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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07. 07. 월요일

정치불패 Sp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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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전지현 그리고 생수전쟁 <1>






편집부 주



이 글은 정치불패에서 납치되었습니다.


Spook 님의 글은 이미 마빡에 2번 납치된 바,

1번 더 납치될 시, 삼진 아웃의 원칙에 따라 

딴지 필진으로 임명 되어 강제 노역에 동원됩니다.   






마케팅은 계속 된다


상품의 소비시장 확장은 사실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물 쓰듯 쓴다는 표현처럼 늘 하찮게만 여겨왔던 물, 그것도 고가의 물을 판매한다는 것은 더 어려움이 많다.


비록 황사나 환경오염과 같은 부정적인 뉴스들이 도움을 준다고는 하지만 그 외에도 승용차 발표회에서 공식처럼 옆에 늘씬한 미녀를 세워놓는 것처럼 인간의 욕망 자극을 위한 여러 복합적인 방법이 필요하고 생수시장에 처음 진출한 항대그룹 역시 이 점에 대하여 분명히 알고 있었다.


인간의 욕망을 가장 효과적으로 자극할 수 있는 수단이 있다면 아마 광고일 것이고 이점을 항대그룹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특히 중화권에서 가장 유명했던 성룡과 판빙빙의 모델 기용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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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모델을 기용한 것은 이해가 가나 디자인이 너무 엉망이라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비록 지금은 한 물 가기는 했으나 그래도 여운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는 2006년 이탈리아를 월드컵 우승으로 만들었던 마르첼로 리피(Marcello Lippi), 2001년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를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던 루이스 피구(Luis Filipe Madeira Caeiro Figo), 1998, 2000, 2002년 역시 레알 마드리드를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던 페르난도 이에로(Fernando Hierro)를 홍보대사로 기용한다. 물론 이들은 현재 항대축구클럽에 소속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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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한 물 갔으나 한 때 유명세를 많이 탔던 사람들...



아무리 유명인사를 내세운다고 해도 상품 자체의 우수성이 부족해 보이면 그 유명인사로부터 파생되는 효과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러기 위해서 항대그룹 역시 다른 광고 문구에서 나타나는 일반 소비자들이 잘 모르는 용어들을 쏟아내기 시작한다.


독일 Fresenius의 분석에 의하면, 알프스산, 코카서스와 견주는 세계 3대 황금 수원지, 수천만 년의 화산암, 백년 순환, Ph수치 7.25~7.8, 원시림, 3000만 년의 준비 등 그럴싸한 표현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러나 중국에서 유일하게 세계 물 맛 대회(The Berkeley Springs International Water Tasting)에서 금상을 받은 생수는 곤륜산 생수임을 아는 사람을 다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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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물맛대회의 금상이 꼭 좋은 물인지 정확히 모를 일이나 

현재 중국서 유일하게 금상을 탄 제품은 곤륜산이다



나아가 후세에 길이 남을 YS의 명언, "인사가 만사"라는 말처럼 항대빙천 역시 생수시장에 오랫동안 몸을 담았던 사람을 필요로 했고 에비앙, 농부산천, Wahaha 등 회사의 전문가를 주 타깃으로 삼아 스카우트했다. 


만반의 준비를 끝낸 항대그룹은 항대축구클럽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를 우승한 2013년 11월 9일부터 중국 최대 명절인 음력 1월 1일(2014년 1월 31일) 사이에 13억 중국인을 상대로 20억 원(한화 3천300억) 이상을 광고에 쏟아붓는다.


융단폭격과도 같은 광고의 1단계 목표는 구정인 2014년 1월 31일 전에 전국에 50만 개의 최종 판매점을 구축, 궁극적으로 전국에 200만 개의 최종 판매점을 구축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중국 시장에서 15년 넘게 생수를 팔아온 농부산천의 최종 판매점이 60만 개 내외 밖에 안 되는 현실에서 아무리 돈을 쏟아 붓는다고 해도 구정전에 50만 개라는 목표에는 분명히 무리가 따랐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공급 시스템도 다른 업체들과는 많이 달랐다. 각 성을 중심으로 대리상 대회를 개최하여 주문을 받았고 전국에서 건설중인 대형 프로젝트 건설공사 200여 개를 중심으로 물류를 구축한다는 것이었다.


