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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08. 29. 금요일

범우







의기천추(義氣千秋) : 정의로운 마음과 기개를 오랫동안 유지한다.




편집부 주) 본 글에서 유대교=구교 / 예수교 = 신교, 개신교로 표기했습니다.



1.


야훼를 섬기며 메시아를 기다리는 선민의식을 가진 독실한 유대교도들은 구약에 적혀진 야훼의 명령대로 가나안땅의 선주민들을 멸족 시키려 했다. 팔레스타인인들은 유일신을 알라라고 부른다. 메시아가 이미 이천년 전에 태어나서 새로운 언약을 주었다고 믿는 신교의 교종이 한국을 다녀갔다. 일부 무리는 신교가 이단이라며 집회를 열었다.



종교를 믿음이 아닌 시선에서 보면 다른 것을 보게 된다. 구약의 여호와는 전지전능한 창조주이며 유일신임을 주장하지만 이스라엘 민족의 직계조상으로 여겨지는 아브라함의 여호와는 부족의 수호신이었다. 신자의 믿음을 시험하기 위해 아들의 배를 갈라 번제를 올리라 명했고, 시험을 통과한 아브라함의 족속은 번영을 축복받는다.



한참 후대인 모세의 십계명에도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며 우상숭배를 금하는 내용이 삼 계명까지 차지하는 걸 보면 다른 종교의 신들을 경계하던 종교지도자들의 걱정이 느껴진다. 구약의 여호와는 단호하고 냉정하다. 열악한 환경에서 한정된 자원을 쟁취하는 싸움을 했을 그 시절 사람들의 경쟁자에 대한 증오가 신의 의지로도 표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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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신은 섬기지 말라 했다.



인류의 원죄를 대신해서 죽은 메시아를 믿는 신교는 구약보다 신약을 중요시한다. 안식일을 지키라는 계명이 있음에도 메시아가 부활한 일요일에 미사를 연다. 메시아는 다른 평범한 사람과는 다르게 동정녀 수태를 하고 자연분만을 한다.



속국 이스라엘을 벗어난 신교는 로마의 국교가 되고 수많은 분파와의 교리통합과정을 거쳐 삼위일체 신앙을 확립한다. 고유한 업무를 맡아보던 로마의 만신들은 수호성인의 이름으로 녹아들었다. 십자군 공격을 막아낸 아랍인들이 유일신이 다신교를 이겼다고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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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세계의 영원한 징벌을 무기로 세속의 군주들 위에 군림하던 신교 교황의 권세는 통제받지 않는 '절대 권력'이 '절대 악'으로 부패되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에 대한 반발로 종교개혁이란 이름으로 개신교가 나타난다. 신교와 개신교는 각각의 식민지에 통치를 위한 새로운 윤리로 전파된다.





2.


조선은 특이한 경우였다. 임진왜란의 일본군을 따라온 선교사가 있었지만 포교에 성공하지는 못했다. 왜란과 호란을 연달아 겪고 기존의 체제와 사상에 의구심을 갖는 학자들의 연구를 통해 자생적으로 신앙이 발아했다. 자생적으로 발생한 천주님에 대한 신앙고백을 지키기 위해 순교를 택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비종교인들에게도 경외감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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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1 신유박해부터 1866 병인박해까지 1000여명의 천주교인이 처형당한 '서소문성지'를 찾은 교황.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가르침이 있었다. 인간은 천주님 아래 신분의 고하가 없는 동등한 형제이고, 선을 행하는 방법은 충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 중에 낮은 자를 섬기는 것이었다. 삶이 버거운 고아와 과부들을 위하고 이웃을 제 몸처럼 사랑하고, 심지어 원수마저 사랑하라는 가르침이 있었다. 겨자씨만 믿음만 있으면 산이 바다로 바뀌는 기적을 핼할 수 있다. 단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라 효력이 없다.



