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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03. 05.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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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전(儀典)에 대한 각별한 ‘철학을 가지신 Y기사님! Y기사님이 수행기사 업계에 들어오기 전까지의 고생담은 눈물 없인 들을 수 없는 인생역정이었다.

 

(수행기사 분들의 인생 역정을 듣다보면, 인생이 복마전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한때는 정말 잘나가던 사업체의 대표였던 분이 IMF때 혹은 2008년 경제위기를 겪고 무너지고, 예전에 탔던 차와 똑같은 차를 이제는 뒷자리가 아닌 앞자리에 앉아 핸들을 잡으며 흘린 눈물들... 인생의 희노애락을 모두 겪을 수 있는 곳이 이 1평도 되지 않은 자동차 안이라는 걸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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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기사님의 인생이야기는 어쩌면 다른 기사님들보다는 평범할 수도 있겠지만, Y기사님이 수행기사 업계에 뛰어들어 겪은 이야기는 그 어떤 기사님들보다 맛깔나다. 그 이야기의 시작은 성우 배한성 씨와의 조우였다.

 

 



1. 인생이란?

 

배한성씨는 어째서 출발 2시간 전에 Y기사님을 부른 것일까?

 


“(웃음) 2시간 먼저 출발하자는 거죠.”

 

“에, 2시간이나 일찍 가서 뭐하게요?”

 

“(웃음) 저도 처음엔 의아했죠. 어디 들를 데가 있나 싶었는데, 뵈니까 그분이 가는 길을 설명하는 거에요. 보니까 대학교가 아니에요.”

 

“그럼 어디에요?”

 

“가기 전에 ‘맛집’을 검색하셨더라구요.”

 

“맛... 집이요?”

 

“예, 맛집.(웃음) 인터넷에서 검색을 하셔서 그 대학교 가기 전에 나오는 맛집을 한 군데 검색을 하신 거에요. 거기 들러서 맛있는 걸 먹자는 거에요.”

 

“(웃음) 대단한데요? 난 왜 그 생각을 못했지? 어차피 가는 길인데...”

 

“(웃음) 저도 그랬습니다. 그때는 그냥저냥 네비 보고, 앞에 보고, 어쨌든 빨리 가는 길만 고민했는데... 뒤에 앉은 배한성 씨가 웃으면서 말씀하시는 거에요. 웃으라고, 지금 Y기사가 이걸 ‘일’이라고 생각하니 얼굴이 굳어 있는 거라고...”

 

“일이... 아니다?”

 

“(힘주어) 예, 일이 아니다라고 생각하라구요. 배한성 씨가 그러더라구요. 우리가 직장에서 생각하는 게 시간 나면 차타고 가까운 교외라도 가서 맛있는 거 먹자, 아니면 가족들이랑 어디 여행가자라는 건데, 우린 지금 차타고 경상도까지 가는 게 아니냐? 창밖을 보면, 봄 냄새 물씬 풍기고, 가기 전에 맛집 가서 맛있는 거 먹고. 우리가 단순히 ‘강연’간다고 생각하면, 그건 일이지만, 일이 아니라 소풍 가는 거라 생각하면 가슴 뛰는 일 아니냐고. 실제로 가서 강연하는 거만 빼면, 소풍 가는 거랑 마찬가지 아니냐고? 남들은 시간 쪼개, 돈 쓰며 가는 여행인데, Y기사나 나나 돈 받으며 가는 거 아니냐? 이럴 땐 웃어야 한다고.”

 

“아...”

 

“뒤통수를 맞는 기분이었죠. 그 동안 강사님들이나 높은 분들 모시고 전국을 쏘다녔는데, 좋은 풍경 보면서 인상만 썼던 게 생각이 난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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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Y기사는 배한성씨와 함께 즐겁게 ‘맛집’을 들렀다고 한다. 그렇게 식사를 마친 다음,

 

 

“Y기사 스마트폰 있지? 올 때 맛집은 내가 찾았으니, 갈 때 맛집은 Y기사가 찾아봐. 우리 올라가면서도 맛있는 거 먹고 가자. 어때?”

 

“좋습니다!!”

 

 

그렇게 됐다고 한다. 배한성 씨가 강연을 하는 와중에 Y기사님은 스마트폰으로 열심히 맛집 검색을 했다고 한다. 강연이 끝나자 주최 측에서 식사준비를 했다고 배한성 씨를 잡았지만, 배한성 씨는 정중히 거절했다.

 

 

“우리 Y기사가 맛집을 검색했다고 하니까, 올라가면서 식사하고 가겠습니다.”

