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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09. 23. 화요일

정치불패 꼭그래야하나?





편집부 주



이 글은 정치불패에서 납치되었습니다.








산업 혁명 [Industrial Revolution, 産業革命]


농업과 수공업 위주의 경제에서 공업과 기계를 사용하는 제조업 위주의 경제로 변화하는 과정.


- 브리태니커 -


산업 혁명은 18세기 영국에서 시작되어 세계 여러 지역으로 확산되었다. 산업 혁명의 특징은 기술적 측면에서는 철과 같은 새로운 소재 사용, 석탄, 증기, 전기 및 내연 기관과 같은 새로운 에너지원 이용, 새로운 기계의 발명, 공장제 노동의 발달, 교통과 통신의 발전, 과학의 산업적 응용 등이 있다. 산업 혁명은 사회 관계에서도 큰 변화를 가져온다. 특히 산업 부르주아지와 임금 노동자라는 새로운 계급을 만들어 냈다. 특히 전통적 지배 계급이었던 지주 계급에 대해 부르주아지가 신흥 지배 계급으로 등장했다. 또한 산업 혁명은 17세기까지 총인구의 3/4을 차지하고 있던 농민 인구의 비율을 감소시키고 도시 주민의 비율을 늘어나게 한 도시화 과정을 동반했다. 도시화는 공동체적 농경 사회를 해체시켰고, 주택 문제, 빈민층과 같은 도시 문제를 발생시키기도 했다.


- 고등 사회교과서(이영민)-





산업혁명을 인터넷에 검색하면 흔히 볼 수 있는 결과다. 그러나 이 정보만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깊은 논의로 들어가기 힘든 건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에 잠시나마 잉여력을 발휘해 두 가지만 짚고 넘어가겠다.

(아래글은 조르주 뒤비의 <여성의 역사>를 참고 했음을 밝혀둔다.)




1. 도시화는 공동체적 농경 사회를 해체시켰고, 주택 문제, 빈민층과 같은 도시 문제를 발생시키기도 했다.



2. 농민 인구의 비율을 감소시키고 도시 주민의 비율을 늘어나게 한 도시화 과정을 동반했다. 도시화는 공동체적 농경 사회를 해체시켰고, 주택 문제, 빈민층과 같은 도시 문제를 발생시키기도 했다.



일 번 문장을 보면, "도시화는 공동체적 농경사회를 해체시켰고"라고 한다. 이는 부르주아의 입장에서 현상을 설명한 것이다. 민중들의 관점으로 당시 현상을 보려면? 뒤집어야 한다. "농경사회가 해체되어 도시화가 되었다."라는 관점으로 말이다. 신도시가 들어선다고, 공장들이 들어선다고 가만히 잘 있던 농사를 때려칠까? 농민들이 도시 임금 노동자로 전직한 원인을 무시한 문장이다. 살만한데 굳이 도시로 갈 이유가 없는 것이다. 농민들이 도시로 가야만 했던 이유로 조르주 뒤비는 두 가지를 언급한다.



첫 번째는 농민에 대한 지주의 권한이다. 지주는 농민들의 사생활까지 간섭했다고 한다. 농민이 결혼하려면 지주에게 허락을 받아야 한다. 허락만 받아서 되느냐, 신부는 결혼 전에 지주와 하룻밤을 보내야 한다. 성문법이 아닌 관습법이었다. 이런 일이 얼마나 자주 발생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당시에 실재했던 아름다운 관습이었다. (지주가 모든 신부와 잠자리를 했지는 않았겠지만, 뭐 신부가 이쁘면.) 농민이 얼마나 사생활을 침해받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더해서 농민의 토지 경작권, 주거 이주제한권 등이 지주의 권한이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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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 주례사: 내가 이 여자와 먼저 자본 소감은, 괜찮다!




두 번째는 세금 납부의 화폐화이다. 세금 납부가 화폐로 전환되면서 농민은 지주에게 경작권을 얻을 필요가 없어졌다. 화폐는 직업 선택의 자유를 가져다줬다. 토지가 제공할 수 있는 생산량은 한정되었기 때문에 지주인 영주는 토지보다 더 매력적인 부의 축적수단을 찾아 나섰다. 영주는 자신 소유의 토지를 농민에게 매매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도시 임금 근로자로 직업을 바꾼 농민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산업화 초창기 노동자는 남자가 주를 이루었다. 이 근로현장에는 암묵적인 룰이 있었는데, 남자가 일하고 여자는 가정을 돌볼 수 있는 정도의 임금 수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암묵적인 건 파괴되기도 쉽다. 근로현장의 상황이 바뀌었다. 남자가 적어진 것이다. 처음에는 미혼모나 미망인이 일하기 시작했다. 들어온 사람이 있으면 나가는 사람도 있는 법. 미혼모 미망인들이 고용되는 숫자만큼의 남성이 실직했다. 남성들의 실직은 아내들의 구직률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온다. 결국 남성 대부분이 실직하게 된다.


