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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03. 11. 화요일

분노하샘
















이 글을 쓰는 목적


조또 모르는 쉐리가 집 지으면서 몰라서 당한 점과 쉽게 돈 털리게 되는 과정을 알림으로써 여러분이 이 같은 일을 당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글의 내용


이 글을 쓰는 현재, 수도권의 외곽에 위치한 마을에 집을 지어 들어와 1년 째 살고 있는 나는 2011년 7월 입주 의향서를 제출한 이후부터 집이 내 마음에 들 정도로 완성이 된 2013년 8월까지의 일화를 써보려고 한다.(2012년 10월 입주)


또 명예훼손 고소가 들어올지도 모르기에 이 글에 나오는 이름/지명/업체명 등은 모두 허구여야 한다. 읽으시는 분들은 모두 허구로 알아주시길 바란다. 안 그러면 또 경찰서 들락거려야 되는데, 이거 굉장히 귀찮더라. 이런 표현의 자유 조또 없는 나의 조국, 대한민국.




 

연재 마무리는 해야할 것 같아 올린다.


글을 쓰다 보니 난생 처음 보는 잡지사에서 인터뷰 요청도 오더라. 집 짓다가 좋게 된 이야기는 지금까지 했으니, 살아가는 이야기는 잡지사와의 인터뷰 답변으로 대신하고 날라버리려고 한다. 귀찮아서가 절대로 아니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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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간략한 본인 소개 부탁드려요.


이름 : 분노하샘

나이 : 36

가족 구성원 : 나, 아내, 딸, 아들.

하시는 일 : 교사

성격 : 좋겠지.

기타 : 좋게 침.

 


2.집에 대해 소개를 부탁드려요.

 

형태, 구조, 평수 : 총 3층, 1층은 콘크리트구조, 2~3층은 목조, 다락. 1층은 5평+차고, 2~3층은 12.5평, 다락10평.

 

추구하고자 했던 스타일 : 디자인적인 안목이나 취향이 있지는 않았고, 마을에 통일성을 추구하는 성향이 강한 이웃이 있어 따라간 경향이 있다. 그래서 외장은 케뮤라는 국내에서는 새로운 소재를 선택했는데, 일본에서 건너온 것으로 알고 있다. 지붕은 스페인 기와. 지중해를 좋아하는 취향이 가미. 전체적으로 일본식 주택 느낌이 나게 되었다.

 

인테리어 측면에서 특별한 취향은 없지만, 아기가 어려 플라스틱이나 MDF/파티클보드보다는 되도록 집성목 이상의 나무소재 중심으로 꾸미려고 노력했다. 목구조주택을 선택한 것도 이 때문.


+30대에, 그것도 직접 집을 짓게 된 계기

가진 돈도 넉넉지 못하고 연봉이 빵빵한 것은 아니지만, 돈을 모으면서 시간을 보내다가는 아이가 커버릴 것 같아서 무리를 하게 되었다. 돈은 시간을 두고 벌 수 있지만 흘러간 시간은 돈으로 되돌릴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어린 시절의 추억은 돈으로 환산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지금 사시는 곳을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요?

우리 부부가 근무하는 곳이 용인시 수지구의 도시 지역이었는데, 자연에 가까운 환경이면서도 근무지를 크게 변경하지 않아도 되는 곳을 찾다보니 용인시 처인구의 촌락지역을 선택하게 되었다.

 

1. 자연경관 : 집의 위치가 산자락 입구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경사가 크지는 않은 편이어서 숲으로 둘러싸인 느낌이 좋았다.


2. 도시가스 : 산자락에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인근의 아파트 단지 덕분에 도시가스 사용이 가능했던 것도 선택의 큰 이유다. 다른 후보들은 화목난로나 LPG를 사용해야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3. 금액 : 계약 당시 금액이 다른 곳보다 저렴했다는 것도 선택의 큰 요소였다. 당시 분양가는 2억 4천만 원대로 전세금에 통장잔고를 긁어서 3~4천만 원 대출을 받으면 구입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왔었다.

 

+도시에서의 삶과 비교했을 때 달라진 점이 있다면요?


