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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06. 02. 월요일
요제프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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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물 먹은 놈도 계파가 있다 - 1. 갈등의 시작, 더 비기닝]

[미국물 먹은 놈도 계파가 있다 - 2. fob 하위조직, 서로 꼴보기 싫다]

[미국물 먹은 놈도 계파가 있다 - 3. 고뇌하는 트윙키. 나는 누구인가?]

[미국물 먹은 놈도 계파가 있다 - 4. 공대와 군대, 그 중점에서]






안녕들하신가? 요제프K다.

요즘 지방 선거를 맞아 정모 아저씨와 고모 아저씨가 눈물 연기 배틀을 펼치는 가운데, 여러 사람 조리돌림하시느라 수고가 많다. 나도 최근 트위터 상에서 퍼진,

"나이도 젊은 놈이 하루 종일 '그거'나 생각해야지 딴지에 글을 쓰냐? 넌 고자 혹은 기사 패티쉬임에 틀림없다."

같은 나의 성기능 및 성적 취향에 대한 말도 안되는 각종 유언비어로 인해 큰 고초를 겪고 있다. 평소 내가 기사를 쓸 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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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트윗을 날리던 딴지일보 모 관계자는 정작 일이 터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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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반응을 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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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기사나 써라' 라는 이런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실망이 크다.

다시 소개하겠다.

안녕들 하신가? 절대적인 이성주의자이자 여러모로 건강한 요제프K다. (성기능 상실은 현대 의학으로 불치의 영역이라 데스크 입장에서는 졸라 고민했었는데, 건강하시다니 참으로 다행이다.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건강을 강조해드렸다. 요제프K님은 아이를 가질 수 있다! - 편집자 주)

오늘은 지난번에 예고한 대로 미국 사립학교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하겠다. 전혀 의도치는 않았지만 어찌하다 보니 이번에 교육감 선거도 있고 해서 어찌 잘 하다 보면 현 시국과 관련이 있을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 난 전문 글쟁이가 아니다. 그냥 물 흐르듯 꼴리는 대로 막 써내려가는 것이 내 스타일이라, 아직 내 글이 어떻게 결론이 날지 모른다. 마치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라는 책에 나오는 그의 작법이 그나마 이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는데, 다만 다른 점은 난 글을 쓰면서 아직 아무도 유혹하지 못했다는... 뭐 그렇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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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홍정웈. 져본 적이 없는 남자지.

이 사람이 유학생들에게 끼친 악영향은 존나 막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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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보신 적 있으실 것이다. 과장 전혀 안 보태고 미국 유학 가는 애들 중에 이 책 안 읽고 유학 온 애를 단 한명도 못 봤다. 사실 내가 그 유일한 케이스가 될 뻔 했는데 (난 저런 쪼랩 책은 읽지 않는 교양인 이니까 ㅋㅋ) 어쩌다가 읽게 되었다. 하루는 내 후배 한 놈 집에 놀러 갔는데, 책꽂이에 다른 책은 없고 딱 저 책 한 권만 있었다. 그가 얼마나 이 책을 사랑했는지 표지가 너덜너덜 해지도록 읽고, 라면 냄비 받침으로도 쓰고, 벌레 잡을 때도 쓰고, 책 돌리기 연습도 하고, 나중엔 냉장고 수평도 맞추더라. 그래서 나도 '심심한데 함 읽어볼까?' 하고 빌려서 읽게 되었는데,

와우... 데이비드 베컴 자서전 이후 이런 책은 처음이었다.

저 책에 보면 말도 안되는 홍정욱의 신화가 나온다. 영영사전을 통째로 외우고, 뭐 그런 이야기인데, 워낙 비현실적인 이야기들이라 유학생들에겐 그다지 도움이 안된다. 좌절감만 안겨준다. 항상 내 꿈을 이루어 줄 것같은 야릇한 구라를 선사하는 자기계발책들도 어느정도 실현 가능한 드립을 쳐야 '어? 나도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저 책은 워낙 현실 세계와 거리가 먼 드립을 쳐대서 뇌리에 전혀 안 박히더라.

단 한번도 져본 적이 없는 자ㅈ... 홍정욱이 나온 고등학교의 이름은 Choate Rosemary Hall이다. 한국말로 읽으면 쵸오트 로즈마리 홀(이하 홍정욱네 학교, 혹은 홍정욱네)쯤 되겠다. 다들 알다시피 미국은 우리나라처럼 랭킹 매기는 걸 졸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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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엔 고작 이 정도 랭킹 밖에 없지만.

