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기사 추천 기사 연재 기사 마빡 리스트
요제프K 추천6 비추천0

2014. 09. 18. 목요일

요제프 K













원래 그런건지 아니면 최근 들어 더 그런건지 정치권이 주는 똥으로 인하여 심신이 고달프고 하루종일 머리가 띵~하다. 모 야당 임시반장은 주변에서 자꾸 놀려대 심하게 삐진 나머지 “나 안할래. 나 집에 갈래” 라며 징징 거리고 있고, 그 와중에 야당은 해경으로 빙의하여 고심 끝에 해체라도 하려는 듯 이리저리 나뉘어 쌈박질을 일삼고 있다. 한편 밤낮으로 날씨가 쌀쌀해 지는데도 불구하고 광화문에는 아직도 세월호 특별법 통과를 위해 세월호 유족들이 노숙을 하고 있고,새민련은 세월호 특별법 통과 따위 안중에도 없다는 의지를 강력히 피력하고 있다. 이러한 명절 날 고속도로 같은 현 시국, 총체적 난국이라 부르지 아니할 수 없다.


박희태.jpg 


“총체적 난국”이라는 말을 처음 유행시킨 사람이 바로 박희태 전 국회의장, 현 손가락 성추행범 되시겠다그러나 우리 각 개인의 삶은 정치권이 주는 시련 뿐만 아니라 매일의 일상 중 여기저기서 마구 튀어나와 우릴 괴롭힌다.


푸쉬킨.jpg 


지나간 것은 그리워 지지만 즐거운 날은 안 오고 자꾸 다른 것들이 우릴 속이는 것 같은 느낌 같은 느낌이 드는 요즘이다.

최근 철수&한길에 이은 영선의 삽질로 인하여 스트레스를 받던 나는  한편, 이놈 때문에 고생을 했다. 얼마나 힘들었냐면, 유학생활을 시작한 이래 언어의 장벽 다음으로 맞부딪친 거대한 시련이었다. 이놈 때문에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아주 고생이 심했는데, 지난 달에 나의 존재감을 하늘 아래 있는 모든 딴지스에게 각인시킨 3연속 마빡도(속칭 요제프K의 3연벙) 사실 이놈이 유발한 막강 스트레스를 풀기 위함이었다.


Pictures-of-Bed-bugs8.jpg 


그놈은... 바로바로... 빈대!!


“빈대를 잡자고 초가삼간 태운다”의 그 빈대인데, 한국에서 나고 자란 (나를 포함하야) 사람은 속담에서나 듣지 딱히 볼 일이 없다.(우리 부모님도 본 적이 없다고 하셨다.) 그러나 제 3세계 국가들은 물론 우리가 항상 “진출”하고 “인정”받길 원하는 북미와 유럽에도 빈대 때문에 난리라고 하고,덕분에 방역업체들은 물 만난 고기 마냥 오늘밤 너와나 단둘이서 파티파티 중이라고 한다. 진정한 이 시대의 월드 스타는 다름 아닌 빈대라 할 수 있겠다.



빈대란 무엇인가?


우리나라에서는 DDT의 과도한 사용으로 빈대가 씨가 말랐지만 북미에서는 DDT가 빈대를 다 죽이기 전에 1962년 레이첼 카슨이라는 학자가 DDT가 암을 유발하고 야생동물과 조류에 악영향을 준다는 주장을 하여 결국 미정부는 빈대 박멸 직전에 DDT사용을 금지시켰다. 속설에 의하면 사람들이 이렇게 DDT에 민감한 반응을 했던 이유는 바로 고양이가 특히 DDT에 취약해서라고 한다. 실제로 DDT때문에 많은 고양이가 죽었다고 한다.


이렇게 DDT로부터 살아남은 빈대는 그 엄청난 능력치로 전 세계를 위협하게 된다. 그 능력치를 살펴보면.


하나. 한번에 100-250개의 알을 낳는다.

둘. 아무것도 안 먹고 100-300일을 살 수 있다.

셋. 죽이려면 약 1시간 동안 영상 45도나 영하 17도의 환경에 노출 시켜야 한다.

넷. 낮에는 숨어있다가 밤에 나타난다.

다섯. 물리면 엄청 가렵다.

여섯. 나중엔 안 물려도 온몸이 가렵다.

일곱. 흉터가 남는다.


종합해 보면


프레디.jpg 


프레디 같은 존재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약점도 있고 다행인 점도 있긴 한데,


하나. 병을 옮기지는 않는다.

