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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1. 10. 월요일

에너지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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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마피아계의 대부들(godfathers) <1>

원전 마피아계의 대부들(godfathers) <2>

원전 마피아계의 대부들(godfathers) <3>

원전 마피아계의 대부들(godfathers) <4>

전환 시대의 논리 1 - '화석연료 고고씽!' 파 <1>















두 차례의 석유파동을 거치고 난 뒤 에너지 판에서는 석유 생산 정점(peak oil)’ 논쟁이 벌어져화석연료는 매장자원이니까 무한정 퍼낼 수는 없고 결국 언젠가는 정점을 지나 점점 줄어들 거 아냐그게 언제냐는 거였지.

 



피크오일(석유생산정점)은 언제?

 

미국의 지질학자 킹 허버트는 오래 전부터 이 문제를 연구했었는데이냥반이 1956년에 미국의 석유정점을 예측해미국의 석유 매장량과 새로 발견되는 매장량 그리고 생산량 곡선을 뚝딱뚝딱해보니 1970년대 초에 피크오일에 이를 거라고 예상한 거지근데 실제로 미국의 재래식 석유생산은 1970년을 고비로 감소하기 시작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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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 석유지질학 연구를 해봐서 아는디, 워쪄 딱 맞혔쥐?



이에 탄력을 받은 이들은 세계 석유 매장량과 생산량, 1960년대 이후로 감소하는 신규 발견량 등으로 2010년 전후 정점에 이른다는 예측을 해하지만 국제에너지기구(IEA)나 미국의 에너지정보국(EIA) 등은 2030년 이후에나 피크오일이 올 거라는 낙관적인 견해를 유포했어.

 

그런데 1986년 유가가 하향 안정세에 접어들고 10년 이상 유지되면서 이 논쟁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듯했어유가하락을 주도한 신자유주의자들과 다국적 석유대기업들은 조기 피크오일론자들을 비현실적인 비관론자들이라고 비웃고주류 언론들은 이들은 철저히 냉대해이 시기 세계의 석유 소비량은 약 30%가 늘어났어일일 생산량이 1983 5,661만 배럴에서 1998 7,346만 배럴이 되었지피크오일론이 관심을 못받는다고 해도 한정된 매장 자원은 빼먹는 만큼 따박따박 줄어들었고한쪽에선 앞날을 준비하는 나라들이 대체에너지 개발과 보급에 꾸준히 투자를 했어.

 



자매들의 반격 – 오페크 국영석유회사를 약화시켜라

 

헌데 힘을 잃은 피크오일론에 주목하고 에너지 전략의 중심으로 끌어낸 이들은 역설적이게도 미국의 네오콘들이야. 1990년대 후반 미국의 석유자급률은 절반 이하로 떨어져. 1971년 이후 국내 생산량은 떨어지고 수입량은 늘어나더니 이제 수입량이 더 많아지게 된 거지미국은 세계에서 에너지를 가장 많이 쓰는 나라야당근 석유두세계 제일의 석유 수입국이지. 2위인 중국보다 두 배나 많아.

 

때마침 석유지질학자 콜린 캠벨과 장 라에레르가 1998 3월 발표한 <값싼 석유의 종말(The End of Cheap Oil)>에서 ‘10년 내에’ 정점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해이듬해 에너지 투자 회사 사장님인 매튜 시몬스는 중동 기존 유전의 빠른 감소율을 들어 재래식 석유의 정점이 2006~2012년 사이에 올 거라고 주장해.

 

당시 클린턴 민주당 정부는 석유보다는 재생가능에너지 쪽을 바라봤어. 1992년 리우환경회의에서 합의한 기후변화협약에 참여하고, 1997년 어렵사리 결실을 맺은 실행프로그램인 교토의정서에도 들어가려고 했지하지만 공화당이 지배하는 미국 의회는 미국 산업의 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며 비준을 거부해그리고 끝내 자매님(석유 메이저)들의 지원을 받은 부시 대통령이 당선되자 취임 첫해인 2001년 교토의정서 불참을 전격 선언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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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가능에너지로 기후변화를 막아야 혀~(엘 고어)

치아라~ 내사 마 텍사스 오일보이데이~(부시)



