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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05. 21. 수요일

부편집장 죽지않는돌고래














1.

2014 4 16. 단원고 2학년 학생 325명을 포함, 476명이 탑승한 것으로 알려진 세월호가 침몰했다.


2014 5 19, 18대 대선 투표자의 51.6%를 포함, 현행헌법상 국민의 대표로 간주되는 대통령이 세월호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2.

밝혀진 바, 청해진 해운은 언딘과 계약했고 언딘은 해경이 추천했다. 비난의 화살은 선장에서 청해진으로, 청해진에서 언딘으로, 다시 언딘에서 해경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해양수산부 중앙사고수습본부 4 17일자 문서에는 언딘의 이름, 있었다. 초점은 구조보다 인양이었다. 해수부 홈페이지에 올라온 공식 문서상, 그렇다. 문서를 재차 확인하기 위해 해양수산부에 전화했을 때, 그 부분은 삭제되어 있었다. 직접, 확인했다.



3.

KBS 김시곤 전 보도국장은 세월호 침몰 참사 보도 관련, 청와대 홍보수석이 해경을 비난하지 말 것을 수 차례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청와대 홍보수석은 대통령 직속이다. 대국민 담화에서 '해경 해체'를 말한 이는 불과 며칠 전까지 해경을 비난하지 말라 KBS에 압박 넣은 이와 동일하다.   



4.

대통령이 세월호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5 19일은 경희대 용혜인 씨가 청와대 홈페이지 게시판에 '우리 가만히 있어도 괜찮을까요?'란 글을 올린 지 21일 째 되는 날이다. '가만히 있으라' 침묵행진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와중이며 용혜인 씨가 경찰에 연행된 날이다. 동시에 전국동시지방선거를 16일 앞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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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대국민 담화 전날 밤 / 사진:좌린> 



5.

5 19일 오전 7 30분경,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김진오 선임기자는 청와대 관계자가 세월호 참사에 대한 반성과 사과를 감성적으로 접근해야 대국민 호소력이 커진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밝히고 "대통령이 참모진의 의견을 수용해 단 한번도 없었던 눈물을 보일지 지켜볼 일이다"고 말했다.


두 시간 후, 대통령은 눈물 흘렸다. 대국민 담화 시작 후 23 52초부터 30초간은, 매우, 인상적이다. 3.5초에 한번 눈을 깜빡이던 대통령은 불현듯 30초간 단 한번도 눈을 깜빡이지 않으며 눈물 흘렸다.



6.

의혹이 끊이지 않는 해경의 대처, 있었다. 해경의 비판을 막기 위해 공영방송에 압력 넣은 청와대, 있었다. 의혹과 책임이 위를 향할 때 이를 '해경해체'라는 칼로 끊어버린 대통령의 타이밍, 있었다. 이 타이밍 놓쳐 지방선거에 악영향 미쳤다면 책임져야 할 청와대와 대통령도, 있었을, 것이다.



7.

"모든 정부는 거짓말을 한다

하지만 관리들이 거짓말을 유포하면서 자신들도 그것을 진실이라고 믿을 때

그런 나라에는 곧 재앙이 닥친다"


20세기 최고의 독립언론인으로 추앙받는 이지스톤의 말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눈물이 정치적 쇼이길 바란다. 대통령이 이번 대국민 담화로 할 일을 다했고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구조에 최선을 다한 결과와 해결책이 고작 이거라면, 정말로 '해경해체'로 이 모든 일의 결론이 내려졌다 생각한다면, 


정말로 그렇게 믿고 있다면


그 눈물이야말로 재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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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청와대 항의방문 중인 세월호 유가족 / 사진:좌린> 




부편집장 죽지않는돌고래
Profile
딴지일보 편집장. 홍석동 납치사건, 김규열 선장사건, 도박 묵시록 등을 취재했습니다. 밤낮없이 시달린 필진들에게 밤길 조심하라는 말을 듣습니다. 가족과 함께 북극(혹은 남극)에 사는 것이 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