둘. 느리다.

셋. 날지 않는다.

넷. 우리집에 있으면 옆집에도 있다. (나만 고통 받는게 아니다)


종합해보면


large_uU9R1byS3USozpzWJ5oz7YAkXyk.jpg


능력치 대비약점이 그닥 크지 않다. 



대충 빈대에 대한 설명은 여기까지 하고 본격적으로 리빙 포인트를 제공하겠다.(유학생, 워홀러,해외동포 화이팅)


1. 확인

자고 일어났는데 몸이 가렵고 뭐에 물린 것 같으면 이놈이 빈대인지 아니면 다른 벌레인지 확인을 해야 한다. 굳이 확인을 해야하는 이유는, 이게 빈대라고 판명될 경우 그 놈을 생포하여 집주인에게 확인을 시키고 방역회사를 불러야 하기 때문이다. 생포가 중요하다아니면 내 돈으로 퇴치해야 하는데, 이게 돈이 꽤 많이 든다.


bedbug-bites.jpg 


빈대에 물리면 대부분의 경우 한 군데만 물리지 않는다. 위 사진처럼은 아니더라도 주로 일렬로 두개 이상의 물린 자국이 생긴다. 그러면 빈대일 확률이 높다그리고 빈대에 물리고 난 다음날 침대 시트를 잘 살펴보면 핏자국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피해자가 몸을 뒤척이면 피를 빨아먹은 빈대가 사람에게 짓눌려 터져 그 자국이 시트에 남기때문이다.



2. 생포

확인을 했으면 한 놈을 대표로 잡아야 한다. 왜 그런지는 앞서 설명을 했고, 절대 여러분이 이걸 다 잡을 수 없으니 한 놈만 잡자.


bedbug trap.jpg 


이렇게 그릇 두 개를 겹쳐서 침대 다리에 놓자. 여기서 중요한 건 저 그릇 안에 베이비 파우더를 뿌려서 빈대가 그릇을 못 타고 올라가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저 그릇 포충기의 문제는 빈대가 이미 침대 매트리스 속이나 프레임과 매트리스 사이에 자리를 잡고 있을 때 생긴다. 그럴 경우 매트리스 사이를 뒤져보고 그래도 안 보이면 새벽 2시쯤 갑자기 일어나서 이불과 침대시트를 샅샅이 뒤져보자. 그러면 한마리 나온다.


빈대는 다섯번의 변태 과정을 거친다. 암수가 모양이 다르고, 각 변태 과정의 모습 또한 사뭇 다르니 아래의 사진을 보고 생포한 빈대와 비교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걍 진드기일수도 있으니깐)

 빈대싸이클.jpg


최종 단계에서 길쭉한게 숫놈이고 동그란게 암놈이다암놈은 없고 숫놈만 발견한다고 안심하면 안된다. 빈대는 무성생식도 가능하다


내사진.jpg 


실제 내가 생포한 빈대 사진이다잘 보면 암수 구별은 어렵지만 1단계 빈대로 추측 된다물론 내가 사는 아파트는 소유주가 학교이고, 워낙 빈대가 자주 출몰하여 지나가는 관리소 아저씨를 잡고 “내방에 빈대 있음” 이라고 말하면 생포한 빈대를 보여주지 않아도 바로 방역 업체를 불러주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빈대 생포는 필수이다.



3-1. 박멸 : 자가시술


방역 업체를 부르면 바로 튀어 오는게 아니고 약간 시간이 걸린다. 대부분 북미의 방역 업체들은 우리나라에서 짜장면 시키듯 그렇게 신속하게 오지 않는다. 그러니 방역 업체가 오기 전까지 그나마 잠을 자기 위해 주는 본 필자의 친절한 팁이다.


하나. 스프레이


bed bug spray.jpg 


마트에 가면 이런 빈대용 스프레이를 팔텐데, 이건 에프킬라 마냥 눈에 보이는 빈대에 뿌리라고 나온 것이다. 빈대는 주로 럴커처럼 버로우를 하고 있으므로 이건 소용이 없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내가 심심해서 생포한 빈대에다가 뿌려 봤는데 빈대는 쿨하게 쌩까더라.