 

 

(강연을 하다보면, 주최 측에서 ‘식사’를 어찌 할지에 대해 묻는 경우가 많다. 신입사원의 경우에는 ‘식판밥’일 경우가 많고, 임원진들의 경우나 기타 행사의 경우에는 강사와 식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 주최측의 ‘높은 분’이 강사를 좋아해 같이 밥 먹는 자리를 ‘의도적’으로 만들기도 한다. 나 같은 경우에는 별로 유명하지 않아, 그런 경우가 드물었다. 제일 편한 건 역시 호텔 잡아주고, 조식 식사권 주는 게 제일 좋다.)


그렇게 Y기사와 배한성 씨는 돌아가는 길에도 근처(?)의 맛집에서 맛있게 저녁 식사를 하고 돌아갔다고 한다. 그 뒤로 배한성 씨는 종종 Y기사의 차를 이용했는데, 그때마다 즐거운 ‘소풍’을 이어나간다고 한다.

 


“일이라고 생각하면, 힘들기만 하다는 거죠. 실제로 ‘일’이 아닐 수도 있고 말입니다. 어떻게 마음먹느냐에 따라 일이 놀이일 수도 있고, 놀이도 일이 될 수도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때부터 저는 생각을 고쳐먹었습니다. 제가 비록 핸들을 잡지만, 제가 모시는 분들은 다 다르고, 제가 보는 풍경은 매일 바뀌지 않습니까? 새롭죠. 그 새로운 걸 충분히 즐기려구요. (웃음) 그렇게 생각하니, 제 직업이 참 좋더라구요. 뒤에 타시는 분들은 저보다 많이 배우신 분들이니까, 제가 모르는 세상을 잘 알고 계시잖아요? 그래서 눈치 봐서 그분들이 하시는 말씀도 새겨 듣고, 하나라도 더 들으려고 노력했죠. 가끔 좋은 책 있냐고 묻고, 추천 받은 책 사서 읽고.(웃음) 그러다 보니 정말 다른 세상을 보는 거 같아요.”

 

 

삶은 축제요, 일은 놀이다. 10여년 전 인가? 후배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 후배는 자기가 평생을 모시는 선생님이 자기가 세상에 나갈 때 이걸 말씀해 주셨다고 한다.(직접 글을 남겨주셨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듣고, ‘음 멋진 말이네.’라고 생각했는데, 이걸 Y기사님에게 다시 들을 줄은 몰랐다. 이게 인생의 진리였던 걸까?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의 극의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 해야 할까?

 

Y기사님은 배한성 씨와의 만남 이후 지금 수행기사 일을 즐기겠다고 마음먹었고, 실제로 그렇게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도자기 상하차 할 때보다 벌이도 좋고, 남들은 돈 내고 모셔가 듣는 좋은 말을 공짜로 그것도 단독으로 들을 수 있고, 전국에 좋다하는 곳은 다 돌아다닌다. 이 얼마나 좋은 일이냐?”

 

 

라는 것이다. 물론, 힘든 일도 있고, 짜증나는 일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모든 건 받아들이기 나름이 아닌가? Y 기사님의 호탕한 웃음은 이 모든 찌꺼기들을 날려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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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의전(儀典) 이란?


Y기사님과 대화를 하다 발견한 것 중 하나가 유독 ‘의전’이란 단어를 많이 사용한다는 점이다. 주머니 속에서 톡 튀어 나온 핸드폰이라고 해야 할까?

 

 

“(웃음) 그게 저와 택시기사의 차이 아닙니까?”

 

“...차이요?”

 

“예, 가끔 택시 하시는 형님들을 뵈면, 그 형님들이 그래요. 우리랑 너네랑 다른 게 뭐냐? 그럼 제가 씩 웃으며 말하죠. ‘모시는 사람의 클라스가 다르다고.’”

 

 

아, 대단한 자부심이다. 그런데 난 이런 수행보다는 택시에 더 어울리는 ‘클라스’인데.

 

 

“주로 어떤 분들을 모셨어요?”

 

“그러니까 말레이시아 장관도 모셨고, 러시아 장관들도 모셨죠. 우리나라 분들은 국회의원이나, 유명대학 교수님들, TV에 나오시는 분들, S나 C, L의 임원 분들은 기본으로 모시고.(웃음) 인터넷에 이름 나오는 분들은 다 모셨다고 보면 되겠네요. 강사님도 인터넷에 검색 됐잖아요.”

 

 

아, 인터넷. 여기서 잠깐 궁금한 게, 각 그룹의 임원들을 만났다면, 그룹간의 특징이 있지 않을까?

 

 

“(웃음) 있죠! 확실하게 구분이 가죠.”

