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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09. 05.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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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mbic-자연 발효 맥주


현대의 맥주 양조과정을 아주 단순화 시켜보면


맥아에서 당분을 뽑아내고 그것에 홉을 넣은 후 효모를 투입해 발효


하는 과정으로 그릴 수 있겠습니다.


참쉽죠.jpg


투입된 효모는 당분을 먹고 알콜과 이산화가스탄소를 생성하며, 발효과정에서 생긴 부산물로 맥주의 맛과 향에 영향을 주게 되지요. 일반적으로 맥주 양조에 사용되는 효모는 순수 효모 배양법을 이용해 인공적으로 배양된 효모인데 이때 인공 효모를 쓰는 이유는 야생 효모로부터의 간섭을 방지함으로써 양조가가 계획했던 맛을 만들고 그 맥주의 질을 균일하게 유지하기 위한 이른바 퀄리티컨트롤, 그리고 대량생산을 위한 발효과정의 편리성이 가장 주된 것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순수 효모 배양법-효모 인공 배양의 시작. 1888년 덴마크의 맥주 회사 칼스버그의 연구소 생리학과 과장이었던 에밀 한센(Emile Christian Hansen 1842-1909)에 의해 정립. 1883년 한센에 의해 최초로 인공 배양된 효모는 Sacahromyces Carlsbergensis라 명명되어 그 이름에 당당히 칼스버그를 담아내고 있다.

 

이러한 일반적인 양조방법과 달리 람빅의 가장 큰 특이점은 자연 효모를 이용한 발효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인 맥주 양조과정에서는 효모 투입 이후 맥주가 담긴 통은 산화를 막기 위해 밀폐된 채로 발효과정을 거치는데 반해 람빅의 경우 통의 일부가 개방되어 있어서 발효장 내에 부유하고 있는 자연 효모들이 들어가 발효과정을 일으키게 되지요.


칸티용_copy.jpg

개방된 공간으로 들어간 효모로 인해 거품이 뽀골뽀골~

이미지 출처-칸티용 양조장 페이스북


람빅의 발효에 사용되는 효모들은 브뤼셀 근교에 위치한 zenne valley(젠느 계곡)의 습지에서 발견되어 Brettanomyces bruxellensis, Brettanomyces Lambicus라 명명된 것들입니다. 발효 과정에서 신맛을 만들어 내는 게 가장 큰 특징이지요. 람빅을 만드는 양조장에서는 발효장 내에 자연적으로 서식하게 한 후 발효에 이용하고 있는데 이 효모들을 잘 토닥여서 발효장 내에서 오래오래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람빅 양조장만의 기술이자 노하우일 것입니다. 이들은 인공 배양법으로 배양되어 람빅 외에도 신맛을 특징으로 하는 sour계열의 발효주에 사용되기도 합니다.(어떤 람빅 양조장은 전통적인 자연 발효 방식이 아닌 인공 효모를 이용하기도 한다니 아쉽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뭐 그렇습니다 그려)


 야생의 효모1_copy.jpg

야생의 효모가 나타났다-brettanomyces bruxellensis


람빅은 보리와 밀을 사용해서 만듭니다. 밀이 들어가지만 람빅에 들어가는 밀은 발아되지 않은 것이며 그 양도 30% 정도로 벨지안 윗비어와 비교하면 특성도 다르고 그 함량도 낮기 때문에 딱히 밀맥주로 구분되지 않습니다. 원료 구성을 본 이후 벨기에 출신이고 밀이 들어가있으니 '벨지안 윗비어구나!'라 생각하고 마실 경우 크게 당황하실 수 있습니다. (참고 - 밀맥주 편)


대체로 sour계열의 맥주들이 그러하듯이 람빅 또한 홉을 사용하지만 그 캐릭터가 강하진 않습니다. 긴 시간 발효과정을 거쳐야 하는 람빅의 특성상 부패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데(한여름에는 양조를 중지하기도 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홉을 충분히 넣어줍니다. 하지만, 수확한 지 얼마 되지 않는 홉의 경우 쓴맛을 강하게 내기 때문에 람빅에서는 쓴맛이 나는 걸 막고자 수확 후 건조기간을 충분히 거쳐 쓴맛이 사라진 홉을 이용합니다. 그런 이유로 람빅은 신선한 홉을 충분히 사용한 맥주들과 비교했을 때 홉의 특성이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고 느껴질 수 있습니다.