암튼 미국의 석유 수입량이 자국의 생산량을 넘어선 1998년부터 미국 의회와 정책연구소들에서는 미국의 에너지 미래에 대한 분석과 전략 수립에 나서초당파적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조차 2000 11월에 낸 <21세기 에너지 지정학>이라는 보고서에서 캠벨이나 시몬스의 주장은 거부하면서도 페르시아만 지역이 2020년까지 에너지 생산을 80%까지 늘려야 한다고 강조해. (페르시아만 지역에 밑줄 쫘-악, 잉~)

 

베이커 공공정책연구소와 외교관계위원회(CFR) 2001년 <21세기 전략적 에너지 정책 과제>에서 피크오일에 대해서는 낙관론을 펴면서도 석유가격 인상과 공급 부족이 미국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경고해이 보고서는 제3세계에서 자원민족주의와 함께 성장한 국영석유회사가 지배하는 현존 석유의 정치경제학을 재편해야 한다는 제안을 내놔이 말인즉슨 오페크 산유국 국영회사들의 힘을 빼앗아 다국적 석유대기업에게 넘겨주어야 한다는 말이야자매들이야말로 석유산업에 대한 투자와 안정적인 공급을 담보해줄 수 있다는 거지사담 후세인 치하에서 죽을 쑤고 있는 (실은 지들의 경제제재 때문이었지만이라크는 적절한 사례가 되어주었고.

 

이런 미국의 석유전략은 2000년 선거에서 기후변화에 즉각 대응할 것을 주장한 민주당 엘 고어에게 지고도 이긴 석유산업의 본거지 텍사스의 부시에 의해 구체화 돼딕 체니 부통령의 지휘 하에 2001 5월 발행된 백악관의 국가에너지 정책 보고서는 미국의 석유 생산이 1970년 정점보다 39% 하락했으며 2020년에는 전체 석유 소비의 2/3를 수입해야 할 거라고 겁을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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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수입하는 우덜도 이리 태평헌디 절반 넘었다고 호들갑 떠는 미국아해들이라니..

얘들이 쪼잔한 거야 우리가 미췬 거야?

 


그리곤 석유 공급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페르시아만 지역의 저투자와 그에 따른 생산 차질을 우려해주는 척 하면서결국은 미국이 나서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한 자락 깔아어떻게국가 안보가 걸려 있는 문제니만큼 군사력을 동원해서라도.

 

기회는 노리는 자에게 찾아온다고 했던가그해 가을 9 11미국의 초고층 쌍둥이 건물 세계무역센터가 과격 이슬람 무장단체 알카에다의 공격으로 허무하게 무너져내리는 참사가 벌어져사전에 정보를 입수하고도 미온적으로 대처했던 부시는 9.11참사가 벌어지자마자 '레디~ 액션!' 빈 라덴 집안과 관계된 사우디아라비아인들을 안전하게 공항에서 바이짜이찌앤하고는 곧바로 빈 라덴이 둥지를 튼 아프가니스탄으로 밀고 들어가.


소련이 붕괴한 후 미국은 러시아의 지배력에서 벗어나려는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석유와 가스에 접근하기를 원했어. 그런 미국에게 아프카니스탄은 전략적 요충지였고이전부터 다국적 석유기업들은 은밀하게 아프가니스탄 상륙작전을 도모하고 있었지.

 

가베얍게 아프가니스탄을 낼름한 미국은 곧바로 중앙아시아로부터 인도양에 이르는 파이프라인의 건설에 착수하고는 다음 타겟으로 눈을 돌려바로 아버지 부시가 혼내주었던 이라크이슬람신정국가가 되어 이슬람 자주노선을 내세우는 호메이니 이란 정부를 혼내주라고 무기 대줘가며 키웠더니 쿠웨이트를 점령해 배반의 아이콘이 된 사담 후세인을 아버지 부시는 원상복구하는 수준에서 마무리를 했었지그러나 아버지 부시는 석유 걱정 안 하는 20세기 아저씨였고, 20세기 소년인 아들 부시는 미쿡 석유가 점점 부족해지는 상황이었어.

 


아프가니스타파이프라인_141104.jpg 

인자 여기는 자매님들이 잘 챙기쇼 잉~



핑계는 대라고 있는 것아들 부시는 대량학살무기를 찾겠다며 2003 3 20일 전격적으로 이라크를 침공해부시의 푸들 블레어의 영국군을 대동하고서 말야종파 싸움에 등을 돌린 시아파와 경제 제재로 궁핍해진 국민들에게 버림받은 사담 후세인 군대는 힘없이 무너지고후세인은 3년의 두더쥐 생활 끝에 체포되어 처형되었지.

