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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04. 22. 화요일

프랑스특파원 아까이 소라










한국이 충격과 극심한 우울감에 휩싸여 있다. 이런 저런 개인사로 정신이 없어 사실 필자는 세월호 소식을 꽤 나중에야 접했다. 워낙 한국에서 자주 일어나는 재난사고이기에 그저 그러려니 했었다. 하지만 프랑스에 혼자 나와 있는 자식이 불안하신지 부모님의 연락은 평소보다 많아지고, 대답하는 시간이 늦어질 수록 그 걱정은 배가되는 듯 독촉이 잦아졌다. 


아닌 게 아니라 이번 사태의 심각성은 프랑스 언론의 반응에서도 짐작을 가능케 한다. 세월호 사고 관련 소식은 이제 거의 실시간으로 올라오고 있다. 프랑스에도 워낙 독립언론이나 인터넷 신문 등의 각종 매체가 많아진 바, 간단한 검색만으로도 엄청나게 많은 수의 관련 기사를 찾아볼 수 있다.


따라서 이른바 프랑스 3대 일간지, <르몽드>와 <리베라시옹>, 그리고 <르피가로> 기사만 잠시 훑어 보기로 한다. <르몽드>와 <리베라시옹>에서는 2014년 4월 21일 현재까지 각각 총 7개의 관련 기사를 작성하였다. <르피가로>는 조금 더 많다, 12개. 


그러고 보니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 프랑스 방문 때보다 더 많은 기사들이 작성되었다. 하지만 이중 대부분은 AFP나 로이터 등 통신사의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하여 사실 전달에 치중하고 있다. 신문사 소속의 기자 및 특파원을 통하여 직접 기사를 작성한 경우는 <르몽드> 1건, <리베라시옹> 1건, <르피가로> 2건 정도다. 또한 이 모든 기사들이 실제로 인쇄되어 나가는 것은 아님도 참고해야 할 사항.


우선 <르몽드>와 <리베라시옹> 기사들은 대부분 이 사건 이후 한국이 겪고 있는 슬픔과 고통, 혼돈과 스트레스 등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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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사건 이후 충격에 휩싸인 대한민국

<르몽드> 2014년 4월 20일자 3면(국제면)



<르몽드>의 경우 4월 18일과 19일자 종이신문에는 관련 기사를 짤막하게만 내보낸다. 이후 4월 20일자에는 3면의 2/3을 "세월호 침몰 사건 이후 충격에 휩싸인 대한민국" 기사에 할당하였다. 해당 기사는 '지난 3월 8일 말레이시아 여객기 실종 사건이 얼마 지나지 않아 아시아는 또 한 번의 비극을 겪고 있다'로 시작하여 현재까지의 상황을 다소 담담하게 보도하고 있다.


해당 기사는 사건 당시 선장 대신 3등 항해사가 키를 잡고 있었다는 점, 또한 이들 일행이 승객들을 구조하기 보다는 우선 자신들이 대피하느라 사고를 키웠으며 이로 인하여 고소 및 체포 당했다는 점, 구조 작업이 기상 및 해류 등의 악조건으로 인하여 신속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과 구조장비도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았다는 것까지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이후 한국의 모든 행사 및 TV 오락프로그램들이 취소되었으며 6월에 있을 지방선거에 대한 모든 정치 캠페인 역시 애도의 뜻으로 중단되었음을 언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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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마지막 부분



기사는 


아시아 4번째 강대국인 한국은 충격에 휩싸였다. 네티즌들은 그들의 분노와 혼란을 SNS를 통해 표현하고 있다. '우리의 아이들을 구해내지도 못한다면 세계에서 제일 빠른 인터넷 속도와 최신형 스마트폰, 세계1위 조선업을 갖추고 있어봐야 무슨 소용인가?'라는 한 파워 트위터리안의 질문에 한 네티즌은 '나는 이제껏 한국이 인도네시아나 방글라데시같은 나라보다 발전한 나라라고 생각했다. 아마 내가 틀렸나보다'라고 대답했다.


며 끝을 맺는다.


<르몽드>의 2014년 4월 20일자 기사는 그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필자가 한국인이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이 기사를 접하는 프랑스인들은 아마도 기사 마지막에 인용되어 있는 이 두 네티즌의 문답에 집중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한국은 이제 프랑스에서도 첨단 가전기기 및 최고의 인터넷 속도 등으로 유명한 나라다. '작지만 강한 나라'. 아마도 맞을 게다. 또한 흔히들 북한과 비교하여 남한은 민주주의가 발달된 국가, 인권이 보호되는 국가로 인식된다. 국가가 국민 개개인의 삶의 최소한의 질을 보장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이곳에서는 아마도 한국 역시 그러하리라 인식하고 있으리라 보여진다.