미국 U.S. News & World Report (유우에스 늬우스 앤 워얼드 리폿트. 한글병기는 필수지!) 라는 사이트에 가면 각종 대학/대학원 랭킹부터 심지어 미국 공립고교 랭킹까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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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사이트엔 없지만 흔히 Prep school (프랩 스쿨) 혹은 boarding school (보올딩 스쿨)이라고 불리는 명문 사립고 랭킹도 매년 여러 곳에서 발표한다. 일단 구글 검색 맨 위에 있는 랭킹을 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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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한 랭킹은 여기를 보시면 되겠다.


저 랭킹에 의하면 홍정욱네 학교는 미국 7위에 위치하고 있다. 클릭해서 학교 정보 보기에 들어가면 서프라이즈한 학교 정보가 튀어 나오는데, 대충 몇 개만 읊어 보겠다.


1. 학교 크기

452 에이커라고 나와있다. 이는 1,853,460.24 제곱미터이다.(약 185만 제곱 미터) 참고로 서울대 캠퍼스 크기가 140만 제곱미터이니, 실로 광대한 캠퍼스 크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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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지도다.

2. 학비

학비는 일년에 $48,890(기숙사비 포함)이다. 한화로 계산하면 약 4,988만원이다. 기숙사에 살지 않고 집에서 다니면 $37,840 으로 거의 천만원이나 저렴해 지지만, 아무튼, 우왕~ 대단하다.

3. 합격률

이 고등학교에 진학하려면 SSAT라는 고입 전용 공인 시험을 치고, 원서를 넣고, 추천서도 받고, 각종 서류를 넣고 1차에 붙고, 그 이후 더 짜증나는 각종 까다로운 과정을 통과해야 한다. (그 까다로운 과정 중 면접도 있다.)

이 학교의 경우 합격률은 19%이다. 참고로 하버드 대학 합격률이 6%이고 미제국 주립대학 부동의 1위인 캘리포냐 대학 버클리 캠퍼스가 18%정도다.

4. 그 외 스펙

교직원과 학생의 비율이 1:6 정도로 말도 안되게 낮고, 교직원 중 석, 박사 소유자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교내에 토론 클럽, 체스 클럽 같은 일반인이 맨정신으로 취미 활동으로 삼기엔 좀 버거운 클럽들도 있으며 수구, 암벽등반, 다이빙 등 우리 같은 프롤레타리아들은 주로 TV로나 볼 수 있는 스포츠 활동이 가능하다.


뭐, 이 정도 나열했으면 대충 어떤 곳인지 감이 잡히셨을 것이다. 난 사실 홍정욱한테 아무런 악의적 감정도 없다. 국회에서도 4년만 똥밭에서 구르다가 못 해먹겠다고 뛰쳐나오고, 여당에서 재보궐 때 써주겠다는데도 고사하고 안 나오는 것 같아서 그냥 '이 인간이 최소한 몸 사릴 줄은 아는 군'하고 생각하는 것이 전부다. 그냥 여러분에게 친숙한 홍정욱네 학교를 고른 것이다. 앞서 보여드린 고등학교 랭킹 중 50위 안에 있는 학교들은 홍정욱네 학교랑 거의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졸라 비싸고 졸라 뭐가 많다.


이런 명문 사립고등학교들의 역사는 꽤 오래되었다. 작가라면 누구나 한번 쯤은 탐내는 제임스 조이스의 <젊은 예술가의 초상>류의 소설들 중 가장 성공한 20세기 초에 발표된 J.D.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의 주인공 홀든 콜필드가 도망쳐 나오는 기숙사 학교도 이런 학교들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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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살펴본 홍정욱네 학교도 개교가 1890년이니(이 해는 프로이센의 철혈 재상 비스마르크가 짤리던 해이고, 이 비슷한 시기에 우리나라에선 동학 농민 운동이 일어났다.) 참 오래되기도 했다.

그럼 도대체 왜 이렇게 말도 안되게 비싼 학비를 내면서 명문 사립고교에 애들을 보내려고 하는 것일까?

간단하다. 계급을 유지하기 위해서이다.

가끔 현대 사회엔 계급 따위 없다고 계급의 존재를 부정하는 사람들도 보이지만, 현대 사회에도 계급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법제화된 가시적인 계급이 없기 때문에 상류층에 속한 사람들은 그들만의 방법으로 자신들을 타계급 사람들과 구분하려 든다.