 

 

급호기심이 땡긴다. 각 그룹마다 어떤 특징이 있는 걸까?“

 

 

“기준은 하나에요. S냐, S가 아니냐죠.”

 

 

에, 뭐지? S그룹 임원은 다르단 걸까? 하긴, S그룹 사람들은 멀리서 봐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고 하지 않는가? S그룹 특유의 ‘패션 센스’와 반듯함은 정평이 나 있다. 예전에 계열사 중 한 군데(의류전문)서 ‘비즈니스 캐주얼’이라는 개념을 도입해(이걸 패션시장에 밀어붙이려고) S그룹 전사적으로 금요일은 조금 ‘편한복장’ 소위 말하는 그 ‘비즈니스 캐주얼’을 입고 출근하라고 말했지만, 사원들은 너나할 거 없이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고 한다.

 

 

“남들은 어떻게 입지?”

 

“괜히 위에서 하란대로 편하게 입었다가, 어떤 ‘봉변’을 당할지도 몰라.”

 

“이럴 땐 남들 하는 거 따라하는 게 안전빵이야.”

 

 

결국 S그룹의 ‘금요일’ 패션은 목요일날 입는 옷에서 ‘넥타이’를 뺀 복장이 됐다.

 

음, S에는 S만의 아우라가 있다. <썰전>에서 이철희 소장이 했던 말이 기억이 나는데,

 

 

“강연을 가다보면, S 사람들은 확 티가 난다. 엘리트 의식으로 똘똘 뭉쳐 있다. 강연을 하러 가면, 팔짱을 딱 끼고 바라본다. ‘그래 한번 어떤 말을 하는지 보자.’ 그런 느낌이다.”

 

 

음, 난 잘 모르겠다. 내가 S에서 강연을 해도, 신입사원 아니면, 차장부장단 교육이어서 기본적으로 예의바르고, 즐거웠다. 물론, 강연을 할 때의 내 개인적인 ‘성향’도 한몫을 했을 것이다. 머리를 시뻘겋게 물들이거나(아니면 카키색), 무릎까지 올라오는 말부츠에 머리띠를 하고 가니.(다들 어안이 벙벙하다.) 사용하는 단어의 수준도 ‘꽤’ 아슬아슬한 걸 쓰니.


각설하자. 어쨌든 S 사람들은 반듯한 느낌이다. 그럼 Y기사님이 바라본 S그룹의 임원들의 느낌은 어떨까?

 


“음, 과연 S란 느낌? 제가 S그룹 임원들이나, 예전 S그룹 임원이었던 분들을 모셔봤는데 다른 그룹 임원들 하고 확실히 달라요. 어떤 포스라고 해야 하나? 풍겨져 나오는 게 달라요. 딱 뒤에 타면, 목적지까지 한마디도 안하고 서류를 보거나 아, 한마디 하신 분이 계셨어요. ‘추풍령’ 이렇게만 말했던 분이셨죠.(웃음)”

 

“추풍령이요?”

 

“아, 그때 그 분이 강연을 하러 밑에 동네로 내려갔거든요. 추풍령에서 한 번 쉬자는 거였어요. 돌아올 때도 추풍령에 들러서 쉬시고. 8시간 동안 제가 들은 한 마디가 ‘추풍령’이었어요.(웃음)”

 

“그 분만 그런 거 아닌가요?”

 

“글쎄요. S 그룹 임원들은 전체적으로 날카롭다? 예리하다? 그 자투리 시간에도 서류를 보거나 해요.(웃음) 구름 위에 있는 분들이라고나 해야 할까? 이렇게 차를 몰다 보면, 나름 풍겨지는 인상이 느껴지거든요. 다른 그룹 분들은 이런 표현이 맞을는지 모르지만, 사람 같다는 느낌? 그런데 S그룹 분들 모시면, ‘아, 저래서 S가 1등이구나.’ 그런 느낌이 들어요. 실제로 S에 대한 자부심 같은 게 느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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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구나. 이건 Y기사님 개인의 평가이니. 그렇다면, 다른 사람들은 어떨까? 의전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가진 Y기사님이니 남들과 다른 경험 같은 게 있을 거 같았다.



“흠. 예전에 말레이시아 교육부장관인가? 그 분을 모신 적이 있었어요.”

 

“(웃음) 말레이시아 교육부 장관이요? 아니, 그 분이 왜 여기에 와요? 아, 뭐 올 수도 있겠죠. 근데 왜 기사님 차를 타요? 정부에서 차 안 내줘요? 관용차 안 내주나?”