바야흐로 2014년 구정이 밝았다. 비록 구정 전에 최종 판매점을 50만개 구축하겠다는 1차 목표는 반도 실행되지 못한 20만 개에 머물렀으나 허가인은 2014년의 목표판매액을 100억 원(한화 1조 6000억 원) 2015년은 100억이 더 늘어난 200억으로 2016년은 2015년에서 다시 100억이 늘어난 300억으로 만들 자신이 있다고 호언장담한다.


중국에서는 앞뒤 주말을 옮기면서 구정에 7일 정도 휴식한다. 그러나 말이 7일이지 정월대보름까지는 보통 이래저래 구실을 대서 근무를 피한다. 그리고 음력 2월 2일을 용이 머리를 드는 날이라고 하면서 정월대보름부터 이날까지는 움직이는 시늉만 한다.


비록 정부에서 이와 같은 전통을 없애기 위하여 지속적으로 규율을 강조하지만 지금까지 바뀐 건 크게 없다. 어쨌거나 중국인들은 그렇게 1년의 시작이 되는 정월을 거의 전부 쉬면서 보낸다.


뿌리 깊은 관행에서 항대그룹의 생수사업도 예외가 될 수는 없었다. 그렇게 정월(음력) 한 달을 보내니 3월이 됐다. 그러나 신설된 최종 판매점수는 큰 반등이 없었고 국내 물류도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미 생수산업에 상당한 투자를 진행한 항대그룹은 물류 시스템을 재정비하는 한편, 인지도 높이기에 총력을 기울인다. 마침 3월 22일 '세계 물의 날'이 다가왔다. 물이라는 글자만 들어가도 마케팅 수단으로 삼으려고 하였고 이날 항대그룹은 전국 각지에서 발음하기도 힘든 '전국민 건강 음수 축제'라는 활동을 연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냥 수많은 축제 중 하나로 묻혀버리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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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활동을 생각해냈다는 것 자체를 높이 평가하여야겠다



그렇게 큰 움직임이 없던 항대그룹은 5월 20일과 27일 북경에서 수백 명의 기자를 초대한 가운데 계약 체결식이라는 활동을 전개한다. 먼저 20일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13개 국의 판매자들과 계약하더니 27일에는 미국, 캐나다, 브라질, 한국, 일본, 인도 등 15개 국 41명의 대리상들과 계약 체결을 하는데 눈에 뜨이는 점은 이때 계약 체결을 하였던 장소가 한국의 국회의사당에 해당하는 인민대회당이라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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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활동을 생각해냈다는 것 자체'도' 높이 평가하여야겠다

      


2000년을 이후 인민대회당의 2천 명 이상 수용 가능한 주 회의장은 대여가 불가능했지만 100명에서 300명까지 진입이 가능한 소형 회의실은 대외에 대여하기 시작했는데 하루 빌리는데 최소 20만 원(한화 3천500만) 씩이나 드는 고가의 대여 비용도 항대그룹은 그냥 당연한 지출로 여겼다. 그러면서 "수원지 하나로 전 세계에 물 공급을"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중국 최초로 해외에 대량 수출하는 생수"라는 문구도 빼놓지 않고 언론에 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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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0일과 27일 대륙별로 수출 계약 체결을 했다

 


그보다 조금 빠른 시기 한국에서 시청률 28%나 기록한 <별에서 온 그대>라는 드라마가 실시간에 가까운 속도로 중국에 번역되면서 미국의 YOUTUBE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PPS, Youku, PPTV 등 동영상 사이트에 올라 폭발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한다.