조선은 천손이 하강해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기 위해 나라를 세웠다는 전승이 있던 나라의 이름을 이었다. 왜란과 호란에 백성을 버리고 먼저 도망가는 임금과 고관들 대신 난리에 짓밟히고 가족이 부서진 백성들에게 더 이상 충을 말 할 수 없던, 지식인들 사이에서 천주학은 세상을 보는 새로운 시각이고 깨우침이었다. 



기존 체제를 유지하는데 위협이 되는 사상은 족벌의 이익이 위하는 기득권들의 의지에 따라 토벌의 대상이 된다. 다산 정약용도 베드로처럼 배교를 하고 목숨을 부지한다. 베드로는 신교를 정약용은 목민심서를 남겼다.



서학에 영향을 받은 동학이 발생하고 ,역시 체제에 위협이 되는 동학을 토벌하기위해 외세를 부른 지배계층은 외세에 복속된다. 그 과정에 들어온 개신교의 선교사들은 숭고한 희생정신으로 고생을 하기도 했지만 신교가 겪었던 대량 순교 사태에 비하면 꽃길을 따라 포교를 했다.





3.


때론 같은 이름을 신을 믿는다는 동질감으로 ,대론 교리해석의 차이로 인한 적대감을 드러내면서 신교와 개신교가 공존해왔다. 신교의 교종이 방한을 하면서 그를 맞으러 나온 수많은 사람들을 보고 그가 안아준 수많은 약자들을 보며 , 또 그의 품안에서 울먹이며 잠시 위안을 얻던 세월호 유족들을 보며 종교의 역할에 대해 생각한다. 제나라 대통령에게 다가가지 못해서 남의 나라 왕에게 안겨 위안을 얻어야하는 사람들이 가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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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만을 영접한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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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가족들을 만난 프란치스코 교황.



'야훼 여호와 천주 하나님 알라 전지전능한 창조주 유일신' 이처럼 시간과 지역에 따라 변화하는 인간의 언어로 지칭하는 이름이 신에게 의미가 없겠지만 , 우리와 우리가 아닌 너희로 구분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인간에게는 의미가 있다. 더불어 번영할 족속과 우리의 번영을 위해 희생해야 할 우리가 아닌 그들을 구분하는 건 탐욕의 성스러운 치장법이다.



우린 아직 제정 일체의 군장사회에서 멀리 벗어나온 것이 아닌 것 같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불확실한 세상에 기준점으로 무조건으로 믿고 따를 존재가 필요하고, 없으면 만들어서 그렇게 기준을 삼아 살아간다. 신앙이 없는 이들은 현세의 권력자를 그렇게 믿기도 하고, 권력자에 반하는 상징적인 인물을 기준으로 삼기도 한다.



신들의 후손이 신성한 혈통으로 나라를 세우고 다스리는 신화의 시대를 지나, 비범한 탄생설화를 가진 영웅들의 여러 세기를 건너, 보통 사람들과 시야가 다른 거목들의 그늘을 따르던 시기를 거쳐, 평범한 사람들이 이해하는 욕망과 고민과 결점을 가진 지도자들의 통치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고 착각했었다. 아직 이기면 용의 자손, 지면 지렁이의 사생아가 되는 후삼국 시대를 살고 있다.





4.


자식의 죽음의 이유를 알고 싶고 , 진정 책임을 물어야할 사람을 찾아 책임을 지우게 하고 싶다는 세월호 유족들의 단식농성은 현재의 권력을 따르고 질서를 신봉하는 누군가에게는 신성한 권위에 도전하는 무도한 반란이다. 이미 오래전에 규정한대로 시체 장사꾼으로 내몰리고 폭도로 낙인 찍혀 진압의 대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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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권에 길들여진 기존 대다수의 정치인들은 표가 되지 않는 일에 별반 힘이 되어줄 마음도 능력도 없는 듯하다. 자식을 먼저 보낸 죄스러움으로 단식을 하는 부모들은 조롱의 대상이 된다. 방법이 없고 힘이 없어서 그럴 만한 권한과 힘이 있는 권력자에게 제 목숨을 담보로 애원을 하는 것조차도 신성한 권위와 질서에 반대하는 우리가 아닌 그들의 일로 나누어 조롱을 한다. 때로는 실명과 얼굴을 밝히고 공공연하게 저주의 말을 쏟아낸다. 그럴 만한 환경을 만들어준 방송과 언론의 힘이 크다.