장점

1. 이웃 : 아파트에서 단독주택마을로 오면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뭐니뭐니해도 이웃이다. 아파트에서도 이웃을 사귀려면 못 사귈 것은 아니겠지만, 내 경우에는 주택으로 오면서 매일매일 만날 수 있는 친구들을 사귀게 된 점이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다. 도시에서는 주로 직장 동료들을 초대했었다면, 여기 와서는 주중과 주말 구분없이 이웃들을 초대하거나 초대받거나 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2. 놀러갈 필요성을 못 느낌 : 아파트에 살 땐 주말이 되면 어디를 가야할지에 대해서 고민했었다. 외식을 갈까, 쇼핑을 갈까, 공원에 갈까, 키즈카페를 갈까 등. 여기 와서는 주말이 되어도 어디를 갈지 생각하지 않는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그러다보니 돈을 좀 덜 쓰는 것 같다. 사실 어디 나갔다하면 돈 10만 원은 그냥 사라지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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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사람들끼리 바비큐파티하고 거하게 놀아도 한 집에 2~3만 원 정도 부담한다.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60년대 미국식 중산층 코스프레도 하루 이틀이지 나오는 뱃살과 더부룩한 속을 감당하기 어렵다. 특히 삼겹살 굽다 흘러내린 기름 치우는 것이 귀찮아서라도 점점 바비큐 파티는 줄어든다. 입주하고 1년이 더 지난 요즘에는 가든파티에 대한 로망의 실현보다는 좀 더 현실적인 즐거움을 찾고 있다. 겨울이 가고 봄이 오면 무사히 추운 겨울을 잘도 보냈다는 의미에서 한 번 구워먹겠지만, 자주는 아닐 것 같다.


한동안 바비큐 파티하다가 귀찮아서 치맥 시켜먹기 하다가 뱃살+애들 건강에도 치명적인 것 같아 ‘한 집에서 반찬 하나씩 만들어 모이기’가 대세.

 

3. 돈 안 들이고 아이들끼리 논다 : 도시에 살 때엔 아이가 노는 데에 돈이 들었다. 키즈 카페, 실내 놀이터, 모래 놀이터 등등. 여기서는 봄, 가을에는 마당에서 흙놀이하고 집 앞에 산에 올라가면서 풀잎이랑 열매도 따먹고 여름에는 마당에 물 받아서 물놀이하고 겨울에는 눈썰매타고 눈사람 만들고 논다. 동네 아이들이 아직 어려서 우리가 어렸을 적에 하던 골목놀이같이 서로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놀이는 못하는 단계이지만, 각자 따로 놀면서도 모여 있으면 잘 논다.

 

4. 노작활동 : 마당 한 켠을 이용해서 텃밭을 가꾸거나 주차장 공간을 활용해서 간단한 목공일을 한다. 아파트 살 때에는 엄두도 못 내는 일들이었다. 한 시즌 동안 목공일을 하며 나에게 목수기질이 없다는 것을 알아냈다. 밤 늦게까지 악기를 연주한다. 아내가 우쿨렐레를 시작했다. 나는 까혼을.

 

5. 아파트 문화에서 벗어났다는 해방감 : 우리가 이사를 올 무렵 우리가 살던 아파트의 전세 가격이 5천만 원 올랐다. 스트레스 지수 1위가 배우자의 죽음, 2위가 이혼, 3위가 이사라고 하던 어느 기사가 생각난다. 이사를 즐기는 사람이 있을까? 전세 갱신기한만 다가오면 집주인이 나가라고 할 것인지 전세값을 올려달라고 할 것인지 걱정하고 언제 빠질지 모를 아파트 가격 거품과 깡통집이 되면 어쩌나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나 관망하게 된 점은 기쁘고도 슬픈 일이다. 가라앉는 배에서 간신히 구명보트를 타고 벗어난 느낌이랄까? 하지만, 우리집 지분의 상당 부분이 은행꺼라는 것은 여전히 후달리는 부분.