토니 블레어가 부시의 푸들이라는 불명예를 감수하고 이라크 전쟁에 뛰어든 이유는 1999년 정점을 친 북해 석유 때문이었어영국 역시 중동으로 돌아가야 하는 분명한 이유가 생긴 거였지이라크 전쟁이 서방파의 승리로 끝나자 이라크의 유전은 자매들의 수중으로 떨어져.


 

Iraq_Oil_Kurdistan_Map.jpg

자매님들~ 파뤼 오픈이여~



이 와중에 우리의 마우스 이명박은 섣불리 숟가락을 얹다가 닭짓을 했어.(당최 쥐허구 닭은 사촌인겨? 왜 늘 붙어댕기는겨?) 미국의 파병 강권에 노무현은 온갖 욕을 먹어가며 건설부대와 의료부대를 보내고 쿠르드 자치지역 자이툰에 주둔했지그걸 밑천으로 이명박은 취임 첫해인 2008년 쿠르드자치지역의 5개 광구 탐사권을 덜컥 계약해. 19억배럴의 유전을 손에 넣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하면서.


하지만 불과 3년 뒤 이 계약은 돈만 날린 신기루였음이 드러나허술한 계약으로 빈깡통을 덥썩물어 탐사 결과와 관계없이 돈만 뜯겨이라크 중앙정부에 밉보여 이라크 석유 가스전 입찰엔 등록도 못해뭐 대주고 뺨 맞은 한심한 신세가 되었지현재 한국석유공사는 바지안 광구 등 3개 광구 탐사권은 완전 반납하고 상가우사우스 광구지분(60%)의 일부도 매각할 방침이래남은 건 25천만배럴의 유전이 발견된 하울러 광구의 15% 지분그거

라도 잘해보셔들~

 



비전통 석유본격 개발 시대로 접어들다

 

1960년대말부터 개발되어 석유파동을 거치며 서방파의 효자노릇을 해온 북해의 석유는 그러나 20세기와 함께 전성기가 끝났어영국은 1999년, 노르웨이는 2년 뒤 생산 정점을 지났지재래식 석유(conventional oil, 지하 웅덩이에 고여 있어 빨대만 꽂으면 빼먹을 수 있는 넘)의 확보를 위해 중동을 난장판으로 만들던 21세기 초반 서방파에게는 새로운 희소식이 전해져바로 캐나다의 오일샌드에 투자가 몰리면서 비전통석유(unconventional oil)의 개발이 본격화한 거야.

 

이름에서 드러나듯이 오일샌드는 모래에 역청이 묻어 있는 찐득찐득한 흙이야이넘을 수증기를 쏴서 비투멘을 분리하고 이를 정제하면 재래식 원유와 같은 상태가 돼당근 앞뒤로 공정이 더 들어가니 재래식 석유보다 생산가가 비싸지오일샌드에서 1배럴의 원유를 생산하려면 20~40달러가 들어가그런데 자국에서 쓰는 거 쬐끔 생산하던 오일샌드가 21세기가 되어 유가가 30불 이상으로 올라가자 경제성이 생긴 거야서방파 자매들을 비롯해 새롭게 석유시장의 큰손으로 등장한 중국의 국영 두 자매는 물론 한국석유공사도 투자 대열에 나서.

 


오일샌드생산방법_캐나다대사관블로그.jpg 

아적 끝난 게 아녀~ 비투멘을 정제해야 원유가 되는겨.



캐나다는 오일샌드에 힘입어 석유 매장량 5위권 안으로 순위 진입하고미국으로서는 가깝고 말잘 듣는 곳에 예비군을 확보하게 되어 한숨 돌릴 수 있는 상황이 돼아들 부시가 임기말에 이라크에 심드렁해지는 이유 중 하나야.

 



미국셰일가스로 옛 명성을 회복하다

 

여기에 2000년대 후반 들어 미국에게는 혁명적인(우리에게는 그저 사돈이 땅을 산상황이 전개돼바로 셰일가스의 개발!


보통 지하 2km 이하 퇴적암의 일종인 셰일(혈암)에는 석유와 가스가 포함되어 있는 게 있어그러나 이넘 역시 모든 나라 셰일층에 다 있는 건 아니고 북미와 중국유럽북아프리카호주 등 기존 유전지대나 석탄층 인근에 몰려 있어당근 우리나라일본 등은 이 혜택에서도 제외돼.