유족들의 고통스러운 단식을 조롱하고 ,세월호 참사를 단순한 교통사고라고 말한다. 교통사고에 대처하는 세 가지 방법이 있다. 사람을 살리기 위해 차에서 내려 필요한 조치를 하던가, 상황을 면피하기 위해 뺑소니를 치던가, 피해자가 목격자진술을 할 우려를 없애기 위해 후진해서 다시 사람을 친다. 세월호 참사를 단순 교통사고로 규정되길 원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확인사살은 아니었으면 하는데 어째 유족들까지 그냥 다 죽어버리길 원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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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레기님들이 만드는 기사처럼 유족들은 더 많은 보상과 특권을 주장하지 않았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유가족들의 요구사항이다. 진상규명을 수사권과 기소권을 요구한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주면 법체계가 무너지고 큰일이 난다고 한다.



이 상황을 유가족들의 슬픔에 감응되어 괴로운 사람들의 시선으로 보거나, 혹은 국가의 신성한 권위에 기대어 삶의 계획표를 그려가는 사람들의 시선으로 보더라도 모두 좆치 않은 일들이다. 국가를 운영하는 분들이 어느 쪽 지지자를 위하는 정치를 한다고 하더라도 좆 잡고 반성해야 할 일들이다. 우리 정서는 아들을 태양이라 부르는 서양 문화권과는 다르게 여자아이를 달님으로 부른다. 그래서 이런 일들은 달님이 아닌 것들의 생식기 같은 일들이 되고, 붙잡고 반성해야 할 일이라고 한다.



정부에 내시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있지만 좆 잡고 반성하겠다는 사람들은 없다. 그나마 발기가 되는 윤창중님은 너무 일찍 발기하셨다. 이번 사태에 대해 좆 잡고 반성해야할 위치에 있는 분께서 잡을 좆이 없거나 있어도 멕아리가 없어서 반성의 효과를 충분히 주지 못하기 때문에 좆 잡고 하는 진심어린 반성을 하지 못했다. 그러면서 사태가 점점 꼬여갔다.



일면식은 없지만 높으신 분이 움켜쥘 때 그립감이 좋을 것 같고, 오랜 시간이 필요한 반성에도 충분히 버틸 체력도 고려하고 , 나라를 위한 일이라는 대의명분이라면 선뜻 동참할 것 같은 후언니와 그나마홍을 추천하려고 했다. 좌후 우홍 어감도 좋다. 아직 허락을 구하지 못했지만 되기만 하면 나름 공무원이다. 내거는 임자가 따로 있어 허락을 받지 못한 상태로 나라에 헌납할 상황이 아니다. 언제 눈치를 봐서 기분 좋아 보일 때 이 시대를 살아가는 국민들을 위한 결단을 내려달라고 부탁해야하나 하는 생각을 했다.





5.


그런 와중에 제주 지검장님께서 결단을 내려주셨다. 기레기들의 말대로 위험하게 한 시간에 걸쳐 도로 양쪽을 오가며 자위행위를 한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하고자 마음만 먹으면 벤츠에, 용돈에, 그렌저를 받아가며 별장에서 단체 '응응파티'를 벌이고 동영상 따위로 걸리더라도 조용히 무마할 수 있는 막강한 조직의 고위직급이신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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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으로 나가는 게 귀찮으면 예쁘장한 여성 연예인 피의자를 검사실로 부르는 방법도 있는데 반백을 넘긴 이 나라의 사회 지도층이신분이 힘들게 자기 손으로 야외에서 한 시간을 자위행위하는데 소비하실 리가 없다. 자위행위도 남이 해주는 게 더 좋다는 건 대딸방 사업에 종사하시는 분들과 이용하시는 많은 분들의 상식이다. 가뜩이나 나라꼴이 이 모양인데 수행원도 없이 한 시간이나 그런 행위를 한 이유가 느껴졌다. 필부들은 그런 행위를 한다하더라도 뉴스가 되지 못하고 울림도 없이 혐오감만 준다. 고비 마다 참 고마운 분들이 있어 이 나라가 굴러간다.