남성들이 다시 일자리를 얻기 시작하지만, 과거 암묵적으로 협상한 임금을 받지 못한다. 일을 해도 한 가정을 돌볼 만큼의 임금은 주어지지 않는다. 심지어 부부가 맞벌이해도 초창기 남성만이 직업을 가졌던 당시만큼의 생활을 하지는 못한다. 이것은 부르주아들의 농간이라는 것이 조르주 뒤비의 결론이다. 백 년도 더 된 서유럽의 노동자 상황과 한국의 노동자 상황(일하는 놈들은 다 노동자다.)이 어쩜 이리 같은지. 이 이야기를 하고자 너절하게 서론이 길어졌다.


여자의 기본 덕목은 현모양처라는 유교사상이 이 땅에 오백 년 간 있었다. 결혼한 여자는 일하믄 안되는 거시다. 직업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하겠지만 여자가 밖에서 일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남성들의 임금이 여자가 일을 안 해도 될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한국도 맞벌이가 필수다. 맞벌이뿐만이 아니라 미혼인 남성이나 여성이 자신의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소득조차 되지 못한다는 생각이다.


박근혜 정부는 쌀시장을 개방한다 한다. 이것은 기존의 탈도시 인구를 막기 위함이요. 농민들의 도시이주를 권장하기 위한 것이다. 도시로 가게 되는 농민들은 무슨 일을 하게 될까? 번듯한 직업을 가질까? 실제로 그들이 얻게 될 직업에 대해 먼저 본인이 지난해부터 해본 일들을 이야기해 볼까 한다.



 

A. 샷시공장. 주야 12시간 2교대, 월수입 180~230. 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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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들이 굉음을 내는 곳으로 향했다. 미리 건네받은 귀마개를 귓구녕에 쑤셔 넣었다. 공장 안에 들어서자 까무잡잡한 외국인들이 한국인 엔지니어들의 지시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현장 직원의 지시를 받으면 된다는 간단한 설명 뒤에 외국인들과 함께 대기하라는 말을 한다.


“ 나~~ 쓰리랑카에소 와쏘, 아저씨? 항국 살암? “ 



그렇게 외국인들과 몇 개월의 일을 하게 되었다. 그 공장은 샷시회사였다. 일의 과정은 단순했다. 플라스틱 원료를 투입하면 원료가 혼합기를 통과한 다음 계량기로 이송된다. 적정 중량을 계량한 다음 압출기로 보내진다. 압출기에서는 원료들을 녹여 높은 온도 상태에서 성형 틀로 보낸다. 성형틀을 통과하면 온도를 낮추기 위해 물에 통과시킨다. 물을 통과한 샷시들은 2.5M에서 대부분 2M 이내의 크기로 잘린다. 그것을 쌓고 포장하는 일이었다. 무게는 작은 제품은 10kg, 큰 제품은 40kg정도다. 그것이 당신들 방의 창틀이 만들어지는 과정이다.


작업은 엔지니어의 성형틀 확인으로 시작한다. 엔지니어가 제품의 불량을 발견하면 성형틀을 청소하고 다시 통과시킨다. 제대로 된 제품이 나오기까지 상당량의 불량품들을 뽑아낸다. 불량품들은 버리지 않고 분쇄기로 잘게 부숴 다시 원료로 사용된다. 뜨끈한 불량품들은 목장갑 두 겹 끼고 분쇄기까지 운반한다. 장갑이 젖어 있으면 손에 화상을 입는다. 제대로 된 제품이 나오기 시작하면, 이제 포장에 들어간다. 큰 폭의 틀은 20개, 작은 틀은 60개를 한 묶음으로 포장 작업을 하게 된다. 초보자는 처음 한 달간 날카롭게 잘린 샷시 모서리에 베이기 일쑤다. 심하면 깊이 베여 피를 한참을 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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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날카로운 샷시 모서리