둘. 포거(Fogger)


  


위 영상에 나오는 “포거”라고 하는 제품도 있다. 뭔가 방역을 하는 것 같고, 효과가 있을 것 같지만 안타깝게도 현재 북미에 있는 빈대들은 저 제품의 공격에 살아남은 존재들이라 그다지 효과가 없다고 한다. 그리고 빈대의 생활 특성상 구석에 숨어있는 경우가 많아 연기가 닿지도 않는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저 연기로 인하여 화재경보가 떠서 집 앞에서 소방차가 출동하는 진구경을 할 수도 있다고 한다. 


셋. 파우더


bed bug powder.jpg 


이렇게 생긴 파우더를 사자. 이걸 문틈이나 벽과 카페트 사이 등 빈대가 서식할 만한 곳에 뿌려주자. 그리고 침대 다리 주변에 뿌려서 빈대가 접근을 못하게 막자. 저 가루로 인해 빈대가 죽는지는 모르겠으나 접근은 막더라.


간달프.jpg 


넷. 팩타이트(Packtite)


packtite.jpg 


여러분이 만약 아파트에 살고 있다면, 그리고 그 아파트가 낡아 빠져서 빈대가 자주 출몰한다면,아마 아파트 관리소에선 이런걸 던져주고 갈 것이다. 이름하야 “팩타이트”, 다른말론 “이동용 빈대야 죽어라 이민가방”인데, 저기 안에 옷이랑 이불가지를 넣고 약 3시간 동안 뜨뜻~하게 지지면 안에 있을지 모르는 빈대나 빈대 알이 죽는다는 뭐 그런 장치인데, 자기 전에 지지면 마음이 편안해 진다는 플라시보 효과 외엔 딱히... 효능이 없는 것 같지만 그래도 또 모른다. 옷 속에 있었을 빈대알이 사망할지...


다섯. 매트리스 프로텍터(Mattress protector) 


mattress protector.jpeg 


마트에 가면 빈대방지 매트리스 프로텍터라는 것이 있다. 빈대가 매트리스 하단부에 붙거나 매트리스 속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으니 이 커버를 씌워주면 빈대가 밤에 매트리스에서 기어나와 이불이나 시트로 오지 못한다고 한다.


여섯. 최후의 방법

아무리 기다려도 방역 업체가 오지 않는 이유는 주말이나 공휴일이 끼어있기 때문 일 경우가 많다빈대의 활동 시간은 주로 밤 10시부터 아침 8시까지. , 밤이다. 그러니 밤새 문명을 하든 트위터를 하든 날밤을 새다가 낮에 자는 것이 최후의 방법이다. 그러나 그닥 추천하고싶진않은 것이, 커튼치고 낮에 자면 말짱 도로묵이더라...(경험이다. 백퍼) 



3-2. 박멸 : 방역업체 소환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구세주 방역 업체가 왔다. 방역업체는 아마도 힛 트리트먼트(Heat treatment) 라며 쇠로 된 기둥을 몇 개 들고 들어올 것이다. 그것이 바로 히터다. 그걸로 온 집을 고온으로 지지는 것이다. 빈대는 열에 약하니깐 집을 태울 순 없고 히터로 지지는 것인데, 이 방법이 거의 유일한 효과적인 방법이라 한다.(나중엔 열에도 내성이 생길지도 모른다.) 물론 절대 한번에 다 죽진 않는다. 집안엔 이 열기가 닿지 않는 곳도 있고, 하필 그런 곳에 빈대가 주로 살기 때문이다. 평균 3회 가량의 열지짐이를 한다고 하는데, 이때 죽지 않은 알들이 부화해 다시 본 필자 같이 불쌍하고 착하고 고단한 영혼들을 괴롭히곤 한다. 이런 무한 싸이클과 끝없는 시련이 바로 인생일지도 모른다.(기승전 인생교훈)


1.jpg


정말로 빈대 네이버 다이다. 죽지 않는다. 잠깐 사라질 뿐이다.벽틈에 뿌린 파우더도 몇 달 지나면 효과가 없고, 알도 결국에는 다시 부화를 한다. 그리고 옆집에서 넘어오기도 하고, 길가다가 옷에 빈대 알이 묻어 올 수도 있다. 아마 이래서 아리스토텔레스가 파리가 진흙에서 자연적으로 생겨난다고 “자연발생설”을 주장한 지도 모르겠다. 

그럼 어떻게 할 것인가아 모르겠다. 본 필자도 약 일주일간 빈대에 물리지 않고 있는데, 또 언제 빈대에 다시 물릴지...