경찰서에 가서도 서장이나 비슷한 직급에 있는 친구들을 부르면 조용히 무마할 수 있는 일이다. 계급이 깡패인건 경찰도 마찬가지다. 연예인 박봄양의 사건처리에 대해 건방지게 부장검사급 이상의 입김이 있네 뭐네 하며 여자아나운서 옆자리에 앉아 방송을 하던 강용석 변호사의 경솔한 발언에 대해 잠시 세간에 잊혀진 '여자 아나운서와 관련한 모욕죄'에 징역2년을 구형함으로 기소권의 힘을 보여주던 검찰이다. 강용석은 다시 말을 조심하게 되고 얌전해졌다.



본인이 피의자로 접수된 사건을 부하 검사에게 배당하거나 자기가 직접 무혐의 처리하거나 그에 준하는 처리를 하도록 수사지휘를 하면 합법적으로 깔금하게 처리될 수 있다. 스스로에게 면죄부를 줄 수 있지만 검찰 조직을 명예를 지키기 위해 수사권과 기소권을 포기하고 야인으로 돌아갔다. 의기가 하늘을 찌른다.



판사들도 업무중압감에 자살하기도 하는데 ,사회의 가장 추하고 더러운 곳을 매일 들여다보고 맞서는 검사들의 인성이 정상이지는 않을 거라 생각한 적도 있었다. 그래도 이정도면 양호한편이라는 생각도 하지만 그간 검사들이 얽힌 추저분한 사건 사고를 보면서 '그건 아닌게벼'라는 생각이 굳어져 갔었다. 그러나 이번 제주 지검장님의 의거를 보고 생각을 고쳐먹는다. 검사동일체 원칙에 따라 이번 국난에 준하는 사태에 검찰조직은 좆 잡고 반성을 했고 대한민국에는 희망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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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그간 여당 2중대소리를 듣던 야당이 배수의 진을 치고 강경투쟁을 선언했고 , 여당 내에서도 세월호 진상조사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포함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소리 없는 방구처럼 흘러나온다. 쉽게 되지는 않겠지만 아예 안 되겠다는 생각은 안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 된다면 험난한 길이지만 유족들 중에 누군가가 다음 국회의원에 출마해서 직접 법안을 제출 할 수 있도록 하면 된다. 안산에서 출마하면 기존정치인들에게 기대지 않고도 가능하다. 그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지금 이 나라를 살아가는 우리를 위해서 하는 이기적인 생각이다. 그마저도 안 된다면 이런 사태를 겪을 때마다 피해당사자는 개인의 의지와 능력을 총동원해서 개인적인 보복을 하는 수밖에 없다.



동조단식을 하며 힘을 보태주는 사람들에게 감사한다. 정치인과 연예인들에게도 감사한다. 아직 노란리본을 달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게도 감사한다. 기소권과 수사권이 왜 중요한지 가르쳐주기 위해 남은 인생을 똥통에 빠트리신 제주 지검장님께도 감사한다. 적어도 유가족을 지지하는 분들은 그분을 지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한 시간이면 충분히 껍데기가 까지고 , 피를 본다는 각오를 하셨을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내 베이비 존슨 로션을 사용하지 않으셨단다. 이순신 장군처럼 국민을 위한 충을 보여 주셨다.






범우


편집 : 너클볼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