생산 라인은 주문이 들어오는 대로 가동되지만 기본적으로 10개의 라인이 가동된다. 샷시 폭이 넓은 제품은 3개, 폭이 좁은 것은 6개 정도를 선반에 쌓는다. 쌓는 요령을 몰라 힘으로 하면 이곳저곳 다치기 마련이다. 처음에는 온몸과 두 손으로 작업하던 것이 한 달 후에는 마치 펜싱 선수처럼 한 손으로 다루게 된다. 기다란 제품을 젖꼭지 정도의 높이까지 들어 올린 후 뻣뻣하고 긴 것을 리듬을 만들어 ㄱ자 나무 틀 4개에서 6개로 만든 틀에 쌓는다. 그리고 다음, 플라스틱 원료는 분말 형태인 플라스틱 원료와 백색과 흑색 염색제, 그리고 그 둘을 혼합하기 위한 혼합제 세 가지를 투입한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보호복을 입어야 한다. 그러나 작업의 진행 상황이 급한 경우에는 입지 않는다. 다 뒤집어쓴다. 피부가 약한 사람은 잠들려는 순간 온몸에 두드러기가 괴롭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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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정도 일을 했다면 당신 몸은 만신창이가 될 것이다. 서양 변기는 노동력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 고안된 변기임을 알게 될 것이다. 서양 변기를 한국이 도입한 이유를 알게 될 것이다. 우리네 쪼그려 싸는 변기로는 볼일을 볼 수 없다. 일어서기 힘들 정도로 무릎과 허리에 통증이 상당할 것이다. 뒤처리를 하는 것도 허리가 아파서 차라리 싸는 양을 줄이자는 생각이 들 것이다. 싸는 양을 줄이려면 먹는 양을 줄여야 한다. 먹는 양을 줄이면 몸이 힘들다. 더 이상 몸을 가눌 수 없는 정도가 되면 그때는 일을 관둘 결심을 하게 된다.


분말 원료 한 포대의 무게가 500~600kg이다. 이것을 케이블 크레인으로 들어 올려 원료를 투입한다. 케이블 크레인에 원료를 밧줄에 걸어 들어 올리는데 이것을 대충 했을 경우 끈이 풀어지거나 끊어진다. 나는 끈이 풀어져 500kg 짜리가 팔 위에 떨어졌다. 다행히 여름이라 땀이 잔뜩 나서 얌체공처럼 팔이 알아서 튕겨 나왔다. 불행하게도(?) 부러지진 않았다. 부러졌다면 일을 그때 관두는 것인데 말이다. 한동안 팔뚝에 피멍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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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원료를 매단다. 최대 2.5톤이라고 적혀있었다.




다른 외국인들은 조선족들이 있다. 중국의 조선족 자치구에서 태어난 사람과 북한에서 태어나 중국으로 넘어간 두 종류의 부류 중에서 특히 조심해야 할 사람은 북한에서 태어나거나 북한 여성과 결혼한 사람이다. 이들은 성격이 칼날 같다. 심지어 칼도 가지고 있다. 그들과 술자리를 했다. 우리는 아주 사소한 이야기에 그들은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다.


"니 말에 책임을 질 수 있나?"


그는 나의 앞에 옷장에서 장도를 꺼내왔다.


"니 말에 목숨 걸고 책임을 지냔 말이다, 전화 확인 후에 니 말이 거짓이라면 넌 여기서 배에 칼을 넣을 거란 것만 알아라."


당황한 나는


" 이거 참, 이래서 북남 대화가 어렵구만요! " 


이렇게 상황을 피했다. 우리의 대화 방식과 다르다. 남북대화가 얼마나 어려운지 절감할 것이다. 그리고 음식의 맛을 즐기는 방식도 우리와 다르다. 우리는 다양한 양념을 첨가하는 방식이라면 북한 음식은 맛과 향을 제거한다. 그것이 처음에는 아무 맛도 없는 것 같으나 오래 씹으면 고소한 맛을 느끼게 된다. 수렵문화가 음식에 영향을 준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사냥감을 쫓아다니려면 향기를 제거해야 했을 것이다. 

스리랑카인들은 각종 향신료를 첨가해서 먹는다. 우리네 카레는 카레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돼지고기, 닭고기에 각종 향신료를 넣고 볶아 먹는다. 볶음 돼지고기는 향기는 좋으나 싱겁다. 우리가 그들의 음식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만큼 그들 또한 한국 음식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한다.


