 지난 겨울. 광화문 광장에서 생각했다. 사람들이 정부의 부정부패와 국정농단을 규탄하고 있지만 자신의 조직에서도 그렇게 할까? 아니 나 자신조차 과연 그렇게 했는가?


그렇다! 라고 말하기엔 자신이 없었다. 나름대로 쓴소리 했다고는 생각하나... 결국 마지막에는 내 안위를 걱정했다. 그리고 어차피 안 될거라 생각했다.


늦었지만 바둑계 내부에 대한 비판을 했다. 그러자 몸 담고 있을 때는 비판 안 하고, 치사하게 떠난 뒤에 비판한다며 손가락질 하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자신들은 이 바닥을 떠나도 절대 내부에 총질은 않겠다며 익명 뒤에 숨어 치사하게 펜대를 놀린다고 했다.


필자를 비난하는 사람들은 결국 현직에 있으나, 은퇴하나 바둑계의 잘못된 내용을 비판하지 않겠다는 이야기다. 익명 뒤에 숨어서는 무슨 얘기인들 못 하겠냐 하는데 제발 익명 뒤에 숨어서라도 입바른 소리를 해주길 바란다. 필자가 익명을 택한 가장 큰 이유는 취재원 보호다. 이 좁은 바닥에 누가 누구랑 만나고 친한지 아는데 제보를 어떻게 하겠는가.


박근혜가 탄핵되고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며 필자의 부채의식도 조금은 가벼워졌다. 세월호의 아이들에게 빚을 조금이나마 갚은 기분이었다. 그래서 한동안 펜을 놨다. 그리고 바둑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협회라는 조직이 제대로 운영되는 곳은 몇 없지 않은가. 이렇게 차일피일 글을 미루다보니 죽돌편집장의 콜이 들어왔다.


귀찮지만 까도 내가 깐다는 심정으로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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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특이점이 왔다


2016년은 영원히 기억될 그 이름 알파고의 등장으로 인공지능 시대를 알렸다. 그리고 존 코너 급 영웅 이세돌과 바둑을 전 세계에 알리게 되었다. 이 좋은 기회에 바둑행정부의 삽질을 보면 정말 할 말이 없다. 무능한 거야 뭐 다 아니깐 넘어가고 구글이 준 돈으로 기자단 바둑대회랑 여자캐스터 바둑대회를 한 것은 도대체 누구 아이디어인지 진짜 궁금하다. 누구 아이디어인지 아시는 분은 제보 바란다.


이렇게 천년에 한 번 오는 기회를 날려버리고 2017년을 맞이했다. 2017년을 필자는 '바둑계의 특이점이 왔다'라고 표현한고 싶다. 이제껏 바둑계를 지탱하던 모든 룰이 붕괴했다. 


필자가 뽑은 2017년 바둑계 5대 사건은 아래와 같다.


1. 프로를 두 점 접는 AI 등장

2. 기전 몰살

3. 프로와 아마의 경계가 사라졌다.

4. 사분오열된 바둑계

5. 여성바둑계의 약진


그럼 시작하겠다.



1. 프로를 두 점 접는 AI 등장


알파고가 이세돌을 꺾은 후 바둑AI 개발붐이 일었다. 알파고 논문을 바탕으로 정체되었던 바둑AI들의 실력이 급상승했다. 그 중 가장 강한 것이 중국 텐센트에서 개발하는 절예라는 프로그램이다. 한큐 바둑이라는 곳에 절예가 바둑을 두고 있는데 프로기사들을 2~3점 접고 이긴다. 알파고가 연초에 60연승 한 것과는 비교도 안 되는 충격이다. 기보가 궁금하신 분들을 한큐바둑에 접속하여 절예가 둔 기보를 한 번 보시길.