 

셰일가스는 암석층에 퍼져 있으니 재래식 석유마냥 빨대만 꽂아서는 빼먹을 수가 없어그래서 그동안은 가채확인매장량에 끼지도 못했던 거야그런데 그리스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나 텍사스 갈베스톤에서 17살 때부터 유전에서 일을 시작한 조지 미첼이 돌파구를 뚫어그는 유전에서 기술을 배운 뒤 형과 함께 시카고 마권업자로부터 텍사스 포트워스 근처의 땅을 조금 샀는데 여기서 13번 유정을 파 연속으로 성공하면서 미첼에너지개발회사를 중소기업으로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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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하면 존 로커펠러, 셰일가스하면 나 조지 미첼이여~



미첼은 소규모 유전의 개발에 머물지 않고 기술 개발에 투자하는데, 1980년대부터 그는 수평 시추에 관심을 기울여. 2km 이하의 땅속까지 수직으로 파이프를 내려보낸 뒤 이번엔 비스듬하게 내려가 수평으로 헤집고 나가는 파이프를 박는 일을 상상하고 추진한 것은 미첼의 공이지. 1990년대 수평시추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자 석유업계에서 전부터 사용해온 수압파쇄법을 결합시켜수압파쇄는 물과 화학약품을 섞어서 고압으로 쏘아 암석을 깨는 공법이야.

 

이로써 그동안은 그림의 떡이었던 셰일가스를 개발하는 길이 열렸어지하 2~4km 셰일층까지 수직시추를 하고 1.5km정도 수평시추를 한 뒤 수압파쇄로 암석에 틈을 내면 그곳으로 가스가 모여 올라오는 거지조지 미첼이 1998년 포트워스에서 첫 상업적 개발에 성공한 뒤 21세기에 유가가 상승하면서 생산비용을 넘어서자 각국의 투자가 몰리기 시작한 거야.

 

미국의 셰일가스 생산은 2005년경부터 급격히 늘어나그에 따라 미국 내의 가스 가격은 2008년부터 세계 시장 가격과 이별하고 급락하기 시작해. 2009년에는 백만Btu  3달러 이하까지 떨어졌어지금은 4~5불선에서 왔다리갔다리 해.

 


천연가스도입가격추이_141031.jpg 나야 뭐, 울 동네에서 나는 가스 파이프루다 끌어다 쓰니까 니덜일랑 레베루가 달러야~

 


2008년은 다들 잘 알듯이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져 전세계가 불경기에 들어선 때잖아울나라도 2009년 GDP 0.3% 증가하는데 머물 정도로 고생들 했자녀헌데 되는 넘은 되는겨셰일가스 개발한다구 돈이 몰리고 일자리가 생겨가스값이 싸지니까 전기값도 싸지고 등등 일단 미국 국내 경제에 청신호가 켜져. 미국이 곧 석유순수출국으로 복귀할 거라고 트럼펫을 불면서 말야. 게다가 셰일가스를 생산할 때 두번째로 많이 포함된 에탄을 분리할 수가 있는데 이넘이 화학산업의 쌀인 나프타를 대신하는 거지.

 

본래 석유화학산업이란 게 정유과정에서 나오는 나프타를 가져다 에탄올과 프로필렌 등으로 분해하여 가종 석유화학제품의 원료로 쓰잖아그런데 미국애들은 옛날부터도 천연가스나 석유정제폐가스를 석유화학공업의 주원료로 썼었대그게 석유 정제를 거쳐서 나오는 나프타보다 싸고 공정이 간단하니까그래서 그동안 미국내의 석유화학기업들은 인도네시아나 중동 등 가스산지 근처로 이전하는 추세였었는데셰일가스 붐이 일어 값싼 에탄이 공급되자 셸케미컬다우케미컬 등 석유화학기업들이 국내로 귀환하거나 미국내 투자를 늘리게 되었지당분간 에틸린계 석유화학공업의 경쟁력은 미국이 짱 먹을 거라는 게 중론이야.

 

암튼 미국의 금융위기는 양적 완화라는 통화정책과 셰일가스 개발 붐에 힘입은 국내 산업의 회복으로 반등의 기회를 잡게 돼최초의 흑인이자 민주당 출신 대통령 오바마가 2012년 재선할 수 있었던 배경이야미국이 셰일가스 붐을 셰일혁명이라고 부르는 건 그래서 이해가 돼그런데 우리에게도 그럴까?