간식으로 여름에는 라면이나 열무 냉국수를 회사에서 제공한다. 국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공장 넘어 숲 속으로 버렸다. 나의 행동을 본 그들은 먹다 말고 입속에 있던 국수를 뱉어냈다.


"아저씨? 안 먹어도 돼?"


그렇다고 그랬다.


"크읍.. 아저씨 이거 똥 냄새. 똥 냄새…"


여름의 별미 열무 냉국수 뿐만 아니라 각종 김치류 들을 먹기 힘들어한다. 김치는 세계화가 힘든 음식임을 알게 될 것이다. 조선족들도 한국의 김치를 잘 먹지 못한다. 조선족도 말이다. 같이 작업하는 사람 중에 당신이 유일한 한국인이라면 왕따 당한다. 인간적으로 따가 아니라 자연스런 결과다. 대화가 불가능하며 문화도 다르기 때문이다. 공장 사람들의 기본적인 성격은 순하고 좋다. 아, 혹시 한국인 엔지니어들과 사무실 직원들이 잘 대해 준다고 너님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착각하지 마라. 그럴 만해서 그런 것이다. 너님의 노동력을 빨아먹기 위해서다. 유일하게 말 알아듣는 인간이기 때문에 부려 먹기 쉬워서다.


그래서 결론은 고된 작업으로 인해 6개월 노동에 6개월 휴식기가 필요하므로 6개월 소득 나누기 12. 월 110마넌이 나온다.





B. 게임기 제조회사. 10~17시간 난도 ★★★☆☆


길모퉁이나 식당, 혹은 술집 앞에 놓여있는 인형 뽑는 기계나 각종 물건이 유혹하는 게임기를 한 번쯤 해 봤을 것이다. (사실 그것들은 불법이다. 법적으로 길 위에 있으면 안 된다.) 그 게임기를 조립하는 작업이다. 게임을 연습하면서 즐겁게 작업할 거란 생각은 버려라. 전동드라이버로 하루 종일 기계를 조립하는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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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먹고 한번씩은 해봤을 거시다


150 여 가지의 부품을 본체에 조립한다. 전동 드라이버의 마스터를 꿈꾸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일을 하다 보면 손바닥이 쓰릴 거다. 다양한 자세로 전동드라이버 작업을 수행하기에 허리가 튼튼해야 한다. 단순 조립이기에 작업환경은 나쁘지 않다. 외국인도 없다. 단, 월급이 몇 개월 지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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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지가 있다. 작은 것이 가볍고 힘이 조타. 그러나 볼트를 자주 끊어먹는다. 힘 조절이 중요.



기계가 완성되기까지는 2주가 걸린다. 한 주는 부품의 조립 작업이다. 이때는 다소 평범한 작업이다. 근무시간도 8시에 시작해서 5시 30분이면 퇴근한다. 문제는 본체가 공장에 도착하는 그 다음 주다. 일주일 내에 20여 대를 조립해야 한다. 조립하고 기계가 잘 작동하는지 확인까지 해야 한다. 12시나 1시가 퇴근 시간이다. 월급제이기에 잔업에 따른 추가 수입은 없다. 그냥 딱 월급제다. 것도 받을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다. 두 번 반복한 것은 그만큼 영세 업체라는 말이다.


사람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다. 20여 개의 게임기 작업에 필요한 작업자가 대략 10여 명은 필요하다. 만약 당신이 작업현장에 갔는데 네 다섯명밖에 없다면 너님은 두 사람 몫을 해야 한다. 그래야 제시간에 퇴근이 가능하다. 사장과 다른 직원 빼고 현장직원의 숫자다. 직원 수가 적다면 납기일에 맞춰야 하기에 휴일도 없을 것이다. 이런 직장은 맞벌이가 필수다. 그리고 오랜 직장은 될 수 없다. 판매량이 줄어들면 월급을 받을 수 없기에 회사를 관둬야 하기 때문이다.


추신) 게임 팁: 최소 50회의 히팅이 있어야 물건이 떨어진다. 몇 번이면 성공했다고? 그건 고장 난 기계다. 양심적인 기계 주인이 최소 50회이고 최대 250회의 히팅이 있어야 물건을 얻을 수 있다. 거기 안에 있는 물건이 탐나나? 걍 돈 주고 사라. 뭐 즐긴다면 할 말 읍따.



- 다음 편에 계속 -






정치불패 꼭그래야하나?


편집 : 나타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