 

“(웃음) 저도 이 업계 들어오기 전에는 정부 관용차가 붙는 줄 알았어요. 근데, 이게 또 외주가 되면서, 그런 분들 오면 저희 업체에 연락이 와요. 아, 맞다. 미국은 다르대요. 돈 많은 나라답게 대통령 타는 차를 비행기로 공수한대요.”

 

 

맞다. 미국 대통령의 전용차량인 ‘캐딜락원’은 국빈방문을 한다 쳐도 C-5 수송기에 태워 날려 보낸다. 자동차 문짝 두께가 보잉 757 문짝 두께와 똑같은 이 괴물을 굳이 수송기에 태워 날려 보내는 건 그만큼 미국이 못된 짓을 많이 해서 그런 게 아닐까?(해외 순방국에서 ‘헬기’를 탈 일정이 있다면, 대통령 전용 헬기인 마린 원도 수송기에 태워 날려 보낸다. 물론, 미국 국내에서 쓰는 마린 원이 아니라 해외 순방용으로 UH-60을 개조한 거다. 수송기에 안 들어가서 그런 건데. 어쨌든 미국은... 머, 머찐 나라다.)



“몰랐네요. 나라에서 업체에 용역계약을 하다니...”

 

“(웃음) 그러니 저희가 먹고 살죠.”

 

“아, 그럼 청와대도 들어가셨겠네요?”

 

“(웃음) 수시로 들어가죠. 외국에서 장관급이 날아오면, 아무리 못 사는 나라라도, 그래도 그쪽 동네에서는 먹어주는 사람 아닙니까? 대통령 예방인가? 짬나면 예방도 하고, 아님 마는 거고. 여튼 ‘의전’에도 급이 있더라구요. 그래도 청와대는 한 번 들러서 인사는 하데요.”

 

“(웃음) 야, 기사님 배포가 대단한데요? 청와대에 인사하러 간다니...”

 

“(웃음) 하다보니 알겠더라구요. 의전도 다 ‘급’이 있다는 걸. 못 사는 나라 오면, 해줄 건 해줘도 ‘급’을 좀 낮추고, 잘 사는 나라 오면 있는 거 없는 거 다 끌어와서 챙겨주고. 말레이시아 장관 왔을 때 보니까, 솔직히 좀 짠하긴 했어요.”

 

“뭐가 짠해요? 우리나라 외교부가 홀대했나요?”

 

“아뇨. 그런 게 아니라, 다른 잘사는 나라... 저기 강사님 러시아가 잘 사는 나랍니까?”

 

 

그때 좀 멍해졌다. 러시아가 우리나라보다 잘 사나? 잘 살겠지? 안현수를 사간 나란데. 소치 올림픽에 56조를 때려 부운 나라인데, 아니 한때 미국과 맞짱을 뜬 나라가 아닌가? 좀 무식하게 보여서 그렇지.(이러다 푸틴 형님한테 잡혀가는 거 아닌가?) 러시아가 한국보다 ‘윗길’인 건 사실이지 않은가?

 

 

“...기사님 혹시 러시아 장관도 태운 거에요?”

 

“(담담) 예.(인상) 그때 걔들이 진상, 진상 개 진상을 부려서. 아놔. 지금 생각해도 화나네. 그때 대판했잖아요? 우릴 호구로 아나...”

 

 

아, Y기사님의 담대함!!

 

(내 생각에 그때 Y기사님의 패기는 푸틴 형님과 맞짱을 뜰 기세였다. 러시아 ‘수행단’과 ‘수행기사단’과의 충돌에 관한 이야기는 천천히 해 주겠다. 이거, 정말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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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푸...푸틴은 쫌 그래...

 

어쨌든 말레이시아 장관과 러시아 장관은 ‘의전’의 급이 다른 건가?

 

 

“흠. 그때 뭐더라? 말레이시아 장관이 선진 한국 교육시찰인가? 그걸 하러 왔대요. 외교부 직원이랑, 교육부직원이 붙고, 말레이시아 대사관에서 사람 오고, 말레이시아 장관 수행비서가 1명인가? 그렇게 붙었어요. 근데 참, 이해가 안 가긴 해요.”

 

“예?”

 

“뭐 배울 게 있다고, 한국 교육을 배우러 오겠대요? 애들 잡는 거 배우려고?”

 

“(폭소) 아놔. 기사님 짱인데요?”

 

“(당연하단 듯) 맞잖아요? 애들 쥐 잡듯이 잡고, 학원에 밤 12시까지 붙잡고, 부모들은 학원비 대느라 등골 빠지고. 대학 보내면, 등록금 대느라 허리 휘고. 배울 게 없어서 한국에 와서 배우겠다니, 그러니 말레이시아가 가난하지.(그건 아닙니다 기사님!!)”

