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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1. 18. 화요일

히야신스님



 

 

  


* 주의 *
영화 인터스텔라의  스포일러 약간 있음.

인터스텔라를 안 봤다면 뭔 소린지 모를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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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한 비전, 영상혁명, 눈물 빼는 가족 간의 드라마.
인터스텔라는 대작이라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주인공은 있지만, 영화에서 정작 중요한 일은 사실상 타스와 그 동료 케이스가 다 했다. 전반적인 우주선 운영, 각종 정보 제공, 인명 구조, 우주선 수동 도킹, 데이터 분석 등등 타스 빼면 영화 스토리 진행이 안 되었을 지경. 게다가 중간중간 던지는 유머. 이 영화의 씬 스틸러라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이 중요한 로봇에 대한 설명이 별로 없어 궁금한 점에 대해 알아본다.

 

 

 

1. T.A.R.S./ C.A.S.E/ K.I.P.P는 무슨 의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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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는 TARS, CASE, KIPP 세 개의 메카가 등장하지만, 배경 설명은 거의 없다. 해병대에서 쓰던 로봇을 NASA에서 양도받아 쓰는 정도의 설명이다. 당연히 약자에 대해 공식 설명은 없다. 팬들의 추측은 다음과 같다.


-TARS : TARS는 Terrain Assistance Robotic Service라는 설이 있다. 어차피 공식적인 설명이 없으니, 마음대로 적당히 붙이면 되겠다. 또 다른 설명은 STAR를 글자 바꾼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다른 항성계로 주인공과 끝까지 함께하니, 과연 STAR 로봇이라고 해도 되겠다.


- CASE : 인터스텔라는 SF 고전에 대한 오마주로 가득하다. 일단 로봇 모양들부터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모노리스가 아닌가. 케이스라는 이름은 소설 뉴로맨서에서 따왔다는 설이다. SF소설 뉴로맨서 Neuromancer의 주인공 이름이 CASE이다. 사이버 스페이스라는 말을 퍼뜨린 유명한 소설이다. 사이버스페이스에 직접 두뇌로 접속해 정보를 빼내는 해커,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지 않은가. 영화 매트릭스는 소설 뉴로맨서의 오마주이다. 애초에 매트릭스라는 말이 소설에서 사이버스페이스를 뜻하는 말이다.


- TARS + CASE = Tesseract : 주인공이 5차원 공간에 빠지게 되는데, 이 공간을 영어로는 테서랙트라고 한다. 4차원 입방체를 말하는데, 우리말로는 그냥 큐브, 5차원 공간이라는 식으로 번역되었다. 아무튼, 타스와 케이스는 테서랙트의 글자를 바꿨다는 설이다. 라틴어로 et는 AND라는 모양.


- KIPP : 영화는 이론물리학자인 Kip Thorne의 자문을 받았는데, Kip Thorne의 이름에서 따왔을지도 모른다는 추측이 있다. 혹은 전격 Z작전의 KITT(Knight Industries Two Thousand)에서 영향을 받았을지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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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오르는 소리가 들린다. 추억의 mp3 플레이어 모노리스.






2. 비슷한 기종인데 왜 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는가

 

TARS, CASE, KIPP는 거의 동일한 디자인으로 보이고 임무도 비슷해 보이는데, 어떤 연유로 다른 이름을 가지게 되었을까. 일단 영화에서 로봇들의 활약상을 한번 살펴보자


- TARS : 시설경비, 포로 심문, 우주선 조정, 전반적인 운영, 데이터 분석, 주인공과 놀아주기, 폭발에서 살아남음
 

- CASE : 우주선 조정, 전반적인 운영, 달려가서 여주인공 구출
 

- KIPP : 관측장비 탑재(영화에서 특이점 관측을 위해 KIPP의 관측장비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자동폭발

일단 세 가지 로봇 모두 우주선 조정이나, 운영, 데이터 분석 기능은 기본으로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거의 동일한 디자인에 비슷한 기능을 가지고 있지만 하는 일은 약간씩 다르다.


이를 보고 떠오른 것은 JSF 사업(Joint Strike Fighter Program)이다. 다양한 임무를 소화할 수 있는 전투기를 전군 공통으로 개발하되 해병대, 공군, 해군이 특색에 맞게 개조해 쓰는 게 기본 아이디어이다. 이처럼 거의 동일한 로봇을 각 군 입맛에 맞게 고쳐 쓴 결과가 동일한 디자인, 다른 이름을 가진 로봇이 아닐까.


