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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04. 09. 수요일

멀더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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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기 사태]

[북한 무인기 조작의 실체]

[무인기는 형이 RC를 해봐서 아는데]

[무인기의 목적, 원래 정찰기가 아닐 수 있다]








무인기. 참 다들 뻔한 걸 갖고. 다들 그만큼 했으면서도 이런 간단한 사건에 대해서도 감이 안오는가?



1. 프레임(Frame)


이 간단한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우선, 우리는 우리가 얼마나 '프레임'에 취약한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프레임'이라는 어쩌면 지난 선거에서 내내 했던, 그래서 우리가 그것에 대해 다들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을수도 있는, 이 지긋지긋한 이야기를 잠깐만 다시 해보자면 이 개념은 조지 레이코프(George Lakoff)라는 미국의 언어학자가 <코끼리는 생각하지마 : 미국의 진보세력은 왜 선거에서 패배하는가(Don't think of an elephant!: know your values and frame the debate : the essential guide for progressives)>라는 책에서 잘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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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자신의 학생들에게 '코끼리를 생각하지 마라'라는 과제를 내주었는데, 이 과제를 성공한 학생은 아무도 없다. 왜냐하면, 코끼리를 생각하지 않기 위해서는 우선 코끼리를 떠올려야(생각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이 과제의 핵심은, "어떤 프레임을 부정하려면 우선 그 프레임을 떠올리게 되어 있다"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었다.


이게 정치적으로는 사람들이 구체적인 사실을 따져서 자신들의 계급적 이익에 따라 투표하기보다는 한번 만들어진 어떤 가치관에 따라 자신들이 동일시하고 싶은 어떤 대상에 투표한다는 그런 분석을 할 때 자주 인용되는 개념이다.


이 책에서 아주 인상적인 부분은 “어떤 진실이 있을 때, 그 진실이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그 진실이 그들이 가진 프레임에 부합해야 하고, 만약 프레임에 부합하지 않으면 진실은 버려지고 프레임만 남는다.”라고 한 부분이다.


즉, 어떤 누군가가 어떤 대상에 대해서 규정한다면, 사람들은 규정에 맞추어 판단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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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작가 김춘수의 '꽃'



이제 다시 무인기로 돌아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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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한나라당과 유사한 색의 무인기



그것이 발견되었을 때, 국방부를 비롯해 모든 언론은 그것을 '무인기'라 불렀고, 그 이후 많은 전문가들의 분석은 그게 GPS로 작동이 되었다는 둥, 카메라 영상을 송수신했다는 둥, 그게 되냐 안되냐 등등의 별별 분석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런 온갖 분석들이 난무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맨 처음 그것이 '무인기'로 규정되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그 어느 누구도, 심지어 민족정론지 딴지일보마저도 '왜!'라는 질문조차 하지 않고, 그것을 받아들이고야 말았다.


하지만 본 요원이 오랜 기간 짐승적 감각으로 수사해 온 바, 저것은 '무인기'가 아니다.



2. 1947년 로스웰 UFO 추락사건


아마도, 이제는 너무도 유명해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1947년 로스웰 UFO 추락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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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웰에서 날으는 접시가 발견됐다



사건에 대해 초간단 정리를 하면,


1947년 7월에 미국 로스웰이라는 동네에서 뭔가가 추락했는데, 그게 UFO고 거기에서 외계인의 시체도 찾았다는 것이다. 주민들과 군인들의 증언이 있었으나 수십 년간 철저히 비밀에 부쳐진 그런 외계인 추락사건이다.


당시, UFO의 잔해를 처음 발견했던 '월터 하우트'중위는 UFO의 잔해로 보이는 물건들을 찾았다고 언론에 보도자료를 냈으나, 다음 날 된통 혼나고, 대신 그 상급부대 사령관인 '로저 M 레미' 준장은 '기상관측용 기구(weather balloon)'의 잔해를 늘어놓고 기자회견을 했다. 이후, 월터 하우트는 진급을 했다.(진실을 덮으면 진급하는 건 어디나 비슷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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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들, 뻔히 다 아는데 '기상관측용 기구'라고 열심히 구라치는 중



만약, 당시 미국에 '지방선거'가 있었다면 아마 '소련의 무인기' 내지는 '정찰위성'이라고 했을지는 모르겠으나 난데없이 소련의 위협이라고 했다가는 괜히 혼란만 생길 수 있어서였는지, 그냥 '기상관측용 기구'라는 정도 선에서 '거짓말'을 한 것이다.


이후, 이 사건에 대해 월터 하우트의 상관인 '마샬' 소령은 그 사건 당시, 레미 준장이 은폐하려 했다고 1989년에 진술했고, 미국 정부는 1994년에는 그게 '소련의 핵실험 관측장비'였고 인형은 더미(실험용 인형)라고도 하는 등 계속 뭔가를 감추려고 했다.


결정적으로 2011년 4월 FBI는 월터 하우트의 보고서를 공개했는데, 거기에는 “비행접시 세대와 각각 90cm정도 되는 사람 모습의 시신을 발견했는데, 그들은 금속재질의 옷을 입고 있었다”라고 적혀 있어 로스웰에 추락한 것이 그동안 미국정부가 발표했던 대로 기상관측용 기구나 소련의 핵실험 관측위성이 아니라 다른 UFO로도 추정할 수 있는 것이었음이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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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저건 빨랑 하늘색으로 칠해봐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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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이라고 막 목을 조르는.

