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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05. 26. 월요일

정치불패 벨테브레 











편집부 주



이 글은 정치불패에서 납치되었습니다.


벨테브레 님의 글은 2번 더 납치될 시, 

삼진 아웃의 원칙에 따라 

딴지 필진으로 임명 되어 강제 노역에 동원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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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H 엔터테인먼트의 대표 근혜 씨는 요즘 심기가 몹시 불편합니다.

   

군사정권 시절 '새마을 노래', '잘 살아보세' 등 여러 개의 빅 히트곡을 부른 슈퍼스타 박정희 선생의 딸인 근혜 씨는 복고풍의 트로트 가수로 활동하며 사생활을 거의 드러내지 않는 신비주의 마케팅과 아버지의 후광에 힘입어 절정의 인기를 구가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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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의 대상 수상을 축하해주고 있는 미대통령팝가수 지미 카터

 

특히 10여 년 전 가요계를 주름잡던 노무현 밴드의 헤비메탈 음악에 맞서 '참 나쁜 대통령', '대전은요?' 등 다수의 히트곡으로 올드팬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얻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뜬금없이 나타난 노가다 출신 래퍼이자 가사의 74.7%가 거짓말이라던 MB의 폭발적인 인기에 밀려 간발의 차로 가요대상을 놓친 근혜 씨는 박사모, 친박연대 등의 팬덤과 함께 절치부심하는 시간을 가져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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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근혜 씨는 오랜 시간 전속가수로 활동하던 한나라 레코드의 경영권을 인수한 뒤 새누리 레코드로 이름을 변경하고 새 음반 '내 꿈이 이뤄지는 나라'를 내며 가요대상에 도전했습니다.

 

근혜 씨의 라이벌은 노무현 밴드의 기타리스트 출신으로, 노무현의 충격적인 자살 이후 밴드의 리더가 된 문재인. 그는 노무현 스타일의 록 음반 '사람이 먼저다'를 발표하며 근혜 씨에게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인디 쪽에서는 의사 출신의 솔로가수 안철수가 '새정치'라는 발라드 곡을 부르며 젊은이들의 큰 인기를 얻었지만, 마이너 기획사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끝내 문재인 밴드에 피처링으로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이때의 인연이었는지 결국 안철수는 문재인 밴드의 소속사 민주 레코드에 가담하여, 새로 출범한 새정치 레코드의 공동대표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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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조작 논란까지 불러일으켰을 정도로 치열했던 경쟁은 중장노년층의 폭넓은 지지를 얻은 근혜 씨의 승리로 마무리되었고 근혜 씨는 이때 받은 상금을 밑천으로 GH 엔터테인먼트를 출범시켰습니다.

 

GH 엔터테인먼트는 '4대악(樂)'이라는 프로젝트 앨범을 출반했으나, 이 곡을 부른 '청와대'의 보컬 윤창중이 미국 순회공연 도중 성추행 파문을 일으켜 가요계에서 퇴출당하는 등 웃음거리가 되었고 '창조경제'라는 곡은 너무 어렵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다만, 근혜 씨의 패션 감각만큼은 외국에서도 인정을 받는 듯 보였고 '통일은 대박'이라는 곡도 나름 팬들의 호응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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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가요순위 결산을 앞두고 근혜 씨는 소속 가수들을 예능 프로며 지역 방송, 각종 행사에 출연시키며 인지도 제고를 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는데도 분위기 파악 못한 소속 연예인들이 사고를 치며 GH 엔터테인먼트는 큰 구설수에 휘말리게 됩니다.

 

어떤 가수는 하라는 봉사활동 대신 몰래 라면 먹다가 걸리고, 다른 연예인은 사망자 현황판 앞에서 인증 샷을 올리려다가 욕을 먹는 등 사고가 끊이질 않았지요.

 

특히 '해경'이라는 걸 그룹은 구조 활동을 배경으로 한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찍었는데요. 나름 비중있는 역할을 맡았음에도 긴박한 구조현장에서 아무 존재감 없는 병풍 급의 비호감 캐릭터가 되어 찌질한 모습을 노출하는 바람에 네티즌들에게 가루가 되도록 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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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크게 노한 근혜 씨는 눈물을 흘리며 여론의 비난을 한 몸에 받고 있는 해경을 해체하고, 소속 연예인들을 물갈이 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특히 '안전행정부'와 '해양수산부'라는 두 아이돌 그룹으로부터 '국가안전처' '행정혁신처'라는 유닛을 분리시켜 인기몰이에 나섰고, GH 엔터테인먼트의 '명목상 부사장' 정홍원을 해임한 것은 물론 지난번 가요대상 경쟁 당시 표절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작곡가 그룹 '국정원'의 리더 남재준, 레코딩과 마스터링을 담당하면서도 음향사고에 대해 모르는 일이라고 우기던 국가안보실 스튜디오의 김장수 실장과도 계약을 해지했습니다.

 

그리고 드라마 '응답하라 대선자금'에서 주인공 국민검사 역을 맡았던 탤런트 안대희를 영입해 '국가 대개조', '관피아 척결'이라는 두 곡의 싱글을 발표했습니다. 또한 근혜 씨는 한국형 원자력발전소 CF 및 화보촬영을 위해 UAE에 방문하기도 했지요.