TARS야 해병대에서 쓰던 로봇이라고 분명히 언급된다. 해병대 특성상 전투지원에 좀 더 특화된 세팅을 가지게 되었을 것이다. 유머를 통해 군인의 사기를 키워주는 역할도 그중 하나일 것이고 시설경비(테이저건 장착), 포로심문도 가능하다. KIPP는 관측장비를 탑재하고 있었으니, 적합한 군은 공군일 것이다. 선발대의 로봇이니 그냥 약간 구형 로봇일 수도 있겠으나, KIPP 공군설을 한번 밀어본다. 폭파기능은 KIPP만의 기능은 아닐 것이다. 로봇에 온갖 데이터와 장비들이 들어가 있으므로 적군 손에 들어가면 안 될 것이다. 모든 로봇에 기본으로 폭파 장비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CASE는 상당히 무뚝뚝한데, 생긴 건 비슷해도 임무가 TARS와는 달랐기 때문일 것이다. 생긴 거와 다르게 재빨리 굴러가서 여주인공도 구출하고, 짐도 들고,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는 땅도 파고 있다. 당연히 육군설을 밀어본다.

 


3. 로봇이 왜 저 모양인가?


TARS와 CASE는 유머 감각에 차이는 있을지언정, 거의 동일하게 보이기 때문에 같이 설명한다. 등장 초반에는 로봇들 생긴 모양이 저따위이기 때문에, 움직일 수는 있어도 액션은 힘들겠구나 지레짐작하고 있었다. 저게 일단 걷긴 하는데, 저 덩치가 저리 걷다가는 모서리 부분이 깨지지 않을까 뭐 그런 걱정도 들고.


주인공이 여주인공을 구하라고 했을 때,  '쟤 시키느니 걍 니가 가' 그리고 '손도 없는데 뭘 어쩌라는 거냐 답답한 주인공 놈아'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하지만 풍차돌리기 신공을 보여주면서 달려와 놀라게 하더니, 손이 요리조리 나와서 공주님을 안아 올리는 장면에서 감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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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주인공을 기절시켜서 심문까지 한 게 TARS 아니었던가. 몸 어딘가에 테이저 건까지 장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 네모난 몸에 또 어떤 가젯트 장치들이 들어있을지 상상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모양이 저 모양인 건 누가 봐도 모노리스 오마주이지만, 하는 일은 HAL이다. TARS야 쾌활한 캐릭터이니 설마 주인공을 배신하지 않겠지. 그렇다면 CASE가 말도 없고 뭔가 음흉해 보이니, 한 번쯤 배신하지 않을까 생각했더니...끝까지 충직하다. 여러 가지로 반전매력 있는 캐릭터라 할 수 있겠다.


이 로봇들에 대해, 각본을 쓴 조나단 놀란은 "군대에 단결 정신을 불어넣도록 제작된 로봇들이었다. 유머를 통해 군인들의 사기를 북돋거나 용기를 주는 역할을 하도록 제작된 거다. 인간 능력의 최대치를 주입시킨 군용 로봇을 만들었는데, 쓸모가 없어지면서 결국 콤바인으로 재활용했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왠지 안타까워진다. 타스는 그런 로봇 중 마지막으로 살아남은 유일한 생존자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말하자면 TARS는 군대에서 정훈장교 로봇인 셈이다. 그런데 각종 데이터 분석도 하고, 조언도 해주니 작전장교도 겸하고 있다. 물론 시설경비도 하고 포로 심문도 한다. 아 그리고 우주선 조정, 관리, 데이터 분석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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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로봇들은 긔염력으로 움직이나요. 느므느므 큐티한 TARS 쨔응 꽉 껴안아 주고 싶네요. 막 그릇에 사료 부어서 바닥에 내려놓으면 저 멀리서 TARS가 신 나게 달려오면서 중간에 오르막길 나오면 좋다고 막 풍차 돌리기 함.

사료를 보자 모니터에 큐사인 들어옴. 달려와서 허겁지겁 사료를 퍼먹을 때 저는 TARS 모니터를 쓰다듬고 있음.

 

다 떠나서 걷는 모습이 매우 귀엽지 않은가. CG인 줄 알았더니 의외로 인간이 들어가서 연기했다고 한다. 아무튼 어떤 SF 영화에서도 보지 못했던 신박한 로봇이다. R2D2, C3P0, HAL, 사만다, 자비스 등과 함께 SF 역사상 길이길이 남을 것 같은 느낌 적 느낌이다.

 

 

 

 

 


히야신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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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나타샤