이미 인간의 바둑은 알파고까지 갈 필요도 없이 그 밑선에서 깔끔하게 정리된다. 이런 사실을 어떤 매체도 쓰지 않는다. 왜 그럴까? 아마도 프로의 권위 때문일 것이다. 마치 중세 성당의 신부만이 성경을 해석하고 대중에게 얘기할 수 있듯 바둑에 관한 한, 프로가 그러한 역할을 했다. 그런데 요새 대중들은 바둑TV에서 프로들이 해설해도, 한큐에서 인공지능이 하는 해설을 보며 해설자가 잘 모르고 헛소리 한다고 한다. 더 이상 프로들은 구름 위의 존재가 아니다.


알파제로의 등장 역시 신기하나. 알파고 만큼의 충격은 아니다. 그리고 더 이상 바둑연구는 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단물만 빼먹고 나왔다. 최근에 한국기원의 정체성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사가 나왔다. 구글이 한국에는 한국 바둑고등학교에 2000만원 지원을 했다. 그런데 중국에는 수 천백배나 큰 지원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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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바둑고 지원 참고기사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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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지원 지원 참고기사 (링크)


한국에서 이세돌의 대국이 커제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임팩트도 크고, 전세계에 홍보되었는데 그 과실은 중국이 먹었다. 누구를 욕하려는 게 아니다. 정말 진지하게 궁금해서 물어보는 것이다. 중국이 구글한테 바둑사업 지원받을 동안 한국기원 운영진은 대체 뭘 했는가? 아시는 분은 답변 부탁드린다.



2. 기전 몰살


2017년 공식기전은 2개 남았다. GS칼텍스 배와 KBS 바둑왕전이다. KBS 바둑왕전은 속기전에 규모도 작으니 실질적인 공식기전은 GS칼텍스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 첫 공식기전이 12월에 열렸다. 말 다했다. 60회를 맞이하는 국수전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열리지 않았다. 가장 상징적인 대회인 국수전이 안 열렸으니 할 말이 없다. 왜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가.


이런 와중에 한국기원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희망퇴직을 신청받는 것이다. 기원 직원들은 충격을 받았다. 한국기원의 규모에 비해 직원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기사들도 많다.


올해 5판도 못 둔 기사들이 많다. 탑랭커들은 대국이 너무 많아 스케쥴 잡기가 힘든데 하위 기사는 차비도 못 받아간다. 한창 승부를 해야 하는 젊은 기사들보다 시니어 기사들이 훨씬 시합이 많다. 각종 이벤트 기전에 시니어 리그까지... 뭔가 잘못 되어도 한참 잘못 되었다.


상금제를 주장한 것은 예전 바둑발전위원회의 박치문과 유창혁이었다. 예선전 상금을 없애야 스폰서의 부담이 줄어들고 대회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시니어 기사들의 반발을 막기 위해 당시 전 기사에게 골고루 지급되던 연구수당을 연금제(이걸 연금제라고 하면 굉장히 웃긴다. 연금을 내지도 않고 돈을 받는 것이다. 후배기사 상금강탈제라고 명명하는 게 옳지 싶다)로 바꾸었다. 지금은 다소 바뀌었지만 당시엔 만40세가 기준이었다. 세상에 이런 연금이 있다니 스위스 부럽지 않은 복지다.


시간이 흘렀다. 당시 박치문과 유창혁이 주장하던 상금제는 기전 전멸과 함께 실패한 정책이 되었다. 오히려 연구수당 받던 젊은 기사들의 돈만 시니어들의 연금으로 가게 되었다. 참 이상한 정책이다. 대회를 유치하는 것은 나이가 있는 시니어기사들이다. 전체기전 끌어와 봤자 자신들은 예선대국료도 못 받는데 굳이 전체기전 유치하려 할까? 필자 같아도 시니어기전 같은 제한기전을 가져오려고 노력할 것이다. 결국 국수전마저 없어지는 사태가 벌어졌다.



