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05. 22. 목요일
Any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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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독일의 쾰른으로 가보겠습니다.
Köln - 독일 서쪽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의 도시이며 베를린, 함부르크, 뮌헨에 이어 독일에서 네 번째로 큰 도시입니다. 라인강변에 위치해있으며 서독의 주요한 공업도시입니다.
대략 저기 어디
라고 해봐야 제가(그리고 너님들도 아마) 쾰른에 대해 떠올리는 건 아마도 이것
Kölner Dom(쾰른 대성당)
뜬금없지만 저는 외국의 랜드마크들을 보면
지금은 소실된 황룡사 9층 목탑의 모습을 상상해봅니다. 몽골군 개갞기들!
그리고 쾰른에는 Kölsch(쾰쉬)가 있습니다.
쾰른지역의 특산 맥주인 쾰쉬는 특이한 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첫째, 1986년 독일정부와 쾰른의 24개 양조장들이 모여 체결한 Kölsch-Konvention(쾰쉬 협약)에 의해 요건에 대해 정의를 했다는 것입니다.- 쾰쉬협약 관련 사이트
대충 정의에 포함된 내용에는 쾰른과 그 근방에서 양조된 맥주여야 하고 상면 발효 공법에 의해 만들어져야 하며 밝은 색에 필터링이 되어야 하며 독일 순수령에 따라야 한다는 것 등이 들어가 있습니다.
이 협약으로 인해서 쾰쉬로 정의된 요건에 맞지 아니한 맥주들은 그 이름을 쾰쉬라 부를 수 없게 됩니다. 심지어는 독일을 넘어 EU에서도 원산지 보호지정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혹여라도 베이징산 쾰쉬 같은 것을 만나게 되면 가볍게 무시하셔도 좋겠습니다(‘쾰른 스타일‘혹은 ’쾰쉬 스타일‘이라고 한다면 이해해주셔도 좋겠지만요).
둘째, 하이브리드형 맥주입니다.
앞서 쾰쉬에 대한 정의에서 나왔던 내용이지만 쾰쉬는 에일, 즉 상면 발효 맥주입니다. 보통의 에일처럼 쾰쉬도 상온에서 에일용 효모를 사용하여 양조됩니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발효 후 숙성과정을 라거처럼 저온에서 거침으로써 에일과 라거의 특성을 동시에 갖게 됩니다.
그래서 마치 라거처럼 밝고 투명한 금빛을 지니지만 은은한 과일향이 코끝을 간질이고 입안에서는 부드러운 맛을 느끼면서도 가볍고 상쾌함을 동시에 주는 매력적인 맥주가 쾰쉬입니다.
처음 마시게 될 때 에일이라는 사전지식 없이 접하게 된다면 ‘뭔가 에일스러운 라거‘라 생각할 수 있는 그러한 맛입니다.
*쾰른의 전통적인 맥주 혹은 초기 쾰쉬들이 현재의 쾰쉬처럼 라거링을 거쳤다는 것은 아닙니다. 라거링과 필터링이 되었다는 것에서 유추할 수 있겠지만 현재의 쾰쉬는 라거 공법이 발전 하면서부터 생산된 것으로, 역사적으로 본다면 100여년 정도의 시간을 거쳐 왔습니다.
셋째, Stange & Köbes
일반적으로 맥주들은 저마다 사용되는 전용잔이 존재합니다. 쾰쉬의 경우에는 Stange(슈탕에)가 그것이지요. 보통 맥주에 사용되는 잔들이 330ml, 500ml, 1L 정도로 구분되는데 특이하게도 슈탕에의 경우는 200ml로 작은 편입니다. 긔엽긔도 하거니와 한 번에 쇽~하고 들이키기에도 적합합니다. 공업도시였던 쾰른의 노동자들이 자리에 앉지않고 서서 빠르게 마시고 자리를 뜨는 데 편리하고자 이런 잔을 사용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는데 믿거나 말거나입니다.
펍 직원들이 저런 슈탕에들을 Köbes(쾨베스)라 불리는 작은 쟁반(?) 같은 것에 꽂은 채로 테이블 사이를 돌며 서빙을 하는 것이 쾰른의 펍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라 합니다. 직접 봤냐구요? 아뇨.
추천쾰쉬
쾰른에서만 생산될 수 있다는 조건이 있기에 생산 양조장이 적은 이유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국내에 수입되고 있는 쾰쉬는 현재 2가지입니다. 고로 추천도 달랑 2개로 끝입니다.
Früh Kölsch(프뤼 쾰쉬)- 1894년에 지어진 Kölner Hofbräu P. Josef Früh의 쾰쉬 맥주입니다. 잔 위로 코를 가져가면 향긋한 과일 향과 꽃 향이 은은하게 퍼져나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입안에 한 모금 가져가면 라이트-미디움 정도의 바디감과 함께 부드러운 몰트의 맛이 다가오며 적절한 수준의 탄산을 타고 혀끝 넘어로 매끄럽게 흘러갑니다. 밸런스가 좋다고 평을 하겠습니다.
집더하기의 일부지점 그리고 있을만한 곳(몇몇 보틀샵, 백화점등)에서 구할 수 있습니다.
Früh Kölsch
Gaffel Kölsch(가펠 쾰쉬)- 1908년에 지어진 Privatbrauerei Gaffel Becker & Co의 쾰쉬 맥주입니다.
부드럽습니다. 상당히 깔끔해서 에일보다 라거에 가까운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구수한 곡물 맛과 크래커의 맛이 살짝 느껴질 수 있으며 여러 잔을 발칵발칵 마셔도 부담이 적습니다.
집더하기, 둘마트의 일부지점 그리고 있을만한 곳에서 구할 수 있습니다.
Gaffel Kölsch
*전적으로 개인의 취향과 느낌을 기준으로 프뤼와 가펠을 동일 선상에 두고 본다면 프뤼는 에일의 느낌이 조금 더 나고 가펠은 라거의 느낌이 좀 더 난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소개했던 몇몇 에일에 비해 부담이 적은 에일로써 여러 면에서 음용성이 좋은 맥주이기에 부담없이 즐기실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날이 많이 더워지고 슬슬 맥주의 계절이 월드컵과 함께 돌아오고 있습니다. 즐거운 시간, XX나 XXX만 마시고 있기엔 너무나도 맛있고 좋은 맥주들이 많습니다. 우리 모두 지갑과 간을 열어보아요.
Anyone
편집 : 홀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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