그 구분의 시발점이 바로 교육이다. 즉 엘리트 교육을 통해 자신들의 계급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들은 어린 시절부터 대도시에서 어느 정도 떨어진 시골에 위치한 명문 사립고교에 다니면서 그들만의 인맥을 쌓고, 명문 대학으로 진학하고 졸업하여 social capital, 즉 사회적 자본을 획득하게 된다. 이렇게 얻은 사회적 자본을 바탕으로 그들은 부와 명예를 얻고, 이를 통해 그들만의 사회적 계급을 유지한다. 그리고 이런 시류에 한국 상류층들도 탑승하여 얼추 비스무리하게 따라가고 있다. 이런 미제국 명문 사립고교마다 한국 학생들이 20명에서 40명 정도 재학 중인데, 그들의 대부분은 의사, 변호사, 중견 기업 사장, 정치인 등의 자녀들이다. 재벌 3세나 국회의원 자녀들도 가끔 있다고 한다. 아마도 한국에 둬봐야 사고나 칠 것이니 외국에 보내버리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고, 전 세계에서 오는 상류층 아이들과 인맥도 형성할 겸 보내는 것도 있다고 생각된다. 당연히 명문대 진학은 첫 번째 목표이고.

그러면 여기서 잠깐 포털 실검에 자주 등장하는 “### 해외반응” 비슷하게 '명문 사립고 한국반응'을 보기 위해 미 제국주의자들의 엘리트 교육을 졸라 빨아주는 동아일보의 기사를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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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기사는 '선진 엘리트 교육'에 대한 연재물 중 1편. 홍정욱 학교 편이다. 본문보기

내용을 대충 보면. 토론위주의 수업에, 교사들이 적극적이고. 선배 중엔 케네디 전 대통령이 있고.. 뭐 그런 내용이다. 요즘 한국 언론들이 빨아주는 휘바휘바나 바이킹 나라네 교육 관련 기사랑 사뭇 다른 내용이다. 그러나 엘리트 교육에는 뭔가 그럴 듯 해 보이는 이 기사에서 말하지 않는 달의 뒷면 같은 부분이 있다. 바로 아래 기사에 나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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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 부통령 딸이 코카인질을 하다가 걸렸다는 기사이다. 본문보기

바이든네 딸의 범죄 행위에 이어 이 기사는 1984년 홍정욱네 모교 학생이 당시 돈 30만달러(한화 약 3억) 어치의 코카인을 밀수하다가 걸린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내가 들어 본 바, 미제국 명문 사립고교 애들의 생활은 굉장히 난잡하다. 여러분이 상상할 수 있는 돈 많은 십대들이 할 수 있는 모든 행위를 저지른다.(잘 모르겠으면 포털에서 '저스틴 비버'를 검색하세요~) 술, 섹스, 마약, 그리고 기타 등등을.

내가 들은 가장 하드코어한 이야기를 몇 개 풀어 놓자면, 학교 기숙사 건물 주변에 있는 수풀은 야외 모텔 역할을 수행하느라 수풀이 잘 안 자란다고 하고, 한 여학생이 밤에 복도를 지나가다가 흑형 둘이서 거사를 치르는 장면을 목격한 후 심한 트라우마를 겪었다는, 뭐 이 정도가 있겠다. 있는 놈들이 더하다는 이야기는 이럴 때 쓰는 것이 아닐까 싶다. 뭐 이렇게 난잡하게 살아도 대부분 명문 대학교로 잘 진학한다고 하니 참, 미제국 대학들의 신입생 선발 기준이 의심스럽기도 하고 그렇다. 

그럼 이번엔 내가 졸업한 일반 사립고에 대해 이야기 해 보겠다.

일반 사립고에 대한 본격적인 이야기 하기 전에, 지루한 역사 이야기를 좀 해보도록 하겠다. 마치 우리나라에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이 까방권을 수백 년간 소유하고 계시듯 미국에도 까방권을 소유하고 계신 분이 몇 분 계시다. 그 중 대표적인 분이 바로 링컨 대통령과 마틴 루터 킹 목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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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사람이 미국 역사에 큰 공헌을 했다는 데 이견을 갖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 두 사람의 공통점은 바로 '인종 차별과의 싸움'을 했다는 것이다. 모두가 알다시피 링컨 대통령은 미 남부에서 반란을 일으킨 력도들과의 전쟁에서 승리함으로써 착취 당하던 흑인 노예들을 해방했고, 마틴 루터 킹 목사는 수년 간의 끈질긴 싸움 끝에 미 남부에 남아있던 트리플 케이를 비롯한 인종주의자 찌질이들에게 빅엿을 날려 주었다.