3. 프로와 아마의 경계가 사라졌다


필자가 전에 노사초배를 다루며 우려를 표했다. 그런데 이번 문경새재배에서는 세계대회 우승자인 강동윤이 나가 우승을 했다. 박지성이 조기축구 나와 해트트릭 하는 기분이다. 다들 '이건 좀 아닌데'라며 우려를 표한다. 아마대회에 프로참가를 허용한 것은 워낙 프로시합이 없으니 젊은 기사들을 위해 기존 아마최강전을 프로도 통합하여 하자고 한 것이다. 그런데 바둑리거들이 시합에 나오질 않나, 세계대회 우승자가 나오질 않나. 이건 너무하다 싶었다. 이제 누구도 남자프로기전을 따로 열지 않을 것이다. 왜냐고? 몇 억 들여서 열어도 이슈가 안 되는데 몇 천만원만 내면 사람도 많이 모이고 프로기사도 참가하고 이슈도 되는 아마대회를 열지 않겠는가? 농부는 굶어죽어도 씨앗은 베고 죽는다. 프로라면 굶어 죽어도 하면 안 되는 일이 있다. 프로의 기반은 바둑팬들이다. 그런 바둑팬들의 대회에 나가서 뭐하자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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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꽃보다바둑 여왕전이라는 여성프로기전이 열렸다. 우승상금이 300만원이라는 얘기에 필자는 무슨 프로대회 우승상금이 300만원이냐며 분노했다. 기사화하려고 취재를 하고 보니 규모는 작으나 꽃보다바둑이라는 성인바둑학원의 회원들이 프로바둑대회가 없으니 십시일반 돈을 모아 여는 대회였다. 또한 상금을 골고루 나누다 보니 총 규모는 꽤 되나, 우승상금이 적어졌다고 했다. 그래도 프로대회라면 우승상금이 커야 하지 않나? 라는 생각과 바둑팬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그리고 참여하는 모든 기사들에게 챙겨주고 싶은 마음에 골고루 상금을 분배했다는데 어디에 중점을 둬야 할지 몰라 기사를 접었다.


당시 이 대회는 프로기사들 사이에서도 논쟁의 대상이 되었다. 이런 대회는 보이콧해야 한다는 의견과 바둑팬들의 성의를 무시하면 안 된다는 의견으로 대립했다. 당시 보이콧을 주장한 모 기사는 이런 작은 규모의 대회를 용인해주면 앞으로 계속 작은 대회만 생기니 보이콧 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그 기사는 문경새재배에 나가 4강에 들어 상금을 받았다.


바둑팬들이 성금을 모아 만들어준 대회는 우승상금이 적어서 보이콧 해야 하지만 아마대회에 프로들이 나가서 상금 타는 것은 괜찮다는 해괴한 논리를 몸소 보여준 것이다. 궁금해서 꽃보다여왕전과 아마대회에 프로들이 받은 상금을 비교해보니 아마대회가 훨씬 적었다. 프로들이 아마대회 나가는 건 정말 큰 사건인데 별 반대도 없이 조용히 넘어간 사람들이 왜 여자기전 규모가 작으니 나가면 안 된다고 했을까? 결국 자기가 못 나가서 그런 것 아닐까? 이러니 프로들이 자기 밖에 모른다는 소리를 듣는 것이다. 아마바둑팬과 소통을 하기 위해 나간다는 소리도 있다. 그렇다면 프로대회도 아마에게 오픈해야 한다. 오픈전이 있다고? 아마들은 선발해서 몇 명 나가는데 그게 무슨 오픈인가. 그렇다면 프로들도 선발전 해서 몇 명만 나오는 식으로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 실력이 안 되니깐 아마는 선발전을 하는 것이라고? 그럼 그 실력 안 되는 아마대회에는 왜 나오려고 하는 것인가?


세계대회 우승자가 아마대회 나가서 우승하는 희극이 연출되는 동안 순수 동호인 대회라 할 수 있는 yes24 고교동문전 대회에서는 은퇴프로들이 나와 시합을 하고 있다. 이건 그야말로 막장이다. 프로 출신들이 순수 아마대회 나오는 걸 봐야만 하는가?