 



재래식 석유의 정점은 지났다

 

2010년 석유업체의 입김이 강한 국제에너지기구조차 결국 고해성사를 해.


"원유생산은 2006년 최고점이었던 하루 7,000만배럴에 다시 이르지는 못할 것이다.'"


재래식 원유의 생산 정점이 지났음을 인정한 거야.

 

현재 원유의 하루 생산량은 약 8,600만배럴그래, 1,500만 배럴 이상은 캐나다의 오일샌드와 베네수엘라의 초중질유미국의 타이트 오일 등 비전통 석유가 채우고 있어.

 

BP의 자료를 함 봐.



석유rp_141104.png



가채확인매장량이 점점 늘어나지. 그래서 현재 수요량으로 쓸 수 있는 기간을 나타내는 R/P레이쇼도 53.8년까지 늘어난 거구.


그런데 이건 재래식 석유의 잔고는 점점 줄어들고 비전통 석유의 가채매장량이 불어난 거야. 오일샌드와 초중질유, 타이트오일(셰일오일). 재래식 석유에서 늘어나는 건 심해유전 뿐이야. 그나마 좀 양이 되는 게 브라질 앞바다의 초심해(ultra deep water)유전인데, 얘는 보통 2~3km의 바다밑에서 다시 3~4km를 파야 유전에 닿아. 비교적 얕은 바다인 멕시코만의 경우에도 지난달 말 2018년에 생산 개시한다고 발표한 Hess의 개발 광구는 1km 바다 밑에서 9km를 내려가야 유전이 있대.


, 빨대만 꽂으면 빼먹을 수 있는 재래식 석유는 줄어들고 증기분류, 수평시추, 수압파쇄, 초심해, 북극해 등 열악한 환경에서 갖은 방법을 동원해야 하는 비전통 석유가 늘어만 가는 석유 수요의 빈자리를 채워나가는 게 현재의 상황이야.


논리적으로 석유생산정점은 비전통 석유의 생산가가 유가를 상회하는 순간일 거야. 물리적으로는1배럴의 원유를 얻는 데 1배럴이 낼 수 있는 에너지 이상이 들어가는 때도 에너지로서의 원유는 의미가 없겠지. 그러나 그때도 사람들은 원유를 생산할 텐데 그건 태워 없애는 에너지로서가 아니라 고분자화합물인 화학산업의 원료로 쓰기 위해서일 거야. 주기율표로 유명한 러시아 화학자 멘델레예프는 일찍이 1892년 러시아 정부에 보낸 편지에서


그냥 태워 버리기에는 너무 귀한 물질이다

석유를 태운다는 것은 곧 돈을 태우는 것이다.

화학합성물의 원료로만 이용해야 한다


라고 했었대. 이제 그런 상황이 다가오는 거야.

 



3차 석유대전?

 

요즘 유가가 80불대로 떨어졌자나. 벌써 내게 메롱~’ 하는 친구가 있더라고.


맞아, 이번 유가 하락의 원인은 미국발 셰일 붐이야. 2000년대 후반부터 전세계의 석유자본이 숟가락을 얹은 미국의 셰일가스전에서 타이트오일과 콘덴세이트(천연가스 개발 과정에서 얻어지는 액상 탄화수소. 초경질유로 원유보다 정제가 쉬움)의 생산량이 대거 출하되었기 때문이야. 그래서 미국 석유업체는 1973년 이래 지속되어온 석유금수조치를 해제하기를 바라고 있어. 미국 정부는 콘덴세이트를 원유가 아니라고 해석하여 건단위로 수출을 허용했는데 그 첫 선적이 지난 7월말 텍사스 갤버스턴항에서 한국으로 출발한 40만톤이야. GS칼텍스가 미쓰이상사한테 재입찰 받은 거래.

 

재선에 성공한 오바마가 미국은 100년간 쓸 석유가 있다” 고 큰소리쳤지만, 미국 정부와 의회는 아직 검토를 마치지 못한 부분이 있어. 셰일가스 개발을 둘러싼 환경파괴 문제, 셰일가스전의 생산고점이 단기간에 나타나는 점(초기 3년에 80% 생산함) 등 이넘이 과연 어느 정도나 책임을 져줄지 주판알을 튕기고 있는 중이야. 그 계산이 끝나야 미국의 석유금수조치가 풀릴지 결정될 거야.(셰일가스는 FTA 맺은 국가들한테 팔 수 있어.)