(새누리당 누구의 말을 빌리자면, 나라없는 외계인은 인권이 필요없는 건가?)



3. 무인기


우리 군도 맨처음에는 "민간에서 살 수 있는 무인항공기로, 사진도 특정 지역을 집중 촬영한 것이 아니어서 일단 대공 용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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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조선일보



하지만, 지금은 북한에서 넘어온, 조금 더 개발되면 핵폭탄 내지는 생화학 무기를 실을 수도 있는, 북한의 '무기'가 되어버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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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TV조선



로스웰 사건과 다른 점이 있다면, 로스웰은 거의 47년이 지나서야 '소련'의 물건이라고 했지만, 우리는 단 며칠 만에 '북한의 무기'가 되어버렸다는 점이랄까.


이제 여러 분석들을 살펴 보자.



1) 비행체의 모양과 재질이 독특하다

    ☞ 당연하다. 지구의 물건이 아니니까.


2) 추락했는데 멀쩡하다.

    ☞ 당연하다. 지구의 물건이 아닌 것을 외계인이 사뿐히 착륙시켰으니까.


3) 기체에 오일 흔적이 없다.

    ☞ 당연하다. 지구의 물건이 아닌 그런 연료를 썼으니깐.


4) 조종장치가 이상하다. 조종장치가 없거나 카메라만 달려 있다. 안테나 위치가 이상하다.

    ☞ 당연하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지구의 물건이 아니라 외계 기술이다.


5) 며칠 사이에 기체가 지저분해졌다.

    ☞ 지구인들이 지문감식한다고 설쳐댔다.


6) 슬립스트림, 트림탭 관련

    ☞ 여기까지 했으면 말 안 해도 알 거다. 외계기술이다.


7) 카메라가 항공촬영하기에는 너무 후졌다.

    ☞ 지구에 올때 일부 부품이 망가져서 지구에서 부품을 구하다 보니 그렇게 됐다. 카메라 후진데 보태준 거 있냐. 그리고 그거 자세히 봐라 외계인들의 조종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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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봐. 조종장치 맞잖어. 



아~ 개운하다. 뭔가 그동안 빠져있는 조각이 딱 들어맞는 이 기분. 아, 기분 좋다. ㅆㅂ!! 이렇게 한 건 시원하게 해결한 후에 때리는 똥은 정말 시원하니깐. 으하하 ㅆㅂ!! 이렇게 상쾌한 걸. 우하하.



4. 결론


무인기가 발견된 후 청와대는 이미 결론을 내린 상태에서 검토를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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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뉴스



어떤 조사든 미리 결론을 내린 상태에서, 일종의 프레임을 씌운 상태에서 조사나 분석을 한다는 것은 위에서 얘기했던 '프레임'에서 벗어나는 '진실'이라면 언제든 버릴 수도 있다는 태도이므로, 제대로 된 결론에 이르기가 매우 어렵다.


딱 보기에도 조잡해 보이는 저 물체가 북한제인지 또는 북한제가 아닌지에 대해 나는 별로 관심이 없다. 다만, 미리 결론 짓지 않고 시작한 조사를 통해 객관적이고 논리적인 결론에 도달하길 바랄 뿐이다.


무인기를 무인기로 규정하면 무인기라는 범위내에서만 생각하는 것처럼, UFO를 UFO로 누군가 규정하면 우리는 그것을 UFO라는 범위내에서만 생각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깨닫고 부디, 각자가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했으면 좋겠다.


국방부에서 북한제 무인기라고 설명하는 데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들도 얼마나 답답하겠나. 진실은 저 너머가 아니라 바로 눈앞에 있는데, 말을 못하니.(청와대에서 북한소행으로 생각하고 검토한다는데.)


그러므로, 국가와 민족의 미래를 걱정하는 우리 애국시민들은 '쓸데없이 분석'따위 하겠다고 피곤하게 뒤져보고 그러지 말자. 어차피 이미 그건 북한제 무인기가 되어버렸다.(천안함으로 보라. 수없이 많은 과학적 증거들이 쏟아져도 몇 년째 아니라고 하며 '종북'이란다. ㅆㅂ)


이미, 이렇게 된 거, 이런 나라에서 논리니 과학이니 얘기하는 건 우스운 일이다.


야구 시즌이다. 정치는 무슨, 야구나 보자.(물론, 나야 잘하든 못하든 모두에게 한 타석씩 공평하게 주는 '공산주의' 내지는 '빨갱이' 스포츠인 야구 따위는 안보지만ㅋㅋ)





****추가****


1. 결론을 미리 내지 않고 조사하는 태도, 이것은 북한제라고 주장하는 측이나 반박하는 측이나 마찬가지다. (북한도 상식적인 놈들이 아닐 수 있고, 상식에서 벗어난 병신같은 거 안 할 리가 없다. 우리도 4대강 팠는데 쟤들이라고 말도 안 되는 병신짓 안하겠나.)


2. 극단적으로, 저게 외계의 UFO가 아니라는 근거도 없다. 적어도 아직까지는.ㅎㅎ







멀더요원

트위터 : @anarchyrok


편집 : 퍼그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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