다음은 2017년 yes24 고교동문전의 참가규정 중 일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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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출전 자격: 1986.12.31 이전 출생자

*프로기사 및 연구생 출신: 1976.12.31 이전 출생자, 각 팀 1인 이내 


프로기사와 연구생을 동일하게 취급한다. 그리고 1976년 12월 31일 이전 출생자라고 한다. 연구생이 생긴 지 얼마나 되었다고 저런 말도 안 되는 조항을 걸어놓았는가. 그리고 예전에 연구생 할 정도면 어지간하면 다 입단했다. 현재 활동하는 연구생 출신 아마기사들은 시합에 못 나오게 하면서 프로기사 출신은 나오게 하는 정말 어처구니 없는 제도다. 이렇게 눈 가리고 아웅하니깐 욕을 먹는 거다.


바둑계 모든 제도는 일관성 있게 프로를 위한 제도다. 아마대회조차 프로들이 맘만 먹으면 나갈 수 있게 하지 않았는가. 이런 프로를 위한다는 정책들이 아이러니하게도 프로를 망치고 있다. 70년간 이어진 입단제도도 이제 바꿀 때가 되었다. 아마대회에 현역 프로들이 나갔는데도 아마들에게 많이 졌다. 프로의 가치 없음을 프로가 직접 증명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4. 사분오열된 바둑계


대한바둑협회와 한국기원의 갈등이 점점 심해진다. 아예 갈라섰다고 봐도 무방하다. 더구나 10년간 대바협이 운영해 온 대회를 한국기원이 뺏어가자 갈등은 극에 달했다. 한국기원 내에도 잡음이 많다. 기사회와 한국기원의 불신은 갈수록 깊어만 간다. 이는 양건 기사회장의 책임이 크다. 기사회의 의견을 수렴하는 대표로 기원과 기사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기사라면 대부분 공감하겠지만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들다.


얼마 전 기원이 매각을 결정한 모 빌딩의 지분 건으로도 한참 시끄러웠다. 지분을 살 때는 기사총회를 열더니 팔 때는 소리 소문없이 왜 파느냐. 그리고 5년 동안 건물가치가 상승한 만큼 비싸게 팔아야 하는데 왜 산 금액 그대로 팔았느냐 등으로 말이 많았다.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필자는 잘 모른다. 기사들과 대부분 직원들도 모를 것이다. 기원의 의사결정권이 있는 고위직만이 정확한 정보를 알 것이다. 워낙 거액이 오가는 부분이라 정보공개가 어려울 수 있다. 기사들이 기원정보를 열람할 수 있는 권한도 없다.


이런 문제 때문에 기사회는 법인화를 추진했다. 최규병 기사회장 때부터 기사회 자금 관리의 세무적 어려움을 인지하였고, 전 기사회장인 김효정 기사회장부터 법인화를 언급하였다. 그리고 양건 기사회장이 사단법인화를 추진하였다. 그런데 너무 쉽게 중단하였다. 기사총회까지 잡아놓은 상황에서 기원이 운영위원회에 기사 더 넣어줄게 하는 조건으로 스톱한 것이다.


내년에 한국기원과 친한 프로기사가 기사회장이 되면 기사회의 사단법인은 물 건너갔다고 해도 좋다. 기사는 결국 개인플레이어다. 단합이 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서로 간의 이해관계가 너무나 다르다. 350여명 되는 개인플레이어들의 의견을 모으는 것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5. 여성바둑계의 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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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가장 큰 특징은 전체기전의 감소와 여성기전의 증가다. 한국제지배도 생기고 하림 국수전도 생겼다. 대형 세계기전도 하나 생길 뻔 했다가 중간에 엎어졌지만 스폰서들이 여자기전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흐름이 바뀐 것이다. 그 이유가 뭘까?


첫째는 알파고의 영향이다. 프로기사가 아무리 세계 초일류라고 해도 알파고보다는 한참 하수다. 아마추어가 보기엔 어차피 남자 프로든 여자 프로든 자신들 보다 한참 고수다. 예전에는 세계 최고, 바둑의 끝을 연구하는 구도자의 이미지가 있었는데 알파고 때문에 그런 이미지도 사라졌다.


굳이 이런 상황에서 비싼 예산 쏟아부으며 전체기전을 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특히 남자대회를 할거면 차라리 아마대회를 열어서 최강전만 오픈하면 될 일이다. 그게 더 홍보효과가 좋다. 프로기사 중에 아마대회 오픈 찬성론자 의견처럼 홍보가 잘 되니 앞으로 이런 대회들이 많아 질 것이다.