 

“근데 어디어디 들렀어요?”

 

“뭐, 시골에 어떤 학교인데, 거기가 무슨 인터넷을 깔아서 화상교육인가? 내가 보기엔 우리나라는 시골이라도 인터넷 다 깔려서 인터넷으로 교육한다는 걸 자랑하려 했나 봐요. 어쨌든 보니까 나름 이것저것 보더라구요. 근데, 러시아 장관하고는 클라스가 다르다는 게 확연히 드러났죠. 수행원도 단촐하고, 보는 곳도 시골 학교고.”

 

“(웃음) 교육현장을 보려고 그런 거겠죠.”

 

“(웃음) 교육 현장을 보고 싶으면, 대치동 가야죠. 대치동에 밤 11시에 가면, 학생들 우르르 쏟아져 나오잖아요. 거기가 대한민국 최고의 교육현장인데.”

 

 

둘 다 빵 터졌다. 알고 보니, 기사들 사이에서 대치동 학원 골목은 ‘지옥’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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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Y기사님은 말레이시아 장관을 보면서 ‘짠’했다고 한다. 그래도 자기 나라에선 나름 어깨 힘주고 다니는 사람인데 수행인원이 너무 초라했다는 것이다.(우리쪽 수행인원보다 자기네 나라 수행인원이 말이다.)

 

 

“그게 그렇잖아요. 우리나라 장관 한 번 뜨면, 수행인원들 우르르 달려가잖아요? 그 정도는 아니어도 반 정도는 와야 하는 거 아닙니까?”

 

 

음, 그건 잘 모르겠다.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움직임이 아닐까?

 

 

“에이, 그래도 가오가 있죠. 그 뭐더라? 국격인가? 국격 맞죠?”

 

“예, 국격이요.”

 

“나라에도 ‘격’이란 게 있잖아요. 그 ‘격’을 위해서도 밖에 나가서는 꿀리지 않을 정도의 ‘뭔가’를 보여줘야죠.”

 

“그럼, 기사님은 말레이시아 장관 한테는 신경을 덜 쓰셨나요?”

 

“아니죠. 그런 사람일수록 더 깍듯하게 모셔야죠.”

 

“예?”

 

“생각해 보세요. 그 사람도 그 동네에서는 나름 짱 먹는 사람이잖아요. 그런데, 우리나라 와서 소홀하게 대우하면, 그 사람이 자기 나라가서 우리나라를 어떻게 말하겠어요? 말레이시아가 아무리 우습게 보여도(절대 우스운 나라가 아닙니다!!) 그래도 한 나라의 장관이니까, 자기 나라 돌아가서는 의전 받고, 사람들한테 관심 받고 살았을 거 아닙니까? (아, ‘관심 받고 살았다’란 말에서 어찌나 웃었던지)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관심’ 안 주면 삐치죠. 사흘동안 모셨는데, 진짜 차도 반짝반짝 닦고, 차 안에 방향제 좋은 걸로 갈아 끼우고, 생수도 좋은 거 사서 꽂아 넣었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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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장관님(기사님이 모셨던 분은 아니지만...)

 

 

아, 정말 빵 터졌다. 이런 분이 진짜 애국자다.

 

생수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배차를 받다보면 ‘생수’와 ‘껌’은 기본으로 비치 돼 있는 경우가 있다. Y기사님 표현으론,

 

 

“이게 서비스업이잖습니까? 회사에서 나오는 것도 있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강사님들이나 다른 분들 위해서 좀 더 업그레이드 해서 넣죠. 차를 몰 때도 좀 부드럽게 몰고, 좋은 향기 나도록 차 안 관리도 하고, 에어콘 필터 청소도 자주 하고. 그러면 나중에 Y기사 차가 좋다란 소문이 나고, 절 지명해서 찾는 분도 생기죠.(웃음) 근데, 다른 나라 장관 같은 경우에는 나중에 그 분이 절 지명할 일이 없잖아요? 그건 그냥 우리나라를 위한 거죠. 그 장관이 기분 좋게 돌아가면, 한국에 대해 좋은 인상 가질 거 아닙니까?”

 

“(웃음) 그럼요. 그게 정말 애국이죠!”

 

 

 

 

...여기서 다시 끊어야겠다. 이번 회에 말레이시아 장관 이야기를 했는데, 다음 회에는... 대망의 ‘러시아 장관’이다!! 덤으로 VIP도 출동하신다!! 이것도 끊다 보니 재미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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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그냥 장관이네




펜더


편집 : 홀짝, 보리삼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