이 두사람은 현재에도 여전히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영웅들로 칭송받는다. 마틴 루터 킹과 링컨이라는 이름은 미국 전역에서 지명으로 사용되고 있고, 매년 1월 셋째 주 월요일을 마틴 루터 킹 데이로 지정하여 전 국민이 기념하고 있다. 이렇듯 미국에서 '인종 간의 갈등'은 거대한 이슈이고 전 국민이 관심을 갖는 분야이다.

일반 사립고의 시작은 사실 인종간의 갈등이었다. 이 이야기를 하기 위해선 1954년에 벌어진 중대한 사건을 꼭 짚고 넘어가야 한다. 바로 '브라운 대 토피카 교육위 재판 사건'이다.


캔자스 주 토피카(여기 우편번호가 66666 이라서 악마의 도시라고 불리곤 했는데 나 군대가 있는 동안 말도 안하고 우편번호를 바꾼 것 같다. 이 동네에 몇 년 전에 가봤는데 그냥 황량한 동네다.)에 살던 8살 소녀 린다 브라운은 흑인이라는 이유로 집에서 가까운 학교 대신 집에서 1마일 떨어진 흑인들만 다니는 학교로 매일 걸어서 통학해야 했다. 이에 린다의 부모는 가까운 학교로 전학 시켜줄 것을 요청했으나 거절 당했고 이에 분노하여 소송을 건다. 이 사건은 결국 미연방대법원 까지 올라가게 되고 결국 미연방대법원은 '공립학교에서 인종을 차별하는 것은 위헌이다'라며 브라운의 손을 들어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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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녀가 린다 브라운이다.

이로써 전국에 위치한 공립학교에서는 인종에 관계없이 모든 학생들을 받아야 했고, '우리 애가 흑인이랑 같은 반에서 수업을 듣게 할 수 없다'며 분개한 백인 인종주의자 부모들은 사립학교를 설립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기독교가 있었다. 내가 본 사립고등학교 설립 방법은 이렇다. (카톨릭 학교도 존재하지만 그건 잘 몰름. 그래도 대부분은 개신교 재단이니, 이해하시길.)


1. 지역에 위치한 몇몇 큰 교회들의 신자들이 뜻을 모은다.

2. 뜻과 함께 돈도 모은다.

3. 애들을 모은다.

4. 그 중 가장 큰 교회가 “성전 건축”을 하면서 그 건물을 학교 건물로도 쓸 수 있도록 한다.

5. 교회 신도 중 선생도 모으고 직원도 모은다.

6. 학교 완성!


이렇게 그들은 그들만의 커뮤니티를 만들어 갔다. 단순히 '우리 애가 공립학교에서 불량한 타인종 애들하고 섞이는 게 싫음' 혹은 '공립학교에선 신성 모독적인 진화론을 가르친다능. 거긴 무신론 악마들이 가득해~' 같은 핑계를 대면서 말이다.


한국 조기 유학생들은 무조건 사립학교에 가야 한다. (예외의 경우도 있다. 미 시민권자 이거나, 부모가 미국에서 취업비자를 갖고 있는 경우, 그 외 몇 가지 예외가 있지만 나도 잘 모른다.) 미국에서 유학생에게 주는 비자로는 사립고등학교에만 가도록 되어있기 때문에 조기 유학생은 앞서 설명한 미제국 명문 사립고 아니면 일반 사립고에 진학한다. 이 일반 사립고의 학비는 한 달에 50만원 에서 80만 원 사이이다. 졸라 비싼 것도 아니고 졸라 싼 것도 아닌 애매한 가격이다. 내가 생각하는 이 학비는 '미국 중산층이 내기엔 부담이 크지 않지만 그 밑 계층에서 내기엔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명문 사립고와 달리 일반 사립고에는 대부분 기숙사가 없다. 그래서 주로 홈스테이를 하는데, 난 백인 친구 집에서 살았기 때문에 약간 싸게 한 달에 70만 원 정도 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제 내가 고등학교 때 쓴 금액이 대충 계산 될 것이다.) 나처럼 백인 집에 홈스테이를 하는 경우도 많지만 의외로 한인 홈스테이를 하는 경우도 많다. 우선 한국 밥을 주니 부모들이 안심하는 것 같은데, 그 비용은 백인 홈스테이 보다 몇 배나 비싸다. 매달 200만원 이상을 받는 곳도 본 적 있다. 생활비 + '관리비'라는 명목으로 이리 비싸게 받는 것인데, 도대체 뭘 관리 하는 것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주인 집 아들하고 맨날 술 쳐먹는 걸 자주 목격했으니... 아마 아이들이 에이즈나 매독 같은 성병에 걸리는 것을 방지하는 정도 수준이 아닐까 싶다. )