하지만


과연 한국의 실상은 그러한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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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이후 혼돈과 분노에 휩싸인 한국

<리베라시옹> 2014년 4월 17일자 기사에 실린 사진



<리베라시옹>의 경우 종이신문은 결국 제대로 확인을 못 했다. 이 점 사과한다. 신문사 홈페이지 검색 결과 특파원에 의해 작성된 기사는 4월 17일자 "세월호 침몰 이후 혼돈과 분노에 휩싸인 한국" 기사가 전부다. 에바 존(Eva John) 서울 특파원이 작성한 르포르타주다. 기사는 이번 세월호 사고를 '한국 역사 유래 없는 재앙적 해난 사고'로 표현하였다. 오리무중인 사고원인부터 사고 피해자 가족들을 비롯한 한국인들의 분노와 각종 루머들로 번져가는 혼란을 다루고 있다.


이에 따르는 분노가 피해 학생 삼촌의 인터뷰를 통해 보다 생생하게 전해진다. 



'정말로 화가 나는 게 당연하지요. 제가 사고 현장에 나와 있는 것은 형을 응원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지금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는지 좀 더 제대로 알기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이어 기사는 적십자 구호활동이 진행되고 있는 단원고 상황을 다룬다. 여기서는 생존한 학생들과의 인터뷰를 통하여 혼란과 슬픔을 전한다. 여기서도 기사는 제대로 된 정보가 전달되지 않음을 전한다. 또한 구조되어 입원중에 있는 단원고 학생의 입을 빌어 비극을 전달한다.



'저희는 처음 구조된 사람들 중의 하나에요. 선생님 두 분이 구명조끼를 입는 것을 도와주셨어요. 두 분 모두 실종되셨는데 한 분은 사망하신 것으로 확인되었대요.' 링거를 맞으며 구성민 학생이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사고 현장을 가장 먼저 빠져 나간 선장 일행 및 그들이 위급상황을 맞아 올바른 대처를 하지 않은 점도 언급한다. 또한 선장에 대해서는 그의 사과가 자위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이 가장 최선의 방법으로 최대한 빨리 구조 작업을 진행할 것을 요구한 점을 언급하는 동시에 그럼에도 불구, 정부에서는 오히려 (이후 상황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고 있음을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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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부른 여객선 침몰 사건 이후 오리무중의 한국

<르피가로> 2014년 4월 16일자 기사



<르피가로>에서는 아직 종이신문에 이 소식을 다루지는 않았지만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가장 많은 양의 기사를 싣고 있다. 또한 한국 특파원인 세바스티앙 팔레티(Sébastien Falletti)가 작성한 기사가 두 개.


우선 4월 16일자 기사에서는 최후까지 최선을 다하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주문에 따라 빠른 속도로 구조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음을 언급한다. 또한 사고 원인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고 있으며 그에 따라 각종 추측이 SNS상에서 난무하고 있음을 이야기한다. 더 나아가 지난 2010년 3월의 천안함 사태를 언급하며 국제사회에서는 이를 북한의 소행으로 결론내렸으나 북한 정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음을 덧붙인다.



이번 사고는 지난 2010년 3월 서해에서 벌어진 천안함 사건 이후 또 한 번 발생된 비극이다. 천안함 사건은 당시 국제사회에서 북한 잠수정의 어뢰로 인한 것이라 결론 내린 바 있으나, 북한 정부는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필자로서는 도대체 각종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면서 나중에 천안함 사건을 왜 덧붙이는지 알 수없다. 프랑스 독자로 하여금 이번 사건 역시 북한의 소행일 것이라는 강한 추측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일단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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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존자 구출에 거는 마지막 희망

<르피가로> 2014년 4월 17일자 기사



2014년 4월 17일자 기사도 세바스티앙 팔레티 특파원에 의해 작성되었다. 동영상에는 세월호에 갇혀 있는 학생들의 메시지가 실려 있다. 아다시피 이 문자는 경찰에 의해 허위로 밝혀졌다. 사건 현장을 스케치하며 현재 상황이 얼마나 비극적인지를 알려준 다음 기사는 박근혜 대통령의 말을 인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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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라서 날씨도 쌀쌀하고 물 속은 더 추운 것 아니겠습니까. 생존자가 있다면 1분 1초가 급합니다'

기사 중간에 자리잡은 박근혜 대통령의 말



이어 박근혜 대통령의 특별 주문에도 불구하고 기상상태 등의 악조건으로 인하여 구조작업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점, 현장에 나가 있는 단원고 학부모들의 고통과 긴장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는 점을 다룬다. 또한 선장 일행이 우선적으로 탈출한 점을 다루며 사고 원인은 여전히 오리무중에 있음을 보여 준다. 