 

그러나 사람들의 여론은 아직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한때 GH 엔터테인먼트에 매우 우호적인 것으로 알려졌던 모 방송사에 내분이 일어나며 GH 엔터테인먼트가 제작진에 쇼프로 출연 관련 로비를 했다는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GH 엔터테인먼트의 실소유주라 불리며 이 모든 가수들의 메인프로듀서로 활동해 왔던 기춘 옹이 건재한 이상 GH 엔터테인먼트의 스타일도 바뀌지 않으리라고 보이기 때문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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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춘 옹은 근혜 씨의 아버지 박정희 선생 때부터 작곡과 편곡, 프로듀싱을 맡아왔던 가요계의 원로이자 산 증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GH 엔터테인먼트의 '실장' 직함을 달고 있는 그는 박정희의 베스트앨범 '유신헌법'의 편곡자였고, 앞서 말한 작곡가 그룹 국정원의 전신인 중앙정보부에서 뮤지션으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박정희 씨가 불의의 사고로 타계한 뒤 한동안 잠잠했던 그는 1990년대 초반 톱가수 노태우가 부른 '공안정국'이라는 뮤직비디오의 감독으로 엄청난 흥행을 기록합니다. 이 뮤비는 노태우 안티 팬의 자살과 그 유서를 다른 사람이 대필해 주었다는 충격적인 내용을 다뤄 사회에 큰 파장을 몰고 왔습니다. 많은 논란 속에서도 시청률에 눈이 먼 미디어의 적극적인 홍보 속에 '공안정국'은 크게 히트를 쳤고 노태우는 다시금 전성기를 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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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기춘 옹의 최고 히트작은 YS 엔터테인먼트 시절 기획한 부산 콘서트가 아닐까 싶네요. 초원복집에서 치러진 이 콘서트는 부산에서 활동하던 최고의 스타들을 모두 섭외하여 초호화 게스트 진을 꾸렸던 것도 인상적이었지만, '우리가 남이가' 등 심의 관계로 정규음반에서는 들을 수 없는 희대의 명곡들과 영도다리에서 빠져 죽자는 과격한 퍼포먼스로 유례없는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특히 콘서트 실황앨범을 발매하지 않을 계획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라이벌 가수 정주영의 현대기획에서 수많은 축구중계의 음향감독을 맡다가 10대 가수 '김흥국'의 음반작업에 참여하며 가요계에 입문한 레코딩 엔지니어 MJ를 파견하여 콜라보를 하는 훈훈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하여 공개된 음원은 선정적인 가사로 인해 비난이 쇄도하는 가운데에서도, 1000만 가까운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YS 엔터테인먼트를 정상에 올려놓았던 것이죠.


그러나 MJ는 심의규정 위반으로 경찰서 정모에 참가해야만 했고 현대기획은 세무조사를 당하며 폐업 직전의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이때의 고마운 기억 때문인지 기춘 옹과 GH 엔터테인먼트는 MJ를 영입하여 오디션 프로그램 '도전! 서울시장 K'에 출전시키는 한편, 육아 예능 '미개인이 돌아왔다'에 꽂아주기도 했지만 아들 녀석의 철부지 같은 언행이 편집 없이 전파를 타며 오히려 위기를 겪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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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 진출이 결정되고 눈물을 보이는 MJ


한편, 왕년에 벌어놓은 저작권료로 잘 먹고 잘 사는 줄 알았던 기춘 옹께서는 노무현 밴드를 디스하는 블록버스터 영화 '탄핵소추'의 OST를 맡아 노익장을 과시했습니다. 비록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노무현 밴드의 안티 팬들에게는 열광적인 지지를 얻으며 특정 지역과 세대를 중심으로 매니아적인 팬덤을 형성했으니까요. 특히 그나마 흥행에 성공한 보너스 트랙 '천막당사'의 메인 보컬을 맡은 근혜 씨는 이 영화를 계기로 스타로 부상할 수 있었다는 평입니다.


그 뒤 근혜 씨 스타 만들기에 발 벗고 나선 기춘 옹은 연예계에서 40년 가까이 갈고 닦은 내공을 바탕으로 작사, 작곡, 편곡, 녹음, 뮤직비디오, 콘서트, 방송 출연 등 모든 부분을 총괄하는, 새누리 레코드와 GH 엔터테인먼트의 기획자로 맹활약하게 됩니다. 앞서 언급한 모든 작품들이 기춘 옹의 손을 거쳐 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지요.

 

그래서 일까요? 근혜 씨 또한 다른 누구보다도 기춘 옹에 대한 신임이 각별한 듯 보입니다. 조만간 출시될 안대희의 정규 1집 음반과, 오디션을 거쳐 새로 데뷔할 연습생들의 싱글도 결국엔 기춘 옹이 도맡아 제작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그렇다면 그들의 음악도 백댄서 그룹 '검찰'이 보여주는 섹시한 엄벌춤과, 색깔론, 지역감정 조장 등과 같은 선정적인 가사로 다운로드 수만 올리는 막장 음악이 될 거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한편에서는 이미 반세기 넘게 우려먹은 낡은 스타일로 살아남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보는 전망도 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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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혜 씨와 기춘 옹, 그리고 GH 엔터테인먼트의 운명은 6월 4일 시청자 투표로 정해질 상반기 가요순위 결산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참여하실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요^^;;;







정치불패 벨테브레


편집 : 퍼그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