대부분의 일반 사립고는 규모가 작다. 한 학년에 50명 미만인 곳이 많고, 제공하는 수업의 수도 무척 적어서 과목 선택의 자유가 그리 보장되지는 않는다. (미국은 이동식 수업이고, 수강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 그래도 학교가 작다 보니 학생들 한명 한명에게 세세하게 신경을 써주는 편이고, 워낙 보수적인 분위기다 보니 술만 조금 먹어도 교내 봉사 한 달씩 때리고 한다. 그러나 매주 전교생 예배 참석 및 매년 성경 과목 수강을 의무화 하고, 가끔 요제프 같은 또라이 빨갱이가 사회 선생하고 오바마 케어나 이라크 전쟁에 대해 토론 배틀을 벌여 사회 선생을 피도 눈물도 없는 수꼴 티파티로 만들어 버리는 경우가 있으니 이런 분위기가 꼭 좋은 것 만은 아니다. 아무래도 졸업생 중 상당수가 기독교 사립대학으로 진학하거나 집 주변 주립대학으로 진학을 하기 때문에 명문대에 진학하기 원하는 학생들은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내가 입학 원서를 넣을 때 담당 선생님보다 진학 정보를 많이 알고 있었다. 아오, 힘들었음.)

내 글을 다 읽어본 독자들은 잘 알고 있듯이 이런 일반 사립고를 나온 유학생들은 또 끼리끼리 모여서 논다. 이렇듯 국민 대통합은 힘든 것이다.

이렇게 미국에 존재하는 두 종류의 사립고등학교에 대해 살펴 보았다. 같은 사립고등학교라도 이 둘은 여러면에서 굉장히 다르다. 그러나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이 사립고등학교들의 존재 이유이다. 이 사립고등학교들은 각 계급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다. 명문 사립고등학교는 미 상류층을 둘러싼 테두리의 일부이고, 일반 사립고의 경우엔 미 중산층을 지탱하는 버팀목 중 하나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리고 또한 미국 근본주의 기독교 세력의 유지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미 공교육은 몰락하고 있다. 심심찮게 경찰이 출동해 학교에 있는 모든 사물함을 열어 총기 검사를 하고, 어떤 학생이 학교에 총을 가지고 등교한다는 신고가 들어오면 학교 등교 시에 교문 앞에서 금속 탐지기로 검사를 하는 경우도 가끔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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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콜로라도주에 위치한 모 고등학교에서 일어난 총기 사고 후 학생들이 총기 검문을 받고 있다.

이렇게 위험한 공교육 시스템에 어떤 부모가 자신의 아이를 맡기고 싶어 하겠는가?

우리나라의 공교육은 적어도 미국보다는 형편이 낫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일단 누구 말마따나 오바마도 졸라 칭찬해주는 중이고... 쩝...) 그러나 이 또한 한번 무너지기 시작하면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교육을 계급 유지의 수단으로 이용하기 시작하고, 자본의 논리로 통제하기 시작한다면 그로 인해 생겨나는 문제들의 대가는 우리의 아이들이 치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교육은 몇몇 공부 잘하고 잘사는 집 아이들이 성공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우리가 믿고 지켜야 할 이상적 가치를 가르치고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데 일조할 일꾼들을 키우는 것이라고 믿는다.

끝.




뱀발 - 다음 편은 대망의 마지막 편. 제 6편 검은 머리 외국인 학교 편이다. 내용은... 예상 가능 하시리라 믿는다. 현재 취재 중이다. 그리고 이 시리즈의 마지막 편인 만큼 질문을 받도록 하겠다. 질문이 있으면 댓글이나 내 트위타로 보내주면 되겠다. 아무 질문이나 괜찮다.

좋은 예1) 요제프, 내가 여자 소개 시켜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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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예3) 요제프, 딴지 노조 한번 만들어 볼래?





요제프K
트위터 : @josefK44

편집 : 퍼그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