이와 같은 인기는 10년 전 중국에서 60%에 육박하는 기록적인 시청률로 중국인 거의 전부가 "오나라 오나라 아주 오나"를 흥얼거리게 했던 대장금 다음으로 많은 것이었다. 동영상 사이트를 중심으로 퍼졌기 때문에 비록 전체 시청자 수의 계산은 어렵지만 상해나 북경에서 한국인들이 차린 치킨집이 성황을 이룬다는 뉴스와 전지현이 입었던 옷들이 날개 달린 듯이 팔린다는 뉴스에서 우리는 그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별에서 온 그대>의 중국에서의 인기가 주연이었던 김수현 때문인지 아니면 전지현 때문인지는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다. 하지만 2001년 <엽기적인 그녀>로 중국을 휘저었던 전지현의 기여도가 상당했을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당시 전지현이 쾌활한 이미지와 함께 청순하면서도 여성스러운 매력을 동시에 담아내 한국에서 인기를 끌었다면 중국에서는 한국의 문화와 아무런 상관없이 일상적인 중국 여성을 좀 더 부드럽고 유쾌하게 표현한 이유로 신드롬을 일으켰다. (많이 어려운 말 같지만 쉽게 말하면 북방 중심의 강하고 여성성이 부족한 중국 여성에 진화의 방향을 제시했다는 말이다.) 그러면서 13억 중국인의 영원한 우상인 주성치와 비슷한 반열에 오르게 된다.


그랬던 전지현이 오랜만에 상당히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로 복귀했으니 그 파생효과에 대하여 높은 평가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항대그룹 역시 주저 없이 전지현과 김수현을 광고모델로 기용한다.


그런데 항대그룹도 전지현도 김수현도 생각 못 했던 일이 터져버린다.




뜻밖의 논란


그 어떠한 역사기록도 시간과 공간, 그리고 사건 전체를 담을 수는 없다. 그저 한 조각을 담을 뿐이다. 사람들은 그 조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따라 서로 다른 관점을 가진다. 그리고 그 관점에 대한 믿음만큼 자신이 진실에 도달했다고 여긴다.


그러나 어제 있었던 일까지도 제대로 기억 못하는 인간의 현실에서 과연 그러한 기술과 그러한 관점들이 정확하다고 할 수 있는지에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여러 이유를 들면서 역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정작 역사로 기록될 오늘은 그냥 그렇게 넘기면서 말이다.


어쨌거나, <별에서 온 그대>의 흥행을 지켜보던 항대그룹은 4월 말일부터 전지현과 김수현을 성룡과 판빙빙에 이은 항대빙천생수의 2세대 모델로 발탁한다. 그리고 CF를 제작할 감독으로 중화권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진개가(천카이거, 陈凯歌)를 선임한다.


모든 것이 거의 공개되지 않는 상태에서 착착 진행되었다. 그러다가 정확히 2014년 6월 19일 오전 6시 50분 연합뉴스의 <전지현·김수현, 中헝다그룹 생수광고모델... "최고대우">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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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뉴스



공개된 내용은 현재 특급 광고모델의 경우 1년에 10억 원 좌우의 모델료를 받고 있는데 김수현과 전지현이 중국에서 불고 있는 <별에서 온 그대>의 열풍에 힘입어 항대그룹의 생수 광고모델로 발탁, 1년에 10억 원 좌우의 모델료를 받는다고 전한다.


저 넓은 대륙에 막 아주 그냥 사정없이 불어치고 있는 한류를 다시 한번 국민에게 전하는 한편 전지현과 김수현이 국제적으로 유명한 배우라는 그냥 그런 일반적인 연예 뉴스에 불과했다.


그런데 오후가 되자 스포츠동아와 이데일리를 시작으로 언론은 급변한다. "지금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전지현과 김수현이 백두산이 아닌 장백산으로 표현한 생수 모델로 선정됐는데 도대체 돈이 얼마나 좋길래 동북공정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장백산이라는 명칭에 동원되냐"는 식의 기사가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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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이데일리



웃기는 것은 이때까지만 해도 그 어떤 CF 영상이 공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항대그룹의 항대빙천은 비록 시중에 판매되고 있었으나 CF의 공개와 함께 디자인을 바꿀 가능성도 문구를 교체할 가능성도 충분한 상황에서 말이다.