 

6. 조용하다 : 밤에도 불빛이 번쩍번쩍하는 도시와 달리 여기는 조용하다. 밤에는 깜깜하다. 특별히 구름 낀 날이 아니면 밤하늘의 수많은 별들을 볼 수 있다. 공기가 맑아서가 아니라 주변이 어두워서 그런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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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매일 밤마다 폭죽 터뜨리는 에버X드는 정말 시끄럽다. 나는 1년에 한 번도 안 가는데 거 매일 밤 시끄럽게 한다. 주민으로서 묵묵하게 참아주고 있으면 예의상 무료 초대권이라도 보내야 할 텐데 정말 이쪽 계열 애들은 염치라고는 없나 보다. 에버XX 너네 총수 빵에 가면 내가 연간회원권도 끊어줄 마음이 있다. 사식도 넣어주겠다. 그 전에는 내 주머니에서 돈 털어갈 생각 마라. 어림없다.

 

단점

1. 불편한 이동수단 : 예전 동네에서는 걸어서 갈 수 있는 생협매장이 있어서 자주 이용했었는데, 여기에서는 인터넷으로 주문을 하면 일주일에 2번 배달이 온다. 아무래도 물건은 직접 보고 사는 것이 좋은데, 그런 점이 아쉽다.

 

2. 도보 가능 학교 없어 : 걸어서 갈 수 있는 학교가 없다는 점도 아쉬운 점이다. 동네 아이들은 학교를 다니기 위해서 학원을 다닌다. 무슨 소리냐 하면 학원을 다녀야 학원차가 학교까지 아침, 저녁으로 태워다 주기 때문이다. 의무교육 속에 통학도 하루빨리 포함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3. 대형마트 접근성 : 대형마트는 이용하질 않아서 잘 모르겠다.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던 사람들은 원래 차타고 장보러 가지 않나? 이동거리는 좀 더 멀어지겠다. 어지간한 시골에서도 대형마트의 사정거리에 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은 이용객들에게는 기쁜 소식이겠지만, 소상공인들과 나 같은 사람에게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4. 백화점 접근성 : 백화점의 이용은 상당히 어려워졌다. 원래도 백화점에 잘 안 가기는 하지만, 근처에 살 때에는 한두 달에 한 번 정도는 갔었는데, 이곳으로 이사 오고 나서는 일 년에 한두 번 갈까 말까하는 정도. 우리부부에게는 단점이라기보다는 장점이지만, 단점으로 볼 사람도 있을 것 같다. 패션잡지인데 이런 말 해도 되나 모르겠다.

 

5. 문화생활은 확실히 도심에서 살 때보다는 접근성이 낮아진 것이 사실이다. 아직 아이들이 어린 데다가 맞벌이고 육아독립군이라 원래 영화나 공연은 남의 이야기이기는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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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의 집은 아님



+시골에 집을 짓고 살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요?(주관적으로 생각하시는 조건을 알려주시면 됩니다!)

ex)프리랜서여야 한다든가, 브랜드 세일 정도는 쿨하게 넘어갈 수 있다든가, 도시에 비해 다소 루즈할 수 있는 라이프 스타일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든가 등)


1. 쇼핑을 하면서 자신이 충전되는 기분을 느끼는 사람들은 방전될 수 있다.

 

2. 세련된 패션 트랜드를 추구하는 사람은 스스로가 시골 사람이 되어가는 것에 괴로움을 느낄 수 있다. 작렬하는 태양을 직면하고 살아가는 라이프 스타일은 아무리 좋은 썬크림과 오리마스크로 무장해도 여러분에게 기미와 주근깨, 그리고 어두컴컴한 피부톤을 선사할 것이다. 강신주 선생께서는 ‘태양과 싸운 증거’라는 멋드러진 표현을 쓰시는데, 그거 참 좋은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단, 울 엄니의 잔소리를 부른다.

“요즘은 남자도 외모를 꾸며야 한다더라. 썬크림 바르고 일 년에 함씩 점도 빼고 어쩌고 저쩌고…….

“네 알겠습니다.^^ (영혼없는 대답)

 

3. 역동적인 삶을 추구한다면 시골 생활이 즐겁기는 힘들다. 여긴 참 정적이다.