암튼, 미국의 석유 생산이 늘어나면서 세계 석유생산 잉여량이 늘어나자 업계는 유가유지를 위해 사우디가 감산에 나서줄 것을 바랬어. 하지만 사우디가 ‘No!’를 외쳤지. 그러자 서부텍사스중질유 731, 두바이유 95, 브렌트유 98일자로 100불 밑으로 떨어져 요즘 80불대에서 오르락내리락 하는 중이야. 호사가들은 사우디가 1986년 감산을 거부하고 3년 뒤 몰락을 길을 걸었던 소련을 떠올리며 이번에 누가 타겟인가 하고 호들갑을 떨었어. 경제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냐, 외채 상환에 몰린 베네수엘라냐 하고 말이야. 오늘은 러시아의 디폴트까지 얘기가 나오는구먼. 뭐, 치킨게임에서야 판돈 없는 넘이 다이할 수밖에 없지만, 글쎄..



유가(1946~2014)_141020.JPG

그려, 86아시안게임 때마냥 끝꺼정 가보는겨~

쫄리면 디지시든가!



하지만 그때랑은 조건이 달라. 우선 그때는 재래식 석유의 싸움이었고 가장 경제난이 심했던 소련이 무너져 시장에서 쪼그라드는 것으로 마무리가 되었었지. 그러나 지금은 같은 생산 조건이 아니야. 사우디의 생산가는 20불 안팎, 캐나다의 오일샌드는 평균 50불 안팎, 미국의 타이트오일은 70불 안팎이야.


감산을 거부한 사우디의 속내는 그런 거야.


'시바, 값이 내리면 생산가 비싼 넘이 감산을 해야지 왜 우리가 하냐?'


전문가에 따라서는 미국의 타이트오일이 70불까지 버틸 수 있다는 사람도 있지만, 우야둥둥 유가 하락에 가장 괴로운 건 오일샌드와 셰일가스전에 돈을 쏟아 분 애들이야. 국제에너지기구의 10월 월간보고서는 손익분기점이 80달러 이상인 원유 생산 규모를 오일샌드, 심해유전, 타이트오일 합쳐 하루 260만배럴로 추정했어.


이번 유가 하락은 미국의 셰일가스붐이 조정기에 들어갔음을 보여주는 거야. 이 조정기 거치고 나면 다시 100불대로 올라갈 거니까 너무 호들갑 떨지 마셔들. 조정기간이 얼마가 될지는 셰일가스전에 투자한 애들이 언제 생산조절에 들어가느냐에 달렸어. 금방 오지는 않을 거 같아. 사업이라는 게 때로는 앞으로 벌고 뒤로 밑지면서도 걍 고해야 하는 때가 있거든.

 

아따, 참 길어지네효~

슬슬 마무리해 보자구.

 



우리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

 

우리 경제가 버틸 수 있는 유가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누군가 배럴 당 150불이라고 분석하더군. 150불이 넘어가면 물가와 산업생산이 조정 가능한 범위를 벗어나 경기가 침체하고 GDP는 마이너스 성장을 한다는 거지.

 

우리에게 그런 시간이 얼마나 주어질까?

앞으로 10년을 넘지 못할 거야. 96% 1차에너지원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로서는 다음 에너지 체제를 준비하는 시간으로 결코 넉넉한 시간이 아니야. 아니, 부족하지. 마니마니 부족한 시간이야.

 

생산 정점에 임박할수록 유가는 급격하게 오를 거야. 설령 우리가 충분한 돈을 가지고 있다 해도 접근하기가 쉽지 않을 거야. 미국이나 중국애들은 에너지 안보를 위해 군사력 동원도 마다하지 않을 태세가 되어 있지만 솔까 우리가 그럴 수준은 아니자녀?

 

지금 우리는 에너지 체제 전환을 위한 마지막 기회의 11월에 살고 있어. 늦으면 늦을수록 돈으로 때워야 할 거야. 돈이 없음 몸빵해야지 뭐.




몸빵.jpg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이른 때라니까

우리 몸빵하기 있긔 없긔?









에너지전환


편집 : 독구


Profile
악은 이토록 거침 없이 자신의 길을 가는데

어째서 선은 끊임 없이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