빈대 침공 시나리오


이렇게 빈대 이야기를 마무리 하면 평생 빈대를 볼 일 없는 한국에서 읽는 독자들을 우롱하는 것. 여러분에게도 이 위협이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경각심을 심어줘야 본 필자 및 해외 동포들의 시련을 공감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하여 시나리오를 몇 개 써 드리겠다.


하나. 해외직구 침공

요즘 정부가 내수 소비진작을 한다는 명목하에 해외 직구를 막는다며 불철주야 노력 중이다. 이는 절대 단순히 한국 기업들 좋자고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 같은 범인들은 절대 하늘과도 같은 나랏님의 큰 뜻을 이루 헤아릴 수 없다. 레드불에 의존하여 곰곰이 나랏님의 입장에서 생각해 본 결과 이는 해외 직구를 하다가 아마존 박스에 빈대알이 묻어 한국으로 빈대가 들어올까 우려하는 보건 복지부의 선견지명/유비무환 이라고 주장하는 바이다. 실제로 뜬금없이 2000년대 들어 북미에 빈대가 다시 유행하게 된 까닭이 빌 게이츠 재단이 아프리카에 뿌린 모기/빈대 방지용 모기장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그 모기장에 빈대알이 묻어 미국으로 돌아와 북미에 빈대가 번식을 시작했다는 뭐 그렇고 그런 이야기다. 만약 북미의 프레디, aka 네이버 다이 빈대가 한국으로 들어온다면 한국사회는 큰 혼란에 빠질 것이다.


둘. 북괴 테러

이러한 강력한 생화학 무기를 오직 정신력 하나로 땅굴도 뚫고 무인기도 만들고 핵도 만드는 북괴가 간과할 리 없다. 만약 한국에 빈대가 창궐한다면 이 배후 세력은 우선 아마존 보다 북괴라 판단하는 쪽이 더 설득력 있을 것이다. 여전히 레드불에 취해있는 본 필자의 계산에 따르면 북괴가 한미 연합사가 있는 용산에 빈대 100마리를 살포한다면 인구밀도가 세계적으로 높고 국민 상당수가 아파트에 거주하는 한국의 특성상 1년 이내 전 국민의 침대 밑에 빈대가 우글우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단순히 국지전 성향의 북풍을 넘어선 심각한 테러이므로 모중공업 정모 회장이 “핵무장 하고 2주만 견디자. 내가 빈대 다 잡아줄게.” 라고 우기거나 아니면 종편 같은데에 “고리원전을 들어서 북한에 떨어트려 보복을 하자.”라는 주장을 하는 사람이 나올지도 모른다. 만약 전국이 북괴가 퍼뜨린 빈대로 쑥대밭이 된다면 보수층의 결집은 물론 그 보수층이 극우화 되는 것을 막기 힘들 것이다. 그러면 정권 교체는 더더욱 힘들어 질 것이다.


이명박.jpg 


물론 개소리다. 진지빨지 말자.


한편, 빈대가 창궐한다하여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빈대는 질병을 옳기지도 않고 딱히 해롭지도 않다. 그냥 미친듯이 가려울 뿐이다. 이에 맞서기 위하여 우리나라 방역업체는 북미의 방역업체들처럼 예기치 않은 호황을 누릴 것이고, 이것이 바로 내수 경제를 활성화 시킬 신성장동력이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빈대)창조경제가 아닐까 하는 의견이다.


이상 빈대가 한반도에 상륙할 경우 일어날 사회 혼란 및 이것이 한국 경제에 끼칠 영향에 대해 간단히 논해 보았다. 아무리 봐도 이는 가까운 미래에 다가올 전지구적 위협이 확실하다. 제발 우리 집에 더 이상 빈대가 나타나질 않길 바라며 빈대로 고생하는 유학생, 워홀러, 및 재외동포를 위해 빈대 관련 글을 쓰길 요청하신 모 트위터리안께 늦었지만 미션을 완수했다 말해드리고 싶다.


마지막으로 빈대 헌정곡을 하나 들으며 끝맺자.


 


.





P.S.

정치 이야기가 아닌 다른 이야기를 한번 해 보고 싶어서 쓸데없는 이야기를 한번 해봤으니, 세월호 이야기가 아닌 모든 이야기를 차단하고 싶어하시는 진지진지 열매를 주식으로 삼는 여러분은 고정하시라. 제발앞으로도 원하는 글 있으면 요청하시면 웬만하면 써드리겠다. 요청은 내 트위터로 하시면 되겠다. 난 시간이 많으니깐.







요제프K

트위터 : @JosefK44


편집 : 독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