그럼에도 전지현과 김수현은 질타의 대상이 된다. 당황한 김수현의 소속사 키이스트는 저녁 늦은 시간 "김수현과 전지현이 광고 촬영을 한 생수 브랜드의 이름은 '헝다빙촨'이다. 그런 이름으로 알고 촬영을 했다"는 해명을 언론에 흘린다.


그러나 사촌이 땅 사면 배가 아프다고 1년에 10억 원을 번다는 소식에 화가 났던지 20일에는 칼럼까지 가세하면서 전지현과 김수현을 겨냥한 수천 건의 질타 글들이 인터넷을 도배한다.


심지어 조선일보의 김표향이라는 기자는 "중국에서는 백두산이라는 단어 사용 자체가 법으로 금지돼 있다"고 글에 썼고 (기사 링크) 경향신문의 디지털팀이라는 기자(?)는 "중국은 동북공정의 일환으로 백두산을 장백산으로 표기하고 있다"고 적기도 하였다. (기사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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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검색엔진인 Baidu에 白头山을 입력하면 255만개의 검색결과가 나온다.



20일 저녁 전지현과 김수현 소속사 측은 위약금을 지급하더라도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밝힌다. 그러자 화제는 다시 국부유출로 옮겨간다. 위약금이 50억 원에 이를 것이라느니 100억에 이를 것이라느니 하면서... 하지만 계약에 따라 관할이 달라지겠으나 계약의 갑이 항대그룹인 점으로 중국법원이 사건 관할로 약속될 가능성이 높은 점과 중국이 사건 관할로 된다면 위약금이 절대 그렇게 높아질 수 없는 중국법의 규정은 그냥 알지 못한 것으로 남는다.


이때 중국은 뭘 하고 있었을까?


19일 오후 한국의 인터넷에서 "지금 돈 때문에 백두산을 팔겠다는 건가"를 외치고 있는 순간까지도 중국 인터넷은 방부제 미모의 전지현, 전지현 남편, 전지현 패션을 다루고 있었다. 20일 오후가 되면서 한국의 인터넷이 점점 더 뜨거워지자 중국은 한국의 보도를 인용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음을 전했고 그때부터 중국의 인터넷도 끓기 시작한다.


중국인들이 가장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은 대한민국 헌법은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를 대한민국 영토라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 비록 조선이 관리하고 있는 백두산이지만 결국은 대한민국의 것이라는 논리였다. 거기에 누군가 백두산에서 태극기나 알지 못할 할아버지 그림을 들고 감격스러워하는 한국인의 논리와 일맥상통한다고 주장했다. 또 누군가는 항대그룹이 싸구려 생수를 고가로 팔려고 시도한 모델 기용이 이런 결과를 가져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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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도 가끔 이런 사진을 찍으려고 시도하는 사람들이 있으나 모두 저지 당한다.



그리고 한국을 주요한 상대, 항대그룹을 차요한 상대로 인구수만큼이나 많은 육두문자를 쏟아낸다. 항대그룹도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오래된 격언이 있다. (비록 서양에서 시작된 말이긴 하나 자체적인 문화와 관습 따위를 무척이나 고집하면서 복잡한 속내를 지니고 있는 아시아 국가에서 어쩌면 더 적합한 말일지도 모른다.) 문제는 이 격언을 이번 사건에 대입할 경우 전지현도 김수현도 그리고 항대그룹도 로마법을 따르기는 커녕 자국법도 제대로 따르지 못하는 모양새가 되어, 이미지에 타격을 입고 만다는 점이다.