 

4. 자녀에게 도심 수준의 치열한 사교육을 시키고 싶다면 도심에서 사는 것이 속 편할 것이다. 안 그러면 매일 학원까지 애들 퍼날라야 된다.

 

 

3.집 지을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요소가 있다면?

 

두 가지가 있다.


1. 친환경성 : 자금의 제약은 있지만, 될 수 있으면 쳔연소재를 이용하려고 노력했다.

 

2. 우리 부부의 생활 습관에 맞을 것 : 지어진 집에 들어가서 살면서 아쉬웠던 점을 적어서 그 점을 우리에게 맞출 수 있도록 노력했다.

 

예) 부엌에 주렁주렁 조리도구 걸이를 만들었다. 손님초대를 좋아해서 접이식 식탁 놓을 공간을 두기 위해 ㄷ자형 주방을 포기하고 ㄴ자형 주방을 선택했다. 빨래를 널기 위해 멀리까지 가는 것이 번거로워서 빨래 건조가능한 곳 앞에 세탁기를 설치했다. 옷 정리에 소질이 없어 드레스룸을 길쭉하게 만들었다. 잠자기 전에 발을 꼭 씻고 자기 위해 낮은 높이의 수전을 설치했다.

 

+집이 완성되고 살다 보니 아쉬운 점이 있다면요?

1. 2층에 변기가 없다.

2. 겨울에 생각보다 춥다. 1층 콘크리트 구조 때문.

3. 시공회사가 잠적해서 AS를 받을 수 없다.



4.집 짓는 과정 D-day!(집에 대해 모르는 사람도 집이 완성되는 과정을 보고 대략적이나마 머리로 상상해 볼 수 있게 세세히&재미있는 에피소드와 예산 분배, 팁 등 구체적으로 부탁드립니다.)

 

입주 1.5년 전 ~ 1년 전

- 아내와 이야기하다가 서로가 전원주택을 생각하고 있었음을 발견.

- 전원주택에 대한 지식을 검색하기 시작함.

- 여동생을 통해 전원주택 업체가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를 알게 됨.

- 인터넷 카페 활동을 시작함.

- 예산 뽑기 : 전세금 + 통장잔고 + 최대대출 1억 이하로 결정.

- 여기저기 땅을 보러 다님. 사업 설명회도 찾아다님. 세 번째 설명회에서 지역을 정하고 집터를 고름.


입주 1년 전 - 토지 구입 계약/설계 계약

- 100일 전 : 기초 터파기 시작

- 90일 전 : 버림(기초 공사. 시멘트로 바닥을 발라놓고 먹줄로 설계도를 실제 크기로 그리는 작업)

- 70일 전 : 장마

- 60일 전 : 골조 공사(나무뼈대)

- 50일 전 : 배선/배관 공사(뼈대에 전선/파이프 설치)

- 40일 전 : 단열공사(뼈대 사이에 단열재를 채워 넣음)

- 35일 전 : 외장공사(방수포 등을 바르고 외장재와 지붕을 덮음)

- 30일 전 : 난방공사(바닥에 보일러 선을 깔고 모르타르로 바닥을 바름)

- 25일 전 : 문짝/창문 설치/설비공사(화장실 바닥 방수하고)

- 20일 전 : 도배/내장공사(벽지 바르고 몰딩하고)/타일시공

- 15일 전 : 전기공사(인터넷/전기선 연결, 전등 설치)

- 10일 전 : 외부 데크 공사(외부 계단/데크 설치)

- 5일 전 : 도장공사(나무에 스테인 바름)

- 4일 전 : 주방가구 공사

- 3일 전 : 붙박이 가구 공사

- 2일 전 : 가스/수도/전기/하수도/정화조 연결

- 1일 전 : 입주청소

- D-DAY : 이사



5. 총 예산, 집터 구입비, 건축사무소 맡긴 금액, 기타 금액 등 예상했던 비용과 실질적으로 사용한 비용, 예상보다 많이 들었던 과정 등을 알려주시면 됩니다.