언제나 그렇지만 프랑스 언론 역시 각 사건을 보는 시각이 각기 다르다. <르몽드>는 보다 분석적으로 사건에 접근하는 경향이 있다면 <리베라시옹>은 보다 적극적으로 사건을 다루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르피가로>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은 사양하고 싶다.


워낙 한국에서 이러한 재난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데다가, 현재 필자가 한국이 아닌 프랑스에 머무르고 있는 탓에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일찍 깨닫지 못했다. 지인은 현재 한국의 온 국민이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을 앓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동의한다. 일단 부모님께 멀리 있는 자식은 잘 지내고 있다고 메시지라도 하나 보내야겠다.


우선은 모든 상황이 가장 긍정적인 방향으로, 최대한 신속하게 해결되어야 하겠지만 개개인의 최소한의 삶의 질조차 국가가 아닌 개인이 책임져야 하는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절망감을 느끼며 기사 분석하다가 울컥해 버린 필자는 이만 글을 마친다.









1. 세월호 관련 <르몽드> 기사 목록  


날짜

  

04/16

Naufrage de Corée du Sud : recherche effrénée de survivants

한국의 해난사고, 혼돈의 생존자 찾기

04/16

Premières images du naufrage du ferry sud-coréen

한국 여객선 침몰 관련 영상들

04/17

Les cinq pires catastrophes maritimes depuis le Titan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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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En Corée du Sud, mandat d'arrêt contre le capitaine du ferry naufragé

한국, 침몰한 여객선 선장에 체포영장

04/18

Corée du Sud : arrestation du capitaine du ferry naufragé

한국, 침몰한 여객선 선장 체포

04/21

La Corée du Sud choquée par l'attitude de l'équipage du ferry naufragé

침몰 여객선 승무원들의 태도에 충격 받은 한국

04/21

<<Evacuez les passagers!>> : des enregistrements du naufrage du ferry en Corée du Sud

<<승객들을 대피시키세요!>>, 한국 침몰 여객선 통신 녹음 내용



2. 세월호 관련 <리베라시옹> 기사 목록  


날짜

  

04/16

Plusieurs centaines de disparus dans le naufrage d'un ferry en Corée du Sud

한국 여객선 침몰사고로 수백 명 실종

04/16

Naufrage d'un ferry sud-coréen

한국 여객선 침몰

04/17

Incompréhension et colère en Corée du Sud après le naufrage du ferry <<Sewol>>

세월호 침몰 이후 혼돈과 분노에 휩싸인 한국

04/17

La Corée du Sud en état de choc après le naufrage d'un ferry

여객선 침몰 이후 충격에 빠진 한국

04/18

Naufrage en Corée du Sud : mandat d'arrêt contre le capitaine du ferry

한국 해난사고여객선 선장에 체포영장

04/18

La semaine en images

사진으로 보는 한 주

04/18

Corée du Sud : le capitaine du ferry naufragé arrêté

한국침몰 여객선 선장 체포



3. 세월호 관련 <르피가로> 관련 기사


날짜

  

04/16

Naufrage d'un ferry en Corée du Sud

한국 여객선 침몰

04/16

300 disparus dans le naufrage d'un ferry en Corée du Sud

한국 여객선 침몰로 300명 실종

04/16

L'incompréhension en Corée du Sud après un naufrage 

meurtrier

사망 부른 여객선 침몰 사건 이후 오리무중의 한국

04/17

Ferry sud-coréen: soutien du Japon

한국 여객선 사고 소식 : 일본의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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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rry sud-coréen: poursuite des recherches

한국 여객선 사고 소식 : 계속되는 수색

04/17

Ferry coréen: le capitaine accusé d'abandon

한국 여객선 사고 소식 : 여객선 선장 고소

04/17

Derniers espoirs pour retrouver des survivants au large de la Corée du Sud

생존자 구출에 거는 마지막 희망

04/18

Naufrage en Corée du sud : un subalterne à la barre

한국 해난 사고 : 일반 항해사가 키를 잡았다

04/18

Corée du Sud: les sauveteurs sont entrés dans l'épave du ferry à la recherche de rescapés

한국구조원들이 생존자 수색을 위해 난파된 여객선 안으로 들어가다

04/18

Naufrage du ferry en Corée du Sud : la douleur des familles des lycéens disparus

한국 여객선 침몰 사고실종된 고등학생들의 가족이 느끼는 고통

04/20

Naufrage/Corée du Sud: vers les 300 morts

한국 해난 사고 : 300여 명 사망

04/21

Naufrage en Corée: 4 nouvelles arrestations

한국 해난 사고 : 4명 체포









프랑스특파원 아까이 소라

트위터 : @candy4sora


편집 : 퍼그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