람빅의 종류, 그리고 추천


람빅은 크게 unblended(언블렌디드), Gueuze(괴즈), Fruit Lambic(과일 람빅), Faro(파로)로 구분할 수 있겠습니다.


unblended Lambic(언블렌디드 람빅) - 완성된 람빅은 밤나무나 떡갈나무로 만들어진 오래된 포트나 셰리 배럴에 담겨져 2~3년에 달하는 긴 시간의 숙성 과정을 거칩니다. 이렇게 긴 시간 동안 숙성, 발효된 것들을 올드비어라 부르는데, 이 올드비어가 특별한 다른 과정을 거치지 않고 그대로 제품화 된 것을 언블렌디드 람빅이라 부릅니다. 이 람빅은 브렛효모와 긴 발효기간이 만나 시고도 신 맛을 주요 특징으로 갖습니다. 순수하게 신맛만 뿜어내는 것은 아니지만 "어우 시다"를 내뱉지 아니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제 기억과 정보가 맞다면 언블렌디드 람빅은 현재 정식 수입되는 게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Gueuze(괴즈 혹은 귀즈) - 2~3년 간의 숙성 과정을 거친 올드비어와 약 반 년 간의 숙성 과정을 거친 영비어를 블렌딩한 것으로 그 비율에 따라 정도는 달라질 수 있지만 언블렌디드 람빅과 비교했을 때 '마실 만한 시큼함'의 수준을 보여줍니다. 신맛이 주를 이루지만 시큼털털, 치즈스러운 꿉꿉함, 꼬릿꼬릿, 생각 외의 청량감 등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sour계열 맥주에 아직 경험치가 충분치 않다고 생각하신다면 섣불리 언블렌디드로 넘어가는 우를 범하지 마시고 일반적인 괴즈를 좀 더 접하신 이후에 도전하시길 바랍니다.


Fruit Lambic(과일 람빅) - 반 년 정도의 숙성을 거친 영비어에 과일을 첨가한 후 추가적인 숙성을 거쳐 람빅의 맛에 과일의 특성을 녹여냅니다. 영비어의 숙성정도와 2차 숙성기간에 따라-숙성기간이 길어지면 람빅의 특성은 커지고 과일의 특성은 줄어듭니다- 그 특성이 크게 달라질 수는 있지만 람빅의 신맛이 부담스러울 수 있는 소비자에게 다가가기에 좋은 스타일로 여자분들이 참 좋아하더라는 정보를 남깁니다. 사용된 과일의 종류에 따라 kriek(크릭-체리), framboise(프람부아즈-산딸기), pêche(뻬슈-복숭아), cassis(카시스-블랙커런트) pomme(뽐므-사과) 등이 있습니다. 


Faro(파로) - 람빅에 얼음 설탕을 넣어서 만듭니다. 달콤하긴 하지만 과일의 단맛이 아닌 장난감스러운(?) 달콤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제가 아는 것이 맞다면 현재 국내에 정식수입되고 있는 람빅은 2개의 양조장 제품들 뿐입니다. 양쪽 다 나쁘지 않은 맥주들이지만 뭐랄까... 들어오는 제품군이 일반 소비자를 겨냥한 것들이라 맥덕후의 변태적 욕망을 가라앉히기에는 조금 모자라달까요. 그런고로 오늘의 추천은 수입되고 있는 2개 양조장의 가장 대중적인 상품인 크릭 람빅 사진만 올리고


린데만스 크릭_copy.jpg 생 루이 크릭_copy.jpg

左 린데만스, 右 생 루이


끝내면 좋겠으나 그러면 아쉬우니까 정식 수입되는 그날 마음껏 핥핥하며 추천할 칸티용 괴즈로 마무리.


*칸티용 양조장이 생산량 증대를 위해 확장 이전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퀄리티가 변하지 않기를 비나이다.


Cantillon_Gueuze_copy.jpg

Cantillon Gueuze(칸티용 괴즈)










Anyone


 편집 : 홀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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醉生夢死




취미로 맥주를 마시는 잉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