둘째는 팬서비스다. 인터뷰나 행사에서 보면 남자기사보다 여자기사들이 더 잘 꾸미고, 말도 더 재밌게 잘 한다. 남성팬이 많은 바둑에서 여자기사들이 이런 점에서는 확실히 유리하다.


셋째는 인원수다. 전체기전은 프로기사가 너무 많아 예산이 많이 든다. 도장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한국기원 입단행정에 관여하는 순간 이미 예견된 일이다. 왜 도장관계자들이 한국기원 행정을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 결국 한국기원 프로들이 너무 많아졌다. 이제는 숫자가 너무 많아 관리도 안 된다. 숫자가 많다보니 사고도 많다. 이렇게 사고치고 다녀도 기원은 덮기만 하지 처벌도 제대로 못 한다. 한편 여성기사는 현재 50여명이 된다. 딱 대회 운영하기 좋은 인원이다. 이 인원에서 적당히 입단자와 은퇴자 수만 조절하면 괜찮다.


최정 기사와 오유진 기사가 돈 많이 번다고 일부 남자기사들이 불만이 있다 한다. 남자였으면 돈 못 버는데 여자여서 잘 번다고 질투하는 것이다. 최정과 오유진이 국내기전 성적으로 돈 버는 게 아니다. 주로 중국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에서 버는 상금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바둑을 잘 두는 거랑 돈을 잘 버는 거는 별개다. 그래서 평소에 책도 좀 읽고, 바둑 외에 친구들도 만나고, 견문을 넓혀야 한다. 바둑판 앞에만 앉아있으니 바둑 외 일은 유치원생 수준이다.



마무리


2017년 벌어진 일들을 알아봤다. 바둑리그나 세계대회 이런 거 누가 우승하고, 이게 뭐 중요한가. 바둑 실력은 이제 크게 중요하지 않다. 바둑 실력은 상위 몇 명만의 리그다. 프로기사는 점점 많아지는데 시합은 반비례로 줄어든다. 결국 자신의 팬인 아마들의 대회에 기웃거린다.


전체기전은 사라지고, 스폰서가 좋아하는 여성기전과 스폰서와 친분 있는 시니어기전은 유지될 것이다. 그리고 젊은 기사들은 바둑리그 못 들어가면 대책이 없다. 성적 잘 내는 프로들이야 중국 갑조리그와 초청기전 등으로 정신없이 바쁘다.


한국기원은 희망퇴직을 신청 받을 만큼 경영이 어렵고(설마 잘 돌아가는 조직이 희망퇴직 받을 리는 없지 않겠는가?) 대한바둑협회는 프로를 준비하고 있다. 입단자는 점점 늘어날 것이고 어느 순간이 되면 프로 자체가 그저 자격증에 불과하게 될지도 모른다.


바둑계에 전망 밝은 곳이라고는 여성기사 밖에 안 보인다. 숫자도 적당하고, 연령대도 어려서 경쟁력이 있다. 다만 한국기원의 운영구조상 크기는 어려울 것 같다. 바둑이 스포츠라고 하는데 스포츠마케팅 개념도 없다.


교육 쪽 전망이 밝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바둑학원과 방과 후 수업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바둑학원을 과연 전망이 밝다고 할 수 있을까? 방과 후는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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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발: 원래는 대한바둑협회 관련 글을 쓰려고 했다. 내셔널리그 선수들의 대국료 미지급 건으로 취재중이었다. 그런데 협회장이 빠른 사과와 함께 처리하겠다고 발표하여 취재한 내용들이 휴지통으로 들어갔다. 잘못했으면 빨리 사과하고 수습하면 된다. 계속 덮어놓고 쉬쉬하니 욕먹는거다. 대한바둑협회가 프로를 만드는 것에 대해 필자는 우려를 표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한국기원이 지금같이 운영하면 차라리 대한바둑협회가 프로를 만들어 일본의 관서기원 같은 역할을 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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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