총 예산 : 3억 3천만 원 정도


- 토목 관련 비용(순수한 땅 값, 전기/가스/상하수도 등 연결 비용, 도로 연결 비용, 땅 고르고 파는 비용 등) = 12,000만 원

 

- 설계/감리 비용 = 1,200만 원

 

- 건축 관련 비용(집 뼈대 만들고, 보일러도 넣고, 단열재 넣고, 전기선도 깔고, 전구랑 콘센트 달고, 인터넷 깔고, 수도관도 달고, 하수관도 달고, 가구도 넣고, 도배도 하는 데에 쓰는 돈) = 16,000만 원

 

- 조경 관련 비용 = 200만 원(잔디깔고 나머지는 입주 후에 셀프로 함)

 

- 각종 세금과 허가비(법무사한테 맡기거나 또는 알면 절약할 수 있는 비용이나 각종 허가에 필요한 기초 상식 등이 있다면 말씀해주시면 됩니다.) = 400만 원(셀프로 하면 40만 원 절약)

 

- 이사 비용(이사하는 데 드는 비용, 입주 전 청소비, 혹시 입주 타이밍이 안 맞으면 이삿짐 보관료) = 150만 원 정도

 

- 예비비(예상 못했던 지출 등)

현장에서 일하시는 분 간식비 = 100만 원

단열 보강비 = 750만 원

어닝설치 = 100만 원

목공 공구 구입 = 30만 원

 


6. 마지막으로 집을 짓고 살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갖고 있는 딴지스들에게 조언 또는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다시 집을 짓는다면 ‘이런 실수는 하지 않겠다’

 

건설회사 선정과 설계시간에 좀 더 많은 시간을 들여서 건축 도중에 변경하는 일이 없도록 하고 싶다. 특히나, 우리나라와 같은 돈 앞에 사람 없는 아비규환의 상황에서 집을 짓는 것이 일생에서 최고 거대한 소비라고 한다면, 되도록 현재 살고 있는 곳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에 건축 현장을 두어서 자주 들여다볼 수 있어야겠다. 그리고 모든 상황을 녹취할 것이며, 모든 약속은 문서화시켜 놓을 것이다.




연재를 마무리 하며

 

여러 번 이야기한 것이기는 하지만, 마지막으로 한 번 더 강조하려고 한다. ‘어디에’도 중요하지만, ‘누구와’가 더 중요할 수 있다. 집을 짓고 살면 집을 안 짓고 살때에 발생하던 문제가 다 해결될 것이라는 생각만 안 하고 있다면 함 지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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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사랑하는 우리 과~



물론, 재수가 더럽게 없다면 필자처럼 시공사를 잘못 만날 수 있고, 설계/감리 회사는 감리못했다고 블로그에 글 올렸더니 명예훼손으로 고발해서 다음 달에 공판이 열린 할 수도 있고, 시행사랑 시공사랑 티격태격하다가 현장에 뜬금없는 유치권 행사딱지가 붙기도 하고, 공사대금 못 받은 하청업자들이 현장에 드러눕기도 한다. 그래서 완공이 되면 초기에 예상했던 금액보다 훨씬 투입비용도 늘어나 빚도 많이 지게 되고 머리도 많이 빠지고 얼굴도 많이 늙고, 고발한 놈 생각하면 귀에서 삐 소리도 나고 그럴 수도 있지만, 그건 내 경우가 더럽게 재수가 없어서일 수도 있기 때문에 안 그럴 경우가 훨씬 많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웃들만 나랑 맞는다면 나머지는 다 양호한 거다. 필자처럼 더러운 과정으로 집을 지었고, 지금도 집이 그저 그런 데다가 검찰이랑 법정에서 만날 약속까지 정해놓은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이웃들과의 시간은 정말 즐거운 것으로 보아, 필자와 같이 더러운 과정을 겪지 않고 집을 지어서 양호한 이웃들을 만나게 된다면 썩 괜찮을 것 같지 않나?


결국 판단은 여러분의 몫이겠지만.






분노하샘


편집 : 꾸물, 보리삼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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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관자는 가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