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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07. 09. 목요일

편집부 챙타쿠







소녀시대가 <Party>라는 곡을 들고 돌아왔다. 오래 기다린 것 같지만 세 보면 3개월 만이다. 전곡인 <Catch me if you can>이 표절시비로 소리소문 없이 사라졌기 때문일까? 아니면 사건사고가 많았기 때문일까?


아무튼 딴지 수뇌부가 우주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녀시대이기에 딴지브리프의 첫 번째 크리티크 대상으로 이 컴백곡을 다루자는 데에는 아무도 토를 달지 않았다.


그런데 뮤직비디오가 공개되는 순간, 우주의 흐름이 바뀌었다. 이건 노래가 문제가 아니다.


뮤직비디오가 잘못했다.


우주의 흐름을 세 번은 바꿀 정도로 엄청난 재앙이다. 시작은 그럴 듯하다. <Party>라는 노래 제목에 맞게 비행기를 타고 외국으로 떠나는 장면은 앞으로 나올 ‘Party’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문제는 이국땅에 도착하고 나서다. ‘태국’과 ‘Silavadee’의 PLPL(장소협찬)로 인해 해변가 혹은 리조트만 주구장창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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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쁘긴 허다...


처음엔 멤버들의 얼굴이 클로즈업 되어 나온다. 예쁘다. 좋다. 그런데 다음에도 또 나온다. 단체 댄스 장면이 나오더니 또 나온다. 그렇다. 처음부터 끝까지 얼굴이 계속 나온다. 얼굴 클로즈업에서 단독샷으로 카메라가 조금 움직이기는 해도 배경, 옷, 헤어 모두 똑같다. 각각의 멤버는 처음부터 끝까지 똑같을 수 있다. 하지만 모든 멤버의 배경까지 똑같은 건 너무했다. 태연은 모래사장, 써니는 나무 위처럼 아예 똑같은 건 아니지만 누가 봐도 같은 해변가에 있다는 걸 유추할 수 있다. 이쯤 되니 멤버들의 얼굴로만 뮤직비디오 3분을 채우려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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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버들의 비쥬얼로 채우고도 모자란다 생각했는지 남는 부분은 써니의 몸매로 채우기로 한 모양이다. 그래서 써니를 비출 땐 카메라는 유독 가슴에 주목한다. 유달리 노출이 심한 써니의 가슴을 잡고 표정을 잡는 등 ‘써니=몸매’라는 공식을 세운 듯한 카메라 워킹이다. 너도 나도 벗고 나오는 시대에 소녀시대라고 노출 못할 이유가 있냐고 물을 수 있겠지만, 문제는 다른 멤버들과 달리 ‘써니만’ 그러고 나온다는 것이다. 다른 멤버들이 <엘르> 화보라면, 혼자 <맥심> 화보 느낌? (맥심을 원하면 맘껏 빌려줄테니 차라리 딴지일보 사무실로 와라) 이런 부조화 속에서 돋보이는 건 섹시함이 아니라 어색함이다. ‘여름하면 몸매, (소녀시대에서) 몸매하면 써니’라는 건 알겠는데, 조화를 생각하자. 이미지 변화를 원하면 대놓고 섹시컨셉으로 나오는 게 나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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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Party>라 그런지, 파티 분위기를 더 내기 위함인지 중간 중간 클럽 같은 곳에서 찍은 댄스 장면이 들어간다. 나는 묻고 싶다. “왜?”라고. 맑고 티 없는 해변가 장면에 시청자들의 눈이 피로해졌을 거라 생각해 어두운 장면을 넣은 걸까? 아니면 해변에서만 찍으면 단조로워 보여서? 물론 후자라고 생각하지만, 이전 장면과 일관성 없는 클럽 장면을 넣느니 단조로워도 해변만 나오는 게 나을 법 했다. 후반부에 나오는 당구를 치며 즐기는 멤버들은 ‘Party’와 어울리지만, 이 전에 단체로 춤추는 장면은, 흠, 글쎄올시다. 장기간 렌즈 착용으로 인해 유사 야맹증이 있는 본 기자 같은 사람에겐 정말 보기 힘든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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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리조트의 아름다움 빼고 보여준 것이 없는 <Party> 뮤직비디오는 소녀시대가 나온다는 것 빼고는 특색이라곤 없었다. 다시 말하면 소녀시대가 나와서 그나마 이정도지 다른 아이돌이 이 뮤직비디오를 들고 나왔으면 묻혔을 거라는 말이다. 이 노래를 소녀시대가 부르지 않았고, 화면은 예쁘지만 크게 고민한 것 같지 않은 뮤직비디오에 소녀시대가 출연하지 않았으면 이 노래는 여름 내에만 조금 인기 끌다가 묻힐 노래였다.


소녀시대가 대놓고 ‘여름’을 들고 나온 게 처음이라 기대를 많이 했던 게 잘못이었을까. 씨스타, 걸스데이 등 제후들 사이에서 소녀시대가 여전히 왕이라는 사실을 주지시켜주길 바래서였을까. 블리자드에서 디아블로를 잡는 데 6개월이 걸릴 거라고 자부했지만 한 한국인의 손에 6시간 만에 사망한 걸 보는 느낌이었다. 이렇게 허망할 수가. 세기의 대결 메이웨더vs파퀴아오 전에서 패배한 건 그걸 보고 있는 거렁뱅이 나라는 걸 알았을 때도 이런 느낌은 아니었다.


본 기자의 우려와 달리 소녀시대 <Party>는 승승장구하고 있고, 다른 언론에서는 칭송해 마지않는 모양이다. 하지만 그래서 더 비판받아야 될 거 같다. 다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고 아둥바둥 하는데 말년 병장 마냥 설렁 거려놓고는 초코파이는 지가 다 먹는 모습이 연상되니 말이다. 그래서,


흠, 제 점수는요. 4등급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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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한 딴지 크리티크는 문화 콘텐츠 전반을

우주적 관점으로 디벼본 후

외계 생명체의 감각 기관에 어찌 작용할 것인가,

연구해보는 코너로 최고 1등급부터 최저 5등급까지의 

리액숀 외계인이 대기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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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다른 별의 관점을 갖고 있다'

이런 분들 졸라 환영입니다.






챙타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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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