중국 언론인 제일재경(第一财经)은 6월 24일 전지현과 김수현 모두 항대그룹에 계약 해지 요청을 했다고 전한다. 그러나 문제는 김수현의 소속사는 욘사마 배용준이 35% 주식을 보유하면서 최대주주로 있는 키이스트로 지난 분기 최대 실적으로 77억 원의 매출과 10억 원의 영엽익을 낸 그리 크지 않은 회사라는 것이다. 전지현의 소속사 문화창고는 어떨까? 키이스트는 그나마 상장이라도 하였으나 문화창고는 전지현과 박민영을 데리고 있을 뿐인 그저 그런 규모의 회사다. 따라서 전지현과 김수현이 언론에 밝힌 것처럼 거액의 위약금을 지급하더라도 광고를 해지하겠다는 말은 어딘가 석연찮아 보일 수밖에 없다.


6월 27일 김성수 문화평론가가 채널A에서 얘기한 "중국에서는 현재 광고의 채널 편성까지 완성된 상태이기 때문에 최대 300억까지 손해를 배상할 수도 있다"는 주장처럼 300억까지는 아니더라도 언론의 최소 추정액인 50억만 되어도 두 회사 모두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순한 계약 해지 요청보다는 또 다른 해결방안을 찾지는 않았을까 하는 추정을 조심스럽게 해본다.


그 후 공개된 광고포스터를 보면 전지현과 김수현 모두 항대그룹과 교섭을 한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일부' 광고포스터에서 큼직하게 쓰여 있던 장백산이라는 문구가 빠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라는 단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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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나 배포 상 실수일 가능성이 충분히 존재하나 장백산 이라는 문구가 전부 삭제된 것은 아니었다. 

7월 1일 언론에 공개된 포스터(왼쪽)와 광동성 광주 전철역에 걸린 포스터(오른쪽)



전지현과 김수현이 설왕설래에서 매국노로 전락하는 동안 그 반대의 논리들도 서서히 등장하기 시작했다. 어쩌면 요즘 펼쳐지고 있는 월드컵에서 자신의 국가와 상관없는 두 팀의 경기에서 한 팀이 지고 있으면 자기도 모르게 반대편을 응원하면서 균형을 맞추려는 심리와 비슷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일부는 상품명은 항대빙천이였고 다만 취수원이 중국식 표기인 장백산이라고 되어있을 뿐인데 동북공정의 일환으로 보기에는 무리라는 전지현과 김수현의 주장을 그대로 따른다. 일부는 <삼국유사>에 개마산(蓋馬山), <산해경>에 불함산(不咸山)으로 기록돼 있고 고구려는 태백산, 고려는 백두산, 조선은 백두산과 장백산(長白山)을 함께 썼고 중국은 수천 년 전부터 장백산이라고 썼다고 주장한다. 또 일부는 농심의 백산수 역시 장백산이라고 썼는데 왜 얘네만 문제냐고 목소리를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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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역시 취수원을 장백산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와 같은 우호세력들이 등장하자 김수현의 소속사는 6월 25일 "극단적인 결론을 내기보다는 서로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맺어진 약속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것으로 입장을 정리했다"며 모델 계약을 유지할 것을 밝혔고 이어 27일 전지현 측 역시 "앞으로 모든 일을 신중하게 처리할 것을 약속하며, 이번 일에 대한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하면서 모든 일은 원점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손해를 불사하더라도 계약 해지를 요청하겠다는 말이 번복되면서 전지현과 김수현은 오직 아시아에만 있는 괘씸죄를 범하게 됐고 계약 해지 요청은 임기응변에 불과했다는 비난을 받게 된다.


항대그룹 역시 비난을 듣기는 마찬가지였다. 누군가는 "지금 한국 배우 2명을 위하여 장백산을 지운 거냐?", 누군가는 "한국인의 위기를 항대가 성공적으로 유치했다"는 목소리를 냈다. 그렇게 중국에서는 항대그룹과 전지현 김수현 모두가 괘씸죄에 걸리게 된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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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퍼그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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